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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6 00:53:04

토끼전

판소리 열두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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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타령 · 옹고집타령 · 장끼타령
<colbgcolor=#fffafa,#27292d> 토끼전
토끼傳
안숙선 소리꾼과 이태백 고수의 《수궁가》 中 〈토끼 배 가르는 대목〉
작자 미상
배경 용궁, 산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갈래 판소리계 소설, 우화, 풍자소설
주제 속고 속이는 인간의 세태

1. 개요2. 줄거리
2.1. 여러 갈래의 결말
3. 출판·수록
3.1. 유래3.2. 근원 설화3.3. 전국 단위 시험 출제 연혁
4. 등장인물5. 구성
5.1. 해석
6. 대중매체7.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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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자 및 창작연대 미상의 한국 전통 판소리소설.

토끼의 간 The Hare's Liver[1]

2. 줄거리

큰 병을 얻어 임종을 눈앞에 둔 남해의 용왕[2][3] 병을 낫기 위한 방법을 수소문 한 결과 토끼을 먹으면 낫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4]

하지만 물속 나라의 백성들은 전부 물고기인지라 뭍에 사는 토끼를 잡아올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때, 용왕의 신하인 별주부(자라)가 자신만만하게 나서며, 손바닥 뒤집듯 쉽게 토끼를 잡아올 수 있을 거라 말한다.
자라가 가로되, "너는 우물 안 개구리라. 한 가지만 알고 두 가지는 알지 못하는도다. 지나에서 세상을 주름잡던 초패왕해하성에서 패하였고, 구라파에서 각국을 응시하던 나파륜(拿破崙)해도(海島) 중에 갇혔는데, 요마한 네 용맹을 뉘 앞에서 번쩍이며, 또는 무슨 지식이 있노라고 내 지혜를 헤아리느냐. ... "
이 대목에서 나폴레옹(!)이 언급된다. 판본에 따라서는 '유로바에셔 각국을 응시 든 나파륜(拿破崙)도(島) 즁에도 갓쳣나'라는 구절이 있는데 "중국 대륙을 누비던 천하무적 항우해하성에서 패배하였고, 전 유럽을 호령하던 나폴레옹도 깊은 바다 한 가운데 작은 섬에 갇힌 신세가 되었는데 너 같은 게 뭐라고 큰소리 치느냐"며 받아치는 내용. 이것으로 볼 때 토끼전의 현대적 모습은 최소한 19세기 말 이후에야 정립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기사. 개항 이후에 조선에서 유럽, 미국의 역사와 인물 평전에 대한 책들도 조선에 번역되어 대중에 유행했었는데, 이러한 이본(異本)도 그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19세기 초에도 청나라 유학파들이나 조선에 표류하여 나폴레옹에게 조선인 그림을 소개한 버질 홀 등 외국인들을 유럽 정세를 알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 세계 정세를 알 수 있는 사람들은 지식인 양반 계층 위주였으니 서민들의 문화인 판소리에 퍼지긴 어려울 것이고 서민들이 본격적으로 서양의 정세를 알게 된 개항 이후가 창작 시기로 유력하다.링크

그 대목에서 원래는 문어가 자기가 가겠다고 나섰는데 자라가 "너가 갔다간 정체뽀록에 그대로 횟감됨요."라고 했다가 문어가 화를 내며 "그러는 넌 탕으로 만들 거임."이라고 되받아치자 요목조목 반박한 뒤 용왕의 최종 승인을 거쳐 나갔다. 수문장 물메기를 보내자는 대목도 나오는데, 덩치가 크고 아가리가 크며 식탐이 많으므로, 육지에 올라가서 먹을 것 찾겠다고 산천수를 이리 저리 기웃거리다 낚시 미끼를 덥썩 물고 낚시 좋아하는 선비들에게 메기가 약으로 좋다고 잡혀갈 테니 안 된다는 대목도 있다. 어쨌든 자라는 물과 뭍을 오갈 수 있기에 뭍으로 올라와 토끼를 찾아갔다.

별주부는 토끼를 찾아낸 뒤 온갖 아양과 아부를 떨어 설득한 끝에 함께 용궁으로 갔다.[5]

토끼를 본 용왕이 대뜸
토끼 너 듣거라. 내 일찍이 병을 얻어 사경을 헤매인즉 하늘나라 도사가 내려와 진맥하고 이르되, '살아 있는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나으니라' 하니, 어진 신하 보내어 너를 잡아 왔느니라. 죽는다고 한탄하지 말아라. 과인이 아직 눈을 감기에는 할 일이 많으니 너 죽고 과인 살면 네가 일등공신이로다. 할 말이 있으면 하고 그냥 죽어라.
라고 말했다. 이에 토끼는 잠깐 당황했지만, 기지를 발휘하여 "안타깝지만 지금은 나에게 간이 없다. 나만 아는 곳에 몰래 감춰두고 왔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용왕은 의심을 했지만 잔꾀[6]로 용왕을 속이고 무사히 탈출했다.

