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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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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여담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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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ホルモン[ruby(焼,ruby=や)]き

일본에서 돼지내장 요리를 지칭하는 단어. 넓은 의미에서는 정육 이외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곱창구이막창과 유사하다. 한국처럼 원통형으로 썰어서 파는 경우는 잘 없고 대부분 잘라서 평평하게 만들어서 판다. 옛날에는 한국처럼 원통형으로 팔았지만 일본 정부가 원통형으로 팔면 안에 비계덩어리를 채워넣어서 무게를 늘려 파는 등 장난질을 할 가능성, 그리고 세척을 꼼꼼히 하지 않아서 남게 되는 배설물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장을 평평하게 펴서 만들라는 취지로 법에 규정해 놨기 때문에 이를 어기면 불법이다.

한국과는 다르게 곱창(소장)의 안에 들어 있는 곱을 전부 물에 씻어서 세척하며 겉에 있는 지방을 남긴 채로 손질한다.[1] 즉, 일본에서는 곱창이나 대창이나 똑같이 겉에 있는 지방을 위주로 섭취하는 방식이라 구워 먹을 때 비교해 보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일본의 호루몬은 기름이 많다 보니 구울 때 상당히 주의를 해야 하는데 구울 때 불판에 껍질 쪽을 구워야 한다. 곱이 있는 쪽으로 구우면 그 기름이 불에 떨어져서 화끈한 불쇼 직관이 가능하며 껍질 쪽으로 굽기만 해도 나오는 기름에 저절로 불쇼가 발생해 그 곱까지 구워 주는 경우가 많다.

2. 역사

요리의 유래에 대한 설은 여럿 있으나 현대 호루몬의 정의인 소장/대장의 볶음 또는 구이 요리로서의 호루몬은 재일교포들에 의해 생겼다는 것이 정설이다.

일본에 내장 요리가 전무했던 건 아니다. "호루몬"이라는 명칭 자체는 내분비물질의 호르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다이쇼 시대부터 내장에는 호르몬이 풍부하다고 여겨서 몸 보양에 좋다고 하여 각종 내장을 "보양식", "장수식", "정력식"으로 섭취했던 기록은 있지만 그게 정확히 어떤 형태의 요리였는지는 알 수 없고, 형태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오사카의 북극성이라는 빵집이 1937년에 프랑스 요리집을 오픈하는데 거기서 프랑스식 내장요리를 참고하여 일본식으로 양념을 바꾸고 내장탕요리를 코스요리로 내었고 1940년에 정식으로 호루몬 요리를 상표등록한 기록이 있다.# 다만 이때의 호루몬의 상표 설명은 "소내장부터 추출한 『호루몬』을 포함한 된장, 탕, 장조림 등의 각종요리"라고 되어 있어서 부위명이나 요리명으로 "호루몬"을 사용한 것인지 상당히 애매하다. 인기 메뉴인 "소 고환의 버터구이"의 사진에는# "호루몬 요리의 진귀한 (부위) 소의 고환"이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내분비물질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는 어필로 "호르몬"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의 북극성의 "호루몬 요리"의 메뉴를 보면# 소 눈알 젤리 모듬, 돼지 신장의 된장양념볶음, 소 간의 생강술 양념볶음, 알 모듬, 소의 뇌 크림 수프, 어린 소 또는 돼지의 간의 중국풍 튀김, 위막의 치즈 그라탕, 소꼬리 조림, 심장의 토마토 셀러드로, 소장/대장 부위만을 가리킨 것이 아니다. 비유하자면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고 "비타민 요리"라고 표기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저건 명칭만 호루몬이지 지금 일본에서 하나의 요리이름으로 정립된 호루몬은 재일교포의 야키니쿠집부터인 게 확실하다. 정리하자면 내분비물질인 호르몬에서 나온 동일한 명칭을 가져다 쓴 음식이 서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고 처음에는 소내장의 일본식 탕요리가 더 빨리 선점했지만 전후의 물자 부족사태에서 일본인이 주소비층인 소고기의 공급은 단절된 반면 재일교포가 주로 소비하는 돼지 내장구이가 암시장을 통해서 시장의 대세를 가져가면서 일본에서 호루몬이라는 명칭을 쓰는 요리의 개념을 바꿔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조금 더 깊게 파헤쳐 보자면 역도산이 유명인들을 데리고 자주 먹으러 간 오사카의 "食道園"(쇼쿠도우엔)이라는 냉면/야키니쿠집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면서 현대 일본의 야키니쿠의 기본 형식을 정립하였다. 쇼쿠도우엔에서 "갈비"를 "カルビ(카루비)"라는 이름으로 팔면서 일본 야키니쿠 메뉴의 정식명칭으로 자리잡았으며 호루몬도 팔고 있었다.

