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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6 13:25:29

USS 포레스탈 화재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USS_Rupertus%3B025916.jpg
1967 USS Forrestal fire

1. 개요2. 사고의 단계
2.1. 단계 1. 사고의 시작2.2. 단계 2. 사고의 확대2.3. 단계 3. 사고의 절정2.4. 원인 규명
3. 사고 이후4. 유사 사고

1. 개요

1967년 7월 29일 베트남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 CV-59 USS 포레스탈 함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불길은 이틀이나 계속됐으며 최종적으로 134명 사망, 161명 부상, 당시 함에 있던 항공기 73대중 항공기 21대 손실[1], 항공기 40대 이상 파손. 피해는 당시 금액으로 7억 2천만 달러[2]에 달한 대형사고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 해군 함정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명 손실이었다고 하니까.... 사고를 조사한 결과 우연과 악재, 인재까지 겹친 최악의 사고로 밝혀졌다. 게다가 조사 과정이나 원인 규명 과정도 흠좀무였다.

NGC의 대형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사상 최악의 참사에서도 소개되었다. 아래 서술된 내용은 영어 위키백과 문서나 NGC의 사상 최악의 참사의 내용과 약간 다르니 읽을 때 주의를 요망한다.

2. 사고의 단계

사고에 대해서 단계별로 정리하고 그 원인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2.1. 단계 1. 사고의 시작

F-4 팬텀 II 한 기가 비행갑판에서 무장을 장착하던 중 장착된 주니 로켓포드에서 느닷없이 로켓 한 발이 발사되었고 앞에서 출격 대기 중이던 A-4 스카이호크의 미익 부근에 명중하여 화재가 일어났다.

후에 서술할 모종의 원인으로 갑판 맨 뒷편에 주기된 식별번호 110번 팬텀 한기에서 주니 로켓 한발이 발사되어 항공기 유도병 한명을 치고[3] 갑판 반대편에 있던 405번 스카이호크를 손상시키고 416번 스카이호크의 미익 부근에 명중했다.

로켓이 폭발하진 않고 바다로 떨어졌지만 스카이호크에 장착된 폭탄 두발이 떨어졌고 동시에 연료탱크의 연료가 새면서 로켓이 낸 스파크에 의해 화재가 일어났다.

2.2. 단계 2. 사고의 확대

로켓에 피격된 스카이호크에서 항공유가 유출되어 화재가 발생하였고 (파일런에 장착되어 있던) 폭탄이 떨어져 비행갑판 위를 굴러다니다 불길에 휩싸였다. 폭탄은 불길에 달궈져 1분 만에 유폭하였다.
파일:ussforrestalfire.jpg
함교에서 촬영된 유폭의 순간
원래 폭탄은 유폭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각종 내열소재가 사용되고 안전장비가 장착되어 불구덩이 속에서도 10분 이하 2분 30초 이상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그런데 이 사고에서는 불길에 휩싸이고 불과 1분 만에 폭탄이 터져 버렸는데 이는 미 해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폭탄 재고가 달리자 장기 보관용으로 비축해 놨던 재고품 폭탄을 꺼낸 것이 문제였다. 사고 당시 문제의 폭탄은 1945년에 생산되어 무려 20년 넘게 창고에 처박혀 있던 동안 내열소재나 안전장치가 열화된 불량품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처음 설계할 때 상정한 시간보다 훨씬 빨리 폭발해버렸다.

이 폭발로 인해 유폭이 벌어지기 전에 불길을 진화하려고 모여들던 소방요원들이 휘말려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고 근처에 있던 승조원들과 터치다운 존 후방에 있던 인원들 또한 대부분이 즉사하거나 중상을 입었고 그곳에 주기된 항공기들도 파괴되거나 불탔다.

총 8번의 폭발이 있었고 폭발 후에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승조원들이 부상자들이나 시체를 조금이라도 더 옮기려다 결국 그들도 다치거나 사망했다.

