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Mondo Piccolo: Don Camillo[1] | |
장르 | 일상, 코미디, 종교 |
형식 | 장편 소설 |
작가 | 조반니노 구아레스키 |
출판사 | 칸디도(Candido) 서교출판사[2] |
언어 | 이탈리아어 |
출판 년도 | 1948년 ~ 1969년[3] |
권수 | 10권(완역본) (2006. 09. 22.) |
1. 개요2. 줄거리3. 배경4. 마을 사람들
4.1. 주연4.2. 공산당 (빼뽀네의 부하들)
5. 국내 출간4.2.1. 스미르쪼4.2.2. 비지오4.2.3. 부르스꼬4.2.4. 천둥(인간)4.2.5. 랑고4.2.6. 팔케토4.2.7. 지고토(지고또)4.2.8. 스트라치아미4.2.9. 스포키아
4.3. 그 외 등장인물들 및 1회성 등장인물들4.3.1. 비지오 일가(통칭 보소니 가족)4.3.2. 피치(Pizzi)4.3.3. 풀미네-번개(개)4.3.4. 피노 바시4.3.5. 주교4.3.6. 경찰서장4.3.7. 스필레티4.3.8. 바르키니4.3.9. 머리 없는 남자의 유령4.3.10. 권투선수4.3.11. 젊은 화가4.3.12. 셀레스티나4.3.13. 기젤라(또는 지젤라)4.3.14. 마르코와 줄리에타4.3.15. 델 깐또네4.3.16. 로마뇰로4.3.17. 떠돌이 세일즈맨4.3.18. 프란츠 하우저4.3.19. 밀코4.3.20. 다리오 까모니4.3.21. 치로 & 피로티4.3.22. 마리오리노 & 지나4.3.23. 크리스티나4.3.24. 마리오 파렐리4.3.25. 델삐오 가족4.3.26. 도세띠 백작 부부4.3.27. 알프레도4.3.28. 잔나4.3.29. 자유당 간부4.3.30. 자동차 운전사4.3.31. 데졸리나4.3.32. 조바니 제로니모4.3.33. 레오 베드로4.3.34. 돈 깐디도4.3.35. 돈 치치(끼끼)4.3.36. 엘리자베따4.3.37. 미켈레4.3.38. 가롯떼4.3.39. 안젤마4.3.40. 데솔리나4.3.41. 죠르지노 몰리니4.3.42. 스카르티니4.3.43. 마리오4.3.44. 의문의 소년4.3.45. 기업 총수4.3.46. 가출한 도시 소년4.3.47. 자롱4.3.48. 로사와 할아버지4.3.49. 붉은 머리의 여자4.3.50. 나디아4.3.51. 스카모지아
5.1. 서교판 누락 에피소드
6. 미디어 믹스7. 여담[clearfix]
1. 개요
조반니 과레스키(Giovanni Guareschi 1908-1968)의 장편소설.
원래는 잡지에 연재할 원고가 다 되지 않아서 '마감이 조금 더 늦은' 다른 잡지에 실으려고 하던 원고를 땜빵으로 넣었는데 이게 대박 인기를 얻어 결국 총 4권짜리 장편소설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워낙 좋아, 마을에 홍수가 나서 다 떠내려가는 에피소드가 공개된 다음에는 세계 각국에서 실제로 구호품이 쇄도했다고 한다.
작가의 본업은 신문기자로서, 작은 지방 신문사에서 일할 때 정말로 기삿거리가 없는 날엔 작은 시골마을에서 있을 법한 일(넘어져서 다친 할머니 이야기 등)을 적당히 꾸며서 쓰곤 했는데, 그러면 정말로 그런 일이 며칠 후 일어났다고. 역시 인간 사는 이야기는 어딜 가나 비슷한 모양이다.
2. 줄거리
바야흐로 때는 1950-60년대 냉전 시대 무렵. 장소는 북부 이탈리아에 흐르는 포강[4] 근처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인 바싸.[5]기독교민주당 세력 밎 이탈리아 공산당 지지자가 혼재한[6] 이 마을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괴짜 츤데레들이 살고 있다. 바로 이곳 성당의 본당신부 돈 까밀로 (까밀로 타로치)와 마을의 읍장인 빼뽀네 (주세뻬 보따지)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앙숙이면서도 또한 최고의 친구이기도 한 이 두 사람은 어린시절부터 마을의 교사인 크리스티나 선생님 밑에서 함께 공부하였고 2차 대전 중에는 나치스와 파시스트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운 빨치산으로 전쟁터에도 함께 나선 데다 지금도 투닥거리면서도 속으로는 서로를 걱정하는 좋은 사이이다.
기독교와 공산주의가 혼재한 이 작은 마을에는 이념 차이로 으르렁대면서도 누군가 위험해지면 바로 발벗고 나서는 마을 주민들이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3. 배경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미소 냉전시대의 이탈리아의 포 강[7] 골짜기에 자리잡은 "바싸 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소설이다.냉전 시대의 정치적인 갈등(자본주의 vs 공산주의)에 의한 사건들이 이야기의 주 내용이며, 기독교와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돈 까밀로 신부와 공산당 지도자인 빼뽀네 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공산당의 빼뽀네가 반동인물이긴 하지만 소설 자체가 전체적으로 개그성이 짙은 코미디이기 때문에 빼뽀네와 공산당 일당을 우스꽝스럽게 비꼬는 정도지 그렇게 공포스럽다거나 악랄하게까지 묘사하고 있지는 않다[8]. 기본적으로 당시 이탈리아 공산당 자체가 서유럽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동유럽 공산당과 달리 그리 큰 힘을 쓰지도 못했고 군사력이나 폭력적인 수단에 크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탈리아 공산당은 프랑스 공산당과 함께 서유럽(더 나아가 서구권) 최대의 세력을 가진 공산주의 정당으로 손꼽히고 있었다. 게다가 프랑스 사회당에 비해 열세이던 프랑스 공산당과는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공산당이 제 1야당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일당체제의 유일집권당인 동유럽 공산당에 비하면 물론 손색이 있지만)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정당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역으로, 의회주의 정치체제 내에서 그만큼 튼튼한 기반을 갖추었기에 굳이 폭력혁명 노선에 집착하지 않고 의회주의 노선을 선택했고, 제1야당의 입장에 있었기에 빅 텐트 정당의 성격을 띄고 중도 영역으로 정체성이 확장된 것. 그래서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통상적인 공산당 이미지와는 억만광년 떨어진, 꽤나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보이는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정치적인 분쟁을 일으키는 마을 사람들이지만, 마을의 이익과 위기에 앞에서는 의기투합하기도 하는 등, 정치 갈등을 소소한 인간사의 일부로써 따뜻하고 위트 있게 묘사한 것이 큰 특징이다. 여담이지만 포 강 인근 지방이 수제 햄, 소시지 등으로 이름이 높고, 돈 까밀로 신부도 병원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고향 음식 맛을 보고 쾌차하는 내용이 있다(...).
다만 간간히 심각하거나 슬픈 에피소드가 나와서 마냥 즐거운 분위기만 상상하고 보려다 충격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작품 내 마초이즘이 대단한 모습인데 아무래도 68혁명 이전에 쓰여진 작품인 만큼 당시 이탈리아 시골 사회의 남존여비 분위기가 고스란히 묘사되기도 한다.[9] 남편이 아내에게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건 등장인물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10] 아내가 남편에게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식으로 도입부에서는 아예 작가가 현대적인 기준에서 보면 강압적이고 범죄에 가까운 자신의 연애사를 써놓기도 했다.[11]
- 바싸 마을: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마을. 근처에 포 강이란 이름을 가진 강이 있다. 공산주의와 기독교가 혼재한 마을이라 늘 떠들썩하지만 누구보다 인정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 뾰삐나 마을: 바싸 마을에서 독립을 하려는 작은 마을. 돈 깐디도 신부의 고향.
- 바싸 읍내: 바싸 마을 근처의 읍내.
4. 마을 사람들
바싸 마을의 주민들. 사상과 이념 차이로 으르렁대면서도 서로 걱정하는 착한 사람들이다.4.1. 주연
- 돈 까밀로: 포 강(또는 뽀 강) 옆의 바싸 마을의 본당신부.
- 빼뽀네: 바싸 마을의 읍장 겸 바싸 공산당의 지도자.
- 예수(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4.2. 공산당 (빼뽀네의 부하들)
빼뽀네가 리더로 있는 공산당원들로 예전부터 돈 까밀로와 빼뽀네와 친했으며 크리스티나 선생님 밑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하나같이 일자무식들이고 극성이라 돈 까밀로에게 늘 디스당하지만 하나 하나 개성 넘치고 착한 사람들. 다만 스포키아는 예외이다.[12]
4.2.1. 스미르쪼
빼뽀네의 부하들 중 등장비율이 높다. 직업은 읍사무소의 연락원으로, 우편물 배달이나 당원들 간에 연락책을 도맡아 하고 있다. 빨치산 항쟁 당시 빠른 발을 살려 전령으로 맹활약했다. 이 인물이 주연급으로 나온 이야기가 몇 개 있기도 하다.당차고 열혈 공산당원인 여자친구 카롤라가 있다. 사실 같이 사는 데다 공인된 사이이고, 딸아이까지 있어 아내나 다름없는데 "더러운 부르주아 사회의 구속이자 인생의 무덤인 결혼을 안 하겠다"며 버팅기고 있는 것.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은 이런 풍기문란[13]을 감당하지 못하여 정식으로 결혼하라고 노상 바가지를 긁어대는데도 뜻을 굽히지 않는다. 심지어 대장인 빼뽀네의 말에도 차라리 기독교 민주당원이 되겠다고 할 정도...[14]
어머니가 "손자에게 유아세례를 주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 빼뽀네와 가짜 세례식을 집전했고 계획대로 어머니도 세례를 받았다고 믿었으나, 결국 양심의 가책으로 돈 까밀로를 찾아와 진짜로 세례를 받게 하는 에피소드나, 돈 까밀로 몰래 개 번개를 데려다가 팔아넘기곤 번개를 도망치게 해서 그 돈을 빼돌리는 에피소드 등등. 덤으로 빼뽀네를 제외하고 돈 까밀로에게 가장 많이 쥐어박히기도 한 인물이다. 주로 성당에 심부름 와서 헛소리하다가 맞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발이 빠른지라 한 대 때려주기도 전에 냉큼 도망가는 경우도 많다.
가령 한여름에 목욕하는 돈 까밀로가 벗어놓은 수단(soutane)을 훔쳐서 골탕을 먹이려고 한 시도까지는 좋은데, 배짱 좋은 돈 까밀로는 지뢰밭으로 들어가서 그곳으로 옷을 가져오도록 반협박을 해, 결국 지뢰밭 한가운데로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래도 빼뽀네를 제외하면 돈 까밀로와 가장 친한 공산당원이기도 하다. 공산당이 선거에서 대승하여 반동분자들을 린치할 계획이 세워지자 빼뽀네보다도 먼저 와서 돈 까밀로를 대피시키려 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학력은 초등학교에서 1학년을 2번 다니고 2학년과 3학년을 각각 3년이나 다녔다.
4.2.2. 비지오
풀네임은 비지오 보소니. 부하들 중에 그나마 머리 좀 쓰는 사람. 공산당원 중에서 가장 진지하고 논리적인 성격이라고 하며, 만약 이 친구마저 과격한 말을 서슴없이 꺼낼 정도면 그 상황은 이미 갈 때까지 간 거라고 할 정도다. 가족으로는 아내 로사, 아들 내외, 손자 리베로가 있다.원래 벽돌공이었으나 돌아가신 처숙모 데솔리나 부인에게 농지를 물려받은 후 지주가 되어 농사를 짓게 되는데[15], 이 과정에서 같은 당 동지 팔케토와 대판 싸우기도 한다. 왜냐면 팔케토는 처숙모의 소작인이었는데, 살아생전 소작인들과 싸우느라 학을 뗀 처숙모[16]가 농지 상속 조건으로 소작 없이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을 내세웠기 때문. 공산당원의 몸으로 지주까지 되는 데다 같은 동지를 내쫓을 생각까지 했으니 팔케토는 물론 다른 당원들과 대판 싸웠고 탈당할 생각까지 했으나, 사실 비지오도 돈 때문에만 이런 건 아니었다.
비지오가 아내에게 사정을 들어보니까 이런 조건이 절로 나올 만 한게 이 소식을 들은 아내 로사가 위로하며 "당신 잘못 하나도 없어요. 예전부터 팔케토를 포함한 공산당원 소작인들이 우리 숙모를 지독하게 괴롭혀서 숙모가 스트레스로 일찍 가게 만들었잖수."라며 팔케토를 많이 원망했다고. 게다가 비지오의 과묵한 아들도 아버지에게 팔케토가 그 건으로 아버지에게 화를 낸 걸 듣자 아버지를 위로하며 "아버지 잘못이 아니에요. 평소 팔케토 아저씨께서는 행동대장이란 직책으로 사람들과 정치싸움하느라 원한을 사고 다녔잖아요."라며 좋게 보지 않았고 비지오의 며느리 아이다도 남편과 시어머니 편을 들었을 정도. 그리고 비지오 본인이나 팔케토나 피차 오래 알고 지내던 사이에 원수지길 원하지 않았다. 결국 비지오에게 사정을 들은 빼뽀네가 중재를 해주는데 농토를 비워주는 대가로 비지오가 거액의 돈을 팔케토에게 줬고, 팔케토는 새 농토를 임대해야 하니 자신을 심각한 명령 불복종 혐의로 당에서 쫓아내달라고 한다.[17] 탈당 명령서를 쓰는 뻬뽀네에게 명령 불복종은 좀 모자란 거 같으니 날 충성심 부족 등 더 나쁘게 쓰라고 요구하는 팔케토의 모습이 일품.
4.2.3. 부르스꼬
스미르쪼와 더불이 등장비율이 높다. 아들들과 줄리에타라는 딸이 있다. 아내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으며 병 때문에 얼마 후 작고한다. 직업은 벽돌공으로서 비지오 다음으로 머리 쓰는 사람이기도 하며 위치는 2인자 정도. 주로 비지오와 같이 빼뽀네 옆에서 밉살맞게 맞장구를 치거나 한두마디 태클걸다가 쥐어박히는 역이다.직업이 직업이라 낡디낡은 성당 건물을 보수하러 오는 일도 종종 있다. 젊은 공산당원 마르코란 청년이 줄리에타와 정치적 동지로만 지내다가 줄리에타가 미인대회에 나가려고 하자 '나는 내 여자의 수영복 입은 모습을 온 세상에 보이는 멍청이가 아니다!'라고 외치고 그녀의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을 때 몰래 지켜보던 그는 아내에게 '봤지? 괜찮은 청년이라고 했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줄리에타는 돈 까밀로의 집전으로 마르코와 결혼했다.
참고로 이 아들 중 하나는 신학생이다. 시칠리아에 사는 부자 여동생에게 양자로 보냈더니 신학교엘 가버린 것. 아버지로서 아들이 어떤 놈이 되든 외면하진 않겠는데 당에서 알면 자기는 끝장이니 이 노릇을 어떡하냐고 돈 까밀로에게 상담하러 오기도 한다.
4.2.4. 천둥(인간)
본명은 '안떼로네 까바자'이지만 천둥으로 더 많이 불린다. 우직하고 강건한 남자로, 너무 단순무식한 게 탈이다. 얼마나 단순하냐면 법과 약속을 우직하게 따른다고 할 정도이며 이름이 같은 돈 까밀로의 개 천둥과 사람 천둥 중에 누가 머리가 더 좋냐고 하면 개 쪽이 머리가 좋다고 다들 말할 정도. 하지만 도박에 관해서라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데 - 하필이면 상대가 자기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었고, 마지막에 투표권까지 걸고 도박을 하다가 지면서 이긴 사람이 투표하라는 사람에게 투표하라는 계약에 응하고 만다.결국 이 때문에 집에서 침대에 누워 끙끙 앓다가, 돈 까밀로는 그를 구하기 위해 그 사람으로부터 계약서를 구해서 빼뽀네와 도박 승부를 벌이고, 은근슬쩍 져줘서 계약서를 돌려주고, 나중에 천둥에게 돈을 주며 "하느님의 적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했다[18][19].
4.2.5. 랑고
룬고라고 쓰여진 판본도 있다. 부하 중에 덩치가 가장 큰 사람으로 빼뽀네보다 덩치가 더 크다. 인민의 집을 관리하고 있으며 인민의 집 방 한켠에 가족들과 같이 사는데 폭설이 내리던 날 빼뽀네의 실수로 건물이 무너져 죽을 뻔한 적이 있다. 출세욕이 있는지 빼뽀네가 경제적 문제로 잠시 읍장 자리를 내놓고 도피했을 때 공산당 대표 겸 읍장 자리를 탐내며 빼뽀네의 심복 스미르초와 부르스꼬 등을 숙청하려다가 돈 까밀로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돌아온 빼뽀네에게 저지당한다.4.2.6. 팔케토
바싸 마을 지부의 소작농 대표로 일종의 행동대장 역할을 맡고 있으며 우직하고 고지식한 성미로, 때로는 빼뽀네와 대립하기도 한다.한 번은 마을 내 공산당과 기독교민주당 간의 투쟁에 불을 붙이고, 적대관계의 증진을 위해서 마을 담벼락에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를 그려 소동을 일으키지만, 돈 까밀로를 따르는 사람들에 의해 사진까지 찍히면서 정체를 들키게 된다. 본인 말로는 공산당을 위해서 나치가 나타난 것처럼 꾸민 거라는데, 하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파시스트로 오해받을 상황. 돈 까밀로는 이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30대의 엉덩이 걷어차기를 요구하고, 결국 팔케토는 그 자리에서 엉덩이를 15번이나 걷어차인다. 돈 까밀로가 "나머지 15대는 나중에 천천히 받아내겠다"고 하자, 풀미네는 "16대를 맞았으니 14대가 남았다"고 말하자 빼뽀네 왈 - "15대가 맞아, 16번째는 내가 당의 이름으로 걷어찬 거거든."
