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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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세계의 여러 외딴 나라로의 여행기. 네 개의 이야기. 처음엔 외과 의사, 그 다음에는 여러 척의 배의 선장이 된 레뮤엘 걸리버 지음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 In Four Parts. By Lemuel Gulliver, First a Surgeon, and then a Captain of Several Ships)
- 약칭: 걸리버 여행기 (Gulliver's Travels)
- 보러가기(구텐베르크 프로젝트)
1. 개요
영국계 아일랜드인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 소설. 1726년작.의사 걸리버가 선의(船醫)로 취직해 세계를 돌아다니다 작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 릴리퍼트, 큰 사람들이 사는 나라 브로브딩내그, 날아다니는 섬의 나라 라퓨타, 말(馬) 모양을 한 지성체 후이넘이 지배하는 나라를 방문하게 되는 기행문 형식을 띤 소설이다.
걸리버는 가는 곳마다 너무 적응을 잘해서 돌아오면 후유증으로 고생한다.[1]
동화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2] 이는 어린이용으로 순화한 것으로 원본은 신랄한 성인용 우화다. 절대 동화로 분류될 책은 아니다.
2. 줄거리
의사 걸리버가 선의(船醫)로 취직해 세계를 돌아다니다 작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 릴리퍼트, 큰 사람들이 사는 나라 브로브딩내그, 날아다니는 섬의 나라 라퓨타, 말(馬) 모양을 한 지성체 후이넘이 지배하는 나라를 방문하게 되는 기행문 형식을 띤 소설이다.
2.1. 제1편: 릴리퍼트(Lilliput)
1699년 5월 4일 ~ 1702년 4월 13일.다섯 아들 중 셋째였던 걸리버는 약 5년 7개월[3]의 대학 생활과, 외과의사 견습공을 겪었으며 언젠간 여행을 하리라 믿고 항해술과 수학, 물리학을 공부하였다. 걸리버는 스승 '제임스 베이츠'의 도움으로 여러 차례 여행하며 선상 의사를 해보았고, 양말 가게를 하는 '에드먼드 버튼'의 둘째 딸과 결혼도 하게 된다. 하지만 걸리버에게 굉장히 고마웠던 사람인 스승, '제임스 베이츠'가 2년 후 죽게 되는데, 이 때 걸리버는 선상 의사로서 몇 번 더 일을 하고, 취미 생활[4] 즐기면서 지내다 결국 바다에 싫증이 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걸리버는 선장 '윌리엄 프리처드'로부터 항해를 하자는 제안을 듣고 항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배가 암초에 부딪히는 바람에 침몰하게 되고, 결국 걸리버 홀로[5] 어느 섬에 도착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잠이 든다. 잠에서 깬 걸리버는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려고 하는데 온 몸이 밧줄로 꽁꽁 묶여있는 상태였다. 주위에는 6인치가 채 안 되는 사람 모양의 생물체가 있었고 걸리버는 그들에게 포로로 잡힌다. 그에 의해 나라가 기근으로 시달릴 걱정을 한 나라에서는 그를 죽이려고 했으나 걸리버의 관대함을 보고 생각을 바꿔 언어를 가르쳐주고 약간의 언어를 습득한 그는 자유를 요구하고 그에 소지품을 보여줄 것을 요구받는다. 결국 9개의 조항을 따르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는 자유를 얻게 된다.[6] 걸리버는 블레퍼스큐의 항구로 가서 침략을 위해 준비한 군함 전체를 약탈해 릴리퍼트로 가져온다. 이 공로로 릴리퍼트의 국왕에게 나르다크[7] 칭호를 받는다. 그러나 궁전에 발생한 화재를 오줌으로 진압했으나 릴리퍼트에서는 왕궁에 소변을 보는 자는 사형이었다. 왕은 그래도 화재를 진압해 준 은인이라 선처하려 하지만 왕비는 혐오감을 느끼고 소변 자리에서 가장 먼 곳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걸리버를 용서하지 않았다. 여기에 걸리버를 고깝게 여기던 의원들의 선동까지 겹쳐 결국 자비를 베풀어 눈만 파내고 목숨은 살려 주겠다는 결정이 내려진다. 걸리버에게 우호적이었던 대신 레드레살에게 이 계획을 전해들은 걸리버는 서둘러 블레퍼스큐로 망명한다.[8] 블레퍼스큐에 도착하자 블레퍼스큐의 왕은 그를 매우 반가워하며 반겼고 며칠 동안 잘 지내게 도와주었다. 그곳에 지낸 지 3일 만에 그가 탈 수 있는 보트 하나를 발견하고 소인들과 함께 이것을 수리한다. 걸리버는 나라에서 여러 선물을 받고 영국 배를 만나 돌아와 이 선물[9]들로 돈을 벌고 좋은 집을 산 후 다시 여행을 떠난다.[출처]
걸리버가 소인국에 도착해서 우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국가나 사회제도라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돌아가는가를 풍자한다.
소인들은 국가의 제도나 별 거 아닌 이유로 싸우는데, 계란을 뾰족한 쪽부터 깨느냐, 아니면 상대적으로 덜 뾰족한 곳부터 깨느냐의 논쟁이 전쟁으로 번졌다. 전쟁 경위는 원래 펑퍼짐한 쪽을 깨서 먹었는데 왕자가 실수로 손을 다치자 왕명으로 뾰족한 쪽을 깨라 정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일부 세력이 적국으로 건너가 종종 국경에서 소란을 피운 것. 참고로 계란 이야기에 나오는 빅 엔디언, 리틀 엔디언은 컴퓨터의 숫자 데이터 저장 방식(Byte ordering)의 어원으로 차용되었다. 게다가 릴리퍼트 내에도 파벌이 있는데 높은 굽 신발을 신는 높은굽파와 낮은 굽 신발을 신는 낮은굽파가 있다.
