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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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레퍼런스 및 관련 해석을 정리한 문서.2. 시즌 1
2.1. 오일남에 관한 해석
사실 오징어 게임은 일남과 VIP들의 재미 충족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었다. 게임 내내 다른 참가자들이 공포에 떨 때 혼자 웃으며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면 섬찟할 정도다. 게임의 구성도 구슬치기까지는 본인이 즐겨하던, 그리고 아들이 재밌어하던 게임들이었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나가는 것은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다.그럼에도 게임의 공정성에 관해서는 굉장히 철저했는데, 본인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을 유리하게 만든 적은 한 번도 없었고[1],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중단 투표를 할 때도 다른 참가자들이 스스로 제 발로 걸어올 수 있도록 X 버튼까지 눌렀다. 일남이 사람 간의 믿음을 재미로 추구하는 만큼 다른 참가자가 자신을 믿고 구슬치기에서 자신과 똑같이 행동하거나(물론 돈이 급한 참가자가 이럴 가능성은 없다.) 자신과 짝을 하겠다고 경쟁을 벌였다면 탈락해도 살려줬을 수는 있다.
일남이 승부의 화신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가 돈을 굴리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매번 투자에 성공하여 부를 축적했다고 추측할 수 있으며, 홀짝 게임에서 기훈에게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노인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자신을 선택해 주지 않는다면 구슬치기 게임에서 깍두기로 부전승했을 것이고,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도 맨 마지막 번호를 선택해서 자신이 가장 유리한 상황으로 게임을 시작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유리 파편이 박히는 상황까지도 계산해서 남은 참가자들을 약하게 만든다면 최종 승리는 일남이 노인의 몸으로 우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일남이 좋아했던 게임들을 마련하여 본인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일남이 리스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4화에서 참가자들끼리 내부에서 살인을 했을 때 일남은 가장 불리한 존재였고, 결국 멈추라는 외침을 통해 프론트맨에게 지시를 내려 소동을 정지시킨다. 그리고 줄다리기 게임의 경우도 일남이 굉장히 자신했지만 상우의 묘책이 없었다면 패배했을 것이다.[2]
그리고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에서도 극중 나온 장면처럼 마지막 번호를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앞 번호 사람이 가지 않고 버텨서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게임을 통과했더라도 유리 파편이 튀어 치명상을 입게 되는데, 일남처럼 몸이 허약한 노인은 새벽의 경우보다 작은 파편이 박혔더라도 충분히 치명상이었을 것이다.[3]
하지만 그럼에도 일남이 직접 참가를 했던 것은 마지막화에 나오는 것처럼 자신은 이제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았고, 게다가 자신의 목숨은 뇌종양으로 인해 얼마 남지 않았다. 리스크를 각오하더라도 충분히 참가할 가치가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자신을 계속 이끌어 주며 게임을 즐기게 해줬던 기훈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4] 구슬치기 게임에서 기훈에게 구슬을 건네주며 자신은 리타이어한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에서 우승을 한 기훈이 상금을 쓰지않고 폐인으로 지내자 그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사람은 믿을 것이 안된다. 그러니 (죽은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이므로) 죄책감 가지지 말라'는 교훈을 주려고 마지막 게임[5]까지 신청하지만 결국 패배하고 만다.[6] 일남의 의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계기로 기훈은 성탄절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다시 태어나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게 된다.
위의 해석과는 다른 해석으로, 일남은 승부의 화신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즐기기만을 추구하는 철저한 사이코패스였다는 해석이다.
상단에서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고 공정하게 게임을 했다지만, 솎아내기에서 일남의 외침에 프론트맨이 난투를 중단시킨 것처럼 다른 게임에서도 자신의 안전책을 마련해 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첫 번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경우 주최자인 만큼 센서가 자신을 인식하지 않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근처의 다른 참가자를 향한 사격에 휘말릴 위험이 있긴 하지만.
- 두 번째 설탕 뽑기의 경우 달고나가 부서져 실패하더라도 공포탄 등으로 죽음을 위장하거나 담당하는 진행자가 빗겨쐈을 수도 있다. 주변의 다른 참가자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챌 위험이 있긴 하다. 또는 달고나가 부서져도 진행요원이 그냥 모른척 통과 시켜줄 가능성도 있다.
- 솎아내기의 경우 사실 그를 굳이 죽일 사람은 없었다. 겉보기에 전혀 위험하지도 않고, 반쯤 노망난 노인을 굳이 찾아서 죽일 이유가 있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그는 놔둬도 죽을 사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을 것이다. 사실상 솎아내기에서 가장 안전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 가장 약한 일남이었을지도 모른다.
약자만 골라서 공격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이것은 진짜로 모른다.게다가 일남은 먼저 침대 맨 위쪽으로 올라가 가장 안전한 위치에 있었고, 만약 누군가가 일남을 죽이려고 오면 그냥 게임을 중단해버리고 진행요원을 투입하면 그만이다. - 세 번째 줄다리기의 경우 자신의 팀이 패배했을 경우를 대비해 수갑에 자물쇠를 걸되 잠그지 않았을 수 있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뒤 일남의 손목에는 자물쇠가 보이지 않는다. 패배했을 경우 실수로 자물쇠를 잠그지 않았다고 둘러대며 안 보이는 곳으로 데려간 뒤 참가자들에게는 죽였다고 통보만 해도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즉, 극중에서 일남은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곳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보기 위해 참가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남의 마지막 게임은 길가의 노숙자가 아니라 기훈의 인간성을 두고 한 게임이라는 해석도 있다. 길바닥의 노숙자가 얼어죽을지 “누군가” 도와줄지를 건 게임을, 정말 사람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당장 자신이 내려가서 도와주면 되는 일이다. 이런 내기 따위를 위해 사람이 얼어죽는 것을 방관한다는 것이 사실 부자연스럽다. 작중 데스게임 속에서도 누군가 목숨이 위험해지면 문을 마구 두드리며 여기 사람이 죽고 있다고 소리치던 기훈이라면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게임을 한다는 이 발상에 이상함을 느끼고 당장 자기가 뛰쳐나가 구하는 것이 당연했을 터이고, 일남도 "저 노숙자 곧 얼어죽을 텐데, 자네라면 어쩌겠나?"라고 넌지시 물어보지만 분노에 찬 기훈의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고, 오징어 게임과 일남을 질타하지만 어느새 자연스럽게 유리창 너머로 일남과 함께 사람 목숨을 건 게임을 보고 있는 것이다.
즉, 노숙자를 누군가 도와줄지 아닐지를 건 마지막 게임의 대상은 기훈이었고, 마치 너도 나랑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이 기훈이 저 노숙자를 도울지, 아니면 사람의 목숨을 건 게임을 할 것인지를 건 게임이었다는 해석이다. 작중 기훈의 인간성에 흥미를 느끼고 계속 테스트해 보며 이렇게 인간적인 기훈도 결국 자기 목숨을 위해 인간성을 내려놓은 것을 확인한 일남이 죄책감 때문에 상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던 기훈에 다시 한번 흥미를 느껴 또 한 번 인간성을 떠본 셈이다. 결국 이전에는 게임의 말로서 자기 목숨을 위해 인간성을 내려놓는 것을 확인했더라면 이번에는 자신과 다를 것 없이 사람 목숨을 건 게임을 지켜보는 기훈의 밑바닥을 확인하고 간 것이다. 아직도 사람을 믿냐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죽었으니 결국 일남의 관점에서는 오징어 게임 안에서 기훈이라는 또 다른 재미를 찾은 일남이 그의 인간성을 두고 한 게임도 모두 이기고 눈을 감은 것이다. 그 뒤 기훈이 머리를 오징어 게임 측 인물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염색한 것도 결국 자기도 모르게 그들과 동화된 것을 상징한다는 해석이다.
다만, 그 게임에서 기훈은 누군가는 반드시 도울 것이라고 걸었고, 일남은 그 반대였다. 즉, 기훈은 여전히 사람을 믿고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직접 구하러 가지 않고 일남의 게임에 응한 것만으로 기훈의 인간성의 밑바닥이 드러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신처럼 인간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리고 사람을 믿기에 반드시 누군가는 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어서 여전히 믿고 기다린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은 일남의 죽음과 동시에 그가 한 "당신도 봤지? 당신이 졌어."라는 대사에서 잘 드러난다.[7]
물론 위의 다른 게임에서도 안전장치를 마련해 뒀다는 것이 극중에서 확실히 암시된 적은 없었으므로 어느 쪽이 반드시 맞는 해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관점과 상상에 따라 기훈에게 교훈을 준 승부의 화신이 될 수도, 기훈을 완벽히 갖고 논 사이코패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남이 사실 죽지 않았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남이 기훈에게 물병에 든 물을 부탁하는 장면이 있는데, 계속해서 시계를 강조하며 일남이 물을 마신다. 물이 일시적으로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약물이라고 가정하면 약이 작용하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딱 12시 정각에 눈을 감도록 정량을 마시고 충분히 죽은 척을 할 수가 있다. 바이탈 사인이야 얼마든지 12시에 딱 맞춰서 꺼지도록 조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병원씬 내내 시계를 계속 강조하는 것이 단지 노숙자를 걸고 게임을 하는 것 말고도 일남의 죽은 척을 위해 강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만약 일남이 이 가정대로 죽지 않았다면 추후 시즌 2에서 오징어 게임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기훈에 대항하는 흑막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기훈이 떠난 후에 연기할 필요도 없어진 상황에서 프론트맨이 일남의 눈을 감겨주는 장면이 지나치게 어색해진다. 가사상태에서 눈이 안 감겨진 바람에 건조해 질 걸 배려했다는 해석도 우습다. 결국 시즌2에서 오일남이 등장하지 않아 폐기된 가설.
