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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9 19:11:20

문화적 전유

1. 개요2. 비판3. 문화적 전유라는 주장이 나온 사례4. 기타

1. 개요

문화적 전유( , cultural appropriation)는 어느 한 문화집단의 구성원이 다른 인종이나 문화집단의 문화나 정체성 요소를 차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한 소수인종이 다른 인종에게 그들의 문화를 모방하지 말라고 말하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어휘이며(영어 사전) 문화가 종교와 관련된 경우에도 적용된다.

문화적 전유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나왔는데 미국에서도 비교적 최근인 1980년대 이후에나 등장했고 21세기에도 거의 미국권에서만 쓰이는 개념이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기존에 없던 개념이라서 cultural appropriation이라는 용어를 문화적 전유, 문화 차용, 문화 배당, 문화 도용 등 번역하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번역한다.

서양에서 이 개념이 등장한 것은 과거 식민주의, 제국주의 시절에 피지배 국가 또는 민족의 문화나 정체성 요소를 그 문화적 맥락과 무관하게 자신들 마음대로 차용하고 가져다 쓰던 것에 대한 반성 때문이었다.[1] 그렇기 때문에 문화적 전유는 지배적인 문화의 구성원들에 의해 소수 문화가 도용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개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후 미국에서 문화적 전유의 정의는 더 넓어졌다. 예를 들어 미국 미디어와 SNS에서 많은 미국 흑인들이 다른 인종에게 흑인 머리나 흑인 말투 (미국 흑인 언어의 극단적인 사용; AAVE; "She BIN had dat han'-made dress" "bro u cap" "dis dat done doe asf period finna, we been know, sus woke")를 하지 말라고 요청했으며링크, 링크 2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은 다른 인종에게 전통적인 머리 장식을 착용하거나 아메리카 원주민 천막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링크

문화적 전유는 문화 보존을 위해 일하는 원주민, 소수 문화의 집단적 지적 재산권을 옹호하는 사람들, 그리고 식민 통치 하에서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문화적 전유에는 다른 문화의 종교적, 문화적 전통, 패션, 상징, 언어 및 음악의 착취가 포함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 문화적 전유가 이슈가 되는 것들은 주로 아래와 같다.

등이 있는데, 극단적인 경우, "자기 인종에 맞는 코스프레만 하자", "중국인이 만드는 드림캐쳐를 불매해서 미국 원주민들이 만드는 물건을 사자."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패션 속 문화적 전유 논란

이러한 전유를 착취적인 상태로 보는 이유는 문화적 요소가 원래의 문화적 맥락에서 제거될 때 손실되거나 왜곡되며 그러한 전시는 무례하거나 모독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문화에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문화적 요소는 지배 문화의 요소에 의해 "이국적인" 패션이나 흥미요소로 축소될 수 있다. 억압을 경험하지 않는 모방자는 일시적으로 '이국적인' 타자를 '연기'할 수 있으나 다른 문화가 직면하는 일상적인 차별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3] 문화적 전유는 문화적 "페티시화"가 실제로 문화가 전유되는 사람들을 소외시킨다고 주장된다.

2. 비판

문화적 전유는 정의나 기준 자체가 매우 애매하다. 그리고 문화적 전유 주장은 특정 소재가 그것과 연관된 인물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는 점에서 정치적 올바름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문화적 전유 주장의 문제점도 정치적 올바름의 문제점과도 매우 비슷하다.

