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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9 16:37:12

길가메시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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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르웨이 노벨연구소는 전 세계 54개국의 유명 작가들을 대상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중심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위는 50%의 이상의 표를 얻은 돈키호테이며 나머지 순위는 밝히지 않았다. 가장 많은 책을 올린 작가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4권)이며,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셰익스피어, 레프 톨스토이는 각각 3개의 책을 올렸다.
1984
조지 오웰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감정 교육
귀스타브 플로베르
압살롬, 압살롬!
윌리엄 포크너
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아이네이스
베르길리우스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빌러비드
토니 모리슨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알프레드 되블린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불안의 책
페르난두 페소아
욥기
작가 미상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토마스 만
캔터베리 이야기
제프리 초서

프란츠 카프카
우리 동네 아이들
나기브 마푸즈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시선집
자코모 레오파르디
단편집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
에드거 앨런 포
제노의 의식
이탈로 스베보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죽은 혼
니콜라이 고골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오지에서의 곤경
주앙 기마라에스 로사
광인일기
루쉰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수상록
미셸 드 몽테뉴
동화집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프랑수아 라블레
길가메시 서사시
작가 미상
금색 공책
도리스 레싱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집시가집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야기
엘자 모란테
굶주림
크누트 함순
백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일리아스
호메로스
해방된 민중
할도르 락스네스
보이지 않는 인간
랠프 엘리슨
운명론자 자크와 그 주인
드니 디드로
밤의 끝으로의 여행
루이페르디낭 셀린
리어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풀잎
월트 휘트먼
트리스트럼 샌디의 삶과 의견
로렌스 스턴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콜레라 시대의 사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의 산
토마스 만
마하바라타
브야사
특성 없는 남자
로베르트 무질
마스나위
잘랄 웃 딘 루미
메데이아
에우리피데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미들마치
조지 엘리엇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시디
모비 딕
허먼 멜빌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냘의 사가
작가 미상
노스트로모
조지프 콘래드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백년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과수원
세이크 무스하리프 웃-딘 사디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뻬드로 빠라모
후안 룰포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시선집
파울 첼란
악령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라마야나
발미키
샤쿤탈라
칼리다사
적과 흑
스탕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북으로의 이주 시절
타옙 살리흐
단편집
안톤 체호프
아들과 연인
D. H. 로렌스
음향과 분노
윌리엄 포크너
산소리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방인
알베르 카뮈
겐지모노가타리
무라사키 시키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천일야화
작가 미상
양철북
귄터 그라스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소송
프란츠 카프카
몰로이
말론 죽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3부작)
사뮈엘 베케트
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
전쟁과 평화
레프 톨스토이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출처1출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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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gilgamesh-dogma80.jpg
길가메시 서사시 점토판 유물
언어별 명칭
<colbgcolor=#ddd,#333> 한국어 길가메시 서사시, 길가메쉬 서사시
영어 Epic Of Gilgamesh
1. 개요2. 본문의 역사3. 줄거리4. 한국어 번역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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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우룩의 전설적인 국왕 길가메시에 관한 영웅 서사시 설화군(群)이다.

길가메시는, 기원전 28세기경 우루크를 126년 동안 통치한 임금이며, 신화에 따르면 3분의 1은 인간, 3분의 2는 영웅이라고 한다.

1852~1853년, 영국의 탐사 팀이 아시리아 국왕 아슈르바니팔이 세운 니네베 도서관에서 아카드어로 된 길가메시 서사시의 점토판을 발굴하였다. 그 뒤 1872년, 홍수에 관련된 내용이 번역되면서 길가메시 서사시는 학계의 큰 화제가 되었다.