오일남의 게임에 대한 성향과는 별개로, 작중 아무도 믿지 않았고 따라서 노숙자를 아무도 구해주지 않을 거라는 것에 내기를 걸었던 오일남은 아이러니하게도 성기훈은 믿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맨 처음부터 오일남이 성기훈을 믿었던 것은 아니다. 뽑기에서 성기훈이 우산을 고르는 것을 말리지 않았고, 성기훈이 456명의 참가자들 중 한 명뿐임을 감안하면 오일남이 특별히 성기훈에게 관심을 보일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성기훈이 자신의 바지를 옷으로 가려주고, 침대에 누워서 앓고 있을 때 성기훈이 새벽에게 받아든 물병으로 자신을 간호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오일남은 점차 성기훈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구슬치기 게임에서 기훈에게 깐부를 맺을 것을 제안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일남이 구슬치기 게임에서 져서 호스트로 돌아갈 마음으로 먹었더라도, 아무리 구슬치기에서 최대한 놀아보고자 할지라도 참가자들 중 한명일 뿐인 기훈에게 굳이 깐부까지 맺어줄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오일남은 기훈이 천재 수학교사를 놔두고 늙은이인 자신을 구슬치기 짝으로 골라주는 것을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고, 기훈을 표면적인 깐부가 아닌 진정한 깐부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구슬을 넘겨주고 포옹까지 해주면서 자기 진짜 이름까지 알려주게 된다.[8]
기훈에게 자기 아들 같다고 한 점, 기훈과 깐부를 맺은 점, 자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는 등 아무도 믿지 않았던 오일남은 최후의 깐부인 기훈만큼은 믿고자 했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렇게 본다면 일남은 기훈을 믿고 마음에 들어했기에 죽기 직전 다시 재회했을 때 어떤 형태로든 기훈이 폐인 생활을 집어던지고 상금을 쓰면서 새롭게 살기를 원했을 것이고, 따라서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기훈은 일남의 뜻대로 폐인 생활을 청산하고 각성하면서 새 인생을 살기 시작하게 된다.
2.2. 프론트맨에 관한 해석
프론트맨은 자신의 수하들을 무참하게 사살하는 냉혈한으로 등장하지만 후반에는 제 손으로 총을 쏜 준호를 떠올리고 호스트 일남의 임종 때 그의 눈을 감겨주거나[9] 기훈이 자신은 게임판의 말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일갈하자 지금 그 미국행 비행기를 타라고 충고하는 등 정반대의 모습도 보인다.특히 부하가 가면을 벗었다며 바로 사살하는 것과 반대로 본인은 준호와 기훈 앞에서 얼굴을 노출한다.[10] 이러한 모순적인 태도는 프론트맨도 오징어 게임을 참석하고 우승했던 기훈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시즌 2가 나온다면 기훈과 모습이 겹치며 어떤 심정의 변화가 생길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유일하게 얼굴을 본 준호를 총으로 쏜 뒤 가면을 다시 썼고,벗은 동안 맨얼굴로 뒤돌아보지 않아 부하들에게 얼굴을 노출하지 않았기에, 정체를 들킬 일이(준호가 죽었다는 가정 하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가 딱히 제재받지 않는 것도 납득은 된다. 그가 처형한 진행 요원들은 모두, 죽여 없애 입막음하는 게 불가능한 다른 다수의 요원에게 얼굴을 노출했다.
극의 중간에 준호가 침입했다는 것을 일꾼의 시체에서 나온 경찰 공무원증을 통해 깨달았고 당연히 동생의 얼굴을 알기 때문에 사체는 준호의 것이 아니며 아직 내부에 계속 잠입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중간에 VIP를 접대하는 직원도 준호가 분장했다는 것을 실루엣으로 깨닫고 유심히 쳐다보며 VIP가 성행위를 하러 준호를 데려가자 걱정이 되어 나중에 부하에게 상황을 파악해 보라고 지시를 내린 것일 수도 있고, VIP가 쓰러졌다는 무전을 듣자마자 부가 설명도 안 듣고 바로 침입자를 찾으라고 명령한 것도 그 이유다.
최후에 준호를 추격할 때 부하들에게 죽이지 말고 생포하라고 지시하고 굳이 본인의 목숨을 담보로 총을 든 준호를 설득하려고 했으며, 형을 찾기 위해 계속 위험을 무릅 쓸 동생을 위해 절대 금기인 자신의 얼굴을 노출하였으며 근접거리에서 준호의 어깨를 맞춰[11] 절벽에서 떨어뜨린 것은 여러모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12] 결국 이로 인하여 준호가 살아서 시즌 2에 재등장할 수 있었다. 또한 시즌2 마지막화에서 준호를 구한 박 선장이 오징어 게임 측 인물임이 드러나면서, 프론트맨이 준호를 구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었다.
프론트맨이 다스 베이더를 참고했다는 의견이 있다. #
2.3.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 레퍼런스 해석
결말 부분에서 기훈은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한다. 이를 영화 매트릭스의 빨간약과 연관짓는 분석도 있다. 기훈은 지하철역에서 딱지치기를 할 때 빨간색과 파란색 딱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권유받는다. 이 부분은 마치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빨간약과 파란약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연상된다. 또한, 기훈이 딱지치기를 할 당시 쓰고 있던 모자는 파란색이었다. 작중 기훈 외에 등장하는 참가자의 딱지치기 장면을 보면 참가자들은 모두 파란색 딱지를 사용하고 있었다.진행 측은 빨간 딱지를 사용하고 가면을 쓴 진행 요원들은 빨간 색에 가까운 진분홍색 옷을 입었기에 마치 빨간색이 우위에 서있는 입장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매트릭스에서는 빨간약을 먹게 되면 지배하는 기계들과 동등한 시점을 갖게 된다. 기훈이 빨간 머리칼을 갖게 됨으로써 진행 측과 동등한 입장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빨갛게 염색한 기훈은 전화로 오징어 게임 주최 측에 경고하며 1편이 끝나는데, 이 또한 각성한 네오가 공중전화로 기계 측에 선전포고하며 끝나는 매트릭스 1편의 엔딩과 흡사하다. 심지어 작중 미녀와 알리와의 대화에서 영화 매트릭스가 직접적으로 언급된다.다만, 황동혁 감독은 기훈이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한 이유에 대해 "내가 기훈이라면 미용실에 앉아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고민했을 때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을 할 것 같았다"며 "그 상황에서 기훈이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이 빨간 머리로 염색하는 것이었다. 그것에 기훈의 분노가 내재돼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빨간 딱지와 파란 딱지는 고전 공포 이야기인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에서 따왔다고 한다. 한편, 딱지치기를 권유하는 모집책은 진행 요원을 거친 신임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 적 있었다고 한다. 사실 후속작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둔다면 모든 복선을 다 밝힐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정말 위와 같은 분석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니면 감독의 말처럼 재밌는 우연일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창작자의 의도대로만 작품을 해석할 필요는 없다. 작품은 다수의 평론가와 독자들의 담론을 통해 얼마든지 재해석된다. 매트릭스는 후일 다양하게 레퍼런스 되어 모티브를 낳은 작품이며, 그 근거들이 일관적이고 명확하다는 점에서 의도한 바가 아니더라도 독자들과 비평가들의 유의미한 해석이다.
2.4. 공정과 평등한 룰에 대한 해석
- 게임을 진행하는 화려하고도 동화 속 세계와 같은 무대와 진행 요원들의 밝은 톤의 복장은 겉보기에는 화려한 세계를 뜻한다. 반면, 딱딱한 게임운영 방식과 탈락자 처리 방식은 사회의 비인간적인 냉혹한 경쟁을 뜻한다. 또한, 모든 참가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참가자들이 본 게임 이전에 뇌피셜로 하는 선택이나 알력 등에 의해서 통과와 탈락이 거의 결정되는 것이 많다. 이는 법과 질서와 공정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운으로 결정되는 사회 모습을 보여준다.
- 기훈의 최종 우승에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운이라는 요소[13]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결과적으로 기훈은 원치 않는 우승을 했다. 본작의 주인공 기훈을 자유의지를 가진 어떤 주체[14]로 본다면 오징어 게임과 게임이 진행되는 곳은 그 자체로 결정론을 은유함[15]과 동시에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어떤 소우주 혹은 상징적 공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프론트맨이 평등[16]이라는 가치를 가장 중시한다는 점에서도 참가자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것은 꽤 그럴듯하게 들어맞는다. 오징어 게임의 창시자이자 절대자인 일남이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는 시한부 환자라는 점에서 기훈과 일남의 대립은 단순한 선과 악 혹은 하층과 상층의 대립과는 별개로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대립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만약 일남이 기훈의 우승을 의도하거나 조작했다면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대립 해석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겠지만 일남이 우승자를 제 입맛대로 고르기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게임에 참여하는 와중에 기훈을 눈여겨봤을 뿐이다.
