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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8 14:23:25

발우공양


1. 개요2. 상세
2.1. 식사예절2.2. 순서2.3. 해외의 유사 사례
3. 기타4. 관련 문서

1. 개요

計功多少量彼來處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村己德行全缺應供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防心離過貪等爲宗 正思良藥爲療形枯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으로 삼아,

爲成道業應受此食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 오관게(五觀偈)[1]
불가의 식사로 스님들이 에서 하는 식사 의식 중의 하나다.[2] 공양[3]의 일종이라고 보아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발우공양'이란 발우를 사용하는 공양이란 뜻. 발우를 부르는 다른 이름에 따라 "바리때 공양"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발우(鉢盂)란 승려들이 식사할 때 사용하는 그릇을 가리키는데, 동의어로 발다라(鉢多羅)ㆍ바리때ㆍ응량기(應量器), 또는 응기(應器) 등이 있다. 산스크리트어 빠뜨라(Patra)를 한자로 음차하여 발다라(鉢多羅)라 하였는데, 앞글자 '발'에 한자로 그릇을 가리키는 우(盂)를 합쳐 발우란 말이 나왔다. 응량기란 '공양받을 만한 자가 자기 양에 맞춰 받는 도구'란 뜻으로, 발우의 쓰임새를 풀어서 칭하는 단어이다.

2. 상세

본디 인도 불교에서 발우는 큰 그릇 하나였고, 재질도 질그릇 또는 쇠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크기가 다른 그릇 4개[4]를 모아 사용하고, 재질도 목재가 많다.

현대 한국 불교에서는 보통 아침 점심에만 발우공양을 하고, 저녁에는 금식하거나 개인적인 식사를 한다.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부처님의 탄생, 성도(成道), 열반까지의 과정을 생각하고 많은 보살과 부처를 생각하고, 자연과 뭇 중생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보살로서 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서원을 다짐하는 수행의 일부이다.

가장 큰 사발을 어시발우(鉢盂)라고 하는데, 그 안에는 마치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발우 3개가 차곡차곡 쌓였다. 발우공양은 먼저 발우들을 펼쳐놓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각각 크기 순서대로 국그릇(1분자), 반찬그릇(2분자), 청수그릇(3분자)이 있다. 밥상은 별도로 없으며 방바닥에 발우를 쌌던 천을 펼쳐 그 위에 발우를 놓고 가부좌로 앉아서 식사를 한다. 이 외의 구성으로는 발우싸개와 작은 행주, 숟가락젓가락이 있다.

식사를 할 때에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 발우를 손으로 들어 입에 댄 뒤, 음식을 먹는 모습이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발우로 얼굴을 가리며 먹는다. 이때 수저를 부딪히는 소리나 음식을 씹는 소리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잔반으로 작은 고춧가루나 쌀알 한 톨까지 남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며 먹어야 한다.[5] 식사 후에는 자기 발우에 청수[6]를 붓고 마지막으로 남겨둔 김치 조각이나 단무지 등으로 발우를 닦은 뒤 먹고 물을 마심으로써 설거지를 갈음한다.[7][8]

그 후 씻고 남은 물을 물통에 모으는데, 여기서 고춧가루 하나라도 나오면 공양에 참가한 스님들이 그 물을 전부 마셔야 한다. 법랍(=짬)이 어느 정도 있는 스님들이 모인 곳에서도 실수하여 이렇게 물을 마셔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듯하다.[9] 다만 이건 실제로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반인들에게 '절약하라', '소중히 여겨라' 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퍼포먼스라는 주장도 있다.

불교적 설명에 따르면 이렇게 발우공양하고 남은 물을 아귀에게 공양하는데, 조그만 음식 찌꺼기가 한 톨이라도 남으면 아귀의 목구멍에 걸려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하게 한다.

2.1. 식사예절

절대 만만치 않다. 상술했듯 발우공양은 수행의 일부이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이 느끼는 당혹스러움과 혼란은 가히 군대에서의 식사예절 그 이상이다. 음식을 입에 넣으면 바로 안 씹고 수저를 지정된 자리에 놓은 뒤, 손을 포개고 씹는 등, 씹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하니 말이다. 물론 직각식사 같은 똥군기는 아니지만, 엄연히 한 종교의 규율이 철두철미하게 반영된 만큼 설렁설렁하면 벌을 받는다. 참회하는 의미로 절을 하지만, 스님이라면 심할 땐 아예 절에서 내쫓긴다.

비불교도에게도 잘 알려진 것 몇 개를 간추려 나열하자면 다음이 있다.

그리고 불가에서는 식사를 거르기가 금지된다. '공양시간에는 죽은 송장도 일어나서 밥 먹으러 와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절에서는 대중 사이에서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이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크다. 또한 공양 또한 수행인지라, 공양에 불참함은 수행을 빼먹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 사찰에서는 발우공양 때에 참석대중들이 밥을 조금씩 덜어 모아 경내 한구석 정해진 곳에 올려두기도 한다. 주변에 있는 새나 동물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의미이다.[10]

스님들이 발우공양을 할 때에는 식당작법이라 하여, 불은상기게(佛恩想起偈)라는 게송을 시작으로 공양이 끝날 때까지 게송 7수를 낭송하고 염불하는 절차를 반드시 따른다. 스님들이 갓 출가한 스님들을 무작위로 뽑아 한 대목을 시켜가며 낭송하게 하는데, 곱게 밥 먹고 싶거든 제대로 외워야 한다. 엄격한 식전 식후의 게송 속에는 대한불교조계종 기준으로 더 엄격한 규칙들이 있다.

