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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6-05-28 21:53:48

모병제

모병에서 넘어옴

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대한민국의 모병제 도입 찬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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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용병과의 차이4. 장점5. 단점6. 모병제에 대한 논쟁
6.1. 병력의 수준이 하락한다?
6.1.1. 그렇다는 의견6.1.2. 아니라는 의견
6.2. 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다?6.3.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6.4. 문민통제를 하기 힘들어진다?6.5. 돈이 많이 든다?
6.5.1. 징병제보다 돈이 적게 든다6.5.2. 징병제보다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6.6. 병역자원의 학력이 낮아진다?6.7. 전역도 자유롭다?6.8.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6.9. 모병제로 군인 대우가 좋아진다?
7. 관련 문서

1. 개요

모병제(, All volunteer military system (AVMS)는 자원자로만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제도이다. 전적으로 본인이 군대에 소속하는 것을 희망하는 경우로, 징병제의 반대 방식이다.

다만 모병제 국가도 본토가 공격받거나 큰 전쟁이 터지면 징병제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전시 징병제'라고 부른다. 미국은 평시에는 모병제를 시행하지만 전시에는 징병제로 전환되며 평시에도 전시 상황을 대비하여 남녀 모두 성년이 되면 전시 징집 동의서에 등록한다. 이를 거부할 시 미국 법령에 의거해 처벌된다.

현재 모병제를 채택한 국가로는 미국[1], 중국[2], 독일[3],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4] 등이 있다. 아이슬란드, 캐나다,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은 병역 의무가 법적으로 없다.

2. 역사

개념 자체는 전근대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세부적인 성격은 시대마다 다르다.

전근대의 유럽에서는 용병을 고용하거나 직업군인으로 군대를 구성한 사례가 다수였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전근대 시대에선 식량 생산(1차 산업)이 국가 경제 기반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이 대다수인 백성들을 징집하면 농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이는 국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상비군을 유지하려면 직업 군인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용병이나 직업군인들을 따로 고용할 필요가 있었다.
2. 전근대 징집병들은 자신이 왜 군복을 입고 고위직들의 명령을 들으며 목숨을 바쳐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당연히 충성심이 강하게 발휘되긴 힘들었다. 이들을 지휘하는 장교들도 '징집병들을 과연 믿고 지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차라리 대가라도 지급하면 신뢰할 수 있는 용병 및 직업군인이 필요했다. 전근대의 군주들이 따로 친위대를 구성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현대적 모병제 개념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계기는 냉전의 종식과 베트남 전쟁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더 이상 무작정 정부의 전쟁 수행 강령을 따르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개인주의가 퍼져나가면서 징병을 '영광스러운 의무'가 아닌 부담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5] 이 때문에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이 여론 및 국력 유지 면에서 더 부합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세계적으로 현대의 모병제를 갖춘 형태로 전환되었다.

3. 용병과의 차이

군인 상당수가 사회 하층 인구로 구성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병제 국가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큰 틀에서 보면 모병제도 결국 용병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용병 자체가 가진거라곤 몸밖에 없던 가난한 이들이 먹고살기 위해 투신했던 인류 최초의 직업 중 하나였으니 이는 당연하다.

'군인을 업으로 삼으며 대가를 받는다'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별개다. 가장 큰 차이점은 그 '계약'의 주체다. 모병제는 국가와의 '독점적인' 계약을 행하는 반면 용병은 계약 주체를 상관하지 않는다.[6] 즉, 모병이 '국가 공무원' 혹은 '공기업'이라면 용병은 '민간 기업'이다.

4. 장점

5. 단점

6. 모병제에 대한 논쟁

6.1. 병력의 수준이 하락한다?

6.1.1. 그렇다는 의견

아무래도 모병제는 사회에서 다른 직업을 찾기 어려운 낮은 학력에 가난한 사람들의 입영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징병제도 입영 인원이 부족할 경우 병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군복무에 큰 어려움을 겪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도 입대시키고 있긴 하나 기본적으로는 모든 이들이 징집 대상이 되는 만큼 고학력자[17]도 수급할 수 있고 전체적인 수준은 국민 평균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18] 모병제 역시 요구되는 병력 규모에 비해 지원자가 부족하면 신체 건강하지 않더라도 몇 안 되는 지원자다 보니 입영이 허용될 수 있다. 결국 병역 자원이 군사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느냐는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에 따라 요동치는 복잡한 문제다. 전세계적으로 병역을 수행할 수 있는 젊은이의 숫자는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으며 이에 각국이 사정에 맞게 비대칭전력의 증강이나 신무기와 장비 도입, 기계화 등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대에는 머리를 쓰는 기행보직 병들도 많으며 전투병조차도 전술 습득 역량 및 교리에 대한 이해도가 우수할수록 좋은 게 사실이므로 군의 입장에서 고학력자가 많아질수록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억지로 끌려올 경우 축 처지는 사기와 떨어지는 의욕으로 인해 징병제의 경우 들어맞는다 보기는 어렵다고 하나 징병제 하에서도 열심히 하는 만큼의 보상이 따라오는가의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이스라엘처럼 전투병과 비전투병 간 급여에 차등을 두는 등을 통해 현역자원에서 힘든 업무를 수행하는 인원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 예비군 훈련은 조기퇴소라는 장치가 생기면서 그것을 얻기 위해 예비군 훈련을 열의를 가지고 받는다. 즉 노력하는 만큼의 대가가 따라오도록 혜택을 확실하게 마련한다면 징병제 하에서도 의욕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 징병제의 경우 당근이 안 통하는 인원들이 존재하기에 강압적인 군대라고 하는데 당근이 안 통하는 인원들에 대한 채찍이라는 수단은 징병제만이 아니라 모병제 군대에서도 존재한다. 민주주의 및 시민적 감시 강화로 과거처럼 병영부조리를 통해 채찍을 사용하는 경우는 갈수록 줄어들고 어려워지고 있다. 채찍을 사용한다고 해도 가벼운 처벌은 휴가 감일, 무거운 처벌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징계를 부과하는 식으로 처리한다. 이런 방식으로 채찍 사용하는 게 모병제에서의 채찍에 비해 반드시 강압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6.1.2. 아니라는 의견

지휘관의 선발 기준은 모병제에서도 높은 편이며, 미군 지휘관들은 정계에도 진출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한다. 인천 상륙 작전 성공에 대해 맥아더 장군의 전략, 전술의 공으로 치하하듯이 전장에서 사병들 개개인의 능력치보다는 지휘관의 비중이 높은데, 마치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를 노가다 아저씨가 지어도 유능한 대기업 소속 직원이 관리 감독하는 것을 믿고 브랜드 아파트에 신뢰를 보내며 건물이 무너질까봐 불안해하지는 않는 것처럼, 유능한 지휘관이 이끄는 부대라면 징병제보다 사병 수준이 떨어진다한들 안보가 무너질까봐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조기퇴소로 예비군 훈련 때 의욕을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하나 한국의 징병제에서 조기전역은 없기에 '조기퇴소 없는 예비군'에 비유할 수 있다. 더군다나 목숨까지 걸린 문제라면 자원이 아닌 이상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무리 머리 좋고 체격이 좋아도 몸을 사리는 이상 능력치는 발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 중에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대목이 이를 반증한다. 더군다나 조기퇴소라는 당근에도 불구하고 그냥 관심없다며 설렁설렁하는 예비군들도 분명 존재하는데, 미꾸라지 한 마리가 부대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에 한국 현역 군대의 분위기가 강압적인 이유이다. 반면 모병제에서는 전원 당근에 혹하고 군대가 할 만하다고 느끼며 스스로 참여한 자원들이니 좀 더 적극적인 부대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다.

