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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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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목표3. 배경4. 성과5. 연도별 사업6. 비판
6.1. 국책으로 문화를 전파할 수 있다는 발상6.2. 지원 방법의 문제6.3. 지원 분야의 문제6.4. 일부 컨텐츠의 질적 저하6.5.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어필하지 않음
7. 기타8. 현황9. 관련 자료10. 관련 문서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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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재팬(영어: Cool Japan / 일본어: クールジャパン)은 일본의 문화 면에서 소프트 파워 영역이 국제적으로 평가되는 현상과 그 내용 자체, 또는 일본 정부의 대외 문화 홍보, 수출 정책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재팬 쿨(Japan Cool)라고 호칭되는 경우도 있다.

명칭과 정책 아이디어 자체는 1990년대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추진한 '쿨 브리타니아'를 모방한 것이다.[1]

2010년 6월 8일, 일본은 쿨 재팬 담당부서인 ‘쿨 재팬실’을 경제산업성 산하에 설치하였다.

2. 목표

쿨 재팬의 주요 목표와 전략은 아래와 같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현대문화·게임·만화·애니메이션이나 J-POP·아이돌 등 대중문화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동차·오토바이·전자기기 등 일본 제품, 현대의 식생활 문화, 패션·현대미술·건축 등을 가리킨다. 또한 일본의 전통 무술·일본 전통 요리·다도·꽃꽂이·일본무용 등 일본에 관한 모든 사물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부 언론은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을 대한민국중국의 문화 수출 정책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런데 중국은 아직 문화 수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보다는 한국의 한류 열풍에 일본이 위기 의식을 느껴 쿨 재팬 정책을 만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극우 세력이나 넷 우익 사이에서는 한국이 국가브랜드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을 활용한 국책 사업으로 한류가 부당하게 떴다는 인식이 강하고 일본 언론에서 한류가 국책으로 떴다는 설을 지속적으로 방송하고 있거나 기사를 내고 있다.

물론, 한류가 뜨고 나서는 한국 정부에서 한류에 대한 지원을 해준 것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순수히 문화계 종사자들의 힘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오히려 과거에는 정부 주도로 한식을 알리려다가 예산만 낭비한 사례가 있었다. 사실 한국에서 문화진흥을 위한 국가적 지원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일본이 그런 식으로 성공했기 때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일본의 반응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서구권을 상대로 하는 일본의 자문화 홍보는 20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각종 일본학 연구소 지원에서 일본요리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까지 일본의 이러한 노력은 사실 쿨재팬 이전에도 계속되어왔으며 한국과 비교해 더 많은 예산과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꾸준히 이뤄졌다. 쿨 재팬의 특징적인 점은 과거 일본정부가 경시하거나 무시했던 소위 서브컬쳐를 적극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 진흥도 주로 소위 하이컬쳐를 위주로 이뤄졌고 대중문화는 주로 영화[2]에 포커스가 있었다. 한류의 중심에 K-POP이나 한국 드라마가 올라선 뒤에 본격적인 서포트가 이뤄진 것은 대중문화계 자체적 성공에 뒤따른 것이고 국가적 육성의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그저 80년대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문화산업을 탄압하지 않았다' 에 더 가깝다.

이처럼 쿨 재팬은 한국의 문화수출정책을 상당히 의식한채 일본의 소프트 파워 외교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은 쿨 재팬에 무려 500억 엔 이상이나 출자한다고 한다. 이 법안은 아베 신조 총리가 국회에 제출했다고 하며 민관투자로 2013년도 예산안에 올렸다고 한다.

3. 배경

일본은 만화·애니·게임 등 서브컬처로 한 때 전세계에 영향력을 떨쳤고, 지금도 이 분야에서만큼은 독보적이다. 일본의 방송 컨텐츠 수출액은 2010년에는 62.5억 엔이었는데, 2019년에는 529.5억 엔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급성장의 동력은 애니메이션인데, 저작권의 일원화를 위해서 저작권 처리 기구를 따로 설립하기도 했다. 수출액의 83.6%가 애니메이션 방송권 및 2차 소스, 캐릭터의 이용권 판매라고 한다. 수출지역은 아시아가 52.9%, 북미 25.3%, 유럽 9.1%를 차지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총 수출액은 2018년도에 1조 엔을 넘겼다.

일본 영화는 과거 1960~1970년대에는 극찬을 받았고 할리우드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미국의 대체 건국신화라고까지 불리는 스타워즈 시리즈부터 일본 문화의 거대한 영향력을 빼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가장 미국적인 장르인 서부영화에서도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황야의 7인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제작한 7인의 사무라이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이다.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199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조지 루카스의 부축을 받으면서 등장하여 공로상을 수상했다. 미국 대중문화의 집대성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일본 콘텐츠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에서 보면, 당시 일본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덤으로 사카모토 큐의 'SUKIYAKI(위를 보고 걷자)'는 1963년 빌보드 차트 1위를 3주 동안 기록한 적이 있다.

일본 드라마한국 드라마에 비해 밀리고 있어서 일본의 방송콘텐츠 수출액 중 드라마 수출액은 2019년 28.8억엔으로 한국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해외에서 수요가 있는 분야이며 영화도 애니메이션 영화를 포함하면 해외 수출액은 다시 한국 영화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본 문화의 특성을 지켜나가되 해외시장의 현지화에 맞게 바꾸면서 어느 정도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정부가 적절한 방법으로 지원을 한다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 시장이 근래에 정체된 것이 문제다. 일본의 대중매체가 외국, 특히 서양을 향해 공격적으로 전파되던 때는 1970년대~1990년대다. 이 시기의 일본은 지금의 중국처럼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강한 국력을 휘둘렀다. 거품경제의 힘이 빠진 1990년대 초반 하락세를 찍기는 했어도 그 당시 객관적으로 보면 여전히 국력은 강했다. 내적으로는 대중문화가 지금보다 골고루 번영했으며, 외적으로는 강력한 하드파워를 통로로 삼아서 소프트파워를 서구권으로 발산했다. 아시아권에는 경제, 문화적으로 일본과 경쟁할만한 국가가 아예 존재하지를 않았으니, 그야말로 일본 대중문화의 전성기였다.

경제적으로 황금기였던 시절, 일본의 매스미디어를 비롯한 서브컬쳐가 마냥 국가가 전략적으로 만든 문화 홍보 시스템을 통해 전파가 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일본의 경제력이 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 문화 콘텐츠 생산력도 높았으니 외국인들이 스스로 받아들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특히 1980~1990년대의 일본은 세계적으로 국력이 강한 나라였고, 아시아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서구권을 상대하는 대중문화 생산지였다. 홍콩 느와르 등의 장르를 유행시킨 홍콩 문화도 있었지만, 일본만큼의 전방위적인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전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서구권에서는 아시아에 대해서 (일부는 오리엔탈리즘같은 무지에 기반한) 환상이 많았다. 굳이 국가 단위로 홍보하는 전략을 세우지 않았더라도, 일본 문화는 나름대로 잘 나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현재에도 잘 나가는 분야에 한해서만큼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 무렵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들은 대체로 일본에 대한 경외나 공상, 두려움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백 투 더 퓨처가 보여주는 '일본 대기업이 지배하는 미래'는 그런 묘사의 전형이다.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사례로 제시되는 와패니즈들은 사실상 이 시기부터 정형화가 되었다.

4. 성과

방일외국인 및 방송컨텐츠 수출액(한국 및 일본 비교)
구분 방일외국인(만명) 수출액(일본, 억엔) 수출액(한국, 백만불)
2010년 861 62.5 184.7
2011년 622 71.6 222.3
2012년 836 104.3 233.8
2013년 1,036 137.8 309.3
2014년 1,341 182.5 336
2015년 1,974 288.5 320.4
2016년 2,403 393.5 411.2
2017년 2,869 444.5 362.4
2018년 3,119 519.4 478.4
2019년 3,188 525.0 539.2
2020년 411 571.1 692.8
2021년 24 655.6 718

출처 : 일본 총무성, 한국콘텐츠진흥원

물론 애니메이션이 공헌한 부분이 크지만 드라마 부분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또한, 일본 영화의 해외 수출 중 실사영화보다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역할이 크다. 그 덕분에 아시아 영화 중에서는 나오긴 힘든 1억 달러 돌파 영화도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나오고 있다.

