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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메소포타미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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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어 𒀭𒅎𒂂 (Anzu)
아카드어

1. 개요2. 전승3. 창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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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괴조. 안주(Anzu), 안즈(Anzū) , 주(Zū) 등으로 불린다.

사자의 머리와 발을 가졌으며, 독수리의 날개와 발톱이 달린 거대한 새다. 톱니 모양의 부리가 있는 이 새는 워낙 크기 때문에 한 번 날개를 퍼덕이면 회오리바람과 폭풍이 일어난다.

2. 전승

'주의 신화(The Myth Of Zu)'라고 명명된 전승에 의하면 '안주'는 최고의 신이 우주의 운명을 기록하는 '운명의 서판'을 훔쳤다고 한다. 이 사건은 최고신 '안'에 의해 엔릴에게 내려진 신계의 옥좌를 찬탈하려는 '주(Zu, 알고 있는 자)'라는 신의 반역이었다. 그것은 신왕위 쟁탈전이었다. 옥새나 다름없는 '운명의 서판(Tablet of Destiny)'을 움켜쥐면 만사형통이었다.

반역자 '주'는 엔릴의 집 에쿠르에 내려와서 몸을 숨기고 있다가, (일부 판본에는 엔릴이 주를 만나서 그에게 문지기업무를 맏겼다라고도 한다.) 신왕이 목욕을 하기 위해 연못으로 들어가는 틈을 노리고 있었다. 그는 '보물단지'를 손에 넣고 잽싸게 '하늘의 방 같은 산'인 후르쌍무(HUR.SAG.MU)로 달아나 숨어버렸다. 신성한 제문이 정지되었고, 침묵과 정적이 흘렀으며, 성역의 밝은 빛은 꺼지고 있었다.

신들의 회의가 열렸고, '반역자 주의 체포력'이 떨어졌다. 신들은 용맹무쌍한 엔릴의 아들 닌우르타를 포도대장으로 임명해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신무기 틸(til)이 주를 떨어뜨렸다. 이 은 엔키가 닌우르타에게 주었는데, 사용방법도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왜냐하면 그전에 주의 체포를 위해서 용맹하다는 신들이 몇 명 추천받았지만, 그가 '운명의 서판'을 가지고 있기에 엔릴과 같이 강하다고 하면서 고사하였기 때문이다. 반역자는 잡혀 처단되었고 '운명의 서판'은 주인에게 돌아왔다. 죽은 것이 아니다. 주가 타고 도망가던 거대한 새를 떨어트렸다는 것이지 주를 죽였다라는 내용은 없다. 다만 난나가 자신의 도시 우르에서 갑자기 추방되고, 이에 대한 난나의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담긴 점토판이 있기에 이를 근거로'주'가 난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가 구체적으로 누구였는지는 불분명하다. 닌우르타와 후계자 다툼을 벌인 자. 엔릴의 장자 난나의 또 다른 이름은 쑤엔(SU.EN)이다. 쑤엔은 수메르어의 특성상 주엔(ZU.EN)이나 엔주(EN.ZU)로도 가능한 서로 반사경같은 이름이다. 따라서 난나는 '신(EN)-주(ZU)'라는 말도 된다. 난나는 엔릴의 장자였다.