1960년대 미국 타임지에서 올해의 인물로 '청년'을 선정할 정도로 학력 수준도 높고 부유하게 자란 세대였는데, 그러자 인권에 대한 개념이 싹트며 반전운동이나 징병제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 등 과거처럼 국가의 명령에 순순히 복종하지 않고 반발을 보였기에 모병제 논의가 싹트기 시작했다. 실제 무하마드 알리도 올림픽 금메달을 집어 던지며 징병 거부하여 처벌받았을 정도였으며, '국가가 나에게 해준 게 뭐냐'며 반정부 여론이 싹트고 히피족들이 활개를 쳤다. 한국에서도 MZ세대들이 징병제를 비판하는 비율이 높고 과거처럼 '남자는 군대가야 한다'라는 말에 큰 거부감을 보이거나 모병제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아졌듯이, 오히려 사병들 개개인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국가의 명령에 순순히 복종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진다. 실제 20세기에 '남자는 군대 가야 한다'라며 군대에서 열심히 구른 사병에 비해, 설사 학력과 체격이 좋아졌어도 징병제에 거부감을 보이는 순간 능력치는 반감될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 본토가 위협당하지 않는 베트남전 당시 징병제로는 사기를 올리는 한계가 뚜렷했다.

미군 신병훈련소의 교관은 "너 집에 가서 다른 일 알아봐라"며 약올리면서 인내심을 테스트하는데, 실제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에는 밀리터리에 환상을 품고 왔다가 울면서 짐싸는 청년들도 나왔다. 즉 훈련소에서는 체력과 훈련 수행능력만이 아니라 인내력과 의지력 등 멘탈적인 면도 테스트한다. 이런 '지옥의 테스트' 과정을 거쳐 '반드시 군인이 되겠다!' 라는 의지로 살아남아 '악역'을 맡았던 지휘관에게 축하한다고 칭찬을 받으며 '성조기 미군 마크'를 득템하면 부대 마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성취한 신병들이라면 사기가 높을 수 있다.[19]

6.2. 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취업난에도 모병률은 처참하다. 3D업종엔 사람을 못구해 외국인 노동자 쓰는 실정인데, 한국에서도 원하는 직장이 아니라며 '그냥 쉰다'는 '자발적 구직 포기자'들이 2024년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가까운 공장조차 힘들 것 같다고 기피하여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그 청년들이 외딴 오지에 있는 군대에 환상을 가지고 몰려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노숙자들조차 취업을 연계시켜준다는 노숙자 쉼터도 거부하며 그냥 노숙 생활을 하면서 무료 급식소에서 이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사는 시대에 '살기 위해' 군대에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적성이 존재하고 직업 역시 적성을 타는데, 특히 군대의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페널티는 특출난 적성이 아니면 버틸 수가 없다. 당장 입영대상 남성들이 사회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사회복무요원, 하다 못해 상근예비역만 되어도 기뻐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이 착취당한다고 해도 '사회에서 출퇴근 복무'라는 메리트 하나만으로 이렇게나 열광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복무기간이 2배 더 길고 업무강도도 빡세지만 '출퇴근 복무'를 시킨다면 병역기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합숙'을 시키는데, 그만큼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군대의 특성은 적성에 맞지 않으면 힘들기에 군인은 알바처럼 잠깐 돈 벌겠다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 수 있다. 반면에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패널티를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긴 하나 당장 먹고 살기 급급한 상황에서 군대가 아니면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경우 결국에는 군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자위대 입대에 대해 야쿠자 다음으로 사회 밑바닥이라는 인식이 생긴 게 아니다. 즉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인간의 생존본능의 문제를 무시하면서까지 사회와의 단절 문제가 대두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2018년 아베의 총리 시절 연설에서 "오늘날 국민의 90퍼센트는 자위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물론 아베도 "자위대의 존재는 한때 엄중한 감시의 대상이 되어 왔다"고 하지만 이것은 사회 하류층이라서가 아니라 2차대전 전후에 일본이 나라가 절단날 뻔 했기에 군대 자체가 악으로 취급되어 당시 교사가 자위대를 살인자 집단으로 불렀다는 증언까지 있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자위대원이 되겠다면 "할 짓이 없어서 그런 나쁜 일이나 하냐?"는 의미에서 야쿠자에 비유될 정도로 나쁜 인식이 있었던 것이지, 단순히 사회 밑바닥이라고 무시당했던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단순히 하류층이라고 멸시를 당한다면 노가다 인부들이나 청소, 배달 등 하류층들이 많이 종사하는 일이 넘쳐나는데, 유독 자위대만 차별받아야할 이유는 없으며 현대사회에서는 그렇게 직업을 멸시하는 사람이 멸시를 당하곤 한다. 특히 자위대는 동일본 대지진에서도 많은 구호 활동을 해서 인식이 대폭 올라갔는데, 본인이 죽을 뻔한 상황에서 소방대원이나 자위대원이 나타나 구해주면 생명의 은인으로서 고마워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므로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펼치는 자위대에 대한 인식은 꽤나 좋아졌다. 그러나 정작 자위대원으로 입대한다고 할 때의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다. 프리터로 살지 자위대원이 되려는 사람은 별로 없는 이유는 프리터는 쉽고 자위대원은 위험하고 어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위대로의 입영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 역시 야쿠자처럼 직업으로써 종사하기에는 3d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 현대 일본 창작물에선 한심한 주인공을 주로 니트족이나 프리터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으며(도박묵시록 카이지 등) 굳이 자위대원을 폄하하는 묘사는 보기 힘들긴 하다. 그러나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개적인 매체에서 타 직업과는 달리 자국 군인을 희화화하는 것은 웬만하면 꺼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6.3.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장교를 제외한 군인은 기피직업이었기 때문이다. 징병제 하에선 원칙적으로는 부유한 집안의 청년도 가난한 집안의 청년도 결격 사유가 없으면 강제로 입대를 해야 하므로 일견 공평해보인다. 그러나 징병제도 사회적 신분에 따른 불평등은 여러 방면으로 존재한다.