위에서 설화군(群)이라는 말을 쓴 것에서 알 수 있듯, 길가메쉬 서사시는 《일리아스》처럼 단일한 저자가 저술한(혹은 결정적 영향을 끼친) 통일된 서사시가 아니라, 최초의 수메르어 이야기(추정: BC 2100년경)부터 앗수르바니팔 도서관의 판본(추정:BC 1250-1000)까지 1000여년 간 누적되고 수집된 설화군(群)모음집이다. 가령 그 유명한 홍수 이야기(제11토판)은 마지막 시기의 것이며,[1] 수메르어 시기의 것이 아니다. 오늘날 수메르어 길가메쉬 서사시를 재구성하는 것은 학자들에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길가메쉬 서사시를 '모든 영웅 설화의 원전'이라느니 하는 과장된 흥분은 지양하는 게 좋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오래된 서사시이기에 후대에 영향력을 끼쳤지만, 이를 모든 영웅 설화가 수렴하는 단일원천이라는 식으로 이해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한 시대에 한 저자가 쓴 이야기가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역사 동안 성립되고 발전되고 수집된 자연적인 설화군이며, 아카드의 사르곤 대왕 전설 등 다른 근동 영웅 설화들과 병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본문의 역사

길가메쉬 서사시 본문의 역사는 1500년에 걸쳐 있으며 고고학자들은 다양한 시기에 속하는 많은 사본들 또는 단편들을 되찾았다. 그러기에 학자들은 본문의 다양한 형성 단계들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오경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발전 과정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티가이(Jeffrey H. Tigay)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발전을 네 가지 주요 단계로 구분한다. 수메르어로 씌어진 첫 개별 이야기들(기원전 2100년), 바빌론의 첫 시기에 아카드어로 씌어진 완전한 첫 이야기(기원전 2000-1600년), 바빌론 중기의 개정본들(기원전 1600-1000년), 끝으로, 앗수르바니팔(기원전 668-627년)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사본에 의해 알려진 고전 바빌론본.

첫 이야기들은 우룩의 영웅인 길가메쉬의 다양한 사화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서로 연결되지 않은 설화들이다.[길가메쉬에 관해 이야기하는 수메르 사화는 여덟 개로 알려져 있다. ①길가메쉬와 산이들의 땅 ②길가메쉬와 하늘의 황소 ③길가메쉬의 죽음 ④홍수. 이는 간접적으로만 길가메쉬와 연결되는 주제이다 ⑤길가메쉬, 엔키두(Enkidu) 그리고 지하세계 ⑥길가메쉬와 악가(Agga) ⑦판독하기 어려운 단편인 UET 6,n.60 ⑧우르의 임금 슐기 찬가에 슐기와 길가메쉬에게 바치는 두 개의 짤막한 찬가가 있다. Cf. J.H. TIGAY, 《Evolution of the Pentateuchal Narratives》, p.30.] 아카드어로 된 첫 판본은 고립된 이야기들을 커다란 설화 단일체 안에 한데 묶은 새 작품이다. 이 두 단계, 곧 수메르 이야기들과 아카드어로 씌어지면서 통합된 거대한 첫 작품 사이의 중간 단계를 확인할 길이 없다.

두 단계 사이에는 분명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 첫째, 독립적인 사화들이 불멸성 탐구라는 하나의 주제로 된 '통일된 줄거리' 안으로 들어온다. 이 주제는 길가메쉬에 관한 몇몇 수메르어 이야기들에 이미 들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들에 들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부분들을 서로 연결하게 해 준 요소는 엔키두인데, 그는 아카드어 서사시에서 길가메쉬의 친구가 되는 인물이다.

둘째, 아카드어 본문의 저자는 하나의 선택을 하였다. 곧, 그는 이전의 사화들, 이를테면 길가메쉬와 악가의 사화를 제거하였다. 이런 선택의 동기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셋째, 아카드어 서사시는 다양한 출처의 몇 가지 요소들을 첨가하였다. 넷째, 저자는 자기 손에 있는 자료들을 완전히 재구성하고 다시 손질하였다. 수메르의 사화들과 이에 대당하는 아카드어 서사시 사이에는 중대한 차이점들이 존재한다. 아카드어 본문에 나타나는 유형으로부터 수메르어의 사화를 재구성해 내기는 불가능하다.

셋째 단계는 바빌론 중기의 서사시 판본이 만들어진 단계이다. 티가이에 따르면, 이 시기에 이전의 사화 자료들을 다루던 저자들은 전시대 저자들에 비해 제약을 많이 받았다. 물론 편집자들이 행이나 완전한 단락들을 첨가하거나 운문으로 된 부분을 더욱 근대적 언어로 바꾸기도 한다. 그러나 결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법은 없었다. 그들은 '개정되고 수정된' 본문, 이전 시기 작성된 저자의 작품을 전수한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편집자들이었지 본래의 저자들이 아니었다.

