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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5 04:10:03

세종 강간 상황극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사건 내용3. 재판
3.1. 1심 대전지방법원3.2. 2심 대전고등법원
3.2.1. 상황극이 허위임을 인식했을 가능성3.2.2. 범행 도중 오 씨의 행동 및 반응3.2.3. 피해자의 저항 및 반응3.2.4. 범행 이후 오 씨의 행동
3.3. 3심 대법원
4. 기타5.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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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9년 8월 5일 오후 11시경, 세종시에서 30대 남성 오모 씨가 일면식도 없는 30대 여성의 집에 침입하여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

범행 이후 오 씨는 랜덤 채팅에서 여성과 강간 상황극을 하자는 메시지를 나누고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 주장했으나, 알고 보니 해당 메시지는 실제 여성이 아닌 20대 남성 이모 씨가 보낸 메시지였다. 20대 남성 이 씨는 랜덤 채팅 어플에서 자신이 여성인 것처럼 가장하여 "강간 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린 뒤 자신의 집 근처에 사는 여성의 집 주소를 알려주어 남성 오모 씨를 유인하였고, 이를 믿은 오모 씨는 채팅과 전혀 관련이 없는 피해자를 찾아가 강간한 것이었다.

2. 사건 내용

2019년 8월 5일, 세종시의 한 원룸에 30대 남성 오모씨가 침입하여 그곳에 있던 여성을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 씨와 피해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오 씨가 신고하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도주하는 바람에 피해자는 때마침 집으로 찾아온 지인의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근처 자신의 거주지에서 있던 강간범 오 씨를 체포했다. 하지만 이후 조사에서 오 씨는 자신이 '피해 여성과의 합의하에 강간 상황극을 한 것'이라는 믿기 힘든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2019년 8월 5일 오후 10시경, 20대 남성 이모씨는 랜덤 채팅 어플 '앙팅'에서 35세 여성을 가장하여 강간 상황극을 하고 싶다는 내용을 올렸다. 오 씨가 이를 보고 관심을 가지며 연락해오자, 이 씨는 구체적으로 강간 상황극을 할 방법을 제의했다. 이 씨는 오 씨에게 '강간 플레이를 하자. 문을 두드리고 옆집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 문을 열어주겠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의 집 맞은 편 빌라에 사는 30대 여성의 집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한 시간 뒤 오후 11시경, 오 씨는 차를 타고 이 씨가 알려준 주소지의 빌라에 도착해 현관문을 두드렸으나 아무 인기척이 없자 잠시 망설이다가 발길을 돌렸다. 이 광경을 인근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 씨는 오 씨에게 '남자가 왜 그렇게 배짱이 없냐. 화장실에 있었다. 검은모자를 쓴 남자냐'며 '다시 올라가서 시작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집 안에 있는 여성이 오 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 '올라서 시작하세요’가 아닌 '올라서 시작하세요'가 되어야 옳을 터였다. 그럼에도 오 씨는 다시 건물 윗 층으로 올라가서 현관문을 두드렸고, 피해자는 지인이 찾아온 줄 알고 무심결에 문을 열었다.

그러자 오 씨는 열린 문 틈으로 손을 뻗어 피해자의 목을 잡아 방으로 밀고 들어가 침대에 눕힌 뒤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키가 190cm에 달하는 거구인 오 씨가 들이닥치자 혼자 있던 피해자는 공포심에 제대로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피해자는 계속하여 손으로 오 씨의 가슴을 밀어냈으나 오 씨는 피해자의 몸을 힘으로 누른 채 강간했으며, 끌려가지 않으려고 주저앉듯이 버티는 피해자를 거실로 끌고 나가 피해자의 입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해 구강성교를 하였다.

한편, 이씨는 해당 범행이 이뤄지던 시각 자신의 주소로 속여 알려준 범행 장소인 원룸을 찾아가 현관 앞에서 열린 문틈으로 성관계 장면을 지켜보다가 사라졌다. 이 틈을 타 피해자가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하려 하자, 오 씨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은 뒤 집 밖으로 도주했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강물에 던져버렸다. 그는 자신이 사용한 랜덤 채팅 어플을 탈퇴하고 기록을 모두 삭제한 뒤 집으로 숨었으며, 약 2시간 후 집에 방문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3. 재판

3.1. 1심 대전지방법원


1심 판결문

2020년 5월 12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15년을, 오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

검찰은 “피해 여성은 지인이 찾아올 예정이었던 우연에 따라 문을 열어줬는데, 낯선 남성이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목을 밀치고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 강간했다.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불안, 성적 수치심, 자괴감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범행에 대한 반성 없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강간 상황극을 유도한 이 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인근에 혼자 사는 여성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익명의 탈 뒤에 숨어 이 사건 범행을 계획, 실행했는데 이러한 범행수법은 악랄하고 비인간적"이라며 "이 사건 범행에 이르기까지 약 1주일간 성별과 아이디를 변경해가며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타겟으로 하는 게시물을 채팅앱에 올려 집요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적극 실행했음에도 이를 모두 '장난'으로 치부하는 등 죄의식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오 씨한테 강간하라고 교사한 게 아니라, 상황극을 하자고 한 것"이라며 "피해자가 우연히 문을 열어줘서 강간하게 됐는데, 실제로 범행에 이르리라는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변론했다.

