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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적 유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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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적 유물론의 1934년 판
영어 Dialectical materialism
독일어 Der dialektische Materialismus
러시아어 Диалектический материализм
일본어 弁証法的唯物論
그리스어 Διαλεκτικός υλισμός

1. 개요2. 원칙3. 변증법과 유물론과 사적 유물론4. 이론5. 내용6. 근황7. 비판
7.1. 반론
8. 현대 공산주의에서의 평가9.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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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일:마르크스_이념체계도.jpg
변증법적 유물론 이념체계도
마르크스주의의 핵심 사상이자 그 자체의 근원적 사상.

단어의 의미를 그대로 해석하면 의식의 외부가 의식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주관의 외부가 주관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유물론적 관점변증법을 도입해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대립과 투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은 더 큰 종합을 향해 나아간다는 관점이다.

개념 자체는 그래서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닌데, 예를 들어 종이의 발명이 관료제의 발전을 더 촉진하느냐(사적 유물론) 민족국가의 성립이 관료제의 발전을 더 촉진하느냐(사적 관념론)는 문제를 두고 생각해 보았을 때, 어떤 것이 더 우선적인 변수가 되어 실체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지는 각각의 대립된 조건들 사이의 대립과 투쟁의 결과물로서 변증법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발견과 이들이 전개한 논리 자체는 굉장히 보편적인 것이었는데, 이를 과학적 법칙에 의해 체계화하고 존재가 인간의 의식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제반 조건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철학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 원칙

변증법적 유물론의 기본 법칙은 다음과 같다.
⑴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이다. 이것은 양의 점진적 변화가 축적되어 일정 단계에 이르면 질의 비약적 변화를 일으키고, 질의 비약적 변화는 다시 양의 새로운 점진적 변화를 유도함을 의미한다.

⑵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의 법칙이다. 이것은 둘 이상의 대립물간의 대립은 하나의 통일체를 구성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대립물들간의 대립 또는 그것이 존재하는 상태를 모순이라 한다.

⑶ 부정의 부정의 법칙이다. 이것은, 내부에서 모순이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상태(正)에 놓인 통일체는, 자신의 모순의 완화를 위해 기존의 상태를 전면적으로 부정(反)하고, 다시 부정의 상태를 부정(合)해 기존의 상태로 회귀하되 이전 단계에서의 부정의 혁명적 요소를 자신에게 반영하여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회귀함으로써 발전함을 의미한다.

3. 변증법과 유물론과 사적 유물론

변증법은 헤겔이 말한 시대정신(혹은 세계정신)이란 대명사로 풀이할 수 있는데, 독일고전학파는 형이상학의 시대정신이 존재하여, 역사의 변화는 곧 시대정신의 변화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관념적인 시대정신이 아닌 벨 에포크 시대의 영향을 받아 지식과 과학, 그리고 물질적(또는 경제적) 생산구조의 변화에 따라 시대가 바뀐다고 설명하였다. 즉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처럼 형이상학적인 정신이나 이념 등의 관념론적인 상부구조가 역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닌, 경제적 생산력과 사회계층의 변화를 비롯한 하부구조가 역사를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그렇다고 상부구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움직인다는 이론이며, 이는 영혼 같은 정신이나 관념 등을 부정하고 오로지 물질적인 것만이 세상을 이루고 결정한다는 종래의 유물론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그에 덧붙여서 헤겔의 변증법을 일부 접목시키면서 변증법에서의 관념적인 요소를 물질적인 요소로 치환하였다.

즉 헤겔은 역사와 사회의 발전은 당대의 인민들이 원하는(정확히 풀이하자면 무의식 중에 바라는) 시대정신으로 나아간다고 풀이하였는데, 마르크스는 여기에다가 유물론을 결합하여 궁극적으로 ’사회는 변증법에 따라 변할 것이다. 단 앞으로 미래에는 공산주의 공동체가 '반드시' 도래하게 될 것이다’ 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변증법적 유물론을 역사 변화의 과정에 적용한 사적 유물론이다.

블라디미르 레닌은 이러한 유물론을 적극 수용하여 프롤레타리아 독재 실현의 이념적 지표로서 체계화한다.