대부분의 내용이 당대 영국 상황을 풍자하는 것으로, 계란을 어느 쪽으로 깨냐에 따라 적국과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사소한 종교적 이유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는 영국과 프랑스를 빗대어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삽화 중에서는 릴리퍼트의 군사들이 걸리버의 벌린 다리를 아치 삼아 열병식을 하는 장면을 그린 삽화가 꽤 유명하다. 이 장면은 1939년작 에니메이션, 1960년작 실사 영화에서도 재현되었는데 여러모로 온 몸이 묶인 채로 누워있는 걸리버를 그린 삽화와 함께 걸리버 여행기를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2.2. 제2편: 브로브딩내그(Brobdingnag)
1702년 6월 20일 ~ 1706년 6월 3일.소인국에서 돌아온 뒤 걸리버는 다시 배를 탄다. 처음에 순항하는 듯 보였으나 폭풍을 만난 후 어디론가 알지 못하는 섬에 도착했는데 거인들을 보고 놀란 다른 선원들이 걸리버를 내버려두고 도망간다. 홀로 남겨진 그는 한 농부 거인에게 붙잡히고 농장 주인의 집에 머물게 된다. 농장 주인은 걸리버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며 식탁 위에서 쇼를 보여줌으로 돈을 번다. 이후 농부는 싼 값에 그를 왕비에게 팔고 왕도 만나게 된다. 걸리버는 왕에게는 자신의 조국인 영국의[11] 온갖 관습에 대해 자랑하지만 국왕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브로브딩내그의 국왕은 걸리버가 열변을 토하면서 실드를 친 영국의 지적 능력을 까고 브로브딩내그에서의 이야기를 하면서 독자들에게 여러 문제에 대해여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특히 법이 한 가지 해석밖에 수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서 법의 순수함의 이유와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영국의 현실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통렬하게 까는 것은 백미. 이 거인들 역시 자연을 두려워하며 이들에게 외부적으로는 적이 없지만 내부적으로 내란에 의해 군대가 있다고 말한다. 궁중 생활은 즐겁지만 인간의 존엄성이 버려진 나라에서 자유를 그리워하던 걸리버는 바닷가에서 자신의 '별장'[12]에 들어앉아 휴식을 취하던 중 독수리가 별장을 낚아채 날아가다가 바다에 떨어뜨린다. 이후 바다를 표류하던 걸리버는 다시 영국 배를 만나서 고국으로 돌아온다. 그의 여행에 관해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실제 물품들을 보여주고 걸리버는 자신만한 사람들을 보면서 익숙하지 못함으로 비웃음을 터뜨린다.[13]
걸리버가 거인국에서 소인으로서 거대하게 확대된 인간들을 관찰하는 이야기로, 개개의 인간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추악한 존재인가를 풍자한다. 예를 들면 거인국 왕족들이 먹는 것, 입는 것 등을 묘사하면서 상류층의 폭식과 낭비 등을 비꼬는 등의 표현이 상당히 많다. 또한 전편과는 반대로 브로브딩내그의 거인들이 걸리버로 대표되는 인류의 문화를 난쟁이들의 어리석음으로 보고 비판하기도 한다.[14]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 '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 부분과 거인국 부분만 잘라 놓은 것이다. 이것은 원작자가 신랄한 비유로 작성한 걸리버 여행기를 정부에서 동화로 순화하여 여러 해석의 여지를 없앴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은 국민들의 불만이 강한 나라일수록 극명하며, 한국에서도 심의에 걸려서 걸리버 여행기가 동화라는 탈을 쓰고 그 이상의 해석을 막은 것은 유명하다.
2.3. 제3편[15]
1706년 8월 5일 ~ 1710년 4월 16일.그는 다시 배를 타지만 곧 해적선에게 약탈당한다. 약간의 식량과 함께 보트를 타고 다니던 중 하늘을 나는 라퓨타 섬을 발견하고 위로 끌어올려진다. 하늘을 나는 섬의 바닥은 여러 가지 광물이 순서대로 쌓여있으며 땅은 중심 쪽으로 기울어져 물을 얻는다. 라퓨타가 지배하는 지상 영토의 린다리노 시의 사람들은 반란을 일으켰는데 라퓨타에서는 섬을 내려 햇빛을 차단하는 등 환경을 악화시키는 방법으로 반란을 막으려 했으나 린다리노 시의 사람들의 철저한 대응으로 섬이 더 내려가면 추락[16]하게 된 것을 깨닫고 어쩔수 없이 그 시에 자치권을 내어준다.
라퓨타 섬사람들에게 대해 싫증을 느끼고 걸리버는 그 섬을 떠나 레가또에 내린다. 이후 라퓨타에서 소개를 받은 깨끗한 농촌의 모습을 지닌 무노디의 영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발니바르비의 아카데미 건물을 구경 간 걸리버는 기발하지만 실패만을 거듭하는 여러 연구들을 구경한다.[17][18]
그는 럭낵을 거쳐 유럽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러다가 배가 없어서 잠시 마술사 종족에 의해 통치되는 글럽덥드립을 여행하기로 한다. 여기에서 영국이나 유럽에서 지난 2,3 백 년간의 훌륭한 인물들을 만나지만 그들의 잔인함, 위선 등을 보고 메스꺼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들을 보며 수백 년간 인류가 얼마나 타락했는가를 알게 된다.[19][20] 글럽덥드립을 떠나 럭낵으로 들어선다. 이곳에서도 국왕의 환심을 사서 잘 지내나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럭낵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인 스트럴드브러그들이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걸리버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일이 태산같이 많다고 하나 그 지역 사람들은 스트럴드브러그도 죽지만 않을 뿐 노화는 겪는다며 그를 비웃는다.[21]
그리고 일본을 가게 된다. 그리고 네덜란드 배를 타고 네덜란드에 머물다가 고국에 도착한다.[22]
걸리버가 학자들의 나라에 간 이야기로, 인간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문명과 지적 성취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한심한 것인가를 풍자한다.[23] 그 중에서도 부유도 라퓨타는 그러한 문명을 이용해서 다른 인간들을 지배하는 압제의 상징으로서[24], 라퓨타의 지상 식민지들 중 하나인 린달리노(Lindalino)가 항거해서 자치를 얻어내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25] 이 외에도 아카데미를 만들었지만 괴상한 것들[26] 연구하는 발리바르비,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는 부족의 나라와 일본[27]에 가는 이야기 등이 후반에 짤막하게 실려 있다.[28] 여기서 브루투스에 대한 작가의 전폭적인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참고로 라퓨타(La Puta)는 스페인어 욕으로, '창녀'라는 뜻이며 실제 발음은 뿌따에 가깝다. 이는 애초에 걸리버 여행기가 풍자소설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래서 걸리버 여행기에서 영감을 얻은 천공의 성 라퓨타는 스페인에선 제목을 바꿔서 상영해야 했다.
