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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2 20:51:55

비이

마녀의 관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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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시오.

1. 개요2. 소설
2.1. 줄거리
3. 소설에 나오는 동명의 괴물4. 기타

1. 개요

슬라브 민담을 원형으로 하는 니콜라이 고골 원작의 단편소설과 그 소재가 되는 상상의 존재. 일본 번역 제목인 《마녀의 관》(魔女のひつぎ)을 그대로 도용해 냈기에 한국에서도 이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비이(러시아어로 Вий, Viy Vij). '뷔이'라고도 표기하기도 한다.

2. 소설

니콜라이 고골이 1835년에 발표한 단편 모음집 《미드고르드》에 나온 단편 소설이다. 이 작품집이 꽤 인기를 끌어, 당시 이름 없던 작가 고골이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마녀의 관》이라는 제목으로 1970년대에 국내 출간되었고 2007년에 완역판으로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오월의 밤》에 포함되어 정식 출간되었다. 참고로 《오월의 밤》의 삽화는 이애림이 맡았는데, 비이의 삽화들이 우노 아키라(Uno Akira,1934~ )가 그린 삽화를 참고한 것 같긴 하지만 표절이나 트레이싱과는 거리가 멀다. 기본적으로 두 삽화가의 그림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며, 이애림의 작풍이나 만화를 보면 그런 소리는 하기 힘들 듯하다.[1] 출판사도 작풍을 알기에 삽화를 요청했으리라는 짐작이 든다.

과거 1980년 초반에 출간된 교육출판공사의 소년소녀종합도서관 문고판[2]일본어 중역이 틀림 없는데[3] 삽화로는 우노 아키라의 그림이 쓰였다. 지금 보면 좀 덜할 지 모르지만 꽤나 공포스러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삽화가 있는 곳)

만화가 형민우도 어릴 적에 이 마녀의 관에서 아기 피를 빨아먹다가 마녀가 아기 엄마를 노려보는 장면[4]을 보고 무서워서 잠을 못 이뤘다고 회고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2.1. 줄거리

슬라브 민담을 기반한 이야기. 대략적인 흐름은 전설의 고향에 가깝다.

신학생[5] 호마 브루투스[6]는 두 친구와 함께 방학을 맞아 여행하다가[7] 어떤 노파가 사는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그런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몽중에 끌려나와 너른 골짜기와 들판을 미친 듯이 내달리게 된다. 어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까의 그 노파가 자신의 등에 단단히 무동을 타고 있었다. 알고 보니 노파는 마녀여서 주술로 허공을 휭휭 날고 있었던 것.

호마는 이대로는 마녀에게 홀려 밤새 달리다가 죽을 것 같다고 판단, 몰래 기도문을 외워 주술이 약해진 틈을 타 노파를 바닥에 내동댕이 친 다음 마구 때려서 노파는 죽음에 이른다. 그랬더니 노파는 죽으면서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으로 변했고, 호마는 기절초풍해서 그 자리에서 정신없이 달아났다.[8] 그런데 얼마 뒤, 신학교로 어떤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인근 지역에 사는 부자인 한 영주가 보낸 부하들로 호마는 거의 협박과 강요로 납치 당하듯 그들을 따라간다. 영주의 말인즉, 자신의 딸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비명횡사했는데 '신학생 호마를 불러와서 자신의 임종 기도를 올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것이다.

죽은 영주의 딸이 바로 그 마녀. 영주의 딸은 절세미녀였지만, 마을의 남자를 홀려서 죽이거나 갓난아기마저 잡아먹는 추악한 마녀였다. 피해자는 물론 목격자도 많았기에 당연히 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영주의 딸이 마녀임을 알았지만, 영주에게는 그저 곱디 고운 딸이었기에 진실을 밝힐 수 없었고, 영주라는 절대적 권력에 감히 항거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영주는 딸이 억울하게 누군가에게 맞아죽었다고 시체 앞에서 이를 갈고 통곡을 하면서 '내 너를 죽인 범인을 찾으면 살려 달라는 말이 아니라 죽여달라는 말을 뱉게끔 온갖 고통을 겪게 하고 죽이고 말겠다.'고 다짐했기에, 사실을 밝혔다간 영주가 결코 가만 두지 않을 터라 호마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호마는 영주의 강압에 밀려 홀로 성당에서 사흘 밤을 새며 임종기도를 올리는데, 성당에 안치된 관 속에 누워 있던 마녀의 시신(그러니까 마녀의 관)이 밤마다 일어나서,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매일 밤 호마의 주위를, 그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겠다고 이를 갈고 을러대며 맴도는 것이다. 신학교에서 배운 방법인지, 호마는 마녀가 관에서 일어나기 전에 분필로 자신의 주위에 둥근 원을 그려 방어하는데, 마녀는 이 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9]

호마는 당장이라도 달아나고 싶었지만 바깥에 쫙 깔린 영주 부하들이 감시하기에 도로 잡혀 억지로 돌아와 갇혀버렸고, 결국 매일 밤마다 몇 년치의 수명이 단축되는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폭삭 늙어가서 하룻밤 만에 머리칼이 새하얗게 변해버린다.