- 주최 측에서는 평등과 공정을 주요한 가치로 여기고 참가자들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한다. 하지만 사실 게임의 구도상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VIP들이 즐기는 게임을 위해 참가자들에게 공정하고 평등한 플레이를 '강요'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을 위해서 평등과 공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VIP들이 안심하고 배팅을 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요즘 우리 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화두가 되는 평등과 공정의 강조가 진정 소시민과 약자를 위한 것인가 또는 이런 것으로는 다양한 계층의 유리천장이 정말 깨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담겨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 2번째 게임 이후 서로 죽고 죽이는 솎아내기에서 일남이 간곡히 울부짖자 즉각 중단하는 장면, 5번째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 자체가 선발주자는 사실상 대놓고 죽여 극소수의 후발주자만 남기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5번째 게임에서 룰을 전혀 어기지 않고 빛의 반사로 유리를 구분하자 즉각 불을 꺼버리는 장면 등 사실상 VIP와 프론트맨의 판단 하에 중간에 전멸하지 않고 주최 측이 원하는 일정한 수의 인원이 통과하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게임을 설계하고 게임 도중 난이도를 급격하게 높이거나 낮추도록 즉각 개입하는 것을 통해 아무리 겉면으로 유리하고 공정하고 기회가 많이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즉각적인 제도/규정 변경을 통해 '사회 속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인원 수는 결국 한정되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게임은 단순한 시각으로는 모두가 같은 게임을 하게 되니 공정해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참가자들이 기지를 발휘한 것에는 우연적 요소와 호스트가 알리지 않아 의도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두 번째 게임 전날 밤에 미녀와 새벽이 여성이기에 병정에게서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었고, 또 라이터를 몸 속에 숨겨와서 2단계를 쉽게 통과했다. 새벽도 운 좋게 차량의 마지막 탑승자였기에 수면가스를 잠깐만 참으며 칼을 소지할 수 있었다. 또 호스트는 첫 번째 게임과 추가게임에서 사회통념과 정반대되는 살인이 이루어질 것을 전혀 알리지 않아 본능적 공포 및 타인에게 어쩌다 밀려 넘어져 죽는 사람들을 의도했다. 이후에도 단순한 기술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처럼 알리다가 세 번째 게임 이후로는 여성, 노인 등 신체적 약자를 대놓고 고립시키고 살인에 직접 부추기며 인간성을 파탄내도록 유도하는 등 공정이 아닌 경쟁 자체를 조장했다. 또한, 가면들 사이에서도 명확한 상위관계를 못박으며 허울뿐인 공정을 드러냈다.
- 능력주의의 관점에서도 통과한 사람이 어떤 능력이 뛰어난지 전혀 가려낼 수 없다. 능력주의는 능력을 성과나 평가로 파악해서 그에 따라 보상한다는 것이며, 여기서는 게임 통과와 생존을 그것들로 들 수 있다. 지능, 손재주나 힘이 좋은 사람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얼마든지 운에 의해 통과할 수 있으며 반대도 가능하다. 실제로도 5번째 게임까지 별 두각을 못 드러낸 인물들이 다수 진출했다. 능력주의에 대한 주요 비판점이 행운에 의한 출발점과 성공도 개인의 능력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어디에 4문양 중 하나를 고르는 것과 짝을 고르는 것에 신체/지적/사회적 능력이 필요한가? 더구나 어쨌든 살아남기만 하면 우월하다는 무한경쟁주의와 능력주의는 전혀 다른 것이다.
2.5. 작품 전체에 대한 해석
- 시즌 1 곳곳에 크리스마스 문화, 또 스크루지를 연상케 하는 '돈을 버는 데만 평생을 집착해 살아온 부자 노인' 오일남을 중심으로 볼 때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대한 오마주가 깔려 있다. 물론, 특히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 측면에서는 명백히 다른 전개와 관념이 섞여 있어 추상적인 모티브 선에서 가져왔다고 볼 수 있는 선의 것이지만.
- 가장 명시적으로는, 시즌 1 9화에서 오일남과 성기훈이 호스트와 우승자로서 재회하는 날짜가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
- 주최 측 인원의 배색은 기본적으로 적색 계열의 분홍색, 참가자의 옷은 진한 녹색인데, 이는 산타클로스와 크리스마스 트리로 대표되는 현대 미디어 속 크리스마스의 색채를 연상케 한다. 작품의 상징인 '○△□' 도상 또한 세로로 늘어놓으면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의 원형 장식과 삼각형의 잎 부분, 사각형의 나무 둥치(또는 선물 상자)로도 볼 수 있다.
- 참가자의 시신은 '선물 상자'에 담겨 운송된다.
- 작품은 '선한 사람이 선물을 받는'(성기훈의 우승) 크리스마스라는 날짜의 모티브, 또 '스크루지의 아집이 틀렸음이 증명되는'(9화의 성기훈의 승리 선언) 《크리스마스 캐럴》의 모티브로도 해석할 수 있다.
- 아래 언급되는 기독교의 요소 또한 성탄절의 기원이라는 의미를 염두에 두고 보면 의미가 명확하다.
- 시즌 1 7화에서 오일남이 사망한 뒤 찍히는 온도도 122.5℉인데, 이는 섭씨로는 50℃가 넘는 온도인 만큼 자연적 체온일 리는 없다. 이것의 의미는 크리스마스라는 모티브를 생각하면 분명해진다.
- 시즌 2는 12월 26일, 곧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공개되었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의 그 날 이후의 이야기'를 보게 되는 셈이다.
- 화면이나 벽 너머에서 재미삼아 게임을 지켜보는 VIP는 현대사회의 치열함마저도 우습게 여길 수 있는 계급 또한 세상 어딘가에 존재함을 상징한다. 냉혹하고 처절한 현대 사회지만, 그런 지옥에서 살아갈 걱정을 할 필요 없이 강 건너 불구경을 할 수 있는 신과 같은 계급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이들은 우승한 성기훈에게도 얼마든지 456억을 준다는 건 거짓말이었고, 입막음을 위해 성기훈까지 죽여버렸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작중에서 그 정도까지의 비극은 없었지만.
- 성기훈과 일남의 직접적인 대립은 9화의 마지막 병원씬에서 드러나는데, 이는 인간 존재 혹은 인간 본연의 타고난 선에 대한 믿음에 관한 대립이다. 어두운 세상을 경험하고 죽음만을 앞둔 노인 일남은 허무주의자이자 비관론자에 가깝고, 힘든 삶을 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기훈은 일남을 부정한다. 그와 반대로 일남은 죽음을 앞둔 노인이 그러하듯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하고 낭만적인 면을 보이기도 하며, 기훈은 비록 희망을 잃지는 않았으되 몰락한 가장 특유의 우울하고 비관적인 모습을 자주 보인다.[17]
결과적으로 노숙자가 구원받았다는 점에서 이 대립에서의 최후의 승자는 기훈이 되었다. 다만, 일남이 노숙자가 구원받은 것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더라면 그 스스로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승리했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기훈이 마지막 게임에서도 승리했으며 따라서 프론트맨이 기훈에게 따로 위협을 가하거나 패배를 빌미로 자기 팀에 회유하려고 하지는 않았다.[18][19]
- 또 다른 해석으로는 기훈이 1화에서 사회부적응자급 인물로 묘사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누군가의 고통을 통감하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극도의 냉정함과 승부욕을 가진 사람보다는 가난해도 정이 많은 소시민이 최종 승리자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황금만능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인간 찬가를 보여주는 묘사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장기기증 지장을 찍고, 기껏 딴 돈은 소매치기에게 털리고, 딸아이에게 생일 선물로 망신당하고, 깡패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인생 최악의 날임에도 집에 가면서 구입한 생선을 불쌍해보이는 길고양이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그의 성격은 계속해서 야비한 승부나 억울하게 죽어간 참가자들에 대한 그의 반응을 통해서 보여진다.[20][21]
- 기훈은 자신의 통과가 자신이 마땅히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 후에도 상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2화에서 주최 측이 참여자 1인의 목숨값 = 1억원으로 상징화했고, 9화 직전 새벽이 상우에게 살해당할 때 살해당하자마자 1억원의 돈이 저금통에 적립되는 과정을 비추는 데에서 기훈은 상금 = 참가자들의 희생으로 쌓인 돈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에 비해 상우는 기훈과 대립할 때 "아니야. 난 내가 죽도록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어."라고 말한다. 이런 두 사람의 관점이 세계관 차이를 보여준다.[22] 상우는 ‘난 승자, 나 때문에 여기 있다’라고 생각하고, 기훈은 ‘그 많은 사람들의 피와 죽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라고 생각한다. # 게임의 주최 측인 프론트맨과 일남은 기훈의 생각보다는 상우의 생각에 기울어 있었기 때문에 딱히 더 내세울 강점이 없던 기훈의 우승을 뜻밖이라고 생각한다.