2010년대 중반 들어서는 저작권 처리 일원화가 된 영향과 해외진출 붐으로 TV 프로그램 수출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의 70%가 애니메이션에서 발생하는 등 서브컬처 장르 편중이 심한 편이며 반대로 말하자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파급력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방송 자체를 다종 다양하게 판매하기보다는 한 방송의 여러 가지 이용권을 매개로 수익을 낸다. 아직까지는 콘텐츠 수출액보다는 수입액이 더 많은 것으로 짐작된다(2017년 KOCCA의 추측이다). 다만, 애니메이션 해외 매출액은 과거 최대를 넘어서 이른바 제4차 애니메이션 붐이라고 불릴 만큼 수익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의 방송 콘텐츠 수출액은 지난 10년 사이 9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서브컬쳐 콘텐츠를 대중문화 수준으로 수출하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다른 컨텐츠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콘텐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감소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다만, 상기한 성과가 정말 정부 주도의 쿨 재팬 정책이 직접적으로 불러운 성과인지는 여전히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케이스처럼 적극적 개입의 필요가 없이 문화 컨텐츠가 자생에 성공한 케이스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

5. 연도별 사업

5.1. 2012년(출처)

2012년도 쿨재팬 사업
싱가포르 시부야 패션을 알렸음.
중국 부유층을 타겟으로 만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전략.
태국 B급 요리를 소개한다.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지방문화를 어필하는 곳을 개설한다.
기타 15개 분야에서 ‘쿨 재팬’을 실시한다.

5.2. 2013년

500억엔으로 새롭게 설립될 관민출자기업
기본 사항 기타
지금까지 투자된 분야 중에서 수익성이 좋은 것에 출자함 기타 신규사업도 실시할 계획임.
정부·공적금융기구·민간으로부터도 출자금을 모음 투자대상 선택도 민간에 이양.

6. 비판

6.1. 국책으로 문화를 전파할 수 있다는 발상


위의 일본 방송은 태국 방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일본의 컨텐츠도 저력은 있지만 홍보방법이 부족하다.",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홍보 자료를 만들어서 외국 방송국에 제공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혐한들이 "한류는 한국 정부가 돈을 뿌려서 만들어낸 억지 현상"이라는 말도 이런 것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생각과는 다르게, 대중문화의 부흥은 당연히 오직 정부 주도로만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G7같은 세계의 강대국들이 정부 주도의 문화 부흥 정책과 막대한 자금력을 쏟아부어서 전세계의 모든 대중문화를 통제하고 지배했을 것이다.

저런 헛소리같은 넷 우익 혐한들의 논리대로 한류가 유행하는 이유를 분석하자면 "한류가 돈을 쏟아부어서 유행시킨 것이 사실이었다면, 일본은 돈이 없는 가난한 국가라서 쿨 재팬이 실패했고 한국은 돈이 많은 부자 국가라서 한류가 성공한다." 같은 소리처럼 뭔가 어색하고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와야 된다. 애초부터 문화 현상이라는 것을 돈으로만 부흥시키는 것이 가능했다면, 한류의 부흥은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다른 국가들에게 문화 산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력이 밀려서 실패했을 확률이 더 높았어야 했다.

이러한 억지 논리를 반박하는 실제 사례로 현재의 중국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이 개도국이지만 대국이자 독재국가인 특성상 일시에 자본력을 동원하여 양적으로는 엄청난 중국의 대중문화로 세계를 지배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차이나머니를 이용해서 미국 헐리우드나 한국 드라마 PPL 등으로 중국스러운 요소들을 다수 노출시켜 왔지만, 오히려 작품의 품질 저하와 시청자들의 반감만 늘어나게 만든 것이 현실이다. 결국, 우수한 문화 컨텐츠는 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돈으로 밀어붙이면서 강요한다고 다 통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는 국가가 인위적으로 문화에 간섭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국민들이 더 많고, 국가기관이 주도적으로 나선다고 해서 문화산업 부흥에 좋은 효과가 있을지 그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세금을 써서 들인 노력에 비해 구체적으로 검증된 정책의 효력은 거의 없으며, 정부가 2010년대 초반 주도한 한식 세계화가 실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의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 받는 한류는 민간 부문의 노력과 발전에 기인한 바가 크고, 국가주도의 사업에 의해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의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국 소프트파워의 발전사를 보면 알겠지만, 한류라는 명칭으로 대표되는 이것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아니라 민간에서 주도했으며, 정부의 역할은 민간인들이 한류의 확산과 발전, 진출을 수월하게 하도록 도와줄 뿐이다. 또한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에서 지나치게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결국, 국가에서 주도하는 문화 산업의 성장은 어느 나라나 그렇듯 한계가 있으며, 민간 부분의 주도해야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도 일본에서는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인 흥행과 성공, 그리고 수상 기록을 두고도 "한국 정부의 영화계 지원 때문에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느니 "일본도 이런 영화를 수없이 만들었는데 판매하는 방법을 몰라서 뜨지 못했다" 같은 엉뚱한 헛소리나 하고 있으니 그저 답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은 이렇게 현실 사회를 풍자하는 영화는 만들기가 매우 힘들다. 자세한 사정은 일본 영화/문제점 문서에 잘 설명되어 있다.

무엇보다 영화 기생충은 사회 풍자성 내용의 상업영화다. 자국 사회의 근원된 모순점을 다각도로 통찰하는 시야와,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과, 이를 일반 대중이 상업적으로 소비해줄 수 있는 소비력이 두루 갖춰지지 않고는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작품이다. 일본이 자신들도 만들었다고 난리치는 어느 가족같은 사회 고발성 작품들은 애초에 치밀한 풍자극도 아니고 일본에서도 충분히 소비되었다고 말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3][4]

한국은 독재 정권들의 서슬퍼런 문화검열 시대에도 사회적으로 정부와 정책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안목을 키워왔고, 이를 토대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부조리와 불평등을 은유적으로 비판하는 안목과 능력을 쌓아왔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와 반면에 일본에서는 정부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일을 '반사회적'이고 '반국가적'이라는 논리로 억제시키는데다, 국민들 자신부터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구성원의 임무'를 해야 한다는 이른바 '이치닌마에(一人前)'가 뿌리 깊게 내려있어 사실상 사회 풍자 영화나 연극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당장에 일본에서는 천황에 대한 언급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회인데, 기생충과 같은 성격의 풍자극을 만들 수 있다는 억지 논리는 성립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일본의 중장년층 가운데 "우리도 저런 영화들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사람이 있다" 하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일본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필두로 충분히 실력 있고 재능 있는 인재풀이 분명 마련됐다. 그러나, 제 아무리 그런들 어느 가족과 같은 작품은 젊은 소비자들이나 일반 대중이 이를 불편해하고 부담스럽게 여기는데다, 중장년층은 일본의 수치를 드러냈다고 하면서 어거지로 깠다. 원래 소비자의 수준이 받쳐줘야 사회 비판적인 풍자극이나 영화도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인데, 현재의 일본은 자국 사회의 부조리한 면은 애써 외면하고 오직 실사화 영화에만 매진하는 중이다.

