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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4 23:43:07

슈탈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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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종류
2.1. 제1차 세계 대전 모델2.2. 제2차 세계 대전 모델
2.2.1. 타국에서의 활용
2.3. 전후 독일에서의 사용
3. M19564. 기타5. 매체6. 관련 문서

1. 개요


슈탈헬름(Stahlhelm)은 1916년, 즉 독일 제국 시기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독일군이 사용했던 철모다. 슈탈(Stahl)은 , 헬름(Helm)은 헬멧을 의미하므로 말 그대로 철모다.[1]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나치 독일의 국군 독일 국방군무장친위대가 사용한 철모로 유명하다.

독일군은 제1차 세계 대전 초까지 기존 프로이센 왕국 시절부터 사용하던 피켈하우베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의장적 목적이 강했던 피켈하우베는 비싼 재료가 다량 필요한 데다 제작시 수고와 시간이 많이 들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현대전이었던 제1차 세계 대전에서 개인화기 기술과 운용법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병사들의 머리 위에서 터져 파편을 뿌리는 공중폭발탄이 사용되면서 군인들의 머리 부상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전쟁 초기 천으로 된 케피 등의 군모를 쓴 프랑스군이나 영국군보다는 가죽으로 된 피켈하우베의 방호 능력이 나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쇳조각들을 막아내기에는 부족했기에 독일 제국군도 피해가 컸다.
파일:on2427__1.jpg
진품 게데 헬멧의 모습
한스 게데 장군은 1915년 휘하 장병들이 폭발로 튀어오른 돌조각에 머리를 맞아 큰 부상을 입는 현상을 발견했고, 이에 헤세 중령이 당시 게데 부대의 포탄 제조 공장을 운영했던 벨기에 말레즈(Malaise/Maleizen)에서 실험용 철모를 개발해 1,500개를 제작했다. 피켈하우베의 부유대(머리를 감싸는 끈)에 장갑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 철모는 장갑이 매우 두껍지만 전면과 측면 일부만 보호할 수 있는 특이한 형태였는데, 해당 부대 내에서 사실상 제식으로 사용되었다. 이 철모는 다른 어느 편제에서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고작 1년 뒤인 1916년에 슈탈헬름이 제식화되며 비표준인 게데 철모는 폐기된다.[2]

게데 철모가 만들어질 즈음 하노버 공대의 프리드리히 슈베르트 박사는 자신의 주도로 새로운 방탄모의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슈베르트 박사는 중세 시대 철제 투구(sallet)를 참고하여 슈탈헬름을 설계했고, 1915년 11월부터 독일 육군 제1공격대대에 시범 착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16년 1월에도 독일군 수뇌부는 독일군의 상징인 유서 깊은 피켈하우베를 버리고 슈탈헬름으로 대체하는 것을 약간 주저하고 있었다. 1916년 2월부터 베르됭 전투에 투입된 독일군 특수부대인 돌격대를 시작으로 슈탈헬름을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곧 슈탈헬름의 우수한 성능이 입증되자 전군 보급이 최종 승인되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군이 착용한 것은 대전 끝물인 1918년이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보면 잘 드러나는데 초반에는 등장인물 대부분이 피켈하우베를 착용하며 영화 중반부터 새로 전입된 신병들은 슈탈헬름을 착용하고 영화 극후반이 돼서야 주인공을 포함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슈탈헬름을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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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참호전 상황에서 포탄 파편을 막고 포탄 폭발에 따른 충격음을 이겨내기 위해 고안된 그 특이한 디자인과 간지로 밀덕계의 슈퍼 패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제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여러 매체에서 독일군을 묘사할 때 슈탈헬름을 눌러쓰고 어두운 계통의 제복으로 위압감을 주는 모습으로 많이 등장시킨 덕분에 나치 독일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거기에 측면에 있는 돌기를 통해 추가 장갑을 얹으면 전면에 한정되지만 비교적 근거리까지 상대방의 탄환을 방호 가능하였다. 그러나 역시 독일제라면 독일제답게 일반적인 형태의 바가지형 철모들에 비해서는 생산단가가 꽤 높고 제작시 공이 좀 더 들어간다는 문제도 있었다.