4. 이론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문서
4.4.1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5. 내용

헤겔과 마르크스는 각각 관념변증법과 유물변증법의 상징적 존재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변증법적 방법이 헤겔 방법과 어떻게 다른지 분명히 밝힌다. “나의 변증법적 방법은 그 근본에서 헤겔의 그것과 다를 뿐 아니라 정 반대다. 헤겔에게는 그가 이념이라는 명칭 아래 자립적인 주체로까지 전환시키고 있는 생각하는 과정이 현실세계의 창조자고, 현실세계는 이념의 외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반대로, 관념적인 것은 물질적인 것이 인간의 두뇌에 반영되어 생각의 형태로 변형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1]
‘정 반대’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변증법 자체와 관련되기보다 관념론과 유물론의 대립관계를 뜻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 있다. 이어지는 논의들도 관념론과 함께 헤겔의 변증법도 내버리자는 것과 거리가 멀다. “나는 나 자신을 이 위대한 사상가의 제자라고 공언하고 가치론에 관한 장에서는 군데 군데 헤겔의 특유한 표현방식을 흉내 내기까지 했다. 변증법이 헤겔의 수중에서 신비화되기는 했지만, 변증법의 일반적 운동형태를 포괄적으로 또 알아볼 수 있게 서술한 최초의 사람은 헤겔이다. 헤겔에게는 변증법이 거꾸로 서 있다. 신비한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합리적인 알맹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바로 세워야 한다.”(자본1,19) 여기서 마르크스는 ‘거꾸로 서 있다’는 말로 헤겔의 관념론을 비판하면서, ‘변증법의 일반적 운동형태’라는 말로 그 ‘합리적인 알맹이’를 암시한다. 헤겔의 변증법에 ‘합리적 알맹이’가 없다면 마르크스가 자신을 ‘이 위대한 사상가의 제자라고 공언’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이 ‘합리적 알맹이’의 본질적 의미를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압축해서 설명한다. “변증법은 그 합리적인 형태에서는 부르주아지와 그 이론적 대변인들에게 분노와 공포를 줄 뿐이다. 왜냐하면 변증법은 현존하는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부정, 즉 그것의 불가피한 파멸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또 변증법은 역사적으로 전개되는 모든 형태들을 유동상태⋅운동상태에 있다고 여김으로써 그것들의 일시적 측면을 동시에 파악하기 때문이며, 또한 변증법은 본질상 비판적⋅혁명적이어서 어떤 것에 의해서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자본1,19) 마르크스는 ‘합리적인 형태’의 변증법이 곧 자신만의 변증법이라고 참칭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존하는 것의 일시성, 운동성을 파악하는 비판적 혁명적 본질이야말로 헤겔 변증법의 ‘합리적 알맹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엥겔스는 변증법적 방법이 헤겔 철학의 혁명적 측면임을 좀 더 담백하게 명시한다.[2]

이러한 맥락을 감안하면, 변증법을 통해 연결된 마르크스와 헤겔의 관계를 끊어 놓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수다.

무리하게 마르크스에게서 헤겔의 흔적을 모두 지운다면,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헤겔에게서 찾은 변증법의 ‘합리적 알맹이’도 함께 포기하는 것이 일관성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알튀세르의 반-헤겔주의는 이런 일관성을 자랑할 만하다. 그는 오늘의 마르크스주의를 위해 헤겔과 마르크스 사이의 ‘인식론적 절단’을, 헤겔주의의 ‘전도’가 아닌 ‘폐기’를 단호히 주창한다. 스탈린주의와 서구마르크스주의를 상대로 양면전선을 펼치면서 알튀세르는 ‘지양’, ‘부정의 부정’ 등의 헤겔주의적 범주들 전체를 버리고 자신의 마르크스주의적 범주로서 ‘지배관계를 갖는 복잡한 구조’, ‘모순들의 불균등성’, ‘과잉결정’ 등을 내세운다. 현실사회주의 붕괴 직후 혼돈의 시기에 한동안 알튀세르의 ‘과학적’ 마르크스주의는 소련과 동구 교과서들의 대안으로 떠올랐고, 한국사회의 진보적 지식인 운동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 영향에 대한 평가에는 극단적인 입장 차이들이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테지만, 헤겔 변증법의 풍부한 유산들과 아울러 변증법 자체를 천시하는 지적 풍토를 퍼뜨리는 데에 알튀세르의 이론도 크게 기여했다는 점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유물변증법을 다루는 긴 논문에서 알튀세르는 헤겔 변증법과 변증법 자체의 “합리적 핵심”에서 무엇이 남느냐는 정당한 질문에 대해 L. 알튀세르: 󰡔마르크스를 위하여󰡕, 서관모 역, 후마니타스 2017, 281쪽. 이하 ‘위하여’로 약칭함.