2.4. 제4편: 후이넘(Houyhnhnms)
1710년 9월 7일 ~ 1715년 12월 4일.그는 다섯 달 동안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다가 다시 선장으로서 배를 타게 된다. 여기에서 선원을 구하다가 해적을 선원으로 들여 그는 어떤 섬에 버려지게 되고 후이넘스 랜드('말'들의 나라)에서 야후라고 불리는 역겨운 유인원을 본다. 그들은 걸리버에게 똥오줌을 뿌리며 덤벼든다. 이 때 야후들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도주한다.
이 때 잿빛 말을 보게 된다. 걸리버가 그의 언어를 알아듣고 따라하자 '말'은 당황스러워하며 그를 데리고 온다. 걸리버가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언어를 가르치고 잠자리를 마련해준다. 그리고 후이넘과 유럽의 상황, 전쟁,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장관이라고 하는 후이넘들이 야후의 나쁜 특성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는 후이넘의 이야기를 듣고 야후의 특성을 인간에게 적용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야후에 대해 더 자세히 관찰을 하게 되는데, 그들은 간사하며 성품이 악하고 배반을 잘 하면서 복수심도 강하며 건강하지만 겁이 많은 정신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29] 이후 말들의 나라에 큰 집회가 개최되었는데 나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야후들을 이 세상에서 근절시켜야 할지에 관한 것이었다. 걸리버는 후이넘에 관한 존경심을 갖게 되며 그들의 관습과 행동을 따라한다. 시간이 지나고 이성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야후라는 이유로 추방을 당하게 된[30] 걸리버는 배를 만들고 떠난다. 그러다가 포르투갈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발견이 되었으며 영국으로 돌아간다. 죽은 줄 알았다 살아온 그를 기뻐한 가족이 포옹하자 걸리버는 역겨워 질색했다. 사람들을 모두 야후로 인식하는 그는 사람들을, 심지어 자기 가족들조차 싫어하게 되고 말을 사서 말과 이야기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그는
걸리버가 말들이 사람처럼 사회를 이루고 있는 나라에 간 이야기로, 가장 이상적인 덕성을 갖춘 말들의 나라를 보여주어 일종의 해답을 제시한다.[32] 그리고 이 곳에 사는, 지능과 문명으로 스스로를 치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의 추악함을 여과없이 보여주는[33] 인간종족 야후와 대비시킨다.[34]
이 부분에서 이들이 하는 말은 꼭 고지 독일어(High-Dutch) 같다며 카를 5세가 비슷한 말(애마한테 독일어를 쓴다)을 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한다.
In speaking, they pronounced through the nose and throat, and their language approaches nearest to the High-Dutch, or German, of any I know in Europe; but is much more graceful and significant. The emperor Charles V. made almost the same observation, when he said “that if he were to speak to his horse, it should be in High-Dutch.”
대외적으로 유명한 것은 소인국이나 거인국이겠지만, 걸리버 여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후이넘이라고 볼 수 있다.
여담으로 책에 따라서는 휘넘이나 후이늠이나 휴이넘이라고도 한다.
3. 근대적 개인과 공동체로서의 걸리버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 걸리버는 다니엘 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주인공과 많이 닮아 있다. 걸리버는 영국 중산층 계급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고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병원도 개업했었으나 잘되지 않자 오랫동안 뜻을 품어왔던 항해를 떠난다. 경험주의적 인식과 과학제일주의 정신을 지니고 있으며, 신분상승을 꿈꾸고, 근대적 진보 이데올로기를 믿는 근대적 개인으로 나타난다. 걸리버는 사물에 대해 과학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를 잘 견지한다. 거인국 브로브딩내그에서 우박의 크기와 무게를 직접 측정하여 유럽의 우박보다 1800배 크다는 것을 알아내거나 왕의 부엌 오븐의 넓이를 세인트 폴 대성당의 둥근 지붕과 비교하기 위해서 영국으로 돌아온 뒤 세인트 폴 대성당에 가서 직접 재본 결과 돔보다 10보 좁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는 조사하고 측정하며 계산하는 경험·과학주의자로서의 걸리버를 잘 보여준다.또한 라기도 학술원의 원형이기도 한 영국 왕립학회에 충성하는 인물로 나타난다.[35]
근대적 개인으로서 걸리버의 또 다른 주요한 특징은 신분상승에 대한 그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은 놀라운 적응력이다. 걸리버는 어느 사회에 가더라고 그곳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 대가로 신분상승을 이루어 낸다.
릴리퍼트에서 걸리버는 처음에는 굶겨 죽이거나 독화살로 죽이자는 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릴리퍼트에서 적국 블레퍼스큐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대가로 얻은 나닥 신분은 그가 이룬 신분상승의 표지이자 그의 새로운 정체성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또한 거인국 브로브딩내그에서도 걸리버의 뛰어난 적응력은 그가 난장이보다 작은 벌레와 같은 존재로서 생존에 성공할 뿐 아니라 여왕과 황실의 총애로 편히 지낼 수 있게 한다.