2.3. 단계 3. 사고의 절정

폭발로 인해 소방 대원들이 대부분 죽거나 중상을 입자 다른 승조원들이 급히 화재를 진화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화재 진압 교육을 받지 못한 승조원들은 제대로 화재를 진화하지 못했고 불길은 하부 갑판까지 번졌다.
당시 항공모함은 전문 소방대원들을 두어 사고가 나면 이들이 진화하는 방식을 택했다.[4] 그 대신 다른 승조원들은 화재 관련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다.

유류 화재가 일어나면 절대로 물을 뿌리지 말고 모래나 전용 소화액으로 진압해야 한다.[5] 유류 화재에는 물을 뿌려도 기름에 붙은 불이 꺼지는게 아니라 불 붙은 채로 물 위에 떠서 다른 곳으로 번지거나 뜨거운 기름에 닿은 물이 끓어 튀기며 온 사방으로 불붙은 기름을 뿌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폭탄의 유폭으로 소방요원 거의 전원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으니 화재 관련 지식이 없는 승조원들이 대신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아니나 다를까 항공유 위에 물을 뿌리는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 불붙은 항공유가 물을 타고 여기저기 흘러 화재는 더욱 커졌다. 특히 항공모함의 특성상 복층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불붙은 물들이 갑판을 타고 바다로 흘러나간 게 아니라 유폭한 폭탄들이 낸 구멍들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하부 갑판으로 떨어졌고 결국 불길이 번져 함정을 마구 태웠다.

한편 함교 뒤에는 A-3 스카이워리어가 주기되어 있었는데 마침 공중급유 임무 예정이라 28000 파운드[6]라는 엄청난 양의 연료가 채워져있었고 스카이워리어가 주기된 곳이 함교 뒷편 엘리베이터라 이 항공기에 불이 붙으면 함교와 격납고까지 불탈것이 뻔했고 승조원들은 가로막고 있던 F-4 한대와 A-4 2대를 맨몸으로 옮기고 토잉카가 스카이워리어를 불타지 않은 채로 끌고나올 수 있었다.

불길이 좀 잡히자 반파되어 골칫거리가 된 A-4 스카이호크 1대와 A-5 비질란테 3대는 바다에 수장시켰고 이후에도 3시간동안 근처의 아군 함정들까지 지원에 나서 겨우 갑판과 격납고 화재가 진압되었고 그 사이 층의 화재는 이틀간 사투를 벌인 끝에 간신히 진화하였다.

2.4. 원인 규명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가설이 나왔다. 검사관들이 파견되어 항모 관제탑에 장착된 감시 카메라를 살펴보며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했는데 주기 중인 항공기로부터 스파크가 튀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그리하여 해당 항공기에서 모종의 스파크가 발생하여 폭발해 화재가 일어났다고 결론날 뻔했는데 유독 한 검사관은 의견이 달랐다.

그는 전시에 급박한 출격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 항공 무장담당 승조원들이 무장의 최종연결을 출격 직전이 아니라 갑판 대기 중에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무장이 연결된 항공기가 시동을 거는 중 전류가 공급되어 로켓이 발사되어 화재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검사관들은 이런 주장을 듣고 말도 안 된다고 반응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항공기 무장에는 3중으로 안전장치를 단다. 첫째로 무장 자체에 안전핀이 걸려 있고 둘째로 항공기로부터 무장의 작동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케이블이 연결돼야 했으며 마지막으로 조종석의 마스터 암 스위치를 조작해야 했다. 이런 기가 막힌 우연이 설령 이뤄진다 하더라도, 카메라에 찍힌 항공기가 그런 이유로 터졌으리라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해당 검사관이 직접 실험을 거듭하여 결국 믿기지 않는 우연과 인재가 겹치고 겹쳐서 정말 말도 안되는 확률로 그 사실이 벌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검사관이 밝힌 시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결국 안전장치 3개는 이런 우연과 인재가 겹친 상황에서 완벽하게 해제되었다. 이렇게 증거가 눈 앞에 나오자 다른 모든 검사관들도 동의하여 사고가 우연과 인재가 겹쳤다는 결론을 내린다.