21세기 현재 한국 정부의 콘텐츠 제작 지원은 스크린 쿼터제, 창작지원금, 공모전 등 '자유로운 창작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2024년 현재 스크린 쿼터제는 시간이 지나 많이 줄어들기는 했다. 이걸 '일본에 없는 국가의 지원'이라고 한다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지만, 이른 바 쿨 재팬 탓을 하면서 원인을 잘못 분석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혐한론자들은 한국이 정부 주도로 세금을 퍼부어 한류를 퍼뜨렸다는 잘못된 전제조건을 세우고, 일본도 혈세를 쏟아부어 정부 주도의 정책을 펴야만 일본 문화를 세계에 퍼뜨릴 수 있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도달하게 되었다.

또한, 그 동안 일본 언론에서 한류에 대해 무조건 국책이라 언급하는 부분도 잘못된 분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막상 한류가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을 때인 김대중 정권의 국민의 정부 집권기인 1990년대 후반은 한국에서 방송분야와 문화 통제가 점점 해체되었을 때였고, 오히려 방송과 문화에 대한 국가의 통제된 영향력이 강하게 끼친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일부 작품과 노래 정도를 빼면 한국 문화는 세계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도 못했다.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세금을 들여 홍보하려고 애지중지하고 노력했던 것은 대중문화 콘텐츠가 아니라 한국 요리 홍보인데, 정작 한국 요리의 세계적인 인지도는 2020년대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본의 특징과 연관지어서 생각해보면, 일본은 한국에 비해 자유롭고 민간주도적이라는 일본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엘리트주의전체주의 경향이 대단히 강한 나라라는 것에서 그 시발점을 찾을 수 있다. 즉, 정부 관료인사가 특정 분야를 찍어서 사업을 설계하고, 민간에서는 그저 일본 정부가 하라는 대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컨텐츠를 꾸며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기업이 따라가는 방식은 일본 고도성장의 비결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일본은 2차 대전에서 패전한 이후 1980년대까지 이런 방식으로 제조업에 올인해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고, 1990년대까지 한국의 경제 관료들도 일본의 방식을 상당부분 모방하면서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발전의 롤모델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강제변경된다.

그러나, 제조업같은 산업이라면 몰라도 대중문화 부흥의 산업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이 쉽게 통하지가 않는다. 아시아를 휩쓸고 서구권으로 자연스레 퍼져나가던 1980~90년대 일본 문화 산업의 전성기는 정부 주도의 지원과는 전혀 무관했다. 1억 내수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민간에서 자연스레 성장한 것이다. 2000년대 이전에 일본 정부는 그동안 문화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적도, 거액의 예산을 투입한 적도 전혀 없었다. 단적으로 1999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열리는 재팬 엑스포는 일본 문화에 심취한 팬층을 겨냥해서 민간에서 기획한 이벤트였으며, 일본 정부와 전혀 무관하다. 즉, 오히려 정부가 간섭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문화를 '선별'하여 지원하는 것 자체가 직접적인 문화규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과 근거도 많다. 쿨 재팬을 두고 쓰치모토 마나부(土本学)인사이드의 설립자 겸 GameBusiness.jp 편집장은 쿨 재팬에 대해 여러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는 "국가에서 세금을 투입한 컨텐츠가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문화를 만들어낸 적은 거의 없다."라면서 쿨 재팬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래서, 일본 정부의 역량 수준을 놓고 보면 중국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에 어마어마한 인구 수를 자랑하고 있는 일본보다 훨씬 더 추진력이 강한 중국에서 아직도 문화 컨텐츠 분야에선 별다른 위력을 쉽게 보여주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은 도리어 일본의 문화 컨텐츠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영어도 아닌 일본어를 우선 지원하는 경우 등이 그 증거다. 벽람항로소녀전선같은 게임은 중국에서 개발된 것이라는 설명이 없다면 영락없는 일본 게임처럼 보인다. 즉, 정부가 어거지로 대중문화 산업을 밀어주기만 한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에서 기업들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일본의 패션 · 음악 · 식문화 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창작자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목표와 관련성이 희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경제적인 지원보다는 민간 사업과 창작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라면서 문화에 대한 규제와 검열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판을 하였다.

당장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있던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고위급 인사들이 대놓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을 면전에서 과거사 문제로 도발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정치가들의 거북한 태도는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던 한국인들도 뒤돌아서게 만든다. 1960년대 6.3 항쟁으로 반일 시위에 참가한 경력자들이 지금의 집권층에 속하는 만큼 상호 간의 갈등 국면도 있다. 결국 '쿨 재팬은 왜 미움받는 것인가?'라는 서적까지 나왔다고 한다.

2000년대 이후의 일본은 더 이상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선진국도, 유일한 대중문화의 생산지도 아닌데다 외국의 와패니즈 성향도 예전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2010년대 초부터 대안 우파가 성행하면서 와패니즈들이 페도필리아, 인셀, 극우, 인종주의자 취급 등을 받으며 고립되는 사례도 늘어났을 정도다. 이는 2000년대 말까지 와패니즈가 서양의 백인우월주의, 유럽중심주의에 반발한 리버럴 성향의 오리엔탈리스트이었던 점에서 변화한 것이다.[5]

외국의 문화 콘텐츠에서 일본의 영향을 받은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일본인의 입장에서도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기는 하겠지만, 문제는 일본의 요소를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여 독자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일부 대중문화가 세계적 트렌드와 동떨어진 자신들만의 갈라파고스화 현상도 전혀 바라보지를 않는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바로 21세기에 들어서 혐한, 혐중 정서가 유독 강하게 분출하는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중국을 아직까지도 수십 년 전의 개발도상국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깔보고 있으니, 자기들의 기준에서 '미개한' 이 두 나라의 공업 제품이나 대중문화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승승장구하는 이유를 당연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할 생각조차도 안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그 이유를 자신들이 부족해서라고 보는 게 아니라 각국 정부와 업체가 날조했거나 물량 공세로만 밀어붙였다고 현실도피성 해석이나 하는 것이다. 당장에 사회문화에서 영향력이 강한 일본의 정치가들부터 나름대로 대학 물 좀 먹은 지식인들까지 이딴 식으로 왜곡된 해석이나 하고 있으니 그저 답이 없는 것이다.

한국의 기술력이나 대중문화에 대해 폄하하는 논리의 주론이 "우리 일본 것을 빼앗아 만든 것이다!", 혹은 "우리 일본에서 먼저 만든 원조다!"라고 억지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그저 자기 얼굴에 침뱉기나 다름없다. 정작 '원조'이자 '본주인'이나 다름없는 일본 자신들이 아류라고 폄하하던 한국을 능가하는 실적을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원조'가 '아류'보다 좋은 실적을 내거나, 실력과 성능도 월등한 점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심각한 문제다. 결국, 실력이 없어서도 아니고 기술이 없어서도 아니라면 결국 일본의 무능함과 무지함을 탓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현실도피가 극대화되며 결국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게 된 결과 "일본이 한국보다 뒤떨어진 나라일리가 없다!!"처럼 억지스러운 정신승리에 따른 '믿음'이 만들어졌다. 그 믿음은 실제로 현실을 날조하는 행동으로 이어졌으며, 그렇게 터진 사건사고들이 고고학계에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후지무라 신이치 사건, 만능세포 연구논문 조작 사건, 토요타 리콜 사태[6], 한일 무역 분쟁 등의 사건들이다. 그리고 조금은 다른 경우지만 그 밖에 일본식 이세계물 또한 이러한 움직임이 반영된 사례다. 일련의 사건들이 유독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약진하기 시작하는 21세기에 몰려있는 것만 봐도 일본의 현실도피와 정신승리가 계층을 막론하고 얼마나 심각한 수준까지 치달았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쿨 재팬 운동 또한 "한국발 컨텐츠나 중국발 컨텐츠가 약진하고 있는 것이 그저 각국 정부가 물량공세로 밀어주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하는 현실도피요 망상 탓에 자신들도 그렇게 하면 더 잘 될 것이라는 오판을 내린 끝에 나온 결과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인들이 이러한 집단 망상을 고치지 못한다면 일본의 문화 재흥은커녕 더더욱 쇠퇴일로를 걷게 될 것이다.

