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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3 13:06:12

마하바라타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Nobel_Prize.png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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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르웨이 노벨연구소는 전 세계 54개국의 유명 작가들을 대상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중심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위는 50%의 이상의 표를 얻은 돈키호테이며 나머지 순위는 밝히지 않았다. 가장 많은 책을 올린 작가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4권)이며,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셰익스피어, 레프 톨스토이는 각각 3개의 책을 올렸다.
1984
조지 오웰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감정 교육
귀스타브 플로베르
압살롬, 압살롬!
윌리엄 포크너
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아이네이스
베르길리우스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빌러비드
토니 모리슨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알프레드 되블린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불안의 책
페르난두 페소아
욥기
작가 미상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토마스 만
캔터베리 이야기
제프리 초서

프란츠 카프카
우리 동네 아이들
나기브 마푸즈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시선집
자코모 레오파르디
단편집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
에드거 앨런 포
제노의 의식
이탈로 스베보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죽은 혼
니콜라이 고골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오지에서의 곤경
주앙 기마라에스 로사
광인일기
루쉰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수상록
미셸 드 몽테뉴
동화집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프랑수아 라블레
길가메시 서사시
작가 미상
금색 공책
도리스 레싱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집시가집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야기
엘자 모란테
굶주림
크누트 함순
백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일리아스
호메로스
해방된 민중
할도르 락스네스
보이지 않는 인간
랠프 엘리슨
운명론자 자크와 그 주인
드니 디드로
밤의 끝으로의 여행
루이페르디낭 셀린
리어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풀잎
월트 휘트먼
트리스트럼 샌디의 삶과 의견
로렌스 스턴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콜레라 시대의 사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의 산
토마스 만
마하바라타
브야사
특성 없는 남자
로베르트 무질
마스나위
잘랄 웃 딘 루미
메데이아
에우리피데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미들마치
조지 엘리엇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시디
모비 딕
허먼 멜빌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냘의 사가
작가 미상
노스트로모
조지프 콘래드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백년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과수원
세이크 무스하리프 웃-딘 사디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뻬드로 빠라모
후안 룰포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시선집
파울 첼란
악령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라마야나
발미키
샤쿤탈라
칼리다사
적과 흑
스탕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북으로의 이주 시절
타옙 살리흐
단편집
안톤 체호프
아들과 연인
D. H. 로렌스
음향과 분노
윌리엄 포크너
산소리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방인
알베르 카뮈
겐지모노가타리
무라사키 시키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천일야화
작가 미상
양철북
귄터 그라스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소송
프란츠 카프카
몰로이
말론 죽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3부작)
사뮈엘 베케트
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
전쟁과 평화
레프 톨스토이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출처1출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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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분량3. 판본4. 기원5. 한국어 번역6. 제목 및 부제7. 줄거리8. 등장인물9. 주요 사건10. 그 외11. 기타 창작물에서

1. 개요

산스크리트어: महाभारतम्
힌디어, 네팔어, 네와르어, 마라티어: महाभारत
펀자브어: ਮਹਾਂਭਾਰਤ
타밀어: மகாபாரதம்
구자라트어: મહાભારત
말라얄람어: മഹാഭാരതം
텔루구어: మహా భారతము
오리야어: ମହାଭାରତ
칸나다어: ಮಹಾಭಾರತ
벵골어/아삼어: মহাভারত / মহাভাৰত
영어: Mahabharata
중국어: 摩诃婆罗多

인도 고대의 장대한 대서사시.

제목은 바라타족의 전쟁을 읊은 대사시[1]란 뜻이다.

서구권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와 같은 영향력을 가진 인도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마하바라타》는 인도 북부의 부족들이 두 진영으로 나누어 벌인 전쟁이 구전되었다는 점에서 《일리아스》와 비슷한 면이 있다. 작중 배경 장소도 전부 인도 북부와 히말라야 산맥 일대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라마야나》는 인도 남부의 황야를 헤매는 주인공의 모험으로 현 스리랑카 땅인 랑카 섬까지 갔다가 고국인 코살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오디세이아》와 비슷한 면이 있다.

2. 분량

인도 시가에서는 2행을 1슬로카라는 단위로 묶어 부른다. 흔히 《마하바라타》 원문을 '10만 슬로카'라고 하므로 약 20만 행에 달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글판 완역본이 저본으로 하는 보리(BORI: Bandarkar Oriental Research Institute) 교정본 《마하바라타》는 약 7만 3천 슬로카에 불과하고 이보다 분량이 많은 판본들도 10만 슬로카에는 미치지 못한다. 가장 긴 것이 남인도의 9만 6천 슬로카 판본이라고 한다. 흔히 《마하바라타》를 가리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합친 내용의 8배라고 하지만 보리 교정본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5배 정도다.

《마하바라타》는 18파르바로 구성되는데 현대 기준으로 보면 18권 정도 된다.의외로 적다? 구술에 의존한 탓에 내용 반복이 많은데 당시에는 구술자가 청중에게 이야기를 며칠씩이고 들려주는 방식이라 앞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계속 환기시키고자 되풀이하여 말한 듯하다. 못 듣고 지나가거나 들었더라도 잊어버린 사람도 있을 테니까. 구전을 필사한 만큼 서술 방식이 현대의 책과 확연히 다른데 이는 현대의 서술 방식에 익숙한 현대 독자가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원인이기도 하다.