베트남 전쟁 사령관이었던 크레이튼 에이브럼스은 전투력이 떨어지는[20] 하류층은 최전방으로 보내지고 전투력이 높은[21] 고위층 자제들은 후방에서 놀았던 주제에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라고 꺼드럭대는 상황을 인식하고, 순환복무 제도의 초석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급장교 시절(베트남 전쟁 당시) 이런 일을 직접 겪고 분노한 콜린 파월은 참모총장이 되자 베트남 전쟁 당시 0.7%에 불과했던 후방 부대 군인들의 파병 비율을 걸프전 때 40%대까지 올렸다. 이 순환복무제도는 당시 미군이 모병제였기에 제 기능을 발휘했다.[22] 모병제든 징병제든 고위층 자제들은 실제 전방에 나가는 사례가 드물다.[23]

즉, 징병제건 모병제건 가난하고 별 다른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최전방이나 격오지 전투부대로 끌려가지, 능력이 있거나 부모 빽이 든든한 사람들은 대부분 후방으로 빠져나간다. 부의 재분배나 계층 이동의 여지가 있는 모병제와 달리 징병제는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길뿐이다. 그러나 병역비리로 빠져나가는 것은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국민들의 감시가 강해질수록 어려워지고 줄어들기는 한다. 상류층들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주로 기행 병과로 빠지는 편이다. 이는 상류층일수록 평시는 물론 전시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정보의 불균형과 합법적인 방법을 이용해 편하고 안전한 부대로 빠질 요건을 충족하기 쉽고, 또한 양질의 교육을 받고 학력이 좋다 보니 머리를 쓰는 보직이 많은 후방 기행 분야로 배치받는 것이다.[24]

그러나 이 문제의 핵심은 상류층들이 기행 병과로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후방으로 빠진다는 것이 문제다. 전방이라고 무식하게 힘쓰는 보직만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전방일수록 절대적으로 학력 좋고 머리 좋은 고급 인력의 충원이 절실하다.[25] 위에서 예시로 든 베트남 전쟁 또한 능력이 좋아도 빽이 없는 하류층 출신은 대부분 전방으로 끌려갔으며, 후방 배치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빽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26]

물론 이런 식으로 상류층 자제들이 합법적으로 후방 기행 병과로 빠진다고 해서 상류층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다.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이 아닌 이상 후방에서 안전하게 복무한 것도 어찌됐건 군인으로 복무를 한 것이기 때문.

가난한 사람만 군대에 간다는 생각은 모병제 시행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다만, 모병제의 도입이 빈곤층에게 ‘대학다니며 알바해서 학비 처리하기’ or ‘군대에서 몰아벌어 해결하기’라는 선택권을 제공한다고도 볼 수 있다. 징병제는 일반적으로 그러한 선택권조차 제공해 주지 않는다. 베트남 전쟁 당시 후방에서 놀고 먹던 상류층 자제들이 전후 자신들도 참전용사였다고 꺼드럭댔던 것처럼, 아무 보상도 없이 최전방에서 목숨걸고 싸운 이들에게 유일하게 주어진 명예마저 무임승차로 훔쳤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최전방에 복무하는 이들에 대해서 그만큼의 추가적인 보상이나 혜택을 부여하는 식으로 명예를 지켜주는 게 가능하며,[27] 상류층이 병역 자체를 전혀 하지 않는 것과 하는 것은 큰 차이이기에 모병제에 비해 징병제가 가난한 사람만 가는 군대를 방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유시민은 모병제 관련 토론에서 모두가 공평하게 힘든 일을 해야 한다면 자본주의를 할 게 아니라 공산주의를 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되면 불공평하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한국 사회에는 막노동 등 고되면서도 대우받지 못하는 직업들이 넘쳐나는데, 이런 업무를 징용해서 처리하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며, 조선인민군의 건설부대는 군인이라는 신분을 달아준 막노동꾼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애초에 북한은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 징병제 국가 중 2024년 현재 최상위권의 병 급여를 지급하는 우리나라나 역시나 징병제 국가 중 병역에 대해 분명한 보상을 지급하는 이스라엘 등의 선진국 징병제 국가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미 한국 언론에서 공개된 결혼 정보업체 회사의 등급표에서는 고소득직과 저소득직을 구별하여 등급을 매겨놨는데, 막노동은 등급에서 찾기도 힘들 정도이니 가난한 사람들만 특정 직종에 몰리는 게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공산주의가 적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공산주의도 결국 빽으로 좋은 일자리에 배정받곤 하니 상류층이 편한 일을 독점한다는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는 가난한 사람들만 군으로 몰리고 상류층은 병역 자체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모병제의 문제와 다를 바 없다. 즉, 앞서 주장한 유시민의 발언은 현실 사회에서 공산주의의 내재된 모순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생각이다.

6.4. 문민통제를 하기 힘들어진다?

징병제 실시가 곧 문민 통제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얀마는 병사만 징병하며, 장교들은 자신들만의 사회를 만들어 일반 국민들과 섞여 살지 않는다. 이로 인해 미얀마는 군부의 내부 분열이 일어나기 어려운데, 이는 병사부터 장교까지 징병하는 대한민국은 문민 통제에 도움이 된다는 반증이다.

통신 기술의 발달이 문민통제를 더욱 수월하게 했다는 점도 있다. 2차대전이나 그 이전의 역사를 예시로 징병제와 문민 통제의 관련성을 부정해 봐야, 현대와는 전혀 상황이 맞지 않는다. 사실 부대 내 공중전화가 설치된 시점에서 이미 내부 고발은 쉽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오늘날과 같이 문자 하나면 병사 개개인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쿠데타를 꾀하는 것은 목숨을 건 도박이다.

그러나, 징병제를 폐지할 경우 위의 서술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직업군인들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갖는데 무엇을 위해서 목숨걸고 내부 정보를 밖으로 유출시키겠는가? 물론 일부 양심있는 장병은 자신의 앞날을 포기하면서까지 문민통제를 위해 희생할지도 모르나, 당장 우리나라도 의무 복무 중인 장병들이 정보를 유출한 경우가 대다수다.

다만, 이렇게 문민통제로 징병제를 정당화하기엔, 정작 자유민주 진영의 대표적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모병제이고, 북한이나 러시아, 그리고 위에 언급한 미얀마도 징병제라는 특성이 있다. 러시아도 나름 민주주의이긴 한데, 징병제라고 해서 모병제인 미국이나 유럽보다 문민통제가 잘 된 것도 아니다.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만 비교해 봐도, 모병제냐 징병제냐 보다는 그 나라의 정치체제가 문민통제에 결정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다.

6.5. 돈이 많이 든다?

6.5.1. 징병제보다 돈이 적게 든다

징병제는 사회에서라면 학습, 생산, 소비활동을 했을 사람들을 병영에 묶어놓는다. 징병으로 발생하는 많은 비용을 고려한다면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징병제가 더 클 수도 있다.

모병제를 하는 미군에서는 모든 비전투용 소모품은 개인이 구매하도록 하고 또한 기지 안팎의 각종 사역은 웬만하면 PMC가 담당한다. 전투복이나 개인용품은 훈련소 때 초도 보급만 하고 이후는 병사가 알아서 구매해야 한다. 미군 PX와 BX가 물품이 다양하고 일과시간에 늘 열려 있는 것도 피복류와 위생품은 사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권총도 의외로 미군 규정에 분대장 이상 지휘관(자)부터 보급을 하는 것이다. 사병은 거의 PX에서 구매한 것 이외에는 몰래 쓰는 거다.

6.5.2. 징병제보다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한국 상비군은 36만 5,000명을 포함해서 50만 명은 유지해야 하고, 이와 별개로 장비는 계속 좋은 걸 구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28]를 미군 수준에 맞춰서 지급한다면 최소 40조 원이 지출된다. 무기나 장비는 도입만이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도 들어간다.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국방력을 갖추려면 유지보수 비용과 신무기 도입비까지 포함해서 최소 60조 원 이상은 필요하다. 중국과의 전면전까지 염두에 둔다면 미국의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야 하므로 더 들어갈 수 있다.

6.6. 병역자원의 학력이 낮아진다?