마지막 단계는 기원진 9세기 내지 8세기에서 기원전 2세기나 1세기에 걸친 시기이다. 가장 잘 알려진 판본은 앗수르바니팔(668-627년)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본문은 기원전 1250-1000년에 편찬되었을 것이다. 전 단계에 비해 달라진 부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바빌론 중기의 판본이 단편적이기 때문에 비교 연구를 하려면 신중해야 한다.

어쨌든 이 시기에 본질적 수정이 있었다. 세 개의 단락이 첨가되었다. 첫째는 길가메쉬가 모험을 통해 얻은 지혜에 관해 주장하는 서언인데, 이는 바빌론 첫 시기 고대 서사시의 권두시로 보이는 찬가로 되어 있다. 둘째는 열한 번째 토판에 묘사되어 있는 그 유명한 홍수 이야기이다. 셋째는 열두 번째 토판으로 저승 세계로 내려가는 사화인데, 앞에서 죽은(토판 VIII) 엔키두가 다시 나타난다.

이 후기 판본과 더불어 발전 과정은 막바지에 이른다. 여러 판본들 사이의 이문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이문들은 무엇보다도 철자법과 문법 그리고 틀의 문제들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비교적 고정된 일종의 '공인본'(textus receptus)[2]을 놓고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장루이 스카(Jean-Louis Ska) 씀, 박영식 번역, 《모세오경 입문》(Introduction à la lecture du Pentateuque) 325-327쪽[3]
길가메쉬 서사시에는 오경들처럼 다양한 '원천들'을 구별해 낼 수 있는데, 이는 동일한 문체와 동일한 어휘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홍수 이야기는 우트나피쉬팀의 담화를 소개하기 위해 고유한 문구를 사용한다. 또 다른 단서로, 홍수의 영웅인 우트나피쉬팀의 아내는 홍수 이야기에서 '여자'로 불리지만, 홍수 이야기를 받아들인 단락의 다른 곳에서는 '아내'라는 단어로 표기된다. 홍수 이야기의 문체는 동질성이 적으며 반복적이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나오는 동일한 사화의 여러 판본들은 동일 인물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여기서 우리는 야곱/이스라엘, 르우엘/예드로/호밥, 그리고 야훼/엘로힘을 연상해 낼 수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홍수의 영웅의 이름은 우트나피쉬팀이다. 그러나 다른 한 번은 아트라하시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저자가 이용한 다른 서사시에 나오는 영웅이다(길가메쉬 XI, 187.) 어쩌면 편집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는 하나의 '원천'이 존재했으며, 길가메쉬 서사시에 첨가된 홍수 이야기의 대부분은 이 원천에서 유래한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Jean-Louis Ska, 같은 책 330-331쪽

3. 줄거리

길가메시수메르도시국가 우루크의 왕으로 우루크의 군주인 인간 남자 루갈반나와 암소의 신인 여신 닌순 사이에 난 반신(半神)이었으며, 잘생기고 총명한 데다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정확히는 3분의 2는 신이고, 3분의 1이 인간. 온 세상을 둘러보고 우루크로 돌아온 후, 자신보다 강한 자가 없다는 사실에 취해 자만에 빠져 허구한 날 강제 노동을 시켜 백성들을 괴롭히고 싸움 좀 한다는 남자들은 다 두들겨 패며 악행을 일삼았다. 그중에서 특히나 가장 악한 짓이 초야권으로, 결혼하는 처녀들의 첫날밤을 자신이 대신 치렀다.

참다못한 백성들이 천신 아누에게 길가메시를 벌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아누는 대지와 창조의 여신 아루루를 시켜 엔키두를 만들었는데, 이 때 야생동물이 사는 습지에 씨앗을 뿌려 만들었다. 이렇게 태어난 인공생명인 엔키두 역시 매우 강했으며 몸통은 온통 털로 덮여 있었고 여인처럼 긴 머리칼이 소의 몸 같은 그의 신체 위를 덮고 있었다.

