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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8 19:10:29

왜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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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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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c00d45,#94153e><colcolor=#fff> 백병 <colbgcolor=#c00d45,#94153e><colcolor=#fff> 도검 사인검, 월도, 왜검, 장검, 창포검, 환도, 협도, 쌍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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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도보통지
{{{#!folding [ 펼치기 · 접기 ] 1권 찌르는 무기 장창(長槍), 죽장창(竹長槍), 기창(旗槍), 당파(鐺鈀), 기창(騎槍), 낭선(狼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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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제독검(提督劍), 본국검(本國劍), 쌍검(雙劍), 마상쌍검(馬上雙劍), 월도(月刀), 마상월도(馬上月刀), 협도(挾刀), 등패(藤牌)
4권 치는 무기 권법(拳法), 곤방(棍棒), 편곤(鞭棍), 마상편곤(馬上鞭棍), 격구(擊毬), 마상재(馬上才)
1:흔히들 왜검교전이라고 이야기하나 무예도보통지에는 '교전' 이라고만 되어 있다. }}}


1. 개요2. 역사3. 내용
3.1. 검법
3.1.1. 토유류3.1.2. 천유류3.1.3. 운광류3.1.4. 유피류
4. 왜검을 보는 조선인의 시각5. 왜검을 보는 일본인의 시각6. 관련 문서

1. 개요

왜검()은 조선에서 일본도와 일본 검술을 부르던 이름이다.

2. 역사

단병접전에 능한 왜구의 검술에 학을 뗀 조선은 항왜(降倭)들로부터 그들의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왜검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무예제보번역속집에도 실려있고 그 설명이 무예도보통지와 다르게 매우 상세하다는 것을 볼 때 당시에는 역시 활에만 집중한 조선 군인의 검술 실력이 매우 낮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다.[1]

정조 시대에 김체건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왜의 검술을 배워오는데 이는 약간 사서의 의견이 갈린다. 왜관에서 배웠다는 설과 직접 왜국에 건너가서 배워왔다는 두 가지 설이 있는 것이다. 어쨌든 왜인과 직접 접촉해서 검술을 배운 것은 사실이며 그 기예의 수준은 매우 높았다고 추정된다. 그런 면에서 김체건이라는 인물이 타고난 천재의 기질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검을 배워온 뒤 왕 앞에서 시범을 보였는데 그 묘사가
그가 한번 우러러 고함을 지르자 순간 모인 사람들 모두가 정신을 잃을 뻔했으며 칼을 휘두르는데 칼에 가려 그의 몸이 보이지 않았고 재를 뿌리고 맨발로 그 위를 뛰었는데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
김광택전

라고 한다. 고함을 지른 것은 특유의 기합을 낸 것으로 보이고 칼에 가려 그의 몸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을 빠르게 사방으로 휘두른 것으로 보이고[2]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는 부분은 일본 무술 특유의 보법인 스리아시, 일명 끄는 발로[3] 추정된다. 스리아시는 발 뒤꿈치가 지면에서 살짝 떨어져서, 앞꿈치와 뒷발의 미는 힘만으로 몸을 운용하기 때문이다.[4]

3. 내용

무예도보통지에 전하는 왜검은 4가지로 토유류, 운광류, 유피류, 천유류 이렇게이다. 그리고 이 모든 기법을 연결해서 하는 왜검총보가 있는데 다른 기록에 살펴보면 구보인 무예신보는 8개 유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에 김체건이 배워온 검법 유파는 사실 8개라고 보는 설도 있다. 하나 어쨌든 무예도보통지를 만들던 정조시절에는 다 실전되고 오로지 운광류 하나만 전한다고 했다. 왜검은 뒷방 늙은이 신세

운광류는 그 기법이 매우 간단해서 천리세, 속행세, 산시우세[5], 수구심세, 류사세로 이루어져 있고 기법은 주저앉으며 한 번 내려치고 앞으로 나가며 한 번 치고 또 앞으로 나가며 한 번 치고 솟구쳐서 한 번 치는 수법을 5회 반복하는 것이다.[6]

이것이 왜검의 궁극적 목적과 가깝기에 정수만 모아서 남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고 또는 그냥 쉬우니까 남았다는 설[7], 무예신보, 무예도보통지를 만들 시절에는 이미 예도나 본국검 같은 조선의 검술이 존재했기에 왜검을 거의 버렸다는 설도 있다.