- 때문에 기훈은 자신의 상금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단 1화에서 했던 것처럼 단돈 1만원을 빌리는 행위를 반복한다. 빌리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이해와 배려로만 가능한 것이고, 이것이 기훈이 생각하는 정당한 돈을 가져가는 방식이 된다.[23] 그러나 극의 최종부에서 기훈은 일남과 재회하게 되고, 일남과 일련의 대화를 하고 일남의 죽음을 본 이후에야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는 기훈의 죄책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남에 대한 부채감이, 사실은 그것조차도 주최자들의 한낱 유흥을 위한 기만에 불과했다는 점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일남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상우와 같은 생각으로 게임을 기획한 기획자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혼잣말하며, 이를 증명해보이려 한다. 그것이 12월 25일 성탄절을 알리는 괘종시계 알림음과 일남의 죽음을 배경으로 일어나게 되는 것은 '기훈의 새로운 탄생'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제서야 성기훈은 상금을 출금하여 상우와 새벽의 유족을 돌보고,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며, 딸에게 가기 위한 표를 예매하게 되며, 오징어 게임이 다시 열릴 예정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게임 주최자를 응징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
- 이상에서는 성기훈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이상성에 중점을 맞춰 인간 찬가라는 요소를 끌어낸 긍정적 해석을 이끌었기에, 단순하고 딱딱한 비관적 요소로 바라보자면 기훈이 소시민이라는 신분을 나타내는 모습은 게임에 참가하기 위한 당위성을 제공하는 장치로도 볼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인정 넘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게임에 참가한 이후 배신과 부도덕의 극치를 보이는 게임에서 성기훈은 게임을 완전 중단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빚쟁이라는 현실에 굴복하고 게임에 스스로 재참가한다.
빚쟁이라는 요소가 어쩔 수 없었다고 보기에는 힘든 것이 빚의 상속 등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아닌 기훈 스스로의 나태함과 한심함이 한몫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인정 넘치고 게임 자체를 부정하려 했던 기훈이 스스로 게임에 참가했다는 것은 우승 상금이라는 비도덕의 산물이 은연 중의 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고, 갈수록 인정을 기반으로 한 도덕심이 무너지는 모습이 작중 여럿 등장하게 된다. 물론 타의적인 요소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것의 원인에 대한 선택은 결국 기훈 스스로가 했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렇게 비윤리와 비도덕의 극치인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은 손에 피를 묻히고 도덕심의 심판에 들어서 스스로가 이겨내지 못하고 새벽의 손에 의해 제지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의 타락하게 되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런 점에서 프론트맨과 유사한 행보라고 볼 수 있는데, 기훈은 게임 중에서는 타락일지언정 인간성이 완전 결여되지 않게 해준 새벽 같은 보조 인물이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게임 외적에서는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타락의 길을 걷지만 작중에서 총에 맞고 리타이어한 준호(혹은 다른 인물) 등이 기훈의 행보를 조율해 주는 보조 인물의 역할을 시즌 2에서 맡게 되면 제2의 프론트맨이 아닌 오징어 게임을 폐쇄하는 그제야 진정한 인간 찬가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감독은 우리가 흔히 공감할 수 있는 기훈을 통해 사람은 쉽게 타락할 수 있기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는 니체 같은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 기독교적 해석도 있다. 마지막화의 오징어 게임 중에 기훈의 손바닥과 얼굴에 상처가 나며, 오징어 게임 중에 비가 내린다. 기훈이 사회로 돌아왔을 때도 비를 맞는 가운데 거리 예수쟁이의 개신교 광신도에게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기독교에서 물은 정화, 은혜, 세례 등을 의미한다. 한쪽 손의 불완전한 성흔을 가지게 된 기훈은 빗속에서 세례를 받았으며, 게임 중에 잃은 인간성을 회복했다.
1년 뒤에도 인간성과 휴머니즘을 긍정하며 일남과의 마지막 게임에서 승리한다. 기훈은 불완전한 구원자로 스스로를 구원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마지막에 프론트맨의 전화를 받고 게임 자체에 대항하려는 모습을 보여, 타인까지 긍정하고 구원하려는 진정한 구원자의 행보를 보여서 이 작품을 나약한 인간이 계기를 통해 메시아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평도 있다. 상우의 모친은 기훈을 만날 때마다 고등어를 손에 쥐어준다. 상우의 모친이 강철[24]을 처음 만났을 때 입에 물려준 것이 붕어빵이다. 이는 오병이어와 익투스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다.
또한 작중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쟁이 등 개독교에 대한 비판적 인물이 3명[25] 나오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개신교계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으나, 성기훈이 오일남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고 인간 찬가를 외친 날짜가 성탄절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 주요 인물들은 모두 게임 중단으로 사회에 돌려보내지고, 그럼에도 비참한 인생에 더 큰 악재가 생기자[26] 후에 다시 참가하게 되는데, 재참가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 각자 죽음에 대한 복선이라는 분석도 있다. 알리는 자신을 밀친 사장이 기계에 손가락이 끼여 짓눌리는 틈을 타 돈 봉투를 훔쳐 달아났는데 최후 역시 상우에게 속아 구슬이 담긴 주머니를 똑같이 빼앗겨 죽었다.[27]
덕수는 필리핀 갱들에게 도망치기 위해 다리에서 강으로 뛰어내렸는데 최후에는 징검다리 게임에서 떨어져 죽었으며,[28] 새벽은 사기를 치는 브로커의 목에 칼을 대고 위협했는데 본인 역시 상우가 목을 칼로 찔러 죽였다. 상우는 욕조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했었는데,[29] 그 역시 비를 맞으며 칼을 목에 찔러 자살함[30]으로 끝을 맞이한다.
그리고 기훈은 새벽에게 자신의 엄마를 걸고 한 약속을 어겼고[31] 결말 부분에서 집에 돌아왔지만 엄마는 죽어있었다. 결국 재참가를 하기 전에 일어났던 일련의 모습대로 끝맺음한 셈이다. 이는 비윤리적인 오징어 게임에 대한 허무주의와 냉소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미약한 개인[32]의 필연적인 한계 혹은 타고난 운명으로의 근원적인 회귀를 뜻한다고도 볼 수 있다. 결국 모두 죽고 죽음의 모습이 묘하게 이전과 비슷했기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하는 부분이다.
- 벤 샤피로에 따르면 정치적으로 반자본주의적인 메시지라고 한다. # 그러나, 벤 샤피로가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나 수준낮은 비평을 보면 반박할 거리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평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극중 두 주인공, 기훈과 상우가 가진 다른 시각은 각자가 치러온 게임들을 통해 극명하게 묘사되어 왔다고 볼 수도 있다. 기훈의 경우 단 한번도 본인의 힘으로 게임을 승리로 만들어낸 적은 없다. 1게임에서는 알리가, 2게임에서는 땀방울이, 스페셜게임에서도 방법을 제안하지만 실제로 정해진 대로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으며, 3게임에서는 일남과 상우, 4게임에서는 일남, 5게임에서는 조끼를 바꿔준 1번 조끼의 참가자와 강새벽이, 6게임에서는 상우가 직접 자결을 택하며 기훈에게 누적된 상금들이 점차 자신을 도와준 누군가가 혹은 참가자 구성원 중 일부가 희생해서 만들어진 돈이라고 보일 수 밖에 없음을 묘사한다.
즉, 모든 게임의 참가자를 하나의 사회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회의 일부가 희생하여 만들어낸 상금이라는 관점을 떠오르게 한다. 반대로 상우의 경우 1게임에서는 동작인식기계의 허점을 간파하고, 2게임에서는 새벽을 통해 알아낸 정보로 쉬운 통과를 얻어내고, 3게임에서도 죽음직전에도 상대를 무너뜨릴 계책을 짜내어 팀을 승리로 이끌며, 4게임에서는 룰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의 속임수를 발휘하여, 5게임에서는 마지막 한칸을 앞 사람의 목숨으로 확인하는 직접적인 트리거역할을 하며 본인에게 있어서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 왔다.
따라서 상우는 우승이라는 목적아래 참가자를 집단이 아닌 개별 게임의 통과 도구로 사용하였기에 누적된 상금이 자신이 받을 합당한 대가라고 보고있음을 묘사한다. 특히 다른 팀이 되어버린 4게임부터 이들의 길이 갈라지는데, 4게임에서 기훈은 속임수를 사용하지만, 결국 일남의 도움으로 게임을 통과한다. 반면 상우는 자기 속임수의 결과로 알리가 사망하게 된다.[33]
이후 상우의 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징검다리 게임에서는 직접 살인을 실행하고, 5게임 직전, 솎아내기를 단행, 새벽의 피를 직접 자기 손에 묻힌다. 마지막 오징어 게임에서는 상금을 날릴 수 없어 자살을 택한다. 즉 징검다리 게임 최후의 4인에서 우승자 성기훈을 제외하고 자신을 포함, 나머지 3명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죽인 꼴이다.
-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주최진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VIP, 진행요원, 웨이터, 프론트맨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가면이 한 번 이상 벗겨지는 순간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이 다른 생존게임물에 비해 주최 측의 인간적 모습이 자주 그려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연출이다.