부분을 덮어주는 독특한 모양의 챙을 갖추고 있는 특징적인 디자인은 측두부와 후두부를 효과적으로 방호해준다는 이점이 있어서 훗날 미군PASGT 헬멧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방탄모에 영향을 주었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독일 제국과 동맹국이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오스만 제국군도 슈탈헬름을 착용했다.

재질이 생 강철 재질이고 분명 대전기 철모임에도, '곡선이 적어 피탄각도가 좋지 않아 숭숭 뚫린다'는 편견과 다르게 의외로 준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 그 성능을 보여주는 예시로는 대전 이후 제작된 핀란드제 M40/55 슈탈헬름의 근거리 권총탄에 대한 방탄 테스트 영상들 몇 편(12)이 올라왔고 M35 리프로 제품으로도 올라왔는데 아무래도 옛날 기술으로 만들어졌던 철모들이다 보니 FMJ 기준 9×19mm 파라벨룸 탄과 현대에도 관통력은 뛰어나다 평가되는 7.62×25mm 토카레프에는 뚫렸으나[3] 기묘하게 .22 LR은 도탄시켰으며 9×17mm나 .45 ACP는 모조리 방어하는 기염을 토해냈다.[4] 비록 권총탄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는 없었지만 세계대전기의 물건인 것과 2차 세계대전 초반까지 미국, 영국 등의 철모가 좋은 소리를 못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디자인적으로는 굉장히 적절한 성능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당시 슈탈헬름을 비롯한 각국의 철모들은 방탄능력은 고사하고 공중폭발 유산탄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적인 방호력만을 제공했기에 어느 나라의 철모나 소총탄에 대한 의미있는 방호력을 제공하지 못했고, 권총탄에 대한 방호력을 갖춘 경우도 많지는 않았다. 하다못해 가장 곡률이 높아 도탄률이 제일 높아보이는 영국제 브로디 헬멧도 어느 각도든 총알이 숭숭 뚫리는 데다 보호능력마저 좋지 않았고 후두부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는 디자인이었기에 악평을 들었으며 미국이나 소련의 철모도 거기서 거기였다. 이렇듯 이 시절 철모들은 총탄보다는 포탄 파편과 낙하물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었기에 소총탄에 대한 방호는 애초에 불가능했고 권총탄에 대한 방호도 불안했는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슈탈헬름의 방호력은 당시의 철모치고는 못해도 평균은 될 정도로 양호했다고 볼 수 있다.

2. 종류

2.1. 제1차 세계 대전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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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무늬를 칠한 M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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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형인 M1918. 운두가 높아지고 위가 좀 평평해진 점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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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부분 양사이드의 둥글게 튀어나온 돌출부는 환기구 겸 증가 장갑판 슈티른판처(stirnpanzer)를 장착하기 위한 것. 매우 무겁고 하중이 앞쪽에 심하게 쏠리지만, 두껍고 표면 처리가 잘 되어있어 350m 이상에서 소총탄에 대해 의미있는 방호력을 제공했다고 한다. 300m 부근부터는 입사각에 따라 뚫린다고 한다.

고로 기동할 일이 잦은 일반 소총수보다는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고 소총수보다 교전거리가 길어 탄환 방어를 어느 정도는 기대해 볼 여지가 있는 저격수나 기관총 사수를 중심으로 사용되었다.[5]

영화판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보면 피켈하우베형 뾰족철모를 쓴 고참병들인 주인공 일행과 달리, 중반부에 합류하는 신병들이 새삥 슈탈헬름을 새 보급품으로 쓰고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인공 일행을 굴리던 히멜슈타트 상병 역시 슈탈헬름을 쓰고 나타나서 거들먹대다가...

독일의 우수한 금속 제련 기술 덕분에 합금강으로 제작된 슈탈헬름은 강철로 제작된 영국군 브로디 철모보다 훨씬 뛰어난 강성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귀와 후두부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유의 디자인 덕분에 독일군의 인명 피해를 줄이는데 공헌했다. 다만 합금이 사용된데다가 곡률이 높은 디자인 때문에 타군의 철모에 비해 제작 단가가 비싼 것이 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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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6년 이후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 오른편의 병사들이 슈탈헬름을 착용했다. 왼편의 회첸도르프 원수를 비롯한 장교들은 여전히 오스트리아식 야전모를 쓰고 있다.