미국에서 징병제가 운영되던 1956년에는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생 750명 중 과반 이상인 450명이 군대에 입대했지만 모병제인 2006년에는 1,108명 중 오직 9명만이 군대에 입대했다.#

모병제 찬성자들은 시키는 대로 복종하기만 하면 되는 사병에게는 높은 수준의 학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낮았던 시절이라고 사병 역할을 하는데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군대는 기술직 병 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일반 보병도 소부대 전술 등 전술 습득 역량이 높을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다. 모병제 찬성자들은 징병제가 병을 오합지졸로 만든다 주장하면서 현대전에서는 병 하나하나의 전문성도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같은 이유로 모병제 병의 학력 문제를 지적하면 애써 외면하려 든다.

모병제 반대자들은 미국에서 징병제가 운영되던 시절에 명문대생들이 입대했다는 점은 언급하지만, 그래서 과연 그 명문대 자원들로 구성된 미군들이 실전에서 얼마나 효과적이었느냐는 점은 애써 외면하려 든다. 그 높은 자원으로 구성된 미군은 정작 당시 베트남전에서 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섬멸작전 같은 명령에 "내가 대체 왜 여기서 죽어야 하냐"며 오히려 상관을 쏴죽여버리는 프래깅이 빈번했기에 이후 모병제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는 애초에 월남전이 시작된 계기인 도미노 이론으로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 남베트남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며 국토에 대한 자체적인 통제력도 상실한 채 정권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인한 혼란만이 가중되는 파탄국가였는데도 미국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단지 반공 성향이라는 이유로 남베트남을 지지했다. 게릴라는 인민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라고 모택동이 말했듯이 현지 주민들의 지지를 잃은 이상 만약에 당시 미군이 모병제로만 이루어진 대군이었다고 해도 절대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었다. 반면 미국의 징병제 시기 전쟁이었던 2차대전의 경우 나치라는 희대의 불량집단을 상대한다는 어느 누가 봐도 명백한 명분이 존재했으며, 6.25 전쟁은 당시 현지 주민이었던 한국인의 반공의지가 있었기에 월남전과 같은 문제가 없었다. 한마디로 월남전의 패배는 병역제도가 아니라 전쟁의 당위성 및 현지 민심 이반이 근본적인 이유이다.

모병제 반대자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명문대생들의 높은 지성을 찬양하는 한편, 이들이 억지로 끌려와 까라면 까라고 고분고분 말을 들을 것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당시 신발도 제대로 못신고 못배웠던 베트콩이 더 용맹하게 싸웠고 기꺼이 희생을 택했다. 반면 금수저 명문대생들은 빽을 써서 후방으로 빠지는 등, 국가를 위해 이 한몸 바치겠다는 충성심보다는 편하게 복무하는 데 집중하는 문제가 발생했었다. 사람이 똑똑해지고 부유해질수록 몸을 사리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당시 미국의 월등한 학력 수준이 못배운 베트콩보다 더 전투력에서 우월성을 발휘했다는 증거도 없으며, 오히려 베트남전에서 철수하는 굴욕을 겪었다. 물론 당시 미군의 사기가 낮았고 베트콩이 사기면에서는 월등했던 것 자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금수저의 경우 양질의 교육을 받다 보니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도 그만큼 높았던 게 현실이다. 금수저라고 해서 전부 명문대생은 아니므로 빽을 쓴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명문대생인 만큼 주로 머리를 쓰는 보직인 기행병과에 많이 배치되었던 면이 있고 기행병과이다 보니 전방보다는 후방 근무가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전방에도 기행병과 수요가 있는 만큼 금수저 명문대생이라고 해서 전방에 배치되는 경우가 없지도 않았으며, 월남전으로 인해 늘어난 병력만큼 장교 자원의 수요 역시 늘어나다 보니 장교로 전투 병과를 간 경우도 존재했다. 낮은 사기와 사리는 면모의 경우 징병제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 월남전의 근본적인 속성의 문제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당시 미군은 동맹인 남베트남의 부패한 현실, 남베트남 정권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민심 이반, 반공 전쟁보다는 외세와의 투쟁이라는 인식의 대세화, 그로 인한 본국에서의 반전 열기 등으로 인해 싸워야하는 이유를 잃어버리고 염전 사고 및 자기 안위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봐야 한다.

모병제 찬성자들이 말하는 병 하나하나의 전문성은 군대에 입대해 장기간 복무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언급한 것인데, 실제 조금 짬밥찰만하면 전역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노가다 10년차 아재가, 고학력 금수저가 잠시 사회체험한다고 노가다 알바하는 것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없듯이, 해당 분야에 장기간 복무하며 쌓이는 짬밥을 말한다. 다만 학력이 높을 경우 해당 전문성을 획득하기가 그만큼 쉬워진다. 대표적으로 구 아프간군이 있다. 학력 수준이 저조한 덕분에 모병제를 시행하며 근속년수가 길어도 전문성이 좋다고 할 수 없었다. 반면에 이스라엘군은 징병제여도 강군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히 직접 전투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현지민과의 관계에도 신경써야 한다. 양국 간 문화나 풍습 차이로 인해 대민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고 이는 아군이 고전하는 사유로 작용한다. 모병제로 전환한 현대 미군이 아프간에서 패배한 주요 사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지속적인 대민물의였다. 물론 징병제인 월남전에서도 미군의 대민물의로 인한 민심 이반이 있었으나 베트콩과 북베트남군이 벌인 대민물의의 규모가 더 컸다는 것을 감안하면, 애초에 남베트남 정권 내부의 타락한 현실로 인해 반공 전쟁이 아니라 외세가 설립한 괴뢰정권의 갑질로 낙인찍혀버린 남베트남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를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당장 미국의 징병제 시절인 2차대전이나 6.25 전쟁은 아프간 전쟁과 동급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대민물의는 아니었다. 즉, 이러한 문화나 풍습 차이로 인한 인식은 군이 아니라 민간에서의 교육제도를 통해 획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학력자 군인의 수급이 중요한 것이다.

6.7. 전역도 자유롭다?

모병제도 의무복무기간 중이나 전시에는 마음대로 전역할 수 없으며 정식절차를 밟아야 한다. 따라서 사표 내고 훌쩍 잠수탈 수 있는 일반 직장에 비해서는 자유롭진 않으나, 징병제에 비하면 자유로운 편이다.

한 예로 미군에서 이등병(Private, E-2) 계급으로 의무 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전역하고 싶다면, 조기 전역 절차를 밟는 과정이 필요하다. 군 생활 적응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지휘관에게 상담을 요청하여 전역을 진행할 수 있는데, '적응 부진 사유'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만약 질병 등으로 인한 것이라면 의학적 사유로 제출할 수 있으며, 집에 무슨 일이 터졌다든지 하는 개인적인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기타' 등의 사유로 지휘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면 지휘관의 판단하에 전역절차를 밟게 된다. 이 경우 지휘관이 타당한 사유라고 본다면 전역 후 의료 혜택 등을 받을 수도 있으나, 복무 불량 등으로 인한 것이라면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단, 다짜고짜 지휘관에게 찾아가 '나 적응하기 힘들어서 집에 보내줘요'라고 요구한다고 즉각 집에 갈 수는 없다. 절차가 필요한데, 우선 부대내 정신건강상담소를 통해 적응 장애라든지 우울증, 불안 등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진단 기록을 남겨야 조기 전역의 근거 자료로 제출할 수 있다. 반대로, 오히려 지휘관이 보기에 신병이 적응 못해서 힘들어하고 부대 분위기 해치는 고문관이라고 판단하면, 오히려 '적응 실패' 사유로 먼저 전역을 제안할 수도 있다.

