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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혈의 누 (2005) 血淚 | Blood Rain | |
장르 | 사극,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공포, 서스펜스, 느와르, 고어, 피카레스크 |
감독 | 김대승 |
각본 | 이원재 |
제작 | 김미희 |
주연 | 차승원, 박용우, 지성외 |
기획 | 강우석 |
조감독 | 김영진 |
촬영 | 최영환, 박상훈 |
조명 | 김성관 |
편집 | 김상범 |
동시녹음 | 이태규(B.O.B) |
음향 | 김석원(블루캡) |
미술 | 민언옥 |
음악 | 조영욱 |
촬영 기간 | 2004년 6월 28일 ~ 2005년 2월 28일 |
제작사 | 좋은영화, 싸이더스 |
배급사 | 시네마 서비스 |
개봉일 | 2005년 5월 4일 |
화면비 | ○○ |
상영 시간 | 119분 (1시간 59분) |
제작비 | ○○ |
월드 박스오피스 | $14,270,938 (최종 기준) |
대한민국 총 관객 수 | 2,274,995명 (최종 기준) |
스트리밍 | [[TVING| TVING ]] ▶▶ ▶ ▶ ▶ |
상영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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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연출한 김대승의 2005년 영화.대한제국 때 이인직이 쓴 동명의 소설인 혈의 누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작품이다.# 다만, 영화 제목은 '피눈물'라는 뜻의 혈누(血淚)를 일본식으로 직역(血の淚)한 것으로 이 부분은 동명의 소설과 표현이 같다.
2024년 기준으로 개봉 후 약 19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이 영화가 지닌 독특한 분위기는 여전히 독보적이라 평가받는다. 사실상 사극의 형식을 빌린 탐정 느와르 영화인데도 공포, 미스테리, 고어 요소까지 두루 갖춘 영화로 아직까지 이 영화만큼의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따라잡은, 그와 비슷한 영화조차 나오지 않았다.[1]
2. 예고편
▲ 메인 예고편 |
3. 시놉시스
1808 조선, 연쇄 살인사건! 고립된 섬, 닷새간 예고된 다섯 죽음 19세기, 조선시대 후반,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관 원규 일행이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第 一 日, 화재 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 참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과 혈우가 내렸다는 소문에 마을 사람들은 7년 전,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 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동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 해결을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 나가던 원규 앞에 참혹한 또 다른 연쇄 살인사건이 이어진다. 불길한 섬에 고립된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궁지로 내몰리고....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여기에 참형 당한 강 객주에게 은혜를 입었던 두호의 등장과 자신 역시 연쇄 살인사건과 필연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 원규는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
4. 등장인물
4.1. 이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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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관으로 파견된 최 차사의 수행 무관으로 동화도에 방문했다. 부친의 엄한 가르침 덕에 강직한 인물이지만 사건과 자신의 아버지가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크게 고뇌한다. 이후 아버지의 비리를 밝히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이 믿는 대의를 따르기로 결심하지만, 결국 범행을 막지 못하고[2]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목도해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던 차에, 피의 비가 내리는 걸 목격하고 완전히 마음이 꺾여 결국 자신도 아버지처럼 칼로 부끄러움을 덮고 사는 길을 선택한다.[3] 이는 자신의 정의로운 신념과 가치관을 잃고 이중적인 면모를 가졌던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었음을 상징한다. 이 때문에 영화 개봉 직후에는, 마지막 장면에서 중요 증거물을 몰래 배 밖으로 버리는 차승원을 진범으로 지목하는 관객 및 네티즌이 꽤 있었으나, 비겁한 길을 선택한 주인공의 역할 설정이 있다고 해서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4.2. 김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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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의 서자[5]이자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이다. 어린시절부터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우물에 갇히는 학대를 받아왔다는 암시가 영화에 나온다. 때문에 그는 심한 바다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자신의 연인인 소연이 섬을 탈출할 때 그녀와 같이 갈 수 없었다.[6] 그는 자신의 모든 범행은 강 객주의 복수를 위함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자신의 연인의 죽음에 대한 복수에 불과했다.[7]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강 객주와 대립 관계였던 아버지의 뜻과는 반하는 행동이었다. 결국 원규가 쏜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양반의 혈통을 물려받았지만 이에 걸맞지 않게 산학에 능한데,[8] 이지상이 원규에게 내줬다는 산학 문제를 암산으로 손쉽게 맞출 정도. 이 문제가 소작농에게 소작료를 받을 때 가뭄이 들면 원래 소작료에서 얼마를 감해서 받아야 하는가인데 인권의 답은 산학 공식에 제대로 맞춘 정답이었지만 원규가 부친 이지상에게 배운 답은 한푼도 받지 말아야 한다라는 덕치에 입각한 답이었다. 하지만 인권은 아랫것들에게 그렇게 배려해줘 봤자 고마움도 모르는 종자[9]들이라고 백성들을 폄하했고, 작중 제지소에 일하는 주민들을 멸시하고 학대하였다.
그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종이로 만든 새하얀 흰옷을 두르며, 흰 가면을 써서 정체를 숨기는데, 설정상 이 가면은 죽은 강 객주의 얼굴을 본떠서 만들어진 것이다.