독일 제국과 동맹국이었던 불가리아 왕국군, 오스만 제국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도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슈탈헬름을 착용했다. 특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은 1916년부터 독일에서 수입해서 착용하기 시작했으며, 1917년 5월부터는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라이센스 생산하기 시작했다.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때까지 42만개의 독일산 수입 슈탈헬름과 53만개의 오스트리아산 슈탈헬름이 오스트리아-헝가리군에 지급되었다. 오스트리아군의 슈탈헬름은 독일군의 것과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오스트리아 군복 색상에 따라 독일군보다 약간 밝은 컬러였다.

월트 디즈니는 1917년 적십자 구급차량 운전병으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가 전쟁이 끝난 직후 미처 보급되지 못한 신품 슈탈헬름들이 중고시장에 잔뜩 나와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를 사들인 후 자신의 미술실력을 이용해 구멍을 내거나 찌그러뜨리고 생활감을 내는 등 마치 사용한 것처럼 만들어 전선에 투입되지 못했던 미군 신병들에게 기념품으로 팔아먹었다고 한다.

일부 물량은 전후 중국으로 수입됐다. 대표적으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주중 독일 군사고문단을 초빙해 창설된 국민혁명군의 교도사단들 중 하나던 88사단은 M1918 철모를 사단 장비로 사용했다.

2.2. 제2차 세계 대전 모델

Der Stahlhelm M35, Stahlhelm Modell 42 (M42)

제2차 세계 대전에도 독일군의 주력 방탄모로 사용되었다.

1차 대전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추가 장갑을 장착할 수 있는 돌출부가 사라지고 전반적으로 가벼워졌다는 것인데, 이는 독일군의 전술이 참호 속에서 총알과 파편들을 견디며 최대한 오랫동안 거점을 방어한다에서 항공 및 기갑 전력의 지원하에 최대한 빨리 치고 들어간다로 변해 경량화된 장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30년대 후반까지는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찍어낸 물량 탓에 M1918형도 병용했다.

이 시기의 슈탈헬름은 철모 옆에 문양이 그려져서[6] 보급되었는데, 소속 부대나 군종에 따라 문양이 판이하게 달라 철모만 봐도 어디 소속인지 유추할 수 있다. 일단 독일 국방군은 육해공 모두 착용자 기준 우측에는 독일 제국군을 계승했다는 의미의 흑백적[7] 문양을 그렸고 착용자 기준 좌측에 육군은 하얀 국가수리를, 해군은 노란색 국가수리를, 공군은 루프트바페 특유의 역동적인 포즈로 스와스티카를 움켜쥔 검독수리 문양을, 마지막으로 친위대는 착용자 기준 우측에는 하겐크로이츠를, 그리고 착용자 기준 좌측에는 슈츠슈타펠 문양[8]을 그렸다. 다만 전쟁 후기로 갈수록 독일의 전황이 악화되면서 생산성 문제로 오른쪽 군별 데칼만 붙이다 후기에 가면 위장포가 보급되며 아예 데칼 자체를 붙이지 않게 됐다.

파일:external/www.axishistory.com/helmet-heer-m35-1.jpg
M1935
나치 독일군을 상징하는 철모. M1918보다 운두가 낮아지고 챙이 짧아졌다. 왼쪽에 육군임을 나타내는 데칼이 부착되어 있다.

파일:external/www.axishistory.com/helmet-m40-lw1.jpg
M1940
M1935의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여 대량생산을 쉽게 한 것.

파일:external/www.axishistory.com/helmet-wss-m42-1.jpg
M1942
M1940을 더 간략화한 것.[9]

파일:external/www.axishistory.com/helmet-lw-para1.jpg
공수부대용 슈탈헬름. 일반적인 슈탈헬름이 를 가리는 형태인 것과는 정반대로 귀를 드러낸 형태로 설계되었다. 이는 착지시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그 외에도 강하시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걸리적거리는 게 없다는 장점 때문에 해군에서도 잠수함(U보트) 승조원용 헬멧으로 소수 도입했다고 한다.

이렇게 2차 대전 내내 독일군과 함께했지만, 전쟁 최후반부 나치 독일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물자가 바닥나자 더 이상 전 병력에게 씌울 수 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베를린 공방전 당시 독일 병력들은 슈탈헬름을 보급받지 못해 전투모나 정모만 쓰고 싸우는 경우가 흔했고, 심지어 프랑스 침공 당시 노획했던 프랑스군 철모인 아드리안 헬멧이라도 쓰고 싸우는 경우도 있었다. 한 히틀러 유겐트의 회고에 따르면 자신은 독일군으로서 싸우고 싶었는데 생뚱맞게 프랑스군 철모를 받아서 불만이었다고 한다.

