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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22:20:42

단검술

나이프 파이팅에서 넘어옴
1. 개요2. 역사
2.1. 19세기 이전2.2. 19세기~20세기
2.2.1. 페어번-사익스 시스템
2.3. 21세기
3. 체계
3.1. 그립법3.2. 기술의 원리
3.2.1. 기본개념3.2.2. 공격법3.2.3. 반격법3.2.4. 심화
3.3. 수련 및 사회적 인식
4. 단검을 다루는 무술의 한계와 의의
4.1. 일반인의 호신 목적으로서4.2. 군대에서4.3. 경찰에서4.4. 경호원4.5. 전통 무술의 보조무기
5. 미디어에서의 묘사
5.1. 비교적 사실주의5.2. 오락적 연출
6.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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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Knife Fight

단검단도를 이용해 싸우는 전법. 나이프 파이팅이라고도 한다.

2. 역사

2.1. 19세기 이전

문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단검술은 중세 유럽에서 발견되는데, 이때의 단검술은 주로 엎치락뒷치락거리면서 단검을 역수로 잡고 목이나 복부등의 급소를 찍는 식이었다. 서서 꽉 잡고 들러붙어서 날을 위로가게 잡고 옆구리나 등을 찌르거나, 등 뒤에서 공격당할 때, 상대의 팔을 제압하거나 무기를 비틀어 빼내는 등 기습/암습을 전제로 한 기술들이 있었다.

이 때문에 중세 유럽의 런들 대거, 인도-페르시아페스카즈, 일본의 요로이도오시(鎧通し)[1] 같이 폭이 좁고 두꺼운 찌르기용 단검들을 썼고, 서로 뒤엉켜 단검으로 찌르려는 삽화들도 많다. 이런 특징 때문에 현대의 파이팅 나이프도 찌르기 좋은 양날 형태의 칼끝을 유지한다. 거버 사의 마크2, 페어번-사익스 대거, 외날이지만 클립포인트 형태로 찌르기에 유리한 Ka-Bar 같은 나이프들이 좋은 예이다.

하지만 이 시절의 "나이프" 또는 "대거"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거의 작은 정글도만한 물건으로, 길이가 50cm에 달하고 성인 남성 팔뚝만큼 두꺼운 물건들도 많았다. 유럽의 대거나 일본의 와키자시는 지금 기준으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길며, 공권력이 미치는 도시, 성, 궁궐 내부에서 유일하게 휴대할 수 있는 무기 또는 평민도 제약 없이 휴대할 수 있는 호신무기의 성격도 겸했다. 따라서 동작들도 묵직하며 여타 레슬링 및 검술의 연장선상에서 다루는 경향이 강했다. 대부분의 단검술은 숏 소드 기법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중세처럼 레슬링과 혼합한 단검술이 많았다. 유명 검객들도 중요하게 가르쳤는데, 당시에는 치안이 불안정하고 길이가 짧은 나이프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술했듯 중세와 마찬가지로 롱소드, 사이드소드 등 무기 티 나는 도검이 없어도 단검 한 자루는 휴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최후의 호신무기 역할을 했다.

한편, 레이피어와 함께 쓰는 보조무기 단검술도 있으나, 사이드 소드, 레이피어 등 한손검술의 일부로서 상대방의 긴 검을 쳐내거나 방어하거나 보조하는 용도였다. 근거리 간합에서는 뒷손 스트레이트처럼 공격에 쓰이기도 하나, 기본적으로는 팔뚝 하나가 늘어난 것마냥 상대의 칼이나 팔뚝을 비껴내는 것이었다. 사이드소드, 레이피어가 민간 검술이던 시대에는 가장 흔했다.

이 시대의 단검은 여러모로 현대의 권총 운용과 닮았다. 주 무기보다는 휴대성이 좋고, 군대의 주력 무기라기엔 애매하지만 엘리트 전사들은 한 자루씩 휴대하며 사용법을 진지하게 익혔고, 민간인들의 결투나 무술 수련에서도 빼놓을 수 없었다. 평균 체급 도검이나 장병기의 빈틈을 메우는 무난한 보조 무기 위치이다.

치안도 험악하고 자연도 거칠었기 때문에 동서양 가리지 않고 도끼 비슷한 작업용 한손검이 폭넓게 쓰였다. 나이프(에 해당하는 어휘)는 이런 작업용 칼들을 가리키기도 했고, 이를 활용하는 검술이 정리되기도 했다. 독일의 메서 검술이 대표적이다. 메서(die Messer)라는 단어는 현대에는 말 그대로 작은 단검, 식칼, 식사용 나이프 등을 지칭하지만, 저 시대에는 사람 팔 길이만한 묵직한 칼을 지칭했다. 당대의 모든 무기를 정리하려 했던 르네상스-근세 검술서에 실려있기도 하고, 함상백병전이 흔했던 해군에서(커틀러스) 연구하기도 했다.

머스킷총에 총검을 달아 근접전에 대비하는 발상이 나왔지만, 총기의 연사력이 빨라지기 전까지 전열보병 시대의 총검은 현대 기준으로는 너무 길고 컸다. 두꺼운 옷을 입은 적을 찌르고 기병 돌격을 저지하는 창 역할까지 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나이프는커녕 중세 단검보다도 길어졌는데, 사실상 폭이 엄청 좁은 피자 뜨개나 모종삽 같은 모양이었다. 창에서 창날을 뽑아서 휘두르는 무술이 메이저해진 적 없듯이, 당시의 근대 총검술은 절대다수가 착검한 상태의 총검술이었다. 이 시대 감성이 그나마 남은 게 모신나강 총검이다.

2.2. 19세기~20세기

근대에 가까워질수록 대거 수준의 커다란 '단검'은 경량화되고 짧아지기 시작해, 오늘날의 식칼만한 작은 칼이 되었다. 특히 총기가 후미장전식이 되자, 군대의 총검 역시 오늘날 우리가 보는 나이프 모양이 되었다. 보병이 총검술을 쓸 일이 줄어들다보니 걸리적거리지 않게끔 작아졌으며, 총에 꽂지 않고 서바이벌 공구로 다루거나 유사시에 총검만 들고 휘두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19~20세기에는 군대를 중심으로 착검하지 않은 총검이나 대검을 손에 들고 싸우는 방법을 연구했는데, 펜싱기술을 토대로, 대검을 앞으로 내밀어 상대를 견제하면서 찌르거나 베는 형태였다. 우리가 잘 아는, 거리를 두고 나이프를 쓰는 방법이 이때부터 등장한다. 하지만 펜싱에서 쓰는 스몰소드와 달리 날길이가 짧은 나이프로는 칼날로 방어가 불가능해서 앞에 내민 손이 쉽게 다쳤고, 손을 앞으로 내밀면 공격방법이 제한된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런던 이스트엔드의 건달들이 쓰던 나이프 암살술도 도입되었는데, 이름은 거창하지만 뒤에서 몰래 다가가 심장이나 동맥, 목 등을 찌르고 지갑을 훔쳐 달아나는, 단순한 기술들이다. 하지만 요령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효율성도 높아 군대에서도 교육했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이 시대에는 선진국들이 도시화되면서, 손도끼 수준으로 길고 컸던 행어, 메서 등의 작업용 도검들이 줄어들고, 작업용 도검도 현대인들이 흔히 단검이라 부르는 날 길이 15cm 이하의 더욱 짧은 단검이 되었다.

따라서 길쭉한 작업용 도검을 쓰던 과거의 나이프 파이팅도 그 성격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도시화가 덜 된 지역에서는 쿠크리 등 묵직한 작업용 단검 내지는 도검이 병용되어서, 해당 도검을 쓰는 전투술은 원시적인 형태를 보존했다. 훗날 재발견된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무술(의 원형), 실랏, 아프리카 또는 라틴아메리카의 정글도 전투술 등은 작업용 막칼을 사용하는 나이프 파이팅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날 길이 15cm 이상의 도검을 활용하는 검술로서의 특성도 함께 띠고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즈음이면 이미 전쟁터에서 총검, 단검으로 적을 살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졌고, 군용 대검은 멀티툴에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기관 및 특수부대의 활동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특수부대 요원 등을 위해 강도질용 나이프술, 당대의 세계 각지 무술 등을 종합해 단검술을 교육했다. 대표적인 시도가 페어번-사익스 나이프 및 페어번의 근접전 체계이다. 나이프 파이팅에서 전투용 단검의 기준점으로, 그리고 현대 군용 대검의 표준으로 날 길이는 15cm는 되어야 한다 정한 것도 이 당시 연구 결과물이다. 방한용 야상 내지는 외투를 입은 평균체형 군인을 찔렀을 때 심장까지 확실히 들어갈 수 있는 날 길이로 정한 게 6인치, 즉 15cm이다.

화기와 치안의 발달로 단검술의 관심도가 서서히 떨어져가다가 1980년 이후 필리핀 무술이나 실랏같은 단봉이나 단검을 주로 사용하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무술들이 퍼지며[2] 나이프 기술의 개념이 크게 바뀌고 수준도 높아지게 된다. 체계적인 나이프 파이팅이 생겨나 시스테마, 크라브 마가를 비롯한 각국 특수부대의 CQB 기술이 등장했다. 특히 영국의 특수부대 SAS의 나이프 파이팅은 나이프로 정면에서 싸우는 기술은 위에 언급한 대거 파이팅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SAS 훈련과정에 단검술들이 들어가 있으며 기습용 기술은 뒷골목의 대가들을 초빙해서 감수받았다고 한다.