세 명을 살해하고, 한 명의 시신을 유기하는데 성공한 그는 마지막으로 남은 발고자를 거열형으로 처치하려다[10] 원규가 발사한 총탄에 숨을 거두면서, 인권의 삶과 이야기는 끝나게 된다. DVD에서만 삽입된 장면에서 강 객주와 재회한 인권은 그에게 공손하게 인사한 후, 소연과 함께 배를 타고 어디론가 멀리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품 내부에서는 이것이 정신적으로 위기에 몰린 원규가 본 환각인지, 아니면 실제 사후 세계인지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만일 후자가 사실이라면 두 연인들은 죽어서야 이토록 한 많은 섬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4.3. 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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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부모를 잃고 떠돌이로 비참하게 살다가 강 객주에게 거둬진 두호는 그의 딸 소연을 오래 전부터 짝사랑했다.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화공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강 객주로부터 "신분 차가 뭐가 대수냐?"는 격려를 들으며 살아왔기에 어쩌면 소연과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던 인물. 그러던 어느날 바닷가에서 산책하던 소연을 모델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때 소연이 높은 파도에 휩쓸리자 그녀를 구하게 되었고, 덕분에 소연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찬 바닷물 탓에 의식을 잃은 그녀가 저체온증에 시달리자 그녀를 자신의 체온으로 나눠주다가 강 객주에게 딸을 겁탈하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게 되면서 강 객주로부터 억울하게 심한 폭행을 당하고 감금되었다. 그의 자백에 강 객주는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귀천을 가리지는 않는다고 말했지만, 나도 딸을 가진 아비다"라고 말한다. 즉, "내 딸을 근본도 모르는 미천한 자에게 줄 수는 없다"는 것.[11] 이에 두호는 심한 배신감과 염증을 느끼며 강 객주를 밀고하기 위해 그의 집에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 동상을 숨겨 강 객주를 천주교 신자로 모함하게 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무사히 섬 밖으로 탈출한 소연이 섬으로 돌아와 자신(소연)의 연인인 인권을 몰래 만나 같이 섬을 탈출할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어 질투심에 눈이 먼 그는 이 사실을 발고자들에게 알리게 되었고, 끝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만다. 결국 두호가 이 모든 비극의 원흉인 셈. 이후 인권에게 납치되어 복수의 마지막 희생자가 될 위기에 처하나 원규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이때 인권에게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으며 자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말하며 정신승리를 펼치는 모습이 압권. 하지만 밖에서 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섬 주민들로부터[12] 난도질을 당하며 희생자들 중에서도 가장 처참하게 죽는다. 애시당초 두호를 구하러 온 원규에게 인권이 자신이 두호를 죽이지 않아도 어차피 섬 밖을 살아서 나가지 못한다는 말에 원규가 총을 잠시나마 내리며 할 말을 잃고 반박을 못한 이상 그가 섬 주민들에게 살해당하는 건 사실상 확정된 상태.
은인이었던 이에게 환멸을 느낄 만큼 큰 배신을 당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곤 해도 일가를 전체를 끔찍한 죽음으로 몰고 간데다, 한때 마음에 품었던 여인마저 끝내 죽게 만들고는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태도를 보인 인물인 관계로 관객들로부터 크게 동정을 사지는 못했다.
4.4. 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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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객주의 딸이자 신비롭고 아름다운 여식. 아버지인 강 객주가 천주교도로 모함을 당해서 일가가 몰살당할 위기에 놓이나, 그녀가 몰래 만나던 연인 인권의 도움으로 섬에서 탈출한 덕택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이후 인권을 만나러 1년마다 이성식이라는 가명으로 남장을 하고 동화도에 들렀고, 어느 날 인권과 동화도를 떠나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 사실이 두호에게 발각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그녀가 섬에 돌아온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결국 섬 주민으로부터 쫓기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그녀는 그 자리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바다에 떨어져 살해당하게 된다. 이후 동굴에서 그녀의 시신이 원규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녀의 한을 표현하기 위함인지 발견 당시 이상하리만큼 그녀의 시체는 아주 깨끗한 상태였다.
영화의 주제가 '인간의 이중성'이고 주조연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인물들이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비중이 있는 조연 중 소연만은 지은 죄도 없이 밀고자들의 계략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한 탓인지 거의 유일하게 이중성이 드러나지 않은 인물로 표현된다.[14]
DVD에서만 삽입된 장면에서는 인권과의 연애사가 좀 더 많이 드러나는데, 성관계를 나눈 후, 인권에게 섬에서만 사는 것은 답답하고 지루해서 두 사람이서 같이 한양이나 연경에 가보고 싶다고 불평하면서도, 심허로가 있는 인권을 생각하여 단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비극적인 사건이 생기기 전에는 그 나이대의 다른 여인들처럼 감정 표현에 솔직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의 약한 점을 헤아리고 받아들이는 성격이었던 것 같다.
소연이 물에 빠질 뻔 해서 두호가 소연을 구출한 사건은, 소연이 바다를 보지 못하는 인권에게 다른 방식으로라도 바다를 보여주기 위하여, 두호에게 바다를 그려달라 부탁해서 생긴 일이었다.
4.5. 최 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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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도에 파견된 조사관으로 원규의 상관이다.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자고 한다던가, 김치성이 명망 있는양반의 집안이라 함부로 조사할 수 없다는 태도를 걸 보면 이 인물 역시 약간의 이중성이 있으나, 이는 원규와 그의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임을[15]알 수 있다. 또한 원규의 수사가 막히자 원규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원규가 강 객주의 뒷조사를 해달라고 하자 이를 해주는 등의 원규가 사건을 해결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인물로, 비록 이중적이지만 해당 면모가 적으며 선역으로서의 면모가 더욱 돋보이는 인물이다.
4.6. 강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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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강 객주. 김치성 이전의 동화도의 지배자였다. 나름대로 대인배 기질도 있고, 일종의 선구자적인 시각을 지녀 신분제의 폐단을 주장하며 마을 사람들을 돕지만 정작 두호가 자신의 딸을 연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는 바다에 빠진 소연을 구한 두호를 발견하자(물론 보기에 수상해보일만도 하지만) 두호의 뺨을 때리고 포박하여 가둔 뒤 "그래, 네 말이 맞다. 신분이 아닌 능력에 따라 상하가 정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나도 딸 자식 가진 애비다."며 그를 거부한다. 이후 자신의 뒤를 봐주는 관료가 신유박해로 실각하자 김치성과 발고자들의 음모에 의해 누명을 쓰고[16] 거열형에 처해진다.[17] 그가 누명을 썼을 때 아무도 그를 변호해주지 않았으며, 마을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그는 자신을 배신한 자들을 증오하며 죽는다. 죽을 때 유언은 "내 피가 비가 되어 내리는 날, 내가 너희들의 피를 말리고 뼈를 발라낼 것이야!" 그리고 마지막에 진짜로 피의 비가 내리고 마을 사람들은 집단 공황과 혼란에 빠진다.