‘폐기’, ‘포기’, ‘제거’, ‘절단’ 등의 간편한 논의방식으로 헤겔 변증법의 모든 흔적들을 지우는 지적 마녀사냥으로 일관한다.
예컨대 변증법은 ‘사물 자체의 본질 속에 있는 모순을 탐구하는 것’, 달리 말하면 ‘대립물의 동일성의 이론’이라는 레닌의 말을 알튀세르는 복잡한 모순들의 형태들 속에서조차 그 ‘기원적 본질’을 기술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즉 그것은 “복잡한 것은 단순한 것의 발전이자 현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는 “헤겔적 모순의 모형”임을 감지해낸다.(위하여337-338) 아마 알튀세르는 레닌이 1차대전의 와중에 왜 하필 헤겔의 『논리학』을 읽고 그토록 열심히 발췌⋅논평했는지 몹시 불편했을 듯하다. 그런데 레닌은 이 단순한 모델에 입각한 토막글에서 이미 변증법의 정수를 한 가지 맛보게 해 준다. “변증법이란 대립물이 어떻게 동일할 수 있으며, 어떻게 동일한가(어떻게 동일하게 되는가)−그것들은 어떤 조건하에서 상호전화함으로써 동일하게 되는가, 왜 인간의 오성은 이러한 대립물들을 죽은 경직된 것으로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조건적인, 동적인, 상호전화하는 것으로서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에 관한 학설이다. 헤겔을 읽고서.” [3]

레닌은 “개념들의 상호의존성, 예외 없이 모든 개념의 상호의존성. / 개념들의 상호이행. 예외 없이 모든 개념의 상호이행. / 개념 상호간의 대립의 상대성…개념 상호간의 대립의 동일성”(철학150)을 변증법의 본질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처럼 ‘대립물들을 죽은 경직된 것으로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조건적인, 동적인, 상호전화하는 것’으로 파악할 때, 알튀세르의 단순한 ‘절단’논리가 얼마나 비변증법적인 태도의 산물인지 실감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레닌의 극언을 알튀세르라면 아마 레닌의 단순함 탓으로 돌리고 ‘제거’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마르크스, 엥겔스, J. 디츠겐은 선전가들이 많은 책을 통해 외쳐왔던 유물론의 기초적 진리에 관해서 염려했던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초적 진리가 속류화되지 않도록, 과도하게 단순화되지 않도록, 사상적 혼탁(‘하반신은 유물론, 상반신은 관념론’)에 이르지 않도록, 관념론적 체계의 귀중한 성과, 즉 헤겔의 변증법−뷔히너, 듀링 일파(또한 레클레어, 마하, 아베나리우스 등등)와 같은 농장의 닭들이 절대적 관념론이라는 두엄더미 속에서 찾아낼 수 없었던 그 보물을 망각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에 그들의 전력을 경주하였다.”[4]

알튀세르가 거부하는 지양의 논리를 알튀세르에게도 적용하는 것이 헤겔 변증법의 정신을 살리는 방식일 것이다. 즉 알튀세르 이론에 대한 구체적 비판을 통해 그로부터 버릴 것은 버리고 보존할 것은 한 단계 고양시킬 필요는 있다. 알튀세르의 변증법 이론, 특히 마오의 "모순론"을 핵심으로 하는 과잉결정론의 이론적 의미와 실천적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간단한 일이 아닌지라 향후의 주요 과제로 삼기로 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미 거론한 ‘대립물들의 동일성’과 관련한 그의 주장을 간략히 살펴보자. 그에 따르면 “대립물들의 동일성이란, ① 일정한 조건들 하에서 한 대립물이 상대편 대립물의 자리로 이동하는 것, 모순들 사이에서 그리고 모순의 측면들 사이에서 역할들이 바뀌는 것(우리는 이 대체 현상을 전위라 부를 것이다)을 말하며, ② 현실적 통일성 속에서의 대립물들의 ‘동일성’(우리는 이런 ‘융합’ 현상을 압축이라 부를 것이다)을 말한다.”(위하여365)