미군 지휘관은 적응 불능 신병을 전역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단 즉흥적으로 쫓아낼 수는 없으며 절차를 밟아야 한다. 훈련이 미달되거나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꾀병 등 요령을 피우거나 군무를 기피하는 등 물을 흐리면 지휘관은 징계성 전역을 추진할 수 있으며, 1회 이상 상담을 통해 기회를 줘야 한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군대가 아니라서 '공무원' 신분인지라 의무기간 중에라도 법적 처벌 없이 자유롭게 전역이 가능하다. 물론 일반 직장처럼 하루 만에 사표 던지고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중도에 본인이 계약을 깨는 것이므로 소속 부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모병제는 입대자와 군부대가 상호 계약을 하고 입대가 성사되는데, 그 계약에는 계약기간이 있다. 훈련병이나 사관생도, 사관후보생으로서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기간은 계약기간에서 제외시키므로 중간에 마음대로 나갈 수도 있지만, 이등병 또는 소위가 된 후에는 계약기간을 다 채워야 제대할 수 있다. 모병제의 진정한 의의는 군대가 싫다는 놈을 입대시키지 않는 것이기에 훈련병 또는 사관생도 기간을 통해 해당 인원의 적합 여부를 판별한 후 계약을 시작한다.

최종 복무계약을 할 때 최소복무기간을 둔다. 거하게 사고를 쳤거나 군복무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으로 제대를 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간에 전역이 불가능하다. 굳이 군대만이 아니라 정규직의 경우 대부분 계약기간이 존재한다. 모병제에서의 최소복무기간도 이와 같은 개념인데, 그래도 민간영역에서는 상부에 설득하면 퇴사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군대는 특성상 중도 자진 사직이 매우 어렵다.

게다가 복무기간이 다 끝나도 스톱 로스가 떨어지면 강제로 복무연장된다. 모병제의 장점이라던 개인의 선택권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해버리는 악질적인 장치. 계약기간을 이행했음에도 붙잡아 둔다는 점에서 모병제의 병력수급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외인부대 같은 경우 초기 훈련 4개월 동안은 언제든지 짐 싸서 나갈 수 있다.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붙들어봤자 내부 불만 세력이 되지 전투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일단 쏠닷으로 임관하면 그 시점부터 최소복무기간 5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쏠닷을 달고 나서 최소복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둘 경우 비원대복귀로 간주하여 추격한다.

다만 이는 탈영인 경우고, 개인적인 사정상 도저히 못할 것 같은 사람을 붙들어매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외국인 용병의 경우는 본국으로 휴가 떠나서 아예 안 돌아오는 식의 탈영을 하는데, 이미 휴가가기 전에 짐을 싸는 등 징조가 있어도 암묵적으로 용인되곤 하기에 딱히 부대에서 사고치고 도주한 게 아닌 이상은 그냥 놔주는 경향이 있다.[29] 프랑스 외인부대도 명색이 정부의 정규군인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도저히 못하겠다고 읍소하는 사람은 놔준다. 단 어디까지나 정석적인 복무 부적합 판정등의 절차를 밟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에 주의. 다짜고짜 탈영하면 프랑스 군법에 따라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6.8.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

모병제를 시행할 경우 징병제에 비해 병영부조리가 줄어들 수도 있고 별다른 차이가 없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둘 다 존재한다. 사실 일반 직장 내의 부조리도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군대라는 직장은 더 폐쇄적이고 계급간 상하관계와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위험한 총기 등을 다루니 군기가 필요한 단체생활 특성상 일반 직장에 비해서 부조리가 더 심할 여지가 크다. 당장 간호사들의 갈굼인 태움만 봐도,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간호사들이 단체로 생활하며 약품을 다루는 특성상 군기도 필요하고 다소 폐쇄적인 특성상 발생한 것임을 떠올려 보자.

징병제의 문제는 억지로 끌려온 애들이 오직 전역날짜만 꼽으면서 할 일 없으니까 후임을 괴롭히다가 윤일병 사건 등을 터뜨리는 식이다. 모병제라면 계속 다닐 직장의 개념이므로 후임을 지나치게 괴롭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진급 등 본인의 앞날에 지장이 있을 수 있기에 다소 통제가 되는 면이 있고, 또한 후임 역시 윤일병처럼 학대당한다면 전역 각오하고 뒤집어놓을 우려도 있다.

한국에서는 24시간 옆에 붙어서 괴롭히는 고참들에 대해 소원수리를 쓰고 별짓을 다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더 가혹한 보복이었다면서 도저히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서야 겨우 군대를 탈출한 사례도 있긴 하나 당시와는 달리 현재는 휴대폰 사용이 풀리고 지고 SNS가 발달하면서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며 줄어들고 있다. 즉, 자정 작용이나 시민적 감시가 쉬워짐으로써 징병제 하에서는 병영부조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극단적인 경우라면 그런 상황까지 치닫기 전에 사회에 알리기 쉬워지는 것이다. 미군의 경우 부대내 정신건강상담소를 통해 적응 장애, 불안 등을 호소하면 절차를 밟아 의무복무 기간 중에라도 전역이 가능하며, '공무원' 신분인 일본 자위대는 더 자유로운 편인지라 의무복무 기간 중에라도 법적 처벌 없이 자유롭게 전역이 가능하다.

징병제 국군의 경우 군대를 벗어나기 위해 급기야 몸에 불을 질렀을 정도라면 현역부적합심사를 통해 미군이나 자위대처럼 전역할 수 있으며, 윤일병의 비극이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다는 점에서 파생되었는데 심사를 해주지 않고 은폐할 경우라면 징병제 하에서 시민적 감시를 확고하게 함으로써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징병제의 특성상 벌어지는 악용문제가 존재하는데 단순히 적응이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전역이 허용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렇기에 현역부적합'심사'인 것이다. 힘들다는 하소연이 아니라 병영부조리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존재한다면 현역부적합심사에서 이를 허용해 준다.

문제는 현역 복무 부적합심사에서도 나와 있듯 정신문제 사유로 판정을 받으려면 신체 등위 5급 수준에서나 가능하고 4급조차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인데, 즉, 어지간하면 관심사병 선을 넘어서긴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관심사병들 중에도 정말 상태가 좋지 않는 장병들도 존재하나 그냥 관심사병이란 딱지를 붙인 채 부대생활을 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이는 사실 입영인원 부족으로 인해 부적격자까지 입영시키면서 벌어진 일이다. 원래 4, 5급 자원은 군생활에 적합한 인원이 아니나 병력부족이 심각하여 입대시킨 것이다. 분명 국군의 문제이며 이스라엘군처럼 아무리 입영인원이 부족하더라도 부적격자를 복무시키지 않도록 시정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인 과거 소원수리조차 묵살당하여 몸에 불을 지른 청년처럼 병영부조리가 확실하다면 현역부적합심사를 허용해 주는 식으로 가야 한다. 병역판정검사 상의 복무 부적격자와 병영부조리의 피해자는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국군의 자살율은 병보다 간부가 외려 더 높으니 간부가 더 힘들다는 주장도 있으나, 인구 10만 명 당 자살율을 보면, 군대가 10.2명 일반국민이 21.8명이다. 다만 사회에서의 자살자는 다양한 사유가 존재하는 반면에 군대에서의 자살율은 병영부조리로 인한 사유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과거 병영부조리가 만연했던 시절에 병의 자살율이 화두였던 것이다.