4.7. 김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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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동화도 지배자. 전 홍문관 부제학 출신의 엘리트 관료로 붕당으로 낙향한 상태. 제지소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이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강 객주를 모함한다. 이후 운영권을 따내 떵떵거리며 잘 살다가 연쇄살인 사건을 맞게 된다. 수사에 비협조적이었으나 점점 원규가 진실을 캐내는 행보를 보이고 아들인 인권이 강 객주의 저주를 현실화시키기 시작하자 불안감에 못이겨 자살한다.
4.8. 조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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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사건의 네 번째 희생자. 수발총을 소유했으며 소연을 총으로 살해한 장본인. 이후 천둥 소리에 힌트를 얻은 원규가 소연의 시신을 찾자 수발총을 소유한 인물이라는 게 밝혀진다. 이후 수발총을 감추려 하지만 이미 인권에게 발각된 후였고, 결국 원규에게 끌려가 문초를 당하다가 인권에게 석형을 당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18]
4.9. 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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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사건의 세 번째 희생자. 장학수 살해 건으로 조사를 받다가 인권에게 도모지로 살해당한다.[19]
4.10. 장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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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사건의 두 번째 희생자. 동화도의 주민은 아니며, 방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뭍에서 온 차사 일행을 보필하려 같이 왔다가 변을 당했다.[20] 장학수 살해 건으로 독기를 추궁하고 오는 길에 인권에게 팽형으로 살해당한다.
4.11. 장학수
배우는 박충선연쇄 살인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 김인권이 죽이기 전에 이미 독기에게 독살당한 상태였다. 원인은 그가 자꾸 독기에게 협박을 하면서 돈을 뜯어가자 독기가 마음이 불안해져 그를 죽였다고 한다. 이후 인권이 그 시신을 뾰족히 깎은 나무에 꿰뚫어 효수했다. 어찌보면 운이 좋은 인물로, 만약 독살당하지 않고 살아있었더라면 인권에게 산 채로 꿰뚫려서 훨씬 처참하게 죽었을 것이다.
4.12. 이지상
배우는 최동준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과거의 토포사이자 이 작품 최악의 인간 쓰레기. 원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원규에게는 덕의 정치를 역설하고 있었으나, 정작 자신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죄 없는 일가를 쓸어버리는 잔혹한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단순 천주쟁이는 우선적으로 배교를 먼저 요구해야 하며 역적일 경우 정식으로 압송해야 하는 정식 절차를 죄다 무시하고,[21] 동화도에서 멋대로 재판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 게다가 영화상 과장이긴 하지만 강 객주 일가에 행한 형벌들이 거열을 제하면 법전에 없거나 대응이 과한 끔찍한 형벌들이다.[22] 이 때문에 아버지란 것을 몰랐긴 했지만 원규는 당대 토포사인 그의 행보에 대해 조선의 법도와 절차를 고의로 무시하는 위법을 저질렀다고 깠을 정도.
4.13. 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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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도의 무당. 출항 전 용신 굿을 하는 도중 강 객주의 귀신이 씌워져 저주를 퍼붓다 쓰러진다. 이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 부적을 단서 삼은 원규가 그녀를 찾아오며 여러번 만나게 된다. 비과학적인 미신을 싫어하던 원규는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였으나,[23] 만신은 개의치 않고 원규에게 여러 가지 단서를 제공하였으며,[24] 마지막 만남에서는 심리적으로 위기에 몰린 원규의 마음을 헤아려 조언을 해주기도 하였다.[25]
작중 비중이 있는 인물 가운데선 이중성을 보이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다.
5. 줄거리
1808년, 제지업에 능해 나라에 진상까지 할 정도로 성장한 외딴 섬 마을 동화도에서 배의 출항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잠잠했던 객주 강승률의 원혼이 굿판 중이던 무당에게 빙의해 날 그렇게 잔혹하게 죽여놨으면서 편히 지냈냐고 김치성을 비꼬고선 자신의 유언인 '내 피가 비가 되어 내릴 때 섬의 모든 주민들의 피와 살과 뼈를 말리고 발라버릴 것이다'는 저주를 퍼붓는다. 이후 무당이 각혈하고 기절한 사이, 나라에 진상해야 하는 종이가 수송선과 함께 싸그리 불타버리는 사건이 터지고 사건을 조사하고자 한양에서 조사관인 최 차사와 수행 무관인 이원규가 섬에 파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원규가 그 섬에 도착한 날부터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이 모든 사건이 몇 년전 처형당한 제지소 주인 강 객주 일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과 섬 사람들이 강 객주의 저주라며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제지소를 조사하면서 살해 위협을 당하자 원규의 수사 의지는 더욱 확고해진다. 이 중 제지소를 운영하는 섬의 유지 김치성 대감의 외아들인 인권은 저주를 두려워 하는 섬 사람들을 강압적인 태도로 진압하며 원규와 갈등을 빚게 된다.
원규는 독기를 취조하던 중 강 객주 일가가 반역죄로 닷새 동안 5가지 형벌로 처형당했고 연쇄 살인사건이 그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섬에 머물면서 사건을 파해치던 원규는 7년 전 섬에서 벌어진 핏빛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된다.
