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암

　지령 인증, 승인. 주인님, 저는 리리암 1호예요. 오늘부터 저희는 주인님을 위해 시중을 들게 되었어요.
　질문 답변, 만약 「주인님」이라는 호칭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수정할 수 없어요. 이건 제가 메이드로서 따라야 하는 설정이니까요. 만약 원하지 않으신다면 원하시는 호칭으로 불러드릴 수 있어요. 설명, 만약 특별한 호칭이 있다면 수용하지 않겠습니다. 리리암은 숙련된 메이드로서 그 어떤 차별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을 거예요. 질문 답변, 응답, 특별한 호칭이 없으신가요? 전 주인님께서 특별한 취향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모양이네요.
　질문 답변, 응답, 리리암은 실망하지 않을 거에요. 전 숙련된 메이드고, 불필요한 표정은 짓지 않아요. 맞아요. 잘못 보신 거에요.

대상 판정, 콜로서스 조종사, 새로운 주인님. 지령 인증, 통과, 질문 답변, 응답, 저를 제외한 다른 리리암들도 물론 말을 할 수 있답니다. 다만 저희 사이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호와 주인님의 대화는 너무 자유분방하고, 메이드로서 전문적이지 못해요. 3호는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메이드라기보다는 청소 로봇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요. 4호는 예의가 없고, 항상 주인님을 의심하는 태도를 보여요. 결론, 응답,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1호는 메이드로서든, 「주인님」을 보호하는 역할로든 모두 완벽해요. 제가 리리암들을 대표해서 발언하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질문 답변, 응답, 전 「자유분방」한 태도 설정은 없어요. 원하신다면 2호를 불러올게요.　

앗! 주인님이야~? 나는 리리암 2호야. 1호는 몸이 안 좋아서 오늘은 내가 대신 시중을 들게! 그나저나 주인님이랑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네! 1호는 나보다 더 진지하고 세심하긴 하지만, 너무 고지식하다니까... 농담도 못 하니까 조금 재미없어!
응? 우리가 무슨 사이냐고? 으음... 자매 사이에 가깝다고 해야 하려나! 내가 깨어났을 때, 난 「리리」라는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거든... 나이, 신분, 소속까지 전부 말이야. 그리고 나보다 몇 년 먼저 깨어난 1호는 나보다 우리에 대한 정보를 더 잘 아는 것 같았어. 1호는 내 신분과 이름을 말해줬고,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명도 알려줬어── 본체를 지키고, 본체를 깨우는 일 말이야.
에? 「본체」가 누구냐고? 아직 모르는 모양이네. 하지만 내가 말해 주긴 조금 번거로운데... 알고 싶다면 다음에 1호한테 물어봐~　

대상 판단, 주인님, 지령 인증, 통과, 상황 판단, 잡담... 설명, 응답, 오늘 「본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건가요? 아무래도 2호와 꽤 많은 이야기를 하신 모양이네요.
진술, 설명, 「본체」는 리리암과 함께 움직이는 저 거대한 생명유지장치 안에 잠들어 있는 소녀예요. 저분은 우리 리리암들의 「진정한 주인님」이에요. 우리의 사명은 본체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고, 다시 깨우는 거예요. 1호와 2호는 「주인님」의 보호를 담당하고, 3호와 4호는 「주인님」을 깨우는 방법을 찾는 것을 담당해요. 3호와 4호는 자주 외출하기 때문에, 그래서 평소에는 잘 만나지 못하실 거예요. 제 기억에는 「주인님」을 깨운 뒤의 일에 대한 내용은 없어요. 그건 제 임무 범위가 아니에요.
답변, 응답, 리리암은 의심을 인식하지 않지만 의심이 존재하는 건 당연해요. 우리의 마지막 운명은 무엇일지, 「주인님」을 깨운 후에 리리암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리리암의 프로그램 내에는 없어요. 하지만 어찌 됐든 우리의 「사명」을 완수하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