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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대한민국의 국물 요리로 소갈비로 만든 육탕(肉湯)이다. 함경도에서는 가릿국밥으로 별칭으로 가리탕이라고도 하나, 흔히 갈비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돼지갈비보다는 거의 소갈비를 쓰는 편이다.[1]갈비와 양지 등을 오랜 시간 동안 우려내고 국간장과 소금, 양념 등을 넣고 끓인다. 대체로 고기가 붙은 뼈를 건져먹고 나서 밥을 말아 먹어 마무리를 하는 편이지만, 식성에 따라 냉면이나 당면사리 등을 넣어서 먹을 수 있다.
갈비의 경우 주로 스테이크나 튀김 등에 쓰이는 소의 상등육, 불고기나 산적 등으로 쓰이는 소의 중등육, 그리고 국물이나 탕, 찜 등으로 쓰이는 소의 보통육과는 달리 구이는 물론 국, 탕으로의 조리가 공용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갈비구이와 갈비탕, 갈비찜 등이 나올 수 있다.[2]
조리상 강한 불에 맞췄다가 중간에 중불로 낮춰주고 고아서 고기가 흐물하게 익었을 때 무를 건져서 납작하게 썰어내며 갈비는 걷어내어서 다진 파, 마늘, 후추, 생강,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하고 국물은 식혀서 고기의 기름기를 걸러내고 빼낸다. 그리고 양념한 고기와 썰어낸 무를 솥에 넣고 더 끓이며 갈비는 토막내기 전 안쪽 뼈 위에 칼집을 내어서 고기가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사전에 찬물에 장시간 담가서 핏물 및 뼛조각과 기름기 제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사실 갈비탕은 이 핏물과 뼛조각 제거 작업이 길게 걸려서 그렇지, 커다란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만드는 것 자체가 까다로운 음식까지는 아니다.
결혼식 등 한국 잔치의 단골 음식으로도 등장한다. 하지만 요즘 결혼식 날 음식은 대체로 뷔페식이고, 거기 낑겨서 나온다면 맛은 기대를 안 하는 게 좋다. 갈비탕으로만 맞췄다면 꽤나 저예산 결혼식이다. 자세히 따져보자면 한국의 결혼식 등 잔치 자리에서 음식을 뷔페식으로 차려내는 것이 대세가 된 것은 90년대 이후의 일이고, 그 이전에는 손님 한 사람당 1인분씩 한 가지 메뉴(+약간의 부식이나 반찬)을 대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이런 잔치음식도 당연히 경제 발전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대략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무렵 정도에 대세였던 잔치음식이 바로 갈비탕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갈비탕이 대표적인 잔치 음식으로 인식된 것. 물론 60년대 무렵 내지 그 이전에는 갈비탕조차 다수의 손님에게 내기에는 너무 비싼 음식이었기에 국수가 더 주된 잔치음식이었다. '국수 먹다'라는 관용어가 결혼을 뜻하는 관용어로 자리 잡은 것도 이러한 관습 때문으로, 지금도 노인들이 결혼을 재촉할 때 "국수는 언제 먹여줄 거야?"라고 말하는 언어 관습이 남아 있으며, 국수가 갈비탕으로 바뀌고 나서는 갈비탕으로 결혼을 했을 법한 시절의 사람들이 "갈비탕 언제 얻어먹을 수 있겠니?"라는 식으로 어휘만 바뀐 채 여전히 관용어처럼 쓰이고 있다. 말하자면 당대의 경제적 상황에서 한꺼번에 대량조리하여 여러 사람에게 대접하기 편하고, 평소에 늘 먹던 음식보다는 조금 사치스럽지만 여러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힘들 정도로 사치스러운 것은 아닌 음식이 그 시대 잔치음식의 주류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갈비탕 역시 한 시대의 주류 잔치음식으로 자리잡았던 것. 따라서 2000년대 이후의 결혼식에서 피로연을 갈비탕만으로 맞췄다면 이는 음식 비용을 8090년대 수준으로 억제한 것이니 당연히 상대적으로 저예산 결혼식이 된다. 물론 갈비탕 자체의 질은 뷔페에 꼽사리껴서 나오는 갈비탕보다 메인 메뉴로 나오는 갈비탕이 훨씬 높긴 하다. 이런 갈비탕에 사용하는 갈비가 가짜 갈비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사실 가짜일 걱정보다는 해외에서 수입하여 방부제를 왕창 쓰는 미국산/중국산 통조림인지가 더 걱정되는 판이다.
