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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34:14

문화적 전유

1. 개요2. 배경3. 대처4. 비판
4.1. 차별 대상자의 지나친 도식화4.2. 매우 한정된 문화적 맥락4.3. 문화 독점 우려
5. 사례
5.1. 구체적 예
6. 관련 개념

1. 개요

문화적 전유( , cultural appropriation)는 어느 한 문화집단의 구성원이 다른 인종이나 문화집단의 문화나 정체성 요소를 차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한 소수인종이 다른 인종에게 그들의 문화를 모방하지 말라고 말하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어휘이며(영어 사전) 문화가 종교와 관련된 경우에도 적용된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인지라 문화적 전유, 문화 차용, 문화 배당, 문화 도용 등 다양하게 번역된다.

2. 배경

문화적 전유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나왔는데 미국에서도 비교적 최근인 1980년대 이후에나 등장했고 21세기에도 거의 미국권에서만 쓰이는 개념이다.

서양에서 이 개념이 등장한 것은 식민주의, 제국주의 시절 피지배 국가 또는 문화의 문화 요소를 차용했던 시기의 여러 문제점에서 기반한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원주민 살육에 앞장섰던 백인 장군들이 원주민의 옷을 입고 전리품을 자랑하듯 기념사진을 찍는다든지 하는 일이 19세기에는 비일비재했다. 더불어 그렇게 제 의미도 모르고 가져다 내키는 대로 써먹은 변형판이 그 국가의 영향력을 타고 국제로 퍼지면서 원래의 의미/가치를 묻어버리는 현상이 흔히 발생했다. 문화적 전유는 지배적인 문화 구성원이 소수 문화를 가져가 마음대로 변형/왜곡해왔던 역사에 대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유를 착취적인 상태로 보는 이유는 문화적 요소가 원래의 문화적 맥락에서 제거될 때(탈맥락화) 손실되거나 왜곡되며 그러한 전시는 무례하거나 모독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문화에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문화적 요소는 지배 문화의 요소에 의해 "이국적인" 패션이나 흥미요소로 축소될 수 있다. 억압을 경험하지 않는 모방자는 일시적으로 '이국적인' 타자를 '연기'할 수 있으나 다른 문화가 직면하는 일상적인 차별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화적 전유는 문화적 "페티시화"(문화적 성적 대상화)가 실제로 문화가 전유되는 사람들을 소외시킨다고 주장된다.

문화적 전유는 문화 보존을 위해 일하는 원주민, 소수 문화의 집단적 지적 재산권을 옹호하는 사람들, 그리고 식민 통치 하에서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문화적 전유에는 다른 문화의 종교적, 문화적 전통, 패션, 상징, 언어 및 음악의 착취가 포함될 수 있다.

이후 미국에서 문화적 전유의 정의는 더 넓어졌다. 예를 들어 미국 미디어와 SNS에서 많은 미국 흑인들이 다른 인종에게 흑인 머리나 흑인 말투(미국 흑인 영어의 극단적인 사용; AAVE; "She BIN had dat han'-made dress" "bro u cap" "dis dat done doe asf period finna, we been know, sus woke")를 하지 말라고 요청(링크, 링크 2)했으며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은 다른 인종에게 전통적인 머리 장식을 착용하거나 아메리카 원주민 천막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링크

3. 대처

문화적 전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 문화권의 사람이 다른 문화권의 사람에게 먼저 물어보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한 문화권의 사람에게 요청을 해서 한 문화권의 사람이 이를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문화적 감상(cultural appreciation)으로 볼 수 있다.[1]

특히 특정 문화와 관련된 것을 성적으로 사용하거나[2]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키기 쉬우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4. 비판

4.1. 차별 대상자의 지나친 도식화

문화적 전유는 정의나 기준이 매우 애매하다.

문화적 전유에서는 차별받는 쪽(유색인종)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차별받지 않는 쪽(백인 등)이고, 후자가 전자의 문화를 함부로 가져다 쓰면 전자 쪽에서 불쾌해할 수 있다는 논리를 지닌다. 그러나 차별받는 쪽에서 불쾌해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당사자가 그렇지 않다는데 "그들은 그게 체화돼서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이 차별임을 안다"라고 백인(그 외 문화적 강자)이 주장하는 것은 백인의 오만이자 지나치게 시혜적인 태도이다. 아래의 예를 보면 문화적 전유의 대상이 된 당사자가 그다지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대상 집단'은 매우 거대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가령 흑인 관련 매체에서 지구상에 흑인은 매우 많고, 당연히 흑인 문화 요소를 차용한 각 사안에 대해서 기분이 나쁜 사람도 있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흑인 한두 명의 의견만 가져와서 '이 사람이 반대하니까 문제' 식으로 일반화하면 사실상 차용할 수 있는 문화가 거의 없게 되어 아래에 다룰 문화 독점 문제가 불거진다.