6.2. 지원 방법의 문제

현재의 일본 정부는 드라마·음악·영화 수출 보다는 코스프레·캐릭터·만화·애니메이션 등을 홍보한다. 일본 문화가 현재 해외에서 가장 막강한 우위를 가졌다고 볼 수 있는 영역은 서브컬처 분야이기도 하다. 팝 컬처는 일단 국내시장에서도 입지가 줄어들어서 수출 품목으로 밀기엔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소위 '서브컬처'는 매스컬처(협의의 대중문화, 대중매체 - 예컨대 신문, 잡지, 방송 - 에 의해 제공되고 형성된 문화)에는 포함되나 팝 컬처(광의의 대중문화, 사회의 다수 사람들이 소비하거나 향유하는 문화)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서브컬쳐와는 오타쿠의 관계가 깊다.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콘솔 게임같은 분야는 이미 해외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않았느냐?"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일단은 이 분야에서는 여전히 일본의 위상이 공고한데다 수출량도 많고 수익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옛날이라면 몰라도 요즘은 모에 취향의 컨텐츠들로 대세가 바뀌면서 이런 쪽으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거부감을 유발하기 쉬운데다 작품 대부분이 불법 복제로 유명해지고 다른 국가의 2D 애니·만화 시장은 규모도 일본보다는 작다. 특히 이 모에 요소가 섹스 어필과 결합된 콘텐츠들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슬람권이라든가)에 대한 정규 루트의 수출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봐도 좋다. 이슬람권은 날아라 슈퍼보드감히 불결한 돼지가 말을 한다고 수입을 파토낼 정도며 각종 시험 지문으로 종종 출제되기까지 한다.

그렇다고 일본이 한국처럼 자국 콘텐츠를 염가에 외국으로 팔거나 해적판이 나도는 것까지 눈감아 줄 수 있을 각오를 한 것도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불법배포 등 저작권 침해 행위를 적극적으로 때려잡아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물론 원칙적으로만 본다면 이런 불법 행위는 근절시키는 게 맞기는 하지만 현실이 언제나 원칙과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컴퓨터 운영체제를 보면 불법배포를 강력하게 때려잡는 애플의 OS X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보다 시장 점유율이 더 떨어진다. 비록 마이크로소프트는 불법 복제 윈도우즈로 인하여 자신들의 수익에 다소 악영향이 미치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점유율 유지를 위해 너무 적극적으로 때려잡지는 않고 있다. 이원복의 '현대문명진단'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면서 불법 복제 배포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향해 "우리 아니었으면 너희는 애시당초 망했다"라고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장면을 넣었다.[7]

불법일지라도 일단 윈도우즈를 쓰다보면 사람들이 윈도우즈에 길들여지며 이는 이들을 잠재적인 미래의 고객으로 유인하거나, 혹은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에게 윈도우즈의 점유율을 무기로 윈도우즈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만 내놓게 하는 식으로 다른 방향으로도 얼마든지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다른 사례로 과거에 냅스터가 복제에 굉장히 빠르고 효율적으로 접근해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음반사의 타격이 매우 크자 DRM을 걸었지만 손해는 정작 돈 주고 산 정품 사용자가 봤는데, 애플 측이 아이튠즈 스토어를 서비스하면서 DRM이 없고 굉장히 간편한 결제와 간단한 접근 방식으로 유료결제를 굉장히 편리하게 만들어서 복제품만 쓰던 사람도 그것이 사용하기 쉬워서 정품을 산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무조건 때려잡기만 하는 정책을 취하면 그나마 해외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일본 서브컬처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숨통이 아예 끊어질 가능성도 있다.

불법배포가 판을 치는 근본적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합법적으로 일본 만화·애니를 볼 방법이 별로 없어서인데, 여기에서도 근시안적 정책의 한계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서브컬쳐 제작사들은 일부 거대 제작사를 빼고는 영세한 곳이 너무 많아서 외국어 번역판의 제작이 어려운데, 쿨 재팬 사업에서 '일본 정부가 서브컬쳐 제작이나 판매 기업들에게 외국어판을 제작하기 위한 방법을 지원하기로 했다'같은 소식은 전혀 없다. 둘째는 해당 콘텐츠들이 수입당사국의 문화적 정서나 사회적 규범에 비추어 건전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정식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이쯤 되면 애초에 문화 컨텐츠로서의 가치가 반으로 깎이고 시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정가를 주고 소비할 능력이 있는 시장에서조차도, 일본산 컨텐츠의 정식 수출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심각할 정도로 느려서 어쩔 수 없이 불법경로에 손을 대고 마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거의 대부분 일본 극장판 컨텐츠는 동시개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이 한국 개봉까지 몇개월의 시차가 있는 것이 당연시된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한다.

일본 정부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지원한다면서도 정작 문화산업계에 종사하는 직업인들에 대한 처우가 영 좋지 않고 반대로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본의 관련 국회에서 '일러스트레이터나 애니메이터들에게 무상으로 홍보 자료를 만들게 한다'는 계획이 나오기도 했고, 모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는 "쿨 재팬 카탈로그에 당신의 그림을 넣어줄 테니까 5만 엔과 일러스트를 내놓으라!"라고 폭로를 하기도 했다. 이미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착취 수준으로 쥐어짜는 인건비로 악명높은 3D 산업으로 유명한데, 국가에서 직접 문화산업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다.

6.3. 지원 분야의 문제

애니메이션·만화·게임은 서브컬처라는 특성상 드라마·영화 같은 주류 대중문화에 비해서 다양한 계층을 포섭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동양적인 신비감과 무술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제외하면 서양에서 매우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트렌디 드라마나 사극 시청자들은 취미삼아 TV를 보는 남녀노소 모두가 될 수 있다. 한국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베 신조 총리와 그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도 한국 드라마를 챙겨본다고 한다. 심지어 아키에 여사는 숨은 한류 드라마 오타쿠라는 소문도 많았는데,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일관계가 냉랭해진 이후 이러한 언급이 사라졌을 뿐이다. 애니메이션 시청자는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만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일본 AV같은 포르노를 쿨 재팬의 컨텐츠로 내세우자는 아이디어까지 등장한 적이 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절대 없다. 음란물을 국가 주도로 수출한다는 것이 합법적으로 쉽게 될 일도 아니거니와, 일본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든다는 쿨 재팬의 기본목적과도 어긋난다. 게다가, 일본에서만 포르노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쿨 재팬 펀드(CJ)의 전략이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발족 이후 4년간 투자된 18개 안건 중 과반이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성적을 거두었고, 2017년에만 정부 예산을 무려 459억 엔을 배정받았는데도 투자 안건은 대체로 불분명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세금낭비라는 지적이다.(#) 조사된 안건을 보면, 쿨 재팬 투자내역이 굉장히 모호하며 이들 항목 간 공통점이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다.

쿨 재팬은 한류와 다르게 목표나 내용이 불분명하다. 일본 정부는 아직도 문화의 어떤 영역을 중점적으로 수출할지를 결정하지도 않았다. 일본 스스로도 무엇을 광고할지 모르니까 어느새 홍보 대상에는 하츠네 미쿠도라에몽·헬로키티·꽃꽂이·라멘·화장실(?)처럼 아무 공통점 없는 것이 공존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화장실 시설 수준이 떨어지는 해외로 나갈 때 휴대용 워슈렛(비데의 일본 명칭)을 많이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휴대용 비데라고 하면 화장실 전용 물티슈인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선 이런 휴대용 비데가 여러 종류 판매된다. 이쯤 되면 전략의 구체성 이전에 무엇을 어필하고 싶은지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국제적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일본의 관료들이 이제 와서 국가 정책으로 쿨 재팬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니 컨텐츠를 선별할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하다못해 한국같이 문화 산업을 긍정적으로 장려하는 측에서도 '정부가 나서서 뭘 한다고? 발목이나 잡을 인간들이지'처럼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한판에 일본도 마찬가지이거나 더 할 것이다.