2.6. 현실성, 재현 분석
- 게임 자체는 간단하고 현실적이기에 오징어 게임 자체를 구현하는 것은 자본과 인력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나 관리와 후속대처 등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즉, 이런 집단 살인 게임이 대중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으면서 진행되고 유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작품 내에서 참가자들을 관리하는 관리자들이 전부다 남자로 설정되어 참가한 여성들에 대한 감시가 부족한 부분도 나타나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 독재와 부패, 전쟁과 내전이 끊이지 않는 무정부상태 막장 국가라면 모를까 오징어 게임의 배경은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정착되었으며, 전세계에서 손꼽히게 치안이 좋고, 웬만한 도서 지역까지 공권력이 미치는 대한민국이다. 거기다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에 대한 개인 식별 번호와 지문까지 확보하고 있어 신원 파악 및 조회가 굉장히 유리하다. 아무리 사회 취약 계층이라도 도움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도 확보되어 있다.
- 하지만 오징어 게임에서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점이 잘 묘사되어 있지 않다. 매년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실종되어도 전혀 모르고[34], 도서지역은 커녕 도심에서 사람을 대놓고 납치하거나 폭행해도 공권력이 작동하지 않는다.[35] 오징어 게임 요원들이 게임 참가자들의 신상과 재산은 물론 사금융 채무 규모까지 상세히 알 정도로 행정 및 보안 면에서도 굉장히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 오징어 게임 주최자들은 게임이 들킬 염려를 전혀 하지 않는다. 참가자들이 집에 보내달라고 하면 보내주고, 우승자도 어떠한 입막음도 없이 거액의 상금까지 쥐어주며 사회로 바로 내보낸다.[36] 도중에 사회로 돌아온 주인공이 오징어 게임에 대한 신고를 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다.[37] 주최자는 이러한 점들을 잘 알기 때문에 사회로 돌아온 모든 참가자들이 집단 고발을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는 사람간의 불신이 만연한 사회, 개인이 처한 문제와 그에 따른 도움을 방관하는 사회임을 알려준다.
- 주인공 성기훈은 게임에 승리하여 출처 불명의 거액이 갑자기 들어왔음에도 은행은 전혀 의심하지 않으며[38], 오히려 더 좋은 예금 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추천한다. 이는 사회 전반이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고나 사건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하며, 더 좋은 예금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득만을 꾀하는 이기적인 사회를 가리킨다. 이쯤되면 오징어 주최자들은 한 국가의 정치, 수사, 언론 전반을 자신들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는 집단이고, 오징어 게임에서의 대한민국은 현실과 괴리가 큰 디스토피아 사회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 결론적으로 오징어 게임이 실제로 벌어질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이 작품을 통해 현실을 비쳐 과도한 불신과 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 양극화, 금융윤리의 상실 등에 대한 비판과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시즌 2
3.1. 이름 해석
- 시즌 2의 첫 에피소드의 이름은 "빵과 복권"이다. 이는 고대 로마의 선거철 매표행위를 비판하는 빵과 서커스에서 이름을 따온 것일 수 있으나, 작중 의미는 전혀 다르다. "빵"은 당장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자 일용할 양식을 의미하며, "복권"은 가능성 낮고 불확실한 미래의 일확천금을 의미한다. 작중에서 노숙자들은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당장 먹을 것이 없음에도 "빵" 대신 "복권"을 선택하곤 하는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결국 당첨이 되지도 못하고 눈앞의 행복도 놓쳐버리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도박이나 주식, 코인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일을 해서 건실하게 메꿔나가기보다 다시금 도박, 주식, 코인 등에 손을 대는 선택을 하는 것과도 비슷한 심리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행태는 작중 오징어 게임 주최측 모집책인 딱지남의 입을 빌어 풍자되지만, 주최측 또한 모순으로 가득한 존재임을 떠올려본다면 "빵"이 무조건 옳고 "복권"이 무조건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다. "빵"을 포기하고서라도 "복권"을 고르는 것은,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불가능한 희망을 꿈꾸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으며, 중요한 건 선택의 의미를 스스로 깨닫고 있고 결과를 감수할 준비가 되었는가 하는 점인 것이다. 혹은 "빵과 복권"의 은유를 자본주의 시스템과 결부시켜 생각해볼 수도 있다. 한조각의 "빵"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현실에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빵"을 줘봤자 상황은 달라지지 않기에 "복권"을 선택하게 되지만, 결국 달콤함을 맛보는 것은 시장에서 승자독식을 하는 소수일 뿐이다. "빵"도 없고 "복권"도 패배한 사람들은 시장으로부터 더욱 도태되는 와중에도, 이 복권을 향한 개개인의 욕망들은 자본주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 "빵과 복권"의 은유는 오징어게임 본 게임에서도 이미 수천만원 또는 수억의 상금이 적립되었음에도 당장 이것만으로는 빚을 갚고 삶을 바꿀 수 없다며 '한판 더'를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다시금 재현된다.
- 시즌 2 에피소드 2에서 프론트맨과 성기훈 측의 접촉 장소인 이태원 클럽 HDH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감독이자 각본가인 황동혁의 이니셜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3.2. 에피소드 7 "친구와 적"에서 묘사된 '반란'의 개연성 문제
해당 에피소드에서 전개된 '반란' 시퀀스는 개연성 면에서 꽤나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데 성기훈의 반란의 설득력과 논리가 별로 타당하지도 않으며, 물론 성기훈 개인이 가진 오징어 게임 주최 측에 대해 매우 분노하는 만큼 논리가 옳던 그르던 '선동한다'는 행위 자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주변인 측에서 승산에 대해서는 여럿 우려를 함에도 가장 중요한 보상에 대한 문제에 대해선 전혀 논의나 이의제기가 없이 순순히 반란에 납득했다는 점은 결국 시즌 2의 개연성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작중 초반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려 했던 기훈이 갑자기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게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캐릭터가 붕괴한 것이 아니냐며 자주 지적되는데, 기훈이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오징어 게임을 막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감수한다는 모순적인 의견을 낸다는 것 자체는 개연성에 크게 어긋나는 부분은 아니다. 성기훈은 게임 내내 모두를 구하기 위해 재참가했다는 목적과 다르게 상당히 모순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야간에 습격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두번째 게임이 끝난 이후 자신이 속한 팀에만 이야기를 해줬으며 X를 선택한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또한 세번째 게임에서 네명 짝짓기 당시 5명이었던 성기훈의 팀에서 다른 4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4명을 살린 사람은 오영일이었다. 물론 오영일은 자신이 게임의 주최자이기 때문에 죽지 않을것을 알고 있었고 그 행동 자체도 오영일이 성기훈의 모순적인 모습을 비난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들은 오영일이 주최측의 사람이라는것을 몰랐기 때문에 오영일이 4명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으로 보여졌을것이다. 그리고 그 게임이 끝난 후의 투표전에 "제가 모두를 돕겠습니다" 라는 발언을 하는데 이 발언은 성기훈이 속한 팀만 해당되는거고 X를 선택한 다른 참가자들한테 해당되는 발언은 아니었다. 이런 성기훈의 행동들은 1화에서 최이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김사장의 행동과 대비된다.
작중 기훈은 본인이 준비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과 두 번에 걸친 게임 중단 설득의 실패로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으며, 5화 중 정배와의 대화에서 “게임을 끝내고 다같이 살아나가기 위해 다시 들어왔으나 이젠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한 부분에서도 기훈의 무력감과 불안함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기훈은 참가자들끼리 서로 죽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다[39] 주최측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있기에, ‘어차피 그냥 두면 우리끼리 싸우다가 죽을 거 다소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우리끼리 죽이지 말고 주최측을 공격해 게임을 끝내자’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40] 기훈이 반란을 제안할 때 프론트맨이 “대의를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하자는 거냐”고 물으며 조소를 던지는 장면에서 드러나듯, 기훈의 반란은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복수심에 잠식된 기훈이 맹목적으로 목표만을 추구한 나머지 도덕적으로 무너져가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41]
때문에 진짜 문제점은 다른 참가자들이 이에 동조하게 되는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게임 자체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은 성기훈 밖에 없었고, 반란이 성공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돈을 최대치로 받아내기는 커녕 오히려 이미 확보된 돈마저 못 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42] 심지어 반란이 실패했을 때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최악의 경우 전원 사망이며,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반란에 동조한다면 높은 확률로 사살당할 것이 분명했다. 이때 더 큰 돈을 벌려고 죽음도 감수하겠다는 O측의 집단도 아닌, 리스크 회피 성향의 X측 사람들이 아무리 성기훈한테 우호적인 성향이었다고 한들 그의 제안에 순순히 찬성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물론 솎아내기에선 X측이 불리하기에 솎아내기가 끝나면 높은 확률로 투표에서 O측이 우세하여 게임이 계속 진행될 것이고, 이후의 게임과 추가적인 솎아내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기에 사실상 투표로 게임을 중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은 고려해봐야 한다. 영일과 몇몇이 솎아내기에서 먼저 기습하는 것을 제안한 이유도 이것이었다. 즉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타개할 수 없으며 불확실한 도박에라도 걸어보아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인 희생을 감수한 후, 그 기회를 타 목숨을 걸고 총격전을 벌이는 기훈의 제안은 오히려 선제타격보다 더한 위험과 낮은 가능성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인데 언어도단이다.