강 객주는 동화도의 실질적인 관리인으로 섬 사람들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섬 사람들에게 터전을 잡을 수 있도록 집과 땅을 빌려주는 등 대인배적 행보를 보이면서 더 나아가 상하귀천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섬 주민들로부터 신망을 얻는다. 하지만 그 섬이 제지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준 관리가 신유박해[26]로 죽임을 당하게 되고, 그 관리의 뒤를 계속 캐던 조정은 동화도 사람들에게도 강한 의심을 품게 된다.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게 되자, 희생양을 만들어 화를 면하기 위해서 객주에 불만이 있던 일꾼 장학수, 독기, 조달영과 관청의 장호방, 그리고 강 객주의 하인 두호 등 다섯 명의 발고자가 조정에 강 객주 일가가 천주교 신자들과 한패라고 모함했고, 이에 대해 죄를 묻고자 조정에서는 토포사를 동화도에 파견했다.
토포사와 섬 주민들 모두가 강 객주에 대한 밀고가 모함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영달과 사리사욕을 위해 강 객주 일가를 조정을 능멸한 천주쟁이로 몰아넣고는 5가지 형벌인 효수, 팽형, 도모지, 투석형, 거열형으로 처형하게 된다.
첫날 아들은 나무 꼬챙이에 항문부터 식도까지 몸이 꿰뚫려 죽였고, 둘째 날에는 강객주의 딸인 소연을 팽형으로 죽이려 했으나 인권이 빼돌리는 바람에 그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셋째 날 강 객주의 처는 도모지로 질식시켜 죽였고, 넷째 날 강 객주의 팔순 노모의 머리를 깨뜨려 죽였으며, 마지막 날에는 강 객주 본인도 거열형으로 사지가 뜯겨져서 죽게 되었다. 결국 두호를 제외한 밀고자들은 강 객주 일가와 똑같은 수법으로 죽임을 당하게 된 것.[27]
이 와중에 그에게 많은 은혜를 입었던 동화도의 주민들은 강 객주의 처형을 방관하고, 도리어 부추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들 중에는 생계 때문에 강 객주에게 얼마간의 빚을 지고 있는 이들이 많았는데 강 객주의 억울함을 알면서도 그 빚을 면하려는 알량한 마음 때문에, 또한 강 객주를 변호했다가 자칫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모두 침묵으로 일관한다. 강 객주는 동화도 사람들의 배신에 치를 떨며 섬 주민들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거열을 당했던 것. 무엇보다도 강 객주 일가를 처형했던 토포사는 바로 "원규의 아버지"인 이지상이었다.[28] 이지상은 원규의 과거 회상 속에서 자신의 죄에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민심에 대한 충고로 "민심은 위험하며 그렇기에 민심을 바로 잡는 시기를 놓치고 이를 방관할 시 칼로(무력으로) 통제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광기가 펼쳐질 것이다."란 말을 남겼는데 현재로 교차되며 죄없는 닭들을 죽여 그 피를 집 구석구석에 적셔 바르며 강 객주의 원혼을 막으려는 모습에 아버지가 남긴 말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하며 동요하기 시작한다.
나흘 동안 계속해서 밀고자들이 차례로 살해당하자, 원규는 마지막 밀고자를 찾기 위해 섬을 이 잡듯이 뒤지기 시작한다. 그는 마지막 밀고자가 누구인지 백방으로 찾았으나 이미 다른 밀고자들이 죽어버린 관계로 알 도리가 없었다. 그러다가 무당이 주민들에게 나눠준 부적이 원혼을 쫓아내거나 봉인하는 부적이란 설명과 마을 사람들이 강 객주를 끔찍하게 두려워하는 모습, 그리고 강 객주 초상화에 붙어있는 것에 힌트를 얻게 되었고, 섬에 온 첫날에 두호가 역적으로 죽은 강 객주의 영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기억해내 영정 뒷면에 부적이 붙은 걸 발견하게 된다. 즉, 마을에 연쇄 살인사건이 터지자 원혼의 보복이 두려웠던 두호는 강 객주 초상화에 부적을 붙여놓았던 것이며 두호가 바로 마지막 희생자이자 발고자란 걸 알게 된 순간 범인이 누군지를 깨달았는데...
이 모든 살인사건의 진범은 바로 인권이었다. 소연과 연인 관계였던 인권은 강 객주 일가가 참살 당하던 그 시기에 역병이 돌아 시신이 나돌자 다른 시신을 구해 소연을 바꿔치기 한 후 그녀를 빼돌려 섬 밖으로 탈주할 수 있도록 도왔다.[29] 같이 나갈 수 없었던 이유는 심한 공해증 때문이었다. 작중에는 '심허로'라고 표현된다. 극장판에는 잘렸지만, DVD에서는 원규가 인권 보고 같이 바닷가에 가서 소연의 시체를 보지 않겠느냐고 묻자 인권이 벌컥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
그 후 소연은 남장을 한 채 이성식이라는 가명으로 조공으로 바칠 종이를 실어나르는 배의 일꾼으로 자원하여 1년에 한 번씩 가족의 제사를 지내고 인권을 만날 목적으로 섬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인권과 함께 섬에서 탈출하기 위해 마비산을 준비해왔었지만, 이 둘을 우연히 발견한 두호에 의해 모든 사실이 섬에 알려지게 되면서 소연은 결국 밀고자들의 손에 살해당하고 말았다. 공해증 때문에 바닷가 절벽에서 총에 맞아 살해당하는 소연을 끝내 지킬 수 없었던 인권은 이에 깊은 원한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소연의 시신은 섬 무당인 만신의 증언대로[30] 썩지 않고 섬의 해안 동굴에서 발견된다. 그 때문인지 섬에 있는 물도 피비린내가 점점 심해져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끓여도 마실 수 없을 정도가 되어갔다. 이는 섬에 걸린 저주와 소연의 풀리지 않은 한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다. 심한 바다 공포증으로 육지에 갈 수 없었던 인권은 육지의 관청에 머물러 있는 장호방을 섬으로 불러들임과 동시에 이지상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종이를 실은 수송선에 불을 질러 이원규를 섬으로 끌어들인 것이었다. 섬에 머물러있던 다른 밀고자들과 달리 장호방은 육지의 관청에서 일하고 있었기에, 장호방을 섬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수송선에 불을 질렀어야 했던 것. 다만 이원규의 경우 김인권이 최후에 이원규의 올곧은 마음을 무너뜨리긴 했으나 밀고자들처럼 복수의 대상에 포함시킨 것인지는 불분명하게 묘사된다.