교훈을 강조하기 위해 아주 길고 상세하며 그 자체로 완결된 독립적인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마하바라타》에는 《하리스찬드라》, 《날라》, 《사비트리》, 《야야티》, 《드라우파디》, 《샤쿤탈라》, 《시비》 같은 유명한 전설들이 나온다. 현자들의 강론들이 수백행이나 줄줄이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바가바드 기타》 부분은 그 정점이라서 18장에 걸쳐 싸워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

본문에서는 왕이나 평민의 의무를 중점으로 하는 칙령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산티>라는 제목이 달린 파르바는 비슈마가 죽어가면서 유디슈티라를 위해 왕의 의무에 대해 강론하는 내용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아누샤샤나>도 <산티>와 분량이 맞먹는 완결된 책 한 권이나 다름없는데, 의식과 예배, 그것을 수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는 본편 스토리의 중심 이야기와는 다소 벗어난 '여담'에 가깝지만 《마하바라타》는 단순한 소설이 아닌 인도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경전이자 철학 백과사전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인도 저자들은 그 일부조차 놓치지 않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초창기 판본부터 길이가 범상치 않기는 했지만, 시대가 갈수록 이 서사시의 분량은 점점 늘어났다. 작품이 성립된 지 몇 세기 만에 드라비다인의 언어와 산스크리트어를 계승한 인도 아리아어로 번안되는 과정에서 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인들은 이 위대한 서사시에 계속 무언가를 덧붙이고 자신들의 이야기도 넣고 싶어했다. 새로운 교의를 설파하는 선교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르치는 새로운 진리를 이 오래된 서사시에 넣었다. 인도의 법전과 도덕률을 무미건조한 규약보다 훨신 효과적으로 백성들에게 주입할 수 있었다.

고대 인도는 유달리 신화와 민담이 많았는데, 이 많은 이야기들이 한국처럼 유실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 같은 대서사시 안에 모조리 우겨넣었기 때문이다. 《라마야나》도 흔히 알려진 이야기를 배제하면 사족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렇게 이 작품들은 성장했고 결국은 온갖 것들을 합치고 바꾸는 과정에서 서사시가 노래된 최초의 의의는 완전히 소실되어 버렸다.

결국 서기 2~3세기에 접어들어 작품의 분량에 선을 그었다. 서사시의 내용이 운문으로 구술되었고, 각 권에 포함된 '슐로카'(행 대구로 된 송)의 수도 명시되었는데 서문에 따르면 슐로카의 수는 8만 5천 개 정도 된다. 하지만 한계는 당연히(?) 초과되었는데 지난 세기 콜카타에서 출간된 《마하바라타》는 하리의 경주에 관한 부록을 빼도 9만여 슐로카이다. 《마하바라타》는 인도에 있는 모든 신화와 전설의 백과사전이며 모두에게 웅장한 고전 전쟁 소설이자 모든 이야기의 본산 그 자체이다.

인도인들에게 《마하바라타》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역사와 실존의 자부심이자 거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말한다.
"《마하바라타》에 있는 것은 이 세상에도 있고,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이 세상에도 없다."
물론 인도인들의 기준이다.

오늘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마하바라타 사본사라다 문자(Sharada script)로 기록된 대략 11세기 경의 "Palm-leaf Manuscript of the Mahabharata"이다. 해당 사본은 현재 인도 푸네(Pune)에 위치한 반다카르 인스티튜트(Bhandarkar Oriental Research Institute)에서 소장하고 있다.

3. 판본

이 웅대한 서사시를 언제 누가 썼느냐를 두고 오랜 세월 연구되었는데 현재 몇 가지 판명된 사실이 있다.

기원전 14세기~기원전 10세기 사이에 크샤트리아 계급에 속하는 왕실의 두 분파 사이에 생겨난 갈등, 그들이 겪는 운명의 부침, 지배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벌어진 대규모 내란이라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하스티나푸라와 쿠룩셰트라 같은 지역은 인도 북부에 아직도 존재하며, 그곳에서는 특정한 계절에 《마하바라타》의 등장인물들과 관련된 축제가 열린다.

본래는 영웅적 행위, 박해, 음모로 가득 찬 당대 어둠으로 물든 왕실의 이야기를 구전한 것이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일족의 오락물로 변해갔다.
이 작품은 무지에 눈먼 세상의 눈을 뜨게 한다. 태양이 어둠을 몰아내듯, 《바라타》는 종교와 의무, 행동과 명상 등을 설명하여 어둠을 몰아낸다. 보름달이 부드러운 빛을 비추어 연꽃 봉오리가 벌어지는 것을 돕듯, 이푸라나는 상세한 설명으로 인간의 지성을 넓힌다. 역사의 등불은 '자연의 자궁이라는 대저택'을 환히 비춘다.
브야사(Vyasa)

기원전 9세기~기원전 8세기 무렵 8800슐로카에 달하는 서사시의 초창기 형태가 만들어졌다. 이 서사시의 이름은 《자야》(Jaya)로 '승리'라는 뜻이었다. 이 '자야'라는 말은
승리의 노래 읊게 하소서
라는 《마하바라타》의 첫 마디의 구절로 남았다.