민간에 공개된 코만도 나이프술 교범[3] 등의 삽화를 보면 동작들을 상세하게 알려주기보다는, 주로 인체의 급소 및 주요 혈관, 장기 등이 어딘지를 알려주는 약식 해부학 교범과 비슷하다. 어느 동맥이나 장기를 다치면 언제 무력화되거나 사망할 수 있는지만, 그냥 어떻게든 다가가서 뾰족한 코만도 대거로 해당 부위를 찌르면 된다고만 나와 있다. 가령 심장은 명치부터 몇 인치 아래, 쇄골하 동맥은 쇄골 위 피부에서 몇 인치 아래에 있으니 6인치 단검으로 어느 부위를 찌르면 대체로 몇 초만에 의식이 정지하고 몇 초만에 사망하는지 그림과 표로 정리해놓은 식이다. 특수전 교범이 갓 정리되고 있던 시기였기에 당시에는 분명히 귀중한 정보였을 것이다. 나이프 파이팅이 극도로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인체는 과다출혈이 일어나면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져 의식을 잃기 때문이다. 급소를 제대로 찔리면 둔탁한 것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기절해서 무력화되는 것이다. 지혈 및 후속처치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그대로 식물인간이 되거나 죽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이다.

도시화가 더딘 지역에서는 과거 메서 검술처럼 작업용 소도를 다루는 기술 역시 그대로 전승되었고, 분쟁지역에서 쓰이기도 한다. 아프리카나 월남전에서 미군이 채택한 마체테를 이용한 전투술,그 유명한 구르카 용병의 대형 나이프인 쿠크리를 이용한 검술 등이다. 근세 시대까지는 작업용 칼들을 전반적으로 나이프로 통칭했기에, 이러한 무술들 역시 나이프 파이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현대 나이프 파이팅과는 주안점이 다르지만 현대 군, 경에서 흡수해서 쓰기도 한다. 아예 야삽이나 정글도로도 백병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측면도 있고, 각개전투 중 백병전에는 묵직한 기풍으로 찍어누르는 종류의 전술이 간합 두고 검술로 맞붙는 것보다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찰 조직은 해당 전투술 교리대로 경찰봉을 쓰기도 한다.

2.2.1. 페어번-사익스 시스템

2차 대전 무렵, 특수전을 도맡는 미국의 OSS, 영국의 코만도는 근접전 훈련 체계 정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몇몇 전문가들을 교관으로 초청해 연구 및 교육을 요청한다. 이 때 초청된 사람이 영국의 상해 조계지에서 경찰이었던 윌리엄 페어번, 에드워드 사익스, 렉스 애플게이트 등이다. 이 사람들이 설계한 단검이 바로 페어번-사익스 나이프이다.


2차대전기 OSS 등을 위한 근접전 체계를 고안한 페어번의 근접전 교범 영상 일부. 앞의 영상에 따르면 등짝에 댄 나이프는 훌륭한 대화 수단이라고 한다.(...) "One sixteenth of an inch reduces any man to your own height, weight, age and strength.(16분의 1인치짜리 칼끝은 그 어떤 사람이더라도 당신의 키, 체중, 나이, 힘에 맞게 끌어내린다.)" 뾰족한 칼날을 급소에 들이대고 부탁한다면 그 어떤 체급 차이가 있는 상대라도 순순히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는 무시무시한 격언이다. 특이하게도 음성이 앞 영상은 그리스어, 뒤 영상은 독일어이다. 이유를 말하자면 당시 OSS는 침투 요원들을 양성 할 때 유럽 문화 이해도, 모국어라서 유럽 국가 언어에 능숙함 등을 이유로 수 많은 유럽 출신 이민자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전역한 코만도 대원의 몇몇 코만도 나이프 사용법 및 관련 일화에 대한 설명. 대중매체에서 나이프로 상대의 목을 긋는 건 다소 과장된 것이라 하며, 상대 목을 찌르고 앞으로 펀치해내는 게 더 간결하다고 한다.[4] 또한, 코만도면 싸움 실력이라도 보여달라며 칼 들고 덤빈 동기[5]의 팔을 왼팔로 살짝 막고 바로 오른 주먹과 함께 내려찍어서 깁스 찬 신세로 만들어버렸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해 주신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Fairburnsykes_colour4.jpg
여기서 나오는 페어번-사익스 나이프 역시 영국군 코만도, SAS는 물론, 페어번이 만든 근접 전투 시스템의 상징과 같은 물건이다. 군용 총검은 공구로서도 쓰기 위해 외날 나이프로 변해가던 시대에, 사람 잡는 백병전용으로는 옛 시대의 스틸레토와 같은 뾰족한 양날 단검이면 충분하다는 철학으로 만든 물건. SAS가 펜싱을 배운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택티컬 나이프 계보 따지는 사람들은 이 페어번 사익스 나이프와 같은 계통을 컴뱃 대거라고 부르며 20세기 택티컬 나이프의 양대 흐름으로 쳐 준다. 물론 이후에는 서바이벌 유틸리티를 고려한 쪽이 대세를 차지하고, 이 쪽은 호신용 부트 블레이드, 넥 나이프 또는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 물품으로 물러나게 되지만.


페어번의 교범 중 일부를 촬영한 영상.

페어번의 시스템에는 나이프술뿐만이 아니라, 관절기, 태클, 주먹질, 발차기 등을 이용해 위기 상황을 탈출하거나, 적병을 조용히 제압하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나이프술 및 격투술을 다루는 자료에 같이 나오지는 않지만, 권총 사격술에서의 더블 탭을 전파한 것도 그의 공이다.

2.3. 21세기

현대에 교육되는 나이프 파이팅은 나이프 휘두르는 놈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시뮬레이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칼 휘두르는 강력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칼 든 미친놈은 이렇게 널 공격할 수 있으니 이에 맞게 백병전 훈련을 하라”는 지침을 주는 용도, 또는 그냥 칼 자체가 무시무시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호신술이나 군용무술 민간 코스 같은 데에서 빡센 심리적 단련을 위해 몇 시간 끼워넣는 용도다. 고무 칼 들고 스파링을 하면 맨몸 스파링보다 훨씬 무섭고 호전적인 스파링이 되기 때문이다. 민간인은 군인처럼 자기 목숨을 희생해가며 나이프를 휘두르는 적을 상대할 필요도, 나이프로 적에게 덤벼들 필요도 없기 때문에, 멘탈 강화 훈련 및 필리핀 무술, 실랏 등의 무술을 심도있게 연구하는 과정으로서 접한다.

반면 군대에서는 역설적으로 현대전에서는 개인화기의 화력이 증대되고 부무장으로 권총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주 무장과 권총을 둘 다 못 쓰는 상황에 대비해서 나이프술을 배우기도 한다. 옛날처럼 소총에 대검을 착검하고 총검술을 쓰기보다, 그냥 착검하지 않은 상태로 바로 뽑아서 대응하는 게 더 나은 상황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총검술이 착검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기로 타격하는 기술, 착검하지 않은 총검(대검)을 손에 쥐고 싸우는 기술로 분화되었다 보면 된다. 무엇보다도, 부무장으로 권총도 못 받는 부대나 군인은 결국 주무기 빼면 남는 게 대검이니까 그거라도 써야 한다. 다만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단검술 교육은 시간 대비 효용성이 극히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교육시키지 않는다. 특전사 급의 정예부대 정도에서나 가르치며, 일반 보병은 장교들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는다. 하물며 병사들에게는 더더욱 가르치지 않는다.

현대에도 나이프술을 활용한다면 1. 단검도 정식 병장기로 취급하는 무술 수련 과정을 위해서 2. 진짜 단검으로 상대를 죽여버리기 위해서 정도이다. 필리핀 무술 수련이 1에 해당하고, 특수부대를 위시한 일부 군부대에서 고민하는 게 2이다. 1번은 그나마 스몰소드 펜싱처럼 방어적인 성격(공방일체로 상대 팔을 베거나 팔부터 베면서 찌르기로 전환)이 남아있다면, 2번은 말 그대로 닥치고 급소부터 찌르는 칼침 놓기(...)같은 형태를 띤다. 나이프의 특성상 사실 후자는 '파이팅'이라기에는 선제기습 기술에 가깝고, 나이프를 들고 '파이팅'에 휘말린다는 것 자체가 뭔가 상황이 심각하게 꼬인 것 취급이다.

3. 체계

어디까지나 흥미를 위해 서양 검술서, 필리핀 무술 등등에서 칼 쓰는 일반론을 추린 것으로, 함부로 따라했을 때의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궁금하다면 정식으로 유관 무술을 수련하거나, 안전한 수련용품으로 연습하거나, 하다 못해 동호회 형태로라도 검증된 사람들과 안전하게 훈련하는 것이 낫다. 대부분은 일부 필리핀 무술 유파의 기본원리 요약한 것과 다름없다.

나이프 파이팅 원리에 영향을 준 무술들은 다음과 같다.

1. 스몰소드-결투용 세이버 검술에 뒷골목 개싸움을 가미 -> 페어번-사익스 시스템, 타점 설정 및 손목 베고 찌르기
2. 필리핀 무술의 풋워크 및 사거리 감각, 변칙기 및 연격기

3.1. 그립법

나이프를 쥐는 방법은 다양한데, 그 중 세이버 그립, 해머 그립, 아이스픽 그립 정도가 기본이며 여기에서 파생된 그립들이 더 있다. 대개 상황과 전술에 따라 바꿔가며, 하나만 고집하지 않는다. 특히 단검을 잘못 쥐면 손에서 미끄러져 다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쥐는 방법이 중요하다. 전투용 도검에 가드 및 코등이가 있는 이유이다.