여기서 성기훈은 "우리끼리 서로 죽고 죽일 수는 없다, 그게 바로 그놈들이 원하는 거다. 싸우려면 그들과 싸워야 한다"라고 설득했다. 대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지만 이미 삶의 벼랑 끝에 몰려있는 참가자들이 과연 대의를 위해 상금,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걸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참가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보상은 막대한 재력을 가진 기훈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해결한다 쳐도, 이 부분조차 기회비용에 대한 성기훈의 보상 제안도 딱히 없었는데 주변인들이 승산에 대한 의구심 외엔 별 불만 없이 설득되는 상황도 매우 이질적이다. 그나마도 승산이 있냐는 질문에 기훈은 "기습하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애초에 인원도 보급도 정보력도 현저하게 밀리는 상황에서 기습 하나만으로 이 모든 격차를 메꿀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작중에선 아무도 이러한 부분들을 강하게 지적하지 않는다.[43]
결과적으로 승기를 잡은 것은 극초반의 기습과 소규모 교전 뿐이며 이후부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지다가 결국 중과부적으로 밀려서 실패했다.[44]
참가자들이 진행 요원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개연성 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극초반의 기습과 다섯 명 정도의 소수의 진행 요원들과 대치한 첫 교전을 제외하면 참가자들은 진행요원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한 적이 없다. 애초에 기훈과 정배가 따로 움직일 때 기훈이 "시간을 끌어달라"고 말했듯, 진행 요원들과 본격적으로 교전할 때는 버티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그마저도 인원이 점차 줄어들고 탄약이 떨어지자 곧바로 밀고 들어오는 진행 요원들에게 제압당했다. 따로 움직인 기훈과 정배 쪽도 컨트롤 룸 입구 쪽은 단신으로 뚫지 못해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진행 요원들의 총기를 다루는 실력이 대부분 기껏해야 군 복무 시절이 전부인 참가자들보다는 뛰어나긴 하겠지만, 프론트맨이 참가자 무리에 위장 참가한 상태였으므로 진행 요원들도 무작정 발포하기 힘들었을 것을 감안하면 참가자들이 대치 정도는 할 수 있었던 것은 개연성에 어긋나는 장면은 아니다.
즉 최종화에서 기훈의 반란 제안에 참가자들이 동참할 만한 타당성이나 당위성도 갖추지 못한 채로 반란을 강행함에도 극중 이를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있는 장치가 거의 제공되지 않는 등 개연성 확보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다만 개연성 측면에 대한 지적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사람들이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기에 발생하는 부분도 있다. 애초에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판단 능력이 떨어지든 위험 감수 성향이 강하든 거액의 빚을 지고 데스게임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며, 사람들이 다수 사망하는 상황에서도 다수가 게임 진행을 원할 정도로 이성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정상적인 판단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X측은 어떻게든 게임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입장이지만, 여러 번의 투표에도 불구하고 게임 중단에 실패했다. 반대로 O측은 게임을 계속 진행하고 사람들의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동기가 존재한다. X측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게임이든 O측의 공격이든 사망 확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반란에 참여해서 사망 확률을 굳이 높이냐고 하기에는 X측 입장에서는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시간 문제인 건 마찬가지이다.
"총을 들고 다른 편을 다 죽이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일단 반란의 주축이 되는 성기훈 일행이 동의할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이다. 또한 O측에 비해 X측은 마지막 남은 인간성까지 포기하고 상대방을 죽이겠다는 동기가 약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이는 성기훈 일행이 반란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직업군인 출신이 다수 존재하며, 실제로 총기를 탈취하는 데 성공한 것을 목격했다면 게임에 참여하거나 상대방을 죽이지 않는 제3의 선택지를 선택하는 사람이 소수 등장하는 것도 개연성이 크게 파괴된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군중심리와 위험 추구 성향의 영향력도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훈련소에서 단기간에 동기들과 누구보다도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훈련소를 수료하고 나면 생각도 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훈련소만 해도 그런데 함께 죽음의 고비를 넘긴 성기훈 일행의 유대감은 일반적인 상황보다 상당히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유명한 실험 중에 누가 봐도 한 쪽이 짧은 막대를 놓고 어느 쪽이 짧냐고 물어보는 경우 혼자 있을 때는 항상 정답을 말하지만, 앞선 사람이 틀린 답을 말하면 정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틀린 답을 이야기하는 비율이 엄청나게 상승한다는 결과가 있다. 3명만 동조해도 군중심리가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생각하면 성기훈 + 박정배 + 오영일만으로도 군중 심리가 발동하는 조건은 충족할 수 있다.
그리고 행동경제학에서 설명하는 "인간은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비이성적으로 모험적인 선택을 한다"라는 위험 추구 성향으로도 상황을 설명해 볼 수 있다. 이성적이라면 고분고분 말을 듣다가 O측의 공격에서 도망치거나, 반격하거나, 게임에서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지만 이미 성기훈이 혼자 살아남았다고 증언을 했고, 죽음을 여러 번 목격했으며, 실제로 주최측 병사들이 진압된 상황에서는 이전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반란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오영일은 성기훈의 의도대로 반란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게임 초기에 오영일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남성 2명을 제압하면서 무력을 과시했으며, 당연하겠지만 모든 게임에서 생존하면서 생존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누구보다도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은 성기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신뢰와 유대감을 쌓았다. 난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소수의 병사만을 투입해 제압되도록 함으로써 거짓 희망을 심어주었으며, 이와 위에서 설명한 모든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소수이지만 "반란"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선택지로 스스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성기훈은 시즌1에서나 시즌2에서나 모순적인 행동과 발언을 하는 캐릭터이다. 이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는 노인도 계속해서 속일 정도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456억을 받을 수 있음에도 친구의 목숨을 살리겠다고 게임을 포기하겠다고 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면서도 반란이라는 계획을 위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시즌2를 기준으로 오영일(프론트맨)은 이러한 성기훈의 모습을 비웃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7화의 "영웅 놀이는 즐거웠나?"라는 대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성적인 판단력이 떨어지고 게임을 멈추려는 의도를 지닌 성기훈은 반드시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울 것이고, 오영일은 성기훈에게 극도의 좌절감을 선사하기 위해 성기훈의 계획이 실행된 후 실패하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했다. 애초에 성기훈이 게임을 방해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면 재참가를 허락할 필요도 없이 게임 전에나 게임 중에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성기훈은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야 봐는 인간"이고, 오영일은 성기훈이 무슨 짓을 하든 통제할 자신이 있었다. 이미 리무진에 탄 시점에서 성기훈은 광대에 불과하며, VIP와 오영일 입장에서는 성기훈이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할수록 즐거움만 더할 뿐이다. 외부인의 입장에서는 "반란"이라는 불필요한 변수가 발생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오영일 입장에서 "멍청한 성기훈의 멍청한 계획"은 반드시 발생하는 상수이며, 반란은 물론 더 말도 안 되는 계획도 적극적으로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특히 이러한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결국 절대 다수는 대기실에 남는 선택을 했다. O측이 반란에 참여하거나 다수가 반란에 참여했다면 개연성 논란을 피할 수 없겠지만, 반란에 참여한 사람들의 구성과 비율,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작중 인물 입장에서는 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하기는 힘들다.
다만 개연성 문제는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오징어게임에 참가할 만큼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가?"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면 개연성이 상당 부분 충족되지만, "데스게임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말도 안 되는 고구마 판단으로 다 죽는 이상한 전개인 것이다.
3.3. 작품 전체에 대한 해석
- 시즌 1에서 작품 전반에 작용했던 것이 크리스마스의 모티브라면, 시즌 2에서 새롭게 덧칠된 모티브는 할로윈으로 볼 수 있다. 두 기념일은 모두 '어린아이를 위한 기념일'로, 어른들이 아이들의 놀이 속에 피 흘리는 부조리를 대변하는 메타포의 하나로 인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밖에 정말 위키스러운 잡지식이지만(...) '8진법의 크리스마스는 10진법의 할로윈'이라는 수학계의 유명한 농담이 있기도 하고,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과 같이 두 이미지를 겹치려는 대중매체 작품이 이미 존재하기도 했다.
- 역시 가장 명시적으로는, 2화의 명함에서부터 확인되어 작품의 시간적 배경으로 가장 크게 작용하는 '클럽 HDH'에서의 접선 일자가 10월 31일 할로윈이며, 회차의 제목도 '할로윈 파티'다.
- 전편에 비해 이번 편에서 전면에 나서 활약을 보이는 빌런은 딱지남과 프론트맨인데, 딱지남은 흑색 정장에 흑색 넥타이를 착용하며, 프론트맨은 검은 가면을 착용한다. 특히 딱지남이 본격적으로 게임을 벌이는 1화 후반부에서는 조명을 극도로 억제해 어두운 흑색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프론트맨이 부재하는 사이 그의 역할을 대행하는 부대장의 제복 또한 이전에 작품에서 쓰인 적색 색조의 사용을 줄이고 흑색 색조를 최대화하고 있다. 이런 흑색 색조의 활용은 '밤', '어둠', '죽음'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할로윈의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 성기훈이 게임장에서 일어난 씬 거의 직후에, 용궁 선녀는 '구천을 떠도는 사람들의 원혼이 네 머리 위에 앉아있다'며 동양적 관점에서 귀신이 가득하다는 관념을 언급한다. 이를 서양적으로 뒤집어 보면, 이는 '악마와 유령들이 모이는 밤'이라는 전형적인 할로윈의 이미지이다.
