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일랜드로 온 숀은 곧장 이니스프리로 향한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관광객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7대 째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출신이다. 마을에 도착한 숀은 양을 돌보는 아름다운 여인 메리를 만나 첫 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이 태어났던 옛 집의 소유권 문제 때문에 메리의 오빠 레드와 다투기 시작한다.
1920년대, 아일랜드계 미국인 은퇴 복서 숀 손튼은 고향인 이니스프리로 돌아와 가족 농장을 사들인다. 그곳에서 그는 불같은 성격의 붉은 머리 아가씨 메리 케이트 다나허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메리의 오빠이자 거친 성격의 지주인 윌 다나허 역시 농장을 원했고, 숀이 농장을 사자 메리의 결혼을 반대하며 숀에게 복수한다.
마을 사람들은 윌이 메리를 집에서 내보내면 부유한 미망인 틸레인이 그와 결혼할 거라고 속여서 숀과 메리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하지만 곧 속았다는 걸 알게 된 윌은 메리의 지참금을 주지 않는다. 숀은 아일랜드 전통에 무지하여 지참금에 무관심하지만, 메리에게 지참금은 자신의 가치와 자유를 증명하는 것이기에 꼭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숀과 메리는 갈등을 겪는다. 마을 사람들의 설득으로 윌은 메리의 가구는 돌려주지만, 지참금은 주지 않는다.
메리는 숀이 윌과 싸우지 않는 것을 보고 그를 겁쟁이라고 여기고, 숀은 과거 권투 경기 중 상대방을 죽게 한 사고 때문에 싸움을 피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메리 역시 신부님에게 자신의 이기심을 고백하고 둘은 화해한다. 그러나 다음 날 메리는 숀이 행동하길 바라며 더블린행 기차에 오른다. 숀은 메리가 기차를 타려는 것을 알고 달려가 그녀를 기차에서 내리게 한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숀은 메리를 강제로 윌의 농장까지 데려가 지참금을 요구한다. 윌이 거부하자 숀은 아일랜드 전통을 내세우며 "지참금이 없으면 결혼도 없다"라고 선언한다.
결국 윌은 350파운드의 지참금을 내놓지만, 숀은 그 돈을 바로 난로에 태워버린다. 굴욕감을 느낀 윌이 숀에게 주먹을 날리자, 숀은 방어적으로 대응한다. 이후 두 남자는 퀸즈베리 규칙을 따르기로 한 뒤 마을을 가로지르는 긴 주먹다툼을 벌인다. 싸움은 술집으로 이어지고 서로를 존중하게 된 두 사람은 술값을 놓고 다투다 다시 싸움을 벌이고, 결국 숀이 윌을 KO 시킨다. 싸움이 끝난 후, 술에 취한 두 사내는 팔짱을 끼고 숀과 메리의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 날, 윌은 미망인 틸레인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숀과 메리는 다시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1933년에 나온 원작 단편 소설을 존 포드가 1936년에 판권을 사고 영화화 되기까지 15년 넘게 걸린 작품이다. 이 영화를 만들 제작비를 모으기 위해 주연으로 정한 존 웨인, 모린 오하라를 데리고 서부극 리오 그란데를 연출해야 했을 정도.
제작사에서는 불안을 떠안고 진행된 프로젝트지만[2] 존 포드 영화 중 최고 흥행을 했고 베니스 영화제 경쟁 진출에 아카데미 감독상도 받았다. 리퍼블릭 픽처스 유일무이한 아카데미 수상작이다. 서부극으로 알려진 경향이 큰 포드 영화 중 숨겨진 걸작으로 꼽는 사람도 많다.
임권택이 1971년에 30년만의 대결이라는 제목으로 비공식 리메이크를 하였다. 임권택 본인이 인상깊게 본 영화라고 정성일 평론가와 인터뷰에서 술회한 적이 있다.
빅터 영이 맡은 음악이 상당히 좋은 평을 받았는데, 모린 오하라와 조지 A. 로메로가 사망 당시 듣고 있었다고 한다.
[1] 한국에서는 이 제목으로 1955년 11월 14일 단성사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 메이저 제작사에서는 이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본작 제작사인 리퍼블릭 픽처스는 B무비 전담 회사라 영세했다. 심지어 리퍼블릭 픽처스 사장조차도 이 바보같은 아일랜드 얘기는 그만두자고 했을 정도로 프로젝트를 싫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