문명화된 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엔키두는 동물들과 같이 풀을 뜯고 물웅덩이 근처에서 살았다. 얼마 안 가 희한한 짐승이 있다는 이야기가 우루크에 퍼졌다. 이 와중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으나, 가장 신빙성이 높은 건 야생의 신 샥칸과 친한 사냥꾼의 제보였다. 결과적으로 이슈타르 신전의 여사제인 샴하트가 엔키두와 6박 7일을 계속 성관계를 맺으며[4][5] 빵과 맥주를 먹여 그의 야수성을 벗겨내었다. 샴하트와 일주일간 쉬지도 않고 성관계를 맺은 엔키두가 본래 친구들인 짐승들에게 다가가자 짐승들은 엔키두를 피했고, 이제 엔키두는 그들의 말도 알아들을 수 없었으며 예전처럼 그들을 쫓아갈 만큼 잘 달릴 수도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처럼 지혜로워졌다.

이에 샴하트가 말하길 "당신은 지혜로워졌어요, 엔키두. 이제 당신은 신처럼 되었어요. (중략) 아누와 이슈타르의 신성한 신전으로, 길가메시가 사는 곳으로 모시고 갈게요. 왕은 워낙 강해 야생 황소마냥 젊은이들에게 자기 힘을 과시한답니다."

엔키두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우루크에 도착하고, 백성들의 호소를 듣고 분노하게 되었다. 곧 그에 대한 이야기는 길가메시의 귀에도 들어간다. 길가메시는 어느 누가 자신에게 대항할 수 있겠냐며 엔키두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둘이 호각으로 싸우다가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고 무승부로 종료한다.[6] 둘은 화해하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그 후 둘은 영웅으로서 온갖 행적을 남긴다. 엘림(삼목)산의 훔바바를 무찌른 것도 이때. 태양신 샤마쉬는 자신의 신전을 그 산에 짓고 싶었으나, 하필 자기 할아버지인 신왕 엔릴의 명령으로 산지기가 된 훔바바를 직접 죽일 처지는 아니었다. 엔릴이 신들의 실권자이고, 그에게 7개의 후광과 명령을 받아 산을 지키던 자가 훔바바였기 때문이다. 결국 샤마쉬/우투는 때마침 그 구역까지 영토를 넓히고 싶었던 길가메시를 부추기는 방법을 썼고, 길가메시가 엔키두와 함께 훔바바를 무찌르러 가 실제로 무찔렀다. 자세한 과정은 훔바바 문서 참고.

엔릴의 대리자로서 7개의 후광을 가진 훔바바는 길가메시에게도 버거웠는지라, 길가메시는 정면 승부를 피하고 친구가 되자느니, 여동생을 아내로 주겠다느니 온갖 감언이설로 방심하게 만든 뒤에 기습해서 쓰러뜨렸다. 이에 훔바바는 "영웅이라는 놈이 속임수를 쓰다니!"라고 비난했다.

길가메시가 훔바바를 무찌르러 가자고 할 때는 조목조목 반대하며 만류했던 엔키두는, 정작 훔바바를 잡은 길가메시가 훔바바의 애원에 측은함 내지는 죄책감을 느껴 살려주려고 하자 "후환이 두려우니 당장 죽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승에 따라서는 길가메시가 자비를 베풀어줄까 했지만 엔키두의 설득에 마음을 바꿔 훔바바를 죽였다고 하기도 하고, 엔키두의 반대에 화가 난 훔바바가 엔키두를 욕하자 엔키두가 그 자리에서 훔바바의 목을 쳐 죽였다고도 한다. 어느 쪽이든 이 일은 이후 엔키두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엔키두는 이성 없는 짐승으로 지낼 시절, 훔바바와 친구였다고 한다. 이후엔 그 산에다 우투/샤마쉬의 신전을 지었다.

그 명성이 하늘까지 알려질 정도가 되자, 사랑과 풍요의 여신 이슈타르의 눈에 길가메시가 들어왔다. 이슈타르는 길가메시에게 구애를 하지만 길가메시는 엄청나게 기나긴 장문의 모욕적인 언사와 함께 그녀를 무시한다. 이때 이슈타르에게 퍼부은 언사는 "당신의 옛 애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내가 다 아는데 어떻게 사귀겠는가?"쯤 된다.[7] 화가 난 이슈타르는 아버지인 아누에게 부탁해[8] 하늘의 황소를 지상에다가 풀어달라고 애원한다. 아누는 반대했지만 자꾸 끈질기게 이슈타르가 들러붙자 어쩔 수 없이 황소를 투하한다.