- 2라운드 게임으로 넘어가기 전 꾼 성기훈의 프랙탈 달고나 악몽은 설탕 과자(Treat)와 성기훈에 대한 지독한 기만(Trick)의 이미지가 겹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아이들에게 비교적 단순히 선물이 주어지는 크리스마스와 달리, 할로윈은 '악마와 유령들이 심술을 부리는 날'이라는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더해져 있는 날짜이다. 그런 두 날짜의 대비되는 요소는 같은 성기훈이라는 인물의 결말이 승리와 참패로 갈린 두 시즌의 결말에 반영되어 있다. 특히 성기훈의 곁에서 계속해서 그에게 조력하는 듯하면서도 그를 조롱하듯 농락해 왔고, 3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게임 재개파가 게임 중단파보다 더 많이 희생되었어야 할 것', '대의를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자는 것이냐'며 성기훈의 욕망을 자극하고 또 명확히 드러내며, 끝내 성기훈을 파멸로 몰아간 오영일은 원하는 것을 내어주는 듯하지만 끝내 인간의 영혼을 취해 가려는 《파우스트》 속 메피스토펠레스적 악마의 상(像)을 연상케 한다. '오영일'이라는 이름을 '501'로 읽으면, 이는 할로윈과 동일한 문화의 기원을 갖고 1년 동안의 날짜로서 대척점을 이루며 현대에는 때때로 문화적 모티브로서 등치되기도 하는, '마녀들의 밤'이자 '악마의 축제' 발푸르기스의 밤의 날짜이기도 하다.
- 할로윈은 앞서 언급했듯 '악마와 유령들이 심술을 부리는 날'이라는 이미지를 품고 있지만, 동시에 그 어둠의 밤이 지난 뒤에 다가오는 날짜는 '모든 성인들의 날'인 만성절이다. 시즌 2에서 성기훈이 전략적으로 완패했음에도 성기훈을 살려두어 반전의 여지가 마련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할로윈의 어둠'이 '만성절의 빛'으로 반전될 여지를 암시해 놓은 셈이다. 앞서 성기훈이 승리를 거둔 시즌 1에 모티브로 작용했다고 한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인' 니콜라오를 상징하는 날이기도 하며, 그 점을 고려하면 시즌 3에서 성기훈이 다시 설욕을 할 단서를 깔아놓은 지점이기도 하다.
[1] 어차피 본인 입장에서는 게임에서 탈락해서 죽으나 뇌종양으로 죽으나 똑같이 죽는다고 생각했으니, 게임을 승패와 상관없이 즐기고 싶은데 반칙으로 이기는 건 의미와 재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 게임을 최대한 오래 즐기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장치를 마련해뒀을 가능성은 있다.[2] 당연하지만 이 게임은 패배하는 즉시 수갑에 줄이 이끌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낙사하기 때문에 일남만 따로 살려주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줄다리기를 시작할 때는 일남의 수갑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는데 승부가 난 후 탈진해 넘어져 있을 때는 일남의 수갑만 자물쇠가 없다. 다른 팀원들의 수갑에는 자물쇠가 그대로 있다. 처음부터 일남의 수갑에는 자물쇠를 걸어만 놓고 잠그지 않아서 만약의 경우 수갑을 벗고 탈출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다만, 이 경우 이긴 상대 팀의 팀원들이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지만 자물쇠를 실수로 잠그지 않았다고 둘러대며 안 보이는 곳으로 데려간 뒤 죽였다고 참가자들에게 통보하면 별 문제없이 지나갔을 것이다.[3] 또는 일남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일부러 유리를 폭파하지 않고 냅두었을 가능성도 있다.[4] 구슬치기에서 자신을 골라주지 않았다면 그냥 깍두기 역할이 되어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5] 노숙자를 구하러 누군가가 올지 안 올지에 내기를 걸었다.[6] 죽기 전에 노숙자가 구해지는 것을 봤는지 못 봤는지는 감독의 의도적인 열린 결말이다.[7] 당연하지만 기훈이 노숙자를 구하겠다고 내려가려 한다면 일남이 그건 반칙이라고 반대할 수도 있다.[8] 통성명을 할 때 일남이 진짜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호스트인 일남이 자기 정체도 숨길 겸 참가자들 중 일부인 자기 조원들에게 굳이 이름을 알려줄 이유는 없다. 대개 친구가 아닌 이상 서로 이름을 알려고 하거나 알려주려고 할 일이 없기 때문. 그런데 기훈에게 이름을 알려주고 또 죽기 직전 만난 기훈에게 일남이 진짜 이름이라는 걸 알려줬다는 것은, 사람을 서로 돕지 않는 믿지 못하는 존재로 여겼던 일남이 기훈만큼은 믿고 있었다는 것이기도 한다.[9] 적어도 프론트맨과 일남이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었다는 것을 해석할 수 있다.[10] 물론 기훈은 안대를 쓰고 있어서 보지 못했지만 변조된 목소리가 아닌 실제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11] 이 정도 거리의 경우 충분히 미간 사이에 쏴서 헤드샷으로 즉사시키기에는 충분한 거리였다.[12] 사태가 마무리되고 자신의 숙소에서 총알을 뽑아낼 때 세면대의 거울을 보면서 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눈빛이 흔들리면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통해 동생을 향한 애정이 여전히 있음을 알 수 있다.[13] 상우의 희생. 물론 기훈은 원하지 않았다. 기훈의 입장에서는 불운인 것이다.[14] 기훈의 자유의지는 마지막의 오징어 게임에서 상우에게 게임을 포기하고 떠나자고 할 때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15] 게임에서 이기지 못하면 죽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결정론적이다.[16] 권위자들의 편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도덕 철학이 제시하는 이상적인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왜곡된 평등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평등에 대한 프론트맨의 신념은 확고한 듯 보인다. 제 스스로는 평등을 중시한다고 여기지만, 현실은 vip들의 입맛에 따라 참가자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억압할 수밖에 없는 프론트맨이라는 인물의 한계를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17] 기훈은 결정적으로 딸과 사이가 원만하며 생계 문제로 배우자와 이혼하기는 했지만 딸은 어머니와 형편이 좋은 새아버지와 잘 살고 있으므로 전형적인 몰락한 가장과는 결이 다르지만, 자신의 가족인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몰락한 개인에 해당한다.[18] 절대자인 오일남이 노숙자가 구원받는 그 상황마저 조작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다. 오일남은 인간 비판적인 캐릭터인만큼 기훈의 뜻대로 노숙자가 구원받는 결과가 나온다면 기훈의 신념인 인간 찬가를 인정하고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기 때문에, 일남 입장에서는 아무리 아들뻘인 기훈이 폐인처럼 살아가는 것이 안타까워 보이더라도 굳이 자기 신념까지 꺾으면서 게임 결과를 기훈에게 유리하도록 조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19] 프론트맨이 기훈을 협박하는 것은 개연성이 있으나, 회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프론트맨은 정황상 호스트인 일남의 후계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기훈을 영입하면 조직부에서 자신의 힘이 분산될 것이고, 작중 기훈에게 게임에 대해서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서로의 안티테제에 가까우므로 둘 중 하나가 신념을 버리거나 위장한 것이 아닌 이상 타협할 일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20] 사실 이런 기훈같은 캐릭터가 최근에는 크게 선호되지는 않는 캐릭터인데 대부분 대중들은 유능한 캐릭터를 선호하지 착하고 무능한 캐릭터는 욕먹기 딱 좋은 캐릭터다. 현실에서도 능력좋고 인성나쁜 인간이 능력나빠도 인성좋은 사람보다도 대접받는다. 기훈처럼 소시민적 캐릭터가 성공한 사례가 영화 <괴물>이 있다. 괴물도 사회비판적인 영화고 마지막에 자기 딸을 구하려는 가족애를 보여주어서 평가가 좋았다. 괴물의 강두가 기훈의 모티브라고 해도 될정도로 싱크로율이 높다. 그리고 드라마의 밸런스도 잘 맞추어서 캐릭터가 갑자기 비중이 준다거나 갑자기 한쪽으로 몰아주는 그러한 경향도 없었다. 만약 상우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기훈의 비중을 줄이면 상우가 더 찬사를 받았을 수도 있다.[21] 다만 박강두는 국가의 실책에 의해 가족을 잃은 무고한 개인을 상징하며, 성기훈은 개인의 무능 혹은 실패에 의해 이혼당하고 어머니를 잃은 케이스이다. 성기훈이 딸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인간 본연의 도덕성을 잃지는 않았으나,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오징어 게임에 참여해 강새벽 등 참여자들의 죽음을 방관한 것은 명백하게 도덕성이 결여된 행위로, 인격적으로 무결한 박강두와 비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오히려 성기훈과 유사한 케이스는 같은 감독이 연출하고 오징어 게임만큼이나 파급력이 높았던 이 영화의 한 가장인 이 인물이다.[22] 기훈과 상우가 가진 다른 시각은 각자가 치러온 게임들을 통해 극명하게 묘사되어 왔다고 볼 수도 있다. 