부조리가 심각하다는 일본 자위대의 사건, 사고조차 윤일병처럼 매일 학대당하고 두들겨맞다가 지쳐 사망한 사례는 없는 것에 대해 오히려 모병제라는 특성 상 국민적 무관심으로 인해 병영부조리를 은폐하기 쉽다는 점이 존재하기에 가려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당시 윤일병이 다리도 절뚝거리고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외출은커녕 가족 면회도 다 제한해버리면서 외부에서 알지 못하게 은폐했으며, 심지어 사망한 후에도 그냥 윤일병이 먹다 체해서 죽은 걸로 조작해서 실제 한동안 그렇게 알려져 그대로 묻힐 뻔한 사안이었다. 그러다 딱 한 명의 양심선언으로 극적으로 밝혀진 것이니 은폐된 사건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자위대의 경우 외출이 쉽고 휴대폰도 소유하고 있으며 친구들 자주 만나는데 만약 다리 절뚝이거나 얼굴이 부어있거나 했으면 친구들이 신고를 했을 것은 맞다. 그러나 자위대원이나 주변인이 아무리 신고해도 모병제라는 특성 상 그것이 시민적 공감을 얻으며 화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즉, 감금하지 않고 휴대폰을 압수하지 않더라도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나는 안 가면 되니까 은폐하기 쉬워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징병제 국가의 국민이라면 자기 자신 또는 자기 주변의 사람이 실제로 군대에 가기에 부조리 사건이 터졌을 때 화제가 되며 병영부조리를 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반면 모병제 국가인 일본 국민의 입장에서는 자위대의 병폐가 얼마나 심각하든 간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그러다 보니 관련 소식이 잘 들리지도 않는다. 실제로 자위대는 창설이래 단 한번도 실교전을 벌인 적이 없으면서 순직자는 줄기차게 나오는 것을 보면 국민적 무관심으로 인해 은폐되었을 뿐 앞서 예시로 들은 윤일병 사건 수준의 부조리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과거 윤일병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은 징병제 하에서는 소통 매체 발달 및 시민적 감시 강화로써 시정이 가능하나, 자위대는 그렇게 해도 공감대 형성이 안 된다는 문제점에 의해 오히려 방지가 어렵다.

징병제는 모든 사람들이 해당되니 더 투명하게 감시가 되고 모병제가 되면 은폐가 더 쉬워질 거라는 논리라면 다른 일반 직장보다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군대가 부조리가 가장 적어야 했을 텐데, 오히려 각종 군대 사건사고로 끊임없이 논란이 됐고, 그 원인으로 강제로 몰아넣고 가둬놓는 체제가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실제 다른 직장들은 그렇게 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스로 그만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모병제가 되면 국민들의 관심이 적어지는 것은 맞지만, 대신 언제든 전역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 그러나 군대는 병역제도와는 상관없이 타 직종에 비하면 계급제로 인한 강한 수직관계, 엄격한 직장문화, 도시와는 떨어진 오지에서의 생활이 일반적 등으로 인해 선진국 사회의 국민이라면 싫어할만한 요소들을 죄다 모아놓은 곳이다 보니 모병제 군대의 입영인원은 대부분 사회에서 다른 직업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이 직업을 그만두면 더 나은 일거리가 마땅치 않은 경우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징병제에 비하면 전역이 자유롭지만 실제 사정 상 쉽게 전역을 선택하기 어렵다. 간호사의 태움이란 악습도 사회적으로 비판받으며 다소 개선되었고, 그외 각종 사각지대의 악습들도 한번씩 시사고발 등에서 다루면서 이런 사회비판 감시 기능들로 모든 직장들이 개선이 되고 있으나 자기와 상관없는 부분에 있어 악습이 존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공론화되는 것은 사실 쉬운 게 아니다.

일반 직장의 부조리에 관심을 덜 갖는 것은 강제적으로 가야 하는 군대와 달리 "정 싫으면 안 가면 그만 아니냐?"는 점이 크다. 당장 원양어선 등 악습이 존재하는 곳은 본인이 선택해서 가는 것이기에 공론화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조리나 악습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지 선택했다고 해서 부조리나 악습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군대의 경우 모병제가 되면 대중의 관심은 줄어드는 반면, 정말로 군인이 되고 싶어서 지원하는 사람보다는 사회에서 다른 직업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군 내부의 환경에 대해서 모병제는 대중의 관심이 적으니 은폐될 수 있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모병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모병율을 높이려면 군대의 평판을 높여야 하므로 환경 개선의 유인이 될 수는 있다. 징병제에서는 어차피 사병들은 들어오므로 대개 방치하다가 언론에서 사건 터지면 잠시 반짝했다가 여론이 잠잠해지면 또다시 방치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결국 모병제에서는 '모병'을 해야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개선의 유인이 될 수 있다. 징병제의 경우 대중의 관심을 통해야 개선의 유인이 될 수 있으니 항상 감시해야 하지만 자기 자신이나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입대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므로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분명 군대를 직장으로 택한 사람이라면 책무와 책임감부터 달라지는 만큼 처벌 역시 다르게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복무의지와 병영부조리의 발생을 같은 선상에 놓고 따질 수는 없다. 사회에서도 제 발로 직업을 찾아간 사람들도 직장 내에서 부조리를 겪는다. 교묘한 정신적 괴롭힘이야 훈계 목적이었다고 하면 법적 처벌 기준이 애매해지고, 특히 군대는 군기가 필요하므로 어느 정도의 갈굼은 허용된다. 결정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비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30]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보호 받거나 도망칠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31]

징병제의 경우 사회 구성원들이 자연스레 군대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게 된다. 징병제 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당장 군대에 가야 하는 남성들은 물론이고,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들도 본인의 아들이나 연인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본인이나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얼마든지 병영부조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 군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사회에서 군대를 계속 감시하면서 부조리들이 조금씩 해결되며 군대의 환경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모병제라면 군인 본인이나 그 지인들이 아닌 이상 병영부조리는 자기 일이 아니므로 관심이 줄어들고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감시를 하지 않으니 군대에서도 부조리를 해결할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 군대와 달리 체육계나 간호계에서 부조리가 거의 해결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징병이건 모병이건 선임, 상급자들에 의해 '넌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는 점이 악용된다면 부조리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일반 직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므로 가혹행위를 참는 사례도 많은 것처럼 모병제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32]

애초에 모병제 국가라고 부조리에 동조하는 병사가 없고 은폐하려는 간부가 없을까? 국군만 해도 병사들은 모르는 간부들만의 사회는 지금도 존재한다.[33] 결국 군대를 떠나도 사회에서 새 인생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모를까,[34] 그런 것도 없다면 굳이 불명예 전역을 각오하면서 뒤엎기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모병제의 근무환경이 더 가혹하다고 볼 수는 없어도 동시에 그 안에서 부조리가 없다고 할 수도 없으며, 이를 감내하는 군인의 심정 역시 다르기에 부조리가 징병제보다 덜 하다고 볼 이유는 없다.[35] 왜냐하면 사람은 막상 본인이 부조리를 없앨 위치가 되면 간사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병영부조리는 상급부대의 감시가 소홀할 경우,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이 진급과 장기복무에 목을 매지 않을 경우 징모에 상관없이 발생하기 쉽다. 변두리의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들은 본인이 지휘관 자격으로 첫 발령을 받은 게 아닌 이상 대부분 복무의지를 상실한 경우가 많다. 전역 이후의 직장에 걱정, 대비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병사들에 대한 감시에 소홀하여 자기 보신하기 바쁜 경우가 많다.[36] 지휘관은 그저 시간만 때울뿐이고, 직업군인들도 어차피 제대확정이라 쫒겨나듯 배치 받은 곳이니 아무것도 모르고 온 전입자나 신병을 대상으로 심심풀이용 병영부조리를 벌이는 것.