모든 진상을 알게 된 원규는 강 객주의 은혜를 입었던 하인 두호가 마지막 밀고자임을 알게 되었고, 두호를 살리기 위해 범인을 찾아가지만, 이미 두호는 범인을 죽이려다가 역으로 납치된 후였고[31] 제지소에는 이미 두호를 거열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인권이 있었다. 거열 장치를 작동시키기 직전 원규가 총으로 위협사격을 하여 제지시키는 데 성공한 후 진실을 밝히자며 속죄 의사를 담은 설득을 시도했지만 인권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조소가 담긴 비아냥뿐이었다. 두호가 죽어야만 이 섬의 비극이 끝날 것이며 설령 자신이 죽이지 않아도 어차피 두호가 섬 밖을 살아서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못박았고 할 말을 잃은 원규에게 그의 아버지 일을 언급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한 뒤 "네 애비처럼 부끄러움을 칼로 덮어 살아가라."는 저주와 같은 한마디를 날리고 마저 장치를 기동시키기 위해 동아줄을 잡아당겼다.[32] 이에 원규는 결국 인권의 등 뒤에서 총으로 인권을 죽이고 두호를 살려 데리고 나온다. 이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인권의 모습이 압권이다. 그러나 제지소 바깥에는 강 객주의 저주가 두려워 두호를 죽이려는 섬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원규가 손 쓸 틈도 없이 두호는 섬 사람들에게 강제로 끌려나가 낫과 칼 등의 흉기로 난도질당하여 처참히 죽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에서는 강 객주의 저주대로 진짜 핏빛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두호를 둘러싸고 린치를 가할 때 두호 뒤에 있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비가 피로 바뀌어서 옷이 점점 피로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의도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색은 피가 물드는 걸 보기 쉬운 흰색 계통이다. 어쨌든 이 광경을 본 마을 사람들은 강 객주의 저주가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다가 심지어는 미쳐버린 채로 날뛰기도 하고, 혹은 들고 있는 흉기로 몸을 자해하기까지 한다. 결국 온 섬이 핏빛의 비와 광기로 물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다만 이 핏빛 비는 진짜로 내린 것이 아니라 마을 우물에서 나온 중금속에 중독되어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영화 내내 우물에서 피냄새가 난다는 말들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그 우물에 갇혔던 김인권(박용우 역)이 결국 이 사건을 저질렀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 뒤, 남은 마을 사람들은 김치성 영감이 남아서 강 객주의 한이 안 풀리는 거라며 그의 집에 죽이려고 몰려가지만 그는 이미 목을 매고 자살한 뒤였다. 참고로 섬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김치성 영감은 양반이 상것들과 겸상하면서 허물없이 지낸다는 이유로 강 객주 집안이 처형당했을 때 방관하던 인물이었고, 원규의 추궁에도 뻔뻔스레 "천주쟁이가 아니더라도 죽을 짓 한 놈 맞다"는 식으로 우겨대었다.[33] 이 말을 들은 원규가 어이가 없어 너털웃음을 지었을 지경의 헛소리였지만, 그 뒤에도 후회하는 기색 없이 "그 뒤로 나도 주상의 부름을 받지 못했어."라면서 마치 자기가 조정에 복귀 못하고 있는 게 그 일에 대한 죄값이라도 되는 양 입을 놀렸을 정도. 사족으로 김치성이 목을 매어 자살했을 때 지붕에서 피 비가 새어 김치성을 목을 맨 천을 타고 피가 흐르고 있는 장면이 있다.
사건이 종결되고 섬이 절단 난 뒤, 원규는 배를 타고 가며 소연의 유품이자 일종의 암호 편지인 직금도를 의미를 알 수 없는 애매한 얼굴과 함께 바닷물에 슬쩍 흘리면서 이야기는 끝난다.[34] 인권이 말했던 것처럼 "평생 칼로 부끄러움을 덮고 살아라"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애초에 영화가 관통하고 있는 주제 자체가 "인간의 이중성"이고 무엇보다 진상을 알리려면 그 직금도가 필수조건일 텐데 그것을 버리는 의도야 뻔하다. 어떤 사람들은 인권과 소연에게 직금도를 돌려주기 위해 바다에 빠트리는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두 의견을 절충하여 진상을 숨길 겸 돌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작중에서 직금도에 대해 언급된 내용 중에는 사전에 당사자들이 약속해놓은 읽는 방법, 순서 등을 알지 못하면 그 내용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가 나왔기에 이미 당사자인 김인권과 소연, 그리고 강 객주 사건과 관계된 밀고자와 김치성 영감이 모두 죽은 현재에서는 어찌보면 이미 쓸모가 없어진 증거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당사자 외에도 원규 또한 사건 해결 과정에서 모든 진상을 알게 되었으니 본인이 나선다면 진실을 알릴 수 있겠지만 직금도를 등 뒤로 슬며시 흘린 부분은 원규가 섬과 자기 아버지의 부끄러움을 덮었다는 해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6. 평가
★★★★☆ 좌절된 '자생적 근대' 의 꿈이 피눈물과 원혼으로 출몰하다 - 황진미 ★★★★ 우리 안의 파쇼는 예나 지금이나 - 이성욱 ★★★ 공들여 찍었지만 피눈물을 뿌리기엔 뒷심이 달린다 - 박평식 ★★★☆ 굵고 힘찬 필력으로 써내린 사회고발 - 김봉석 |
사극 + 추리물 + 미스터리 스릴러 + 공포물[35]의 복합 장르에 ‘인간의 이중성과 이기심’이라는 주제 의식까지 그려낸 수작이지만, 유독 추리 요소가 약하다는 평이 많다. 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범인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다. 모종의 사유로 상당히 번거로운 살인 방법을 고집하는 진범이 어떤 원리와 방법으로 사람을 죽였는지 작품 내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 시나리오 초고본은 추리 요소가 어느정도 있었지만, 속도감을 올리기 위해 지루한 설명충 파트가 되기 쉬운 부분을 여럿 삭제한 것도 추리물 요소가 약해진 원인 중 하나. 하지만 이 덕분에 전개가 막힘없이 속도감이 빠르며 추리물이라는 사실은 무시하고 봐도 상당히 재미있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바로 인간의 이중성과 이기심인데 극을 이끌어가는 주, 조연 캐릭터 거의 대부분이 동전의 양면처럼 이중성과 이기심을 지니고 있다.