이 서사시의 저자명은 '브야사'(Vyasa)인데[2] 이 자가 정녕 실존인물인지 아니면 이 장대한 장편 서사시 저자의 통칭인지, 그런 이름을 사용한 자들이 여럿 존재한 것인지는 아직 논란 중이다. 어느 쪽이든 이 서사시의 구절을 인용하자면 "한 사람의 손가락으로 무지개를 잡는 것"과 같이, 브야사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브야사의 출생은 《자야》의 첫머리에 나온다. 그의 어머니는 처녀의 몸으로 나룻배에서 그를 잉태했고, 그 후 산타누와 혼인하여 두 형제를 낳았다. 이 형제 중 아우의 미망인들은 브야사의 은혜로 임신하여 드르타라슈트라와 판두를 낳았고, 그 아들들이 '판다바'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들과 함께하는데, 이것은 《자야》가 다른 서사시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브야사는 이 서사시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등장인물들과 함께 한다. 모든 인물들의 과거와 미래를 알기 때문에 그들이 곤경에 빠질 때마다 해결책을 제시하며 그들을 돕는다. 이따금 그는 미래를 내다보고 앞으로 일어날 어떤 사건의 불가피성을 강조하여 주인공들이 운명에 따르도록 하기도 한다.

판다바가 인드라프라스타에 행복하게 정착한 순간, 브야사는 유디슈티라가 13년 뒤 일족을 파멸시키리라고 암시한다. 유디슈티라는 이것을 공포와 체념으로 받아들이고
우리는 운명이 정해준 상황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어떤 식으로도 남을 자극하지 않고 생각과 말로 행동해서 절대적인 비폭력을 실천할 것이다. 그것이 운명의 명령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라고 말한다. 이것은 주사위 노름보다 훨씬 오래 전에 나온다. 또 이야기 초반에 판다바가 유랑할 때 브야사는 에카브라타 마을을 거쳐 판찰라로 그들을 인도한다. 그들은 판찰라에서 신부를 얻게 될 운명이었다.

이건 여담이지만 브야사는 파리크쉬트를 판다바들의 후계자로 소개하면서 서사시와 길이가 맞먹는 《바가바타》라는 후속작도 만들었다.

브야사는 서사시를 마음속으로 완성했을 때 창조신 브라흐마를 불러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방대한 시를 지었습니다. 여기에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비밀과 미묘함이 드러나 있고, 교의와 생활방식에 대한 묘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 네 카스트에 대한 규정, 고행의 본질, 신참자를 위한 규칙의 요체, 해와 달과 별들의 크기, 네 유가에 대한 설명, 탁발과 보시에 대한 설명, 특별한 목적을 위해 영혼이 육체를 갖추는 문제, 과학과 질병 치료, 순례지와 강, 산, 숲, 거룩한 성채와 궁전에 대한 묘사, 전쟁 기술, 여러 민족과 그들의 언어 및 특성에 대한 묘사, 어디에나 널리 퍼져 있는 보편적 정령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브라흐마 신은 이렇게 말했다.
가네샤에게 부탁해라. 가네샤는 네가 낭송할 때 그것을 가장 잘 받아 적을 수 있는 적임자다.
코끼리 머리를 가진 지혜의 신 가네샤는 한 가지 조건을 붙여서 그 일을 수락했는데, 그 조건이라는 것은 잠시도 쉬지 않고 구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저자는 가네샤 신이 구술을 받아 적기 전에 모든 낱말의 의미를 깨닫고 이해한다면 이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브야사는 숨 막힐 듯한 속도로 구술을 계속했고, 가네샤는 그에 걸맞은 열정으로 구술을 받아 적었다. 도중에 칠필이 부러지자 가네샤는 제 엄니를 뽑아서 구술을 계속하기도 했다.

필기자가 구술 속도를 앞지르면 저자는 필기자가 낱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펜을 멈출 수밖에 없는 구절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농축된 구절- 을 곳곳에 집어넣어 필기자의 속도를 제어했다. 그래서 《마하바라타》에는 낭송할 때 강세와 음절의 구분에 따라 여러 층의 의미를 전달하는 구절이 곳곳에 존재한다.

《자야》는 브야사의 원래 서술을 경청한 비샴파야나가 자나메자야(쿠루 부족의 왕으로 아르주나의 증손자)의 궁정에서 많은 청중에게 그것을 전달한 다음 다음 단계에서 2만 4천 연짜리 《바라타》(Bharata)가 되었다.