문제는 이 양반이 비지오 일가와 공산당원들이 대판 싸울 뻔한 계기인데 사실 팔케토는 비지오의 돌아가신 처숙모가 운영하던 비옥한 농지인 아르지네 농지의 소작인인 공산당원이기 때문. 이로 인해 비지오의 처숙모 데솔리나가 심한 마음고생 끝에 사망하여 비지오의 아내 로사는 돌아가신 숙모 건으로 인해 그를 매우 싫어한다.
결국 비지오가 처숙모의 농지를 손자 리베로가 성인이 될 때까지 대리 관리인으로 임시 주인이 되어 난처해하며 처숙모의 조건을 사정상 언급할 때 길길이 화를 내며 날뛰어대 화가 난 비지오가 한 번 제대로 탈당할지 생각을 할 정도.
나중에 비지오의 사정을 들은 빼뽀네가 고민 끝에 중재안을 내놓자 그걸 받아들이고 출당하게 되는데, 다른 소작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출당 성명서에 자길 더욱 나쁘게 쓰라고 요구한다.
4.2.7. 지고토(지고또)
이쪽도 빼뽀네의 부하치고 단역성 부하지만, 잊을 만 하면 가끔 얼굴은 내민다. 돈 까밀로가 돈을 좀 써서 예쁘게 페인트 칠을 해놓은 성당 벽에 돈 까말로(막노동꾼)라는 글을 쓰며 장난치다가, 돈 까밀로에게 역습당해 빨간 물감을 뒤집어쓰고 씻어내지 못하는 바람에 '붉은 가죽'이라는 별명이 붙었다.[20]이에 보복으로 돈 까밀로의 사제관 문짝 손잡이에 똥을 발라 놓았고, 문 손잡이를 잡고 나서야 이를 알게 된 돈 까밀로는 냉큼 지고또가 있는 술집으로 쳐들어가, 냅다 뺨다구를 올려붙여서 똥을 지고또의 뺨에다가 발라주었다. 지고또는 친구들과 함께 돈 까밀로에게 달려들었지만 긴 의자로 흠씬 두들겨맞았고, 결국 그 날 밤 사제관 문 앞에서 화약을 터트리며 "성당이고 사제관이고 몽땅 불태워버리겠다"면서 욕과 저주를 퍼부으면서 꽥꽥 떠들어대며 분풀이를 했다. [21]
이 일로 인해 돈 까밀로는 쫓겨났다가 마을 사람들이 교구장 주교에게 애원해서 결국 돌아오는데, 주교에게 돈 까밀로를 돌아오게 해달라고 할 때 나서서 말하기를, "내 머리 위에 긴 의자를 휘두르는 꼴을 못 봐주겠어서 문 앞에 화약을 터트렸다", "긴 의자로 머리통을 두들겨 맞다 보면 어리석은 생각을 품는 게 사람이지 않느냐"고 변명하고, 주교도 그 말에 동의한다.
그 뒤에도 가끔 나온다. 다만 본명보다는 판본에 따라 다르지만 위에 나온 '붉은 가죽', '아메리카 원주민' 등의 별명으로 등장한다. 인디언을 가리키는 비칭 중 하나가 붉은 가죽[22]인 데서 연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4.2.8. 스트라치아미
빼뽀네의 부하들 중에서 가장 가난해 본인에 아들까지 피골이 상접하다는 묘사가 나온다.아들이 성당에 낙서를 하다 카밀로 신부에게 붙잡혔는데, 그 팔이 너무도 마르고 약해서 그만 신부가 그대로 놓아주었을 정도.
가난한 이유가 가관인데, 일자리를 얻어도 며칠 되지 않아서 고용주와 싸우고 그만두는 게 일상이다.
카밀로 신부가 미국에서 온 구호품을 나눠줄 때 깊은 밤에 몰래, 공산당원 중 유일하게 찾아와 받아갔다. 카밀로 신부는 다소 복잡한 심경이긴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가줬다.[23] 하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마을에 온 공산당 지도위원에게 걸려서 아내와 아들이 보는 앞에서 얻어맞아 쓰러지고 구호품도 죄다 뭉개지고 빼뽀네와의 사이가 파탄 직전까지 갔다.[24] 공산당원들 입장에서 봐도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꼬인 상황인 것이, 공산당 지도위원과 회의하던 중 카밀로 신부가 구호품을 나눠준다는 보고를 받은 뻬뽀네가 스미르쪼에게 성당을 감시하며 보급품 수령자를 기록해서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뻬뽀네가 원했던 것은 감시하는 척만 잠깐 하고 돌아와 '우리 당원들은 미제의 빵 부스러기를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하고 형편좋게 보고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워낙 정직하고 거짓말을 못하던 스미르쪼가 야밤까지 철저하게 감시하고 돌아와선 스트라지아미가 구호품을 타갔다는 것을 이실직고하는 바람에 뻬뽀네와 스미르쪼가 스트라지아미를 밀고한 것이 되어 버린 것. 다행히 지도위원이 떠나고 카밀로에게 혼쭐이 난[25] 빼뽀네가 구호품을 대신 나눠주는 것으로 다시 회복. 당에서 준 거라는 식으로 구라를 치긴 했다.
4.2.9. 스포키아
빼뽀네의 부하로 작중 공산당원들 중 가장 젊은이지만 워낙 고집 세고 극렬한 인물이라 빼뽀네의 골칫거리. 직업은 이발사다.어지간히도 극렬한지 자기 아들에게까지 "부르주아를 배척해야 한다"고 가르칠 지경. 한번은 지나가던 부자가 자신의 이발소에 들어오자 수염을 반만 깎아주고 성당에 가서 나머지를 깎으라고 면박을 준다. 부자는 당황하고 가게에 놀러와 있던 공산당원들은 박장대소.
스미르쪼가 공산당 건물 앞에서 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져[26] 빼뽀네 일당이 용의자로 생각한 피치(Pizzi)의 집으로 처들어갔을 때, 창문 밖에 있다가 그를 쏴 죽인다. 이 일 때문에 마을이 일대 혼란에 빠지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망인의 상처부분을 보니 관자놀이 관통상을 입은 상태였고 근처에 망인의 권총까지 있으며, 아내는 아들을 할머니 집에 보낸 다음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기 때문에, 결국 신변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사건이 끝난다. "자살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교리에 따라 돈 까밀로는 고심하나, 과감하게 장례 미사를 집전한다.
한편 경찰서장은 현장조사 결과 자살이 아니라는 증거를 다수 발견하고[27] 은밀하게 내사를 하던 중이었는데, 돈 까밀로의 행동을 기회로 삼아 공개 재수사를 시작한다.
스포키아는 돈 까밀로가 비밀을 알고 있다고 여겨[28] 한밤중에 성당에서 돈 까밀로를 저격한다. 다행히 돈 까밀로는 다치지 않았고,[29] 역시 망인 가족과 돈 까밀로만큼은 비밀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빼뽀네는 범인이 이들을 해칠까 싶어 부르스꼬를 망인의 집에 보내고 본인은 성당 근처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총소리가 나자 누구인지 모를 저격자를 쏘았지만 맞추지는 못한다.
며칠 후 자신의 이발소에 돈 까밀로가 면도를 하러 찾아오자, 스포키아는 신부가 다 떠벌리고 다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빼뽀네에게 범인이 자신임을 밝힌다. 뺴뽀네는 스포키아에게 목격자가 하나 뿐이라면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만, 결국 초조함을 이기지 못한 스포키아는 그날 밤 피치의 집으로 가 유일한 증인인 아들을 죽이려고 기관총을 난사하다가 피치의 아들이 반격으로 쏜 사냥총에 맞아 사망한다. 망인의 아들은 곧바로 사실을 밝혔고, 익명의 협박 편지에 두려워하여 침묵하고 있던 피치의 처도 범인이 사망하자 안심하고 목격한 내용을 밝혔으며, 스포키아가 밤마다 피해자의 집 근처를 배회했다는 이웃들의 증언 등 다른 증거들도 나와 진실이 밝혀진다.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는 연작 에피소드로 작중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사건이기도 하다.
민서판에서는 스포키아가 죽는 마지막 에피소드가 잘렸다. 아무래도 어린이들이 보기엔 총을 난사하는 게 큰 충격일지도 몰라 잘랐던 듯.
아니면 민서판과 서교판의 저본이 서로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에피소드는 시리즈 내에서도 상당히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연작인데, 작가 생전에 출판된 현지 단행본 상으로는 "Don Camillo"(1948)에 앞의 3개 에피소드가, "Don Camillo e il suo gregge"(1953)에 스포키아가 죽는 마지막 에피소드가 나뉘어 들어가 있다.
4.3. 그 외 등장인물들 및 1회성 등장인물들
4.3.1. 비지오 일가(통칭 보소니 가족)
- 로사 보소니: 비지오의 아내. 부모님을 잃고 숙모인 데솔리나가 돌봐주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비지오 건을 제외하면 숙모를 진심으로 따르며, 남편에게 숙모가 시달린 일을 언급하며 남편의 동료 팔케토를 원망한다.
- 비지오의 아들 부부: 과묵한 아들과 며느리 아이다 보소니로 구성. 리베로의 부모님이다. 어머니 로사에게 처숙모의 농지 소작농 얘기를 듣자 그 소작농인 팔케토가 평소 극성이 심했다 언급한다.
- 리베로 보소니: 비지오의 3살배기 손자. 어린아이라 어른들의 공산주의 노래를 아무 여과없이 불러댄다.
4.3.2. 피치(Pizzi)
스포키아의 죽음 사건이 있는 에피소드의 등장인물. 아내와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공산당 테러로 인해 민감해진 상황에서 매복하고 있던 빼뽀네 일당 중 한 명인 스미르쪼가 근처의 트럭 타이어가 터지면서 그 파편에 맞아 기절하는 바람에 근처를 지나던 중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스포키아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나중에 온 경찰도 죽은 그의 시신에서 관자놀이의 상처와 권총을 보고 자살을 했다고 판단해 사건을 흐지부지 시켰지만 돈 까밀로가 장례 미사를 집전하게 되면서 스포키아의 죽음에 일조하는 본의 아닌 발단을 만든다.나중에서야 아들이 스포키아를 사살하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며 명예를 회복한다.
4.3.3. 풀미네-번개(개)[30]
돈 까밀로가 성당에서 기르는 견공으로 이 소설 내의 유서 깊은 장기출연 개님이시다. 순종이라 하지만 확실히 무슨 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31]. 머리가 좋아서 번개가 따르는 자는 돈 까밀로와 빼뽀네뿐이다.[32]수십만 리라를 호가하는 엄청 비싼 사냥개라 원래는 돈 까밀로가 키울 만한 것이 못되었지만 어찌어찌 돈 까밀로 손에 들어온다. 원래 주인의 성격이 무척 좋지 않아 개가 도망쳤다가 돈 까밀로를 만난 것. 사냥이라면 환장하는 돈 까밀로는 일급 사냥개인 번개를 엄청나게 탐내고 좋아했지만 성격상 차마 빼돌리진 못하고 주인을 찾아준다. 주인이 찾아갔는데도 2번이나 도망쳐서 자신에게 잘해준 돈 까밀로에게 돌아오고, 그 와중에 빼뽀네와도 함께 사냥을 다녀온다. 마지막으로 되찾으러 왔을 때에는 돈 까밀로는 빼뽀네에게 돈을 빌리면서까지 사려고 했으나, 주인이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자 개는 평소 쌓인 게 터져 화가 나서 주인의 손을 냅다 물었고, 주인은 화가 난 나머지 개에게 총까지 쏘았다.
다행히 비껴 맞아서 엉덩이만 스쳤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고, 그 광경을 본 돈 까밀로는 놀라 허둥지둥 개를 데려가 치료해주고, 빼뽀네는 열받아서 차를 타고 도망치는 그의 뒤를 쫓아서 차를 세운 뒤 끌어내서 총은 분질러버리고, 따귀를 흠씬 때려준다.
까밀로와 빼뽀네 외에도 따르던 사람이 1명 더 있었는데, 사냥을 좋아하는 바시 가문의 아들인 피노란 소년이었다. 그러나 피노는 안타깝게도 밀렵을 하다가 숲지기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고, 번개는 그 사건의 범인을 직접 스토킹하여 자수하게 만들었다.
은근 빼뽀네의 부하 중 2인자인 스미르쪼와도 친하다. 스미르쪼가 번개를 팔아버리면 번개가 도망쳐 나와 돈을 버는 사기를 칠 정도(...) 심지어 사기 친 대가로 자기 몫(살코기 요리)을 꼬박꼬박 요구하기까지 하는 똑똑한 견공. 창고 지키라고 시켰더니 집에서 도망나온 뻬뽀네의 아들을 몰래 들여보내 주는 등 은근슬쩍 공산당 쪽 사람들이랑 죽이 잘 맞는 걸 보면 주인이랑 똑같다.
돈 까밀로는 이 개를 자기 눈알만큼이나 아낀다. 어찌나 사랑하는지 빼뽀네가 놀리려고 온 몸에 빨간 칠을 했을 때는 충격받아 앓아 눕더니, 차라리 자신을 공격하지 천둥이를 괴롭힌 저열한 행위에 분노하고 낙심해서 사경을 헤매기까지 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병원에 실려가서 의사들에게 오늘내일한다는 처방까지 받는다. 결국 건강을 회복하고 돌아온 돈 까밀로에게 '천둥이에게서 빨간 색을 싹 지웠습니다'라는 말을 듣자 돈 까밀로는 '이제 자네들에게서 빨간 색을 지워내면 되겠구만'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개님이지만 주변인들 사이에서는 천재 개님으로 유명한데 빼뽀네 왈, 자기와 부하들을 전부 합해도 이 개보다 못하다고 친히 인증할 정도!
4.3.4. 피노 바시
돈 까밀로의 사냥개인 번개가 주인과 빼뽀네 외에도 잘 따랐던 소년.몸이 약하지만 사격과 사냥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다. 사냥을 하면서 점차 건강해졌고 특유의 휘파람을 잘 불어서 번개가 그의 휘파람만 들으면 바로 따라왔을 정도로 번개가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마을 내에서도 모든 사람들과 친했던 소년이지만 안타깝게도 주인 있는 숲에서 밀렵을 하던 도중, 숲지기 중 한 사람이 안개 속에서 마구 쏘아댄 총에 맞아 사망하고 말았다.[33]
피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매우 안타까워하며 슬퍼하는데 사실 유명한 사냥꾼이던 조상들과 피노의 아버지[34]가 총기오발사고로 사망했던 터라 돈 까밀로와 빼뽀네 등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해졌고 그를 잘 따르던 번개는 피노가 죽자 슬피 울다가 주인이 달래주어서야 겨우 진정했고 피노를 죽인 숲지기를 찾아서 그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짖었으며 이에 질린 숲지기가 자신이 피노를 죽였다고 경찰을 찾아가 자수하였다. 사망 이후에도 가끔씩 번개가 우뚝 서서 뭔가에 귀를 기울일 때면 그 휘파람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고 한다.
생전에 즐겨쓰던 소총은 전장식 머스킷인 듯, 아버지가 쓰던 소총은 돈 까밀로가 이어받았고 오발사고로 남편을 잃은 어머니가 소총을 사주지 않아 증조부가 쓰던 총을 어디선가 찾아내 썼다. 시대 배경 상 아마 100년도 더 된 총임에도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상태로 관리했다고 하니 신동은 신동이다. 딱 한번 돈 까밀로의 사냥에 막무가내로 동행했을 때 돈 까밀로가 심란해하는 사이 아버지의 총을 쏴서 새 1마리를 잡은 일이 있는데 고의는 아니었지만 아버지를 죽인 총을 들고 즐거워하는 아들을 보고 돈 까밀로는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섬뜩함을 느꼈다.
4.3.5. 주교
돈 까밀로의 직속상관격인 교구장 주교. 돈 까밀로에 비해 한줌도 안 될 것 같은 덩치에 머리가 새하얗고 온화한 성직자이지만, 돈 까밀로는 설설 긴다.산전수전 다 겪은 여우 같은 영감님이지만, 사고를 계속 치는 돈 까밀로를 계속 용서해주는 대인배기도 하다.
돈 까밀로네 본당을 사목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빼뽀네가 진입을 저지하려 마을 진입로에 하수도 공사를 핑계로 호를 파서 못 들어가게 막자, 돈 까밀로의 호소로 주민들이 시위해서 호를 메우는 대신 마을 내 공산당원들에게 "이번 사건의 주동자 되는 자가 우리 마을에 손님으로 온답니다!" 하면서 '품위있는 무관심'을 계획해 방문 당일 인근 마을에서까지 수백명의 제식 붉은 스카프를 두른 공산당 행동부대를 동원해 주교를 맞이하려 마을 광장에서 기다리던 신자들을 몰아내고 마을을 점령한 뒤 주교가 오거나 말거나 진입로에 서서 주교 일행을 투명인간 취급했는데, 주교가 이걸 대번에 눈치채고는 그냥 차에서 내려서 걸어 마을로 들어갔다.