'주'에 대한 다른 기록은 안과 관련되어 있는데, 안과 '주'는 신들의 고향인 '니비루' 에 함께 있었고, 안이 '니비루' 의 왕권을 찬탈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안은 '주'의 아버지와 이복형제, 혹은 '주'와 이복형제 사이로 여겨진다. 안과 '주'의 갈등관계는 엔릴엔키, 혹은 닌우르타와 엔키의 관계가 역전이 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안은 '니비루'에서의 왕권에 위협이 될 존재들을 지상의 인간들을 보살피라는 명목 하에 모두 내보냈으나, 어린 '주'가 장성하게 되자, 매우 불편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인간세상을 시찰한다는 핑계로 니비루를 떠나게 되었을 때, '주'의 배반도 예방할 목적으로 함께 가게된다. 이후 안이 니비루로 돌아갈 때는 '주'를 인간계에 남겨둔 채 돌아가게 되고 안의 두통거리는 해소된다. 이러한 분쟁과 관련된 비슷한 내용은 히타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주'가 운명의 서판을 훔쳐서 달아난 곳은 아마도 닌후르쌍의 거처로 생각되는데, 닌후르쌍은 신분은 고귀했으나, 신들 사이에서는 전혀 권위도 없는 늙은 암소라고 불렸으며, 엔릴엔키의 대리모 취급을 받았으므로, 주'는 닌후르쌍에게 환영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수메르 판본에서 닌후르쌍은 엔키의 닌우르타 추천에 찬성하면서 주가 자신의 권위를 침탈하였다고 이에 대한 보복을 아들 닌우르타에게 부탁하였다.

닌후르쌍과 엔릴 사이에서 태어난 적자인 닌우르타는 안→엔릴→닌우르타 가계의 정통 계승자였으나, 신들 사이에서는 엔릴-닌릴 사이에서 태어난 신들, 특히 장자인 이복형제 난나와 비교되어, 엔릴은 후계자 자리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었고, 닌후르쌍이 울며불며 매달린 끝에 위치가 보전되었다.

닌우르타의 명칭에 닌 자가 붙은 것은 매우 특이한데, 닌은 최상위 여신 쪽에 주로 붙는 LADY의 의미이며, 최상위 남신들은 엔(LORD)으로 시작한다.[1] 또한 닌우르타는 인간계를 통치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거나 귀찮아해서, 신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조용히 칩거했다. 닌우르타는 의무보다는 권위만 주장하는 암군 타입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닌우르타가 엔릴의 정식 후계자이기에 12명의 중요신에 포함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 한 것으로, 중요자리에서 그의 자리는 엔릴의 자리인 50밖에 없다.

엔키는 운명의 서판 사건에서 후계자 자리를 보전하려면 주를 처치하라고 닌우르타에게 강요한 것이 되는데, 이를 통해서 닌우르타는 용사의 칭호를 얻게 되었으며 후계자 자리를 탄탄하게 만든다.

3. 창작물

3.1.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

파일:홍끼 안주.jpg
엔키가 그 누구보다도 지혜롭지만, 운명을 명령으로 정할 수 있는 엔릴과의 권력 다툼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건 번번히 실패하는 것에 허탈해 하고 있던 때에 지진을 일으키며 태어난다. 엔키는 그에게서 신성함과 경외로움을 느끼고 대화하는데, 태어난 이유와 자신의 힘을 어디 써야할 지 몰라 혼란스러워 한다. 이에 엔키는 그건 자신의 운명을 모르기 때문이며, 자신은 당신의 운명을 모르나 엔릴은 그 운명을 정해줄 수 있음을 알리며 안내한다.

이후 엔릴을 만나게 되는데, 신들과 맞먹을 만한 거대한 힘이 있다는 것, 자신의 정적인 엔키가 데려왔다는 것을 경계한 엔릴은 안주에게 목숨을 걸고 운명의 서판을 지키는 운명을 내리고, 안주가 신들과 땅 위 생명체의 운명을 지키는 것은 최강자에게 걸맞은 명예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자, 운명은 가지는 게 아니라 매이는 것이라며 운명의 서판과 안주를 사슬로 묶어버리고[3] 신전 지하에 가둬버린다.

엔키가 그런 안주를 찾아오자, 이렇게 괴로워 할 것을 알고 내게 운명을 부여받으라 했냐고 분노하나, 운명의 서판을 다루는 자는 타인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 모두 정할 수 있다, 운명의 서판에 묶여 아무것도 못한다면 그 주인이 되라는 조언을 받자 어느 날 운명의 서판을 훔쳐 달아난다.