쿨 재팬의 관계자 이나다 도모미 대신은 일본 주니히토에의 전통을 담은 옷이라고 주장하면서 고스로리 룩을 프랑스에 소개했다. 그 때 장관 본인이 고스로리 룩을 직접 입고 나왔다. 자국의 전통 의상도 아니고 굳이 대중성, 범용성이 떨어지는 유럽발 서브컬쳐 패션을 일본이 원조인 유럽으로 소개한다는 것이다. 주니히토에는 홑옷을 여러 겹 겹쳐입는 일본의 옛 귀족 여성 복식이다. 근대 유럽 복식과 낭만주의로부터 영향을 받은 로리타 패션과 아예 처음부터 유럽에서 시작한 고스룩 패션은 당연히 일본 전통옷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미 교양만화가 이원복 교수도 2000년에 낸 <새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 2권에서 "일본은 세계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개방적 국가라 자부하지만, 세계화를 이루기 어려운 국가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으며,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일본의 고유 문화는 유카타의 일부 패션 디자인적 요소와 초밥(롤)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토요타 자동차와 닛산 자동차도 '렉서스'와 '인피니티' 브랜드를 각각 런칭해 일본색을 벗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일본의 대중문화를 외국으로 전파하는 것이 목적이면서도 정작 공격적으로 다른 국가들을 깔보는 것이나 다름없는 네이밍 센스는 오히려 주변 국가들에게 호감은 커녕 거부감만 일으키기 쉽다는 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일본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분야에서도 "쿨 재팬이라는 이름이 너무 이상하고 형편없다. 스스로 쿨하다고 말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쿨하지 않다는 것이다" 라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까이는 중이다.

6.4. 일부 컨텐츠의 질적 저하

쿨 재팬이 우선적으로 끼어들려고 노력한 해외 시장은 동남아시아인데, 여기는 이미 유튜브구글 등을 통해서 영미권과 한국의 문화가 널리 퍼져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중이다. 유행을 넘어서 일상으로 자리잡은 영미 문화권의 콘텐츠를 상대하기에 일본의 컨텐츠는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하다.

일본은 동남아시아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분야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으나 음악·영화·방송 등 삶 전반의 트렌드를 이끄는 대중문화는 여전히 서방권의 콘텐츠가 꽉 쥐고 있다. 그 다음으로 영향력이 강한 것은 한국의 컨텐츠들이다. 중국·태국·인도네시아·대만 등지에서는 한국 드라마·음악·예능의 선호도가 영미권 컨텐츠 다음으로 높고, 만화·애니메이션 이외의 일본 컨텐츠 선호도는 서양과 한국에 확실히 밀린다. 오히려 지금은 일본이 서양과 한국을 따라잡기 이전에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인 중화권 컨텐츠에게 밀리지 않을까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일본이 한류를 괜히 쿨 재팬의 비교 모델 겸 라이벌로 삼는 것이 아니다. 일본도 인정하기 싫지만 마지못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외국에서는 아예 "한류의 성공을 눈으로 직접 보고 일본이 질투해서 쿨 재팬이라는 정책을 만든 것이다."라고 단정짓는데 일본 스스로도 절대로 그 사실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쿨 재팬을 주제로 다룬 이코노미스트기사에서도 쿨 브리타니아를 모티브로 한 정책을 소개한다면서 경제산업성 문건에 늘어놓은 이야기는 죄다 한류 관련 이야기다.

쿨 재팬의 2019년도 예산은 580억 엔(한화 6000억 원)이었던 반면, 한국의 콘진원의 2019년도 예산은 4000억원 이하이다. 즉 한국의 문화 진흥 사업 전체보다 많은 예산을 쿨 재팬에 쓰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정부가 문화 진흥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는 1년 예산이 겨우 100억 원도 안 된다.

당시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9천 달러 남짓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 치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서 대략 300~350억 원 정도를 투입했다고 봐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은 3만 달러 정도이니까. 1990년대 극후반~2000년대 극초반 김대중 정부 시절이면 최저 시급이 2000원 남짓이고 버스 요금이 400원 정도 하던 시절이다. 2019년 기준, 최저시급은 8350원, 버스 요금은 마을버스가 1100원. 물론 그걸 감안해도 일본이 쓴 돈의 7%대밖에 안된다.

예산을 이렇게 쓸데없을 정도로 많이 배당받은 이유는 쿨 재팬 기구가 한국콘텐츠진흥원처럼 서포터 역할을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홍보대상·내용·전략을 모두 결정하고 총괄하는 지휘부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 예산을 쓸 방향을 정하는 기구에는 임직원이 고작 70여 명 정도밖에 없으며 이들의 전문성이나 팀워크까지도 엉망진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2017년에는 임원들이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내부고발까지 터져나왔다.(블룸버그(영어)/아사히(일본어))

경제산업성은 한국으로 치면 산업통상자원부인데, 당연히 문화 사업도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컨텐츠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임직원이 고작 70명인데 한국의 문화 산업에 거액을 투자하는 대기업 CJ그룹이나 산하 조직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당연히 70명은 그냥 넘어가고 인력이 쿨 재팬 기구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웃긴 게 정작 중앙의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부문, 예를 들면 감염병같은 부분은 미국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나 한국의 질병관리청 같은 기구가 일본에서는 전혀 없다. 한화 4600억 원이면 질병관리본부 연간 세입의 30~40% 정도다. 결국 일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를 맞아 후생성과 지자체가 따로 놀고 우왕좌왕하다가 국제적으로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2010년대 현재 일본의 컨텐츠는 경제 성장의 전성기 시절이었던 1980~1990년대보다 대중문화의 역량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고 심지어 내수시장까지도 정체 및 퇴보를 한다고 비판을 받는 상황이라 적지 않은 일본의 작품들이 외국 시장에서 쉽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1970년대 일본의 국가산업이라고 할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을 보면 2010년대에는 소위 오타쿠 한정으로만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 다수 출시되는 중이다. 자체의 스토리텔링이나 작품성보다 여캐팔이나 모에 속성에만 의존하는 상업적인 작품들이 증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결국,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 문화 코드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는 콘텐츠들도 늘어나기 시작했고 내용마저 빈약해지고 있다.

이런 미소녀물 역시 수요층을 무시할 수 없고, 애니메이션 시장의 수익은 높아지고 있어서 양적으로는 애니메이션 시장이 매우 부흥하는 것은 사실이다.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일본은 여전히 미국에 이어 부동의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수많은 일본의 작품들을 소비하고 좋아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 영향력은 전성기 시절에 못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자세한 것은 '영화·드라마·J 팝 다 죽쒀도...日아니메는 잘 나가는 이유' 기사 참조. 특히 해외 수출이 늘어서 2019년에는 한화 10조 원을 돌파했다. 또한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대중성을 노린 작품들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물론, 산업의 규모에 비해 파급력이 여전히 적어서 문제지만 말이다.

게다가, 일본 영화도 서양권으로까지 영향력을 발휘했던 과거의 명성은 이미 날려먹은지 오래고, 스폰서 중심으로 돌아가는 제작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싸구려같은 저급한 영화들이나 양산하면서 자국에서도 많이 비판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고질라는 미국에서 제작된 미국판이 오히려 원작보다 더 걸작으로 평가되는 기행같은 현상도 일어났다. 특히 미국판 고질라의 경우, 단순한 방사능으로 돌연변이가 된 괴수로서가 아닌 인간을 초월하는 자연의 절대적인 힘과 같은 캐릭터성을 부가하여 파괴를 일삼는 괴수가 아닌 경외의 대상으로 승격시켰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컨텐츠 제작에다 투자되는 예산이 날이 갈수록 축소되면서 콘텐츠의 수입이 감독이나 배우 등 현장 제작자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본 컨텐츠 시장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일본의 유명 영화배우 아라이 히로후미가 일본 영화계가 점점 퇴보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게다가 만화 원작 실사영화들이 하나같이 망해간다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인데, 똑같이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현실적으로 재창조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과 비교해 코스프레 쇼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영화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래도 예술영화 쪽으로 눈을 돌리면 오랫동안 과거의 명성을 잊고 침체되었던 일본 영화계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어느 가족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21년 만에 다시금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본의 내수 시장과 정치권에게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글쎄올시다?" 같은 반응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마저도 똑같이 사회 비판 내용을 담고 있고, 일본에서 그토록 열폭하는 기생충 수준으로 사회 비판 내용이 정교한 것도 아니었으며 흥행 수준에서는 비교가 안 된다.