주교가 살기등등한 공산당원 수백명이 모여있는 마을에 곁에서 모시려던 운전기사마저 물린 채 털레털레 걸어들어왔는데, 다들 무시하기로 결정한 공산당원이었지만 노인이어서 마음이 약해진 몇몇(부르스꼬와 스미르쪼 등)은 주교를 도와주거나 주교의 물음에 대답해주기도 하면서 '품위있는 무관심'은 초장부터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말았다. 물론 그때마다 빼뽀네는 이런 당원들의 발목 뒤나 정강이에 쪼인트를 날리는데, 그 와중에 주교가 "인민의 집"[35]을 보고 어떤 건물인지 물어보자 빼뽀네가 지나가는 말로 "한번 구경해보시겠습니까?"라고 하자, 흔쾌히 수락하여서 천주교 주교가 공산당 본부를 방문하는 사태가 벌어진다.[36] 원작에서는 그래도 시설을 둘러보며 "매우 괜찮은 시설이로군." 하고 칭찬하는 걸로 끝나는데, 영화(페르난델 버전)에서는 사람들이 잔뜩 모인 집회장으로 들어가서 대중들에게 축사까지 한다.[37] 이에 공산당원들은 충격을 먹었다. 이후 돈 까밀로의 사소한 복수가 있었는데, 성당 앞에 도착한 주교에게 청소년과 유치원 어린이들이 환영축가를 불렀다. 이어 뻬뽀네의 아들이 꽃다발과 함께 주교에게 바치는 시를 낭송해 환영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나중에야 이 일을 안 뻬뽀네는 순진한 아이를 꼬드겨 자기를 망신거리로 만들었으니 저 녀석을 강물에 던지겠다고 길길이 날뛰었지만, 돈 까밀로는 자네 아들이니 알아서 하란 말로 응수했다. 이 와중에 공산당의 과격한 현수막을 보고 주교가 뜻을 묻자 뻬뽀네가 진땀을 흘리면서 미국과 관련된 일이라 얼버무리자 주교는 석유를 노리고 오는 게 틀림없다며 뻬뽀네와 죽을 맞춰주기도 한다.
이후에도 돈 까밀로가 너무 큰 사고를 쳤을 때 적절히 처분을 내린다. 보통 머리 좀 식히라고 다른 임지로 잠시 보내버리는 편. 주교가 나이와 병으로 위독할 때 돈 까밀로의 반응을 보면, 주교는 돈 까밀로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상사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 권에 해당하는 <돈 까밀로 러시아 가다>에서, 주교가 "돈 까밀로 신부를 추기경으로 추천해야 할 지경"이라고 감탄하면서 작품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영감님도 후덜덜한 것이, 돈 까밀로가 공산주의자들과 한 판 싸웠을 때를 증명하라 하며 주교관 식탁을 들어보라 했는데, 주교관 내 식탁은 석재이다보니 까밀로가 던졌을 때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부서져 놀란 마을 주민들이 주교관으로 달려왔다.
이후 한 술 더 떠서 어안이 벙벙한 주민들에게 "제가 돈 까밀로 신부에게 호통치고자 일부러 그런 것입니다."라고 공갈을 치는 일로 나중에 보고를 받은 예수가 "맙소사! 돈 까밀로 너도 대단하지만, 주교 그 친구는 정말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돌았구만!"이라고 경악했다.
4.3.6. 경찰서장
판본에 따라서는 헌병대장으로 표기된다. 당연히 여기서는 부하들도 경찰이 아니라 헌병. 카라비니에리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경찰로 로컬라이징한 번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일단은 경찰서장이다보니 바싸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바싸 파출소에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인간흉기들인 돈 까밀로와 빼뽀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불쌍한 인물이다. 주로 하는 일은 돈 까밀로와 빼뽀네를 필두로 한 공산당원들이 패싸움을 벌이거나 난동을 피울 때 부리나케 달려와서 중재하고 수습하는 역. 난동을 피운 황소에 들이받혀 죽을 뻔했으나 기관총을 몰래 감추고 있던 빼뽀네가 황소를 사살한 덕분에 위기를 벗어난 적도 있다.
4.3.7. 스필레티
빼뽀네와 돈 까밀로의 동창이자 바싸 마을의 기독교민주당 대표. 크리스티나 선생의 회상에 의하면 학창 시절부터 우수한 성적을 보여준 모범생이였다. 돈 까밀로만큼은 아니지만 빼뽀네와 정치적으로 대립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익에 따라 화합하기도 한다.4.3.8. 바르키니
바싸 마을에서 유일한 인쇄소를 경영하는 노인. 일단 인쇄소 주인이지만 사실은 돈 카밀로의 충실한 정보통이자 프락치(?)이다. 빼뽀네가 읍장으로 성명서나 공문을 내면 필연적으로 바르키니의 인쇄소를 거쳐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돈 까밀로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내용을 고자질하거나 빼뽀네의 엉망진창인 문법이나 맞춤법 섞인 문서를 들고 와 흉을 보곤 한다. 빼뽀네도 이 사실을 아는지 그 노인네는 자기가 글을 틀려도 고쳐주기는 커녕 망신줄 생각으로 보란듯이 인쇄할 사람이라고 욕할 정도.4.3.9. 머리 없는 남자의 유령
먼 옛날 벽뚫는 강도단의 일원이었는데, 우연히 손이 잡혀 꼼짝 못하자 같은 편에게 목은 잘려서 행방을 알수 없게 되고 남은 몸만 검은 돌 밑에 묻힌 남자의 유령이다. 돈 까밀로가 미사 시간에 이 이야기를 말하며 애둘러 공산주의자들을 비난하였지만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 곳곳에서 이 남자의 유령을 목격하기 시작한 것. 참고로 나름 듀라한이라고 뭔가 타고 나오기는 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나온다.결국 이것을 마을 사람들이 소문이 소문을 낳는 집단 무의식으로 생각한 돈 까밀로와 빼뽀네가 적당한 해골을 대신 구해 검은 돌 밑에 묻어주고 마을 사람들에게 사건이 해결되었음을 선언하려고 한다.
늦은 밤까지 모의를 끝내고 폭풍이 치는 밤길을 같이 가던 돈 까밀로와 빼뽀네 앞에 유령이 나타난다. 유령은 폭풍에 의해 쓰러져가는 나무 밑을 가리켰다 사라지고, 거기를 파보니 신원 미상의 해골이 나와 검은 돌 밑에 묻어주는 걸로 끝났다.
4.3.10. 권투선수
마을의 권투시합에 초청받아 온 읍내 대표 선수. 돈 까밀로는 권투는 이웃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불경한 스포츠라며 불참했지만[38] 어쨌든 공산당 대표 선수가 상당히 선전을 하여 분위기가 한참 오르고 있었는데 심판이 보지 않는 틈을 타 로블로를 가해 공산당 선수를 쓰러뜨리자 분노한 빼뽀네가 링에 올라가 복수전을 하려고 했지만, 너무 흥분해 제정신이 아니던 뻬뽀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빼뽀네가 뚝심으론 마을 제일을 자부하고 있었던지라, 마을사람들의 충격이 컸다. 그러나 직후 난입한 우비용 코트를 입은 정체불명의 수염쟁이에게 분노의 KO펀치를 맞고 뻗었다.[39]예수는 그날 밤 돈 까밀로에게 '사제관 다락방에 펀치볼이라는 게 있던데 그게 뭐냐?', '생각났는데 비폭력적인 취미는 어떨까.' '신부가 그리 야생마 같더냐'라고 슬쩍 갈궜다. 그래도 잘 살펴보면, 예수는 웃으면서 한 대화인데, 주먹을 휘두른 돈 까밀로 신부는 당사자가 당사자라 어물거리면서 쫄아 있었다.
4.3.11. 젊은 화가
바사 마을에 수채화를 그리러 왔다. 체류비가 없어서 돈 까밀로의 본당에 1달 동안 묵는 대가로 성당의 벽에 성모 마리아를 프레스코화로 그렸다.[40]문제는 이 화가가 성모 마리아의 모델로 삼은 게 들꿩 주막 주인장의 딸인 셀레스티나라는 극성 공산당원 처녀의 얼굴을 모델로 했다는 점.
돈 까밀로는 절대 동료들에게 입밖에 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소문을 듣고 성당으로 쳐들어온 셀레스티나는 화가와 돈 까밀로에게 욕설을 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성당 홍보에 썼다고 비난하며 당장 그림을 지우라고 외친다. 이에 열받은 돈 까밀로는 '너 같은 빨갱이 욕쟁이 계집애가 이 그림과 닮았다고?! 닮지도 않았지만 그런 소리 들을 바엔 지워버리겠다!'라고 외치며 가려뒀던 천을 걷는다. 그 순간 성화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셀레스티나는 화가가 성모의 모습을 보았던 그 표정으로 바뀌고 돈 까밀로에게 성화를 지우지 말아달라고 사정하고, 결국 공산당을 탈퇴하여 화가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여담으로 돈 까밀로는 그 두 사람이 결혼하는 날에 성당의 벽화를 공개했다. 이런 저런 뒷말이 나올까봐 노심초사하며 걱정했지만, 웬걸. 다행히도 그런 말은 없었다. 정작 결혼식에 온 사람들은 "그림과 셀레스티나가 닮기는 뭘 닮아. 하나도 안 닮았네? 성모 마리아님은 아예 천상의 아름다움이시니만큼... 쟤가 저렇게 예쁘면 얼마나 좋겠냐."라고 말하며 대단히 쿨하고 대인배스럽게 그냥 넘어갔다고.
4.3.12. 셀레스티나
들꿩 주막집 주인의 딸로, 극성 공산당원이었다. 젊은 화가가 자신의 얼굴로 성모 마리아를 그렸다는 걸 알자 빡쳤으나, "당장 그 그림을 지우라"고 펄펄 뛰다가 돈 까밀로가 "너랑 하나도 안 닮았어"하면서 그 그림을 보여주자 보고 나서 감화되어 "제발 지우지 말라"며 성당을 뛰쳐나가더니 공산당을 탈퇴했다. 그리고 이게 연이 되어 화가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하는데 주변인들이 성모 마리아와 셀레스티나를 보고 쿨하게 "성모 마리아님이 더 예쁘시네. 서로 안 닮았어."라고 넘어가 주었다.4.3.13. 기젤라(또는 지젤라)
여맹위원장. 그야말로 극렬분자여서, 집안일은 내팽개치고 싸돌아다닌다. 바람에 치마가 날려도 태연자약하게 "우리 프롤레타리아는 감출 게 없으니 엉덩이를 홀랑 내보여도 부끄러울 게 없다"고 큰소리를 치다가, 복면의 괴한에게 납치되어서 꽁꽁 묶인 뒤 엉덩이에 붉은 페인트가 발리는 테러를 당했다. 범인을 잡지 못한 빼뽀네가 총파업을 지시했지만, 돈 카밀로의 설득으로 포기한다. 사실은 엉덩이에 붉은 칠을 한 범인은 그간 손수 집안일을 하며 속으로만 분노를 삭혀 오던 남편이었고, 돈 까밀로도 기젤라의 머리에 자루를 씌우고 남편에게 넘겨준 공범이었다.그 후로도 정신을 못차리고 날뛰다가, 결국 참다 못해 폭발해버린 남편에게 뼈가 부러지도록 두들겨맞고, 여맹위원장도 사임하게 된다. 문병 온 빼뽀네가 '우리 당은 당신이 필요하니 몸조리 잘 하시오' 라고 하자, 남편도 '내가 잘 돌볼 터이니 걱정 마시오. 나도 저 여자가 꼭 필요하니까' 라고 답했다. 사실 기젤라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시대가 시대라, 집안일=여자가 해야 한다는 마초이즘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페인트칠 에피소드에서도 기젤라의 남편에게 보복하려던 빼뽀네가 기젤라 남편의 하소연을 듣고 평소 초라한 행색으로 집안일을 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무 말도 못한다.
4.3.14. 마르코와 줄리에타
줄리에타는 부르스꼬의 딸이고, 마르코는 그런 줄리에타의 남자친구다. 정확히 말하면 남자사람친구 정도에 가까웠었다. 둘 다 열성적인 극렬 공산당원으로 이들 기준으로는 아버지 부르스꼬나 빼뽀네도 부족하다고 할 정도. 부르스꼬의 아내는 마르코를 사위 후보로 기대하고 있었으나 연애 결혼 얘기는 개뿔 공산주의에 대한 정치토론만 하는 걸 보고 돼먹지 못한 놈이라며 관심을 끊는다.소련에서 미국에게 지지 않으려고 주최하는 수영복 미인대회에 줄리에타는 출전하려 했으나, 그제서야 질투심이 인 마르코는 공산당이 주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극구 반대하며, 수영복을 찢어버리기까지 한다. 물론 줄리에타는 지지 않고 "너도 똑같은 고리타분한 옛날 남자구나?! 아예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나가야겠어."라고 맞선다. 이에 격분한 마르코는
"난 마누라를 쇼윈도에 전시해놓고 시시덕거리는 밸도 없는 놈팡이가 아냐!!!" [41]
라고 외치며 방에 놓여있던 가위를 치켜들고 이를 흉기로 생각한 쥴리에타는 잠깐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잠시 후 깨어난 쥴리에타는 자신의 머리가 싹둑 잘려 있는 걸 발견한다.
다음날 소문을 듣고 온 줄리에타의 친구는 "그냥 도시로 여행을 떠나라"고 충고했지만, 줄리에타는 오히려 그냥 민머리를 드러내고 마을 사람들이 오가는 다리에 앉아있는다. 그녀를 찾아온 마르코는 "차라리 나를 총으로 쏴라."고 한탄하고, 줄리에타는 "총으로 쏴? 널 죽이면 이런 꼬라지를 한 여자와 당장 결혼해 줄 얼간이를 어디서 찾아??" 하면서 결국 마르코와 결혼한다. 참고로 결혼식장에서는 머리를 아주 남자처럼 손질한 데다가 신사복 정장까지 입고 나타난 바람에, 혼인성사 집전을 맡은 돈 까밀로가 당황해서 "누가 신랑이고 신부지?"라고 할 정도. 그제야 부끄러워하면서 "저쪽이 신랑이요."하고는 베일을 덮어쓴다.
참고로 부르스꼬는 마르코가 자기 딸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 숨어서 다 보고 있으면서도 놔뒀고, "보라고. 아주 괜찮은 상남자잖아?"라고 같이 엿보고 있던 아내에게 말했다. [42]
4.3.15. 델 깐또네
바싸 마을과 사이가 좋지 않은 옆 마을인 까살리노[43] 출신 사람으로, 공산주의자들 때문에 양친이 죽게 되자[44]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크게 성공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복지사업을 하려 했다.하지만 공산주의 운동에 완전히 물든 고향 마을에 크게 실망하고, 돈 까밀로를 찾아와 부모님의 묘지를 이곳으로 이장하겠다면서, 복지 사업에 쓰려던 돈 - 5억 리라를 도로 가지고 돌아가겠다고 한다. 여기에 유혹받은(?) 돈 까밀로[45]는 빼뽀네를 반공주의자 읍장으로 위장시켜서 바싸 마을에서 그 사업을 추진시키려 했다.[46] 처음에는 뻬뽀네도 화내면서 거절했으나 결국 5억 리라라는 돈의 가치와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자 어쩔 수 없이 넘어오게 된다. 이후 깐또네와의 자리에서 깐또네가 공산당을 실컷 욕하고 이에 마지못해 동의하는 빼뽀네의 모습을 보고 결국 돈 까밀로가 "이 동네도 공산당 소굴 맞다"고 모두 고백하고 만다. 이에 깐또네는 자기를 속이려 든 거냐고 묻자 빼뽀네가 나서서 우리 마을을 위해 자진해서 나선 것이며, 이를 위해서라면 두꺼비라도 삼킬 각오가 되었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자신을 속이려 했던 돈 까밀로와 읍장 빼뽀네의 처절하리만큼 열심인 행동, 그리고 이어서 빼뽀네가 보여준 카드 한 뭉치를 통째로 찢어버리는 완력에 오히려 감탄한 깐또네는 그대로 바싸 마을에 사업을 추진해 버린다. 깐또네의 마지막 말은 '미국 사업가들은 투자하기 전에 그 지역을 철저히 조사합니다'. 즉 바싸 마을도 공산당이 장악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산당 놈들은 싫지만, 그래도 역시 까살리노 놈들이 죄다 홧병으로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도 컸다.
4.3.16. 로마뇰로
나이가 지긋한 부자 노인으로 자신의 장례식을 성당이 아닌 도시 사람들처럼 악단 끌고 치르는 민간 장례식으로 거행하고 싶다고 주장해 돈 까밀로와 마찰을 빚는다.그러던 어느날, 로마뇰로처럼 민간 장례식을 치르고 싶었던 옆 마을 로쏘라는 사람이 죽어 생전의 뜻대로 민간 장례식을 치렀는데 장례 마차를 끄는 말들이 성당 앞에서 멈춰버리고 온갖 채찍질을 해도 꼼짝도 하지 않는 사건이 생긴다. 이 일로 불안감이 생긴 로마뇰로는 빼뽀네를 찾아가 돈은 다 내가 지원할 테니 자기 장례식에는 저런 일이 생기지 않게 최고급 영구차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이후 로마뇰로도 죽어 장례식을 치르는데 영구차도 어디가 고장난 것도 아닌 데 성당 앞에서 멈춰버린다. 보다못한 돈 까밀로가 종을 울리며 저들을 용서하라고 간절히 기도하자 그제서야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4.3.17. 떠돌이 세일즈맨
자동차가 고장나서 빼뽀네의 정비공장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그 세일즈맨의 정체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빼뽀네가 소속된 정비 부대의 지휘관이었던 대위였다. 동부전선에 파견되어 독일군에게 철십자 훈장까지 받았으나 부상으로 한쪽 팔을 못쓰는 장애를 입고 후방부대로 전출된 사람이었다.대위는 제1차 세계 대전 참전용사인 빼뽀네를 신병 다루듯 했었기 때문에 빼뽀네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수리를 맡기고 싸구려 호텔에 들어간 뒤 낡은 차와 변변치 못한 행색을 속으로 비웃으며 복수의 기회가 왔다고 기뻐한다. 하지만 사실 그 대위는 이탈리아의 항복으로 독일군에게 이탈리아군이 무장해제 뒤 억류될 때 탈출하는 빼뽀네를 구해주기도 했다. 독일군이 전차로 주둔지에 밀고 들어오자 혼자서 권총 한 자루만 든 맨몸으로 전차를 막아섰고 그 사이에 빼뽀네를 비롯한 병사들은 줄행랑. 독일군도 철십자훈장을 달고 있는 대위에게 정중하게 대해줘, 잡힌 뒤에 탈없이 포로수용소로 이송될 수 있었다.