특히 문화적 전유라는 개념 자체가 서양의 개념이라서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이 '이것은 문화적 전유다'라며 공격할 때 굉장히 어리둥절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문화적 전유라는 개념을 주로 주장하는 미국의 시각에서 얘기하자면 차별받는 쪽(유색인종)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차별받지 않는 쪽(백인 등)이다. 여기서 생기는 문제는 도와주는 쪽이 이 상황에서는 항상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것이다. 도와주는 쪽에서 무엇이 차별인지, 차별받는 쪽이 언제 불쾌한지 정하고 고치는 건 당사자들이 아닌 도와주는 쪽이기 때문이다. 차별받는 당사자들이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도와주는 쪽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게 진실인 것이다.[4]

예를 들면 에이브릴 라빈의 2014년 "헬로 키티" 뮤직 비디오가 나오자 서양권에선 문화적 전유라고 맹비난을 받았다. 뮤비에는 일본의 갸루 문화가 나오고 가사에 "민나 사이코, 아리가또, 카와잇!(모두 최고야 고마워 귀여워)"라는 일본어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당사자인 일본인들은 해당 뮤비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정작 일본인들은 기분나빠 하지 않는데 오히려 서양인들이 비난하는 상황이었다.

케이티 페리의 2013년 AMA "Unconditionally[5]" 게이샤 퍼포먼스나비부인을 노렸다고 할 수 있다. 일본계 미국인들과 유색인종 단체가 동양 여성에 대한 나비부인 스테레오 타입을 강화한다면서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정작 일본에서 설문조사를 하니 91%는 '멋지다, 상관없다'는 반응이었고 9%만이 일본인 비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어떤 외국인들(특히 흑인들)은 K-POP 가수가 드레드락 머리를 하는 것을 가지고도 문화적 전유라며 비난하곤 한다. 반대로 서양인이 한국인스러운 행동을 하고 한국 문화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을 가지고 같은 서양인들이 문화적 전유라며 비난하는 경우도 꽤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인들은 조롱이나 비하 의도로 하는 것이 아닌 한 서양인들이 한국 스타일을 차용해도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런 것을 다른 나라 사람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국 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으로 받아들이며 좋게 생각한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김치 먹이기와 같은 행위가 민폐 아니냐며 자성의 움직임을 보일 정도다. 코리아부에 대한 한국과 서양의 인식 차이도 여기에서 기인하는데 서양에서는 코리아부라는 표현이 거의 멸칭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들이 하는 게 좀 오글거리거나 이상하다고는 느낄지언정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하며 문화적 전유라고 기분 나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길거리 인터뷰, 리액션 영상

정치적 올바름을 이유로 빚어지는 흑인 비하 논란만 하더라도 흑인들의 입장이 다 다르다. WAP 뮤비에서 흑인을 들러리로 세웠다며 카일리 제너를 비판하는 의견이 나왔을 당시, 노래를 부른 카디비는 오히려 카일리 제너를 옹호했다. 카디비는 흑백 혼혈이지만 본인의 문화적 정체성은 흑인이다. 또 머라이어 캐리처럼 외모는 백인이지만 흑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어 흑인 문화 잡지의 표지 모델로 등장한 사례도 있다. 브루노 마스가 흑인 음악을 훔쳐갔다는 논란이 있었을 때도, 정작 흑인 뮤지션인 스티비 원더브루노 마스를 옹호했다. 에미넴은 완전한 백인이지만 흑인 문화 속에서 성장했고, 힙합계의 대부인 스눕 독에게 nigga라고 불릴 정도로 인정을 받는다.

문화적 전유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문화에 지적재산권을 주장할 수 없고 인종차별이나 비하, 조롱과 같은 악의적 의도가 없다면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서양이라고 뭉뚱그려서 말하기도 뭐한 게 이를 크게 문제시하는 곳은 미국 말고는 없다. 하얀색 웨딩 드레스는 16세기 유럽이 기원이고 정착된 것은 19세기 영국프랑스지만 동양인들이 유럽식 웨딩 드레스 입는다고 불쾌해하는 유럽인을 본적이 있는가? 미국인들이 로마 제국 영화를 만든다고 기분나빠하는 유럽인들도 없고, 바이킹 코스프레 한다고 불쾌해하는 스칸디나비아인도 없다. 서양인 닌자가 나온다고 불쾌해하는 일본인도 거의 없으며 한국인들도 서양 영화에 한복을 입은 배우가 나왔다고 이를 불쾌해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비하나 조롱의 의도없이 순수하게 타국의 문화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보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우리 문화를 사랑해 준다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나왔지 불쾌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 교체 운동에 반발한 사람들은 오히려 인디언 혈통의 야구 팬들이다. 이들이 얼굴을 시뻘겋게 칠하고 깃털 헤드 드레스를 쓴 채 우리 팀 상징이 인디언이라 자랑스럽다고 주장하는데 할 말이 없다. 마스코트 교체 시위 현장에서 "내 혈통의 몇 퍼센트가 무슨 부족 인디언이거든? 추장 건들지 말래?"라고 시비거는 인디언 팬들을 볼 수 있다. 일부는 동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아메리칸 인디언 스스로가 마스코트 변경을 요청했다. 링크, 링크 2. 결국 팀명까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교체되었다. 아메리칸 인디언 정치인들은 야구팀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 로비 활동을 벌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이름을 바꾼 이유