미군도 2011년 두 명의 중국계 병사가 자살한 적이 있을 정도다.[37] 더욱 놀라운 건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처벌이 없었다는 것.

군인에 대한 대우만 좋아져도 부조리가 사라질 거라는 얘기도 있으나, 이에 대한 반박으로 중국인민해방군을 포함한 역대 중국군을 들 수 있다. 중국은 그 막대한 인구로 인해 군입대 경쟁률이 높아 아무나 못 들어가고, 군대에 다녀오면 사회적으로 대접받음에도 상당수 부대에서 병영부조리와 군납, 군수비리가 성행하고 있다. 단순히 좋은 대우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데 누구나 마찰이 있고 단체생활에서는 왕따가 생기는 법이다.

병영부조리를 줄이려면 군대의 자정능력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한 것이지 징병, 모병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사회 부조리의 척결은 모두의 관심이 끊기지 않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6.9. 모병제로 군인 대우가 좋아진다?

모병광고를 통해서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어야 하는 모병제 특성상, 징병제 보다는 군인 대우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징병제일때 보다는 좋아진다는 뜻이다. 당장 한국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된다면 월급과 복지혜택부터 확 늘어날 텐데 상식적으로 징병제보다 사병에 대한 대우가 더 나빠지기는 힘들다. 징병제보다 월급도 적게 주고 혜택도 없다면 모병 자체가 심히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징병제에 비해서 좋아진다는 것일뿐, 이제 모병제가 된다면 비교대상이 징병제가 아니라 다른 직장이 될 텐데, 과연 다른 직장보다 더 나은 월급과 대우를 받을지는 알 수 없다. 해당 나라의 경제력이나 안보 여건 등에 따라서 군인 등에 대우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38]

당장 아프리카에도 모병제로 군대를 유지하는 나라들이 많다. 이 국가들은 경제가 어려워 사회 일자리도 마땅치 않으므로 오히려 군인 급여가 국민 소득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그들 나라의 국민들이 군인에 대한 인식이 좋고 국가가 나서서 이들의 사회적 대우를 챙겨주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특히 부족들간의 오랜 내전으로 시달리는 곳이라면 그 나라 국민들에게 있어서 군인이란 정부의 편에서 돈 받고 싸우는 직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아프리카에서 정치인이나 다른 직업들은 존경받는가하면 그건 또 아니므로 딱히 군대만 폄하받는 것은 아니며, 그냥 헬게이트인 나라에서 총체적 난국인 것이다.

반면, 유럽 선진국에서는 자발적이건 비자발적이건 공화주의의 덕목에 근거한 제복 입은 시민들에 대한 예우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역사 배경이 있었기에 유럽 국가들의 군인들은 징병제 시절에도 대접이 괜찮았고, 모병제로 전환한 이후 지원자 유지를 위해 더 많은 혜택과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군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사회 여론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군인만 대우가 좋은 것은 아니며, 노동자들도 여러 복지와 권리를 누리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모든 직업들이 다 대우를 받는 경향이 있고, 그러니깐 선진국 소리를 듣는 것이다. 즉, 부유한 선진국에선 군인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것이고, 헬게이트인 나라에선 군인의 대우 또한 시궁창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모병제라서가 아니라 선진적 시민의식을 가진 국가에서나 군인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7. 관련 문서