‘전위’와 ‘압축’이라는 정신분석학적 개념을 도입하면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아우라는 만들어질 것이지만, 실제의 사유방법이나 현실인식에서 어떤 진척을 이룰지는 의문이다. 헤겔 학도 레닌에게는 대립물의 상호전도가 모순들과 모순의 측면들 사이의 역할 교대에 머물지 않고, ‘예외 없이 모든 개념의 상호의존성’, ‘예외 없이 모든 개념의 상호이행’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다. 물론 ‘대립물’이라는 말에 무게를 두고 변증법의 본질을 모순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로부터 그가 끌어내는 결론은 근본적인 문제를 초래한다. “지배관계를 갖는 구조는 불변하지만 그 속에서 역할들의 배역은 변화한다는 것이 실로 실천의 커다란 교훈이다. 즉, 주요 모순이 부차 모순으로 되고 부차 모순이 주요 모순의 자리를 취하며, 주요 측면이 부차 측면으로 되고 부차 측면이 주 측면으로 되는 것이다. 항상 주요 모순과 부차 모순들이 있지만, 이것들은 지배관계를 갖도록 절합된 구조 속에서 역할을 교환하며, 반면 이 구조는 불변한다.”(위하여365) 현대 자본주의의 견고성이나 현실사회주의(낮은 단계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부분적 동질성을 염두에 두면서 ‘지배관계를 갖는 구조의 불변성’이라는 알튀세르의 핵심테제에 공감하는 것은 자유이다. 하지만 마르크스나 레닌은 불변적 지배관계 속의 역할교환에 만족하지 않았고 지배관계 자체의 해체를 추구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서 마르크스주의를 고수할 수는 없다. 이 점도 알튀세르의 헤겔 지우기에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에 포함될 것이다.

6. 근황

변증법이 운동과 학문의 주요무대에서 밀려나게 된 데에는 현실사회주의의 패배 못지않게 변증법을 대하는 지식인들의 대응방식들도 크게 기여했다.

변증법의 현실적 의미가 그처럼 소멸하게 된 원인으로는 우선 변증법을 간단히 배우고 익혀 현실문제에 즉각 적용할 수 있는 것처럼 단순화하는 교과서식 논의방식을 들 수 있다. 변증법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곧장 헤겔과 정⋅반⋅합이라는 공식을 연상하는 반응방식이 그 전형적 성과다. 간혹 그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가, 부정의 부정, 양질전환, 대립물의 통일 등의 공식을 특정 사안들에 적용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적용이 매끄럽게 이루어질 때마다 변증법을 실현했다고 자부한다면, 변증법은 몇 가지 ‘법칙’으로 박제되기 쉬울 것이다.
웃긴 점은, 헤겔 자신은 정⋅반⋅합이라는 공식을 피했고, 도식적 사고를 신랄하게 야유하기도 했다. 헤겔이 변증법적 인식방법론을 면밀히 펼치고 있는 《정신현상학》을 직접 읽는다면, 변증법을 간단히 도식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일찌감치 꺾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컨대 그는 형식주의적 사유방법과 관련해, “모든 천상의 것과 현세의 것, 모든 자연적 형태와 정신적 형태들에 몇 가지 보편적 도식의 규정들을 갖다 붙이고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분류하는 이 방법이 산출하는 것은 삼라만상의 조직에 대한 뻔한 보고서에 지나지 않는다”[5]고 지적하며, 그러한 방법은 “사태의 살아 있는 본질을 생략하거나 감춰버린다”고 비판한다. 심지어 헤겔은 그러한 방법을 “써먹기 손쉬운 것인 만큼이나 금방 배울 수 있지만, 그것이 알려지면 그것을 반복하는 일은 이미 들통이 난 요술을 반복하는 것처럼 참을 수 없게 된다”고 잘라 말한다. 물론 이처럼 도식에 맞춰 현실의 복잡하고 풍부한 문제들을 단순히 파악하는 태도는 마르크스나 엥겔스 혹은 레닌의 경우에도 금물이며, 이 점에서는 이들과 헤겔의 대립구도를 만들어놓기 어렵다.