SJW 같은 부류들이 뭐만 하면 문화적 전유라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면 오로지 자기 나라 것만 해야하고 외국 것은 아무것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냐'는 반응도 나온다. 정작 동양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 흑인 등이 서양식 의식주를 누릴 때는 문화적 전유 논란이 거의 없는 것을 생각해보면 문화적 전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도리어 타 유색인종 문화는 누리지 말고 WASP를 비롯한 서구권 백인 문화만 누리라는 꼴을 조장하게 된다.

해당 문서에서는 문화적 전유 강요를 미국만의 이야기 처럼 적어놓았지만 트위터에서는 미국인이 아니더라도 문화적 전유가 암묵의 룰처럼 보편화되어 있다. 한국인 트위터 유저들이 문화적 전유를 이유로 특정 대상을 공격하는 것은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3. 문화적 전유라는 주장이 나온 사례

참고로 아래 사례들은 문화적 전유라는 주장이 제기된 사례들을 나열한 것이며 꼭 잘못된 행동임을 뜻하지는 않는다.

4. 기타



[1] 예를 들어 아메리카 원주민 살육에 앞장섰던 백인 장군들이 원주민의 옷을 입고 전리품을 자랑하듯 기념사진을 찍는다든지 하는 일이 19세기에는 비일비재했다.[2] 유색인종 역할에 백인을 고용하면 유색인종 배우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다.[3]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흉내내는 것이 악의가 없었다고 한들 그 자체가 비하가 되는 것과 같은 맥락[4] 이 영상을 보면 멕시코 전통 의상을 한 사람을 보고 문화적 전유라며 불쾌하다고 여기는 건 정작 차별받는 당사자들이 아닌 백인/흑인들이었으며 멕시코인들은 불쾌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5] 무조건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노래[6] 백인이다.[7] 이 글에 따르면 Darko가 드레드록스 헤어를 처음 했을 때는 아무 논란이 없었다가, 갑자기 몇 백 명이 인스타에 등장해 헤어 스타일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했다.[8] 파일:제레미 린 케년 마틴.png[9] 퍼렐 윌리엄스인디언 후손이지만, 인디언 단체에선 혈통 가지고 쉴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Warbonnet은 부족 지도자의 명예 및 이에 대한 존경 등을 상징한다.[10] 동명의 영화작가와는 다른 사람이다.[11] 다만 이 항목 예문 링크에 있는 케이틀린 제너는 한때 육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파메일로 살다가 성전환을 택한 MTF트랜스젠더 당사자 입장으로, 수영, 격투, 육상 등 생물학적 성별로 체격조건이 결정되고 순위에 영향을 주는 스포츠종목에 한정했지만, TERF들의 주장에 일부 동의한 적이 있다. 해당 인물 서술에서도 볼 수 있듯, 트랜스젠더가 시스젠더에게 명백히 피해를 주게 되는 출전이나, 성별 반전의 반사이익을 확실히 얻는 비수술 트랜스젠더의 출전에 대해 같은 트랜스젠더 입장에서도 공정치 않다며 반대한 바 있으므로 TERF를 제외한 모두에게 젠더 전유드립이 비판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