변칙 그립으로 반대 손으로 칼 손잡이 끝이나 손목을 받쳐줄 수도 있다. 이러면 체중이 강하게 실리게 된다. 일본 고류에서 와키자시나 탄토를 다룰 때, 심지어 범죄사건인 도쿄 찌르기 사건 기록사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끔찍한 범죄사건이기는 하지만 본의 아니게 아이스픽 그립 전환과 양손 운용의 모범사례(...)와도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가해자가 오른손 정수로 달려와 피해자를 찌르고, 튕겨나며 왼손으로 칼을 잡아뽑아, 왼손 역수, 오른손으로 칼마구리를 받친 상태로 사진에 찍힌 것이다. 그 직후 제지되었지만, 만약 찌를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한번 더 달려들어 체중을 실은 공격을 가할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건 무술적으로도 자연스러운 그립 체인지 동작이다. 워낙 힘차게 찌르는 데 좋다보니 단검을 다루는 무술에서는 자주 다루는 기법이다. 짧은 칼 한 자루만으로는 저지력이 부족할까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달한 운용법이다.

또 다른 변칙운용은 (외날 칼의 경우) 날을 안쪽으로 오게 한 다음 대놓고 낫처럼 운용하는 것이다. 어차피 베기보단 찌르기에 올인하는 기법이다. 찍어버릴 때에는 안쪽 날이 먼저 목표에 닿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찌르기가 더 위협적인 동작이 된다. 그러면서도 칼이 워낙 작기에 상대가 싸우는 도중에 날 방향을 알아볼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리고 상대방의 어설픈 찌르기나 손아귀가 들어오면 살짝 걸기만 해도 바로 상대의 손목을 저밀 수 있다. 날이 바깥으로 가는 파지법으로는 거는 것만으로는 상대 손을 바로 썰 수 없으며, 추가 동작이 따로 들어가야 한다.

격투기 백그라운드가 있는 사람이라면 역수로 운용하기가 더 편할 수 있다. 세이버 그립의 이점을 살리려면 펜싱처럼 칼 자체와 간합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보통 격투기에서 익히게 되는 자세와 감각이 달라진다. 하지만 역수로 잡은 채로 격투 자세를 그대로 취하면 격투기가 그야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단순히 쥐고 잽을 때려도 살인적인 견제기가 되고, 파운딩, 메주먹치기는 강력한 찌르기가 된다. 훅은 정식 검술보다는 못하지만 위협적인 가로베기가 된다. 특히 초근접전에서 상대를 관절기로 제압하거나 매친 후 찌르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특공무술 시범 중에 적을 유술로 제압한 후 역수 칼로 찍어버리는 마무리는 흔히 볼 수 있으며, 중세 기사들 또한 상대방을 유술로 제압하고 역수 단검으로 갑옷 틈새를 찍었듯이, 격투기 중에서도 유술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그립법이라 볼 수 있다. 창작물 중에서는 아무래도 메탈기어 솔리드 3에서 묘사된 CQC가 가장 유명할 것인데, 작중 주인공이 적을 백병전으로 사살할 때의 움직임을 보면 유술과 아이스픽 그립이 어떤 방식으로 섞여서 사용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카람빗으로 유명한 실랏 타격기 중에는 중국 남권이나 가라테와 유사한 동작도 있는데, 걷어내고 정권지르기같은 기본동작도 카람빗 역수로 들고 시행하면 칼날로 긋고 지르면서 칼끝으로 찌르고 회수하면서 추가로 긁어내는데다 공격이 들어와도 그대로 긁어버리는 위협적인 기술이 되어버린다.

힘껏 치고들어가서 왼손으로 상대를 붙잡고 마구 찍는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내리찍기만 하는게 아니라 아이스픽 그립으로 잡고 옆구리나 등을 찌르거나 가슴 앞에서 짧게 밀어찌를 수도 있고, 팔목을 잡힐 때는 손목을 가볍에 트는 것으로 상대의 팔목을 벨 수도 있다. 역수로 단검을 쥐고 곡괭이나 낫처럼 상대에게 걸면서 쓰는 방법도 있다. 위험하고 익히기 어려운 동작이지만, 첫공격 이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데다 성공하면 상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꽤 고급기술이다. 그래서 현대화된 군용 대검 나이프파이팅에서는 왼손을 앞에 둔 오소독스 복싱 스탠스처럼 가르칠 때도 있다. 어차피 방탄복 있으니까 째쩨하게 간합 보지 말고 잡고 찍으라는 것이다.

단검을 미리 뽑아들지 않고 보조무기로서 휴대하고 있다가 뽑아서 사용할 때 자주 권장한다. 단검을 급히 뽑을 정도의 근접전이 벌어지면 긴 간합을 두고 베어들어가는 정수 검법보다는, 맨손 격투의 연장선상에서 벨트나 군장에 찬 칼을 뽑아서 힘차게 찍는 게 더 빠르고 강하기 때문이다.

사냥꾼이나 도축 업자들이 가축이나 사냥감을 거꾸로 메달아서 해체할 때 뱃가죽을 찢기위해 자주 쓰인다. 손질되지 않은 생가죽인데다가 근육이나 살때문에 굉장히 질겨서 상당히 힘이 많이 들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그립을 취하게 된다. 같은 이유로 고대 사회에서 동물 따위를 제물로 바칠 때에도 제례용 칼을 이런 식으로 잡았다. 그라운드 단검술에서 거의 확인사살 격으로, 반대 손으로 칼 든 손목을 밀어서 제물 바치듯이 체중 실어 찔러버리는 기술도 있다.

칼을 정수로 잡고 아이스픽 그립처럼 운용하면 중세 유럽검술에서의 폼멜(손잡이의 무게추)로 상대를 찍는 동작이 된다. 정수 상태로 폼멜로 상대를 걸거나 옭아매는 것도 원리는 같다. 대다수의 필리핀 무술 단체에서 제시하는 스틱 그립법은 이러한 변칙적 운용을 전제하기 때문에 정수 해머 그립이 기본이면서도 새끼손가락 아래로 반 뼘 정도를 남기라고 한다. 해머 그립의 거울쌍같은 동작이라 보면 된다.

해머 그립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상대와 대치하며 싸우는 기술들이 아닌, 무방비상태의 적을 급습하는 기술들 중에는 역수로 잡는 것도 많다. 복잡한 기술이랄 게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어디를 똑바로 찍어라” 같은 식이다.

파일:나치주금.jpg
예를 들자면, Figure C는 해머 그립으로 경동맥을 찌르는 동작이고, Figure D는 아이스픽 그립으로 쇄골하 동맥을 노리는 동작이다. 특별한 테크닉 없이, 푹 찍고 거칠게 쑥 빼면 적은 동맥이 터져서 죽는다는 개념이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나이프를 끌(정)처럼 써서 뭘 쪼개는 동작과 같다. 주로 목공 쪽에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껍질이 딱딱한 식재료를 역수로 살짝 구멍내고 칼 옆면으로 쳐서 균일하게 쪼개는 기교도 있다.

3.2. 기술의 원리

3.2.1. 기본개념

3.2.2. 공격법

3.2.3. 반격법

3.2.4. 심화

3.3. 수련 및 사회적 인식

단검급 도검이 결투나 제례용으로 존중받는 문화권이 있기는 하며, 한국 문화 속에도 쌍검대무와 같은 예능용 단도나 장도 등의 장식용 단도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한국 문화 내에선 이런 단도들로 싸우거나 대련하는 무술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무술적으로 봐도 나이프술은 기존에 무술을 꽤 하던 사람들이 시간 남을 때 연구한 기술들이거나, 아예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추잡한(...)[25]기술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파지법이랑 뽑는 법, 기초 찌르기 베기 빼고는 딱히 수련이라 부를 게 없다. 현역 특수부대원이나 단검술을 무술로서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고무 칼 들고 스파링하는 정도로도 수련은 그냥 된다.

단검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식 무기로 취급하는 무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이으며 살아남은 건 필리핀 무술, 실랏 정도밖에 없다. 중동 문회권에서는 칸잘이 만능 병기로 칭송받았고,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나이프+망토를 들고 펜싱을 하는 나바하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체육관도 세워지고 지도자가 배출되며 스포츠화까지 된 건 정말 필리핀 무술밖에 없다.

따라서 동네 복싱 도장이든 종합격투기 도장이든 들어가서 체력을 기르고 사람 상대로 싸우는 거리감각이나 깡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말하자면 나이프 파이팅 “수련”이라 할 수 있다. 군필자라면 총검술이나 격검술에 이런 거 있었지 하고 기억해봐도 된다. 나이프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무술로 필리핀 무술이 있으나, 국내에는 보급이 한정적이며, 민간인용 과정에서는 나이프 기술의 비중이 낮다. 아예 안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공격 기술보다는 유사시 호신술에 적용할 수 있는 방어 기술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며, 그 외 나이프 공방에 적용될 수 있는 동작들은 대부분 스틱 또는 맨손으로 연습한다.[26] 따라서 조용히 연습하고 싶다면 스틱 기본기에 매진할 수 있다.

멀쩡한 수련방법을 알아보고 싶다면 합기도, 군용무술 등을 가르치는 체육관을 알아보면 되지만, 국내에서는 능력이 검증된 기관은 거의 없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크라브 마가도 단체 계통들이 달라서 수련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성향의 체육관이나 지도자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아예 해당 기술체계를 쓰는 특수부대나 정보기관 등에 들어가는 것도 방법은 방법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 더불어 단도는 보통 보조무기이므로 단도만 다루는 과목이 있더라도 주로 나이프 호신술과 병행해서 위험성과 경각심을 심어주는 경향으로 가르쳐 주는 의도가 강하다.