거인 농부의 집에서 처음 식사를 할 때와 여왕을 만났을 때이다. 자신에 대한 공동체의 요구를 간파하고 이를 이용하는 걸리버의 적응력이 미지의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그의 주요한 능력이자 근대적 개인으로서의 자질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근대의 자율적 인간인 걸리버는 자율성이라는 근대적 이상을 이루는데 실패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조나단 스위프트가 걸리버를 그가 속하기 어려운 공동체에 번번이 떨어뜨리고 놀라운 적응력과 신분상승 의지를 지닌 근대적 개인이 자율성에 이르는 대신, 분열과 광기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근대의 자율적 주체라는 이상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걸리버는 늘 가는 곳마다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공동체에 진정으로 속하지는 못하고 늘 새로운 곳으로 떠나게 된다. 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비춰볼 공동체를 가지지 못한 근대적 주체의 필사적 최후의 노력인 것이기도 하다.[36]
비록 청소년 용이지만 "걸리버를 찾아서, 스위프트를 찾아서(박홍규의 고전산책 시리즈)"라는 그나마 제대로 된 해설서가 나왔으니 이쪽도 참조해볼 것. 스위프트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의 상황과 함께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분석, 스위프트 이후의 영국과 아일랜드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있다. 덤으로 지금도 번역자들이 걸리버 여행기에 저지르는 몇몇 오역까지 친절히 설명.
4. 내용설명
결국 말의 나라까지 다녀온 걸리버는 인간 혐오증에 걸려(미쳐버렸다는 해석도 있다.) 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만나는 것을 피하며 자기집 마구간에 있는 말들하고만 대화를 나누며 여생을 보낸다. 해피엔딩만은 결코 아닌 듯.여러 나라에서 신기하고 판타지적인 요소만 쏙쏙 빼서(주로 릴리퍼트, 브로브딩내그가 해당한다) 마치 동화마냥 포장해서 애들에게 읽히지만, 사실은 당시 유럽의 종교[37], 정치, 철학과 제도를 엄청나게 까대는 풍자소설이다. 예를 들어 소인국에서 "줄타기(박쥐 짓이 아니라 진짜 외줄타기)"로 관직을 따낸 인물은 당시 영국 수상들을 직접적으로 풍자한 것이었으며,[38] 라퓨타의 경우엔 아이작 뉴턴과 왕립 과학회를 풍자한 것이었다. 거미줄로 실크를 뽑는다든지, 돼지를 통한 유기 농법이라든지[39], 똥고기라든가.. 작가는 풍자와 조롱으로서 썼는데 현대에 들어와서는 나름대로 실현이 가능한 기술들도 존재한다.[40][41] 라퓨타 이야기의 뒷부분에선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낼 수 있는 부족의 샤먼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를 천하의 사기꾼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릴리퍼트와 그 적국 블레퍼스큐도 영국과 프랑스가 모델이었다고... 좀 부드러운 묘사라는 것이 불사이지만 불로는 아닌 스트럴드브러그에 대한 것이다. 인간이 가진 죽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를 묘사한 것인데, 이게 그나마 말랑한 내용.[42] 너무 내용이 과격하다고 생각한 편집자가 멋대로 내용을 뺐다가 조나단 스위프트랑 대판 싸웠을 정도.
다만 저자 본인이 인간에 대해 죄다 나쁜 쪽으로만 서술한 건 아니고, 후이넘 편 뒤에 덧붙인 후기에서는 "영국 교회는 가장 훌륭한 선교사를 해외로 보내어 외국인들을 위한 교육에 힘쓴다."라고 서술하는 등 인간과 사회에 대해 약간이나마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5. 한국에서는
한국에선 1970년대 삼성판 걸리버 여행기가 내용을 거의 다 넣었지만 그 시절 국민소득에 비해 전집은 값이 꽤 나갔고, 완전 성인용으로 글씨가 작고 세로쓰기라서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주로 거인국 브로브딩내그 이야기까지만 수록된 아동용 걸리버 여행기가 많이 나왔었다. 물론 이후 이야기를 담은 책이 안 나온 것도 아니라서, 계몽사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의 걸리버 여행기[43], 계림문고의 걸리버 여행기, '보성 우리들문고'(일어판 중역본으로 추정[44] 걸리버 여행기, 1997년에 나온 능인 만화로 보는 세계 고전의 걸리버 여행기에서도 원작 내용을 전부 수록하였다.이렇게 보면, 기억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아라비안 나이트와 다른 세계문학작품이 그렇듯 걸리버 여행기도 짤막한 그림책이나 소책자 동화책 수준에서는 내용을 토막쳐 대부분 소인국과 거인국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수준 책을 떼고 난 뒤에 책을 안 읽은 사람,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라고 생각하고 철들고 나서 찾아보지 않은 사람이 많은 탓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어쨌든 인지도에선 소인국, 거인국만 아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무삭제 완역본이 나온 것은 1992년의 일. 문학수첩에서 평론가인 신현철이 완역했다.
완역본의 등장 이후 그나마 라퓨타나 후이넘이 많이 알려졌다. 사실 원작을 읽지 않고 이름만 아는거라면 라퓨타나 후이넘도 의외로 알려진 편인데, 요즘 세대 중 책 안 보는 사람들에게 라퓨타는 천공의 성 라퓨타 덕분에, 후이넘은 포털 사이트 야후!가 실마리가 됐을 수 있겠다.