하늘의 황소는 대지를 황폐하게 만들고 성을 부숴 많은 백성들이 고생하게 된다. 결국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나서서 하늘의 황소를 무찌르게 되는데, 길가메시는 신의 짐승이라 망설였으나 엔키두가 나서서 황소를 죽여버린다.[9] 그걸 본 이슈타르가 기가 막혀 하며 저주를 퍼붓자 엔키두는 자신의 친구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할 것이라며 황소의 넓적다리를 잘라 이슈타르에게 던지며 그녀를 모욕한다. 이슈타르는 제대로 열받아 비슷하게 피해자로 열이 잔뜩 오른 할아버지 엔릴과 연합하여 길가메시를 죽이기로 마음먹는다.

결국 하늘에서는 황소의 죽음과 이슈타르의 징징으로 인해 회의가 열린다. 안 그래도 자신의 명을 받은 훔바바 살인건으로 인해 신왕 엔릴은 열이 잔뜩 받은 상태였던지라 이슈타르의 이 간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샤마쉬는 반대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부추긴 건도 있어서 입을 다물게 된다. 대회의 끝에 천신 아누의 최종평결로 '길가메시는 신의 피가 섞인지라 죽일 수 없었으므로, 결국 그들의 창조물인 엔키두가 죽는다' 로 최종결정이 된다. 결국 신들의 의도대로 엔키두는 병에 걸려 죽게 된다. 이때 길가메시의 품에 안겨서 죽었다고 하며 이후 시체에서 벌레가 나올 때까지 그 시체를 길가메시가 안고 있었다고 한다. 애통해하던 길가메시는 죽음에 대해 무언가 느낀 게 있는지 불사를 추구하게 된다.

엔키두의 죽음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길가메시는 불사의 방법을 얻기 위해 전설의 현자 우트나피쉬팀 부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10] 여행 중에 시두리라는 이름의 젊은 여관 여주인을 만났지만 시두리는 길가메시와의 대화에 "딱한 사연이지만... 그런 허무한 생각은 버리고, 차라리 궁궐로 돌아가 노는 게 낫다. 신들은 불로불사지만 그런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고 인간은 삶이 유한하기에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그 충고를 무시하고 우트나피쉬팀의 거처를 수소문하여 찾아간다. 우트나피쉬팀을 찾아 애원하자 7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다면 영생의 비법을 알려줄 수도 있다 하였으나, 길가메시가 마지막에 잠들어 버려서 실패로 돌아갔다. 그냥 깜박 잔 것도 아니고 며칠을 내리 잤다고 한다. 깜박 잠들었다면서 핑계 댈지 모른다며 우트나피시팀이 아내에게 길가메쉬가 잠든 시점에 빵을 만들게 하는데, 그 빵이 상할 정도로 오래 잤다고... 우트나피시팀 왈 "잠을 못 이기면서 어찌 죽음을 이기려 하는가."라고 핀잔을 주지만 이를 보던 우트나피쉬팀의 아내가 보다못해, "그럼 불로초만 전해줍시다."라 하여 결국 불로불사는 이루지 못하지만 불로초라는 부가 목적을 이룬 길가메시.
하지만 불로불사는 신들 이외에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금단의 영역인 만큼, 길가메시가 잠시 목욕을 하러 개울에 들러 옷을 벗고 씻던 중, 뱀 한마리가 몰래 불로초를 삼켜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불로초마저 실패하자 우루크로 돌아와서 한탄만 실컷 하다가 잠이 든 길가메시는 꿈속에서 지혜와 물의 신 엔키, 죽음의 신들을 만나 그들에게 위로와 함께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죽으면 저승의 왕이 될 수 있으니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말을 듣는다. 꿈에서 깬 길가메시는 깨달음을 얻고 남은 여생은 백성들을 위해 지낸 뒤 말년이 되자 자신의 여태까지의 행적을 돌에 새긴 후에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의연하게 죽는다. 이후 그의 시신은 호화롭게 치장되고, 수많은 시종과 애첩들이 순장되는 걸로 이야기는 끝난다.
그렇다하여 슬퍼해서도, 절망해서도, 의기소침해서도 안 된다. 너는 이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고난의 길임을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너는 이것이 너의 탯줄이 잘려진 순간부터 품고 있었던 일임을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날이 이제 너를 기다린다. 인간의 가장 고독한 장소가 이제 너를 기다린다. 멈추지 않는 밀물의 파도가 이제 너를 기다린다. 피할 수 없는 전투가 이제 너를 기다린다. 그로 인한 작은 접전이 이제 너를 기다린다. 그러나 너는 분노로 얽힌 마음을 갖고 저승에 가서는 안 된다.
김산해,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322쪽 [11]