마지막 밤에, 호마는 다시금 요괴의 시선을 피하는 마법의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주기도문을 외우며 마녀와 온갖 마귀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했다. 그를 붙잡을 수 없어 바짝 약이 오른 요괴들은, 마지막 밤에 요괴들의 두목인 비이를 데려온다. 비이는 거대한 몸집과 커다란 외눈을 가진 요괴였는데, 눈꺼풀이 너무 크고 처져서 다른 요괴들이 들어올려 주어야 눈을 뜰 수 있으나 그런 비이가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마법의 원 안에 있더라도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호마가 필사적으로 주기도문을 외우며 구마의식을 완성하기 직전에, 눈꺼풀을 들어올린 비이가 호마를 가리켰고, 그 순간 사방팔방에서 달려든 온갖 종류의 요괴들에 의해 그야말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지만 호마가 절명한 시점에서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새벽닭이 운 지 한참 지난 줄도 몰랐던 요괴들은 뒤늦게 아침이 되었음을 깨닫고 미친 듯이 달아나려 하지만 아침 햇살에 의해 전부 끔살 당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 예배당으로 나오다가 이 꼬락서니를 본 주임 신부는 다시는 이 성당에서 죽은 사람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언한다.

단순한 호러 소설이 아니라, 권력에 의해 벌어지는 압제에, 항거하지 못하는 무력한 이들의 풍자를 포함하고 있어 고골의 다른 작품인 《검찰관》이나 《》, 《외투》, 《악령》같은 다른 풍자 소설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마을로 쳐들어가 갓난아기를 죽여 피를 빨아먹고 여러 사람을 홀려 죽이게 하는 마녀가 영주의 딸임을 알고도 대항하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약자의 무력함과 고통이 전해진다. 작가 특유의 여성공포증이 잘 드러나는 단편이기도 하다.

3. 소설에 나오는 동명의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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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y

이 소설에 나오는 창작 괴물. 우크라이나인들이, 눈꺼풀이 땅 위까지 내려와 질질 끌리는 모습의 그놈(Gnome, 땅 신령)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말이라고 작중에서 설명되어 있지만, 사실은 고골이 창작해낸 괴물이다. 우크라이나 민간설화에는 비이와 관련된 자료가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다.[10][11]

눈꺼풀이 크고 길며 납덩이처럼 무거워 다른 누군가 들어 올려주지 않으면 앞을 볼 수 없으며, 누가 거들어주지 않으면 거동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단 비이가 눈꺼풀을 들어올려 상대와 눈이 마주치면, 설령 마법진 안에 있더라도, 구마기도를 외워도 모든 상황이 종결된다. 호마(호마 부르트)가 사흘밤 동안 교회 안에서 악령과 마귀들에게서 눈을 피해 구마의식을 마치기 직전에 악령들이 비이를 불러 들였고, 비이와 눈이 마주친 호마(호마 부르트)는 결국 잔혹하게 살해당한다. 얼핏 설정만 보자면 마안을 가진 켈트 신화발로르를 연상케 한다.

Fate/Grand Order의 2부 부터 등장하는 서번트인 아나스타샤 황녀의 보구가 바로 이 비이를 소환하는 보구인 질주·정령안구 - 비이ㆍ비이ㆍ비이다.

4. 기타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220px-Viy._Returning.jpg
[1] 한마디로 원래 스타일이 기괴하며 음산했다.[2] 그 밖에도 여러 곳에서 짝퉁으로 마구 비슷하게 펴냈다.[3] 예를 들어 할리아바(Khaliava)로 표기되어야 할 선배의 이름이 하리야와라고 나왔다.[4] 위에 삽화 표지가 있는 곳 참조.[5] 말이 신학생이지, 인격이며 행동거지가 개차반이다.[6] 《오월의 밤》에서의 표기는 호마 부르트.[7] 《악마의 관》에서는 신학교가 방학을 맞아 학생들 대부분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거의 무전여행에 가까운 듯하다.[8]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정쩡하고 해서 다시 신학교로 돌아갔다..[9] 고대로부터 원은 악마나 부정한 것을 막아준다는 주술적인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고골보다 두세대 이후의 작가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에서 아브라함 반 헬싱 박사가 미나 하커를 드라큘라 성 밖에 놓아두고 성체(미사 중 성변화된 제병)로 원을 그려 뱀파이어들로부터 보호하는 장면이 나온다. 퇴마록에도 여기서 소재를 따와 박신부가 대악마 아스타로트가 나타나자 원을 그려 일행을 피신시킨다.[10] 계몽사에서 1991년에 낸 세계문학전집 니콜라이 고골 편에 나온 설명에 의하면 고골은 친구인 막심 에뚜렌코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여기에서는 비로 나온다)에 나온 악령 비를 스스로가 창작한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국내에 처음으로 나온 《오월의 밤》에서도 '작가 주'로 이것이 창작된 생명체임이 나온다.[11] 단 완전한 창작이 아니라는 것은 주의할 것. 외국 학자들도 이런 전승이 존재하진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니콜라이 고골이 완전히 100% 창작한 게 아닌, 우크라이나의 토착전승을 참조했다는 걸 정설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