오 씨 측 변호인은 "이 씨에게 너무나 완벽히 속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강간 상황극합의한 의사만 있었을 뿐 강간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2020년 6월 5일, 1심에서 재판부는 이 씨에게 주거침입 강간 교사가 아닌 주거침입 강간죄의 간접정범으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3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기관 취업금지 10년을 선고했다.[1]

하지만 실제 강간범 오 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 씨가 이 씨와 강간상황극을 하자는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강간상황극이 아닌 강간일 수 있음을 알고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를 강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오 씨는 이 씨에게 속아서 합의에 의한 강간상황극을 하는 것으로 알고 강간범의 역할을 하며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일뿐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오 씨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실제로는 강간상황극이 아닌 피해자에 대한 강간일 수 있음을 알았다거나 그럼에도 이를 용인하여 피해자를 강간하겠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오 씨는 이 씨로부터 피해자의 상황(혼자 사는지 여부, 집에 있는지 여부)과 피해자 집의 호수, 입주민만이 알 수 있는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제공받았는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실제로 이를 강간 상황극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높다.
  • 사건에 사용된 채팅앱은 실제로도 성매매는 물론 처음 만나 합의로 성관계를 가지려는 상대방을 찾는 목적으로도 이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 합의로 성관계를 가지는 과정에서 상대방 인적사항까지 정확히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 씨가 의도적으로 강간을 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강간 상황극의 당사자가 맞냐고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판단하기 힘들다.
  • 이 씨가 강간 상황극을 제안하며 피해자의 집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오 씨가 스스로 피해자 집을 찾아가 강간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보인다.
  • 강압적으로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반항이 실제로 강간을 당하는 여성이라고 보일 만큼 심하지 않아 오 씨가 피해자가 연기한다고 오해했을 여지가 있다.
  •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당시 오 씨는 112에 신고하려는 피해자의 전화를 빼앗았지만, 이 역시 "경제적 이유로 이용·처분하려는 의사 없이 단지 신고를 막으려는 차원이었다"라며 절도죄 역시 묻지 않았다.[2]

'강간상황극' 미끼로 성폭행 유도 징역13년…강간범役 남성 무죄(종합)

오 씨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사안의 성격이나 피해의 중대성에 비춰 볼 때 법원 판단의 타당성에 의문이 있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이 씨 역시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오 씨가 강간 상황극을 계획한 이 씨와 나눈 채팅 대화, 성관계 시 피해 여성의 저항 등으로 볼 때 실제 범행이란 것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고, 오 씨는 피해자가 강간상황극을 원하는 것으로 생각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채팅앱을 통해 대화를 나눈 상대와 피해 여성을 동일인이라고 인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오 씨의 진술만으로도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기 전부터 오 씨는 그 상황이 협의된 강간상황극인지 의심했음이 인정된다"고 강조했으며, "오 씨가 피해 여성의 휴대폰을 빼앗아 강물에 던진 것 또한 자신의 행위가 강간에 해당함을 인식하여 범행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일련의 행위로 판단된다"고 하였다.

검찰은 "법원 판단은 피해 여성이 강하게 반항하지 않았다면 강간이 아니라는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성폭행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3.2. 2심 대전고등법원


2심 판결문

2020년 12월 4일,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오 씨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오 씨를 유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던 20대 남성 이씨는 징역 9년으로 감형됐다. 1심에서 주거침입강간죄의 간접정범이 적용됐으나 2심에선 미수죄만 인정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씨는 원심에서 오 씨가 실제 강간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였고 피해자 뿐 아니라 함께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별건 범죄[3]의 피해자들과도 모두 합의가 이루어져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감형되었다.[4]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오 씨가 강간 상황극이 아니라 실제 강간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씨가 '실제로는 피해자에 대한 강간일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의심스러운 상황들을 외면 또는 용인한 채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판시했다.

'강간 상황극' 무죄 뒤집혀… 30대 男 2심서 징역 5년

재판부는 그 근거를 판결문에서 10쪽이 넘는 페이지에 담았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3.2.1. 상황극이 허위임을 인식했을 가능성

3.2.2. 범행 도중 오 씨의 행동 및 반응

3.2.3. 피해자의 저항 및 반응

3.2.4. 범행 이후 오 씨의 행동

3.3. 3심 대법원


3심 판결문

2021년 2월 25일,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변론 없이 피고인들과 검찰이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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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접정범이란, 다른 사람을 도구로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뜻이다. 즉 이 씨가 오 씨를 소위 '강간도구'로 활용해 피해 여성을 강간했다는 것이다.[2] 즉 재판부는 전화기를 가지고 나온 것 또한 오 씨가 상황극의 일환으로 여겨 그런 것이라고 본 것이다.[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등[4] 판결문에서 법원은 "당심이 피고인을 주거침입강간의 미수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의 불법성이 감소한다고 볼 여지는 없고,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것도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