왜검은 결국 일본의 고류검술들과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오히려 고류검술들의 경우는 하나의 形에도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켰으며 현대까지 맥이 끊기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다. 왜검은 오히려 매우 원시적인 수준의 일본검술 기법을 담고 있다.

이 왜검의 마스터인 김체건은 훗날 '교전(交戰)'을 만들기도 했다. '교전'은 일본 검술 유파의 가타(形)와 유사하다. 다만 차이가 나는 것은 무예도보통지의 교전은 5합 이내로 끝나는 에도시대 유파들의 가타와 달리, 가토리 신토류 등의 전국시대 류파들과 같이 15합이 넘어가는 긴 형태의 가타라는 점이다. 큰 사선베기로 마무리하는 일본의 형과는 달리 마지막은 칼을 내던지고 씨름으로 마무리[8]한다는 점이 특징. 사실 검술은 어떠한 무기술보다도 유술하고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렇게 단병접전을 벌이다가 상대의 무기를 봉쇄하고 초근접전으로 마무리 짓는 것은 실전적으로도 상당히 효과적인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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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서양의 검술도 그렇고 검술에서 육박전을 상정하는 건 당연한 교리였으며 전통 맨손무술 중에서는 이러한 무기술에서 파생된 무술이 많다. 특히 검술의 경우는 권법의 동작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격검 훈련을 시킬 때 '백타'라고 하여 손을 빠르게 휘두르는 무술을 과목에 넣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3.1. 검법

3.1.1. 토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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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감추어 오른편에 끼고 바로 섰다가 오른손 오른 다리로 버티고 왼편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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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왼발을 들며 칼을 감추어 오른편에 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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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과 왼다리로 버티고서 왼편을 한번 치고 나아가 앉으며 칼을 오른편 다리에 감추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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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과 오른다리로 칼을 이고 앞을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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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 다리를 들며 왼편에 감추고 오른편 손과 오른편 다리로 오른편을 밀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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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과 왼편 다리로 앞을 한번 쳐라. 칼을 감추고 바로 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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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과 오른 다리로 왼편을 한번 치고 나아가 앉으며 칼을 오른 다리에 감추고 한걸음 앞으로 나가고 또 적수지남세로 계속하여 두걸음 앞으로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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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과 오른 다리로 오른편을 한번 밀치고 또 오른손과 왼 다리로 왼편에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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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른손과 오른 다리로 오른편을 한번 밀치고 또 오른 손과 왼쪽 다리로 오른편에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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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왼편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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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감추고 바로 섰다가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펼치며 뛰어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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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그렸다가 뛰어 한번 치고 또 다시 펼쳐서 뛰며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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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오른 손과 왼쪽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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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두번 두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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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오른 손과 왼쪽 다리로 앞을 한번 친다

3.1.2. 천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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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감추고 바로 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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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왼편을 한번 치고 초도수세를 취하고 앞으로 나아가 앉으며 칼을 오른편 다리에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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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오른 편을 한번 밀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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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한번 뛰며 두번 얼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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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으로 한번 치고 왼손과 왼 다리로 칼날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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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밖으로 스쳐 왼손과 왼 다리로 한걸음 뛰어 칼을 누르고 일자(一字)로 나아가 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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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며 나아가 앉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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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나아가 앉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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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감추고 바로 섰다가 왼 손과 왼 다리로 칼을 이고 나아가 앉으며 뒤를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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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또 다시 왼 손과 왼 다리로 칼을 이고 나아가 앉으며 뒤를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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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오른편 아래에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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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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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며 왼 손으로 오른편 팔을 잡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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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감추고 바로 서서 왼 손을 뒤로 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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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두번 두드리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오른편 아래에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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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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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감추고 바로 서서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왼편으로 한걸음 뛰어나가 앉으며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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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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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오른편에 감추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유성처럼 나아가 왼쪽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쳐라.

3.1.3. 운광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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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천리세를 취하고 칼을 감추고 바로 섰다가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과호세를 취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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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으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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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으로 한번 뛰어 앞으로 한번 치고 즉시 속행세를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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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호세를 취하되 두 손으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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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으로 한번 뛰면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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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곧 산시우세를 취하되 또 과호세를 취하여 두 손으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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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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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으로 한번 뛰면서 앞을 한번 치고 오른손과 오른 다리로 즉시 수구심세를 취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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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호세를 취하여 두 손으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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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으로 한번 뛰어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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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류사세를 취하고 또 과호세를 취하여 두손으로 앞을 한번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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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으로 한번 뛰어서 앞을 한번 쳐라.