고무나 플라스틱 나이프로 대련을 해보면 알겠지만, 매체와 같은 멋있는 모습은 거의 나오질 않는다. 매체에서는 촬영했을 때 예쁘게 나오는 코리오그래피를 고려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또 나이프 수련을 한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멀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래 관련 매체 목록에 소개한 "하이 아트" 영상 중 1분 30초 지점에서 주인공의 아내가 짓는 표정이 수련자를 보는 일반인들의 표정이다. 현대에선 무술에서나 쓰이는 창 등과는 달리 단검은 지금도 현역(?)으로 전투, 범죄에 쓰이기 때문이다. 태권도,복싱,유도,우슈 등 맨손 무술은 물론 검도,펜싱,쌍절곤,양궁등의 도구나 무기를 쓰는 것들을 포함해서 비교해봐도 이들같은 대중무술들은 심신 수양 또는 스포츠의 한 갈래로서 인정받지만, 단검[27]술은 본래 뒷골목 깡패들이 행인 찔러 죽이고 지갑 뺏어 달아나려 익힌 시정잡배의 기술[28], 혹은 적을 기습해 암살하기 위한 기술이고 현재도 그런 목적이다. 그러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검술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것이다. 그나마 현대에 와서 단검술이 멋지게 보이는 이유는 특수부대 캐릭터, 다크 히어로 캐릭터 등, 대의를 위해 단검술을 사용하는 인물들이 대중매체에서 다뤄지고, 선망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검술까지 갈 것도 없이, 맨몸으로 경기장에서 치르는 대결도 지탄받을 때도 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의 팡크라티온은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격렬했으며, 비위가 약하거나 폭력행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발리 투도 또는 초기 종합격투기 경기를 봐도 끔찍함을 느끼기도 한다. 파운딩, 니킥, 엘보, 더티 복싱 등 뭔가 비주얼 상 '깔끔한' 기술이 아닌 원색적, 동물적인 기술들이 난무하고 피가 터지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어디 하나 함몰되거나 골절이라도 나면 격투기 애청자나 해설자조차도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맨몸 격투경기도 이렇게 보일 정도인데, 아예 흉기가 지참된 유사한 성격의 싸움이라면 더 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역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풍격에 꽂히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멋있거나 깔끔한 액션을 기대했다가 동물적인 스파링에 질리는 사람들도 매번 나온다.

단검이 정식 무기로 대접받고 대중 매체에도 주력인 것처럼 비춰지는 전통 무술도 발굴되고 있기는 하다. 필리핀 무술, 실랏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무술에서도 현대 나이프보다 조금 더 예쁘고(!) 지역 문화 전통도 살리는 나무 스틱, 크리스, 기눈팅, 탈리봉, 바롱, 전통 카람빗 등으로 기본기를 수련한다. 전통무술 성향이 강한 단체에서는 나이프 과정을 밟더라도 쓰는 단검 자체가 현대 전투용 나이프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여타 무술의 도, 검, 창, 봉 등처럼 정식 병장기 취급받기에 크기도, 운용 방법도 다르다. 뭣보다도 해당 무술에서도 그냥 단검보단 확연히 긴 검이나 검을 대체하는 목봉 다루는 걸 기본으로 삼는다.

그나마 도검류를 다루는 무술 또는 스포츠를 수련한다면, 그냥 해당 스포츠로 얻어진 몸놀림을 짧은 칼 들고 재현하는 정도는 시도할 수 있다. 검도나 펜싱 등의 메이저 검술스포츠가 단검을 따로 다루진 않지만, 아무튼 치고 빠지는 사거리 감각과 반사신경, 대련 감각만큼은 아무것도 안 한 사람보다는 나을 것이다. 나이프 전문 무술 소리를 듣는 필리핀 무술도 정작 대련하면 절대다수는 호구+라탄스틱 또는 스펀지 스틱으로 스틱 대련을 주로 한다. 뭘 수련하든 어차피 본인 종목을 주로 수련하고 '유사시 나이프를 들면 이렇게 해볼 수 있겠다'고 상정하며 고무칼로 대련하면서 합을 맞춰보는 정도이다.

원래 무술체계에 단검이 포함되어 있던 서양 검술, 필리핀 무술 등이 그나마 나이프에 접근성이 좋은 편이지만, 옛날 단검과 현대 나이프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인지해야 한다. 서양 검술의 대거는 덩치가 한손검 수준이다. 일본의 와키자시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어떤 목적으로, 어떤 곳에서 수련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타 무술, 격투기를 수련하며 호신술을 탐구하는 과정에서는 허접한 나이프 공격을 힘, 스피드로 뭉개버리고 자리를 뜨는 방향으로, 단검을 그나마 주력으로 다루는 필리핀 무술 등을 수련한다면 베기로 상대 손목 베고 카운터 찌르기, 유술기 등으로 반격하는 전통무술 방법론으로 접근할 것이며, 진짜 사람 담그는 게 필요한 군용, 특히 특수전용 무술에서는 왼손으로 상대를 잡거나 유술로 얽어버리고 체중을 실어서 확실히 찌르고 째는 살상술을 위주로 배우게 된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접하기 쉬운 건 전자(또는 유관직종 종사자라면 후자)인데, 나이프 자체가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무술로서 한계가 크다.

꾸준한 신체단련 및 공격/방어 방법을 연구할 수 있어야 무술이라 부를 수 있는데, 나이프 자체가 정정당당한 싸움에 잘 쓰이지도, 쓰는 데 제대로 된 신체단련이나 기술 숙달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니라 그 위치가 이상하다. 그나마 무술로서 기술을 따지고 대련 가능한 무술들은 현대 나이프보다 큰 단검을 다루거나, 소형 단검은 그래플링 무술체계의 일환으로 가르치고 일단 큰 무기를 중점으로 수련했다.

제대로 사람을 치면 단검 따위보다 훨씬 위력적인 폴암, 장검, 장도, 을 다루는 무술도 명맥만큼은 이어가는데도 단검술이 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커다란 수련도구를 휘둘러 체계적으로 수련할 수 있는 전통무술에 비해, 조그만 단검으로는 신체단련이나 공방 기술 수련, 스포츠맨십 지키는 공정한 대련, 문화예술 공연 등등이 모두 애매하기 때문이다.[29] 역으로 영화 촬영이나 제례용 검무 등 상황에 따라 공연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나이프에 대한 거품 낀 인식이 더 크게 재생산된다.

4. 단검을 다루는 무술의 한계와 의의

기본적으로 단검은 리치는 극단적으로 짧은 반면 동작의 범위 및 각도나 민첩성은 맨손이랑 거의 똑같은 무기다. 신체조건이 비슷하거나 한쪽이 상당히 열세인 상황에서도 단검든 두 사람이 1:1로 싸운다면 어느쪽이 이기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고, 이기는 쪽도 싸우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크게 다치게 된다. 싸우는 쪽 둘 다 근접전에 대한 기본개념이라도 있다면 서로 간보면서 스텝 밟는 과정에서만 단검을 쥔 팔이 난도질 당하게 된다.[30]

암살, 기습이 아닌 전투 상황을 상정한다면, 과거에도 단검은 사실 갑옷이 존재했기에 의미가 있는 무기였다. 적을 제압한 뒤 치명타는 단검으로 갑옷 사이를 노린다는 개념. 냉병기밖에 없던 시절에도 이점 하나를 제외하면 단검은 전투용 병기로서 좋은 취급은 받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주무기가 부러지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의 부무장으로도 30cm 내외의 단검보다는 60~70cm 정도의 숏소드류를 주로 찾았다. 어차피 근접전에서는 리치가 짱짱이고, 창 앞에서 검도 천대받는 현실에서 단검은 과일 깎고 고기 자르는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것.

따라서 진지하게 단검술의 실용성을 따진다면, 맨손으로 대응하거나 모종의 이유로 무기다운 무기를 쓸 수 없는 상황에 보조하는 '도구'로 생각해야 하지, 본격적인 '무장'으로 생각하면 심히 곤란하다. 실전에서 주먹질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방으로 넉아웃 시키지라도 않는이상 규칙없는 주먹싸움은 그냥 순식간에 개싸움이 된다.[31] 특히 21세기 들어서는 기본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아무리 훈련해도 승리 확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가지 않는 주먹/나이프를 활용하는 극단적인 단거리 격투 자체는 피하되 만일에나마 휘둘렸다면 적의 신체부위를 '통제'하는 도구 + 일시적으로나마 제압 성공 시에 치명타를 날리는 부가적인 날붙이, 즉 맨손격투에서 +@가 되는 보조용 도구라는 개념으로 가르키는게 보통이다.

4.1. 일반인의 호신 목적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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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든 사람을 상대하는 법.
1. 상대보다 더 긴 무기를 찾는다.
2. 찾지 못할 경우 도망친다.
이소룡의 실전무술 저서에서 나온 칼 든 사람 제압 방법이다.
어떤 무술을 배우든 실제 상황에서 흉기를 든 상대를 맨손이나 짧은 무기로 안전하게 제압할 수 없다. 상대를 죽이거나 제압에 성공하더라도 일단 내 몸이 어디 하나 다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리핀 무술, 실랏, 크라브 마가, 특공무술, 합기도 등 수많은 무술의 훈련/시범영상에서는 이미 합을 맞춘 상대가 막기 쉽도록 나이프를 크고 잘 보이는 동작으로 휘둘러 준다. 이건 어디까지나 마케팅과 훈련일 뿐이다. 작정한 흉기 폭력범이 이렇게 친절하게 움직일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 해당 무술들도 익힌 동작을 최대한 써서 몇 군데 베이더라도 죽지 않고 끝장을 보자는 마인드로 임한다. 절대로 안 다칠 거라고 보장하지 않는다.