실제로 저질 젖소 고기나[3] 심지어 야크 갈비를 이용한 갈비탕이 유통되어 문제가 되었다. 통조림이 아니더라도 저질 수입 소고기를 사용한 레토르트 식품도 많이 사용되며 분식집이나 고깃집에서 1그릇씩 파는 갈비탕은 거의가 이것이다. 레토르트 식품에 구색을 맞추기 위해 당면, 대추, 마늘 정도를 추가해서 파는 것이다.[4]
김치나 깍두기와 궁합이 상당히 좋은데 갈비탕 재료 특성상 건더기가 푸짐하지 못하기에 곁들이 반찬으로 내주는 김치나 깍두기를 자주 먹을수밖에 없다.
2. 상세
국밥의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소갈비를 쓰기에 보통 1만 2천원~1만 5천원 정도로 7천~9천원 선인 순댓국이나 뼈다귀 해장국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결혼식장이 아니라도 많은 식당이 한우 갈비탕을 파는데, 사실상 한우 갈비는 수지 타산이 안 맞기 때문에 한우 마구리를 많이 쓴다. 마구리는 갈비 옆에 붙어 있는 뼈와 살로 지방과 살의 비율이 1:1 정도에 연골과 힘줄 등 결합조직이 많아서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지 않다. (위 사진의 갈비탕에도 마구리가 섞여 들어 있다. 진짜 갈비는 위 사진 오른편에 있는 Y자 모양으로 갈라진 부분, 연골이 뭉쳐 붙은 부위가 없다.)
마구리도 갈비 옆 부분이라서 끓이면 맛은 갈비탕과 비슷하거나 지방과 연골이 많은 덕에 오히려 맛이 풍부한데, 값은 갈비의 1/7 정도로 매우 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당이 마구리를 사용한다. 국물은 맛이 괜찮지만 살은 확실히 적어 먹을 게 없다. 먹거리 X파일에서도 취재한 결과 서울 시내의 특급 한우 갈비라고 파는 1그릇 1만 원이 넘는 갈비탕도 마구리를 쓰고 있는 데가 많았다.
실제로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중 소고기 분할상태별 부위 명칭에 따르면, 대분할 명칭 '갈비'에 속하는 소분할 부위 명칭이 '본갈비', '꽃갈비', '참갈비', '갈비살', '마구리', '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로 구분되어 있어, 갈비에 마구리가 속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다. 따라서 법적 기준을 가지고 구분하면, 마구리탕은 갈비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사태로 끓여도 소고기국, 갈비로 끓여도 소고기국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처럼.) 가장 문제점은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 맛도 차이나는 부위를 넣고도 갈비탕이라며 팔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잘못이 없다 하더라도 가게의 양심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마구리가 본 갈비와 값이 같다면 별 문제 없는 일이 될 터이니.
찾기 힘들지만 마구리탕을 저렴하게 파는 집도 있긴 하고[5], 진짜 한우 갈빗대로 갈비탕을 끓이는 집도 있다. 보통 왕갈비탕으로 이름을 붙이며, 짧게 토막을 치지 않고 길게 갈빗대 모양으로 그대로 넣어 판다.[6] 참고로 고기는 등급이 높으면 좋은 거지만[7], 국물을 내고 푹 삶아 부드럽게 먹는 뼈나 갈비 같은 것은 소 등급이 높은 것을 쓸 필요가 없다. 등급이 높은 갈비 부위의 고기가 삶았을 때 부드럽고 식감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고등급 갈비에서는 기름이 너무 많이 나와 건져내야 할 정도가 되어 조리가 더 불편하며, 그 지방 무게만큼은 손실이 된다. 취향에 따라서는 너무 느끼하여 거북할 수 있다. 국물 낼 부위는 2~3등급이나 등외도 아무 상관이 없으니, 저렴한 등급을 써도 좋다. 국물 내는 데는 오히려 수소나 저 등급이 고소하고 진한 맛을 내며, 지방에서 비롯되는 감칠맛은 공짜나 다름없는 피하지방, 내장 지방을 넣어 같이 끓여 보충하면 된다. 이렇게 진짜 한우 갈빗대 쓰는 집들은 15,000원까지도 간다.
동네 중국집에서도 취급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중국집에서 취급하는 또다른 한식 메뉴들인 육개장, 제육덮밥, 오므라이스, 돈까스랑 같은 경우다.