더욱이 이런 행동들이 대상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문화적 전유를 지나치게 해석해 "자기 인종에 맞는 코스프레만 하자", "중국인이 만드는 드림캐처를 불매해서 미국 원주민들이 만드는 물건을 사자."라는 주장보다 더 극단적으로 자신이 백인이라면 아프리카 공동체나 아메리카 원주민이 만든 장식 등을 집에 장식하는 것을 꺼려 이들이 만드는 물품도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백인이 중국 음식인 딤섬을 먹는 것을 거부하는 등의 경우도 있다. 그러면 해당 문화 공동체는 문화/경제적으로 빈곤해지게 된다.

4.2. 매우 한정된 문화적 맥락

서양의 문화적 맥락에서 생겨난 흐름이라서 타 지역은 이러한 논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적으로 문화적 전유가 이슈화되는 곳은 서양 전체도 아니고 미국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 배경에도 설명했듯이 문화적 전유란 제국주의 국가의 피지배 민족 문화 왜곡에 대한 반성으로 생겨난 것이므로, 애초에 제국주의소수민족 등과의 연관성이 적은 지역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주류 문화에 대한 흉내야 주류 문화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각종 지역/국가의 문화를 따라하는 것에 대한 반응도 대체로 그러하다. 바이킹 코스프레 한다고 불쾌해하는 스칸디나비아인도 없고, 서양인 닌자가 나온다고 불쾌해하는 일본인도 거의 없다. 비하나 조롱의 의도없이 순수하게 타국의 문화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보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우리 문화를 사랑해 준다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나왔지 불쾌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에서도 서양인들이 한국 스타일을 차용해도 조롱이나 비하 의도로 하는 것이 아닌 한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국 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으로 받아들이며 좋게 생각한다.[5]

4.3. 문화 독점 우려

문화적 전유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문화지식재산권을 주장할 수 없고 인종 차별이나 비하, 조롱과 같은 악의적 의도가 없다면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령 외국인들(특히 흑인들)은 K-POP 가수가 드레드락 머리를 하는 것을 가지고도 문화적 전유라며 비난하곤 하는데, 이는 마치 드레드락을 활용할 권리가 흑인에게만 있다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종종 문화적 전유 현상에 대해서 '도용'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으로, 전유가 문제가 되는 것은 문화에 대한 충분한 존중 없이 썼기 때문이지 다른 문화권 사람이 썼기 때문이 아닌데, '도용'이라고 하면 마치 해당 문화권 외 사람이 쓰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문제인 것처럼 여겨진다.

위에서 보듯 K-POP 가수가 종종 흑인 문화 요소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멋있기 때문이고, 문화적 전유의 유래가 된 19세기 백인처럼 조롱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현지인보다는 좀 더 피상적 이해를 갖고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과연 '깊은 이해'는 무엇인지, 그렇게 따지면 얼마나 깊은 이해를 갖추어야지만 문화 요소를 쓸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SJW 같은 부류들이 뭐만 하면 문화적 전유라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면 오로지 자기 나라 것만 해야하고 외국 것은 아무것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냐'는 반응도 나온다. 문화적으로 더 강대한 서구 유럽 문화권을 타 문화권에서 이용하는 것에는 문화적 전유 운운을 하지 않기 때문에[6] 이러한 집착은 "타 유색인종 문화는 누리지 말고 세계의 주류인 WASP를 비롯한 서구권 백인 문화만 누리라"는 꼴을 조장하게 된다.

5. 사례

특히 미국에서 문화적 전유가 이슈가 되는 것들은 주로 아래와 같다.

등이 있는데 극단적인 경우 "자기 인종에 맞는 코스프레만 하자", "중국인이 만드는 드림캐처를 불매해서 미국 원주민들이 만드는 물건을 사자."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패션 속 문화적 전유 논란

5.1. 구체적 예

아래 사례들은 문화적 전유라는 주장이 제기된 사례들을 나열한 것이며 꼭 잘못된 행동임을 뜻하지는 않는다.