"애물단지 같은 일은 빨리 해치워버리겠다"며 밤을 새워 수리를 한 빼뽀네에게 결국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리비 청구서[47]를 받고 마을을 떠나는데 자동차가 고장나기 전보다 더 쌩쌩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빼뽀네는 마지막에 대위가 떠나면서 '수고했네, 뽀따지 상사'라고 건네는 인삿말에 자신의 군생활이 보답받은 듯한 충만감을 느끼고 그에게 경례한다. 대위는 '가만 있자. 그 망나니는 분명히 상병이었는데, 왜 내가 상사라고 불러주었을까? 뭐, 아무렴 어때!'라고 궁금해하다가 이내 잊어버리며 돌아간다.
4.3.18. 프란츠 하우저
전쟁 중에 밀코라는 남자의 집에서 머무르고 있던 독일군 하사. 하지만 어느 날,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무덤을 찾아 매년 바싸 마을을 방문하는데, 이후 아내와 사별한 밀코와 재혼한다.4.3.19. 밀코
평범한 농부로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과 함께 사는데, 세계대전 당시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독일군 부사관 프란츠 하사의 아내가 남편이 죽은 뒤에도 매년 마을을 방문하자 불편해하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신이 저지른 짓을 돈 까밀로에게 털어놓는다.그 내용인즉 그는 사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빨치산의 연락책이었는데, 그걸 목격한 프란츠가 자신을 "반역자!"라고 부르며 달려들자 죽음의 공포에 의해 프란츠를 쏴죽여서 그의 아내를 볼 면목이 없다는 것. 반역자라고 안 불렀다면 죽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런데 사실 프란츠는 밀코의 아내를 꼬셔서 밀코를 밀고하게 했다. 돈 까밀로는 밀코의 아내가 죽기 직전에 그 사실을 들었지만, 고해성사의 비밀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밀코에게 말해줄 수는 없었고, 대신 프란츠의 아내와 결혼하도록 주선한다. 알고 보면 프란츠의 아내와 함께 아무 것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 결국 돈 까밀로의 권유대로 프란츠의 아내와 재혼하게 된다.
4.3.20. 다리오 까모니
제1차 세계 대전 직후 아버지가 파업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산주의자들에게 구타를 당한 것에 보복하기 위해 파시스트 정당의 행동대원이 되어 한동안 공산주의자 박멸+파시스트 반대자 응징에 가장 열을 올리다가 그만두었지만, 무솔리니가 정계에서 쫒겨나고 이후 자신이 괴롭힌 마을사람들의 보복이 두려워 도망갔다.그래도 고향이 그리워서 6년 뒤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변장하고 왔는데, 극한의 원한을 가진 빼뽀네[48]에게 걸려[49] 사제관으로 도망치지만 결국 잡혀 기름을 두 컵 먹을 위기에 처하나 사제관 벽에 걸려 있던 돈 까밀로의 엽총을 가지고 위협해서 빼뽀네에게 또 피마자 기름 한 컵을 먹인다. 기름을 먹은 빼뽀네를 사제관에서 쫓아낸 후, 까모니는 빨갱이 놈들이 몰려오면 여기서 싸우다 죽겠다면서 배짱을 부리지만 돈 까밀로가 "그 총은 빈 총이며 총알이 든 서랍 열쇠는 내 주머니에 있다(날 때려눕혀야 총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알려주자, 예전의 빚[50]을 청산한다고 자신도 기름을 한 컵 먹고 변장을 지우고 떠난다. 이후에 돈 까밀로는 돌아온 빼뽀네와 마주앉아 "나도 그놈에게 위협을 받아 또 기름을 한 컵 먹었다"고 거짓말을 해서 빼뽀네가 혼자 굴욕을 느끼지 않게 해주지만[51] 예수에게 총이 장전되지 않은 걸 알면서도 빼뽀네가 기름을 먹이게 내버려뒀다고 혼나는데[52] 어떤 처분을 받았는가에 대해서는 판본에 따라 다소 묘사가 다르다.
- 백제판: 예수님이 "너에게도 피마자 기름을 먹은 것과 똑같은 처방을 해주겠다"고 얘기하고 돈 까밀로가 투덜대면서 화장실로 달려간다.
- 서교판: 예수님이 "너도 피마자 기름을 큰 잔으로 하나 가득 마셔야 했겠구나"라고 얘기하시자 돈 까밀로는 예전의 그 일이 생각나 얼굴이 굳어지자, 이후 예수님이 농담이라면서 일을 잘 처리했다면서 칭찬하고, 이후 돈 까밀로는 까모니가 인디언으로 변장하느라 쓰고 왔다가 놓고 간 깃털 머리장식을 벽에 건 총 옆에 나란히 걸어놓는다.
4.3.21. 치로 & 피로티
바싸 마을의 지주들. 치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젊음을 다 바쳐 벌어 온 목돈으로 황무지를 구입해서 뼈빠지게 일해 지주가 된 자수성가형 공산주의자이고, 피로티는 집안 대대로 기름진 농장을 소유한 금수저 지주인 가톨릭 신자로 원래부터 상성이 안 좋았다. 그런 와중에 1908년 파업으로 성당에 신부만 남았을 때[53] 피로티만 미사를 드리러 오고 복사를 서게 되었는데, 마침 치로가 패거리를 몰고 왔다가 피로티가 총을 쏴서 총상을 입었고, 이에 대한 복수로 치로는 상처를 치료한 뒤, 트랙터를 끌고 가 피로티의 농장의 헛간을 무너트렸다.[54]그러나 훗날 이 앙숙의 손자와 손녀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데 두 지주들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이에 손주들이 돈 까밀로와 빼뽀네에게 가서 법적 결혼 허가를 받으려다 실패하자 "어느 성당도 우릴 받아주지 않는다면 강 밑바닥에 있는 성당[55]에 가서 결혼식을 하겠다"면서 강에 몸을 던져 동반자살을 기도한다. 이에 돈 까밀로가 피로티에게, 빼뽀네가 치로에게 둘을 구할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피로티는 카밀로 면전에 "그 따위 것들 죽어도 그만입니다."라는 소리를 하자 격분한 까밀로에게 "네 놈이나 지옥으로 처자러 가라!"며 일갈을 들어야 했다. 거기에 이런 가주의 행태에 질린 피로티의 온 가족들이 전부 까밀로를 따라가 혼자 남겨진다.[56]
모든 상황이 끝나서야 치로와 피로티가 나타났고, 서로 주먹 한대씩 주고받은 끝에 까밀로와 빼뽀네 손에 서로 박치기로 기절한다.
그와 별개로 피로티 본인도 독실한 신자에 기민당 지지자라 동 까밀로와 여러모로 죽이 맞아 정치와 관련된 에피소드에 종종 등장한다.
4.3.22. 마리오리노 & 지나
마리오리노는 치로의 손자, 지나는 피로티의 손녀다. 그들의 첫 만남은 서로가 2~3살일 때 그 두 집안의 경계가 되는 수몰된 교회가 보이는 호수가 있는 언덕의 나무 밑에서 우연히 만나 싸운 것이었지만 이후 서로 사랑에 빠진다.집에서 허락을 안해주니 돈 까밀로와 빼뽀네에게 도움을 청해도 안 받아주자 결국 수몰된 교회로 가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도망간 걸 알게 된 양측 집안 사람들이 난리가 났고, 돈 까밀로와 빼뽀네의 중재 덕분에 무사히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그 후 성당에서 마리오리노와 지나의 결혼식이 열렸는데 빼뽀네와 돈 까밀로가 거대한 몽둥이로 무장하고 들러리 겸 주례 겸 바운서 역할을 맡아 아무 일 없이 끝났다.
다만 결혼한 후에도 사상 차이로 서로 으르렁대는 것은 여전하고, 아이가 태어날 때는 당시 쫓겨나 있던 돈 까밀로의 임지로 가서 원정출산(…)을 함으로써 돈 까밀로에 대한 고마움 + 돈 까밀로네 본당 신자들의 충성심을 인증했다. [57] 참고로 이 사건 이후로 양측 집안 아이들이 같이 노는 등 양측의 갈등은 해결된 듯하다.
4.3.23. 크리스티나
판본에 따라선 쥐세삐나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은퇴한 할머니 선생님으로 연금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왕정 시대와 파시스트, 공화국의 역사를 모두 체험한 인물로 마을 사람들을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손자까지 4대가 지나도록 가르친 바싸 마을의 교사. 이 점으로 보아 못 해도 80~90대인 듯 하다.[58] 이 덕에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은사로 여기며 진심으로 존경하고, 크리스티나가 물건을 살 때 은근슬쩍 선생님 몰래 물량을 더 얹어 주는 등 생활의 편의를 몰래 도와주고 있다. 다만 무게를 달아 파는 고기나 버터는 주문보다 더 얹어줄 수 있어도, 개수를 확실히 셀 수 있는 계란만은 그렇게 해줄 수 없었지만 제자인 마을 의사가 "건강에 안 좋으니 계란은 드시지 마세요"하고 처방하면서 해결해 버렸다.
참고로 학교에 소를 타고 온 빼뽀네를 퇴학시킨 장본인이다.(…) 이후에도 맞춤법이 엉망인 읍장 빼뽀네의 성명서를 색연필로 오탈자를 교정하고 채점한 후 "4점(=D학점). 이 멍청한 놈아."라고 패기 넘치는 디스를 하기도 했다. 읍민들에게 공지하는 성명서였던 만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대로에 붙었고, 실제로 그 모습을 뻬뽀네의 패거리도 여러 명 보았다. 망신도 큰 망신이었지만, 빼뽀네 패거리는 아무 말 못했다(...) 보통 때라면 맞춤법이 엉망인 빼뽀네의 성명서가 나올 때마다 곳곳에서 비웃음이 넘쳐 흐르고, 빡친 빼뽀네가 주먹을 휘두르는 전개로 가지만 크리스티나는 존경하는 은사님이라서 차마 반대할 엄두도 못 냈다고. 게다가 빼뽀네 역시 나름 선량한 사람이니 절대로 선생님을 건드리지 않는다.
왕조시대에 젊은 날을 보냈던 노인[59]이라서 그런지 공산당을 싫어하고 구(舊) 왕실을 찬양하지만, 빼뽀네조차 그녀에게 해코지할 생각은 추호도 못한다. 오히려 임종을 앞두고 빼뽀네에게 "네놈들이 국왕 전하와 자식들을 내쫓고 먼 섬에 유배시켜 굶어죽게 만들었잖아!"하며 호통을 쳐, 빼뽀네가 쩔쩔매다가 돈 까밀로가 그녀를 말렸을 정도. 하지만 나중에 돈 까밀로가 "공산당이 유폐한 국왕 일가가 굶어 죽었다는 건 헛소문이에요. 외국에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이라며 진실을 설명하자[60], 이내 부드러운 태도로 돌아온다.
빼뽀네에게 자신의 사후 신변잡기의 정리를 부탁하고 "좀 더 공부를 하거라"고 자신의 책들을 물려주고, "네가 공산주의자더라도 하느님께서는 너를 사랑하고 축복하실 게다"라는 유언을 남긴 뒤, 잠자듯이 조용히 숨을 거둔다.
하지만 자신의 관에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의 깃발을 덮어 달라는 유언을 남겨서 마을 사람들을 고민에 빠뜨린다. 이탈리아 공화국이 수립된 지 옛날인데 구 왕실의 깃발을 사용하는건 곤란하기 때문. 마을의 모든 정당 대표들과 지역 유지들이 좌와 우를 막론하고 "공화국을 위해 싸운 민주주의 애국자들의 이름에 먹칠하는 행위이다", "왕실 깃발을 장례식에 쓰는 것은 오히려 크리스티나 선생님의 이름을 더럽힐 수 있다"며 반대했다. [61]
하지만, 그 빼뽀네가 "고인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박박 우겨서 그대로 실행하게 된다. 빼뽀네가 군주제라면 학을 떼는 공산당원이란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점. 이때 빼뽀네의 대사는 간단히 요약하자면 사상도 사상이지만 나는 고인의 뜻을 더 존중하겠다. 사실상 "전쟁과 극한좌우사상의 대립에도 때때로 티격태격 할지언정, 증오의 논리에 끝까지 매몰되지 않는 인간적인 끈끈함"이라는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를 인상 깊게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이후 관은 유언대로 왕실기가 덮인 채, 목에 공산주의자를 나타내는 빨간 스카프를 두른 뻬뽀네와 당원들이 메고 간다.
특히 이 에피소드가 의미심장한 것은, (본 문서의 다른 부분에서도 설명되어 있듯)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단순히 폐위된 왕 정도가 아니라 좌파와 노동조합의 활동을 억누르기 위해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하기까지 한 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차대전 패전 무렵에는 무솔리니를 해임하는 것으로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면서 작살나고 있는 북부를 내버려두고 안전한 최남부로 피신하였고, 또 그러면서도 무솔리니가 얻어준 알바니아 왕위와 에티오피아 황제위는 내놓지 못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는 등 나쁜 짓과 찌질한 짓을 가지가지 골라가면서 했던 왕이었다.[62] 즉, 마을의 정당 대표들이 주장한 "공화국을 위해 싸운 민주주의 애국자들의 이름에 먹칠하는 행위이다"[63]라거나 "왕실 깃발을 장례식에 쓰는 것은 오히려 크리스티나 선생님의 이름을 더럽힐 수 있다"[64]는 말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며, 특히 탄압을 감내하며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과 맞서 싸운 것을 가장 큰 자랑거리로 삼던 이탈리아 공산당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지 왕정 시대에 성장하여 젊은 날을 보낸 크리스티나 선생님의 세대에게는 '그렇더라도 존경해야 할 우리의 국왕' 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뿐이다.
결국 빼뽀네와 공산당원들이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와 이탈리아 왕국의 깃발을 덮은 관을 운구한 것은 "네가 공산주의자라도 하느님은 너를 사랑하실 것이다"라는 크리스티나의 유언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판단하여 선택하지 않고 상대에게 조건 없고 무한한 존경/사랑을 보낸다'는 의지의 표시인 셈이다. 사실 당대인인 작가가 각 사건과 에피소드의 정치적 맥락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도 아니고[65], 현대의 한국인 독자가 50~60년대 이탈리아 사회의 분위기에 익숙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본작의 경우 의미심장하고 묵직한 정치적 의미를 가진 일화가 상당히 많다. 이 일화 역시 단순히 '사상은 사상이지만 고인의 의지가 더 중요하지 않느냐보다 좀 더 묵직한, '상대를 판단하여 일부만 받아들이고 일부는 버리기보다는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
몇 년 뒤 식목일에 학교에 기념식수를 심는 자리에서도, 빼뽀네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과 애틋함을 가득 담은 연설을 한다.
"지금 나에게는 선생님이 예전 그 모습을 하고 이 자리에 서 있으며 어린 나를 꾸짖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지금은 볼 수 없는 학우들의 모습도 선명히 볼 수 있다. 언젠가 세상을 뜨면 다른 이들처럼 선생님 앞에 서겠지만, 천하의 말썽쟁이였던 나를 더 이상 학생으로 받아주시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이토록 돈 까밀로와 빼뽀네에겐 소중한 사람이면서 그들의 길을 밝혀주는 멘토와 같은 존재.
4.3.24. 마리오 파렐리
읍내의 진료소에 새로 온 젊은 의사로, 의료에 힘쓰겠다는 열정이 있다. 진료소의 의료 장비가 낙후되어 치료가 힘들다며 그 빼뽀네에게 100만 리라의 새 의료 장비를 위한 견적서를 보여주며 논리적으로 설득시키려 하였다. 그러나 거절당했다.이가 아파 이를 뽑아 달라고 찾아온 빼뽀네에게 "이를 뽑기만 해서는 안 되고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라며 치과에 가라고 해 이를 뽑는 걸 거절, 이후 다시 찾아온 빼뽀네가 치과에서 땜질해 온 이를 보여주자 제법 잘 되었다고 말하는 게 일품이다. 빼뽀네가 이전의 견적서에서 다시 뺄 건 빼고 정산해보라 하자 112만 리라의 견적서를 보여주며 침착하게 '전에 빠진 게 있어서 그렇다' 라며 대응하는 장면 또한 일품이다. 하지만 젊은 나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쉽게 믿음을 주지 않고,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하게 된다.
이후 부유하지만 구두쇠인 델삐오 노인[66] 때문에, 노인의 며느리가 중병에 걸려도 수술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꼴을 보고 고심하였다. 그러다가 상황이 급박해지자 밀라노에 있는 스승인 의대 교수에게 전화로 지도를 받아가며 수술을 성공시키는 기적 같은 일을 행한다.
이 일로 스승에게 인정을 받아서 밀라노의 스승 곁으로 떠나려 했으나, 돈 까밀로가 "100만 리라를 내게 했으니 계속 있어 주시지요."라고 부탁하자 계속 마을에 남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는 읍장의 이빨을 주저없이 확 뽑아버리겠다!!"고 말하며 마음 고생을 씻게 된다.
4.3.25. 델삐오 가족
마리오 파렐리 에피소드 등장인물. 희대의 수전노인 델삐오 노인과 과부인 며느리 마리아, 손자 체사리노가 주역이다.델삐오 노인은 겉으론 소작농이나 실제론 재력가인데 상당한 구두쇠로 악명이 높아 며느리 마리아가 병으로 죽어가는데도 돈을 내지 않으려 하고, "만일 병원에 가면 손자에게 한 푼도 주지 않고 내쫓겠다"고 겁박하며 을러대, 아들을 걱정하는 마리아가 차라리 죽기를 기다리겠다 할 정도이다.