여담이지만 라퓨타의 문명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들이 발견한 화성의 위성을 묘사하는데, 150년 가까이 뒤에 발견된 2개의 위성과 화성에서의 거리, 생김새 등 그 특징이 매우 흡사해 화제가 되었다.[45][46] 하늘을 떠다니는 섬에서 UFO가 연상되는데, 그래서 조너선 스위프트가 외계인이라던가 외계인을 만났다던가 둘중 하나라는 얘기가 있다(...) 그리고 제 3부에 등장하는 국가들은 일본 동쪽에 존재한다고 해놓았는데, 첨부된 지도에 그려진 일본의 서쪽에는 Sea of Corea가 명시되어 있다.
3부 등장 국가들의 상세한 지도, 지도 왼편에 일본 열도와 동해 그리고 캄차카 반도를 포함한 러시아 극동 지방과 알래스카가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좀 더 후술.
아동용 동화책에서는 마지막 부분이 아동에게 보여주눈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는지, 거인국에서 나온 걸리버가 집으로 돌아오고,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았던 것으로 순화해서 나왔다.
2024 서울국제도서전 주제도서로 김연수 작가를 통해 완역본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6. 현대 작품으로 인용되는 걸리버 여행기
영화에서 여러 미디어로 엄청 나왔다.6.1. 영화
1902년에 프랑스에서 바로 조르주 멜리에스에 의해 무성단편영화로 나온게 최초 영화화이다. 그러나, 멜리에스 영화들 판권이 넘어가면서 폐기되었을때 사라져서 지금은 필름이 전해지지 않아서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다. 사진과 시나리오만 남아있다.그러다가 1935년에 소련에서 만든 75분짜리 유성 영화가 최초의 유성 영화다.
미국에서는 1960년에서야 콜럼비아 픽처스에서 만든 100분짜리 영화 The 3 Worlds of Gulliver가 만들어졌다. 80년대 말엽에 국내에 더빙 방영되었고 대우비디오에서 내놓은 비디오도 더빙판으로 출시됐다. 레이 해리하우젠이 특수효과로 참여하여 거인국에서 왕과 대신들이 싸움벌이라고 걸리버를 악어와 싸우게 하는 장면에서 스톱모션이 쓰였다. 본고장(?) 영국에서는 1977년 리처드 해리스 주연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영화가 나왔으며 2003년에는 인도에서 Jajantaram Mamantaram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2010년 크리스마스에 잭 블랙 주연으로 1억 달러 이상 제작비를 쓰인 영화로 나왔다. 소인국 파트만 다루고 거인국 파트는 덤으로 살짝 나왔다. BLEFUSCU가 BLEFUCIA로 바뀐다.[47] 그런데 평은 나빴다. 제국주의 미화라든지 원작에 대한 모독[48]이라는 악평이 수두룩했고 미국에서도 쫄딱 망했다(제작비는 1억 2천만 달러에 미국 흥행수익은 4천만 달러 수준). 그나마 해외 수익이 1억 9천만 달러를 넘기며 다 합쳐 2억 4천만 달러 가까스로 본전은 거둬들였지만 평이 워낙 안 좋아서 속편 계획은 힘들 듯 하다.
이 영화의 출연으로 에밀리 블런트가 아이언맨 2 출연 불발되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혀졌다.#
6.2. 애니메이션
1934년 월트 디즈니에 의하여 미키 마우스가 걸리버로 나오는 8분짜리 흑백 유성 애니인 걸리버 미키가 나왔다. 이거 또한 유튜브에 올라와있다. 미키가 아이들에게 걸리버 여행기를 이야기해주며 상상으로 나오는 구성인데 마지막에 블랙 피트가 거대한 거미괴물로 나온다.1939년 컬러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미국 파라마운트 글로벌 배급으로 77분판이 만들어졌다. 당시 제작비로 만만치 않은 70만 달러를 들여 제작 후 개봉한 뒤 200만 달러를 넘기는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한다. 전연령 각색이라 그런지 걸리버가 릴리퍼트 소인국으로 가서 소인국 왕과 친구가 되고 떠날때도 배를 타고 사이좋게 손흔들며 떠난다. 나온지 80년이 지나 유튜브에 1부 2부 3부로 올라와있다. 이 작품은 제12회 아카데미 음악상과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후보로 올랐었다.
장편으로는 1992년에 프랑스와 미국 합작으로 만들어진 26부작 애니메이션인 Saban’s Gulliver’s Travels가 있다.
2021년에 개봉한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극장판 애니매이션인 걸리버 리턴즈가 있다. 후이넘 여행 그 이후 이야기를 표방한 2차창작물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되기 전 각본의 오리지널 원안을 기초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6.3. 그 밖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릴리퍼트 읍이 나오는데, 이 작품에 나오는 소인국을 따온 것이다.MMORPG게임인 라테일에는 이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마을인 릴리펏 도시가 있다.
복면가왕에 소설의 주인공을 토대로한 참가자가 나와 가왕까지 되었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작가가 시간여행을 했다는 가설을 방영했다.
AKMU의 앨범 사춘기 上의 두 번째 타이틀곡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의 뮤직비디오에서 이찬혁이 걸리버가 소인국에 처음 도착해 묶이는 장면을 재현한다.
애니메이션 세계명작에도 나온다.
원피스 641화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눈을 감은채 잠든 니코 로빈를 꽁꽁 묶어놓고 톤타타족이 겨누고 있다.
맥스라이더에서 '걸리버'라는 영상으로 등장하며, 동료들과 함께 배를 타고 항해 하다가 폭풍에 휘말려 빠지게 되고, 해변에 들어서게 되는데 인간이 나타나 주인공을 잡아 인간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집에 있는 고양이를 피해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며 도망치고, 동굴 속에서 빠져 나와 새장에 가게 되고 새가 나타나 새장을 잡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바다로 향하자 자신이 타고 있던 배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과 함께한 동료들이 전원 무사히 생존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7. 한국해의 증거?