연기력 측에서 차승원과 박용우가 주연을 맡았는데, 차승원은 촬영 도중 말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응급처치만 받고 바로 그날 촬영 분량을 마무리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물론 극중 대사를 어리버리하게 치는 인상을 줘서 비판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저런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임지에서 노회한 은퇴 관료에게 총애를 받는, 부친의 후광을 입고 출세한 부잣집 도령 느낌과 어울려서 극중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데뷔는 오래 됐지만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졌던 박용우는 이 영화에서 절륜한 연기를 선보여 춘사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높였다.
음악적 측면에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편곡한 엔딩곡 '절망가'는 비장한 단조의 멜로디가 영화의 찝찝한 마무리를 잘 대변한다는 평이다. 사건의 전모를 알게된 원규가 말을 타고 달리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클라이막스 부분[36]에서 흐르는 절망가는 영화의 정점을 찍으며, 비밀을 덮기 위해 직금도를 바다에 버리고 배가 멀어져가는 장면에서 음악이 더해지며 비극이 막을 내린다. 다만 원곡과 너무 달라진 편곡이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 역시 존재하지만 그렇다 할지언정 이 영화에 삽입된 대부분의 OST는 상당히 퀄리티가 뛰어난 편이다. 해당 영화의 음울한 분위기와 잘 들어맞는 훌륭한 곡들이 많으니 들어볼 것을 권유한다.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흡사 디아블로 2 OST와 꽤 비슷한 분위기로, 서로 맞바꾸어 삽입한다고 해도 이질감 없이 색다르게 어우러질 법하다.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어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2000년대 한국 영화 황금기에 배출된 수작 중 하나로 영화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으며,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불구하고 300만에 가까운 관객이 들어 흥행 성적도 좋았다. 해외에서도 수출되어 평가도 좋다.[37]
7. 여담
- 종전의 지상파 사극과 달리 고어 수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꼬챙이에 꿰어 죽은 시체, 펄펄 끓는 가마솥에 산 사람을 그대로 삶아 죽이고, 물에 젖은 도모지를 얼굴에 발라 질식사 시키거나 단단한 돌에 머리를 있는 힘껏 부딪히게 하는 등 눈 뜨고 보기 힘든 장면이 많다. 특히 산 사람의 사지가 찢겨져 나가는 장면은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것인데[39] 이 모든 장면은 등장인물의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가감없이 묘사되었다.
- 예고에서도 나오는 말을 타고 범인을 쫓던 장면을 촬영하던 도중에 차승원은 말에서 떨어져 크게 다쳐 촬영이 미뤄지기도 했다.[40]
- 원래 초기 구상에서는 천주교 박해 때 행해지던, 사람을 그대로 들어올려 돌에 찍어 죽이는 등[41] 본편보다 더 잔인한 장면을 집어넣으려고 했지만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이유로 잘렸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머리를 깨트려 죽이거나 산 닭의 목을 그대로 찍어 죽이는 장면이 여과 없이 나오므로 볼 때 주의.
- 여느 드라마나 영화와 마찬가지로 원규가 환도를 패용하지 않고 손에 들고 다닌다. 승마시나 의전 행사를 제외하면 경우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상례라는 주장이 있지만 물증은 없다. 게다가 작품 안에서 말탈 때도 환도를 들고 있다.
- 옛날식 우리말, 고어(古語)체가
그 고어가 아니다대사에 많이 들어가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이게 무슨 말인지 상당히 난해할 수 있다. 거기에 예전 영화라 야외 녹음 시스템 때문인지 대사들이 잘 안들린다..... 자막이 있다면 키고 보는게 나을 정도
- 직금도를 바다에 흘리는 장면은 원래 대본에 없었던 장면이고 차승원이 대본 리딩하면서 제안한 내용이다.
- 극중에서 '천주쟁이'들 운운하며 역적으로 바라본 차승원은 실제로는 천주교인이다.
- 주요 촬영지는 여수시 화양면, 금오도 등 전라남도 지역에서 주로 촬영하였다.
- 이렇게나 잔인한 영화임에도 2007년 7월 28일에 KBS2 토요명화에서 방영되었는데, 등급이 15세 이상 시청가로 내려갔다. 이후 2010년 3월 14일에 EBS 한국영화특선에서도 방영되었으나 여기서도 15세 이상 시청가였다. 물론 양쪽 방송사 모두 가뜩이나 지상파라 빡센 규제가 적용되는 마당에 등급까지 하향되었으니 검열 수준은 안 봐도 비디오다.
- 최초 홍보 당시에는 '코미디 배우 차승원의 첫 정극 출연작'이라는 식의 마케팅을 했었으나, 실제로는 리베라 메 등을 포함해 정극에도 여럿 출연했었다. 단지 이 작품 이전까지 코미디 작품에 연달아서 많이 나왔을 뿐이었다.