이 때문에 빼뽀네와 돈 까밀로는 델삐오를 매우 싫어하며, 체사리노가 다급하게 알려서야 수술을 해야 한다 권유할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얼마나 수전노인지 돈 까밀로가 그의 목을 분질러버리고 싶다 할 정도로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인데도 돈을 한 푼도 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며느리를 죽게 만들 정도라고. 문제는 손자 체사리노도 못된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말이 거칠고 모든 일을 돈과 결부짓는 수전노 성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그러나 이것도 할아버지의 겁박에서 시작된 걸 보면 천성적으로 나쁜 건 아닌 듯.
에피소드 후반에 마리아는 거의 사경을 해멜 정도로 병이 악화되어, 체사리노가 "어머니의 병을 고쳐달라"고 해서 의사 마리오는 서둘러 밀라노의 스승에게 연락을 하면서 수술을 집도해 마리아를 살린다.
다만 델삐오가 워낙 위선적 행동을 자주 하는 바람에 두 주인공은 델삐오 노인을 믿지를 못하는 듯.
4.3.26. 도세띠 백작 부부
마을의 도로 공사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공사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빼뽀네가 사실상 사문화된 일명 '68년 법규'[67]를 끌고 와서 세금을 안 내는 돈 까밀로와 귀족 인사들을 골탕먹이려 했다.빼뽀네 입장에선 '설마 신부 & 귀족 체면에 세금 내고 말지 직접 삽 들고 일하러 나오겠어?'라고 생각했지만 돈 까밀로와 함께 정말로 작업복 차림으로 일하러 나왔다. 게다가 백작 부부는 삽 수준이 아니라, 아들딸들과 함께 트랙터를 직접 몰고 나타났다(…).
"여자는 노동력에 포함시킬 수 없습니다."라며 말리는 빼뽀네에게 부인은 "당신네 공산주의자들이 찬양하는 소련에선 여자들이 벽돌공, 환경미화원 같은 일도 한다던데요?"라며 당차게 반박을 한다. 빼뽀네는 차마 백작부인에게 일을 시킬 순 없었는지, "노동력 징발된 셈 칠테니까 댁으로 그냥 돌아가세요."라고 말하며 유야무야시킨다. 물론 돈 까밀로에겐 진짜로 일을 시켰다(…).
4.3.27. 알프레도
덩치가 크고 힘도 센 아내 - 잔나에게 항상 맞고 다니는 약골 공처가. 돈 까밀로에게 도움을 청해서 돈 까밀로가 그의 아내에게 "남편을 좀 아껴주시지요."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을 정도이다.빼뽀네와 친구이지만 한때 파시스트 당원으로 활동해서 빼뽀네와 사이가 멀어졌는데, 알고 보니 파시스트로 활동한 것은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는 정치운동을 두려워해서 정치집회에 가야 한다는 핑계를 댄다거나, 당원 제복을 입고 있으면 자신에게 손을 대지 못하기 때문. 빼뽀네도 사정을 들은 뒤 이를 이해해주고 알프레도를 공산당에 입당시켜 줘서, 알프레도는 공산당원 뱃지를 달고 아내의 폭력에서 벗어나게 된다.
4.3.28. 잔나
알프레도의 아내. 상당한 거구에다 힘도 센 여성으로 걸핏하면 약골 남편 알프레도를 상습적으로 폭행한다. 이 탓에 한번은 남편이 돈 까밀로에게 하소연하였지만 돈 까밀로의 충고를 들은 척도 않고 돈 까밀로에게 일렀단 이유로 남편을 더욱 심하게 폭행한다.다만 약점이 있다면 정치운동에 상당히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남편이 당원으로 있거나 집회에 가는 핑계만 대도 겁에 질려 손을 댈 생각조차 못하기 때문. 이 탓에 빼뽀네가 한동안 파시스트로 활동한 알프레도와 잠시 의절하나, 나중에 사정을 듣고 공산당에 입당시켜주어서 알프레도를 두 번 다시 건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4.3.29. 자유당 간부
공산당과 대립관계인 이탈리아 자유당이 바싸 마을에서 연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잔뜩 긴장한 빼뽀네 일당 앞에 등장한 신사 간부다.마을 공산당원들은 수십명이 우르르 와서 깽판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바싸 마을에 온 사람은 연설하러 온 작고 깡마른 샌님 스타일의 간부 1명이 고작. 빼뽀네는 '공산당 소굴인 이곳에 혼자 오다니 머리가 어떻게 되었나?'라고 생각하며 황당해했다.
하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고 공산당원 2천 명이 형성한 붉은 물결 앞에서 침착하게 연설을 진행하는 간부에게 결국 빼뽀네는 감명을 받아, 소리를 질러 연설을 방해하는 자에게 걸쭉하게 욕설을 해서 그만두게 하는가 하면, 연설하는 와중에 자유당 간부가 토마토를 맞자 빼뽀네 자신이 빨치산 시절 때부터 쓰던 스카프를 풀어서 닦으라고 주고[68], 연설이 끝난 후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친절하게 대해 준다. 심지어 묵을 곳이 없다고 해서 돈 까밀로가 성당으로 데려가려 하자 자기가 손님으로 모시겠다고 나서기까지 했다.
이 사람이 보기와 달리 배포가 크고 생각의 깊이도 깊은 편이라 빼뽀네가 자신의 차로 태워주면서 논쟁을 벌임에도 밀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해 빼뽀네가 마음에 들어한다. 자유당의 세가 그렇게 크지 않아 연설을 들으러 온 자유당원이 스무 명 고작임에도 당황하지 않고 연설을 깔끔히 끝맺음한다. 연설을 마치고 돈 까밀로가 튀어나와 이 간부를 보고 당신네 자유당은 자유주의가 지나쳐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까지 인정하는 몹쓸 사람들이 아니냐고 따지자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공산당의 구미에 맞아서 빼뽀네는 선생과 나는 반종교 측면에서 충분히 같은 편이 될 수 있겠다며 기뻐한다. 그리고 세사람이 뭔가 논쟁을 할 분위기로 보이지만 술집에서 사이좋게 술잔을 나누며 훈훈하게 끝난다.
4.3.30. 자동차 운전사
비 오는 밤중에 빼뽀네가 부품을 사서 도시에서 돌아오다가 얻어 탄 자동차의 운전사.처음에는 길다란 자동차 부품을 든 빼뽀네를 보고 총을 든 강도라고 오해해서 하얗게 질렸다. 이걸 안 빼뽀네는 "이보쇼, 이 부품이 총으로 보이쇼? 아니 이런 비 오는 밤중에 뭐하러 강도 짓을 하겠어?"라고 호통을 쳤다. 물론 곧 지나쳤다는 걸 인정하고 '당신도 이런 비오는 날에 일하는데 막말을 해서 미안하오'라고 사과했다.
빼뽀네가 분위기를 바꿔 볼 겸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 때 운전사가 기독교 신자라고 생각한 빼뽀네는 장난기가 도져서 자신을 열렬한 기독교인이라고 속이고, "이 동네는 다른 건 괜찮은데 빨갱이들이 날뛰어서 탈이오. 읍장이란 작자는 특히 심하지."라며 자기 자신을 신나게 깠다(?). 이에 운전사도 "그래요? 참 망할 놈의 읍장이네요."하며 신나게 맞장구를 쳐서, 분위기가 훈훈하게 바뀌어 즐겁게 돌아오게 되었다.
다음 날, 빼뽀네가 읍장 신분으로 다시 그 운전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의 정체는 공산당 본부에서 파견된 감사위원. 그러니까 공산당 간부와 공산당 읍장이 서로를 속인 채 공산당을 실컷 비방한 것이다(…).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두 사람은 크게 황당해 하다가 "그래도 트럭에서 나눈 이야기는 참 재미있었소!"하고 박장대소하며 크게 웃는다.
4.3.31. 데졸리나
성당에서 돈까밀로의 식사와 청소 등을 책임지는 식복사 할머니. 72세의 노인으로 조용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노인이다. 돈 키키와 얽힌 에피소드에 잠시나마 비중있게 등장하는데 이 할머니 가족도 후덜덜한 것이... 할머니는 16세에 미혼모로 아들을 낳았고 오빠는 결혼했지만 이후 태어난 그녀의 딸과 손녀도 대대로 미혼모로 아이를 낳는 업적을 세웠다. 이를 들은 돈 키키가 문란하다며 어이없어 하지만 그녀는 한점의 흠없이 자식 손자들을 잘 키웠고 그 아이들도 가정을 꾸리며 잘 살고 있다고 당당하게 대꾸해 돈 키키의 입을 다물게 만든다. 물론 돈 키키는 어안이 벙벙해 '맙소사..'만 되뇌일 뿐이었다.4.3.32. 조바니 제로니모
바싸 마을의 농부. 매우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늦둥이 딸 마리안느에게 성당에 가지 말라고 마구 구타하는 행각을 저질러 돈 까밀로가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부아가 치밀 정도로 혐오하는 인물이다.애지중지 키운 딸이 마을 청년인 레오와 결혼을 앞두게 되어 돈 카밀로가 내심 기대했지만 빼뽀네와 예수님에게 '모든 게 생각대로 되는 거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위화감을 느끼는데 아니나 다를까, 레오에게는 원래 혼약하기로 했던 연인 레나가 있었고,[69] 이 때문에 상심한 마리안느가 몸져누워 오늘내일하게 된다. 결국 성당으로 찾아와 돈 카밀로에게 딸을 살려달라며 울고불고하고, 그간 저지른 행동을 참회한다. 레오도 부탁을 받고 마리안느에게 와서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때는 늦어 결국 마리안느는 병의 악화로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고, 그렇게 제로니모는 그간 저지른 행각의 대가를 딸의 목숨으로 크게 치르게 되었다.
4.3.33. 레오 베드로
베드로 가의 아들로 제로니모 가 사람들이 마리안느의 신랑으로 점찍은 청년. 마리안느와는 어린시절부터 친한 친구였던지라 마리안느에겐 친구로서 호감 이외엔 없었는데, 하필이면 조바니 노인이 이를 착각해버리고 마리안느의 신랑감으로 낙점시킨 상황. 레오 자신은 마을 가게를 운영하는 젊고 예쁜 처녀 레나와 약혼한 사이인지라 무척 난처해했다.나중에 마리안느의 죽음이 머지않았을 때, 돈 까밀로의 부탁으로 마리안느에게 사랑한다는 거짓말을 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하지만 마리안느는 그 말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었고 레오를 용서해준 뒤 숨을 거둔다. 그러나 레오는 너무나 미안해서 마리안느의 장례식에 오지 못한다.
4.3.34. 돈 깐디도[70]
본래 바싸 마을과 거리가 떨어진 곳의 마을에 있던 신부. 이전에 맡았던 본당의 마을이 갑작스런 지반 붕괴로 사라지면서 교구 주교에게 상황을 보고하러 가다가 바싸 읍내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뾰삐나 마을로 오게 되었다. 이곳은 그의 고향이다.마침 뾰삐나 마을 본당은 마을 내 본당 신부가 며칠 전 노환으로 선종해 공석으로 있었는데[71], 평소 바싸 읍내에서의 완전한 독립을 열망했던 이 마을 사람들이 지나가던 돈 깐디도를 들어앉혀 마을 성당의 비공인 본당신부로 자리잡는다. 화재로 사제관이 불타고 성당 소속의 농토도 홍수로 인해 사라지고 없는 시련[72] 속에서도 손수 오두막을 짓고, 신부의 몸으로 직접 농사도 짓는데다 마을 사람들의 농사를 도와 생계를 꾸려가면서 큰 신임을 얻는다. 거칠고 억센 그 동네 공산당원들마저 좋게 평가한다.
신부, 그것도 주교의 정식 인가를 받지 않은 비공인 신부가 직접 농사까지 짓는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 돈 까밀로[73]가 직접 돈 깐디도를 붙잡아 주교 앞으로 끌고 가는데, 밭일을 하는 도중에 옷도 못 갈아입고 잡혀온 그 모습을 본 주교는 "뾰삐나 본당신부가 왔군"이라는 한마디로 돈 깐디도를 인정해버린다. "그 마을은 기존의 수호성인뿐만 아니라 또 한 분의 성인을 모시게 되었군."이라며 크게 칭찬할 정도.
4.3.35. 돈 치치(끼끼)
본명은 돈 프란치스코. 돈 까밀로를 보좌하기 위해 본당에 파견되어 온 젊은 보좌 신부이다. 전형적인 부자 배척자인 프롤레타리아 신부로, 열혈 신부인데다 개혁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마을과 성당의 낡은 면모를 일신하겠다며 노력한다.[74]그런데 이게 정도가 지나쳐서, 마을 사람들도 이를 꺼린 나머지 성당에 오기를 싫어할 정도다.[75] 중간에 산골짜기 오지에 있는 다른 본당으로 옮긴 적도 있는데, 신자들을 이끌고 길을 닦아 놨더니 그 신자들이 그 길로 옆 본당으로 미사에 참례하러 가기도 할 정도. 덕분에 그 본당이 없어져버리고 도로 돈 까밀로의 보좌 신부가 되었다.(…)
개혁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 사고를 친 적도 여러 번 있다. 그리고 엘리자베따에게 유혹을 당해서 파계당할 위험에 처한 적도 있다.[76] 게다가 장발족이고 가죽 재킷을 입고 다닌다. 돈 까밀로가 예수님께 고자질을 하자 예수님은 "나도 세속에 있을 때는 장발족이었다는 걸 잊지 말아라."라고 하셨다. '하지만 저 자는 그저 가는 곳마다 혁명 혁명하고 다니는 게 문제입니다.' 라고 했더니 "나야말로 혁명가였다." 라고 답변하셔서 돈 까밀로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놓기도 했다.
특히 돈 치치의 에피소드는 알고보면 상당히 정치적인 경향이 강한 본작에서 작가의 정치적 성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작중에서 작가 조반니 과레스키의 입장이 가장 강하게 투영된 인물은 주인공 돈 까밀로이고, 이는 정치적으로는 온건파 (상대적 진보/개혁파) 기독교민주당 지지자 정도에 해당한다. 따라서 작가는 (빼뽀네가 이끄는 공산당으로 대표되는) 세속주의적 좌파 정치세력이나 (돈 치치가 상징하는) 가톨릭 내 급진파를 지지하지 않고, 작품 내에서도 계속 이들을 놀려먹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작가는 이들을 (살부대끼고 사는 이웃으로써) 어느정도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예수가 돈 치치의 편을 들어주거나, 빼뽀네가 돈 까밀로에게 한방 먹이는 장면등이 종종 등장한다고 보면 적절하다.
여기서 좀 더 논지를 확대할 경우, 반대로 작가가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정치적 성향으로는 '이해까지는 해줄 수 있지만 받아들일수는 없는' 수준으로 묘사되는 왕당파, 그리고 '이해할 생각도 받아들일 생각도 안 든다' 식으로 철벽을 쳐버리는 파시즘이 등장하며 이탈리아 내 공산당이 아닌 동유럽의 집권 공산당에 대해서도 명확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마셜 플랜의 구호품과 델 깐또네로 상징되는 미국(과 현대적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도움을 받고 있는 만큼 고마움을 느끼는 우호적인 태도이기는 하지만 가까운 이웃처럼 느끼는 입장은 아니고 상당한 거리감 (예를 들어 미국식 자본주의의 침투가 유럽의 오랜 공동체 정서를 와해시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역시 함께 느끼고 있는 입장인 것.
4.3.36. 엘리자베따
별명은 캣. 고양이의 캣이 아니라 캐터필러의 캣. 플로라라는 별명으로 나오는 판본도 있다.돈 까밀로의 여동생의 딸로, 돈 까밀로에겐 조카이다. 냉전초기인 그 시대에 가슴만 간신히 가린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며 폭주족을 몰고 다니는 희대의 말괄량이 처녀. 돈 까밀로가 캣의 어머니인 여동생이 "어찌나 말괄량이인지... 오빠가 그 애 버릇 고치는 것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걸 "그럼, 그런 불량소녀는 이 오빠가 교육시켜서 바로잡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니,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외삼촌을 손봐주기 위해 마을에 도래한다.(…) 양아치 패거리들을 이끌고 외삼촌을 린치하려고 하지만, 위기에 각성[77]한 외삼촌이 전매특허인 신부무쌍을 보이는 바람에 실패. 깡패들은 모두 물리쳤지만 설마 여자를 패겠냐고 더욱 건방지게 굴었다.
하지만 외삼촌은 별명이 코끼리인 종지기 아내 안젤라[78]를 불러서 버릇을 고치도록 사주. 캣이 "그 더러운 손을 내게 댔다간 큰일 날 거야." 라고 위협하니까, 이 안젤라란 인물은 웃으면서 "걱정마라, 얘. 손이란 포도 딸 때나 쓰는 거지. 이런 땐 부지깽이가 딱이야." 라고 무적 포스를 뿜었다.
그 이후에도 빼뽀네의 막내아들 미켈레와 사고를 쳤다고 사기를 쳐서 빼뽀네와 외삼촌의 등을 친다. 마을 사람들에겐 캣과 빼뽀네가 경쟁 관계인 것처럼 속이면서[79] 가구 장사를 했는데, 그 가구는 빼뽀네 가게에서 조달받아 방문 판매로 이득을 챙기면서 더 장사가 잘 되었다(…). 거기에다가 외삼촌에게 고해성사를 핑계로 이 사기극을 고백했다.[80] 이 때문에 외삼촌은 쓰러질 뻔할 정도. 오죽했으면 작중에서 악마보다 더하다는 말이 다 나온다. 돈 까밀로가 예수에게 '저 아이가 최후의 심판 때 지옥불에 떨어질지 아니면 천국에 갈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예수님도 '하이고.. 그 아이가 너도 감당 못하는 경우면, 나도 모르겠다. 그 아이의 변호인이 어떻게 말하는지에 달려 있는 것 같다.'라고 한탄하실 정도다.