걸리버 여행기 3부 일러스트에 라퓨타와 럭넥, 일본 등이 지도에 나와 있는데, 일본 서쪽 해협의 명칭이 'Sea of Corea', 즉 '한국해' 또는 '고려해'로 표기되어 있다.[49] 사진 속 파란 사각형 부분이 그것이고, 빨간 사각형 안에는 '일본'이라 적혀 있다.
이 책이 발매된 것이 1726년이므로, 걸리버 여행기는 뛰어난 풍자문학으로써의 가치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적으로 '일본해'라고 불리는 동해를 과거 서양인들은 '한국해'라 불렀다는 데에 아주 강력한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도 있다.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가 딱히 조선을 편애하거나 관심을 가진 것도 아니거니와, 3부에서는 일본 관련 서술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등 일본에 관심이 많고, 걸리버 여행기 속 지도들에 나오는 실제 장소나 대륙의 지명은 사실적으로 기록한다는 점에서 저자가 원래 이 해협이 'Sea of Japon'으로 불렸다면 'Sea of Corea'로 고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1] 브로브딩내그를 다녀온 이후로는 멀쩡한 길바닥에서 사람들에게 비켜달라고 소리친다거나, 말을 엄청나게 크게 한다거나... 후이넘스 랜드를 다녀온 이후로는 야후(=인간)를 심하게 싫어하며 아내가 살아 돌아온 남편(걸리버)에게 기쁨의 키스를 하자 더러운 야후와 입을 맞추다니!라는 반응을 보였다.[2] 대표적으로 본인이 거인 취급 받는 소인국편.[3] 걸리버는 14살이라는 나이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3년간 머물며 학업에 전념했는데, 집안 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잠시 포기하고 런던의 유명한 의사인 '제임스 베이츠'의 도제로 들어가 4년을 일한 뒤, 아버지와 친척들의 도움으로 레이던 대학교에서 약 2년 7개월 동안 공부를 하게 되었다.[4] 걸리버는 여행을 하며 종종 배에 있는 여러 책들을 읽었고, 항해 도중 어떤 지역에 상륙하게 되면 그 지역의 언어와 풍습 등을 관찰하며 여가 시간을 보냈다.[5] 사실 배가 두 동강이 났을 때, 걸리버를 포함한 6명의 선원들이 바다로 작은 보트를 내린 다음 올라 타 가까스로 위기는 면하게 된다. 하지만 강풍에 보트가 뒤집히게 되고, 걸리버를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은 결국 실종되고 만다.[6] 소인들은 천문 측정 장비로 걸리버의 키를 쟀고, 걸리버의 키가 소인들의 12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조약을 지키면 매일 걸리버에게 1728(=123)인분의 음식을 제공하기로 한다. 다만 생물학적으로 보면 그 정도로 많은 음식이 필요하지는 않는데, 생물의 몸집이 클수록 체온유지가 쉽고 기초 대사량이 낮아지므로, 실제 식사량은 키의 세제곱 비율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7] 원문은 Nardack.[8] 그 이전에 릴리퍼트를 돌팔매 따위로 깡그리 몰살시켜버릴까 하는 살심이 일기도 했으나 자신의 공로를 치하하고 명예로운 호칭을 내려 준 릴리퍼트 왕의 은혜를 생각하고 망명을 결심한다.[9] 소인국의 소, 양 등이다. 걸리버는 소인들도 몇 명 데려가고 싶어했으나 양국의 왕은 절대 허가해주지 않았다. 귀국 항해 도중 쥐가 미니 소를 한 마리 잡아먹었으나 대부분은 무사히 영국에 도착해 번식까지 성공했다.[출처] 조나단 스위프트, 역 신현철, 「걸리버 여행기」, 문학수첩, 2010.[11]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 시대상 잉글랜드 왕국.[12] 걸리버에게야 별장이지만 거인들에게는 인형의 집 정도 크기였다.[13] 조나단 스위프트, 역 신현철, 「걸리버 여행기」, 문학수첩, 1992.를 읽고 요약함.[14] 특히나 브로브딩내그의 왕은 걸리버를 똑똑한 벌레 취급하는데, 걸리버에게서 전쟁과 음모로 얼룩진 영국과 유럽의 역사 이야기를 듣자 "자네 나라의 인간들은 벌레들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벌레들이다"라고 신랄하게 깠다.[15] 라퓨타(Laputa), 발니바르비(Balnibarbi), 럭낵(Luggnagg), 글럽덥드립(Glubbdubdrib), 지팡구(=일본,Zipangu)[16] 라퓨타는 자기장 장치로 공중에 뜨는데, 섬이 내려앉으면 장치가 파손되도록 높은 첨탑을 여러 개 지었다.[17] 이는 당대 영국의 왕립학회를 풍자한 것인데, 사실 왕립학회는 아이작 뉴턴을 비롯한 역대급 과학자 들이 넘쳐났다. 이과알못 작가의 한계라고 해두자 스위프트 입장에서야 왕립학회의 연구들이 공리공담이나 허풍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실제로 당대엔 현대에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 된 가설도 진지한 학설로 많이 제기되었으니... 그러나 패러데이의 전자기 연구에 대한 지금의 평가와 당시 일반인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 과학적 연구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작가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18] 흥미로운 대목으로 걸리버 여행기는 본의 아니게 화성의 달이 두 개라는 가설을 남긴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화성의 두 위성은 1877년에야 발견되었다.) 