3.1.4. 유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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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드리우고 바로 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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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찌르고 왼쪽 발을 내디디며 왼편으로 칼을 드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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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을 물러서며 오른편으로 칼을 드리우고 오른 발을 물러나며 왼편으로 칼을 드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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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 아래에 감추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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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오른편에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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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찌르고, 왼 발을 내디디며 오른편으로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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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오른 다리로 앞을 한번 찌르고 왼 발을 내디디며 왼편으로 칼을 드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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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을 물리고 오른편으로 칼을 드리우고 오른 발을 물리고 왼편으로 칼을 드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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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 아래에 감추고 오른 손, 오른 다리로 칼을 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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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손과 왼 다리로 앞을 한번 치고 마쳐라.

4. 왜검을 보는 조선인의 시각

조선이 굴욕을 참고 왜검을 배웠다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사실 왜검을 쓰는 것이 굴욕이었다는 것은 지금의 한국인의 관점[9]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조선 당대에는 일본의 검술이나 일본도를 무기로 쓰는 것에 뭔가 깊은 뜻을 두지 않았다.[10] 단지 부족하니까 진 것이고 부족한 것은 배워서 메꾼다는 국방에 있어서의 지극히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발상. 이는 당대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반대로 일본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판옥선을 베껴서 시험 건조하거나 조선 통신사가 보여준 마상재 공연에 영향을 받아 '조선류요마술(朝鮮流要馬術)'[11]을 만들었을 정도이다.[12] 무술의 국가 정체성이 강화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다.

그 시대에 검술이나 검은 현대로 따지면 이나 미사일 같은 것과 다를 바 없이 하나의 무기이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단순한 도구와 그걸 다루는 기술에 불과했다. 각자 ARAK로 돌격소총의 계보를 만들기 시작한 서구권과 동구권이 시간이 가며 서로의 장점을 가져오는데 딱히 자존심 같은 걸 따지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사례로 보아 효과적으로 살상을 할 수 있는 무기라면 적의 것이라도 거리낌 없이 도입하는 지극히 실용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왜검 이외에도 조선의 화약 무기, 두정갑 같은 갑옷 등의 무기들은 고려 시대에 민족적 굴욕을 안겨다 주었던 원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사용하여 크나큰 피해를 주었던 조총 역시 왜군의 무기라고 해서 배척하지 않고 왜란 중에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왜란 후에는 제식 무기로 삼을 정도로 높이 평가했다. 청나라에서 사용해서 병자호란 때 큰 피해를 준 홍이포를 도입하는데도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 왜검 역시 이러한 '무기 도입' 사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오히려 검이나 무기에 민족혼을 담아 운운하는 것은 일본 문화의 관점에나 가까운 것이다. 에도시대 일본에서는 일본도=가타나를 오직 사무라이에게만 착용하도록 하여 사무라이의 신분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삼았으며, 그리하여 가타나는 사무라이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전근대시대가 끝나 근대시대가 되면서 검이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가 되자, 근대 일본에서는 무사도이니 하는 것을 내세우며 검을 신성화시켰다. 이렇게 검 자체를 신성화한 것은 특유의 애니미즘 사상과 결합한 일본 문화의 특색인 것이다.

그에 반해 성리학적 현실주의를 국가 이념으로 추구하던 조선에서는 무기의 유래에 애니미즘스러운 집착을 가졌다가는 괴력난신 추종한다는 비판을 받기 딱 좋았다.[13] 대신 "어떻게 사용하느냐?"와 "얼마나 쓸모가 있느냐?"에 더 중요한 의미를 두는 실용적인 관점이 강했다. 애초에 딱히 칼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많지 않았을 뿐, 칼을 소지하는 것도 신분적인 상징이 아니었다. 굳이 단순한 무기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걸 찾자면 활인데 이것도 활 자체를 신성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사대부의 교양으로 여긴 것이다. 영국에서 신사라면 골프 좀 칠 줄 알아야 하듯이.[14]