열혈에다가 상당히 극성맞아서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 가롯떼에게 복수하겠다고 돈 까밀로의 총을 훔쳐 튀어나가거나, 급하면 미켈레의 가죽점퍼와 오토바이를 끌고 깡패들을 대신 몰고 다닌다거나, 보좌신부인 돈 끼끼를 유혹해서 파계시킬 뻔했다던가(…) 하는 등, 여러가지로 빼뽀네와 외삼촌의 두통거리로 활약하다가 끝에는 미켈레와 결혼함으로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마지막까지도 결혼식을 미니스커트 입고 스카이 다이빙으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외삼촌을 괴롭혔다. 다행히 미켈레가 캣을 설득하는 데 성공해 제대로 된 웨딩드레스 입고 성당에서 결혼식을 했지만 캣을 설득하느라 미켈레의 뺨엔 깊은 상처가 났다고 한다.(...) 한편 돈 끼끼는 스카이 다이빙으로 혼인성사를 집전해주겠다며 나섰는데, 막판에 캣이 마음을 바꿔버려 혼자 낙하산을 타고 강하하는 신세가 된다.
여담이지만 그 돈 까밀로의 조카딸이라는데, 플로라(꽃의 여신)라는 별명이 딱히 어색하지 않을만큼 예쁜 소녀로 묘사된다.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문제는 그게 공산당 신문에서 주최한 대회(…). 외삼촌 돈 까밀로를 엿먹이려고 일부러 나간 것이다. 까밀로가 "캣을 제대로 교육시켰다"면서 "그 애는 훌륭한 수녀도 될 수 있다"라고 마을 공산당원들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그런데 그 순간 미인대회 우승을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지나가고 있었다. 공산당원들이 '저 소녀는 참 훌륭한 수녀가 되겠군.'이라고 되받아치며 까밀로를 놀린 건 덤. 덕택에 돈 까밀로는 말 그대로 뒷목 부여잡고 쓰러졌다.
거기다 이게 돈 카밀로 선에서 끝나지 않고, 그녀의 다른 가족들까지 확산될 정도였다. 캣의 할머니(돈 까밀로 가족의 사돈댁)가 쫒아와서 '네 아버지(캣의 아버지)를 공산당 놈이 죽였는데 이게 뭔 짓이냐!'라고 말해버리고, 외삼촌인 돈 까밀로가 캣의 추궁에 심란해하다 진실을 밝혀주자 제대로 분기탱천한 캣이 아버지의 살인범인 가롯떼를 죽여버리겠다며 총들고 뛰쳐 나가버린 것. 이를 돈 까밀로와 미켈레가 쫒아가서 말리는 일이 벌어진다.[81] 이 일로 미켈레와 결정적으로 맺어진다.
4.3.37. 미켈레
빼뽀네의 막내아들. 신부님 이야기의 첫 에피소드가 뻬뽀네의 '막내아들' 안토니오 까밀로 레닌의 유아세례와 관련된 이야기였다는 걸 생각하면, 그 뒤에 또 낳은 늦둥이인 모양이다.장발족에 폭주족으로, 별명은 벨레노(독). 판본에 따라서 베놈(독)이라고도 한다. 바싸 일대 시골 폭주족들의 리더로, 도시에서 원정하러 온 폭주족들과 한 판 붙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작품 후반 빼뽀네의 유일한 약점인데 그래도 아버지를 많이 생각했는지, 아버지를 욕한 다른 공산주의자 의사 부부한테 대구 간유를 강제로 먹이는 사고[82][83]를 저지른 뒤 잠적, 돈 까밀로에게 도움을 청한다. 돈 까밀로는 그의 장발을 면도해 버리는 조건으로 그를 도와준다.
그래도 근본적으로는 착하고 예의있는 성격이라서, 아버지 나이 대의 사람이자 캣의 원수인 가롯떼는 주먹으로 때리는 대신 편타만 친다든가(...), 아버지하고는 싸우지 않겠다고[84] 도망다닌다거나 한다. 이후 군대 안 가겠다고 계속 개기다 엘리자베따의 도발을 듣고 군대, 그것도 공수부대[85]에 자원 입대하면서 잠시 퇴장하지만, 제대 후 돈 까밀로의 조카딸 엘리자베따와 자주 엮이며 계속 출연하게 된다.
엘리자베따가 돈 까밀로의 조카딸이면서도 미소녀로 묘사되듯, 미켈레도 빼뽀네의 아들이라는데도 꽤 미남으로 묘사된다. 과장이긴 해도 날개 4개가 달린 미카엘 대천사에 비교될 정도. 빼뽀네 부부야 부모라서 눈에 콩깍지가 씌여 그렇다고 해도, 엘리자베따도 그렇게 보는 걸 보면 미남은 미남인 듯 하다.
4.3.38. 가롯떼
본명은 에지스또 스모르가니노. 엘리자베따(=캣)의 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으로 빼뽀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악당으로 표현된다. 같은 공산당이지만 빼뽀네와도 사이가 무척 나쁘다.원래부터 성격이 사람 죽이는 걸 좋아하는데다 강경파 중의 강경파라 공산혁명을 한답시고 수많은 사람을 학살했던 전과가 있다. 이 일로 인해 빼뽀네를 필두로 한 온건파는 말 할 것도 없고 같은 강경파 공산당원들도 오히려 가롯떼에게 학을 뗐으며 모두에게 비판을 받고 도망치듯 마을을 떠났다. 그러다가 간신히 복권되어 돌아왔는데, 빼뽀네는 가롯떼가 복귀기념 연설을 하는 자리에 경찰관을 데리고 가서 현장에 세워둔 모든 차량에 불법주차 딱지를 떼었다(...)
그 후 엘리자베따가 미인대회에 나간 것을 신문에서 보고 할머니가 당장 달려와 "그 놈이 네 아버지를 죽였는데 공산당 미인대회에 나가서 그 놈을 기쁘게 해주다니!"[86]라면서 야단을 친다. 돈 까밀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87] 엘리자베따는 자신이 의도치 않게 아버지를 모욕했단 걸 깨달아 제대로 분기탱천했고, 며칠 간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면서 지내다가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외삼촌의 총을 훔쳐서 집을 나가[88], 가롯떼가 차를 타고 다니는 길에 매복해서 그를 노린다. 하지만 조카가 사고를 칠까봐 두려워 식겁하고 있던 까밀로의 부탁을 받은 미켈레가 급히 달려와 총을 빼앗긴다.
그런데 가롯떼는 위기에서 벗어나자 거만하게 빼뽀네를 위협하는 말을 하는 실수를 저질러, 빼뽀네의 아들인 미켈레에게 죽살나게 얻어터졌다. 물론 미켈레도 상대가 아버지 또래 어른인 만큼 나름 주먹을 쓰지 않고 따귀로만 상대해 줬지만 그래도 장갑이 걸레가 될 정도로 죽살나게 쥐어팼다. 그리고 아버지를 모욕한 것에 대해 분기탱천한 상태라 "여보쇼, 댁이 날 욕하는 거라면 몰라도 내 가족을 위협하면 그날부로 이 세상과 작별 시킬 생각이고, 특히 아버질 모욕하면 아주 가만 두지 않을 테니 그런 줄 아쇼."며 분노의 으름장을 놓는다. 이에 가롯떼도 기가 콱 죽어서 아무 말도 못했다. 죽음의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그보다 더한 굴욕을 받게 된 셈이다.
얼핏 보면 그냥 단발성 악당에 가깝지만 상당히 정치색이 강한 이 소설을 보고 다시 보면, 작가 과레스키가 유일하게 철저하게 비판을 하는 유형의 인물이다. 그 팔케토와 스포키아도 이 정도로 묘사되진 않았다.
작가인 과레스키 자신은 기독교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산주의자인 지인들도 많은데다, 이탈리아의 공산당의 특성을 꿰뚫어 보고 있어서 빼뽀네와 같은 온건 공산주의자들은 이웃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롯떼의 경우엔 그의 통상명인 가롯떼가 기독교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인 가롯 유다에서 따온 것이고, 동시에 강경파 중에서도 거의 철저한 과격강경론자인 설정상 과격 강경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하고자 만든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4.3.39. 안젤마
캣과 돈 까밀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종지기의 아내. 엄청난 거구의 여성으로, 별명은 코끼리이다. 돈 까밀로가 말썽꾸러기 조카딸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호출한 인물로 돈 까밀로의 조카딸 캣이 위협하자 웃으면서 더한 위협을 선보인다. [89]한국판 드라마에서는 김영옥이 연기했으며, 설정상 늙도록 시집을 못 간 노처녀라고 한다. 사실 김영옥은 성깔있는 연기는 능숙하지만, 체격이 작고 마른 편이라 코끼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4.3.40. 데솔리나
작중에는 이미 고인. 비지오의 아내 로사의 숙모로 지주 출신이었다. 조카사위 비지오에게 농지를 물려주는데 이 때 절대로 소작없이 농사를 직접 짓도록 하는 조건을 건다.문제는 이 조건이 조카사위 비지오가 같은 당원인 팔케토와 싸우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팔케토는 데솔리나가 관리하던 아르지네 농원에서 소작을 하던 소작농으로 죽기 전까지 그와 같은 소작인들에게 엄청나게 시달리며 지내다보니 결국 마음고생으로 죽게 된 듯 하며, 이 탓에 절대로 자신과 같은 일이 나지 않도록 조건을 단 게 밝혀졌다.
조카인 비지오의 아내 로사 뿐 아니라 조카손자 부부까지 이 사람 편을 드는 걸 보아 공산당원 소작농들에게 엄청나게 시달린 게 조카네 가족에겐 큰 한이 된 듯.
과거 부모님을 잃은 비지오의 처 로사를 친딸처럼 키웠으며 아들과 결혼시키려 할 정도로 아꼈다고 한다.
지독한 구두쇠라 살아생전 자선 행사를 한번도 하지 않다가 자신이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돈 카밀로에게 새 오르간을 살 돈(3백만 리라)을 주는 조건으로 자신이 죽은 후 6천번의 미사를 올릴 것을 제의하지만, 흥정을 거친 끝에 2천번으로 줄였다. 이 거래를 마치고는 만족스럽게 사망하는 것으로 극중에서 퇴장.
작중에는 같은 이름의 데솔리나가 한 명 더 등장한다. 성당에서 잡일을 맡아해주는 할머니인데, 본인은 물론 딸내미에 손녀까지도 미혼모 출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돈 까밀로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좀 특이한 경우 정도로 치부하고 딱히 개의치 않았지만, 돈 치치는 이렇게 야만스런 마을이 어디 있냐고 경악했다.
4.3.41. 죠르지노 몰리니
유령 에피소드의 등장인물. 몰리니 가의 사남으로 우연히 만난 독일 처녀를 몰래 돌보고 있었으나 본의 아니게 돈 까밀로와 빼뽀네에게 들키고 만다.여자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두고 있었으나 여자가 자살한 후 아이를 동생으로 입양한다.
가족으로는 부모님과 누이들이 있으며, 세 형 중 하나는 전쟁터에서 전사했고 나머지 둘은 총살당했다고 한다.
4.3.42. 스카르티니
빼뽀네의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소년인 마리오의 아버지. 아들 마리오가 빼뽀네의 아들을 괴롭히자 아들을 꾸짖으면서도 읍장에게 당한 게 많은지라 아들을 부추기는 바람에 아들이 크게 당한 것에 화가 난 빼뽀네와 언쟁을 나눈다. 이후 마리오가 빼뽀네의 아들에게 큰 중상을 입혀 사경을 해메게 하고 겁에 질려 도망가자 아들을 타이르지만 결국 아들이 빠져 죽으면서 아들을 잃고 만다.4.3.43. 마리오
스카르티니의 아들이자 빼뽀네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 짝꿍. 아빠 스카르티니가 빼뽀네에게 두들겨맞는 걸 보고 앙심을 품고 참관수업때 빼뽀네와 그의 아들에게 망신을 줘 이를 계기로 빼뽀네(+그의 아들)와 스카르티니(+마리오)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어느날 마리오가 돌멩이로 빼뽀네 아들의 머리를 내리쳐 큰 중상을 입혔다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해 겁에 질려 송전탑에 올라가는 사건이 생긴다. 스카르티니는 아무도 화를 내지 않으니 내려오라고 달래보지만 요지부동이었고, 경찰서장이 순경들을 이끌고 마리오를 구하러 오자 자신을 혼내려고 하는 걸로 착각해 결국 이성을 잃고 더 올라가려고 하다 힘이 다해 강에 빠져 죽는다.
4.3.44. 의문의 소년
빼뽀네가 주역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에 나오는 소년.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알고 있는 빼뽀네에게 아버지의 무덤에 세울 큰 십자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가족으로는 어머니 한 명뿐이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짝사랑하던 짝사랑남에게 살해당했다. 이후 빼뽀네가 마음을 다 잡고 소년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을 윽박질러 소년의 아버지가 묻힌 곳에까지 오게 하고 십자가를 세운뒤 살인범에게 냅다 펀치를 날려주어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
4.3.45. 기업 총수
도시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부유하게 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자기가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무작정 가출해서 바싸 마을로 왔다. 타고온 자동차는 장기 수리란 핑계로 수리소에 두고 헌 옷을 구해다 입고, 돈 까밀로의 성당으로 와서 "아무 일이라도 좋으니 시켜달라"고 해서 종지기 일을 하게 되었다. 이후 실종된 남편을 찾아온 아내도 성당에서 남편을 만난 뒤 생각을 바꾸어서 밭을 가꾸며 시골 생활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러나 얼마 후 부모를 찾으러 온 자식들의 손에 의해 강제로 집에 돌아가게 되었다. 남편은 마지막으로 까밀로의 허락을 받아서 종을 힘껏 울리고, 아내는 마치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마냥 황홀한 표정으로 경청한 뒤 돌아가게 된다.4.3.46. 가출한 도시 소년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던 소년으로, 학교 성적을 중시하는 엄격한 집안 분위기를 견디다 못해서 가출하여 돈 까밀로의 성당에 신세를 졌다. 까밀로는 소년의 부모에게 연락해서 자신이 잠시 데려다가 가르쳐 보겠다고 말한다. 이후 바싸 마을의 사람들과 만나보다가, 빼뽀네의 작업장에서 일하게 되는데 의외로 기술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얼마 후 바싸 마을을 찾아온 소년의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듣고는 "아버지(소년의 할아버지)께서는 공장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자였죠. 피는 못 속이는 것 같습니다."라며 감탄한다.4.3.47. 자롱
바싸 마을 내의 마차부. 상당한 욕쟁이에 고집불통으로 마을 사람들이 시대에 맞춰서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구입하는데 아랑곳 않고 마차만을 고집하며 말들을 자기 가족보다 아낀다. 아내와 아들들이 말을 팔고 자동차를 사서 그것으로 장사하자고 해도 말을 듣지 않을 정도로 고집불통.이 탓에 한번은 돈 까밀로가 한소리 하고 아내가 집을 나가고 아내 사후 위의 두 아들들이 트럭을 운전하다 사고로 죽었음에도 오히려 가족들에게 욕을 퍼붓는다.
거기에다 기대를 걸던 막내와 말들 역시 그의 곁을 죽거나 달아나며 떠난 나머지 미쳐버려 하느님을 원망하며 욕까지 할 막장이 되지만 마지막에 죽어가며 자신의 죄를 참회한다.
4.3.48. 로사와 할아버지
홍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단역. 부모님을 잃은 소녀 로사와 그녀의 할아버지가 주역이다.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날 때가 가까워지며 홍수가 일어나는 바람에 다른 가족들은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려 하지만 할아버지는 집에 남겠다고 한다. 이에 가족들은 우격다짐으로 둘을 데리고 가려 하나 노인을 유일하게 따르는 로사가 총을 구해 위협하자 포기하고 돈 까밀로와 빼뽀네에게 부탁한다.
하지만 이 때 노인의 입에 밝혀진 진실에 따르면 노인의 아들 내외인 로사의 부모는 상당한 재력가였고 그들의 딸인 로사는 어린 시절의 사고로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만성 두통이 생겼는데 노인의 다른 아들 가족은 조카와 노인의 돈을 모두 차지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로사를 미치광이로 몰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재산을 차지하기로 계략을 꾸미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노인은 아끼는 손녀 로사에게 모든 걸 물려주고 부모를 잃고 의지할 사람 없는 손녀의 수술을 부탁하며 돈 까밀로와 빼뽀네에게 손녀의 보호자를 찾아달라 부탁한다.
이를 알게 된 돈 까밀로와 빼뽀네는 노인의 가족에게 노인의 진심을 알린 뒤 그들의 방임을 철저하게 꾸짖은 후 로사가 무사히 수술을 받도록 큰 도시의 병원에 입원하게 도와준 뒤 로사의 보호자가 된다.
4.3.49. 붉은 머리의 여자
사격장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단역.아버지와 함께 늙은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바싸 마을에 도착해 사격장을 연다. 그런데 빼뽀네는 사격장을 성당 근처에 열게 했고, 돈 까밀로는 난데없이 총성을 계속 듣게 되어 괴로워한다.
어느날, 사격장에 손님이 없는 걸 보고 돈 까밀로가 사격장에 가서 마구 총을 쏘는데 빼뽀네가 기겁하면서 당장 그만두라고 달려온다. 사실 공산당 간부가 인민의 집에서 연설을 하는 날이었던 것. 빼뽀네는 잔뜩 화를 내며 당장 떠나라고 하지만, 마차를 끄는 말이 죽어 떠날 방도가 없어져서 흐지부지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버지는 병사하고 사격장 손님도 점점 줄었지만, 유일하게 매주 주말마다 찾아오는 무뚝뚝한 청년 디에고랑 눈이 맞고 디에고가 암말을 구해오자 그와 함께 떠난다. 아무 말도 없이 마차에 암말을 매는 디에고가 꽤 인상적인 에피소드다.[90]
4.3.50. 나디아
풀네임은 나디아 페트로브나. 신부님 이야기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러시아 여성 가이드 겸 통역사. 돈 까밀로 일행을 안내하며 나니 스카모지아와 연애 플래그가 생겨 그와 결혼한다.상당히 예쁜 외모인지라 나니도 마음에 들어했다. 이후 이탈리아로 도망온 뒤 돈 까밀로에게 선상 사건의 진실을 알려준다.