템플 스테이에 참석한 사람들은 주로 음식 찌꺼기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고생하는데, 김을 받지 말자. 김은 여러분의 원수 안 떨어진다.

간혹 카레나 짜장밥이 나오면 끝장이다. [11] 물과 단무지만으로는 도저히 완벽하게 씻을 수 없기 때문. 청수가 카레나 짜장색으로 물들어 버린다. 이 때문에 아에 받지 않고 안 먹는 스님들도 있다. 그래도 굳이 먹고 싶다면 씻은 물을 다 따라 버리지 않고 아에 거의 다 마셔버리는 방법도 있다.

날선 칼날 같은 규율이지만 이것도 2-3주만 지나면 몸에 밴다. 도 사람 사는 곳이라 전부 적응하고, 규율에 대한 요령이 있다. 특히 어른 스님들보다 늦게 공양을 마치지 않는다는 규칙은, 보통 어른 스님들이 알고 계시기에 알아서 느리게 드신다. 오히려 기다리는 게 복장 터질 정도다.

다만 이러다 보니 스님들의 식사시간이 평균적으로 짧아져서, 채식으로 소식하는 식생활인데도 위장이 별로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른 스님들을 기다리다 복장 터진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빨리 먹게 되었다는 소리다.

2.2. 순서

2.3. 해외의 유사 사례

일본 불교에서는 한국 불교의 발우와 유사한 그릇을 오료키(応量器)[12]라 부르며, 선종 계열의 식사예절이 한국의 발우공양과 제일 유사하다.[13] 한국과 달리 민간에서도 과거에는 그릇을 하코젠(箱膳)이란 개인 상 안에 넣고 불교 스타일로 식사했을 정도.

3. 기타

4. 관련 문서



[1] 인도 부파불교 중 법장부의 율장인 《사분율》을 당나라 시대의 도선(道宣, 596-667) 대사가 주석한 책 《사분율행사초(四分律行事鈔)》에서 처음 나온 게송이다.[2] 이는 일반 가정처럼 상을 차려놓고 공양 의식을 진행하는 상공양도 있기 때문이다.[3] (佛法僧)의 3보(三寶)나 사자(死者)의 영(靈) 등에 대해서 공물을 바치는 것[4] 예전에는 5개였다고 한다.[5] 스님들이 도자기처럼 무거운 재질, 플라스틱처럼 뜨거워지기 쉬운 재질로 된 발우를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들고 먹음'이다. 들고 먹으니까 무거운 발우는 힘들고, 뜨거워지기 쉬운 발우는 국을 먹을 때 고역이라고 한다. 가볍고 쉽게 뜨거워지지 않는 재질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칠한 나무이다. 석가모니가 계율로 목제 발우 사용을 금지하고 와철(瓦鐵), 즉 질그릇이나 쇠로 만들어야 한다고 정했기 때문에, 7계율을 깊이 생각하는 스님들은 나무 발우 사용을 꺼림직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여 밥과 국을 먹는 한국인 식습관 때문에 재질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몇몇 승려들은 이 문제로 발우를 진공 스테인레스제로 하자고 주장한다. 가볍고 쉽게 뜨거워지지 않으며, 계율에도 어긋나지 않고, 음식물 찌꺼기가 쉽게 눈에 띄므로 실수할 일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 발우와 비교하면 싸구려처럼 보이기도 하므로 대중적으로 호응을 얻지는 못하는 듯하다.[6] 많은 사찰들이 대부분 숭늉을 쓴다.[7] 수돗물 절약으로는 따라올 만한 것이 없을 만큼 엄청나게 효율적(…)이라고 한다. 일반 가정집에서 삼시세끼 드는 설거지 용수의 양이 32.6L인데 발우공양은 고작 0.8리터(!)면 충분하다나. 게다가 고기처럼 기름진 음식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모두 채식이기 때문에, 맹물만으로도 충분히 설거지가 가능하다.[8] 구전에 따르면 토굴에서 정진하던 어느 승려를 사모하던 여인이 있었는데, 이 장면을 보고 정이 떨어져버렸다고 하며(...), 그 때문에 이렇게 발우를 씻은 물을 절정수(絶情水), 즉 '정을 끊는 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9] 특히 옻칠한 나무 발우는 색이 검어서 작은 음식물 찌꺼기가 눈에 안 띄는 바람에 실수할 때가 있다고 한다.[10] 이 때문에 규모가 작고 따로 동물(축생)에게 거부감이 없는 사찰의 경우 지나가던 , 고양이가 아예 눌러붙어 사는 경우가 많다.(채식주의 개, 고양이가 절에 많은 이유...?) 동물을 좋아하는 스님의 경우 아예 책임지고 돌봐주는 경우도 대다수, 애초에 절에 찾아오면서 사람의 받을 먹는 경우는 가정에서 같이 사람과 살면서 식사를 꾸준히 봐왔던 개체일 가능성이 크다. 그 만큼 사람과 소통에 익숙하고 거부감도 없을테고... 즉 유기견, 유기묘[11] 물론 고기는 들어있지 않다.[12]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으면 '응량기'가 되는데, 발우를 가리키는 다른 한잣말이다. 발우를 가리키는 한잣말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한국에서는 발우가 대중화되었고 일본에서는 응량기(오료키)가 대중화되었을 뿐이다. 우리나라 불교라고 응량기란 말이 없지는 않다.[13] 일본에서도 조동종, 임제종 등에서는 기본적으로 육식을 허용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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