중국의 경우 중국 공산당에서 여전히 변증법적 유물론을 중시하고 있으며 시진핑이 직접 변증법적 유물론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7. 비판

역사의 발전을 실체로서 파악하는 것까지가 변증법적 유물론의 기본 개념이었다면, 이 기본 개념을 확장시키면서 이것을 그럼 이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발상이 출현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공산주의라는 매우 오래된 기원을 가진 개념을 끌어오게 되었다. 공산주의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그 역사는 고작 수 백 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대 세계에서부터 진행되어 오던 매우 원시적인 사고방식 중 하나였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진행된 많은 대안 공동체 운동들은 공산주의적인 모티프에 기반을 두어 이뤄졌는데, 그 기원은 기독교가 탄생했던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마르크스주의 또한 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민주주의가 처음부터 완전하게 거듭나는 것을 불가능한 목표지점으로 삼아 교조화를 막은 것[6]에 비해 마르크스-레닌의 공산주의는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완결된 원리와 법칙성을 가진 것으로 시작했다.

역사의 발전 단계를 유물론적으로 해석한 사적 유물론은 19세기 놀랍고 비약적인 생산성의 증대를 이룬 벨 에포크 시대의 영향을 받아 종국에는 모든 인간이 자기가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능력만큼 생산하는 공산사회로 귀결한다는 오류적 사상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는데, 그리하여 이를 당위로서 여기고 곧바로 현실정치에 대입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기면서 자신들의 이념을 교조주의의 무오류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교조주의적인 이념이 자리 잡게 되면 무오류의 공산당 외에는 다른 이념이나 정당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져, 이로 절대 권력이 출현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말이었다. 일당 독재를 지속해왔던 공산국가의 공산당은 사적 유물론에 맞추어 역사의 진행단계를 일일이 판단하려고 들었고, 이것이 무오류라 여기면서 그걸 하려고 했다.

요컨대 '당이 하는 일은 절대 옳다'는 신념은 바뀔 수가 없는 기본 전제였던 것인데, 문제는 이것이 맞는지 틀린지를 판단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 되었건 틀린 것이 될 수 없었고 당 지도부의 결정 아래에서 이뤄진 일들은 자신들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우선적으로 배제하게 만들었다. 현실적이지 않은 해결책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여도 그걸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졌으며, 급기야 공산당은 실제로 공산주의를 이룩할 수 있느냐 라는 비이성적인 믿음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당의 지도부에서 자기들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올라오는 보고에 근거해 개혁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는데, 무오류의 공산당은 절대 틀릴 수가 없으므로,그 당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반동행위이기 때문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곧이곧대로 이야기할 수가 없었던 것.(오늘날 사이비/극단적 종교단체에서 종교의 무오류적 성격을 빙자 혹은 남용해서 내부비판을 차단한 것과 비슷하다.)

쉽게 말하자면 19~20세기의 소련 공산주의 지도자들은 공산주의를 성서에 등장하는 새 예루살렘과 같이 결국 역사의 종착점에는 하늘에서 내려올 새 예루살렘 말쿠타 디스마이아의 이상사회처럼 " 반드시 " 공산주의 사회가 이룩될 것이라며, 실제로도 볼셰비키는 러시아 정교회에 익숙한 러시아 인민들에게 새 예루살렘이라는 표어로 쉽게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했다. 그런 교조적인 이념으로 인민들을 세뇌시키고 또한 각자 희생을 통해 공산주의 유토피아 건설을 완성해야한다는 명목으로 교조주의적 입장에 따른 이분법적 사관으로 인권탄압과 무산자 독재주의로 표방되는 독재정치를 합리화시켰다.

변증법적 유물론은 사적 유물론을 만들어냈지만, 사적 유물론은 보편적으로 보이는 법칙성을 교조화함으로써 실패하였고 결국 공산당 창당 120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던 공산주의는 단 하나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실현되지 못하였다.