4.3.51. 스카모지아
풀네임은 나니 스카모지아. 시리즈 마지막권인 <돈 까밀로 러시아 가다>에 등장한 인물. 로마 출신으로 이탈리아 공산당의 러시아 여행에 가는 10명 중 1명이다. 여자를 자주 바꾸는 바람둥이지만 여행 통역사인 나디아를 보고 반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그녀와 썸을 타다가 결국 러시아 여성 파견단으로 이탈리아에 왔다가 도망친 나디아와 결혼한다.
5. 국내 출간
우리 나라에는 1980년대에 백제에서 출간한 5권 짜리 김명곤 / 차미례 번역본이 애호가 사이에 유명하지만 실제 최초 출간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직영하는 가톨릭출판사에서 한 것이다. 현재 확인된 것으로는 1969년에 2권이 <명랑한 돈 까밀로>와 <돈 까밀로의 곤경>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것이 가장 이르다. 이 권들의 내용은 서교출판사 완역본 1, 2권과 거의 일치한다. 참고로 이때 발행인이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백제에서 나온 뒤에는 민서출판사 등 몇몇 곳에서 비슷한 판본으로 계속 펴냈다. 다만 민서판의 경우 어째서인지 각 에피소드에서 몇 줄이나 몇 단락이 빠진 경우가 눈에 띈다. [91]
1권만 출간된 경우는 하도 많아서 사례를 일일이 추적하기 힘들다.
또한 문예출판사에서 2004년에 "신부님 우리 신부님"이라는 제목으로 펴냈는데 이것도 원작의 1권 부분만 번역한 것. 서교판과 달리 아직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번역은 서교판과 달리 깨끗하게 잘 되었으나 1권의 몇몇 에피소드가 빠진 것처럼 보여서 결국은 불완전판. 번역자는 김운찬.
2006년에 서교출판사에 나온 10권짜리 완역판이 있다. 그런데 이건 권마다 역자가 달라서 번역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단점이 있다. 또한 이전 판본들에서는 일반적인 용어로 쉽게 풀어서 설명했던 가톨릭 관련 용어들을 직역하고 주석으로 처리하여,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이 읽기에 불편한 부분도 있다. 반대로 예전에는 원어나 알파벳으로 표기하던 어휘들을 고유명사까지 한국어로 번역해버려서 원작의 맛을 상실시킨 부분도 있다. 그리고 예전 백제판과 비교해보면 에피소드의 마지막 부분의 번역이 완전히 다른 케이스들도 여럿 보인다.
권수가 많으니만치 이전 판본들에 실리지 않았던 에피소드들도 번역되었지만, 반대로 백제판과 같은 과거 판본들에 실려 있던 에피소드가 빠진 것도 상당수 있다. 그래서 서교출판사 판만 봐서는 이해되지 않는 후반 에피소드들도 여럿이다. 명색이 완역본인데 빠진 에피소드가 있는 건, 아마도 번역용으로 사용한 저본이 달라서일 것으로 보인다.
현지 출판사에서도 처음 단행본을 만들 때 일부 에피소드를 제외하거나 편집, 수정하였다가, 작가 사망 후 한참 지나서야 누락분을 모아 단행본을 만들거나 원래대로 복원한 판본으로 재출간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전체가 완벽하게 순서대로 정리된 연재분 원문을 보는 것은 이탈리아어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시리즈 후반에 나오는 조카 엘리자베트와 돈 치치에 관한 에피소드들은, 작가 사망 직후인 1969년에 1차 출간되었다가 1996년에 연재분 원문에 가깝게 편집하여 재출간되었다. 즉 우리나라에서 이미 번역이 이루어진 다음에 나온 현지 판본도 있기 때문에, 그 시기 앞뒤로 이루어진 번역들 사이에는 서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탈리아 현지 단행본은 그때까지의 연재분을 묶어서 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대부분 원래 연재 순서대로 되어 있지만, 서교판은 작품 내 시간 흐름과 에피소드 순서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다.
서교판은 원래의 판본과 1:1로 대응되지 않는다. 예컨대 서교판 1권과 3권의 에피소드는 각 29개와 21개이고, 옮긴이들[92]은 책 내의 소개글에서 이탈리아 리졸리 출판사에서 펴낸 시리즈 중 첫 번째 권인 "Don Camillo"와 세 번째 권인 "Don Camillo e il suo gregge"를 각각 번역하였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서교판 2권은 어디에도 저본의 표시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실제로 "Don Camillo e il suo gregge"는 시리즈의 3번째 책이 아니고 2번째 책이며, 에피소드 개수도 "Don Camillo"는 38개, "Don Camillo e il suo gregge"는 47개로서 서교판의 그것과는 꽤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권에서 9개, 3권에서 26개의 에피소드를 날려버리고 번역한 것도 아니다. "Don Camillo"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Giallo e rosa"와, "Don Camillo e il suo gregge"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Il cerchio si ruppe"(둘 다 스포키아 항목에 언급된 연작의 일부이다)는 서교판 2권의 중간에 나란히 들어가 있는 것.
저렇게 내용이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에피소드들의 순서가 같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예컨대 번역본 3권 2번째 에피소드 "로또 복권"(원제"Vittoria proletaria")는 스탈린의 죽음과 복권이 연결되는 에피소드이므로 적어도 스탈린 사망일인 1953년 3월 5일 이후 연재분인데, 14번째 에피소드 "피마자 기름"(원제"Ritorna il 1922")는 시간대로 보아 1952년 연재분이 분명하기 때문.
즉 서교판은 원래의 단행본을 그대로 1:1 번역한 것이 아니라, 10이라는 전체 권수를 미리 정해 놓고 번역할 에피소드의 분량을 정한 다음 이를 1/10씩 나누되 전체적으로 순서까지 모두 재편집하여 출판하였다는 뜻이다.
서교출판사 자회사인 문학마을에서 기존 양장본을 페이퍼 형태로 제작해 2016년 재출간하였다. 기존 시리즈에서 누락된 원고를 보충, 보완하였다고 하니 기존 서교판에 누락된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5.1. 서교판 누락 에피소드
- 마을 밖 아카시아 숲 폐가에서 여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떠돌자 빼뽀네가 이를 확인한다. 그런데 빼뽀네가 발견한 유령의 정체는 갓난쟁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였다. 알고보니 몰리니 집안의 막내인 죠르지노가 전쟁 중에 독일군 포로가 되었을 때[93] 독일에서 만난 처녀[94]를 데려다가 거기 숨겨둔 것이었다. 문제는 죠르지노의 세 형들 중 둘이 빨치산 활동을 한 혐의로 독일군에게, 그것도 자기 집 안뜰에서 부모님과 누이들이 보는 눈앞에서 처형당했다[95]는 것. 죠르지노는 집에 돌아온 뒤에야 이 상황을 알았고, 도저히 독일인 처녀를 데리고 집에 갈 수 없게 되어 마을 밖 빈집에 처녀를 숨겼다. 그 뒤로 그녀는 무려 2년이나 거기 숨어서 아이까지 낳으며 혼자 살고 있었던 것이다. 돈 까밀로와 빼뽀네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96], 빼뽀네에게 들킨 여자는 이미 독약을 먹은 뒤였다. 결국 비극적이게도 빼뽀네와 돈 까밀로, 죠르지노가 보는 앞에서 여자가 죽고 아이만 남게 되며 남겨진 아이는 돈 까밀로의 소개로 죠르지노의 집에 양자[97]로 들어가게 된다. 전쟁 중에 생길 수 있는 비극적인 이야기인데 지극히 안타까운 일이다. 여자가 자살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일이 어떻게든 풀려나갔을 가능성은 있었다. 돈 까밀로와 빼뽀네의 행동력과 착한 마음씨를 감안하면...
- 드물게 빼뽀네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로, 처음 보는 아이가 빼뽀네를 찾아와 죽은 아버지의 무덤에 세울 십자가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아이가 하필 빼뽀네를 찾아온 이유는, 빼뽀네가 아이의 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도시로 도망갔다는 소문이 돌아 진실이 묻혀버렸고, 심지어 돈 까밀로조차도 소문을 믿었다.[98] 양심의 가책 때문에 괴로워하던 빼뽀네는 아이와 함께 크고 훌륭한 십자가를 만든다. 그리고 아이의 아버지를 죽인 자를 찾아가 을러대고 협박하여 묻힌 장소를 알아내고 십자가를 세운 뒤, 막판에 살인자의 얼굴이 달라질 정도의 펀치를 먹여준다. 사회 혼란기 사이에서 벌어진 무고한 사내의 죽음과 양심에 대한 이야기.
- 돈 까밀로가 성당 공사를 하다가 오래전 전임 본당신부가 쓴 비망록을 발견한다. 돈 까밀로는 비망록을 읽다가 성당 무덤 근처 검은 돌 아래 묻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미사 중에 이야기한다. 15세기에 벽에 구멍을 뚫고 물건을 훔쳐가는 강도단이 있었는데, 구멍을 뚫고 내민 손을 집 주인이 묶어버렸더니 도둑 일행이 잡힐 것을 두려워해서 손이 묶여버린 동료의 머리를 자르고 도망쳤다. 결국 신원을 알 수 없게 된 머리 없는 시체를 검은 돌을 비석 삼아 묻어주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마을에는 머리 없는 유령이 나타나서 돌아다니고[99] 마을에 흉흉한 소문이 나돌자, 돈 까밀로는 책임감을 느끼고 빼뽀네와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양심에 대해 강론하기 위해 꺼낸 일화인데 그 때문에 사람들이 집단공포증을 일으켰으니, 돈 까밀로와 빼뽀네가 가짜로 머리를 찾아내서 귀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줬다는 소문을 내자는 내용이었다. 한밤중까지 모의를 끝내고 길을 가던 둘 앞에 정말 머리 없는 유령이 나타난다. 결국 유령이 가리킨 자리에서 두개골이 나와 몸이랑 같이 합장을 해줬다는 이야기. 영화판에서도 언급된 유명한 이야기였으나 누락되고 말았다. 백제판과 민서판에는 깔끔히 실려 있다.
- 선거 시즌인 마을에 새로 점을 치는 노인이 나타나 돈 까밀로에게 1천 리라를 건네며 미사를 부탁한다. 그런데 노인은 前 이탈리아 국왕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 폐하를 위하여' 라는 문구를 성당 앞에 써달라고 요청한다. 돈 까밀로는 내심 큰 소란이 일어날까 걱정하면서도 이튿날 미사를 봉헌하겠다고 약속한다. 아니나 다를까 돈 까밀로가 문구를 내걸자, 곧바로 빼뽀네를 위시한 마을의 이탈리아 공산당원들이 쳐들어오고 경찰이 출동한다. 그러나 미사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고 경찰청장이 말해 미사가 무산되지 않게 된다. 다음 날, 빼뽀네는 성당 앞에 부하들을 세워놓고 미사에 참례하는 사람의 명단을 적으라고 명령한다. 당연히 마을 사람은 1명도 미사에 참례하지 않아, 돈 까밀로와 노인 단 둘이서 미사를 드린다. 미사가 끝난 뒤 밖으로 나온 노인은 공산당원 여자들에게 얻어맞고, 노인이 기르던 새도 죽는다. 죽은 새를 보고 노인은 아무 말 없이 마을을 떠나고, 돈 까밀로는 죽은 새와 1천 리라를 같이 묻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역 공산당이 비상식적으로 과격하게 반응한 듯하지만,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충분히 진압 가능했던 로마 진군을 진압하지 않고 베니토 무솔리니를 직접 총리로 발탁하고 무솔리니 정권의 지탱이 가능하도록 후원하였으며,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행위를 알고도 허가해 준 인물이다. 무솔리니 정권 당시부터 파시스트당과 철천지 원수였던 이탈리아 공산당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한 어그로였음을 부정하기 힘들다[100]. 아래에 언급할 크리스띠나 선생님이 옛 왕정의 깃발을 관에 덮어달라고 했을 때 빼뽀네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매우 곤란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내용만 따진다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닌 듯하지만, 바로 뒤에 붙는, 사실상 작가의 말이라고 할 수 있는 화자로서의 설명이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정치적으로 미묘한 내용인지라 누락시킨 모양이다. 80년대에 출간된 단권 판본(문학창조사)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에피소드 자체를 누락시키지는 않고 뒤에 붙는 설명 부분을 누락시켰다.
참고로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101]와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102] 중에 나오는 전쟁 중 이탈리아 이야기를 보면 진짜 이 소설이 연상되는 대목이 있다.
6. 미디어 믹스
6.1. 영화
1952년에서 65년까지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으로 5편이 영화화되었다. 돈 까밀로 역에는 프랑스의 국민 코미디언아자 당대 프랑스 영화계의 스타인 페르낭델(Fernandel), 빼뽀네 역은 지노 체르비(Gino Cervi)가 맡았다. 페르난델 병사 후 맥이 끊어졌다가, 1972년에 가스통 모신(Gastone Moschin) 주연으로 다시 영화화된 바 있고, 1983년에는 내 이름은 튜니티의 테렌스 힐 감독, 주연으로 리메이크되었다. 돈 카밀로 역은 당연히 테렌스 힐 본인이다.(상대방의 총을 빼앗아 총겨누고 뺨 때리는 돈 카밀로 신부!) 한 편만 있는 것이 아니고 TV판도 있으며, 국내 방영도 하였다.
페르난델 주연 버전의 영화들은 한국에 DVD로 발매된 적이 있다. 제목은 Le Petit monde de Don Camillo(돈 까밀로의 작은 세상). 자막 번역이 썩 좋지 않은 편으로, 오탈자가 자주 나타나고 돈 까밀로와 빼뽀네가 항상 존댓말로만 대화해서 두 인물의 거친(?) 대삿발이 약하다. 게다가 빼뽀네의 직책을 읍장이 아닌 읍 회의 의장이나 시장으로 번역했다. 테렌스 힐 버젼도 국내발매가 되긴 했는데 기묘하게 독일 판본으로 발매되었다.
6.2. 드라마
- 1980년 영국 BBC에서 마리오 아도르프(Mario Adorf)주연으로 TV시리즈를 만든 적 있다. 빼뽀네 역은 브라이언 블레시드(Brian Blessed).
- 한국 MBC-TV에서 드라마로 만든 적이 있는데, 제목은 선생님 우리 선생님이였다. 종교인을 건드리기 거북했는지 신부 대신 학교 교장선생님이라는 설정으로 바꾸었다. 주연은 이영후, 빼뽀네 역에는 홍성민, 안젤라 역에는 김영옥.[103] 이중 안젤라는 원작에서는 종지기 마누라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늙도록 시집 못간 노처녀로 설정되었다. 원작의 대삿발은 여전했고. 원작에서는 캣이 비틀즈를 듣지만, 드라마에서는 시나위를 듣는다.
6.3. 만화
천주교 계열의 만화잡지인 <내친구들>이라는 잡지에서 이 소설의 내용을 딴 만화가 연재된 적이 있다. 잡지 창간과 동시에 연재되었는데, 초창기에 연재된 것은 극화체의 진지한 작품으로, 위에 언급된 스포키아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만화로 각색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원작의 코믹적인 부분도 거의 잘려나가서 원전과는 스토리만 같고 진지한 분위기의 작품이 되었기에 이 만화는 스포키아 에피소드가 완결되자 그대로 종결되고, 다른 작가가 바톤을 이어받아 그림체를 코믹하게 바꾸고 설정을 리부트해서 원작에 그나마 가깝게 만들어 연재를 이어나갔다.
이 작품은 단행본도 나왔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크게 바뀌어서 나오는데,
- 돈 까밀로 신부→미카엘 신부
- 뻬뽀네 읍장→루시퍼 읍장
- 공산당→사탄당[104]
소설의 에피소드가 그대로 만화화된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로 어레인지가 많이 되어 있다. 사실상 제목과 모티브를 빼면 거의 다른 만화. 대체적으로 에피소드의 흐름은 거의 원작과 유사하지만 소설과 달리 예수님이 소년의 모습을 한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원작훼손급의 결정적 차이가 있다.
표절인지 합법적 라이센싱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화가 나오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 작품에는 그 외에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작중에서 허영만 화백의 초기작인 '변칙복서'의 한 장면을 그대로 표절했다는 것이다. 돈 까밀로 신부가 권투 시합을 하는 파트가 '변칙복서'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하다. 내친구들이 천주교 계통만 구독하는 소규모 잡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어떻게 작가가 만화계 거성의 작품을 그대로 베낄 생각을 했는지 신기할 따름.[105] 이 당시의 낮은 저작권 인식속의 만화계를 살아왔던 작가여서 그런지 해당 만화 이후에 다른 학습만화 등에서, 주로 도라에몽의 캐릭터들을 표절한 그림을 많이도 그리셨다.(...)
80년대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원작에 가까운 만화가 월간 소년지에 연재된 적 있다. 연재 당시의 제목은 <유쾌한 신부님>.
서교출판사에서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이란 제목으로 만화를 출판하였다. 그림은 이탈리아의 만화가인 다비데 바르치. 번역자는 이정석, 김정훈. 번역을 맡은 2명 모두 실제로 천주교 사제이다. 등장인물들의 외모는 페르난델판 영화를 많이 참고하였다. 2014년에 평화신문에서 연재했고, 2020년에 전2권으로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7. 여담
-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 동명의 프로그램이 있다. 평일 낮 12시 15분~2시. 실제 가톨릭 신부님이 DJ를 맡고 있다.