이 공로를 인정 받아 데이모스에 있는 충돌구에 스위프트의 이름이 붙었다. 물론 스위프트 역시 본인 능력으로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천문학자인 지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도 한다. (요하네스 케플러가 화성 삼중천체 설을 제기한 이후로 화성에 두개의 천체가 더 있다는 것 자체는 이미 논의되고 있었고, 스위프트가 최초로 위성의 크기와 공전/자전 시간을 가상으로 기록한 셈.)[19] 한 예로 걸리버는 글럽덥드립에서 고대 로마의 원로원 의원들과 현대 영국 의회의 의원들을 각각 다른 방에 불러내어 비교를 했는데, 로마 원로원 의원들은 마치 반신반인과 영웅들의 모임과 같았던 데 반해 영국 의회의 의원들은 소매치기, 노상강도, 사기꾼 같은 범죄자들의 모임 같았다고 작중에서 묘사된다(...)[20]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이들은 왕정~공화정 중기의 원로원 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포에니 전쟁까지만 해도 원로원 의원이 전쟁에 나섰다가 전사할 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했지만 전후부터 로마의 귀족들은 새로이 얻은 영토에서 대농장을 경영하며 그 아래 계층을 몰락시키고 그로 인해서 로마에 여러 악영향을 끼쳤음에도 이들 귀족 출신인 원로원 의원들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으며 오히려 원로원 최종권고라는 불법적인 스킬로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이들을 무차별 학살하곤 했다. 결국 이러한 원로원의 만행은 공화정 후기 정치를 혼탁하게 만들고 공화정이 무너지고 제정을 성립하는데 기여한다. 따지고 보면 공화정 후기 원로원 의원들이나 작가가 말하는 영국 의회 의원들이나 상동인 꼴.[21] 스트럴드브러그는 그 노화로 인해 종국엔 시각과 청각을 모두 상실하며, 80세가 넘으면 법적으로 죽은 사람 취급을 받게 되어 유산은 자손에게 상속시켜야 하고, 조금씩 나오는 연금만으로 비참하게 살아간다. 시대가 변하며 언어도 바뀌는데 이에 적응을 할 수 없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기까지 하니, 그저 죽지 못해 매우 비참하게 사는 불사신인 셈.[22] 조나단 스위프트, 역 신현철, 「걸리버 여행기」, 문학수첩, 1992.를 읽고 요약함.[23] 조너선 본인도 당시의 뉴턴역학을 반대했다. 그리고 불규칙하게 변한다고 여겨지던 구름을 들어, 과학의 한계가 드러난다며 비웃었다. 그러나 현대 과학계는 그 구름의 운동까지 카오스 이론으로 연구 중이다.[24] 그 위대한 기술력으로 한다는 게 식민지 위로 날아가 돌을 떨어뜨려 위협해서 조공을 얻어내는 수준이다.[25] 어떻게 항거했냐면, 햇빛을 가려서 굶어 죽게하려는 것과 돌덩이를 던지는것은 방공호에 꼭꼭 숨어서 해결했고, 최후의 수단인 라퓨타가 깔아 뭉게는것은 라퓨타가 자석의 힘으로 떠있기 때문에 철탑으로 해결했다.[26] 햇빛을 저장하겠다고 오이에다 햇빛을 쪼이지 않나, 사람의 대변을 다시 음식으로 되돌리는 연구를 하지않나, 빵 위에다 내용을 적고 먹으면 그 내용을 기억하는 잉크도 있는데 심지어 이게 안되는 이유는 학생이 사흘간 물과 빵만 먹고 다른 것을 먹지 말라는 지시를 안따라서라고. 이걸 해 낸 피험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하는데. 걸리버는 이것과, 모든 것을 제스처만으로 처리하게 하여 종국엔 언어를 없애는 실험만은 그것이 가능하냐는 별개로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사족으로 그 중에서 가장 엽기적인 것은 각 정당의 분쟁을 없애기 위해 정당 대표 두 사람의 뇌를 둘로 쪼개어 한 조각씩 맞바꾸는 연구(...)[27] 왜 일본이냐면, 동양권 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네덜란드의 관계가 그 당시 굉장히 괜찮은 축에 속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 대한 단편적 지식들은 네덜란드를 통해서 조금씩 유럽에 전해지고 있었고, 거꾸로 일본 또한 네덜란드를 통해 난학과 유럽의 사정을 전달받고는 했다.[28] 이때 걸리버가 에부미를 강요받자 말로 퉁치면서 넘기는 게 압권, 참고로 여기서 천황이 럭낵의 친서를 가져왔으니까 걸리버를 그냥 보내주었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당연한 소리겠지만 당시 일본은 에도 막부 시대였기 때문에 천황에게 실권은 없었다.[29] 본편의 내용에 의하면 사실 야후들은 후이넘스 랜드의 토착 생물이 아니라 먼 바다에서 배를 타고 표류해 온 선원의 후손으로 묘사된다. 즉, 후이넘편 본문의 설정으로 야후는 타락한 인간의 후손인 셈.[30] 본래 걸리버는 후이넘들의 지성과 이성에 탄복하여 그들의 모든 걸 따랐으며 꼬리만 있다면 자신도 당당한 후이넘이라고 후이넘이 아닌 걸 크게 아쉬워했다. 하지만 며칠 전 주인이 난처한 얼굴로 의회에서 회의를 한 결과 걸리버를 야후를 통솔할 능력이 있는 자로 판단해 그를 추방시키기로 하자 슬피 울며 자신은 후이넘이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주인 역시 그의 총명성과 이성에 크게 감탄하여 그와 헤어지는 걸 크게 슬퍼했다.[31] 조나단 스위프트, 역 신현철, 「걸리버 여행기」, 문학수첩, 1992.를 읽고 요약함.[32] 예시로 걸리버가 후이넘의 말을 배워 주인과 대화를 나눌때 자신이 지능을 가진 야후들의 나라에서 왔다고 설명하자 주인은 혼란스러워 하며 걸리버가 착각을 하고 있거나 "있지 않은것 (thing which is not)"을 말하는게 아니냐 물었다. 