자나메자야 왕의 궁정에서 그것을 들은 '사우티'라는 사람이 훨씬 뒤에 이 작품을 어느 숲에 모인 현자들에게 다시 서술했다. 위대한 나그네인 사우티는 사우나카라는 현자의 암자에 도착했다. 깊은 숲속에 있는 이 암자에는 수많은 현자들이 인류의 행복을 위해 오랫동안 의식을 거행하고 공물을 바친 뒤 평온하게 모여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쉬고 있을 때 사우티가 들어왔다. 손님을 접대하는 예법에 따라 현자들은 그를 안전한 곳에서 편히 쉬게 하고 편안한 자리에 앉혔다. 의례적인 절차가 끝나고 손님이 여독을 풀었다고 생각하자 그들은 물었다.
손님은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어떤 이상하고 별난 일을 겪으셨습니까? 어떤 곳과 어떤 사람들을 보셨습니까?
사우티가 대답했다.
나는 쿠룩셰트라의 성지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는 판다바 형제들과 그들의 사촌인 카우라바 형제들 사이에 18일 동안 전쟁이 벌어져 땅이 피로 물들었지요. 나는 자나메자야 왕의 궁정에서 뱀을 제물로 바치는 성대한 희생제가 거행되었을 때 비샴파야나가 한 이야기를 듣고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판다바에 이어 하스티나푸라의 왕이 된 파리크쉬트는 깊은 명상에 빠져 있는 은자를 해친 죄로 뱀에 물려죽는 저주를 받았다. 이 저주가 실현되자 파리크쉬트 왕의 아들인 자나메자야 왕은 뱀에게 복수하기 위해 뱀을 제물로 바치는 희생제를 거행했고, 이로 말미암아 지상의 뱀이 모두 절멸하게 되었다. 이 희생제에서 비삼파야나는 브야사에게 직접 들은 《마하바라타》 이야기를 서술한다.

사우티의 서술은 이 단계에서 분량이 더 많아지고 질도 높아진다. 《마하바라타》의 내용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사실 브야사에게는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와이샴파야나 외에도 자이미니를 비롯한 네 제자들이 있었고, 이들도 각각의 《마하바라타》 판본이 있었지만 내용이 판두 부족에게 부정적이거나 중심이 아니라고 하여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후대로 갈수록 구전의 분량은 늘어만 갔다. 일화와 철학, 도덕적 교훈이 보태진 끝에 5세기 무렵 《마하바라타》라는 제목으로 10만 연짜리 초장편 서사시로 완성되었다. 《마하바라타》는 '위대한 바라타족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학자들은 교정, 변경, 첨삭을 확인하려고 애썼고, 이제는 원본과 달라진 부분을 알려주는 결정판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그 중심 내용은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고대 '하스티나푸라'라고 하는 나라의 왕족들이 서로 내란을 벌였고, 판다바 가문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 뼈대는 최고의 시적 가치를 지닌 산스크리트어 시구와 세부 묘사로 채워져 있다.

4. 기원

《마하바라타》의 중심 이야기인 쿠룩셰트라 전투베다 시대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의 청동기시대 말기인 기원전 15세기부터 기원전 10세기 무렵 2천 km에 달하는 장대한 이라나/아리아나[3]에서 아리아인들이 인도 아대륙 북부로 동진했다. 이 아리아인들은 엘람을 몰아내고 이란 땅을 차지한 아리아인들과 같은 계통에서 갈라져나온 민족이었다. 아리아인들은 펀자브 일대에 자리잡아 인더스 문명드라비다인과 원주민인 오스트랄로이드를 밀어내고 인도 서부를 차지하는데, 이 시대를 '전기 베다시대'라고 한다.

이들은 전투적인 유목민족으로 여러 부족과 정치 집단으로 나누어졌으며, 자신들의 영역을 둔 부족들 간의 다툼이 매우 활발했다. 신석기시대에 인도로 건너와 인더스 문명을 형성한 농경민족인 드라비다인과 혼혈하면서 점차 농경생활로 바뀌게 되지만, 여전히 유목생활이 중점이었으며, 농경생활로 완전히 바뀐 것은 후기 베다시대에 접어들어서였다. 당시 인도 아리아인들은 여러 부족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부족들간의 원로회의에서 왕이 선출되거나 아예 군주제가 없었다.

기원전 10세기 아리아인들은 펀자브 일대에서 동진해 야무나 강과 갠지스 강 중간에 있는 비옥한 평야를 정복했고, 브라만교와 카스트 계급이 형성되었다. 부족 수준을 벗어난 고대 국가가 형성되어간 것도 이 시기였다. 이를 '후기 베다시대'라고 한다. 《마하바라타》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전기 베다시대 혹은 전기 베다시대에서 후기 베다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추정되며, 기원전 14세기에서 기원전 10세기 사이로 추정된다. 쿠룩셰트라 전투가 벌어진 배경인 쿠룩셰트라 평원은 강가 강(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의 합류점인 델리 근처에 있는 비옥한 토지로, 상단에 서술된 평야 정복과 유사하며 전투를 벌인 주요 인물들의 증손자 세대에 후기 베다시대의 사회체제가 갖추어졌음을 알 수 있다.