북미권 시장에 밀려서 빛을 보지 못하던 게임계 역시 니어:오토마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등의 작품들이 평단의 호평을 받고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Game of the Year를 수상하는 등,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성기 시절 일본 게임의 부활을 알리기도 했다. 즉, 2000~2010년대 초반 다수의 일본 콘텐츠가 질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부진해오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적지 않은 분야에서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아 부활하고 있어서 무조건 현재 상황이 나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일본은 게임 강국이다.

하지만, 게임 부문 역시 그 특유의 갈라파고스화로 인한 절대적인 한계치가 존재한다. 일본 게임 시장이 철저히 콘솔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산 게임은 장르적으로 패드 대응이 용이한 어드벤처나 RPG 등으로 매우 협소할 수밖에 없다. 일본 게임계의 간판 타이틀 중 하나였던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가 콘솔 대응 시스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며 기존 주요 시장이었던 한국에서도 그저 관성으로 유지되던 와중에 토탈 워: 삼국이라는 걸출한 경쟁작이 나오자마자 답도 없이 두들겨맞고 있는 상황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아이돌일본 아이돌을 비교하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국인 패널은 "한국에서 일본 아이돌을 벤치마킹하면서 시작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일정한 수준으로 발전한 이후부터는 이러한 풍조에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서 북미 쪽으로 눈을 돌렸다."라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자면 한국이 일본 아이돌을 벤치마킹 한 건 홍보, 마케팅 분야 위주로 한정된다. 기본적으로 K-POP은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표할 수 있는 영미권 음악계 영향에서 시작했다. 소방차 그룹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들은 단기간에 지나가는 가수였을 뿐이고 K-POP에 큰 영향을 준 실질적인 가수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다.

이 토론 영상을 자세히 보면, 한국인 패널이 대부분 한국 연예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과 다르게 일본인 패널은 음악 시장에 대한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이 거의 없기 때문인지 토론 자체가 진지하게 대답하는 부분도 없고 정신승리나 하고 있는지라 더더욱 난장판이 되었다. 이런 모습에서 현재의 일본인들이 한류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원인에 대해 얼마나 뒤틀리고 왜곡된 생각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사실, 이는 일본의 우경화가 장기화되면서 방송에서도 한국을 칭찬하는 것에 대해 일본의 국민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까지는 괜찮으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한국을 조금만이라도 칭찬하기라도 한다면 시청자들이 "그럼 일본은 뒤떨어진다는 말이냐?" 라고 하면서 길길이 날뛰기 때문이다.

쿨 재팬을 다룬 논문이나 칼럼이나 토론회 중에서 일부 일본 콘텐츠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내용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일본 콘텐츠는 마케팅의 실패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다.' 라는 잘못된 결론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본 콘텐츠의 퀄리티는 훌륭하다.' 같은 전제를 미리 깔고 있는 탁상공론으로 나온 것일 뿐이고 외국 현지에서 조사하면서 얻은 결론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일본과 다르게 매년 콘텐츠 시장의 동향을 조사하고, 꾸준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철저하게 외국인들의 기호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이 부분은 몇 년 전부터 내각부의 주도하에 꾸준히 통계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정부와 기업이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인력들이 '수출'이라는 도전을 전혀 원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만연하다는 것도 지적된다. 일본 방송국이 쇼 프로그램 방영권 하나만 외국으로 수출하려고 해도 수십 가지 법적 규제에 부딪히기는 다반사이고, 저작권 문제를 처리하기도 매우 까다롭다.

일본은 특유의 관습상 저작권이 일원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특정 작품을 판매하려 할 때는 모든 관련 저작권자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구하러 다녀야 한다. 가령 TV 쇼 프로그램 판권을 판다고 해보자. 제작자·각본가·출연자부터 시작해서 쇼 중간에 잠깐 삽입된 BGM을 만든 사람에게도 개별적으로 동의를 구해야 한다. 만일 저작권자가 외국으로 뜨거나 일을 오래 전에 그만둬서 연락이 안 된다? 그래도 될 때까지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저작권 처리를 하면 당연히 시간이 몇 년씩 걸릴 수 밖에 없다.

기업은 자기 콘텐츠에 외국어 자막·더빙을 입히는 것조차도 꺼릴 만큼 수출에 소극적이다. 결국, 빠르게 이윤이 날 것 같지 않은 시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다시 말해, 제 값을 못 받을 것 같으면 아무것도 안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저작권법은 매우 엄격하게 행사하여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일본 콘텐츠를 합법적으로 구입하거나 관람하기가 어렵다. 한국이 드라마나 영화를 싼 가격으로 수출하면서 지속적으로 외국 시장에 침투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결국, 공격적으로 해외 수출을 하지 않고 법적 규제를 풀어내는 속도도 늦어지다보니 해외 국민들의 일본 콘텐츠 접근도가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정작 시장 규모가 일본의 몇 배 되는 미국도 외수 비율이 일본보다 높다. 2015년 기준 미국의 컨텐츠 수출 비중은 전체 수입의 17.8%, 일본의 컨텐츠 수출 비중은 8%가량이었다.

일례로 2023년 개봉한 주요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정도가 그나마 일본 개봉 1개월 뒤에 한국에서 정식 개봉했지만, 스즈메의 문단속거울 속 외딴 성은 4개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3개월이 지나서야 개봉을 시작했고 이조차도 일본 영화 치고 매우 빠른 것이라고 평가되었을 정도였다. 그럼 이렇게 늦어진 일정만큼 배려해주는 것도 아니고 일본 내 일정에 맞추어 칼같이 종영을 시켜버리니 또 정식 VOD나 OTT가 발매되기 전까지는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린다.[8][9] 심지어 영화만 이런 게 아니라 관련 행사나 굿즈에 대해서도 일처리와 라이센스가 매우 보수적이라서, 기껏 팝업매장을 열어놓고도 일본 측 컨펌이 늦어져 공지했던 굿즈가 제 때 진열되지 않는다거나, 전시회 등 행사 내용이 부실하게 출발해 갈수록 뭔가가 하나씩 늘어난다거나 하는 웃지 못할 일들도 발생한다.

쿨 재팬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제일 먼저 고쳐야 할 것은 극도로 내수지향적인 민간자본의 태도인데, 정부는 이 내수지향성을 끌어안은 채로 문화 수출 정책을 펼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위에 언급되었듯이, 게임·애니메이션·만화 분야 한정에서는 현재 적극적으로 국제화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6.5.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어필하지 않음

이 문서의 개요를 보면 알겠지만, 본래 쿨 재팬은 외국에 일본 문화를 전파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2020년대 일본 내 반응과 각종 자료들을을 보면 알 수 있듯 정작 해외에서는 제대로 실패했고, 그나마 얻었다는 성과의 대부분은 일본 내 소비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쿨 재팬의 원래 목표와 정반대로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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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시기 쿨 재팬 캠페인 “힘내라! 일본!”[10][11]

쿨 재팬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처음엔 기모노나 차도 같은 매스컬처를 주로 해외에 전파하고자 노력하곤 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였고, 그나마 유일하게 먹힌 것이 바로 서브컬처였다. 이 때문에 ‘서브컬처의 흥행 = 일본 내 애국 비지니스’로 먹혀들어 쿨 재팬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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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품이 아닌 내수품에 꼭 빠지지 않는 made in japan 표기

일본인들은 (한국같은 일본 밖의 외국에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본제‘만’ 특별하고 우수하며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인의 국내산과 외국산 소비 경향을 비교하는 자료에서도 보이듯, 일본인은 일본제가 독일제나 프랑스제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 굳게 믿곤 한다. 国産信仰으로 검색만 해도 (일본 내 전문가들이 작성한) 이 현상을 비판하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러한 국내산 찬양은 일본 내에서 매우 뿌리깊은 게 현실이다.