[1] 이 영화를 찍은 김대승 감독은 이후 같은 사극 장르인 조선마술사를 연출했으나 평가와 흥행에서 대실패를 겪고 7년 가까이 작품을 내지 못하고 있다.[2] 마지막 살인 자체는 막았지만 그 과정에서 범인 설득에 실패했고, 그나마 구출한 마지막 피해자도 마을 사람들에게 살해당한다.[3] 극 초반 배를 타고 섬에 들어오는 장면과 마지막 섬을 떠나는 장면을 비교하면 구도가 완전히 정반대다. 섬에 들어올 때는 아무 것도 기대지 않고 배의 선두에 당당히 서서 정면을 바라보지만, 섬을 떠날 때는 배의 후미에 서있으며, 한 손으로 몰래 기둥을 부여잡고 아래를 쳐다보고 있다.[4] 김인권 캐스팅에 고민하던 김대승 감독은 기획으로 참가한 강우석 감독이 무인시대에서 경대승 역을 맡았던 박용우를 추천하자,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경대승을 기억하면서 박용우를 캐스팅하게 되었다.[5] 서자여서인지 김치성을 아버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영감'이라고 지칭한다.[6] 진실을 알게 된 뒤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보게 되면 김인권은 소연 때문에 바다에 나갔던 적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바닷가 근처에 있는 장면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바다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동안에는 김인권의 아랫것을 구분하려는 태도 때문에 바다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겠지만...[7] 소연을 몰래 구출하긴 하였으나, 무고한 강 객주를 변호하지 못한 점에서 보아, 인권 역시 불완전한 인물. 한계가 있는 인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다만 인권이 서자인 탓에 발언력이 약한 데다 김치성과 마을 사람들이 토포사와 결탁해서 벌인 작업 때문에 강 객주까지 지켜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탓에 소연조차도 뇌물을 이용해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8] 조선시대에서 산학은 주로 서얼 또는 양인들이나 배우는 잡학 취급을 받았고 실제로 과거시험에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호조에서 별도로 교육 이후 자체적으로 시험을 치렀다.[9] 이후 이지상이 벌인 작태와 인권이 목도한 과거를 보면 소름끼치는 수준의 진실이다. 이지상은 자신의 아들 이원규에게는 덕치를 부각한 가르침을 내렸지만 정작 이지상이 토포사로 활동할 시절에는 강 객주의 무고함을 알고도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한 가문을 파멸시켜버렸다. 또한 섬의 주민들은 강 객주에게 도움을 받고도 은혜를 갚기는 커녕 그의 죽음을 방관하거나 죄를 뒤집어 씌우는 등 배은망덕한 일을 저질렀다. 김인권의 행적은 엘리트주의나 선민사상이 아닌, 배은망덕한 인간 자체에 대한 불신과 혐오였던 것이다.[10] 제지소 내의 도르래 등의 기기를 이용해서 마지막 밀고자인 두호를 매달아 사지를 뜯어버리려 했다. 강 객주가 처형당했던 방식 그대로 보복하고자 한 것.[11] 이때 객주가 두호에서 사발에 담긴 무언가를 건네는 장면 때문에 "사약을 주며 자결을 권했다"는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정반대로 때린 것이 미안하여 건넨 약이나 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상이 등장하기 이전, 강 객주에 대해 조사하던 원규는 "바다에 빠진 아가씨를 구한 이후 두호가 닷새를 앓아누웠다더라"는 이야기를 듣는데 모르고 보면 자리 보전할 만큼 고생해서 아가씨를 구해냈다고 들리지만, 사실은 구한 이후 두들겨맞아서 닷새나 앓았던 것, 혹은 닷새 동안이나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객주가 두호를 죽일 셈이었다면 동네에는 "앓다가 죽었다"고 소문을 내놓고 처리했을 터.[12] 아래 줄거리에서도 나와 있듯이 정확하게는 마을 주민들 대다수가 강 객주에게 큰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막상 천주쟁이라며 끌려가게 되자 어느 하나도 돕지 않고 그를 모른 척 했던지라 마냥 그런 정의로운 마음들만은 아니었으며, 두호를 핑계 삼아 자신들의 죄를 면피하려는 것이 더 크다. 핏빛 비에 젖은 모습들은 결국 그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13]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14] 굳이 이중성을 찾아보자면 그녀가 동화도에서 인권을 만나기 위해 남장을 한 점을 짚을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외형적인 면에서의 이중성이고 다른 인물들이 정서적인 면에서의 이중성이 크게 부각된다는 점을 돌아보면 소연은 이런 이중성을 피해간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15] 이번 일이 무고로 밝혀지고 토포사의 실책이 인정되면 원규 본인도 불이익을 본다.거기에 재수없으면 반좌율이 적용된다.[16] 심문 중 군졸의 칼을 뺏은 후 방어를 취하면서 자신을 발고한 사람들을 데려와달라고 호소하지만, 이 과정에서 뒤에서 기습할려하던 군졸을 의도치 않게 칼로 찔러 살해 해버리면서 살인죄까지 뒤집어 쓰게 되버린다.[17] 영화에서는 능지처참이라고 하는데 엄연히 다른 형벌이다. 능지처참은 죽을때까지 칼로 피부를 뜯어내는 더 잔혹한 형벌이다. 단, 조선왕조실록 등 기록물에 실제로 거열형을 능지형으로 말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과거 혼용해서 사용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자세한것은 이 항목 참조. 그리고 실제로도 작중 대사에서도 능지가 아닌 거열이라고 말한다.[18] 문초를 당하면서도 자신은 소연을 절대 죽이지 않았다며 적반하장 식으로 오리발을 내밀자 이에 분노한 인권이 와이어를 연결한 화살을 쏘아 복부를 뚫고 와이어를 당겨 석등에 뒷통수가 깨지게 하는 아주 잔인한 방식으로 죽인다.