원래 일본에서는 소고기가 귀하게 대접받기 때문에 소내장을 "모츠"라는 명칭으로 굽거나 탕으로 해먹는[2] 반면 돼지의 내장은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고기부위였기 때문에 '호루몬'(放るもん)'이라고 부르면서 그냥 버렸는데 간사이 지방처럼 재일교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서는 돼지를 키우는 집이 도쿄보다 흔해서 돼지고기의 수급인 용이하였고[3] 재일교포들이 당시 가난한 형편으로 인해 일본인들이 먹지 않던 돼지 내장을 얻어와 요리해 먹던 것이 일반 일본 사회에도 전파되었고 요리 이름도 그대로 "호루몬"이 되었다고 한다.

에도 시대 이전에는 도축은 피차별계급인 에타(부락민)의 독점영역이었다가 근대화로 육식이 근대인의 교양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에타의 독점형태가 깨지고 기업형 사육/도축환경이 구축되었는데 당시 일본의 돼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고 똥은 농업용 비료로 사용하는 식이라 돼지농장은 음식물쓰레기를 모으기 편한 도시에 가까워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도축행위 자체의 "케가레"(부정)의 개념은 이어져서 도시와 가깝지만 주변의 사람이 거의 없는 농지나 동물원 근처에 양돈장/양계장, 도시 인접 지역이면서도 사람이 안 사는 공장밀집지역에 도살장을 건설했는데 호루몬에 관련된 재일교포는 기본적으로 공장부지에 인접해서 모여 살고 있어서 도살장에서 나오는 부속고기를 무료로 얻을 수 있었다. 도살장도 당시에는 처리가 곤란한 내장 부분을 알아서 가져가서 처리해 주니 서로 공생관계였지만 패전 후 이게 돈이 된다고 알아서부터는 돈내고 사야 했다.[4] 오사카재일교포 야키니쿠 식당 점주들이 이를 증언하기도 했다. 닷페이스야키니쿠와 재일 한국인의 관계를 다룬 영상에 관련 인터뷰가 나온다.#

일본에 남아 있던 재일 한국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일본인들이 버리는 소와 돼지 내장을 가져다 구워 먹고, 또 팔기도 했던 것이 그 시작이다.

도쿄 같은 간토 지역에서도 먹는 것이 귀하여 원래대로라면 버릴 것들을 모아 조리해 팔기 시작했지만 당시 도쿄의 돼지 내장 요리는 소고기 대용 정도의 용도로 덮밥이나 꿀꿀이죽의 형태였으며 명칭은 "야키톤"(구운 돼지), "모츠요리"(내장요리)등 상품표기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는 식의 낚시질을 했다. 그걸 먹는 사람을 괴식하는 인간이라고 "게테모노구이"라고 멸시하였고[5] 그런 경향은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간사이 지방의 상인 마인드 덕분인지, 간토보다 공급량이 많았던 덕분인지, 간사이 지방에서는 빨리 이 돼지내장을 이용한 호루몬 요리가 받아들여지면서 한국어 명칭인 "대창"이 요리명 겸 고기 부위명으로 "텟창"이라는 명칭으로 정착되었으며 1982년에 일본인이 먹기 쉽게 냄새나 질긴 부분을 처리한 양념내장요리제품 "코텟창"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서 내장요리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코텟창"이라는 명칭은 당시 돼지 대장을 쓰던 텟창이라는 명칭에서 "소장"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앞에 작을 소(小)자를 붙인 것이다.