쿠룩셰트라 전투는 당대 인도 북부의 지배층인 쿠루 부족과 판다바 부족(또는 판두 부족) 사이에서 벌어졌다. 이 부족들의 이름은 《마하바라타》보다 훨씬 오래된 기록에도 자주 언급되는 세력이 강한 실존 부족이었다. 쿠루 부족은 야무나 강의 상류 지역을 오랫동안 다스려 온 기존 세력이었고, 판다바 부족은 쿠루 부족의 도읍인 하스티나푸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 km 떨어진 인드라프라스타에 거주하는 신흥세력이었다.

《마하바라타》의 내용에 따르면 판다바 부족의 귀족들이 쿠루 부족의 귀족 궁정에서 열리는 주사위 대회에 참가했다가 속임수에 넘어가서 부족들이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고, 이후 판다바 부족은 마츠야 부족의 궁정에서 보호를 받으며 판찰라 부족과 동맹을 맺고, 군세를 모아 하스티나푸라로 행진해 쿠룩셰트라 평원에서 싸우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 싸움을 벌인 자들은 인도 서북부 지역에 있는 아리아인 부족들로 당시에는 드라비다인이나 오스트랄로이드와의 혼혈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마하바라타》의 주 배경 장소는 인도 남부를 주 배경으로 삼는 《라마야나》와 달리 인도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이 시대의 잔재로 보인다.

이 전쟁이 끝난 뒤 수 세기 동안 수많은 방랑 시인들과 음유시인들이 이 전쟁의 주요 사건들을 노래했다. 그리하여 이 전쟁은 고대 미케네 문명과 히타이트가 아나톨리아 반도 해안 지역에서 충돌한 것이 트로이 전쟁으로 구전되고, 암흑시대의 대시인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라는 걸작으로 승화시켰던 듯이, 고대 인도에서 전설, 노래, 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한 세월의 과정에서 전쟁의 사실은 잊히고 전장의 영웅들은 배우가 되었으며, 단순한 패권 싸움에서 선이 승리하고 악이 패한다는 교훈을 담게 되었다.

《마하바라타》가 현재의 형태로 갖추어진 것은 사건이 벌어진 전기 베다시대는 커녕 브라만교를 거쳐 힌두교가 완성된 이후로, 사회 문화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16대국시대를 거치며 부족 공동체의 집합체가 아니라 왕들이 다스리는 더 큰 지역으로 분할되었고, 전제군주정 국가가 되었다. 마우리아 왕조찬드라굽타 마우리아 왕과 아소카 대왕의 정복은 인도 아대륙의 드넓은 지역을 한 통치자의 치하에 통일시켰고[4] 국가 의식이 나타났다.
바라타의 땅은 옛날부터 인드라 신과 아버지 마누와 힘센 전사들에게 소중했듯이, 모든 인간들에게 소중하다.
하고 시인은 말한다. 인도 세계는 주위의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지만 세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전히 아리아인의 땅인 바라타였다. 아리아인은 히말라야 산맥과 빈디야 산맥 북쪽 사이, 서부의 타르 사막과 동부의 벵골 늪지대 사이에 집중되었다.

여담으로 《마하바라타》에는 비슈누 신의 여덟 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아르주나의 친구로 나오며, 방랑생활 도중에 일곱 번째 화신인 라마찬드라의 이야기가 언급되거나 《라마야나》의 등장인물인 하누만이 판다바 부족편을 드는 등 《라마야나》보다 시간대가 뒤로 나오는데, 라마찬드라와 크리슈나의 기원은 16대국시대인 기원전 6세기~ 기원전 4세기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문학적으로는 《라마야나》와 《크리슈나 이야기》가 먼저 완성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한다.

5. 한국어 번역

대한민국에서는 산스크리트어 전공자 박경숙이 1998년부터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원문의 완역 작업에 착수하여, 《마하바라따》라는 이름으로 새물결 출판사에서 2012년 09월 1~5권을 출판했다. 한국어 최초의 완역본이라 의의가 크지만, 내용이 매우 길고 또 다소 난해하여 초심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용상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쿠룩셰트라 전투가 이야기 전체의 중반 정도에서 끝나고, 나머지는 철학적 논의를 담은 이야기가 한동안 길게 이어지는 식이다. 2022년에 20권(!)으로 끝날 예정이라, 완역되면 세계에서 세 번째 완역(힌디어, 영어)이 된다. 4반세기에 걸친 필생의 번역에 역자의 건승을 기원하자. 5권 출판 후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으나, 드디어 2017년 2월에 6~8권이 출판되었다. 현재는 다시 감감 무소식...이다가 2022년 7월 9권이 출간되었다. 2022년 20권 완간은 무리이고, 그 후를 기약해야 할 듯하다. 여기에다 현재 절판되어서 안 나오는 권이 있어서 책을 처음 사서 읽는 독자들은 완독이 어려운데, 대표적으로 제2권은 출판사에 문의해도 당장 복간 계획이 없다고 한다. 완독을 위해서는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중고도서를 구매하는 방법외엔 없을 듯 하다.