필리핀 전통무술 단체 중에도 바라우 수부(Baraw Sugbo)라 해서 맨손으로 단검을 상대하는 것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파가 있지만, 별명이 "Arnes Diablo", 즉 "악마의 무술"이다. 칼 든 놈 상대하는 것이 쉬웠다면 절대로 이런 이름이 붙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경찰이 흉기난동범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유튜브를 찾아보자. 부상없이 제압하려면 반드시 총을 사용해야 한다. 제압사례를 보면 훈련 받은 경찰 여러명이 경찰봉, 방검복, 테이저건으로 무장해도 부상 없이 제압하기 힘들다. 모 UDT 전역자는 나이프 디펜스란 건 힘줄을 베이더라도 혈관만 지키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권총 무장은 기본인 미국도 범인이 날붙이를 들고 있으면 최소 테이저건부터 총탄 벌집행이고, 총기 사용이 제한되어 격투에 능한 한국이나 일본, 기타 국가의 경찰들도 날붙이를 든 상대는 거리를 유지하며 테이저건이나 크게는 권총까지도 격발해서 제압하지, 절대로 접근하지 않는다.

현대에 나이프 파이팅으로 알려진 필리핀 무술, 실랏 등 동남아 무술은 원래 장검과 가벼운 갑옷, 방패로 무장하고 싸우는 기술이었다. 갑옷, 방패가 없으면 손목만 잘못 베여도 죽을 수 있다. 아예 상대가 칼을 제대로 못 쓰게 몰아넣고 팔, 상대의 칼 든 손을 잡고 공격하게 동작을 설계했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현대에 군용무술로 채택된 단검술도 군인은 적어도 방탄복, 장갑, 야상과 파카 등을 걸쳐서 최소한 베기 방어가 될 거란 전제 하에 짜여있다.



위 영상은 절권도필리핀 무술의 대가로 유명한 댄 이노산토의 3대 수제자중 한명인 폴 뷰넥(Paul Vunak)의 나이프 파이팅 강의이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이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고 강하게 휘두를 수 있다. 영상에서 강조하듯이, 먼 거리에서는 아예 맞지 않는 게 상책이고, 서로 거리가 조금이라도 가까우면 상대를 베는 데 성공해도 상대의 칼에 그대로 베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필리핀 무술 전문가인 뷰낵은 원거리에서는 아예 맞기 전에 빠지고, 근거리에서는 맞지 않게끔 움직이는 등 필리핀 무술식 대처법을 알려주면서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것 역시 함께 강조한다.

날카로운 나이프는 살짝 휘두르기만 해도 사람 팔다리 정도는 걸레짝으로 만들 수 있다. 경동맥이나 팔 오금 쇄골 아래, 심장, 복부 등 등 급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서 과다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과다 출혈이 일어나면 빠르면 1초, 늦어도 30초 내에 의식을 잃어버리며 죽음에 이르는 시간은 빠르면 3초, 늦어도 2분밖에 안 걸린다. 특히 허벅지 동맥은 노리기도 쉽고 위험한 급소다. 급소를 피했더라도 근육이나 힘줄에 영구적인 후유증을 입힌다.

나이프 관련 무술에서는 나이프를 든 팔을 붙잡고 비틀어 칼을 빼앗거나, 혹은 블로킹과 동시에 타격하거나, 아예 두손으로 레슬링을 하듯 팔을 붙잡는 방법을 많이 보여준다. 칼 쓰는 손을 멈추는 이념으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 기술들은 실전에서 갑옷과 투구를 꼼꼼하게 쓰던 시대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즉 실수로 조금 찔리거나 베일 뻔 해도 괜찮을 거라 전제한 것이다. 갑옷을 안 입은 현대인이라면 당연히 그대로 손목은 물론 배때기도 찔릴 수 있다.

그래서 그나마 칼 든 손 신경쓰지 말고 냅다 상대를 타격하는 계통의 동작은 현대에 군용무술 등에서도 쓰이고 있다. 무술 공방에 집중할 수 없는 군인 입장에서는 팔 잡고 씨름하다가 베이고 찔리느니 일단 맞기 전에 내지르는 게 그나마 편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가 머리나 급소를 맞아도 칼을 안 놓고 지랄할 수도 있으므로 매우 격렬히 때리거나, 아예 내 대검으로 급소를 먼저 찌르거나, 그냥 전통무술 스타일로 팔 잡고 베거나 꺾으라는 방법론도 있지만, 이 쪽은 보통 좀 더 심화 훈련이 가능한 특수전부대 쪽에서 배운다. 상대 팔을 통째로 잡는 건 어느 정도 검술 공방이나 그래플링 이해가 깔렸다고 전제한 전통무술 방법론이다. 아예 없는 것보단 나아서 합기도, 아이키도 등이 경찰 무술로 채택되기도 하고 유도나 주짓수, 레슬링이 길바닥 싸움에서 좋다고 쳐주기도 하지만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칼 든 사람의 손목을 한번의 시도로 정확하게 잡으리란 보장이 없을 뿐더러, 잡는다고 해도 상대가 거세게 저항하면 내 전완부와 손목이 베일 수 있다. 칼 쓰는 무술에서는 아예 방어자도 칼이나 그 이상의 무기를 갖고 있다 전제하고 후속 동작으로 잡으라 하는 거지, 생으로 잡으라 하는 게 아니다. 쌍방이 칼을 든 필리핀 무술에서는 아예 상대 칼이 느려질 정도로 기세좋게 공격하거나, 상대의 허술한 공격에 카운터로 손목을 벤 뒤에(!) 상대 팔이 안 빠져나가게 잡으며 각종 디스암을 하라고 하며, 일단 그 정도가 될 정도로 카운터 손목베기를 넣는 것도 당연히 쉽지가 않다. 아예 죽을 걸 각오하고, 혹은 군인이라면 방탄복, 방검복을 믿고 ‘’’동맥만 안 베이는 선에서’’’ 다칠 거 각오하고 행하는 위험한 동작들이다. 현장에서 즉사만 안 하게 해줄뿐이고, 이것만으로 나이프에 완벽히 대응하고 승리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이런 나이프 싸움에는 승자가 없다.

한 예로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한 인간 병기라는 프로그램의 미해병대 편에서는 진행자였던 전직 미식축구선수 거한 빌 더프(Bill Duff)와, 당시 주짓수 브라운 벨트였던 제이슨 챔버스(Jason Chambers)가 백병전 훈련에서 플라스틱 칼을 든 상대에게 그래플링 기술을 걸다가 옆구리에 수 차례 공격을 받고 사망판정을 받았다.11분 47초부터 게다가 둘 다 운동신경이 좋고 다년간 무술을 수련한데다[32] 바로 전 편이 크라브 마가편으로 이스라엘 현지에서 촬영하면서 나이프파이팅과 디스암 교육을 받았었고, 직접 연습해서 사용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었다.

나이프를 나이프로 상대한다면 상대도 나도 큰 피해를 입는다. 나이프의 방어성능은 맨손과 별 차이가 없다. 나이프의 길이로는 무기끼리 부딪혀서 막아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도펜싱에선 서로 겨룰 때는 긴 길이 때문에 상대의 무기를 재끼거나, 걸치거나, 막는 방법으로 방어가 가능지만, 나이프는 아니다. 그나마 나이프 무술에서 권장하는 칼싸움 기법은 전통 무술에서 칼에다가 가하는 긁기, 걸치기 등등을 상대의 칼을 든 팔뚝에다 하라는 방식이다. 즉, 쓰는 놈이나 맞는 놈이나 둘 다 서로의 팔을 썰고 긁으며 결판낼 것을 강요한다. 그러다보니 "칼싸움의 패자는 그 자리에서 죽고, 승자는 구급차 안에서 죽는다."라는 말이 관련 무술 수련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만약에 상대가 나이프보다 긴 몽둥이나 야구배트를 들었다면 나이프만으론 길이가 짧고 방어 수단이 없어 대처하기가 힘들다.[33] 결국 나이프와 나이프가 싸우게 된다면 상대도 다치고 나도 다치는 최악의 결과를 내기 쉽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이프를 든 흉악범죄자를 무기로 상대하여 크게 다치지 않고 제압하려면 장검이나 장봉 등 긴 무기가 그나마 효과적이다. 의자도 넓은 면과 다리가 함께 있어 제법 방패 비슷한 효과를 낸다. 긴 무기는 똑바로 들고 동작을 올바르게 취하기만 해도 급소를 가려주고 상대가 내게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게 요격한다. 물론 무기를 휘두를 근력과 체력, 기술이 뒷받침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긴 무기를 타거나 타격을 씹을 수준의 미친놈일 수도 있고, 묻지마 범죄자나 마약사범 등이니까 칼 따위를 들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무기가 있어도 짧은 칼을 든 상대 앞에서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현대에 나이프 무술이 갖는 의의는 바로 방심하지 않게 대비시켜주는 정신무장 그 자체다. 어릴 때부터 닭을 잡거나 주먹다짐에 휘말리며 큰 전근대인과 달리, 선진국, 문명국일수록 아무리 군인, 경찰이라 해도 심장 쫄리는 경험 자체를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네이비 씰조차도 칼을 든 사람을 만나면 가능한 한 도망치라고 한다. 농담같지만 농담 속에 뼈가 있다.

칼 든 사람을 마주쳤는데 그 사람이 당신을 해치려 한다? 만약 이야기가 통한다면 그 자리에선 일단 칼 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 최선책이다. 예를 들어 칼 든 사람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돈이라면 그냥 건네 주는 것이다.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운 내용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당신은 터미네이터도 아니고 설령 무술의 초고수라 해도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거나 예측이 빗나가는 순간 무사히 상황이 종료될 순 없다. 그리고 당신의 지갑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수술을 포함한 치료비+후유증으로 인한 손해 예상액보다 많이 들어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를 원하더라도, 강제적인 성행위를 원하더라도, 칼 앞에서 내어주는 데에는 아무런 도덕적 책임이 없다. 목숨을 바쳐야 할 특수한 의무가 없다면 내 목숨을 지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싸우는 게 의무인 군인에게도 포로로 잡히는 것 자체는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필리핀 무술을 가르치는 한국 아르니스 협회 박승천 관장도 "상대가 무기를 들었다면 누가 됐든 무조건 도망가든지 원하는 걸 줘라."고 한다.