말레이시아 요리에도 소갈비 대신 돼지갈비를 이용하여 허브를 넣고 끓인 바쿠테(肉骨茶)[8]란 유사한 요리가 있는데, 주한싱가포르 대사도 좋아하는 요리로 갈비탕을 뽑기도 했다. # 본래는 대영제국에 의해 말레이시아로 이주당한 중국 남부에서 거주하던 중국계 노동자들이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고안해 낸 음식으로, 현재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중국계가 민족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에서도 많이 맛볼 수 있다.
필리핀 요리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다. 불랄로(Bulalo)라는 음식인데, 소의 갈비뼈 또는 다리뼈 등을 핏물을 빼고 오랜 시간 끓여서 만든 음식이다. 다른 점은 갈비탕과는 다르게 옥수수나 깍지콩, 양배추, 대파 등 야채가 다양하게 들어가고 간을 위해 피시 소스가 들어간다.
프랑스 요리 중에서는 포토푀(Pot-au-feu)가 갈비탕과 비슷하다. 갈비를 비롯한 소고기 여러 부위를 당근, 순무, 양파 등 야채와 향신료 등과 함께 끓여 먹는다.
LG 트윈스 소속 야구선수 로베르토 라모스와 영국의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Kruise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다. 라모스는 아예 맛집 리스트를 써놓고 갈비탕을 먹으러 다닌다고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파라과이 대표팀은 경기를 한국에서 치렀는데, 파라과이의 골키퍼였던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이 요리를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가리[9]국밥이라는 것이 유명하다. 고기, 선지, 두부 등을 넣은 국밥으로, 먼저 국물만 남김없이 마시고 남은 건더기를 양념장에 비벼 먹은 뒤, 마지막에 국물을 다시 부어 깨끗하게 들이마신다.
[1] 집밥 백선생 시즌 3에서 백종원이 돼지갈비로 만든 갈비탕을 선보인 적은 있다. 물론 백선생 오리지날은 아니고 말레이시아 요리인 바쿠테에서 모티브를 얻었다.[2] 또한 조리 중에 낙지를 넣어서 갈낙탕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3] 젖소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 애초에 흔히 먹는 소고기 중 "한우"가 아닌 "육우"는 대체로 거세한 수컷 젖소이기 때문이다. 젖소가 문제가 된 이유는 우유를 다 짜내고 늙은 암컷 젖소를 도축해 얻은 고기가 질기고 맛이 없어서 생긴 일이다.[4] 사실 제대로 된 탕 요리를 만들려면 큰 솥이 필요하고, 식당 수준으로 계속 손님을 받으려면 이 솥이 가마솥 수준이 되어야 하며, 또한 탕 종류별로 최소 솥 2개는 있어야 솥 하나에서 탕을 끓이는 동안 다른 한 솥에서 국물을 데워 손님에게 낼 수 있다.(솥이 하나뿐이라면 만든 탕을 다 먹고 새로 끓이는 동안 손님을 못 받는다. 솥은 탕을 만들 때만 쓰고 데워내는건 냄비로 할 수도 있지만, 이러면 당연히 열효율이 나빠서 연료비 부담이 폭증한다.) 꼼수로 솥에서는 육탕 육수만 만들고 그 국물에 갈비탕 주문이 들어오면 갈비, 곰탕 주문이 들어오면 얇게 썬 고기를 넣어 내놓을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건 최소한 큰 솥 2개는 있어야 탕 요리를 만들어 팔 수 있다. 이런 큰 솥 여러개가 없는 식당에서 구색맞춰 파는 갈비탕 등은 조리상태로 포장판매하는 것을 사다가 데워주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갈비탕은 전문점에서 먹어야 맛이 있는거다.[5] 어떤 집은 마구리를 사용하지만 양지고기 등을 보충해서 산더미처럼 쌓아주는데 가격은 8,000원이라 점심 때마다 줄을 서는 곳도 있었다.[6] 주로 끝부분인 스페어 립을 사용한다. 본갈비는 구이용 맛있는 부위라 비싸서 아깝기도 하고, 뼈가 너무 커서 잘라서 조리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7] 국내에서는 육량 육색과 지방 함량으로 등급을 매기는데, 가장 중요한 비교 평가 기준은 지방 함량이다. 거의 지방 함량으로 등급을 결정한다고 보면 된다. 육량이나 색이 어떻든 마블링 없으면 무조건 저 등급으로 떨어진다. 이건 문제.[8] 한국식 독음으로는 육골차. 말 그대로 돼지뼈를 우린 국물이란 뜻이다.[9] 갈비의 옛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