이러한 경위로 인해 용어의 혼용이 보이고 있다. 간토 지방에서는 원래 소내장을 말하는 "모츠"가 "호루몬"과 충돌하여 "모츠", "호루몬" 둘 다 돼지고기에 잠식되고 소내장은 역으로 "소 호루몬"이라고 표기하고 간토에서의 호루몬은 "돼지 내장"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지만 간사이 지방에서는 돼지 내장 부위 요리는 한국어 영향을 받은 명칭인 텟창이 선점하고 있었고 "호루몬"이라는 명칭은 넓은 의미의 대장/소장이라는 뜻 또는 "소 내장"이라는 뜻이 된다. 여기에다 2000년대 이후 한국어 명칭인 곱창이 "코푸창"으로 유입되어 지방 특색 요리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모츠나베"가 붐이 되어 "모츠"의 부활, 소고기의 고급화 전략으로 싸구려 요리라는 인식이 강한 "호루몬"이나 "모츠" 대신 일반적으로는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일본 도축 업계의 명칭인 "시마초우"(대장)/"마루초우"(소장)[6]를 사용하는 등의 영향으로 대장/소장의 명칭이나 계념은 업소/지방/세대마다 다르다.

이 음식이 보편화된 지금은 무조건 카타카나로 'ホルモン'(호루몬)이라고 쓰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호루몬이라는 단어에 당황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ホルモン이라는 표기는 생물학이나 의학에서 다루는 그 호르몬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에 더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1980년대까지는 내장 요리를 일본에서 잘 안 먹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일본인들도 즐겨 먹기 시작하여 고기 요리 전문점은 웬만하면 내장 요리도 팔고 아예 호루몬 전문점을 타이틀로 내건 야키니쿠 점포도 많은 편이다.[7] 일본 음식 드라마(예를 들면 고독한 미식가 실사 드라마판)에서도 고기 구이 전문점이 나오는 에피소드에는 높은 확률로 내장 요리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심지어 호루몬 덮밥이라는 메뉴까지 생겼는데 전술한 자양강장 이미지와 혼합되어 비교적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스태미너 음식으로 여겨진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도 등장한다.

3. 여담

4. 관련 문서



[1] 한국에서는 매끈하게 손질되어 나오기 때문에 곱창에는 애초에 겉에 지방이 없다고 착각할 수 있는데 곱창도 대창과 마찬가지로 원래는 겉에 지방이 붙어 있다.#[2] 대표적인 것이 모츠나베[3] 똥돼지라 냄새는 물론, 도축과정/세척과정도 비위생적이라 먹은 후에 문제가 많았다. 당시 거의 대부분의 일본의 하수시스템은 푸세식이라 모인 오물을 회수해야 하는데 특히 조선인은 한 집에 여러 가구가 밀집해서 살고 있었고 언덕이나 도시구역의 외곽에 살고 있어서 양은 많은데 냄새도 심하고 언덕을 올라가거나 도시 끝자락까지 가서 회수해야 하다 보니 회수업자가 돈이 안 된다고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오물을 먹어서 처리해 주는 똥돼지가 필요했다.[4] 한국의 뒷고기 유래와 비슷하다.[5] 모란시장의 부속고기 구이와 비슷하다. 현대적으로 사육하고 위생적으로 도축/세척을 했어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데 당시에는 사료가 아닌 음식물쓰레기를 먹이면서 사육하고 피도 제대로 안 빼고 도축해서 피비린내도 심한 데다 세척도 완벽하지 않아서 먹다가 남아 있는 똥이 입안에 들어가기도 해서 가난한 재일교포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렸다.[6] 믿기 어렵겠지만 1970-80년대까지 일본에서 소매시장에 유통되는 소고기 부위는 한국어 명칭 그대로인 갈비 부분은 "가루비", 그 외의 몸통부분은 전부 "로스"로 퉁쳐 단 2종류로 분류해 오고 있었다. 이게 세세하게 분류되기 시작한 건 고급 야키니쿠 집인 "叙々苑(죠죠엔)"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고급 야키니쿠의 등장과 맛의 달인에서 소고기의 특수부위를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일반 소비자에게도 고기에 세부부위가 있다는게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7] 후쿠오카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곱창전골과 비슷한 모츠나베를 먹기는 했지만 모츠나베라는 음식 자체도 과거 "호루몬 나베"라고 불렸다는 기록이 있고 마늘이나 참기름,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요리 방식이나 전후에 본격적으로 유행했다는 점, 후쿠오카현에만 징용된 한국인이 17만여 명 정도 있었다는 점 등을 봤을 때 역시 한국에서 유래된 음식일 가능성이 높다.[8] 상술한 대로 일본에선 주로 가난한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과거 집안이 가난했었다는 설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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