6. 관련 개념



[1] 다만 이것도 기준이 애매하다보니 특히 인터넷에서는 외부의 사람들에게는 공격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2] 사실 이 경우는 타 문화권 요소가 아닌 한 문화권 내에서 특정 직업, 계층의 요소를 활용해도 문제를 빚곤 한다. 성적 대상화 문서를 참고할 수 있다.[3] 무조건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노래[4] 다만 Without Me에서 "To do black music so selfishly and use it to get myself wealthy (Hey!)(흑인 음악을 가져다가 이기적으로 내 주머니나 채우는 데 썼으니까)"라는 가사가 나온다. 후술하듯이 백인 래퍼 Macklemore에게 노래 'White Privilege II'를 통해 흑인 것을 훔쳐다 자기 것인 양 포장하는 백인으로 디스당한 적이 있다.[5] 코리아부에 대한 한국과 서양의 인식 차이도 여기에서 기인하는데 서양에서는 코리아부라는 표현이 거의 멸칭으로 취급되지만 한국에서는 그들이 하는 게 좀 오글거리거나 이상하다고는 느낄지언정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하며 문화적 전유라고 기분 나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6] 이유야 잘 알다시피 근대의 역사가 서구권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근대 시기에 비서구 국가들은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 문화 역시 강요받거나 혹은 자발적으로 수용하였다. 위에서 보듯 문화적 전유는 문화의 강약을 기반에 깔고 있다. 주도적인 문화 향유권에서 소수 문화를 향유하는 것을 문화적 전유라며 문제시하고, 역방향은 더 강성한 문화로의 자연스러운 쏠림으로 여기는 것이다.[7] 수우족이 머리에 깃털을 꽂은 장식으로 유명한데 그 깃털은 독수리의 깃털이고 위대한 정신을 상징한다. 그 머리장식은 지역 사회에 주목할 만한 일을 했을 때만 선물로 주어진다. 보통 나이가 많은 원주민들이 이 장식을 한다. 추장 헤드드레스(Warbonnet)는 부족마다 다른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른 각주에서 후술하듯이 부족 지도자의 명예 및 이에 대한 존경 등을 상징하기 때문에 오직 부족 지도자만 착용할 수 있다.[8] 15세기 아프리카에서는 머리카락이 사람의 나이, 종교, 사회적 지위, 결혼 상태를 구별하는 수단이었다.[9] 아예 아메리카 원주민을 제외한 타인종들이 모히칸 머리를 한 것을 부르는(주로 백인) Cockcomb(닭벼슬)이라는 비하 명칭이 만들어졌다.[10] 유색인종 역할에 백인을 고용하면 유색인종 배우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다.[11] "프랑스" 감독이 제작한 '미국 애니메이션'이다. 이런 것도 프랑스라면 프랑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애매한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미국에서 열리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인식한 것일 수도 있다.[12] 그나마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딸 세쿠아나(Sequana, 세콰나)가 센강이 되었다는 설과 연관이 있다.[13] 당장 레 미제라블만 해도 프랑스 초연보단 영국인들이 가져다가 개작한 버전이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고 훨씬 유명하다.[14] 동명의 영화작가와는 다른 사람이다.[15] 퍼렐 윌리엄스아메리카 원주민 후손이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단체에선 혈통 가지고 쉴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Warbonnet은 부족 지도자의 명예 및 이에 대한 존경 등을 상징한다.[16] 19세기 ~ 20세기 중반 영국 백인 노동자 계층 청년사이에서 유행한 헤어스타일로 말 그대로 옆머리를 삭발 수준으로 면도하고 윗머리를 젤로 올린 헤어스타일이다.[17] 이 글에 따르면 Darko가 드레드록스 헤어를 처음 했을 때는 아무 논란이 없었다가 갑자기 몇 백 명이 인스타에 등장해 헤어 스타일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했다.[18] 다만 케이틀린 제너는 한때 육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파메일로 살다가 성전환을 택한 MTF트랜스젠더 당사자 입장으로, 수영, 격투, 육상 등 생물학적 성별로 체격조건이 결정되고 순위에 영향을 주는 스포츠종목에 한정했지만, TERF들의 주장에 일부 동의한 적이 있다. 케이틀린 제너는 트랜스젠더가 시스젠더에게 명백히 피해를 주게 되는 출전이나, 성별 반전의 반사이익을 확실히 얻는 비수술 트랜스젠더의 출전에 대해 같은 트랜스젠더 입장에서도 공정치 않다며 반대한 바 있으므로 TERF를 제외한 모두에게 젠더 전유 담론이 비판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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