4. 한국어 번역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본격적 한국어 번역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파일:김산해 길가메쉬.jpg
김산해 씨가 번역한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길가메쉬는 분명 우르크의 목자(牧者)인데도! 용감하고, 고귀하고, 멋지고, 현명한데도! 그의 욕망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어머니의 품으로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딸은 아무도 없다. 전투 경험이 많은 군인의 딸이건, 젊은 사람의 신부이건 상관없이!
-김산해 ,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75쪽 [12]
길가메쉬가 뱃사공 우르샤나비에게 말했다.
"우르나샤비, 성벽에 올라 우루크로 들어가서 거닐어보오. 진정 그곳을 거닐어보오. 토대를 살펴보고 석공술을 눈여겨보시오. 가마로 구워낸 벽돌이 아니던가요?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요? 일곱 현인들이 그 기초를 세웠소이다. 1평방 마일은 도시며, 1평방 마일은 대추야자나무 숲이 우거진 정원이며, 1평방 마일은 점토 채석지며, 0.5평방 마일은 이쉬타르 신전이 점하고 있으니, 우루크의 규모는 3.5평방 마일이오!"
-김산해 ,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313쪽 [13]
이 번역의 가장 큰 장점은 원전 번역이라는 것이며, 또한 문체가 의역 위주라서 길가메쉬 서사시를 '이야기'로서 즐기려는 독자에게 적합하다. 반면 단점은, 김산해 씨는 전문적인 학자가 아니라는 것이다.[14] 때문에 운문을 산문으로 풀어쓴다거나, 토판 번호를 생략한다거나,[15] 주석이나 해설에서 비전문적인 사족[16]을 다는 등 학술적 색채는 옅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자세히 보면 표지에 김산해 번역/편역이 아니라, 김산해 지음이라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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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 문학 선집

영어권의 매우 유명한 학술서인 《Ancient Near East Texts》의 한국어판으로, 이 책에 길가메쉬 서사시가 실려있다. 위의 김산해 씨 번역과 똑같은 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이 [길가]메쉬가 [누벽을 가진] 우룩의 [목자란] 말인가?
이 사람이 [우리의] 목자인가?
[용기있고, 당당하고, 지혜로운 자인가?]
[길가메쉬]는 [딸들도] 그 [어머니에게] 남기지 않는다.
용사의 딸, [귀족의 아내도 말이다!]
-토판 I. 《고대 근동 문학 선집》 110-111쪽
길가메쉬가 그에게, 우르샤나비, 사공에게 말한다.
"올라가라, 우르샤나비여, 우룩의 성루에서 걸어보렴.
밑의 테라스들을 조망해 보고, 우룩의 건물들을 살펴보렴.
그것이 구운 벽돌로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일곱의 현인들이 그것의 토대를 놓치 았았는가?
1'사르'[17]는 도시이며, 1사르는 과수원, 1사르는 들이며, 또한 이쉬타르 신전의 영내가 있다오.
우룩은 (모두) 3사르에 그 영내로 구성되어 있지."
-토판 XI 마지막 부분. 《고대 근동 문학 선집》 160쪽
이 번역의 장점은 학술 번역이라는 것이다. 가령 원문의 운문을 산문으로 풀어쓰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였으며, 토판 번호를 일일이 명시하였고, 번역자의 복원 부분은 사각괄호[18]로 묶었으며, 전체적으로 직역되어있다. 단점은, 길가메쉬 서사시를 어디까지나 '고대 문헌'으로서 번역했기 때문에, 하나의 통합된 이야기로서 읽는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또한 완전한 원전 번역이 아니고, 원전 번역과 영어 중역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성격이 단점이다.[19]