기훈의 경우 단 한번도 본인의 힘으로 게임을 승리로 만들어낸 적은 없다. 1게임에서는 알리가, 2게임에서는 땀방울이, 스페셜게임에서도 방법을 제안하지만 실제로 정해진 대로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으며, 3게임에서는 일남과 상우, 4게임에서는 일남, 5게임에서는 조끼를 바꿔준 1번 조끼의 참가자가 6게임에서는 상우가 직접 자결을 택하며 기훈에게 누적된 상금들이 점차 자신을 도와주거나 누군가가 희생해서 만들어진 돈이라고 보일 수 밖에 없음을 묘사한다. 즉, 모든 게임의 참가자를 하나의 사회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회의 일부가 희생하여 만들어낸 상금이라는 관점을 떠오르게 한다. 반대로 상우의 경우 1게임에서는 동작인식기계의 허점을 간파하고, 2게임에서는 새벽을 통해 알아낸 정보로 쉬운 통과를 얻어내고, 3게임에서도 죽음직전에도 상대를 무너뜨릴 계책을 짜내어 팀을 승리로 이끌며, 4게임에서는 룰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의 속임수를 발휘하여, 5게임에서는 마지막 한칸을 앞 사람의 목숨으로 확인하는 직접적인 트리거역할을 하며 본인에게 있어서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 왔다. 따라서 상우는 우승이라는 목적아래 참가자를 집단이 아닌 개별 게임의 통과 도구로 사용하였기에 누적된 상금이 자신이 받을 합당한 대가라고 보고있음을 묘사한다.[23] 기훈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기 전에는 어머니의 돈을 경마로 도박을 하면서 흥청망청 낭비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이다.[24] 새벽의 남동생[25] 240번 지영, 244번 기도남, 9화의 광신도. 지영의 설정과 배역의 대사는 기독교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기능에 가깝고, 기도남과 광신도의 경우는 배역의 행적을 풍자하는 것으로, 간접적인 비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26] 주인공인 기훈은 어머니가 당뇨로 쓰러져 치료비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병원비를 타러 전처를 만나러 갔다가 그만 딸의 계부를 폭행하고 만다. 상우는 경찰의 수배를 피해 도피를 하던 중에 자살을 시도하고 어머니가 아들의 범죄 사실을 경찰로부터 듣게 되었으며, 알리는 사장과의 몸싸움 끝에 사장에게 손가락 절단을 입히고 돈을 훔쳐 달아났고, 새벽은 탈북 브로커에게 칼로 협박하여 둘 다 범죄를 저지른 셈이 되었으며, 덕수는 친했던 부하마저 자신을 필리핀 갱단에 팔아넘겨 잃을 게 없다.[27] 사장 역시 손가락을 다쳐 알리와 비슷한 모습이 되는 것이 묘하게 인상적인 장면이며 사장에게 금전적인 부분으로 배신당했고 상우에게도 배신을 당해 죽음으로 배신을 키워드로 보는 해석도 있다.[28] 심지어 이유도 같다. 첫 번째도 타의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뛰어내려야 했는데 마지막에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떨어져야 했다.[29] 정장을 입고 몸이 젖은 채 자살 시도[30] 턱시도를 입고 몸이 젖은 채 자살[31] 이에 대한 새벽의 대사는 "아저씨 엄마 참 불쌍하다."[32] 하물며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는 사회적인 약자인 데다 소외된 사람들이다.[33] 기훈이 일남을, 상우가 알리를 속일 때 둘의 표정이 대비되는데 기훈은 정말 일남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속임수를 사용하며 죄책감에 괴로워 하는 표정이지만 상우는 알리를 속이면서 크게 괴로워 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알리를 쏘는 총소리가 들리자 움찔하며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는 듯한 장면은 나왔다.[34] 한두명이라면 그들이 처한 상황 상 어디론가 도피해 숨어사는 생활을 한다거나 자살했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수백명이, 그것도 매년 실종된다면 경찰 등 관계자들 중 누구라도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35] 납치의 경우엔 자정에 그것도 자발적으로 차에 탑승하는 장면 밖에 볼 수 없기에 어디 새벽 일용직이라도 나가는가 하고 넘겨 버릴 수 있지만 모집요원들이 딱지치기를 하며 사람의 뺨을 대놓고 후려 갈기고 있는데 그걸 그냥 보고 넘어갈 경찰은 없다. 하물며 돈이 오고가는 것을 보면 빼박 사행성 도박행위로 현행범 체포 까지 가능하다.[36] 오징어 게임 주최측은 상금은 커녕 우승자를 죽여버려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어떠한 입막음도 없이 큰 상금과 함께 사회 보낸다는 것은 주최측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결국 시즌 2에서 주인공 성기훈은 이러한 경험과 상금을 토대로 오징어 게임을 무너뜨리려 하며 주최측 스스로 위기를 몰고 온 꼴이 되었다.[37] 신고자가 성기훈이 처음이었다면 사실 음모론은 고사하고 도시전설 축에도 못끼는 허무맹랑한 소리라 작중 경찰의 반응 처럼 정신병자의 헛소리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매년, 다른 사람들이 수십, 수백명씩 같은 주장을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38] 출처 불명의 곳에서 백만원 단위의 돈만 입금되어도 보이스 피싱 방지를 위해 즉시 출금이 불가능해지고 더 큰 돈이 갑자기 입금되면 금융 당국에서 추적이 들어올 수도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수백억이 뜬금없이, 그것도 그런 돈을 만들만한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덜컥 생겼는데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상황은 최소한 대한민국 내에선 불가능 하다. 물론 호스트나 VIP 들은 이런 미친 짓을 꾸미고 실행할 권력과 재력을 갖추고 있기에 최소한 금융 쪽은 뒷작업이 다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39] 시즌 1에서 덕수에 의해 271번 참가자가 사망하자 “우리끼리 이렇게 죽이면 안되는 거잖아!”라고 외치기도 했고, 상우와 갈라진 이유도 상황이 급박했다지만 상우가 자신들을 도와준 정수를 죽였기 때문이었다.[40] 기훈은 분명 선한 인물이지만, 절대선에 가까운 성인군자는 결코 아니다. 시즌 1에서도 구슬치기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하자 (연기였지만) 치매 증상이 도진 일남을 속이기도 했고, 새벽의 만류로 그만두긴 했지만 상우와 갈라선 날 밤 상우를 살해하려 하기도 했다.[41] 기훈은 “이러지 않으면 더 큰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른다”라는 이유를 들어 참가자들을 설득한다. 솎아내기가 일어나고 게임이 중단되지 못했을 경우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잘 알고 있는 기훈의 입장에선, 반란은 투표로 게임을 중단하는 것이 어려워진 시점에서의 마지막 기회였을 것이다.[42] 예를 들어서 반란에 성공했지만 정작 지불 결정권자가 사망 혹은 도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애당초 그 섬에 그 권한을 가진 자가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초에 시즌 1에서도 상금 지급 방식은 현금이 아닌 상금이 예치된 계좌로 연결된 신용카드를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결국 반란을 일으킨다는 것은 얻을 이익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판을 깨자는 상황이며, 그 말은 지금까지 벌었던 3억이 넘는 금액을 모두 0부터 다시 시작 하자는 것이라 볼 수 있다. X를 택한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제 자기는 금전적 어려움을 해결할 만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만두겠다는 사람들이었다.[43] 다른 이들은 기껏해야 최종 계급 병장이 다였을 징집병 출신이라 기습 후에 기세를 이어가면서 어떻게 보급유지 및 전술을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선 "어떻게든 되겠지" 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참여자 중 하나인 현주는 특전사 중사 출신이다. 다른 이들 보다 전략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고 전문적 교육도 받았을 것이기에 이 작전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를 잘 알텐데도 어떤 반론이나 대안 제시도 없이 참여한다. 물론 결과는 대다수 전사 또는 항복 후 처형이라는 비참한 결말. 거기다 반란에 참여했다가 사망한 사람들 + 그들이 합세하지 않아 스페셜 게임에서 대량으로 살해된 X 쪽 사람들이 빠지면서 사실상 이 게임은 최종전 까지 멈출 방법이 사라진 것이나 다름 없다.[44] 사실 이 부분은 대호의 책임이 컸다. 해병대 출신인 정배와 특전사 중사였던 현주, 뛰어난 사격실력으로 많은 가면들을 죽이던 경석, 그 외 여러 참가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대호가 겁을 먹지않고 탄창만 잘 가져왔다면 어느정도 희망은 있었을 것이다. 물론 오영일의 존재 때문에 실패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고, 무엇보다 애초에 병력과 화력 면에서 큰 차이가 났기 때문에 전세를 뒤집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마지막 반란 세력의 항복 장면을 보면 열명도 안되는 병력으로 수십명의 가면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무장 상태도 동일한 MP5임을 감안하면 우세한 화력으로 숫적 열세를 극복하는 방법도 불가능하고 탄약 등의 보급도 진행요원 측이 훨씬 수월할 것이 뻔하므로 시작과 동시에 승패가 정해져 있는 싸움이나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