쿨 재팬이 해외보다는 일본 내에서 더 잘먹힌 정책이라는 점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외국에다 기모노나 차도를 소개해줘도 반응이 시원찮은 상황에서, 일본인 앞에서 일본 대중문화가 좋다고 찬양해봐야 “나도 일본인이긴 한데, 외국 애들이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걸 뭐 어쩌라고?” 정도의 반응 밖에 돌아오지 않았기에 결국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서브컬쳐는 매년 새로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대규모로 나오고 있으며, 거기에 빠진 이들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를 소비해주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덕분에 일본 문화 중에서는 서브컬처의 시장 규모만이 (쿨 재팬과는 상관없이) 유일하게 성장했다.

어떻게든 국책 사업의 성과를 찾아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애니메이션이 일본제니까, 그 위에 쿨 재팬이라는 수저만 올리면 어찌저찌 성과라는 밥상 하나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에 주목한 정부는 그동안 본인들이 직접 나서서 천시하던 오타쿠들의 이미지를 180도 전환했다.

집 앞 편의점만 가도 애니메이션 굿즈가 가득한 2020년대의 일본을 보면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쿨 재팬 초기인)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은 오타쿠 문화에 대한 혐오가 매우 강하게 남아 있었다. 심각한 고령화로 인한 경제 침체, 젊은 세대가 히키코모리, 오타쿠, 니트가 되는 등의 사회 문제가 최고점에 치달았던 시기여서 그렇다. 일본 정부는 오타쿠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자 사회가 스스로 오타쿠를 배척하도록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었는데, 오타쿠라는 단어에 담긴 ‘제대로 된 일도 안하고 집 안에 처박혀서 게임 플레이나 애니 감상만 한다는 이미지’는 이 시기에 정립된 것이다. 각종 뉴스에서 집에 처박힌 오타쿠를 문제아 취급하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하다가 참지 못해 살인을 벌이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식으로 이러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일본 내 오타쿠와 매스미디어가 서로를 원수로 여기게 된 것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타국에서 먹히는 일본 문화가 애니메이션 외에는 딱히 없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알게 된 순간, 바로 지금까지의 태도를 뒤집고 “오타쿠 문화는 일본의 자랑이며 주요 산업이다!”라고 떠받들게 된 것이다. 꽤 오랫동안 그를 멸시하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태도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내 매스미디어를 가장 소비해주는 것도 바로 오타쿠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10년대부터 고작 10여 년 사이에 일본 내 오타쿠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보다는 어느 정도 개선되었는데,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2010년대에는 남성 니트, 오타쿠 대부분이 싸잡혀서 인간 쓰레기나 넷 우익 취급을 받았었다. 하지만 2020년대에는 ‘국산품을 애용하고 일본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호하는’ 애국자로 포장되었다.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거나 애니메이션 팬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던 시절보다는 낫다지만, 이는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일본 정부와 재계 측의 여론 통제가 무서울 정도로 매끄러울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쿨 재팬 이전의 오타쿠 혐오와, 그 이후의 혐한 열풍과 같이, 그 어떤 현상이든 정계의 필요에 따라 프로파간다를 통해 손쉽게 띄워주거나 갖다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결국 ‘상상을 초월하는 일본인의 국산품 애용’이란 소비 성향은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버렸기에 쿨 재팬 역시 국산품 애용 정책으로서 해외가 아니라 일본에서만 소비되는 게 고착된 셈이다. 쉽게 말해 자국민에게만 판매하는 상품에도 made in japan을 덕지덕지 붙여놓아도 그것을 소비한단 뜻이다. 이는 내수시장이 여러모로 강한 나라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내수 기업이 커지기는 쉽지만, 내수 소비경향이 튼튼하기는 힘든데 일본은 정반대인 케이스가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경제적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나쁠 것은 없다. 결과적으로는 자국 내 경제가 돌아서 소비위축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고, 내수 안정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서브컬처 시장까지 내수로 굴려야 할 이유는 그다지 없었기 때문에, 해외로의 문화 전파라는 본래 목적은 처참하게 실패해버린 셈이다.

어찌되었든 간에 이후로 더 이상 사람들에게 큰 손가락질을 받지 않게 된 오타쿠들은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더 거대해진 산업에는 당연히 투자자와 기업이 몰려들었기에 2010년대부터는 엄청난 양적 성장을 보일 수 있었다. 근데 이 당시에 유입된 투자자 중 중국의 큰손들이 대량으로 들어와버린 바람에 결국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차이나 머니에 허리를 숙여야 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중세 서양을 모티프로 한 배경의 각종 이세계물에서 일본 문화에 대한 예찬이 꼭 한 번쯤 나오거나,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 같은 일상물에서도 오타쿠의 생활이 반영되어 나오곤 한다.

7. 기타

2014년 NHK에서 BS1과 월드 프리미엄 채널등을 통해 '쿨 재팬 발굴 멋진 일본' 이라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대체로 일본에 거주하는 각국의 외국인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제작진이 일본과 관련된 어떤 멋진 주제를 제공하면 그 주제에 대해서 MC와 게스트들이 잡담을 나눈다. 이것은 마치 한국에 우호적인 친한파 외국인들을 모아서 토크쇼를 벌이는 미녀들의 수다비정상회담같은 프로그램에 성별 제한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그 미녀들의 수다비정상회담마저도 저 정도로 일본처럼 국뽕 일색인 방송은 절대로 아니었다. 간간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황당한 것, 이해가 가지 않는 한국 문화나 다른 나라가 한국보다 좋은 점 등을 수박 겉햛기로나마 다뤘다는 걸 생각하면, 한국의 공영방송 프로그램보다도 훨씬 질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후지큐 하이랜드에 쿨 재팬이라는 어트랙션이 있다. 이름 그대로 시원하게 물에 꽂아버린다.

한국에는 쿨 코리아가 있다고 한다.[12]

8. 현황

일본 정부가 국가 주도로 추진해왔던 쿨 재팬 사업이 44억 엔의 적자를 냈음이 2017년에 밝혀졌다. '우수한 일본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만화·애니메이션·음식·패션 등 수출을 지원하는 민관 펀드 '산업 혁신기구'가 투자한 사업들이 대부분 성과를 전혀 내지 못했고 14개 펀드 중 6개가 손실을 보았다.(#) 관제 영화사는 아예 설립 이후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한 채 민간으로 팔려서 무려 22억 엔 이상 손해를 봤다.