따라서 영화 아저씨 초반부에서 차태식이 칼 든 또치에게 지갑을 건네려 하는 것은 상당히 현명한 방법이다. 지갑으로 무기를 뺏는 건 영화 주인공인 차태식이니까 가능한 거고, 그게 가능한 차태식조차 일단은 강도인 줄 알고 그냥 돈이 든 지갑을 주는 모션을 취했다.

이 정도를 넘어 나이프 든 상대와 맞서는 기법은 무술 연구, 그리고 이런 무술이 진짜 필요할지도 모르는 특수 직종 종사자들을 위해 필요는 하지만, 대부분은 안 다치고 이기는 필승비법 같은 게 아니라 무력하게 죽거나 다치는 걸 막아주는 최후의 저항과 같은 성격을 띤다. 그 중 대부분은 집단적으로 행동하며 나이프보다 긴 무기(총기, 사스마타, 봉, 의자 등)를 쓰는 것이며, 아무리 그런 걸 써도 다칠 수 있으므로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심지어 칼보다 압도적으로 사거리, 저지력이 강력한 무기인 총기로 무장해도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위험하니 항상 경계하고 지근거리 싸움에서 빠져나가는 훈련을 제공한다. 현실적으로는 언제 어디서 무얼 할지 모르는 일부 특수전 부대만 나이프를 조금 진지하게 대한다.

다만, 도망을 가더라도 방어를 한 후 범죄자의 빈틈이 있을 때에 도망을 가는 것과 무방비상태로 도망만 가다가 마구 찔리는 경우에는 큰 차이가 있고, 도망을 아예 못 가는 상황에서의 방어라든지, 칼을 든 상대방이 기습을 한다든지 등의 상황에서 호신들을 위해서 칼리 · 실랏 · 크라브 마가 등을 배우는 것이다.

4.2. 군대에서


영상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한 장면. 게임이지만 현대 백병전에서 있을법한 상황을 연출했다.

복잡한 파이팅이 있었다기보다는, 쓰러진 하디르를 구하기 위한 우격다짐의 연속이었다. 러시아 병사는 프라이스를 땅에 쓰러뜨릴 줄 알아 무력하게 소총을 빼앗기지 않았고, 망설이지 않고 대검을 뽑아 프라이스를 죽일 뻔 했다. 프라이스도 나이프를 막고 버틸 줄 알았고, 정신 차린 하디르도 나이프를 막을 줄 알았기에 위기 상황에서도 무력하게 당하지 않고 권총을 뽑아 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텼다면 1인칭 주인공인 카일 게릭이 기운을 차리고 가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프라이스가 칼 막는 반응이 안 나왔거나, 러시아 병사가 사이드 마운트나 니 온밸리 등을 철저하게 점하고 찔렀다면 프라이스는 죽거나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나이프로 호신하는 법" 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나이프 파이팅 무술은 쓸모가 없다. 일반적인 호신이라는 건 본인이 다치지 않고 적을 제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나, 나이프 파이팅은 아무리 숙련되어도 은신 기습 이후 전투상황에서는 피해 최소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겨도 과다출혈 상황

하지만 본격적으로 살인 기술을 연구하는 군사기관이라면 조금 달라진다. 나이프의 사정거리는 극단적으로 짧지만 불가피한 근접전에서 보조 무기로써 조금은 가치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펜싱이나 검도처럼 칼을 이용한 공방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은신과 기습 방법, 좁은 공간에서 전투하는 법, 인체의 급소에 대한 해부학, 나이프를 안전하게 잡는 방법, 작동불능이 된 총을 집어넣고 칼을 빠르게 뽑아 싸우는 방법, 총기피탈 대응, 참호격투, 맨손 대신 대검 들고 드잡이질하는 방법 정도를 다룬다.

세계 각국 특수부대, 해병대 등 백병전에 대비하는 군대들이 종합격투기, 주짓수 등을 기반으로 한 격투기를 먼저 가르치고 대검술을 거기에 조금 섞은 정도의 커리큘럼을 쓰기도 하는데, 주 무기가 총기이고 방어구도 갖춘 전투병과 입장에서는 이게 합리적인 방향이다. 총을 못 쓸 정도의 진흙탕 싸움에서는 세이버 그립으로 펜싱을 할 여유도 없을테니 격투기로 각종 누르기, 조르기 포지션을 점해 빈틈을 만든 뒤 군장에서 칼을 뽑아 힘차게 찌르면 된다는 방법론이다. 이건 고전 검술에서 유술+단검술이 쓰인 맥락과도 유사하다. 유술 역시 원류는 갑옷 입은 상대를 격투로 확실히 제압한 뒤 단검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이었다.

나이프 사용시에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도 제대로 훈련받고 정상적인 장비와 지원체계의 서포트를 받는 전투병과라면 어느 정도 상쇄된다. 생각이 있는 군대라면 전투병에게는 방탄 헬멧, 플레이트 캐리어, 장갑, 보호대 등등은 잘 챙겨주고, 전투복조차도 어느 정도 충격에 내성이 있는 걸로 챙겨준다. 이 정도만 해도 전근대 중보병만큼은 못해도, 가죽 갑옷이나 급소 보호대 정도는 챙긴 경보병 수준의 냉병기 방호력은 나온다. 게다가 병력 개개인이 총상이나 파편상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응급처치 키트를 지급받아 스스로 응급처치하거나 서로를 처치해줄 수 있다. 소부대 별로 의무병이 편제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상을 응급처치받고 안정화된 아군을 병원으로 옮겨줄 후송 체계도 잘 갖춰놓으면 총상, 폭탄 파편상을 입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으니 칼 맞은 사람도 살려낼 수가 있다. 이 정도로 조직화된 부대라면 백병전에 휘말리더라도 더 큰 부상을 입기 전에 아군이 엄호해줘서 적도 무력화하고, 나도 치료받아 살아남을 가능성이 올라간다. 한 명의 총기가 고장나서 칼싸움에 휘말리더라도 다른 분대원의 총기가 멀쩡하면 총으로 쏴 주면 그만이다.

4.3. 경찰에서

일단 경찰은 나이프로 선빵을 치거나 참호격투 식으로 상대를 죽이는 기술을 쓸 수 없다. 실탄 사용도 정당한 사유 없이 하면 문제가 된다. 그래서 경찰 입장에서는 칼 든 용의자, 거수자에 대응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아무리 미국 경찰처럼 재량권이 크고 총기로 중무장하는 경찰이라 해도, 경찰로서의 업무절차를 무시하고 총부터 쏠 수는 없다. 부대 단위로 적절한 전투태세를 갖출 수 있는 군대와 달리, 경찰은 어디까지나 용의자가 휘두르는 무력 수준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한다. 수상하다고 먼저 쏴버릴 수도 없다. 따라서 경찰은 불시에 칼 휘두르는 용의자 또는 미확인 시민에게 선공권을 내주고 근무하는 위험한 상황이다. 국내로 치면 강력계나 경찰특공대보다 일반 지구대에 칼 맞고 죽는 경찰이 더 많다는 견해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경찰이 사용할 수 있는 무력은 양극화되어 있다. 범죄자를 살상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무력화하기 위해 테이저를 쓰기도 한다. 옷이 매우 두껍거나 어쩌다 전극이 떨어져나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확실한 무력화를 보장하며 제대로 맞으면 사람뿐만 아니라 황소같은 커다란 짐승도 무력화되는 수준이다. 정말 부득이하게 범죄자를 살생해야 한다면 저격수가 정확히 연수를 끊어버리거나, 헐벗은 갱단원 하나 체포할 때에도 십수명이 섬광탄 까넣고 들어가고 불응할 시 바로 실탄으로 벌집을 만든다.

4.4. 경호원

이러한 사람들은 현대에 가장 흔하게 쓰이는 도검인 나이프의 생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이프가 싸움에서 어떤 타이밍과 각도로 들어오고 휘둘러지는지 이해해야 이걸 상대로 삼단봉, 경봉, 테이저 등을 이용해서 진압할 수 있다.

4.5. 전통 무술의 보조무기

단검만으로는 단검술이 포함된 무술일지라도 초보자가 시원시원하게 수련하기 어렵다. 그래서 단검술이 장기라는 필리핀 무술에서는 정작 스틱 및 한손검이, 실랏에서는 맨손격투가 좀 더 우선적으로 대접받는다.

절대다수의 전통 무술은 동작을 크게 수련해서 몸에 익히고, 익은 동작을 대련 및 싸움에 쓸 수 있게끔 빠르고 작게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수련한다. 이는 현대에도 잘 쓰이는 무에타이브라질리언 주짓수에서도 마찬가지다. 드릴이나 라이트 스파링은 크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시작하며, 훈련이 격해지거나 대회에 나가면 빠르고 거칠어진다. 오히려 작은 동작으로 시작하는 형의권이 특이한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단검 싸움이 흔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전통 무술에서도 단검만으로 수련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쓰임새 자체가 캄프링엔 상황에 쓰는 일종의 유술기와 복합하는 것이었고, 검술을 수련하자니 당대에 실전에서 우선적으로 쓰였던 양손 장검, 창, 장봉 등을 이용해 수련하는 게 몸 만드는 데에도, 무술 동작 익히는 데에도, 실전성 측면에서도 좋았기 때문이다. 당장 큰 무기를 들면 그 자체로도 코어 근육 단련이나 악력 단련이 되지만, 단검은 작고 가벼워 웬만큼 많이 반복하지 않으면 단련 효과도 크지 않고 동작도 작고 미묘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하다.