2.2.1. 타국에서의 활용

1930년대 중화민국 국민정부일본 제국의 침략에 맞선 대대적인 국방건설을 진행하면서 독일에 텅스텐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막대한 양의 독일제 무기를 수입하였는데 슈탈헬름도 그 일부였다. 이후 독일식 정예사단인 87사단과 88사단을 비롯한 교도사단을 중심으로 보급되었고 중일전쟁 발발 이후 1941년 독일과 단교한 후에도 일부 정예사단을 중심으로 사용되었으나 추가 보급이 없어서 파편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수준이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수운과 철로가 모두 마비되어 병력의 배치는 모두 도보로 진행되었는데 이 때문에 무거운 독일제 슈탈헬름이나 방독면 등은 산악지대에서 몇날 며칠을 행군하면서 지칠대로 지친 병사들이 버리거나 파묻어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보급도 안 되는 귀한 물자들의 소모가 극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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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구입한 슈탈헬름을 착용한 국부군. 극소수의 물량이 국공내전 시기까지 남아 활용되었고 중공군에게 노획되기도 하였다.

중국 국민혁명군의 장비를 그대로 지원받아 사용한 한국광복군 역시 슈탈헬름을 착용한 사진자료들이 남아있다.

파일:이범석기마.jpg

슈탈헬름을 착용한 한국광복군의 모습. 사진 속 인물은 이범석 장군이다.

제2차 세계 대전 개전 이후에는 독일 외에도 핀란드군 같은 여러 친독 국가의 군대에서 사용됐다. 겨울전쟁 당시 이걸 쓴 핀란드군이 소련군과 싸웠는데 덕분에 영화 겨울전쟁에 나오는 핀란드군을 독일군으로 잘못 아는 경우도 많다.[10] 세계 대전에 참전하지는 않았지만 스페인군이나 스위스군에서도 오랫동안 애용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에도 몇몇 남아메리카 국가에서는 아직도 제식으로 쓰이는데 주로 피켈하우베와 함께 의장용으로서 쓰이고 있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800px-Ej%C3%A9rcito_de_Chile_caballeria.jpg

위의 두 사진은 칠레 육군에서 의장용으로 사용 중인 슈탈헬름의 모습. 헬멧뿐만 아니라 복장 자체가 전반적으로 전간기~나치 시기 독일 군복 영향을 깊게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2.3. 전후 독일에서의 사용

파일:Schlauchtragekorb_Freiwillige_Feuerwehr_München.jpg

냉전 시절을 기점으로 서독군미국식의 장비인 M1 헬멧 등으로 전부 교체하였으나 군대만 아니라면 슈탈헬름 디자인을 사용해도 괜찮았던 건지 독일 소방관들은 1956년부터 DIN 소방 헬멧이라 불리는 알루미늄 버전 슈탈헬름을 써왔고 지금도 교체 중이긴 하나 여전히 현역이다. 심지어 1960년 색상이 형광 라임색으로 표준화 되기 전까지 빨간색을 칠해서 쓴 바이에른을 제외하곤 색도 그대로였다.

파일:1731121372.png

냉전 시절 동안 서독군에서는 슈탈헬름을 쓰지 않았으나 오늘날의 독일 연방경찰청(BPOL)의 전신인 서독 국경경비대(BGS)[11]에서는 예외적으로 슈탈헬름을 사용했는데 이는 분단선에 서독군이 접근하는 것을 과민 반응하는 동독측이 경비대와 서독 정규군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12]

파일:external/pp.vk.me/EFZVRtvv98c.jpg
공수부대용 슈탈헬름은 창설 초기 GSG 9에서 애용되었다. 가볍고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없어 무려 80년대 초까지 쓰였으나 부실한 방호력과 통신기 착용에 애로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퇴출되었다.