2017년까지 쿨 재팬 기구에 투자된 관민 자금은 500억 엔을 훨씬 웃돌지만, 투자 안건이 무려 40% 이상이 넘어갔을 정도로 심각한 적자를 보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2016년에 오픈했고 쿨 재팬 기구와 미쓰코시 이세탄 홀딩스가 공동으로 운영을 해왔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일본 전문 백화점'은 일본 문화 등을 해외에서 발신하는 거점으로서 전통 공예품이나 의복·애니메이션 등의 팝 문화를 전하는 상품과 사케 등을 갖추고 일본 문화 발산의 중심으로서 사용하려고 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판매에서 고전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져서 2017년에도 매상이 목표를 크게 밑돌아 5억 엔의 적자가 발생해버리는 바람에 쿨 재팬 기구가 가게를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모두 포기하고 철수하게 되었다고 한다.쿨 재팬, 말레이시아 일본 전문 백화점에서 철수투자마다 연이은 고배···삐걱대는 '쿨재팬 전략'

일각에서는 일본 관광산업을 쿨 재팬의 성공사례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쿨 재팬 사업의 중심인 쿨 재팬 기구(약칭 CJ)의 투자 안건 내역 대부분은 관광과는 전혀 무관하다. CJ의 목표는 대부분 콘텐츠 수출액 증대 및 해외 시장 확대, 해외로 정보를 발신하는 방향에 치중되었을 뿐이고 국내 관광시설을 개선하는 방향은 아니었으며, 관광사업은 오히려 예전처럼 민간에다 맡겨두었다. 결국, 쿨 재팬의 목적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업인 셈이다. 애당초 관광산업 자체가 굳이 국가에서 장려하지 않아도 민간에서 활성화 되어야 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관광사업 수입의 확대는 방일 관광객 숫자가 크게 늘어났기때문이다. 이렇게 늘어난 관광객은 일단 아시아인들이 많다. 엔화의 가치가 내려간 시기와, 한창 성장 중인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해외로 여행을 나가기 시작한 시기가 맞물린다. 공교롭게도 한국인들은 "국내 여행지 가격이 비싸니까 일본에 나가는 것이 더 저렴하다" 라는 생각이 있다.

방일 관광객들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은 단연 한국인과 중국인이다. 공교롭게도 일본은 이 두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 1위를 차지한다. 일단 가깝기도 하고, 돈도 많이 안 들기 때문. 특기할 것은 한국이든 중국이든 쿨 재팬 정책이 타겟으로 삼은 국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시아 신흥 시장 및 북미와 유럽. 한국과 중국은 벤치마킹 대상이자 경쟁 목표였다. 특정한 타겟을 노리는 특별한 정책이 존재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여러가지 경제적인 요인과 한국과 중국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 일본 관광산업체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 여기에 시의적절하게도 한국 정부가 LCC시장 확대 정책을 편 것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결과를 낸 것이라고 보아야 합리적이다.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가 일본의 아키타현으로 해외로케를 한 뒤 엄청난 관광지로 거듭난 사례를 보면 여기에 딱히 일본 정부가 큰 역할을 하진 않았다.

반면에 2019년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 한방에 반년이 넘게 한→일 관광수요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실은 최근 일본의 관광 산업이 일종의 관성에 의해 유지되어왔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2020년에는 후생노동성 등 내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과 중국에 대해 전격적인 비자 제한 조치를 가하면서 일본은 순식간에 한국과 중국이라는 자국 관광산업의 최대 공급 루트를 스스로 끊어버린 꼴이 되었다.

과거 일본 경제가 전성기를 달리던 1970년대~1990년대 시절에 비하면 일본 문화의 파급력이 영미권 문화에 비해 위축되었고, 일본이 더 이상 아시아의 유일한 문화수출국 혹은 대중문화의 창조자라는 간판을 내걸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게 단언하기엔 한국과 중국 등, 자본력을 갖추고 독자적 콘텐츠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 경쟁국가들도 많이 늘어났다. 2010년대에 쿨 재팬이 발족되고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않았다.(2017년 기사)

물론 일본의 문화적인 영향력은, 2018년 기준으로 포클랜드의 소프트파워에서는 세계 5위, 미국의 유명주간지인 US News에서는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아시아 최고의 문화대국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 같은 일부 대중문화 영역에서는 더 이상 독보적인 1위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다. 아시아에서 일본 문화가 여전히 상당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프트파워가 예전만큼 독보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은 아시아 1위 자리를 다른 나라에 '빼앗길까 봐' 국가홍보 전략인 쿨 재팬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1위라는 간판에 안주해서 소프트 파워를 키우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다가 후회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나마 국가 차원에서 문화 홍보라는 비장의 히든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런데 문제점은 그 홍보를 하는 주체(일본 정부)가 외국 시장의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는데다, 홍보 시스템이 전시행정으로만 이뤄진다는 점이다.#

도쿄 주재 호주 기자가 일본의 쿨 재팬 정책을 소개하는 The atlantic의 2015년 기사를 보면 사실상 쿨 재팬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다. 한국이 쿨 재팬을 아득히 뛰어넘는 성과를 내었다는 비교는 덤이고, "현재 쿨 재팬이 흥하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같은 시니컬한 평가도 실었다. 외국에서 쿨 재팬을 분석할 때는 "한류를 의식해서 만들었지만, 그 성과나 인지도가 한류에 훨씬 못 미치는 애매한 국가 정책이다."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2019년 08월 19일 기사에 따르면 쿨 재팬 기구가 성과 부족으로 누적적자 179억 엔이나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

2024년에 만화와 게임 등 자국 콘텐츠 수출을 2033년까지 현재 4배 이상인 20조엔(약 177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9. 관련 자료

영어 위키백과: Cool Japan
일본어 위키백과: クールジャパン

10. 관련 문서


[1] 2000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영국 정부가 21세기 국가 브랜드 전략으로 내세웠던 슬로건이 바로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nia)'와 런던에 대한 이미지 전략인 '창조 도시'(creative city)였다. 원래 '쿨 브리타니아'라는 말은 영국의 준 애국가라 할 수 있는 '룰 브리타니아 (Rule Britannia)'를 패러디 한 말장난이었지만, 1990년대에 활기찬 모습을 보인 영국 문화의 창의성을 가리키는 말로써 문화계와 언론계에서 점차 널리 쓰기기 시작했고, 이후 영국 정부의 공식적인 문화 정책으로 차용되었다.[2] 영화는 단순 대중문화가 아니라 고급문화에 걸쳐있다.[3] 일본 박스오피스 매출 45억 엔으로 이는 기생충의 절반 수준이다.[4] 오히려 어느 가족을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 영화계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이며, 구로사와 기요시 같은 유명 감독들은 이미 일본을 떠나 해외에서 영화를 만드는 판국이다.[5] 매카시즘 이후로 할리우드는 리버럴 성향으로 변했는데 1980년대 당시 일본을 좋아했던 할리우드 매니아들은 서양 우파들이 백인우월주의, 유럽중심주의에 빠져 일본을 폄하한다고 비판하곤 했다.[6] 정말로 이 리콜 사태가 터지자, 토요타 부사장이 엉뚱하게 한국 탓을 하는 바람에 세계 여론의 빈축을 샀다. 애초부터 토요타 생산직이나 고위급 인사들을 모두 한국인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7] 해당 내용은 조선일보사판 단행본 1권에 수록되었다.[8] 그나마 VOD 발매가 매우 늦는 더퍼슬은 수입사인 에스엠지홀딩스가 1년 정기상영이라는 초강수를 시전했고, 스즈메는 수입사인 미디어캐슬이 자체적으로 시네마캐슬이라는 계약관을 운영하며 아쉬운대로 관람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즉 컨텐츠 공급 자체가 수입사의 역량에 엄청나게 좌우된다.[9] 애초에 일본산 컨텐츠가 영화판에서 전혀 메이저가 아니다보니 어지간한 네임드 감독 작품이 아니면 대형 배급사를 잡는 것도 쉽지 않고, 대형 배급사 잡는다 해도 워낙 군소 배급사 위주로 굴러오는 업계다보니 수입사가 각종 행사와 굿즈 발매 등 대부분의 업무를 떠맡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10] 포스터에 나와있는 캐릭터들은 왼쪽부터 아톰, 츠키노 우사기, 노하라 신노스케, 몽키 D. 루피, 우즈마키 나루토, 지바냥, 손오공, 큐어 서머이다.[11] 쿨 재팬의 주요 소비층이 외국인이 아니라 자국민이라는걸 쉽게 알 수 있다.[12]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우마무스메를 만든 Cygames의 사장인 후지타 스스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