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0-24 07:44:06

민간 어원

민간 어원설에서 넘어옴
1. 개요2. 상세3. 영향력4. 예시
4.1. 한국어4.2. 한자4.3. 영어4.4. 일본어
5. 관련 문서

1. 개요

/ Folk etymology

민간 어원언어의 사회성 등으로 말미암아 사람들 사이에 잘못 알려져 있는 낱말의 어원. 단어의 어원을 다룬 설명 가운데, 흔히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연구로 말미암아 근거가 없는 것이 드러난 것을 말한다.

2. 상세

어떤 말의 뜻이 불분명할 때 민중이 음운 또는 음절의 유사성에 근거를 두어 거기에 가까운 뜻을 적용하여 근거 없는 어원을 의식하는 것이다. 민간요법과 비슷하게 비과학적인 언어 분석 방법을 가리키는데 한국어의 저속화를 초래하거나 간혹 역사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할 대상이다.

'민간 어원'이라고 하지만 진짜 어원이 아니다. 유사과학과학이 아니고, 유사역사학역사학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어원이 아님을 강조하여 '민간 어원설(說)'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근거를 갖고 논의될 수 있는 실제 '학설'보다는 그냥 떠도는 이야기인 '설화'에 가깝다.

역사적인 일화와 관련된 어원은 대부분 창작일 가능성이 많다. 도로 묵으로 하라고 해서 '도루묵'이 되었다든지[1], '나도 모른다'가 '캥거루'의 뜻이라든지...[2]

어원이 아님을 알면서도 여러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독자연구집단연구를 하여 퍼뜨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특히 관광지와 관련해서 많이 나타나는데 어떻게든 관광객을 끌어모을 만한 흥미로운 일화를 찾다 보니 민간 어원을 수집해서 쓰곤 하기 때문이다.

3. 영향력

민간 어원이 그냥 대중의 사소한 오해만이 아닌 것이 민간 어원이 실제로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웬만한 어원 사전을 읽어 봐도 '이 단어는 이러이러한 민간 어원의 영향으로 이렇게 변형되었다'는 말을 꽤 잦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부정회귀[3]라고 한다. 특히 정치적 올바름 움직임으로 인해 본래 어원상으로 혐오 표현이 아닌 단어를 혐오 표현으로 새롭게 인식하여 사용을 기피하거나 터부시하는 사례들도 부정회귀에 해당한다.[4]

당장 한국어의 '-' 접두사는 본디 어원적으로 동물 와도 접미사 '-개'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가짜'라는 뜻이지만(개-소리, 개-살구 등)[5] 실제 어중은 이를 동물 개를 가리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사용하고 있다.[6] 민간 어원이 언어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이것만이 아니고 어형까지 편리하게 바꾸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황소', '황새' 등의 낱말은 본디 '큰 소', '큰 새'를 의미하는 '한쇼', '한새'였지만 근대에 민간에서 '한'을 한자 (누를 황)이 변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여 지금의 어형으로 변한 것이다. 민간 어원은 가짜동족어로 이어지기도 한다.

4. 예시

4.1. 한국어

순우리말 단어인데도 한자어가 어원이라는 식의 민간 어원설이 한국어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대체로 조선 시대 양반들이 멀쩡한 순우리말에 한자어 풀이를 붙여 한자어로 둔갑한 경우가 많은데 이 영향으로 지금도 많은 한국인들이 그대로 믿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한자부회'[7]라고 칭하기도 한다. 어원 추적이 어려운 자연 지명에도 민간어원설이 많다.

4.2. 한자

후대의 자형인 해서를 보고 파자하는 식의 민간 어원이 흔하다. 한자는 그 수가 너무 많은 탓에 사례도 엄청나게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고, 아래는 극히 일부의 예시이다.