저 분량 외에는 죄다 폐기처리를 거쳐 주방기구로 변신했다. 전쟁을 위해 온갖 철붙이들이 공출 되어서 패전 이후 독일엔 기본적인 생활용품 조차 부족했다.[13] 산업 시스템 자체가 와해 되어서 고작 생활용품 조차 생산할 업체와 공장이 없었고 결국 연합군 정부 및 독일 정부 주도로 산더미 같이 넘쳐나는 폐기 슈탈헬름을 기계로 찍어 구멍내서 위 영상의 냄비나 그물국자 등등의 주방용품을 만들어 분배했다.[14]

3. M1956

파일:external/www.gowenmilitaria.com/book15.jpg

한편, 구 독일 국방군의 외형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계승한 국가인민군은 슈탈헬름의 직계후손이라고 볼 수 있는 이 뒤집어 놓은 바가지같이 생긴 헬멧인 M1956를 사용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말기에 만들어졌으나 아돌프 히틀러의 반대로 생산이 늦어졌던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하여 소련군의 헬멧도 참고로 해서 전후 약간의 개량을 추가한 뒤 양산화하여 사용한 것인데 프로토타입은 전쟁 다 끝나 갈 무렵에 도입된지라 2차대전 당시에는 소량만 생산되어서 종전 후 중순양함 프린츠 오이겐 함 경비에 투입된 히틀러유겐트 대원이 쓰고 있는 사진이나 1944년 말 독일의 군 선전물에 나오는 전투훈련 등 극소수의 착용례만 보인다.

동독군은 전신인 인민경찰 (Volkspolizei) 시절에는 국방군의 슈탈헬름을 그대로 썼으나 이를 새로 정규군으로 개편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슈탈헬름이 사실상 나치 독일군의 상징이 되어 더 이상 그대로 사용할 수 없었기에 대신 채택하였다고 한다. 일단 피탄각도의 변경에 의한 방탄능력의 개선과 생산단가의 절감을 의도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의 슈탈헬름보다 좀 더 곡선적으로 만들어서 방탄능력을 늘려 보고자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보호면적이 감소되었다는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있었기도 했다. 그 외에도 기존의 슈탈헬름에 비해서 머리와의 밀착이 좀 덜 되어 있는 구조여서 머리 위에서 좀 붕 떠 있는 느낌이었기에 걸리적거림이 심해 착용자의 움직임에 방해를 주는 결함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외형적으로 상당히 간지가 나는 슈탈헬름과 달리 뭔가 상당히 어색하고 기괴한 느낌을 주는 묘한 외관이었기 때문에 성능과는 별개로 그다지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슈탈헬름의 파생형이자 후손 중 하나인지라 영미권 자료 중에서는 기존의 슈탈헬름들과 더불어 이 M1956 역시 슈탈헬름의 일종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으며 좀 못 생기긴 했어도 보다 보면 의외로 특유의 묘한 매력도 있기 때문에 동독군 쪽을 파는 밀덕들 중에는 이 헬멧도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진 않다. 기괴한 모습 덕에 SF 우주군 느낌이 나기도 한다.[15]

동독군 이외에 해당 헬멧을 사용한 국가로는 북베트남군이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상당량 지원해 준 모양이라 북베트남군을 찍은 사진을 찾아보면 이 헬멧을 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4. 기타

한편 냉전 종결 및 독일 재통일 이후의 현 독일 연방군미군PASGT 헬멧을 참고로 하여 만들어진 방탄모인 M826 헬멧[16]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것을 실전용으로서 뿐만 아니라 의장용으로도 쓰고 있다.[17] 현 독일연방군 육군공군의장대군악대와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다 보면 종종 볼 수 있는 모습들인데 예를 들자면 아래 사진과 같다.

파일:attachment/bundeswehr1.jpg

위 사진은 독일 육군의 전사자 장례식. 사진 속의 저 헬멧은 예전 독일군에서 사용되던 원조 슈탈헬름은 아니고 냉전이 끝난 후 도입된 미군식의 PASGT 형태의 방탄모를 위장포 없이 의장용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행사 성격에 따라 베레모와 저 방탄모를 지시에 맞춰 착용한다. 독일 해군 의장대 및 군악대 등은 행사시 정모를 착용하는 편이라 방탄모를 쓴 모습을 보기 힘들다.

한국에서 식당 배달음식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사람들 중 슈탈헬름 모양의 하이바를 쓰고 다니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오토바이 헬멧으로 슈탈헬름을 쓰는 것은 미국 폭주족 바이커들의 패션을 모방한 것이다. 이는 2차대전 승전 후 미국 참전용사들이 전리품으로 쓰고 다니던 슈탈헬름이 미국 폭주족 서브컬처로 흘러들어간 경우이다. 사례로 초기에 사용된 것은 스페인제.