이들에게는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없었기에 그렇게 표현을 한것.[33] 그러나 후이넘들은 걸리버에게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지능을 갖춘 야후가 하는 짓이 더 끔찍하다고 말하기도 했다.[34] 참고로 야후들은 본성적으로 서로 반목하는지라 사소한 일에도 서로 싸운다. 게다가 가끔 이상한 병에 걸리는데 후이넘은 이 병을 '야후'라고 부르며, 배설물을 섞어 병든 야후에게 먹여 낫게 한다. 나무뿌리 등이 발효된 것을 먹고 취해서 잠들기도 하고, 어리거나 무방비인 후이넘들을 습격해서 죽이기도 하는 등, 전편에서는 인간의 사회적이거나 과학적인 성격의 부정적인 면을 비판했다면 이 편에서는 인간 본연의 사라지지 않는 야만성과 이기심, 그로 인한 범죄, 일탈행위에 대해 비판한다.[35] 이 대목에서 스위프트가 일방적으로 당대의 학문들, 특히 근대적 사상들을 비난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36] 이혜수,『근대적 (반)주체로서의 걸리버: 「걸리버 여행기」의 식민주의적 맥락을 중심으로』에서 인용, 영미문학연구회: <영미문학연구> 18권 0호, 2010.[37] 유럽에서 극심한 정치적 분열과 대립을 불러일으켰던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교리 다툼에 대해 "딸기 주스가 피인지 아닌지를 놓고 전쟁을 벌인다."라고 풍자했다. 이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교리 다툼 중에서 예배 중에 마시는 포도주가 정말로 예수의 피인지 아니면 그저 상징인지를 놓고 서로 싸웠던 역사를 대놓고 비꼬는 것이다.[38] 대체로 조지 1세 시절이 풍자 대상이라고 하며 로버트 월폴을 풍자한 걸로 보인다. 작중에서는 재무 장관 '플립냅'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줄타기를 가장 잘 한다고 묘사된다(2등은 걸리버의 친구이자 제1비서관 레드레살). 또한 림보나 허들넘기를 합친 경기도 나오는데, 여기서 순위에 따라 색깔 띠를 두르게 된다고 하며 이는 영국의 훈장을 풍자했다고 한다.[39] 밭에 도토리를 묻어놓고 돼지를 풀면, 돼지가 도토리를 찾느라 밭을 다 갈아엎어 땅을 가는 수고를 안 해도 될 뿐 아니라 돼지똥이 그대로 비료가 된다는 연구.천잰데?[40] 이건 걸리버 여행기 뿐만이 아니라 당시 상상으로 생각하고 소설 속에 썼던 각종 과학기술들은 현대에 실제로 구현된 것들이 대단히 많다. 지금까지 등장한 여러 과학기술 중에서 소설에서 등장을 예견 못한건 컴퓨터와 인터넷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특히 인터넷은 라이프니츠 시절에도 제시된 개념이지만, 컴퓨터는 개념이 제시된 지가 아무리 길게 잡아도 200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제로 거미줄에서 섬유를 뽑아내기도 하며, 돼지를 이용한 유기농법은 물론 소를 이용한 개간법도 있고, 똥고기 역시 실존한다.[41] 컴퓨터라 하긴 뭣하지만 레버를 돌리면 문자열을 내뱉는 대신 생각해주는 기계가 나오는데 중국어 방과도 연관 깊은 이야기이다.[42] 불로가 아니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 및 지능적인 능력이 쇠퇴하며, 90대가 되면 이가 다 빠지고 기억력도 희미해진다. 80이 되면 국가에서는 죽은 것처럼 처리한다(유산 상속 및 법적인 자격 등. 즉 법적으로는 죽은 사람이 되는 것. 단 일종의 연금은 최소한으로 지급된다.). 그 이후의 생계는 일종의 연금과 구걸로서 살아가며(물론 구걸은 불법이다), 럭낵의 평균수명인 60대 쯔음 부터는 죽지 않음에 대한 공포에 성격도 점점 뒤틀려간다고. 때문에 사회에서도 불길하게 여기며, 가장 무서운 것은 200년쯤 지나면 럭낵의 사회도 변해가기 때문에 유행은 물론 말까지 변하게 되는데 신체나 지능도 늙어 변해가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어 200살이 넘어가는 스트럴드블럭들은 법적으로 죽은 사람 취급일 뿐 아니라 아예 외국인 같이 되어버린다고 묘사되어있다.[43] 라퓨타 편은 생략되었고 후이넘('후이늠'으로 번역) 이야기만 실려 있다.[44] '야푸우' '푸이눔' 등 각종 고유명사 번역 상태를 보면 일어 중역이 확실하다.[45] "그들은 화성 주위를 도는 2개의 위성을 발견했는데, 그 중에서 화성 쪽에 좀 더 가까운 것은 화성의 중심에서부터 화성 직경의 세 배 정도 되는 거리를 유지하고 바깥쪽에 있는 위성은 다섯 배 되는 거리를 유지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앞의 위성은 10시간마다 한 번씩 화성을 회전하고, 뒤의 위성은 21시간 반마다 회전한다는 사실 역시 알았다. 그러므로 그 위성들의 주기의 제곱은 화성의 중심에서부터의 거리의 세 제곱에 거의 가깝다. 그러한 사실은 화성이 다른 천체들과 마찬가지로 중력의 힘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말해준다."[46] 실제 포보스는 공전하는 데에 7.66시간, 데이모스는 30.31시간이다. 거리는 위 기준으로 포보스가 대략 2.76배, 데이모스가 약 6.92배이다. 꽤 재미있을 정도로 소설과 실제 공전주기 및 거리가 비슷한 편.[47] 내용도 각색됐는데, 거인국에서 걸리버는 여자애의 아기인형(...)으로 전락해서 드레스에 기저귀까지 차는 굴욕을 겪는다...[48] 내용이 현대화되어 걸리버는 표절을 일삼는 여행 작가가 되었고, 가족용 코미디 영화가 되면서 원작에 없던 내용들이 마구잡이로 추가되었다. 그나마 타이타닉 패러디가 봐줄 만한 수준.[49] 굳이 시대배경을 살린다면 '조선해'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