4.3. 영어

4.4. 일본어

5. 관련 문서


[1] 그래도 아예 부정되어 버린 캥거루보다는 사정이 낫다. '명확하지 않다' 수준에 그치니까.[2] 다만 실제로 한 단어의 뜻을 착각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올라가면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자기가 이해한 용법을 확산시키는 경우도 있다. 겅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다.[3] 정확히 말하면 부정회귀가 지칭하는 현상의 범위는 이보다 더 넓지만, 민간 어원이 실제 언어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도 부정회귀의 범위에 포함된다.[4] 영어 단어 가운데는 niggardly, 한국어 표현 가운데는 봇물이 유명한 예시다.[5] 이와 별개로 예전부터 접두사 '개-'와 동물 '개'를 연관짓는 인식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고려 후기인 13세기에 간행된 향약구급방에서는 '가짜 백합'이라는 뜻의 '개-나리'를 견이나리(犬伊那里) 또는 견내리(犬乃里)라 기록했는데 한자 개 견(犬)의 뜻을 빌려 '개-'를 표기한 것이다.[6] 다만, 욕설 '개새끼'는 '가짜 새끼'가 아니라 동물 개를 가리키는 말이 맞다. '개판'의 개는 開(열 개) 혹은 改(고칠 개)다.[7] 견강부회에서 따온 신조어.[8] 신라의 수도는 신라 상대부터 하대에 걸쳐 '서라벌(徐羅伐)', '서나벌(徐那伐)', '서야벌(徐耶伐)', '서벌(徐伐)' 등으로 음차되어 왔고, 이는 '셔라ᄇᆞᆯ' 정도로 재구될 수 있다. 이후 이 단어가 '셔블'>'셔ᄫᅳᆯ'>'셔울'을 거쳐 지금의 '서울'이 된 것으로 보인다.[9] 설령 서울의 어원이 서라벌이 아니라 할지라도, '설울'이 '서울'의 어원이 될 수 없는 명확한 근거가 존재한다. 만일 여말선초에 '설울'이라는 말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15세기 기준 의 한국 한자음은 '셜'이었고 '울타리'를 뜻하는 '울'의 어형은 ''이었으므로 '서울'의 15세기 어형도 '셜욿'~'셔욿'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1447년경 편찬된 《용비어천가》에서는 한자 (서울 경)에 해당하는 고유어가 분명히 '셔ᄫᅳᆯ'로 나타나고 있다. 중세 국어 어휘에서 은 대체로 이 약화된 결과로 파악되는데, 만일 태조 이성계가 살던 14세기 말부터 서울이 '셜욿'의 형태로 존재했다면 조선 건국 이래 50년 넘게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순경음 ㅂ이 난데없이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그러나 상술했듯이 신라의 '서라벌'을 어원으로 제시한다면 '서라벌'의 이 약화되어 '셔ᄫᅳᆯ'의 이 된 것이라는 명쾌한 해석이 가능하다.[10] 물론 이 가설이 맞다면 의 본음은 '락'이므로 두음 법칙이 없던 15~16세기 문헌에서는 '소락', '소라기'로 나타나야 하겠지만, 《두시언해(1481)》와 《훈몽자회(1527)》를 비롯한 중세 국어 문헌에서도 '소나기'는 '쇠나기'로 나타나기에 이 가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11] 또는 화장장에서 화장하고 나온 뼈를 부수어 골분으로 만드는 사람을 '쪼다'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다.[12] 당시 어형은 'ᄒᆡᆼᄌᆞ쵸마'였다.[13] 본래 그칠 지(止) 자 자체가 그냥 발을 뜻하는 글자였고 멈추다는 뜻으로의 확장은 나중의 일이다.[14] 본래 두 획 二 사이에 십(十) 자 대신 대(大) 자가 있는 모습.[15] 최근 들어 이 몽골 전파설 반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몽골에서도 부정할 정도.[16] 치킨버거는 미국을 제외한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쓰이는 표현이다. 미국에서는 '치킨 샌드위치(chicken sandwich)'라고 한다.[17] 영어 forlorn(버려진, 잃은, 매우 슬픈)과 네덜란드어 verloren(버려진, 잃은)은 동계어이고, hope는 hoop가 와전된 형태이다. 여담으로 네덜란드어 hoop는 영어 heap(무더기)와 동계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