단검까지 쓸 걸 상정한 옛날 무술에 단검 사용법이 들어가 있지만, 단검을 쓰기 전까진 장검이나 창을 잘 다룰 걸 요구했다. 장검으로 익힌 검리나 몸놀림을 단검 가지고도 써봐라 하는 느낌이다. 반대로 장검으로 충분히 몸놀림이나 실전감각, 사거리 감각이 쌓인 검사는 단검만으로도 자기 무술의 원리를 살리며 수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경지에 이르면 무협지 식으로 말하면 검강 발현의 단계고, 서양식으로 말하면 뭐든지 다루는 소드마스터의 경지다.

단검만을 주력으로 다루는 무술은 없어도, 왼손에 단검을 들거나 기습적으로 단검을 뽑아 쓰는 방법을 다루는 무술은 동, 서양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있었다. 유럽, 일본, 중동을 가리지 않고 칼싸움이 잦은 문화권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도검을 썼다. 전쟁터에서는 긴 창과 대형 무기, 대형 무기보다는 작은 평균적인 검, 검보다 짧은 단검 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전시가 아닌 평시나 도시, 궁궐 등에서는 단검만을 소지하거나 긴 검을 함부로 뽑지 못하게 법적으로 규제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서는 우치카타나와 와키자시 동시 패용이 신분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검술 체계에는 긴 검을 놓칠만한 상황에 단검을 바로 발도하고 몸싸움에 들어가는 기술들이 실려있으며, 유술 역시 테이크다운 충격으로 상대를 저지하지 못하면 소지한 단검을 뽑아서 안전하게 찌를만한 시간을 버는 형태가 되었다. 유도의 한판, 레슬링의 폴, 주짓수의 마운트 등등을 떠올리면 된다.

기왕 단검을 소지한 김에 버클러 등의 든든한 방패가 없다면 단검이라도 왼손에 드는 고급 기술도 수록되었다. 상대방의 칼이나 손을 긋는 통각신경도 없고 다칠 염려도 없는 무쇠 팔처럼 단검을 쓰라는 발상이다. 역사적으로 장검 쌍검술은 흔치 않았지만, 검+단검 조합은 사료에도 등장하고 무술 수련할 여유가 있는 계층은 한번씩 시도해봤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대부분은 단검을 소지하고 있다가 뽑는 것으로 대했지만, 일부는 단검과 장검을 동시에 드는 걸 대비했고, 근대에 도검 패용 자체가 유행에서 뒤쳐지기 전까진 단검 정도야 악세사리처럼 상시 휴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5. 미디어에서의 묘사

주인공이 나이프 파이팅을 할 때는 간지나지만 악당이 주인공에게 나이프 파이팅을 시도할 경우에 대개 처참하게 발린다.

맨 위의 동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아래 동영상들의 단검술은 현실과 많이 다르다. 매체에서는 화려함과 시각효과를 위해 과장한 장면을 많이 집어넣는다. 동영상 보고 따라하지 않는 편이 이롭다. 맨 위의 영화 '하이 아트(익스포져)'와, '헌티드'는 무술 감수를 빡세게 받고 훈련법도 보편적인 걸 집어넣어 연출한 편이다.