2020년 7월 6.25 전쟁 70주년을 기리는 한 국가보훈처의 포스터에 태극기와 슈탈헬름이 함께 그려진 것이 논란을 빚어 교체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바로 위의 사진에 있는 독립운동가 이범석과 같이 독립운동가가 실제로 슈탈헬름을 착용했음을 알려주는 자료도 남아 있고 당시 중국군에서 슈탈헬름을 면허생산했으므로 중화민국군의 복식, 장비 등 영향을 많이 받은 독립군에서도 슈탈헬름을 착용한 대원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아무래도 일반인들 인식에서는 슈탈헬름=나치=악당이니 결국 교체 크리를 맞았다. 사실 슈탈헬름의 인식 논란을 제외하고서라도 해당 포스터는 독립군이 아니라 6.25 전쟁을 기리는 포스터였는데 대한민국 국군은 6.25 전쟁 당시 슈탈헬름을 쓴 적이 없기 때문에 애초에 고증부터 틀렸다는 것다.[18]

영어권에서는 요강(Chamber pot)을 제리(Jerry)라고도 부르는데 제1차 세계 대전에 연합군측이 독일군의 헬멧인 슈탈헬름이 마치 요강을 닮았다고 해서 독일인에게 제리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 용어는 제리캔(Jerrycan) 이름의 기초가 되었다.

5. 매체

MP40Kar98k와 더불어 독일군의 상징답게 1, 2차 대전기 독일군이 등장하는 거의 모든 매체에서 등장한다. 나치 독일 혹은 독일 제국이 지속되는 대체역사물에서도 냉전기의 독일군은 슈탈헬름을 그대로 쓰거나 그와 비슷한 외형의 개량형을 사용한다.

밀리터리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독일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 슈탈헬름과 MP40이기 때문인지 밀리터리와 무관한 매체에서도 독일 국방군이 묘사될 때 총기 고증은 엉망이더라도 슈탈헬름 만큼은 항상 제대로 착용하고 나온다.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도 나치가 묘사될 때는 언제나 슈탈헬름을 쓰고 MP40을 든 모습이다.

독일 제국군의 슈탈헬름을 묘사할 때는 피켈하우베처럼 정수리에 뿔을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치 독일군과 구분을 하기 위해서인 듯. 특히 금성출판사의 '세계의 역사'란 학습 만화에서[19] 이런 형태가 자주 보인다.

전후 영미권의 바이커 갱들이 네오 나치에게 사상적 영향을 받으면서, 슈탈헬름을 오토바이 헬멧 대용으로 많이 쓰고 다닌 탓에 백인 폭주족들을 묘사한 매체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오버워치의 데드락 갱단이나[20], 배트맨: 아캄 나이트의 폭력배들이 대표적.

1960년 초반 한국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에서 악역인 녹의 여왕 군대가 바로 동독식 슈탈헬름을 하고 나와 라이파이에게 털린다.

희대 망작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서도 등장. 후반부 적 NPC 병사들이 흰색으로 도색한 슈탈헬름을 쓰고 나온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FPS 게임 배틀필드 1의 동맹국 병사들이 착용한다. 고증을 철저히 지키기보다는 1차 세계대전의 기묘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품들이 뒤섞여 나오다 보니 1915년형, 1918년형, 초기 위장색을 칠한 추가장갑, 심지어 대전 초기 극소수 잠깐 쓰이고 말았던 슈탈헬름의 선배격인 게데 철모까지 등장한다.

메탈슬러그 시리즈모덴군독일군이 모티브라, 슈탈헬름을 쓰고 나온다. 모덴군 보병을 팔레트 스왑한 정규군, 아마데우스군의 보병도 마찬가지.

마징가 Z의 악역 철십자 군단도 군단장 브로켄 백작이 독일 국방군의 장군이었기 때문에 슈탈헬름을 쓰고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는 배트맨의 꿈 속 타락한 슈퍼맨의 병사들이 슈탈헬름을 착용하고 다닌다.

Warhammer 40,000에서 독일 제국군을 모티브로 한 데스 코어 오브 크리그 연대도 슈탈헬름을 사용한다.