자다 깬 엔릴이 누스카와 함께 가서 그가 도망쳤음을 확인, 신들을 소집하고 안주를 데려온 엔키에게 신들 전체를 위기로 몬 책임을 추궁하나, 자신은 운명을 몰라 방황하기에 데려왔을 뿐이고 안주에게 신들의 운명을 떠넘긴 것은 엔릴이잖냐는 반론에 할 말을 잃는다. 그렇게 정적인 엔키가 본인의 잘못은 깨끗이 논파하고 지혜를 총동원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자, 이대로 엔키가 사건을 해결하게 됐다간 운명의 서판의 주인은 엔키라는 인식이 박힐 것이라 걱정해 자신의 아들들에게 안주와 맞서 싸워서 운명의 서판을 탈환하라 명하고, 그 아들들 중 최강이자 후계자인 닌우르타가 나서게 된다.[4] 그렇게 엔릴의 작전을 듣고 출정에 나선 닌우르타가 안주를 찾아내는데, 운명의 서판의 힘을 써서 어느 인간의 운명을 거둬 흙덩이로 되돌려 놓고 있었다.

닌우르타가 운명을 회수하는 힘의 무시무시함을 확인하고는 생각하느라 잠시 눈을 뗀 사이, 그가 몸을 숨기고 있는 벽을 짚어 내려다보며 넌 누구인데 나를 쫓아다니냐고 물어 놀래킨다. 이후, 닌우르타가 엔릴이 일러준 작전대로 강가로 유인해 냉풍으로 안개를 만들어 숨어 활로 원거리 공격을 하나, 화살의 운명을 거두어 무효화[5], 샤루르가 화살을 보급했지만 결국 하나도 안 통하고, 안주는 날개짓으로 안개를 흩어 뒤돌아 도망치는 닌우르타를 확인한 후, 화살뿐만 아니라 활까지 운명을 거두어 무장해제한다.

그럼에도 닌우르타는 (안주가 운명을 거둬도 몇 번이고 재무장할 수 있게) 바람을 활로 만들어 백샷을 거듭하나, 안주 역시 날개짓으로 폭풍우를 일으켜 몰아부쳐 결국 샤루르가 엔키의 조언을 구하러 떠난다. 샤루르가 없어진 사이에 안주는 나무를 닌우르타 쪽으로 쓰러뜨리며 승리 직전까지 가나, 샤루르가 때마침 돌아와 나무를 쳐내고 엔키의 작전을 전달한다.

20화에서 안주는 닌우르타와 폭풍을 맞부딪치는 소모전을 이어가느라 깃털을 우수수 떨어뜨리며 강물 위로 몰린다. 깃털이 지나치게 빠진 안주는 운명의 서판의 힘으로 깃털을 회수해 재장전하려 하나, 그 깃털들 모두 (엔키의 조언대로) 닌우르타가 화살촉을 달아 다트로 만든 터라 안주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다트들을 모두 맞아 죽어 강물로 떨어지고, 그렇게 운명을 완수하여 운명의 서판으로부터 풀려난다.

이후에도 길가메시의 꿈에 나오는 등 괴물을 대표하는 이미지로서 모습을 비춘다.


[1] 수메르어에서 '엔'은 주인이라는 뜻이며, 엔릴과 엔키에게 부여되었다. 당장에 '난나'나 '우투'도 '엔'이라는 명칭이 없다.[2] 묘사에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작중에서 제일 억울하게 굴려진 캐릭터라는 뜻이다.[3] 운명의 서판 그 자체에서 금빛 사슬이 뻗어나와 안주를 묶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사슬의 수가 늘어났다.[4] 닌우르타의 어머니인 닌후르쌍이 왜 내 아들더러 그런 위험한 일을 시키냐, 안주를 데려온 네가 하라고 항의하나, 닌우르타의 아버지인 엔릴이 운명의 서판 탈환은 후계자의 일이라 했고 하늘을 나는 안주와 맞서려면 강한 폭풍을 다루는 힘도 필요하니 닌우르타가 적임자라 반박하자 할 말을 잃는다.[5] 화살대는 갈대로, 화살깃은 깃털로 되돌리는 등 일종의 시간역행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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