7.1. 반론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변증법은 단순하게 도식화된 사고 체계가 아니다. 위 같은 서술은 헤겔의 관념유물론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며 역사적 변천에 있어 토대와 상부구조 간의 관계를 깨닫지 못한 오해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마르크스는 공산주의가 세계에 도래하는 것은 자본주의가 완전해진 다음에나 공산사회가 도래한다고 예상하였다. 즉 인류사의 공산사회로의 진입은 현재진행중일 수 있다는 것이였다.

현재 인류 역사상 완전한 자본주의가 등장한적은 없으며 생산력이 더 이상 증대하지 않고 물질의 가치가 동등해지는 시기는 전혀 오지 않았다. 따라서 20세기 전반에 일어났던 공산주의 국가의 몰락이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역사관이 예견하는 내용이 현실화 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라고 판단하는 그 자체가 오류인 것이다.

또한 스탈린을 위시한 공산국가들이 시행한 독재와 탄압은 마르크스가 주창한 공산주의의 방법론이 아니라 그들 국가에서 시행한 결과라는 사실도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이는 마르크스의 유물론과 역사관에 대한 지적에서 가장 흔히 범하는 오류중 하나이기도 하다.

8. 현대 공산주의에서의 평가

여기의 비판은 레닌주의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도 혼재되어 있다. 감안해서 보길 바란다.

이미 세부적인 비판은 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변증법적 유물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단순한 도식화로 인해 교조적 도그마가 발생했다는 점에 있다. 적백내전과 냉전기를 거치면서 전시공산주의 체제가 확립하였고 노동자 국가를 천명한 국가[7]들은 상부구조로서의 이데올로기를 일종의 독트린으로 간주하였고, 결국에는 프롤레타리아를 위한 이데올로기 민주정이 아닌 이데올로기를 위한 프롤레타리아 독재정이 펼쳐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미 제2인터내셔널 시절부터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은 아예 공산주의의 핵심 강령인 사적 유물론과 계급투쟁을 부정하였고, 사유재산과 자본주의를 종속시키면서도 공산주의, 사회주의와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면서 레닌주의나 좌파공산주의 등 마르크스의 주장을 부정하지 않았던 이론가들과 피터지는 논쟁을 벌였고 전형적인 제국주의 전쟁이었던 1차대전에 찬성을 보내며 제2인터내셔널을 파탄내는데 일조했다.

이런 사회민주주의자들은 공산주의계열에서 개량주의자라 불리며 경멸과 멸시를 받았고 사적 유물론, 그리고 전면적인 국유화 및 국가통제경제의 수용 여부에 따라서 지금까지 두 진영은 100년이 넘어가도록 반목하고 있다.[8]

물론 이에 대해 단순히 유물론에 대한 견해 차이라고 보기는 어렵긴 하다. 사민주의자와의 반목은 차설 법사멸론과 국가의 소멸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인한 경우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좌우간에 마르크스가 사회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추상적인 표현을 자주 써서 21세기인 오늘날까지도 해석에 있어 뚜렷한 견해 차이가 있다. 물론 이 역시도 변증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전경제학이 애덤 스미스 때의 수준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케인즈주의라든지, 신자유주의라든지 양상을 변천해왔던 것처럼, 사회주의 실현의 방식에 대한 해석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도 수많은 학파를 낳으며 다양한 견해를 다투고 있다.

9. 관련 문서



[1] K. 마르크스: 자본론 I, 김수행 역, 비봉출판사 2015, 19쪽, 이하 "자본1"이라고 함.[2] F. 엥겔스: F. 엥겔스: 』, 양재혁 역, 돌베게 2015, 37, 91, 93쪽 등 참조[3] V. I. 레닌: 《철학노트》, 홍영두 역, 논장 1989, 54쪽. 이하 ‘철학’으로 약칭함.[4] V. I. 레닌: 《유물론과 경험비판론》, 정광희 역, 아침 1988, 259쪽. 이하 ‘유물론’으로 약칭함.[5] G. W. F. Hegel: Werke 3(Phänomenologie des Geistes), Frankfurt/M. 1986, 50쪽. 이하 ‘현상학’으로 약칭함.[6] 알다시피 민주주의는 견제의 원리를 깔아두고 있으며, 이상은 존재하되, 완성될 수는 없음을 전제한다[7] 국가의 사멸에 대한 수정[8] 특히 사적 소유의 철폐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