마지막 의문점은 카메라에 찍힌 항공기에서 나오는 스파크였다. 그런데 여기서도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다른 검사관이 카메라 속의 스파크가 사실은 다른 곳에서 발생했는데 카메라 커버의 유리에 반사되어 마치 항공기에서 스파크가 나온 것처럼 보였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8]

이번에도 검사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진짜였다. 결국 사건의 진상은 이러했다. 위 3가지 우연과 악운이 겹쳐서 주기 중이던 F-4로부터 주니 로켓이 발사되었다. 로켓은 이함 대기 중이던 A-4에 명중했다. 로켓이 폭발하지는 않았으나 A-4에서 항공유가 흘러나와 불이 붙었고 비행갑판에 있던 폭탄에 불길에 휩싸여 유폭되었으며, 승조원들이 다급한 마음에 물을 부어 대형화재가 된 것이다.

3. 사고 이후

미 해군은 이 사건을 교훈삼아 안전장치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안전장치의 해제규정을 변경하였으며 전 승조원들이 화재진압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였다. 화재 발생 시 가장 먼저 헬륨 소화기를 들고 뛰어나갔다가 순직한 존 페리어를 기려서 사고 이후 설립한 화재훈련장 이름을 '존 페리어 센터'로 명명했다.

이 포레스탈 함의 사고에서 화재를 가장 처음으로 목격한 파일럿이 훗날 미 상원의원이자 대선후보가 되는 존 매케인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A-4 스카이호크에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필사적으로 기어서 폭발범위 밖으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최초 로켓 발사에서 발생한 화재가 옮겨붙어 가장 먼저 폭발한 기체가 바로 맥케인과 그 동료의 기체였다... 조금만 늦었으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데서 이 순간만큼은 재수가 좋았던 것. 그러나 그 상처로부터 회복한 뒤 항공모함 오리스카니에서 출격 후 격추당해 포로 생활을 했으며 그날이 하필이면 포레스탈 화재 사건으로부터 정확히 1주년(1967년 10월 26일.....)이다. 악연도 이만한 악연을 찾긴 어려울 것이다.

이 사건 이후 포레스탈은 firestal, zippo라고 불리는 굴욕을 당하였다.

4. 유사 사고



[1] F-4 팬텀 II 7대와 A-4 스카이호크 11대 전소, A-5 비질란테 3대 수장.[2] 현재 가치로는 약 55억 8천만 달러, 환율로는 약 6조 6천억 원.[3] 이 승무원은 즉사했다.[4] 물론 이상한 건 아니고 당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이렇게 운용했다. 특히 대형함선의 경우 크기가 크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이 다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는데 전투상황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5] 일반 ABC 소화기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초기진압에만 유효하므로 대형 폼 소화기나 FOAM APPLICATOR를 이용한 소화가 효과적이다.[6] 약 12700kg[7] 이러한 안전핀들은 이륙 전에 분리를 시켜야 하므로 쉽게 눈에 띄도록 REMOVE BEFORE FLIGHT(비행 전 제거하시오)라고 적힌 길고 붉은 리본을 달아 놓는다. 무장의 안전핀 이외에도 랜딩기어 고정장치, 피토관 덮개, 공기흡입구 덮개 등 각종 보호기구에도 마찬가지 리본을 달아 놓으며 때문에 바람이 강하면 이리저리 휘날린다. 군용이 아닌 민간용 항공기에도 쓰인다.[8] 카메라의 구조상 생길 수 밖에 없는 플레어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9] 해당 조명탄의 보관함은 나무로 된 커다란 크레이트인데 원문의 locker는 이 크레이트가 아닌 조명탄과 로켓탄이 보관되어 있던 구역 전체를 지칭한다.[10] 화재의 원인이 된 조명탄은 사람이 쏘거나 들고 다니는 조그만 물건이 아니라 항공기에서 발사해서 낙하산이 펼쳐지는 형태로 사람 상체보다 길고(36인치) 굵은 조명탄이다. 성능적으로도 120mm 박격포에서 쏘는 조명탄 동급 이상의 성능을 가진 녀석으로 일단 점화되면 수천도의 불꽃을 사방으로 뿜어내므로 비록 스폰슨에 가까운 위치긴 했지만 비행갑판도 아닌 함선 내부에서 맨몸으로 이 녀석을 들고 외부로 이동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