[1] 미국은 평시에는 모병제로 운영해 왔지만 남북전쟁 때부터 큰 전쟁이 터질 때마다 징병제를 시행해 왔고 냉전 체제가 시작된 이후로 징병제가 부활하여 1970년대 초반까지 유지되었는데, 베트남 전쟁 이후 징병제를 폐지했다. 다만 전시 상황을 대비해 Selective Service System을 실행하고 있다.[2] 중국은 오랫동안 법적으로는 징병제이면서도 많은 인구 덕에 입영자원이 많아 실질적으로는 모병제처럼 운용하다가 현재는 완전히 모병제로 바뀌었다. 대신 군입대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전시 동원이 가능한 민병으로 규정되어 있어 중고등학교, 대학교 입학 초기에 간단한 훈련을 거치고 대학교 수업에 한 학기의 기초적인 군사학 수업을 받아야 해서 이 부분은 보편적인 병역 의무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훈련은 한국의 사설 해병대 캠프처럼 군기잡기, 퍼포먼스 수준이고 수업도 시험만 합격하면 되는지라 진지하게 뭔가를 배우는 학생은 없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로 저소득층이나 아예 공산당원으로 출세하려는 사람들만 군입대를 하지 보통의 일반인들은 이제 별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3] 2011년 7월 부로 모병제로 바꾸었지만 전시 등 사정이 급박할 때 징병제로 바뀔 수 있다.[4] 인도는 징병 인력이 넘쳐나는 데다가 민족의 다양성, 지원병의 자질 등을 고려하여 여차하면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독일과는 달리 아예 징병제를 시행하지 않는다.[5] 국가 경제에 필요한 노동 인력과 교육의 기회를 빼앗긴다는 인식도 커졌다.[6] 만약 용병이 어떤 나라의 정규군으로 소속된다면, 그 사람은 모병제에 따라 입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디지아군 등지에서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7] 모병제 시 군은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집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찰관, 소방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모병제에서 병사들은 스스로 군인이 되었으므로 불평등 논란이 없다.[8] 징집병들이 의무복무기간을 끝내도 본인 의사에 따라 남거나 아예 처음부터 직업군인 병사로 받아주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징병제 시절의 미군이나 독일군, 북유럽식 징병제 국가들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징병제 국가들은 모병제 군대를 기반에 두고 징집으로 인력 증편 하는 구조에 가깝다. 당장 한국보다 더 큰 안보 위기를 겪고 있는 대만을 보더라도 같은 이등병임에도 자원역과 의무역을 구분하고 있다. 지원병(자원역)은 징집병(의무역) 보다 긴 의무복무 기간을 가지지만 대신 상등병으로 진급이 가능한데, 애초 대만군 부사관 지원자격이 현역 신분의 상등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에 병 계층을 전부 징집병으로 구성하고 그 위의 간부들만 직업군인으로 구성하는 한국군과는 조직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9] 이 경우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여러 혜택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10] 당시 조지아는 정규군 1만명 남짓에 경찰력까지 동원해도 2만명도 안되는 병력으로 방어를 해야했고 침공한 러시아는 10만이 넘어갓다 이럿듯 10배 가까운 전력차에 육해공군 모두 수적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각개격파 당하며 개박살이 나버렸다. 또한 전쟁 이후 자국 내 안보 우려에도 불구하고 모병제로의 완전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는 러시아군이 현용 최신장비는 물론 예비군 치장물자까지 싹 털어갔기 때문에 징병으로 사람을 긁어 모아도 병력을 무장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소수일거면 그냥 모병제로 정예화라도 해서 군대 기틀이라도 다시 다지자는 나름의 체념적인 이유도 한몫했다.[11] 의무복무기간이 2년을 넘겼던 때나 지금이나 대만군에서는 입대 4개월의 기간은 기초군사교육 2개월과 병과별 후반기 교육 2개월을 의미한다.[12] 미군이 그동안 자군보다 많은 인력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인적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 미국도 전면전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징병제로 전환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1973년 전까지는 징병제였다(1년 6개월에서 1년 복무로 단축하다 폐지).[13] 육체노동, 맘껏 누리기 어려운 사생활,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는 훈련, 전쟁 터지면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자신 또는 동료들의 죽음, 오지에 있어서 불편한 생활, 열악한 연봉 및 복지 등[14] 미국도 병이 부사관으로 진급하면 월급이 팍 늘어난다. 그만큼 강한 책임감을 요구받지만, 그게 두려워 NCO로 진급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월급과 수당이 상당하다.[15] 대책으로 군대에게 민간기업지분을 주거나 군영기업을 만들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그럴 경우 군부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문민통제가 약화될 수 있다.[16] 당장 자위대도 병사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조후보생 제도를 통해 장기복무 인력을 따로 선별하고 있다.[17] 실제로 미국에서 징병제가 운영되던 1956년에는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생 750명 중 과반 이상인 450명이 군대에 입대했지만 모병제인 2006년에는 1,108명 중 오직 9명만이 군대에 입대했다.#[18] 징병제도 심각한 부적격자는 거르기 때문.[19] 의도된 멸시와 고통은 훈련과정이라 해도, 그 직후에 칭찬을 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난다.[20] 교육 수준이 낮고, 좋지 않은 환경 탓에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21] 교육 수준이 높고, 좋은 환경에서 온갖 케어를 받는[22] 후방에 있으면 제대로 진급을 못 해 군복을 벗어야 했는데, 후방의 상류층 도련님들은 군복을 벗어도 아쉬울 게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군 고위직이라도 합법적으로 후방에 있는 상류층을 최전방으로 끌고 가는 것은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컸다. (후방도 최소한의 병력은 필요한 데다 아예 후방에 주둔해야만 하는 보직도 존재한다. 고위층 자제들은 이런 이유로 후방에 있었다.)[23] 왕실이나 군인 출신 명문가처럼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거나 케네디 가문처럼 정치에 뜻이 있는 경우같이 특별한 목적으로 자원하는 게 아닌 이상 이들이 전선에 투입될 일이 크지 않다.[24] 대한민국에서 상류층 자제들일수록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통해 공익이나 면제를 따내는 비율이 높은 것과 일맥상통한다.[25] 파일럿이나 군의관은 물론이고 전투 병과의 말단 장교들 또한 엄연한 고급 인력이며, 통신이나 군수같은 기행 병과도 후방이 아닌 전방 지역에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원래였으면 장교로 최전선에서 뛰었어야 할 인력들이 죄다 후방에서 노느라 극심한 하급 장교난에 시달린 미군은 결국 윌리엄 캘리같은 부적격자까지 장교로 임관시킬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그러나 상류층 자제라고 해서 100% 후방으로만 배치된 게 아니라 일부긴 하지만 전선으로 배치된 사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늘어난 병력 만큼 그를 통솔할 장교 자원 수요 역시 늘어나고 있었다.[26]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어찌되었든 자대배치를 할 때 해당 보직에서 써먹을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같은 기행 병과라도 전방 예하대로 갈지 상급 부대로 갈지는 능력에 따라 갈리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27] 이스라엘의 경우 전투병과 비전투병 간에 급여 차이가 존재한다.[28] 급여, 감세 혜택, 학자금 지원, 취업 알선 등등[29] 단 프랑스에 입국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30] 괜히 모병제 국가인 미국에서도 어 퓨 굿 맨(미 해병들이 동료 해병 하나를 가혹행위하다가 죽인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같은 게 나오는 게 아니다.[31] 당장에 끔찍한 고문을 당하다 죽은 윤일병 사건과 총기난사 사건인 530GP 사건도 윤일병과 김일병에겐 자신들을 괴롭히는 고참과 간부들에게 대항할 카드가 없다는 점이 컸다.[32] 물론 똑같은 부조리를 당해도 징병제가 더 힘들게 느껴질 순 있다. 실제 카투사 전역자들 중에는 저 미군은 돈이라도 받지, 난 최저임금도 못 받고 고생한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할 정도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군대에 왔고 전역 후에 받을 연금을 생각하며 참는 미군보다는, 자신의 선택도 아니고 강제로 끌려와 별다른 보상도 없이 부조리를 겪고 참아야만 하는 상황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33] 국군 부사관들도 업무지시를 받기 위한 병과, 직별, 주특기별 단톡방 이외에도 (일단은 친목과 공지사항 전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하사 단톡방이니 중사 단톡방이니 하는 게 있는데, 여기서도 선임에 의한 폭언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 각 단톡방의 넘버원이 집합을 걸면 얄짤없이 나가야 한다. 부사관들의 전출입이 잦은 육해공군은 더러운 선임을 만나도 언젠가 다른 곳으로 발령나갈 '희망'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른다. 게다가 육군을 제외하면 대부분 규모가 작아 같은 병과, 직별, 주특기간의 간부들 인맥도 빠르게 뻗쳐서 새로 전출간 곳에서도 왕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병들의 부조리가 감시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들 역시 으슥한 곳에서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34] 다만 한국에서 군 전역자들 중에는 '군대를 생각하면 못할 것이 없다'며 사회에서 힘들 때는 군대를 생각한다는 전역자들이 많다. 웰빙족인 많은 일본에서도 취업 못한다며 알바나 계약직을 전전하면서도 '정규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위대 모병률은 절반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군대를 힘들고 어렵다며 기피하는 청년들이 많다.[35] 애초에 징병제와 모병제의 군인들의 처한 상황이 다르니 단순히 제도만을 가지고 비교할 사항이 아니다.[36] 국군 예비역들의 증언만 듣더라도 소규모 독립부대의 실태는 지휘관 마음가짐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걸 알 수 있다.[37] 따돌림 역시 미국 병영문화의 문제점이이기도 하지만 병영 밖 사회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미국 사회에선 왜소한 아시아인 남자는 무시당하기 쉽고, 근래에는 코로나 같은 문제 때문에 인종차별과 혐오범죄로의 쉬운 타겟이 되기 때문.[38] 실제로 선진국 모병제 국가들은 군인에 대한 배려가 잘 되어 있음에도 정작 하나같이 고질적인 입영인원 부족으로 인한 전력 약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도시화율이 높다 보니 군부대와는 거리가 먼 도시에서 주로 나고 자라기도 하며 군인과 동급 또는 많이 버는 경우는 물론이고 보다 적게 벌더라도 얽매이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다는 욕구 역시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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