요약본으로는 박종인이 번역하고 나들목에서 출판한 4권짜리 《마하바라타》가 유명하다. 크리슈나다르마라는 힌두 승려가 영어로 요약한 것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원래 영어판에서는 단권(900쪽이 넘음)이었던 것을 4권으로 나누어 출판했다.[5] 새물결에서 출판하는 《마하바라타》 완역본에 누락된 내용들도 여럿 있어 같이 읽으면 상호보완을 한다. 예를 들어 판다바 형제들이 탈출할 때 배에 달린 엔진을 가동시켰다는 묘사는 새물결판 《마하바라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 많이 읽히는 《마하바라타》 중에 이 판본도 있는데, 한국에도 가끔 이 책을 《반지의 제왕》보다도 더 재밌게 봤다며 호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밖에도 한국어 번역본이 몇 종류 있는데 주로 단 권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만 알아도 족한 사람에게는 이런 것들도 나쁘지는 않다. 주해신이 번역한 '민족사' 출판사 판본은 의외로 내용이 세세한 편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절판되었다.

그 외에 여기서 영역본과 산스크리트어로 된 버전을 읽어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마하바라타》 완역본은 새물결 출판사가 저본으로 한 보리(BORI) 교정본과는 다른 판본으로 내용이 훨씬 더 길다. 보리 교정본에는 누락된 이야기가 몇몇 있어서 전체 행수가 약 14만 6000행밖에 안 되는데, 강굴리가 번역한 상기의 판본은 이러한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분량이 더 방대하다. 대신 1800년대 후반의 번역인지라 가독성이 약간 떨어질 우려는 있다.

이 블로그 리뷰도 참고해 읽으면 좋다.

6. 제목 및 부제

1장 태동

나이마샤 숲에서의 이야기
빠우샤
뿔로만
아스띠까
가루다와 뱀
첫 세대의 내력
탄생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발화재로 지은 저택의 화재
히딤바
바까를 죽이다
  • 따빠띠
  • 와시슈타
  • 아우르와
드라우파디의 낭군 고르기 장
혼례
위두라의 방문
왕국을 얻다
아르주나의 숲 속 생활
  • 순다와 우빠순다
  • 이어지는 아르주나의 숲 속 생활
혼수
칸다와 숲을 태우다
2장 회당

세상 수호신들의 회당
회의
자라산다를 처단하다
세상 정벌
라자수야 희생제
아르갸
쉬슈빨라를 처단하다
주사위 노름
잇따른 노름
3장 숲

숲 속의 가르침들
비마가 끼르미라를 처단하다
산사람
  • 사우바의 왕 샬와를 처단하다
  • 아르주나와 쉬와의 몸싸움
아르주나, 인드라의 천상 세계를 여행하다
  • 날라와 나마얀띠
성지순례
  • 아가스띠야
  • 르샤슈릉가
  • 까르따위르야
이어지는 성지순례
  • 독수리와 비둘기
  • 아슈타와끄라
  • 계속되는 성지순례
자타수라를 처단하다
야크샤들과의 전쟁
보아 뱀
마르깐데야 성자를 만나다
  • 물고기
  • 이어지는 마르깐데야 성자의 이야기
  • 개구리
  • 인드라듐냐
  • 둔두마라
  • 헌신적인 아내
  • 브라만과 사냥꾼 사이의 대화
드라우파디와 사띠야바마의 대화
가축을 살펴보러 가다
꿈속의 사슴들
쌀 한 되
드라우파디가 납치당하다귀걸이 빼앗기
불을 일으키는 나무
  • 야크샤[7]의 질문
4장 위라타

위라타에 관한 장
소떼 습격
혼례
5장 분투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
  • 인드라의 승리
  • 이어지는 분투의 장
사절로 오는 산자야
드리타라스트라의 불면
사나뜨수자따의 가르침
화평을 간청함
크리슈나, 신의 강림
  • 담보드바와
  • 마딸리
  • 갈라와
  • 이어지는 신의 강림
  • 위두아라가 아들에게 주는 교훈
  • 신의 강림, 이어짐
카르나 유혹하기
출정
비슈마의 총대장 임명
사절 울루까
전사들과 일당백의 전사들을 헤아림
암바
6장 비슈마

7장 드로나

8장 카르나

9장 샬리야

10장 잠

11장 여인들

12장 평화

13장 교훈

14장 말 희생제

15장 숲 속 생활자들

16장 장대

17장 위대한 출발

18장 승천

해당 문서는 한국 완역본 기준이다. 즉 7만 3천 슬로카 판본으로 18파르바보다 훨씬 적다.

7. 줄거리

《마하바라타》의 내용은 《천일야화》와 같은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하바라타》하면 떠올리는 주 내용은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이 흔히들 아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 안의 등장인물이 또 다른 이야기를 늘여놓고... 하는 식의 무한반복이 《마하바라타》의 특징이다.

선을 상징하는 판다바 형제가 오랜 고난과 결전 끝에 악을 상징하는 카우라바 형제들을 쳐부순다라고 요약할 수 있지만 양쪽을 지원하는 수많은 영웅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군상극으로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판다바 형제들도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편법과 속임수를 쓰는 등의 모순을 내포하고 있으며, 악역인 카우라바 형제들 역시 자기 입장이 있고 나름대로의 신념을 관철하고 있어 단순히 권선징악적인 내용을 담았다고는 볼 수 없다.