토끼의 배웅 겸, 몰래 감춰놓았다던 간을 받아올 겸 해서 별주부가 다시 토끼를 데리고 육지로 올라갔더니 토끼는 별주부를 농락하며 곧바로 산속으로 도망갔다. 이에 임무 실패의 책임을 추궁받을 게 두려웠던 별주부가 자살하려는데 지나가던 도인이 '잠깐 스톱! 그대의 정성에 하늘이 감동하여 급히 이것을 전하라 하였도다!' 면서 선약(仙藥)을 건네줬다. 참고 별주부가 "근데 뉘십니까?" 하고 묻자 도인이 "나는 패국 사람 화타이다." 하고 사라지는 거로 끝. 이 엔딩이 가장 많이 알려진 엔딩이며, 대부분의 매체에서도 이 결말을 채택하고 있는 터라 사실상 정식 엔딩으로 취급되고 있다.

2.1. 여러 갈래의 결말

원전의 결말은 화타에게 약을 받는 것으로 끝나며 판본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바리에이션이 있다.

3. 출판·수록

3.1. 유래

병을 고치기 위해서 토끼을 원하는 용왕이 별주부(자라)[9]를 지상에 파견하고, 별주부에게 속아 용궁에 붙들려갔다 기지를 발휘하여 목숨을 부지한 토끼의 이야기로, 한국의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사기에 실린 이야기.
신라김춘추백제의 침공에 맞서기 위하여 사신으로 고구려로 갔으나 지원을 받기는커녕 고구려에서 죽령 이북의 영토[10]를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자 이를 거절했다가 붙들려 옥살이를 하게 될 위험에 처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구려의 관리인 선도해에게 뇌물을 먹인 후 그에게서 주변을 속이고 탈출하는 이야기인 구토설화를 전해 듣는다. 이에 김춘추는 토끼처럼 꾀를 내어 고구려왕에게 죽령 이북의 땅을 주겠다고 임기응변으로 속이고 신라로 달아났다.[11]
구전소설이기에 창작 연대는 명확하지 않으나[12] 문헌에 본격적으로 기록되어 유행한 것은 조선 후기로, 〈수궁가(水宮歌, Song of the Water Palace)〉, 〈토별가〉, 〈토끼타령〉, 〈별주부타령〉 등으로 불리는 판소리본과 〈토끼전〉, 〈별주부전(鼈主簿傳)〉, 〈토생원〉, 〈구토지설(Tale of Turtle and Hare)〉 등으로 불리는 소설판본 두 갈래로 발전하게 된다.

3.2. 근원 설화

토끼전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한국 기록은 위에 나온대로 삼국사기에 나온 구토지설. 토끼전과 비슷한 이야기가 인도 경전인 《자타카》에 전해지는데, 한국에는 본생경(本生經), 본생담(本生譚)이라는 제목으로 전해지고 근래에는 동화 형식으로도 출판됐다.

자타카에서는 주인공이 토끼가 아닌 원숭이, 그리고 용왕이 아닌 용왕의 아내가 원숭이 염통을 먹고 싶어하고, 판본에 따라 용왕 대신 악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자타카에서는 원숭이가 용왕(혹은 악어)의 꾀임에 위기에 빠지지만 자기 염통은 나무에 걸어놓았다고 속여 탈출하는 건 토끼전과 유사하다. 자세한 내용은 원숭이 왕과 악어 문서 참조.

참고로 자타카는 석가모니전생 이야기를 담은 책. 다시 말해 이 원숭이는 석가모니의 전생이라는 소리가 된다.

3.3. 전국 단위 시험 출제 연혁

4. 등장인물

5. 구성

5.1. 해석

소설을 해석하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그 밖에, 지상의 동물회의에서 다람쥐의 음식들을 강제로 강탈하고 어미 멧돼지를 앞에 두고 그 자식을 잡아먹는 여우, "과인은 수국의 천승 임금이요, 너는 산중의 조그마한 짐승이라(중략)과인을 원망하지 말지어다."라는 용왕의 대사등을 통해 강자의 횡포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도서에선 용왕=늙은 암군/폭군, 자라=앞잡이/간신, 토끼=아무것도 모르는 지방 선비라는 해석을 통해 "썩은 정치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선비의 노력"이라는 흥미로운 결론을 내렸다.

6. 대중매체

톰과 제리처럼 약자가 강자를 골탕먹이는 형태의 구성이기에 서민에게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70여 종의 바리에이션이 존재할 만큼 수많은 2차 창작이 이어졌다.