[19] 장학수를 독살한 것은 맞지만 시신을 훼손하지는 않았기에 진범에게 살해당할까 불안해하던 차에 장호방까지 살해당하자 원규한테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다[20] 작품 초반부에 등장한 방화 사건은 인권이 장호방을 동화도로 유인하기 위하여 저지른 것이다.[21] 강 객주가 압송 과정에서 군졸 한 명을 칼로 찌르자 기다렸다는 듯 '어명을 받든 관속을 해친 죄'까지 추가해 버리는 교활함까지 보인다.[22] 후대의 인식과 달리 조선은 엄격한 법치주의 국가였으며, 영조때부터는 인명존중에 몹시 예민하여 사형은 무조건 임금의 재가를 받아야 행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잔혹한 형벌들도 공식적으로 폐지하였다.[23] 조선은 숭유억불 등으로 유교를 제외한 기타 종교를 탄압해왔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 때는 미신이 아닌 과학적인 근거로 각종 질병이나 사건들을 해결하려고 하였다. 선조가 동의보감 편찬을 기획한 이유도 백성들이 병에 걸리면 무당한테 가서 쓸데없이 돈 쓰고 의존하는 것보단 실질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치료법을 제공해 무당들의 입지를 약하게 만들 의도도 있었다.[24] 무당은 밤에 기도를 하던 중 마른 하늘에 천둥소리를 들었다면서 이를 모시는 신의 신호쯤으로 여겼는데, 원규는 이것을 화승총 소리로 해석하여 수사를 하여 소연의 시신을 발견했다.[25] 무당 항목에도 적혀있지만, 무당들은 단순 악귀를 내쫓는 일보단, 심리상담가 같은 일도 하였다.[26] 작중 황사영, 서학, 천주쟁이 등이 언급된다.[27] 본래 사람의 처형 집행과 관련된 일은 왕이 직접 보고받고 사형 판결을 내렸으며 일개 수령이나 수사관들이 직접 선고하고 집행할 수 없었다. 즉, 이런 토포사의 행보는 고증오류라 지적받아도 이상할 게 없는 독단적인 악행이며 실제로 작중에서도 원규가 직접 이를 두고 지적할 정도로 중죄인데 지금까지 탈이 나진 않은 이유는 토포사가 조정의 인맥을 이용해 지금까지 쉬쉬할 수 있었던 모양. 시기적으로 순조 초기라 왕이 아직 어려 정순왕후가 수렴청정 중이었기 때문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던 것도 있을 것이다.[28] 당시 그는 강 객주가 천주교도라는 모함을 받은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강 객주에게 누명을 씌워 처벌했다.[29] 당시 김인권은 심한 바다 공포증에도 불구하고 부둣가까지 다가가 소연을 배웅했는데, 애인을 떠나보내는 애절한 그의 표정과 동시에 바다 공포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박용우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명장면 중 하나.[30] 사건이 있기 3일 전 마른 하늘에 천둥소리가 울렸다고 증언하는데 원규는 이걸 총성으로 판단했다.[31] 극중 밀고자는 사건 해결의 열쇠처럼 그려지며 원규 또한 백방으로 찾아다닌다. 그런데 거열형과 비슷한 모양새로 팔다리가 묶인 두호의 모습이 짧고 빠르지만 예고편에 분명하게 들어 있어, 눈썰미 좋은 관객들은 먼저 알아챌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32] 이때 인권이 이지상의 죄를 언급하는 것을 듣자마자 닥치라고 화를 내며 총을 겨눌 만큼 이성 잃은 원규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 역시 내심 아버지의 죄업과 부끄러움을 덮고 싶어하는 무의식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것을 보여준다.[33] 조선 초에 이런 말을 했다면 경을 칠 소리다. 애초에 유교라는 것이 널리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것이고, 조선의 이념 중 하나가 양반이 평민들을 교육하고 계도한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로 오면서 얼마나 조선이라는 나라가 변질되었는지 보여주는 부분. (한 예로 양반은 원래 실력으로 과거에 합격한 사람의 일족을 가리켰는데, 후기로 오면서 혈통에 의한 계급으로 고착되었다.)[34] 사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면 결국 자신의 아버지가 당시 뇌물을 받고 잘못된 판결을 했다는 것이 드러나는 꼴이 되니 그것을 없애고 사건을 덮어버린 것.[35] 작중 범인이 밀고자들을 처형시키는 장면들, 한밤중에 장호방을 습격하는 시퀀스와 독기를 질식사시키는 장면, 대낮에 조달영을 처형하는 연출은 웬만한 공포영화 저리가라 수준의 무시무시한 공포 연출을 자랑한다.[36] 김대승 감독의 전작이자 데뷔작인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클라이막스에서 과거와 현재의 교차 편집기법이 사용된다.[37] 다만 외국에서는 귀신의 짓이 아니라 사람인 김인권의 짓이었다고 드러난 찰나에 진짜로 피 비가 내리자 당황하는 반응이 좀 있다. 아무래도 한국의 전설이나 민담에 익숙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영화 초반에 무당에게 빙의한 강객주나 썩지 않는 강소연의 시신 등 초자연적인 현상은 전부터 벌어지고 있었다.[38] 이 시기가 순조 때인 것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데, 이때부터 세도정치가 시작되고 조선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토포사가 멋대로 사형을 집행하고 법에도 없는 형을 내렸는데, 이게 은폐되었다는 점에서 조선 조정 전체가 썩어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39] 이전에 반공 홍보영화 알바트로스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다만 분장이 워낙에 엉망이라서 마네킹을 가지고 찢어버리는 게 드러나서 보면 되레 웃음이 나오는 어설픈 장면이었으나 그마저도 당시 심의로 잘렸다.[40] 해당 장면은 결국 범인이 차승원이 타던 말의 머리를 총으로 쏴서 낙마하는 장면이다[41] 이 당시 실제로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할 때 사용했던 형구돌이라는 돌의 실물이 절두산 성지와 문경 마원 성지 등 일부 천주교 성지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