5.1. 비교적 사실주의

5.2. 오락적 연출

6. 관련 문서



[1] 여타 일본도와 달리 킷사키가 명확하지 않고 뾰족하다.[2] 다만 필리핀 무술이나 실랏은 한손무기 전반을 다루기 때문에 단검술뿐만 아니라 경봉술에도 뛰어난 무술이라 경찰에게도 많이 교육되며, 일반인이 배울 수 있는 과정도 단검보다는 스틱 위주다. 예컨대 주 5회 2시간 레슨을 받는다고 치면 나이프 과정은 5일 중에서도 하루이틀 중 한 시간 정도다.[3] 윌리엄 페어번의 "Gutter Fighting" 등.[4] 정확히는 상대방의 뒤에서 기습할땐 나이프로 그냥 상대방의 목 옆을 찔러 관통한 다음, 그 상태로 칼을 쥔손을 앞으로 내지르기만 하면 칼날이 상대방의 대동맥, 기도를 포함한 목 앞쪽 대부분을 잘라버린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폭이 좁고 날길이가 길어서 사람의 목 두께 정도는 쉽게 관통해버릴 수 있는 페어번-사익스 나이프라서 즐겨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고, 나이프 길이와 형상에 따라서는 이 전법을 사용하기 힘들수도 있다.[5] 지금껏 배운 단검술이 실전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회의하는 상태였다. 영감님은 그 동기 팔 부러뜨린 걸로 영창 갈 각오를 했지만 오히려 훈련을 불신했던 팔 부러진 동기만 퇴소하는 걸로 마무리되었다고...[6] 필리핀 무술에서는 스틱, 검 쓸 때에도 기본 그립이다.[7] 주먹질, 정수 폼멜찍기를 부를 때 더 많이 쓰는 말이다.[8] 엄지손가락도 안올리고 단어 그대로 역 해머 그립으로 쥐는 사람도 있는데, 사진처럼 손을 보호해주는 가드가 있는 칼이라면 그렇게 잡아도 되지만, 없는 칼이라면 찌르는 과정에서 손이 칼날쪽으로 미끄러져 스스로 다칠수 있으므로 엄지손가락을 손잡이 끝에 올려줘야 한다.[9] 유럽의 스몰소드 결투 및 현대 펜싱에서는 피만 보면 승부가 끝나는(First Blood) 것이 국룰이 된 것과 유사하다.[10] 장검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며, 권투글러브에 맞으면 그대로 KO당한다. 게다가 전근대에는 투구를, 현대 군인은 방탄모를 써서 보호한다.[11] 예컨대 정수로 잡고 상대를 밀어붙이는 건 그 자체로 긋기가 되며, 역수로 잡고 들어오는 상대의 팔을 찍어 막는 건 정확한 찌르기가 될 수도 있고 살짝 빗나가는 대신 갈고리처럼 상대 팔을 거는 동작이 될 수도 있다. 일부 필리핀 무술 단체에서는 이걸 점, 직선, 곡선, 면 등 기하학에 빗대서 설명하기도 한다. 상대의 무기나 타점 역시 기하학으로 풀어서 설명한다.[12] 예를 들어 아무리 빠르더라도 숙련이 되면 상단에 있는 칼이 갑자기 아래로 솟구치진 않을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나이프는 워낙 작기 때문에 왼쪽에서 찔러오던 칼이 오른쪽으로 날을 틀어 오른쪽을 긁으며 빠져나가 갑자기 중앙 복부로 5연속으로 찔러오는 등의 미친 연계를 쉽게 할 수 있다. 문제는 나이프 든 상대방도 이 짓을 나에게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13] 이를 서양에선 감옥에서 사람 담그는 방식이라 해서, Prison Shank, 또는 재봉틀(Sweing Machine)이라 부르기도 한다.[14] 정 뭣도 안 되면 차라리 찔린 상태에서 그대로 상대 팔을 잡아두거나, 손가락 베일 거 각오하고 칼날이라도 잡은 사례는 그래서 나왔다. 정식 무술로서 권장하기엔 뭣하지만, 실제 사례가 넘쳐날 정도로 상대가 찌르고 나서 회수하는 것만큼은 막는 데 필사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15] 이게 맨몸 격투기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손으로 때리는 잽과 달리 칼날은 더 위험하다. 나이프는 세상 그 어떤 무기보다도 공격이 곧 방어가 되는 무기인 셈이다. 리액션은 항상 액션보다 늦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뒤집어 말해 상대방이 산전수전 다 겪었거나 마약, 자살적 신념 등등으로 인해 겁먹지 않는 상태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단검술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16] 요약하면 인체에 대고 Y자를 그린다. 관자놀이-쇄골-경동맥-양손 동맥 등은 위쪽에 두 짝 있으니 Y 윗 변이고, 턱 아래-명치-낭심으로 이어지는 신체 중심선은 Y 아래 변이다. 조그만 나이프로는 이마뼈를 못 뚫으므로 더 치명적인 장기나 혈관이 있는 Y 동선을 따라간다.[17] 아예 반대 손을 이용해서 뻗은 손을 더 빨리 회수하거나 혈관을 가려주는 테크닉도 있다. 펜싱처럼 단독으로 뻗으면 혈관이 너무 위험하니, 기왕 맞을 수 있는 거 반대손으로 커버 올리며 길게 찌르는 것이다. 레이피어 검술에서도 비슷한 동작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쪽은 펜싱에서 유래한 근대 서양 단검술에서 자주 볼 수 있다.[18] 영어의 serrate와 같다.[19] 물론 실전에선 상대가 이렇게 멈춰주지 않을테니 어디까지나 전통무술 수련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일단 찌르고 빼면서 다음 찌르기를 준비하는 것도 그 자체로 당겨베기랑 다를 바가 없다. 리히테나워 검술에서도 '썰기'는 찌르기와 베기보다도 가까이에서 이루어진다 하는데, 칼을 상대 몸에 지그시 누르고 확 당기는 것으로 상대를 썰어버리기 때문이다.[20] 특히 카람빗은 들고 너클처럼 주먹질해도 위력적이다. 나이프가 워낙 작아서 큰 도검처럼 '앞날'로 탁 쳐서 베는 건 상당히 힘드므로 그 개념이 다르다. 일본도나 롱소드 같은 걸로 경쾌하게 치면 상대 팔이 잘리겠지만, 단검으로는 그런 걸 할 수 없다. 오히려 역수로 원거리전을 대비할 때 현대 격투기의 잽처럼 지르는 개념이다.[21] 이 점 때문에 나이프 방어가 매우 위험한데, 어찌저찌 한 군데를 막거나 잡아도 상대방이 거칠게 칼을 회수하면 그대로 칼날에 손목, 손가락 등이 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공격자 입장에선 찌르다가 걸려도 그어서, 베다가 걸려도 그어서, 어찌저찌 팔이 꼬여도 타점에 칼 대로 그어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모든 공격 사이사이에 당겨베기가 들어가는 효과다.[22] 예컨대 직도가 5cm 움직이면 딱 5cm 분량의 칼날이 타점을 훑는다. 여기에 약간 긋는 테크닉을 쓰면 5cm를 밑변, 그어버린 깊이를 높이로 삼는 직각삼각형의 빗변만큼이 타점을 훑는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생각하면 빗변이 무조건 다른 변보다 길다는 게 기억날 것이다. 아예 곡도가 5cm 움직이면 그 범위 내 사선으로 이어지는 칼날이 전부 다 타점을 훑기에, 빗변보다도 긴, 로그함수곡선같은 칼날이 전부 범위 내부를 저민다.[23] 즉 아이키도, 합기도식 손목술기는 원래 전원이 무기를 휴대하던 시대에 칼로 상대를 죽이는 공격자가 쓰는 기술이었지, 평복 비무장 상태로 나쁜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성격의 기술이 아니었다.[24] 소위 "김일성의 마빡에 대검을.."과 같은 구호나, BOPE의 "두개골에 칼을!"같은 구호가 이런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이마뼈는 튼튼하기에 바로 못 뚫지만(...), 뼈가 없는 뒤통수나 아래턱, 전두엽 절제술이 가능한 안구 등으로는 6인치 넘는 칼이라면 이론적으로 된다.[25] 뒤에서 경동맥 찌르거나 베기, 콩팥 언저리 찌르기, 거시기 까고 목 찌르기 등등. 기습당한 적 상대로는 무술 베이스가 제로인 사람도 심리적 거부감만 극복하면 일단 할 수는 있다.[26] 물론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서 굳이 민간인용 커리큘럼과 군경용 커리큘럼을 구분하지 않고 실전적인 나이프 공방을 지도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으나, 아무래도 나이프라는 내용의 특성 상 상정하는 상황이 잔인하고 지저분하기 때문에 인식이 나빠지거나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서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27] 비수, 단검은 보통 '더러운 음모', '암살'을 비유한다.[28] 다루는데 꾸준한 몇 년의 수련이 필요하거나 휴대하기엔 크고 거추장스럽고 아예 허가증이 필요한 이들과 같은 무기술과 달리(무엇보다 이들같은 무기로 누구 사람 잡으면 단번에 눈에띄어 증거가 금세 나와서 금방 잡힌다.) 단검은 어디서든 특히 회칼이나 가지치기용 정도의 목적으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으며 범죄의 목적이 아니라 작업용이라 우기기도 쉬우면서 인멸하기도 쉽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은닉하기도 쉬워 애초부터 이런 목적으로는 평소 의도를 숨기거나 불의에 한밤중에 기습하다 보니 굳이 따로 범죄를 위해 나이프 파이팅을 배울 필요조차 없다. 괜히 호신이든 육체와 심신 수양 목적의 무술 취급 받지 못하는 인식이 아닌것. 그래서 인터넷에서 무술간 실전성 떡밥으로 찌질한 서열싸움 최강논쟁 운운할 때 현역 무술 종사자들이 그렇게 실전에서 사람 때려잡고 죽이고 싶으면 뒤에서 칼로 찌르거나 총 앞에선 모두 평등하니 총든 놈이 이긴다. 라는 한마디로 병먹금 하는 것.[29] 단검으로도 무술 원리를 지켜가며 연무하거나 스파링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기성 무술에 충분히 숙달되고 동작에 무게감을 실을 수 있으며 도검 검리까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이쯤되면 기성 무술 지도가 가능할 수준의 고인물이다.[30] 이건 그냥 유성매직 한자루씩 쥐어주고 모의로 대련만 시켜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몸은 멀쩡한데 팔에 줄이 벅벅 그인다.[31] 스텝 밟고 간보는 것도 없다. 먼저 많이 때리는 놈이 이기고, 등이나 고간 같은 곳은 때리지 말라는 법도 없고, 발길질과 무릎킥까지 그냥 더 허용이니까.[32] 빌 더프는 UFC 편에서 최상위권 선수 중 하나였던 리코 로드리게즈와 비공식경기에서 무승부가 날 정도로 강자였다.[33] 다만, 이런 둔기류는 리치가 물론 나이프보다 훨씬 길지만 나이프처럼 작고 변칙적인 동작으로도 큰 살상력을 가질 수는 없다. 따라서 과신하면 나이프에게 거리를 내주게 되고 방어에 실패할 수 있다. 크게 휘두른 게 빗나가거나/휘두르는 과정에서 방어가 사라지고 내 몸통을 열어주거나, 상대에게 둔기를 붙잡히거나 등등. 리치가 길고 타격력이 강한 둔기라 해도, 리치와 크게 휘둘렀을 때의 위력만 보고 과신하지 말고 나이프 상대로는 견제 및 방어에 치중하는 편이 이롭다. 딱 날붙이를 든 범죄자와 삼단봉을 든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가능하면 수적 우위를 활용하는 것이 전제 0번이고, 이 때 범죄자 정면의 모루는 거리를 유지하며 봉으로 범죄자의 칼과 팔만 간결한 동작으로 빠르고 강하게 쳐내 대치 및 방어를 유지한다. 크게 휘두르려다 보면 방어가 풀리고, 봉은 휘두를 간합이 없이는 상대를 제압할 위력이 실리지 않기에 상대 자체보단 팔 아래만 견제하는 것이다. 모루가 정면에서 대치하는 사이 실제로 범죄자를 제압/체포하는 건 뒤에서 접근하거나 아예 테이저건/권총 등 투사 무기를 활용하는 망치의 몫이 된다.[34] 반격기 연습 및 스파링을 할 때 대각선 방향으로 들어가거나 빠진다.[35] 별명 헤르메스, 고수를 칭하는 호칭도 Per-Sev라고 살벌한 말인데, Perforate(꿰뚫고)-Sever(써는)놈이라는 뜻이다. 단어들 어감부터가 평범한 찌르기 베기 수준이 아니라 맹수가 먹이 사냥하듯 거칠고 잔인한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다.[36] 여담으로 주인공의 스승 역을 맡은 배우 체키 카료는 나쁜 녀석들(영화)에서 범죄조직 보스를 맡았다.[37] 초빙된 나이프 파이팅 고수가 자신에게 칼 쓰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주인공에게 "그냥 총을 사요"라고 한마디 던진다. 주인공은 칼에 찔린 상처까지 보여주며 설득해서 겨우 단검술을 배우게 된다.[38] 기세를 살린 개싸움의 본질을 살린 장면인데, 숙적이 주인공에게 마운트를 탔다가 그대로 엎어진 것이다. 즉 주짓수 경기였다면 숙적이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었겠지만, 주인공의 손에 칼이 있는데다 갑자기 벌러덩 넘어진 것이어서 숙적은 뭔가 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찔려 죽었다.[39] 무공훈장도 여러 개 받은 뛰어난 군인이다.[40] 군인은 아니고 민간인이다. 생존술 교관으로 초빙받았던 것이다.[41] 목표의 정면에서 6연속 공격(목 사선-허리 가로-낭심 찌르기-중심선 세로-명치 찌르기-목 찌르기)을 가하거나, 후방에서 적병을 기습하는 걸 가르치는 장면(팔 긋기-심장 찌르기-목, 다리 등 긋기)이 토미 리 존스 옹의 과거 회상으로 나온다.[42] 이건 현대 군인한테 총기멜빵이 얼마나 중요한지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2차대전 시절처럼 멜빵을 어깨 걸이 용도로만 쓴다면 총을 메었을 때에는 즉각사격이 힘들고, 즉각사격을 위해 파지하면 멜빵을 이용하지 못해 총을 놓치기도 쉽고 팔도 빨리 지친다. 옛날이었다면 기습자 입장에서는 바로 입 막고 목만 찌르면 되는 상황인데, 돌격소총을 목에 건 채로 파지한 상황이므로 귀찮게시리 총기도 치우고 오른팔도 그어야 하는 것이다.[43] 현실적으로 하려고 처음부터 다굴을 놓는 식으로 가면 아무리 원빈이 날뛰어도 상대가 안된다는 결론이 나와서 연출을 가미했다고 한다.[44] 나이프 파이팅 전문가도 해당 영화를 보고 한 가지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있다고 평했다.[45] 키튼의 별명인 '마스터(석사)'는 이 '교수(프로페서)' 바로 아래라는 비유적인 의미도 가진다.[46] 블랙 플래그에서는 단검을 휘두르는 적은 등장하나, 획득한 단검은 투척용으로만 사용한다.[47] 그리고 중간에 네일건을 사용하는 모습도 몇 번 볼 수 있다.[48] 월남전 때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하던 거버 Mark II 제품[49] 동일하게 거버사에서 나온 [[https://www.google.co.kr/search?q=gerber+yari+ii&newwindow=1&sxsrf=AOaemvLS5hrdv3kxtRxIcXWorMPDujQggg:1635079068791&source=lnms&tbm=isch&sa=X&ved=2ahUKEwjvksyYiOPzAhVK7WEKHRd_CZAQ_AUoAXoECAEQAw&biw=1689&bih=835&dpr=1.1]|야리2][50] 게다가 주인공과는 친구이기까지 해서 주인공이 제대로 싸우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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