5. 여담


[1] 우트나피쉬팀 홍수 설화는 그 자체로 독립된 설화이며, 길가메쉬 서사시에 후험적으로 삽입되었다.[2] (발췌자 주석) Textus Receptus란 관습적으로 널리 쓰이는 원문을 일컫는 성서학 용어이다. 다만 정작 현대 성경 번역에선 관습적 표준 본문인 Textus Receptus보다는 학술적 비평 본문(Nestle-Aland)을 원문으로 선호한다.[3] 왜 뜬금없이 모세오경 학술서에서 길가메쉬 이야기가 나오나 싶을 수 있는데, 모세오경과 가까운 문화에서 나온 문헌이기에 길가메쉬 서사시의 본문 역사에 대한 연구와 모세오경 본문사(史) 연구가 서로를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대근동학계와 구약학계는 근린동맹에 가까운 매우 밀접한 관계이다.[4] 고대의 신앙은 섬기는 신에 따라 사제들이 혼인하지 않고 정절을 지키거나 심지어 거세를 하는 등 성적인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는 곳도 있었지만, 사제들이 종교적 절기에 따라 순례자와 동침하거나 약물에 취해 예언을 하게끔 하는 교단도 존재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아프로디테의 여사제들은 순례자와 동침하는 것이 일상 수준이었다는 말이 있고, 예언으로 유명한 아폴론의 여사제 퓌티아는 지대에서 새어나오는 유황 가스를 마시고 취해서 예언을 했다는 설이 있다. 이런 사제들은 주로 영접이나 그렇고 그런 쪽의 일을 했다고 한다. 이슈타르는 아프로디테의 원형으로 여겨지기도 하니, 샴하트 역시 이런 유형의 사제였다고 볼 수 있다.[5] 이후에 새로 발굴된 점토판에는 6박 7일이 아니라 13박 14일이었다고 적혀 있다.[6] 단, 길가메시가 이긴다는 쪽도 있고 길가메시가 먼저 무릎을 꿇어버리고 어린애처럼 주저앉아 울어버린다는 판본도 있다..[7] 여기서 이슈타르가 한때 좋아하다 차버린 남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줄줄이 나오는데, 날개 부러뜨리기, 동물로 변신시키기, 죽이기... 등등 다양하다.[8] 이때 이슈타르가 자신을 돕지 않으면 지하의 망자들을 내보내 산 자들을 뜯어먹어 세계를 멸망시키겠다고 해서 길가메시 서사시야말로 가장 오래된 좀비물이라 카더라. 그런데 사실 저승의 주인은 이슈타르가 아니고 이슈타르의 언니인 에레시키갈인데 이슈타르가 갑자기 지하의 망자들을 푼다는 게 좀 이상하다. 그리고 길가메시를 유혹할 때 쓰는 말들이 장례 절차와 비슷한 것들이 많아, 이슈타르의 등장을 사랑의 유혹보다는 죽음의 고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 서사시 한정으로 이슈타르 = 에레시키갈이라고 보면, 저승의 여왕으로부터 유혹을 받았다는 것을 길가메시가 죽음의 위협을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9] 판본에 따라서는 엔키두가 황소를 붙잡고 길가메시가 찔러 죽였다고도 한다.[10] 우트나피쉬팀은 대홍수와 관련된 인물로, 큰 홍수가 날 것을 신이 미리 알려줘서 방주를 만들어 살아난 사람. 후에 신들이 영생을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모티프이거나, 혹은 공통 모티프를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11] 단 이 이야기는 토판 XII의 것이며, 가장 후대에 삽입된 설화군에 속한다.[12] 책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토판 I의 것이다.[13] 역시 책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토판 XI의 마지막 부분이다.[14] 김산해 씨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신화학과 인류학을 공부하긴 했으나 학위를 마치지 못했다.[15] 상술했듯, 길가메쉬 서사시는 설화군(群)이기에 어느 이야기가 어느 토판에 나오는지의 출처가 매우 중요하다.