이는 검이나 검술과 관계된 조선의 민담에서도 드러난다. 민담에 따르면 부산진 전투에서 활약한 첨사 정발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일본에서 왜검을 사 왔으며, "난리가 나면 이 검으로 왜인들을 벨 것이다."라고 맹세하고 왜인들을 베었다고 전해진다. 검술에 관한 민담 중에는 한 소년이 항왜로부터 검술을 전수받고, 그 검술로 일본에서 온 달인들과 겨뤄 이겼다는 것도 남아있다. 실제로도 숙종시기 무관중 김체건이 왜검을 배워오라는 명령을 받고 통신사 행렬에 합류했다가 일본을 돌아다니면서 수행을 하고 돌아와 무예도보통지 집필에 참여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권응수 장군 역시 왜군으로부터 일본도를 노획하여 사용하였으며, 이 검은 현재 보물에 지정되었다. 권응수 장군 유물 장검 문서 참고. 조선 사람은 무기나 검술이 단지 도구에 불과한 것이며, 도구를 사용하는 의(義)는 도구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5. 왜검을 보는 일본인의 시각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검술이 뛰어나다고 알고 있었으며, 자신들의 검술을 명나라나 조선 등이 익히려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 왜검에 흥미를 갖는 이유는 왜검에 전국시대 초기 유파의 형태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게류 등[15]의 원시 유파들은 실전되었고, 이를 계승한 야규파 등의 류파도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형태와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인들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기량과 기백을 중시하는 운광류 등이 원시 유파의 형태가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6. 관련 문서



[1] 선조실록 기사에 의하면 조선군에 투항한 왜군 네 명이 조선군 군영에서 이루어지던 근접전 훈련을 보고 "애들 놀이 같다"(有同兒戲)고 평가한 일도 있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를 잘 표현했는데 녹도만호 정운이 왜병에 맞서려면 백병전 중심으로 훈련시켜야 한다며 이순신의 함포 사격 훈련에 이의를 제기하자 이순신이 항왜 세 명을 백병전을 훈련시킨 정운 휘하의 군사들 앞에 데려다 놓고 "자네가 훈련시킨 군사들이 이들 항왜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면 선상 훈련은 중지하겠다."라고 약조하는데, 결과는 조선군의 완패(...) 이순신이 정운을 향해 엄숙한 얼굴로 "자네의 군사들은 모두 전사했다. 정 만호..."라고 말하는 부분이 백미. 그 밖에도 무예제보와 같은 임란 이후 편찬된 병서를 보면 '조선팔도에 창하나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라고 자조하고 있었다.[2] 실제로 번쩍이는 날붙이를 사방으로 교차하며 붕붕 휘두르면 그렇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예도 24세 중 은망세가 비슷하다.[3] 검도를 모르는 사람들은 까치발 섰다고 한다.[4] 발의 앞꿈치로 몸을 운용하는 것은 신토류, 카게류, 일도류 계열 모두 공통된다. 다만 일도류만 양발의 거리를 매우 좁혀서 움직였다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실제로 발의 뒤꿈치가 땅에 닿은 채로 몸을 운용하면 굉장히 굼뜨게 몸이 운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5] 산 중의 가는 비라는 의미로, 왜검의 세법 이름들은 이와 같이 날씨와 관계되어 운치 있게 지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운광류 자체도 그 이름이 하늘의 빛, 즉, 번개이다.[6] 굉장히 직선적이고 짧아서 쉽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 해보면 체력 소모가 무척 심하다.[7] 어쩌면 둘이 같은 거일 수도 있다. 접하기 쉽다는 건 양성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의미고, 실용적 검법을 추구하는 건 조선 입장에서 그것 자체로 정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8] 아래 그림에 나온 投劍相撲畢(투검상박필)의 뜻[9] 그 이유는 당연히 일제강점기.[10] 실제로 지금까지 내려오는 보물 중에는 조선의 의병장이 왜군으로부터 노획해서 썼다는 일본도도 있다.[11] '조선식 기병전술'을 뜻한다.[12] 검이 지극히 상징적이 된 에도시대 말기에도 사무라이는 기본적으로 군인이었기에 검을 신분의 상징으로 여겼을지언정 신무기 도입엔 적극적이어서 각 번의 군대들은 뛰어난 성능의 서양식 총기로 무장하는데 여념이 없었다.[13] 유교라고 신을 모시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칼 같은 불특정 개체가 아닌 고대 중국신을 비롯해서 농사나 국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를 신으로 모신 것이다. 그밖에 미신이나 해로운 귀신, 원시적 애니미즘적 숭배대상은 모조리 괴력난신 취급이다.[14] 하지만 사실 영국에서 신사들의 스포츠는 골프보다는 권투, 크리켓, 럭비같은 공격적인 것이 꽤나 많았다.[15] 유일하게 신토류가 남아있긴 하지만 600년 동안 변화가 조금도 없었을지는 미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