판다바 5형제 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쿤티 소생의 3형제인 유디슈티라, 비마, 아르주나 셋의 관계는 삼국지유비, 장비, 관우와 많이 닮아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특기와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아르주나가 자타공인 제일가는 영웅이긴 하지만 유디슈티라 또한 창의 달인이자 뛰어난 전차 기수이며, 비마는 힘에서 따를 자가 없는 자로 묘사된다.[8] 그리고 쌍둥이인 나쿨라사하데바는 최고의 검투실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전투가 이어지는 후반부 전개는 현대의 소설에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이며, 고대 서사시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과 임팩트가 넘치는 사건들이 등장하니, 문학작품으로서도 한 번쯤 읽어볼 만 하다.

현대의 관점으로 보면 신들의 선택을 받아 초인의 경지에 오른 판다바 형제들보단, 일단은 카우라바 측이 정부군이고, 판다바 측이 반란군이기 때문에, 은혜나 또는 우정 때문에, 혹은 속임수에 넘어가서 어쩔 수 없이 싸움에 임하는 안티 히어로들이 포진한 카우라바 형제 측 진영 쪽이 오히려 선한 주인공으로 보인다는 감상도 있다.[9]

일반적으로 카우라바를 악역으로, 판다바를 선역으로 묘사하기는 하지만 읽다보면 작중에서도 은근히 판다바를 까기도 하고[10] 카우라바 측의 인물의 미덕도 묘사되기 때문에 결국 판다바가 이긴다고는 해도 전형적인 권선징악물로 보긴 조금 어렵다. 인물묘사도 비교적 입체적. 대표적으로 카우라바 측의 영웅인 카르나는 부탁을 절대 거절하지 않고[11] 남을 생각해주는 선량한 인물이나 신분을 속였다는 이유로 저주[12]를 받고 이것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해 사망한다. 단, 그렇다고 카르나가 마냥 고결한 것은 아니고 나쁜 짓은 충분히 했는데다 부탁을 절대 거절하지 않는 것도 결국 라이벌인 아르주나를 죽이기 전까진 남들의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겠다는 맹세 때문이었다.

한편 판다바 형제 중 비마는 작중 내내 하층민을 무시하고, 술을 마시며, 여기저기서 온갖 사고와 깽판을 부리고 다니는데도 끝까지 영웅으로 추앙된다.[13] 때문에 힌두교도가 아닌 제3자의 입장으로 보면 두 편의 선악에 대해 명확히 판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는 해도 결국 대체로 먼저 시비를 걸거나 원인을 제공하는 쪽은 카우라바인 것은 명확하다. 판다바는 어느 정도 양보도 하고 원수인 그들에게 은혜도 베풀지만 카우라바는 그런 점도 없기도 하고. 카우라바가 동원하는 수단 또한 악랄한 것이 많다. 결국 판다바가 결함 있는 선역, 카우라바 쪽이 이해의 여지는 있는 악역 정도랄까.

비슈누 신의 8번째 화신(化神)인 크리슈나도 여기에 등장한다. 쿠룩셰트라 전투 전날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노래인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 사상 최고의 평가를 받는 경전들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주인공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하거나 법도에 어긋난 책략을 쓰게 하거나 하는 등, 뭐랄까 타락시키는 느낌의 캐릭터이다. 이는 이 전쟁이 '크샤트리아를 몰락시키는 전쟁'으로 예정되었으며, 또한 마침 이때가 칼리 유가(일종의 말세)로 들어서는 시기라서 예전의 법도 등이 지켜지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이 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14] 사실 다른 신화에서 나오는 크리슈나와 비교하면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편이기는 하다.[15] 이 때문에 분석도 꽤 활발하다.

8. 등장인물

9. 주요 사건

10. 그 외

11. 기타 창작물에서

현대 인도에서는 드라마로도,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쿠룩셰트라 전투를 보면 현대의 판타지 전쟁 소설을 연상케 하는 짜임새와 박진감을 자랑하기 때문에 실제로 미디어물을 만들기 좋다. 다만 워낙이나 내용이 길고 방대하여, 완전히 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 그건 이해해야 한다. 그 외 소설이나 만화로도 꾸준히 창작되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인도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나라에서도 꾸준히 재장착되곤 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 신도 수가 막대한 현존하는 종교의 경전인 만큼 자유로운 재해석은 조금 곤란해서 크게 변형되는 내용은 없는 편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만화가 그랜트 모리슨은 18 Days라는 그래픽 노블로 《마하바라타》를 SF 스타일로 재해석했는데, 제임스 카메론의 팬들은 <아바타 시리즈> 이후에 그와 인도 영화사들이 만들 《마하바라타》가 이와 유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도네시아 자바와 발리 지역에서 《마하바라타》는 12세기의 《카카윈 바라타유다》(Kakawin Bharatayuddha) 이래로 자바어 고전 문학의 일부로서 수없이 재창작되어 왔고, 자바 동부와 발리 섬의 와양 쿨릿에서도 메인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이다. 1940년대부터 이미 소설이나 만화로도 창작되었는데, 최근에는 유니아르토(Yuniarto)에 의해 킨나리가톳카차(Ghatotkacha, 비마와 락샤시 히딤비Hidimbi의 아들)를 주인공으로 하는 《가루다야나》(Garudayana)가 일본 만화 스타일 웹코믹으로 연재되고 있다. (링크)

<문명 5> 2번째 확장팩 <멋진 신세계>에서는 위대한 작가를 통해서 나오는 걸작 중에 포함되어있다. 2권 55장에 나오는
"가족을 살리려면, 한 사람을 버려라. 마을을 살리려면, 한 가족을 버려라. 나라를 살리려면, 한 마을을 버려라. 영혼을 살리려면, 지구를 버려라."
라는 인용구[17]가 등장한다.