[16] 가령 뜬금없이 중세 유럽의 도시전설인 초야권을 역사적 사실처럼 적고는 무리하게 길가메쉬에게 연결시킨다거나("중세의 영주나 귀족, 심지어 성직자나 승려 들까지도 동참했다는 초야권은 놀랍게도 수메르의 왕 길가메쉬에게서 시작되었다!", 본서 제3부) 개인적인 애호 때문에 다른 고전 문학들을 폄하한다거나("한때 영웅 문학의 최정상이었던 오디세이아를 쓴 호메로스", 머리말), 구약성경의 연대기 서술을 문자적으로 계산하여 아브라함을 '역사적 수메르인'으로 단정("성장한 아브람이 수메르의 도시국가 우르에서 하란으로 떠난 시기는 우르 제3왕조의 위대한 문화 애호가 슐기 왕이 수메르인들의 전승을 ‘다시’ 수메르어로 활발하게 기록하기 시작하던 때였다.")하는 식의 이상한 사족이 많다.[17] "'사르'는 3600을 의미하는 아카드어이다"(본 번역서 150쪽 주석)[18] [ ..... ][19] 한국판 번역자들은 고대근동학자들이며, 원전 문헌을 참고하고 영어판의 실수나 문제점을 교정할 실력은 되는 사람들이다. 다만 영어권 학계의 권위작인 Ancient Near East Texts에 맞추기 위해서, 영어판과 원전을 동시에 참고해서 번역한 것이다. 따라서 원전 번역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일단 엄연히 영어권 저작인 Ancient Near East Texts의 한국어판이기도 하다.[20]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나머지 신화는 다 길가메쉬의 표절이죠" 같은 식의 태도를 가지는 건 옳지 않다. 저자의 창의성이 최고 덕목인 근대 문학과 달리, 고대 문학은 오래된 옛 이야기를 채록하고 주제에 따라 배열하고 편집하는 게 훨씬 중요시되었기 때문에 '표절' 같은 시대착오적 단어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길가메쉬 서사시 자체부터가, 서로 연결이 안되는 독립적인 개별 설화들의 모음집이다.(가령 홍수 이야기 주인공의 이름은 '우트나피쉬팀'과 '아트라하시스' 사이에서 왔다갔다한다. 이는 독립된 개별 출전들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이미 길가메쉬 서사시의 저자/편집자들부터가 '창의성'보다는, 옛 이야기를 수집하고 보존하되 조심스럽게 편집하는 걸 훨씬 중요시한 것이다. 더군다나 길가메쉬 서사시의 고대성은 그 자체로 다른 설화의 원천임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가령 헬라스 신화의 데우칼리온 이야기와 창세기의 대홍수 이야기는 길가메쉬 서사시에 종속된다기보다는, 지중해 문명의 홍수 이야기에서 나오는 공통 모티프로 보는 게 더 알맞다. 무엇보다 상술했듯 길가메쉬 서사시의 우트나피쉬팀 이야기도 더 오래된 출전을 수집하고 편집한 이야기이다.[21] 트위터 티저[22] '청소년을 위한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역자인 김산해는 옮긴이의 말에서 "수메르 신화에 대한 냉대와 <길가메쉬 서사시>에 대한 소홀은 그렇다 치더라도 더 안타까운 일이 있다.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이 일본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 컴퓨터 게임에 등장하는 길가메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거기에 나오는 길가메쉬의 모습은 원본과는 '상당히' 다른 면이 있다. 따라서 그들의 머릿속에 먼저 책을 통해 접한 길가메쉬가 있어야 될 텐데, 상황은 그렇질 못하다."라고 국내의 수메르 신화에 대한 저조한 인식에 대해 토로했다. 단 역자가 무조건 부정적으로 본다 보기도 어려운 것이 이러한 2차 창작은 인류 최고의 영웅으로써 당연한 대접이다라는 말 또한 한 것으로 보아, 캐릭터 상품으로서의 길가메시를 부정적으로 여긴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왕 보는 김에 원전도 읽고 살자, 원전과 2차 창작은 구분해야 한다 정도의 뉘앙스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