GTA 5트레버 필립스는 오토바이를 탈 때, 종종 이 슈탈헬름을 쓰고 탄다. 상술했듯이 영미권 바이커 갱들이 오토바이 헬멧으로 애용했던 역사에서 따온 특징이다.

김수정의 초기작 O달자의 봄에 등장하는 학주 박기만 선생이 두발 검사를 할 때 여학생들의 머리에 이걸 씌워서 튀어나오는 부분을 가위로 자르는, 21세기엔 상상도 못할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나치 관련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울펜슈타인 시리즈에서도 당연히 나오는데, 작중 성능은 그야말로 장식으로 고작 권총탄 따위에도 맥없이 뚫리질 않나[21], 때리는 사람이 사람이다보니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주먹으로 팍 치자 우그러지기까지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적군에게서 분리되면 방어력 아이템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게 방어력이 꽉 찰 때까지 계속 먹을 수 있는지라 주인공인 B.J. 블라즈코윅즈가 온 몸에 슈탈헬름을 두르고 싸우는 밈이 되어버렸다.

스타워즈다스베이더가 착용한 투구가 슈탈헬름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다.

6. 관련 문서



[1] 한자 못지않게 단어를 직설적으로 붙여서 합성어를 만드는 독일어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름이다. 다른 예시로 이 헬멧 이전에 쓰던 피켈하우베(Pickelhaube)도 피켈(Pickel)은 꼬챙이, 하우베(haube)는 모자, 그냥 꼬챙이 모자다.[2] 물자 재활용을 위해 장갑 부분만 떼어 녹였다. 폐기를 피한 게데 철모는 극히 일부에 불과해 지금은 슈탈헬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희귀품이다.[3] 다만 거리가 좀 더 멀었으면 방어했을 가능성도 있다.[4] 저 정도면 NIJ 인증 Level II 내지 IIA 정도인데, 피탄 각도랑 탄종/거리에 따라서 다 완전히 복불복이라 그대로 대응할 수는 없지만 슈탈헬름은 일부 권총탄과 포탄 파편을 막았을 수도 있다.[5] 참조[6] 전쟁 중반부터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데칼을 붙이는 방식으로 바뀐다.[7] 국가방위군이었을 때도 독일 군대의 상징이었다.[8] 무장친위대의 경우 부대 마크를 그린 경우도 흔했다.[9] M1940 챙 부분이 말려진 것을 없앤 것이다. 공정을 더욱 단순하게 한 것.[10] Gew98 소총처럼 워낙 세계 곳곳에 뿌려졌기에 요즘도 분쟁 지역에 가면 가끔 튀어나오곤 한다.[11] 서독 국경경비대독일 제국군이 살아남았다면 당시에는 그 모습으로 행동했을 거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정도의 디자인을 지닌 군복을 채택했다.[12] 동독은 나치 시절 독일 국방군의 튜닉에 소련 철모의 영향을 받은 M1956을 얹어놓은 모양새인데 서독 국방경비대는 완전히 정반대로 헬멧은 구 나치 시절 슈탈헬름에 의복은 당시 미군 군복의 영향을 받은 물건을 착용하고 있다.[13] 우리 역사에도 있었듯 태평양 전쟁 말기에 전황이 악화된 일본 군부는 일본 내 온갖 물건을 공출해 갔다. 이는 조선 내에서도 실시됐다.[14] 소련 점령지는 1946년 독일해방계획의 일원으로 소련에서 생산된 공산품을 동독지역에 분배했다.[15]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영링 훈련용 헬멧이나 제국 해군 수병 헬멧과도 닮았다.[16] 덧붙여 공수부대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가해진 파생형인 M828 헬멧을 함께 채용했다고 하나, 이 M828 헬멧의 실사용례는 드물다.[17] 1992년에 개발된 M92의 독일연방군 전투부대용이 M826이며 의장대가 사용하는 것은 M826D라고 한다.[18] 여담으로 국군에 슈탈헬름은 없었지만 대신 KLO부대가 부족한 군복 수량을 채우기 위해 무장친위대 군복을 입기도 해서 독일 장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19] 1차 대전은 26권, 2차대전은 28권에 있다.[20] 단편 애니메이션 <재회>에서 애쉬 휘하의 바이커 갱들이 슈탈헬름을 쓰고 있다.[21] 실제로 슈탈헬름은 특유의 굴곡 때문에 관통 문제가 약간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