Fate 시리즈》의 등장인물 중 카르나, 아르주나, 아슈바타만, 비마, 두료다나Fate/Grand Order의 서번트로 나온다. 메인 스토리 중 하나인 창세멸망윤회 유가 크셰트라에서는 쿠룩셰트라 전쟁의 참상에 질려서 범인류사에서의 영웅 아르주나와는 다른 길을 간 신 아르주나가 나온다.


[1] 직역: 위대한 바라타[2] 비야사라고도 한다. 산스크리트어 음독법으로는 '브야사'에 가까우나, 현대어로는 '위아사'로 읽는 경향이다. V자는 예를 들어 러시아어 등에서는 W로 발음된다.[3] 현대의 이란 고원이자 이란의 어원.[4] 물론 인도 대륙의 완전 정복은 19세기 대영제국이 이루어냈고 인도 대륙 북부를 말한다.[5] '드루파다'를 '드라우파디'라고 오타를 내었다.[6]라마야나》의 내용이다.[7] 정체는 유디슈티라의 아버지 다르마(법, 질서).[8] 살아서 신이 된다는 엄청난 과제를 해낸 것은 유디슈티라 하나뿐이다.[9] 카우라바 측에서도 손꼽히는 장수인 카르나는 결전 직전, 출생의 비밀에 대해 친모 쿤티로부터 전해듣게 되었는데, (이부)형제들인 판다바 측에 상당히 높은 위치로 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우라바의 수장인 두료다나에 대한 우정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싸우다가 크리슈나의 모략에 빠져 죽는다. 그런데 사실 인지상정상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친모인 쿤티가 어린 시절 카르나를 버려놓고 나중에 자기 자식들인 판다바의 적으로 나타난 다음에야 '내가 니 어미다'하면서 출생의 비밀을 밝혀버리는데 누가 그 상황에서 넙죽 엎드려 그간 자신에게 온갖 우정을 베풀어준 은인이자 친구를 배신할 수 있겠는가(...).[10] 아르주나가 자신의 능력에 자만심을 가져서 수행의 목적을 이룰 수 없었다는 작중 인물의 지적이 나온다.[11] 이것 때문에 알면서도 인드라 신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갑옷과 귀걸이를 빼앗겼다. 인드라 또한 알면서도 자신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는 것에 감탄하여 그 대가로 자신의 무기를 한 번만 쓸 수 있다는 조건으로 빌려준다.[12] 카르나는 비슈누 신의 6번째 화신이자, 무적의 브라만이요, 그리고 모든 크샤트리아를 죽여리겠다고 맹세한 파라수라마의 밑에서 무예를 배우게 된 적이 있었다. 자신이 브라만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하지만 결국 정체가 들통나 파라수라마에게 자신이 가르쳐 준 지식을 마지막 순간에 잊게 될 것이라는 악담을 듣고 쫓겨났다.[13] 에피소드 중 하나로 비마가 부인이 꽃을 꺾어 달라고 해서 쿠베라 신의 정원에 가서 깽판을 치고 정원지기들을 모조리 죽인 적이 있었는데 쿠베라는 정원지기 중 하나가 죽어서 자기 저주가 풀렸다며 그냥 칭찬만 좀 하고 넘어갔다(...) 정확히는 과거에 쿠베라가 그 정원지기와 함께 현자를 모욕했다가 그 보복으로 슬픔에 빠진다는 저주를 받았는데 그 정원지기를 죽인 자를 보면 저주가 풀린다는 조건이 있었다.[14] 비슈누 신은 크리슈나 외의 6번째 화신인 파라수라마의 모습으로 태어나서 크샤트리아 전멸을 꾀한 적도 있다. 이때는 그야말로 크샤트리아의 씨를 말렸으나 결국에는 실패했다.[15] 사실 《마하바라타》에서 묘사되는 크리슈나는, 전통적인 인도인 시각에서 높게 치는 유형의 영웅이다. 지혜로 열세를 극복하는 지략가의 면모가 그것인데 현대인 시각에서는 나쁘게 보일 여지가 있지만 인도 신화에서는 정해진 규율이나 제약을 깨트리지 않으면서 그 빈틈을 이용해 상황을 뒤집는 능력을 높게 친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고대 인도 우화집인 《판차탄트라》를 참조해봐도 좋다.[16] 판다바 형제가 탈출할 때 배에 달린 '엔진'의 '시동'을 걸었다는 표현이라든가.[17] 비두라가 드리타라스트라에게 두료다나를 포기하라고 간청할 때 말하는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