토끼전을 소재로 한 매체에서 묘사되는 별주부 자라의 대다수는 자라보다는 다른 거북류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된다. 물론 실제 자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자라와 동떨어진 다른 거북류의 형태로 묘사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라와 다른 거북류의 중간 형태로 묘사되기도 한다. 아마 한국에서는 남생이 등 다른 민물거북도 관용적 표현으로 자라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듯 하다. 그리고 후술할 내용처럼 토끼와 거북이와 헷갈리기 때문인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7. 여담


[1] Rabbit 대신 Hare인 이유는 한국의 고유 토끼는 굴토끼가 아니라 산토끼였기 때문. 토끼 문서 참고. 다만 해외 몇몇 번역본에서는 The Rabbit's Eyes라고 번안되었다. 번안작이라 간이 눈으로 바뀐 것이 포인트.[2] 동해의 용왕이라는 버전도 있는데, 원본인 구토지설에서는 동해 용왕의 딸이 병을 얻었다고 나온다.[3] 참고로 번안판 Rabbit's Eyes에서는 용왕(Dragon King)이 서양인들에게 생소한 존재라 물고기들의 왕으로 나왔다.[4] 그런데 이 처방을 내린 의원이 내린 논리가 현대인에게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병에는 반대되는 것을 써야 한다며 용왕은 바다에 있고 토끼는 육지에 있다는 식의 뭔가 참 겉만 그럴싸하고 내용은 없는 사이비스러운 이론. 다만 이야기가 구전되면서도 이 내용이 그대로 남았다는 건, 적어도 토끼전을 향유하는 층에선 이 논리를 그럴싸하다고 믿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축약본에선 이런 논리까진 안 나오고 그냥 토끼 간이 명약이라더라 하는 정도로만 넘기고, 어떤 판본에서는 용왕의 병은 몸 속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아 생긴 것이고 토끼는 달의 기운을 받아 음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동물이니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나을 것이라는 설명으로 나오기도 한다.[5] 인중이 짧아 단명하겠고, 눈에 화망살이 들어 너(토끼)는 산에 살면 곧 죽는다는 등, 용궁으로 가면 훈련 대장을 시켜주겠다는 둥 해서 데리고 간다[6] 밑구멍으로 간을 배출시킨다고 말한다. 그러자 용왕은 믿지 않는데 토끼가 자신의 밑구멍이 세 개라며 그걸로 똥 누고(항문) 오줌 누고(요도) 간 누고(질) 한다며 속였다. 이에 병사 하나를 시켜 확인해보니 과연 구멍 세개가 완연하여 철석같이 믿었다. 이 이야기만 보면 토끼가 암컷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자라를 따라서 용궁에 가기 전에 잠깐 토끼가 집에 들르는 장면에서 토끼의 아내가 나왔다. 암컷인지 수컷인지 헷갈리는 부분. 다른 버전에선 배꼽을 보여줬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예 배째라는 식으로 한 번 자신의 배를 갈라보아라라고 하면서 그러나 간이 없다면 자신이 숨겨둔 간도 못 찾고, 다른 토끼들도 멀리 할 거라는 말을 하는 버전도 있다.[7] 토끼는 선천적으로 소화 기능이 떨어져서, 자기가 싼 변을 다시 주워먹어서 흡수되지 않고 남은 영양분을 다시 보충하는 습성이 있다. 또 스펀지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자기 똥을 못 먹으면 죽는다고 한다. 어느 엔딩에선 거북이가 토끼가 도망가버린 데에 대해 한참 동안이나 해변가에서 엉엉 울고 있었는데, 아까 그 토끼가 그걸 우연히 보고는 정성이 대단하다 싶었는지 똥을 싼 뒤 이걸 먹이라고 했고, 별주부는 그걸 가져갔더니 뜻밖에도 씻은 듯이 나았다는 얘기도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이 설이 나온 청소년용 만화책도 있었다. 물론 작가가 이 설을 알고서 채용한 것인지, 아니면 어쩌다 보니 맞아 떨어진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8] 모든 동물들이 토생원을 못 찾은 이유는 스스로 털을 그을려 변장했기 때문. 백여우는 이를 파악했다.[9] 자라를 뜻하는 한자가 '鼈'로 훈음은 '자라 별'이다. 그리고 '주부(主簿)'란 벼슬 이름이다. 즉, 별주부란 주부 벼슬에 있는 자라란 뜻이다.[10] 과거 진흥왕에 의해 고구려가 신라에게 빼앗긴 한반도 중부 지방을 말한다.[11] 즉 토끼는 김춘추, 용왕은 고구려 보장왕연개소문, 토끼의 간은 죽령 이북의 영토를 뜻한다.[12] 늦어도 삼국시대, 더 올라가면 원삼국시대나 고조선이 멀쩡하던 시절까지 올라가고도 남는다.[13] 이 당시엔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된 CF들이 많았다. 한국 최초의 CM송 광고로 알려진 진로소주 광고나 춘향전을 패러디한 럭키치약 광고 등이 이 시기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CF다.[14] 토끼는 이의정, 자라는 임혁필, 용왕은 홍록기, 옥황상제는 전원주가 연기했다.[15] 별주부는 토끼에게 뱃속의 것을 조금만 주면 평생 용궁에서 잘살게 해주겠다라고 했는데 토끼는 당신의 마음을 조금만 준다면 자신이 평생 도로고 잘해주겠다란 식으로 오해했다.[16] 판본에 따라 수궁이 남해안이라고 하는 판본도 있다.[17] 서유기 세계관에선 하천, 호수, 심지어 우물에도 그곳을 담당하는 용왕이 존재한다.[18]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개양오거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