- 몇몇 공산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50여 년 동안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이 책의 반입을 금지했는데, 이들 국가에서조차 비밀리에 유통되거나 복사판이 돌아다닐 정도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금까지 ‘돈 까밀로 시리즈’가 출판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브라질, 캐나다, 스리랑카,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영국, 독일, 말타(말타어로 출간), 서사모아(사모아 방언으로 출간), 그리스, 인도(마하라티어, 아쌈어, 브라민어로 출간), 아일랜드, 이스라엘, 레바논, 멕시코, 노르웨이,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체코, 슬로베니아, 스페인, 남아프리카, 스웨덴, 스위스(불어와 독일어로 출간), 터키, 우크라이나, 헝가리, 미국 등이다.
[1] 작은 세상: 돈 카밀로[2] 서교출판사는 최신 완역본을 낸 곳이고, 그전에 한 권씩 낸 곳은 정말 많다. 여기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많다.[3] 사후에도 출판되어 1996년까지 출판됐다.[4]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판본에 따라서 뽀 강으로도 나온다.[5] 가끔 돈까밀로와 빼뽀네의 어린 시절, 즉 1900년대 초 및 1930년대 파시스트 치하 이탈리아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꽤 많이 나온다. 공산당원인 빼뽀네의 말을 참고하면 2차 세계대전 직후 이오시프 스탈린 집권 말년인 1948년에서 말렌코프를 지나 흐루쇼프가 소련을 통치했던 1960년대 중반까지가 시대배경이다. (중간에 복권에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스탈린의 부고를 듣는다.) 극 후반부에 당시 가톨릭 역사상 대사건으로 취급되던, 1962년부터 1965년까지 개최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중요하게 언급되며 베트남 전쟁도 스쳐 지나간다.[6] 당시 이탈리아 정치를 말하자면 이 소설 연재기간 내내 이탈리아는 기독교민주당이 집권하고 이탈리아 공산당이 제1야당 노릇을 하였는데, 이러한 구도는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지금도 그리스도교와 공산주의가 서로 물고뜯는 사이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실제로 정치적 적수였던 것.[7] 판본에 따라서는 뽀 강[8] 사실 이 작품에도 정치색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원래 작가인 조반니 과라스키가 군주제와 기독교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이었으며, 그래서 작중에서 주인공인 돈 까밀로의 시점에서 기독교 보수주의적 입장에서 그려진 이야기들이 많다. 다만 장르 자체가 하드보일드 느와르 정치극화가 아닌 유쾌한 코미디이고, 정치적 갈등 자체보다는 마을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핵심 소재이며, 상대적으로 악역인 읍장과 공산당원들 역시 뼛속까지 악인이 아니라 선량한 동네 주민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굳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드문 것뿐이다. 말하자면 정치성(당파성) 자체는 명확하게 띄고 있지만 그 이전에 인간(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치색에 대해 평가받기 이전에 인간성에 대해 평가받는 작품인 셈이다. 작가 본인도 기독교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자였음에도 아버지가 사회주의자 조반니 파라볼라와 절친했던 친구였고, 어머니는 군주제 열성지지자였던 경험도 같이 반영되었다.[9] 도시지역에서는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영향이 짙었지만, 그것이 이탈리아 사회 곳곳으로까지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로 이혼과 낙태가 합법이 아니었다.[10] 심지어 한 에피소드에서는 남편이 숨겨둔 비상금을 찾다가 아내를 구타해서 경찰 심문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처를 입혀 입원을 시키는데도 경찰이나 돈 까밀로나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남편을 처벌하거나 버릇을 고쳐주려고 행동하지 않는다.[11] 자신의 배우자를 십대 초반 시절에 처음 만난 때부터 욕을 퍼붓고 질투심에 배우자와 같이 가던 청년을 두들겨 팬 뒤 며칠 뒤 배우자를 불러 자전거에 쟁여놓은 쇠망치를 꺼내면서 다른놈과 같이 다니면 머리통을 박살내버린다고 위협을 했으며 갓 성인이 된 청년기에는 자신이 어리다며 군대에 갔다온 후 받아주겠다고 말하는 배우자에게 나중에 딴 소리하면 가만 안 둔다고도 하였다. 그나마 배우자가 과레스끼를 아주 싫어하지도 않았고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기에 혼인에 골인한 거다. 작가의 십대 시절 시기는 신부님 시리즈 배경보다 더 전인 시절이므로 저런 일이 과격하지만 코믹한 연애관으로 포장되는 것이 가능했다.[12] 중간중간 스포키아나 팔케토같은 교조주의자가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 일자무식들이라 다같이 잘먹고 잘사는 세상 정도 수준이고 제대로 된 공산주의 이론이나 책을 아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후반부 가면 마오주의자나 공산주의 이념에만 더 매몰된 젊은 극단주의자들도 등장하기도 한다.[13] 시대가 시대였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하물며 이탈리아 시골 지방은 지금까지도 꽤 보수적인 편이다.[14] 결국 스미르쪼와 카롤라 사이에서 딸까지 생기자 빼뽀네와 함께 세례를 받으러왔고, 이에 돈 까밀로는 세례명을 가지고 투닥하면서도 일단은 세례를 주는데, 세례가 끝난 뒤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보고 결국 화를 내면서 이렇게 호통친다. "이런 한심한 작자들아! 이 아이는 장차 예쁘고 아름다운 처녀로 자랄 텐데, 주변 사람들은 사생아라고 쑥덕거릴 거다. 너희 둘(스미르쪼와 카롤라)은 개의치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 아이가 받을 상처는 어쩔 거냐? 너희가 정말 이 아이를 위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혼인성사를 올려라!" 이에 그랬다간 우리들의 사랑은 끝장이라면서 버텨보지만, 이 예쁜 아이를 위해서라도 하라는 간청에 결국 카롤라는 울음을 터트리며 사실을 고하는데 - 자기들은 이미 결혼했으며, 단지 다른 동네의 성당에 가서 결혼식을 올렸고 이미 혼인신고도 했다고 말한다.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결혼 따윈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겠다고 큰소리 쳤을 뿐인 데다,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에 또 할 수 없었던 것. 스미르쪼는 이에 횡설수설하며 변명해보지만, 결국 당을 위해서 결혼수당도 받지 않은 걸 돈 까밀로가 알아채고 너희 둘은 바보, 그리고 그 반쪽(딸)이라고 투덜댄다. 스밀조는 결혼증명서를 보여주면서 이를 고해성사의 비밀로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이후 까밀로는 돌아가는 스밀조 부부와 아기를 배웅하면서 몰래 축복을 빌어준다.[15] 물론 자신 소유는 아니다. 상속자인 손자 리베로가 아직 어려서 손자가 어른이 될 때까지 후견인 자격의 대리인으로서 농지를 관리하게 된 것.[16] 다만 이 탓에 처숙모는 결국 그동안의 마음고생으로 걸린 화병에 시달리다 사망한다.[17] 당연하지만 지주들은 공산당원을 싫어해 소작할 땅도 잘 안 주려고 했다. 그러나 쫓겨난 공산당원, 그것도 공산당의 명령에 불복종해 쫓겨난 사람이라면 오히려 공산당 엿먹이고 싶어서라도 소작을 줄 사람이 꽤 있었다.[18] 그런데 "하느님의 적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말은 그냥 농담이나 덕담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것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가톨릭이 탈정치화되기 이전까지 가톨릭의 교세가 강했던 서유럽과 남유럽 등에서 신부가 "하느님의 적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명확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좌파정당이나 자유주의 정당 찍지 말고, 보수우파정당 찍어라 라는 의미이다. 말하자면 한국의 일부 극우 개신교 목사들이 설교시간에 특정 정당의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발언했다가 큰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각국의 정치적 지형에 따라 '하느님의 편'인 정당은 기독교민주당등의 우파 정당이나 파시즘 정당, 입헌군주정 정당일수도 있고, '하느님의 적'인 정당은 공산당일 수도 있지만 사민당 계열이나 중도 자유주의 정당일 수도 있지만... 가톨릭이 주도종교로써 사실상 국교의 지위를 차지하던 서남유럽 국가들의 가톨릭교회는 신자들에게 교회가 지지하는 특정 정당에 투표할 것을 요구했고, 그 외 다른 정당(특히 교회가 반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은 교회법상 범죄행위로 간주했던 것이다. 사실 본작의 경우 대부분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선량한 인물로 다뤄지고 특별히 한 쪽이 부정적으로 묘사되지 않아 주연 양측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기 쉽지만... 작중 배경인 이탈리아에서 공산당과 가톨릭의 정치적 대립과 알력은 파시스트와 파르티잔 간의 갈등과 충돌에 비해서도 그렇게까지 큰 손색은 없을 정도로 첨예한 것이었다. 괜히 마을 공산당원들이 성당에서 뭐 좀 할 때마다 꼬치꼬치 시비를 거는 것이 아닌 셈. 또한 종교의 자유와 세속주의를 주장하는 이탈리아 자유당에 대해서도 좋은 시선은 아니다.[19] 그래서 가톨릭 보수신학을 지지하는 작가 과레스키와 그런 과레스키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인공 돈 까밀로는 당시 개최되었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해당 공의회의 개최시기는 1962~65년으로, 본작의 집필시기 후반부와 겹친다.)와 그 결론에 대해 무반응 내지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이 역시 상당한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과로써 가톨릭 교회는 강력한 사회적 권위 및 정치권력과 같은 세속적 영향력의 상당부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강경한 전통주의 가톨릭 성향의 신자들은 '자유민주주의나 종교의 자유는 현대주의(근대주의)의 오류'라는 식의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과레스키 (그리고 작품 속에서 과레스키가 보여준 돈 까밀로)는 그정도로 극단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가톨릭 보수신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가톨릭의 권위와 사회적 영향력이 상실되는 상황 자체는 달갑게 받아들일 수 없고, 또 그렇지만 상당히 개혁적인 면모 역시 가진 인물로써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톨릭 교회의 변화 역시 불가피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는 것. 따라서 작가가 보여주는 태도는 "썩 마음에 들기만 한 것은 아니고, 씁쓸하기도 하지만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 할많하않" 이라는 식으로 적극적인 언급을 피하는 무반응, 또는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부정적인 반응 정도에 머무르게 되는 것. 덤으로 자유당에 대한 관점 역시, 예컨데 경제적 관점을 중시하는 공산당의 입장에서 보면 보수적 경제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민주당과 자유당은 대략 비슷한 부류로 여겨질 것이다. (오히려 빅텐트 정당인 이탈리아 공산당의 당내 우파 입장에서 보면 경제 문제에 한해서는 기독교민주당의 보수주의는 시장경제를 견제하는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측면이 있기에 자유당보다 차라리 말이 잘 통하는 상대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종교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과레스키의 관점에서 보면 자유당과 공산당은 둘 다 세속주의와 정교분리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에서 대략 비슷한 부류로 보일만 하다는 것. 결국 본 문서에도 여러번 언급된 바와 같이, 본작은 상당히 정치적인 작품이다.[20] 사용된 물감은 일반 물감이 아닌 아닐린 염료라는 것으로, 잘 지워지지 않는 성질이 있어 돈 까밀로도 줄칼로 낙서를 긁어서 없앴을 정도. 이걸 뒤집어쓴 지고토 역시 사흘간 집안에 틀어박혀 온갖 세척제를 동원해 빨갛게 된 얼굴을 씻어내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21] 이탈리아 만화가 다니베 바르치가 그린 신부님 우리 신부님 만화판에서는 순화해서 - 손잡이에 빨간 물감을 잔뜩 발라놓았고, 술집에서 지고토와 친구들은 네가 붉은 가죽이 되었으니 이제 신부는 '빨간 손'이라고 부르면 되겠다며 농담을 하는데, 그 순간 술집에 쳐들어온 돈 까밀로는 지우려던 세제 때문에 자네 얼굴이 창백해진 것 같군, 내가 다시 화색이 돌게 해주지! 라며 물감이 묻은 손으로 지고토의 뺨따귀를 올려붙인다.[22] red skin. 여기서 나온 용어가 "홍인"이다.[23] 이때 돈 카밀로는 가난한 공산당원들이 당의 눈치를 보느라 구호품을 받으러 오지 않는 것을 몹시도 안타깝게 여겨 예수에게 단 한명의 가난한 공산당원이라도 보내주신다면 결코 그의 체면을 상하게 하지 않고 조용히 구호품을 전해주겠다고 맹세한 직후였다.[24] 탈당계까지 내면서 빼뽀네를 몰아붙였는데 빼뽀네가 암 말도 못했을 정도.[25] 사상이고 뭐고를 떠나서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얻어맞는 꼴을 자식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그걸 내버려두다니, 빼뽀네 네놈이 사람이냐고 호통을 쳤다. 추가적으로 선행을 할 용기가 없으면 방해는 하지 말라며 일갈했다. 이때 너무 분노한 나머지 쇠로 된 부지깽이를 맨손으로 구부려 8자 형태로 만들어버리면서 이걸로 스탈린과 네 놈들의 목을 매달아버리겠다고 성을 냈다. 빼뽀네도 시덥잖은 변명 몇마디만 하는 척 했을 뿐 별 말 못했고, 돈 까밀로가 구부러트린 부지깽이를 펴보려다가 실패했다... 이때 돈 까밀로는 그걸 원래대로 해놓으면 다음 선거에 공산당에 투표해주겠다며 조롱하고, 실패한 빼뽀네는 신부님의 표가 없어도 우리가 이길 거라고 그래도 뻗댄다.[26] 공산당에 대한 정치적 테러가 있었다는 뉴스 때문에 다들 신경이 곤두선 상태라 누군가가 스미르쪼를 공격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스미르쪼는 운 없게도 근처의 트럭 타이어가 터지면서 타이어 조각에 맞아 기절한 것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27] 현장 타이어자국이 읍장 트럭의 것과 같고, 총상은 왼쪽 관자놀이였는데 오른손에 총을 들고 있었으며, 난로 안에 총알 하나(망인이 죽으면서 쏜 것)가 더 있었다.[28] 망인의 아들이 돈 까밀로를 만나러 성당을 드나들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29] 예수상 앞에서 잠깐 정신을 잃었는데 총알이 예수의 손목을 관통했다. 돈 까밀로는 예수가 자신을 밀어 구해준 것이라며 흥분했다.[30] 판본에 따라 '천둥'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어떤 판본에서는 먼저 키우던 번개가 죽은 뒤 상심한 돈 까밀로에게 천둥이 나타난다.[31] 묘사를 보면 포인터 종으로 보인다.[32] 사실 다른 사람들과도 꽤 친하다. 사냥 갈 때 모시고 따라가는 사람이 저 둘뿐이라는 뜻.[33] 번개가 주인 돈 까밀로를 찾았을 때 돈 까밀로는 어느 집 아이의 세례를 집전하던 중이었기에 번개가 다급히 달려온 걸 보고 놀라 성수병을 들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서 피노는 숨을 거두었다.[34] 돈 까밀로의 친구였으며 이름은 치노 바시. 돈 까밀로와 사냥 중 발을 헛디뎌 구르다 총의 오발로 사망했다고 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바시 가문 남성들은 뛰어난 명사수들이자 사냥꾼으로 명성이 높은 동시에 유달리 오발사고와 악연이 깊은 악명으로 유명했다.[35] 공산당이 세운 마을 회관인데 빼뽀네 일당이 전쟁 때 숨겨둔 보물을 현찰로 바꿔 건설 자금을 댔다. 물론 돈 카밀로가 출처를 알고 일부를 뜯어가, 성당에 인민의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을 지었다. 그리고 그 유치원의 놀이터에서 제일 해맑게 놀고 있는 게 빼뽀네의 막내아들.[36] 그리고 돈 까밀로는 그 말을 지껄인 빼뽀네의 쪼인트를 걷어찼다(...).[37] 원작에서 돈 까밀로는 집회중인 공산당원들에게 성수를 뿌리고 가는 짓을 한 적이 있다.[38] 사실 그것보다도 일전의 축구경기의 설욕을 해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뻬뽀네가 축구시합을 개최하지 않으니 심통이 나서 생트집 잡은 거에 더 가깝다.[39] 생각해보면 무려 3명이서 돌아가면서 1명을 다구리친 셈이니 뻗을 만도. 그래도 원작에서는 딱히 지친 기색은 없었고, 분기탱천해 덤빈 빼뽀네를 여유롭게 도발하며 싸울 힘도 있었다. 사실 돈 까밀로의 기습에 쓰러진 것도 방심하다가 엉겁결에 당했다.[40] 에케 호모 그림이 바로 프레스코 방식이다.[41] 당연히 이런 극단적인 일을 한 마르코가 너무 과격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한마디로 최소한 이해할 수는 있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는 요즘 시대 기준으로 생각하면 데이트 폭력에 가깝다. 폭력에 대한 감정적 동조는 위험하다. 어디까지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묘사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 좋다. 이 작품의 연재시기는 20세기 중반이고, 당시에는 어느 정도의(당시 기준으로 도를 지나치지 않은) 폭력적 성향은 '남자다운 모습'의 일종으로 여겨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남자에게 강압적인 면모가 전혀 없으면 그것을 남자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반세기 이상이 흐르면서 사회상이 많이 변화했으니 '작품이 쓰여진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것'이 21세기 초반의 독자에게는 '위험하고 지나치다'고 여겨지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이다. 시대상의 차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현대의 관점을 들이대어 과거의 작품을 판단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는 용인되기 힘든 과거의 관점에 함부로 동조하는 것 역시 위험한 것이니, 시대상의 차이를 이해하고 독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42] 다른 에피소드에는 "다른 남자를 만나면 때려주겠다"고 여자에게 으름장을 놓는 장면도 나온다. 작가인 조반니 과레스키도 서장에서 젊은 시절 아내와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푸는데, 그 과정이 미성년자 때부터 군대에 갔다 올 나이가 될 때까지 아내에게 강압적으로 위협한 것이다. 그나마 아내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어 이러는 줄 알아서 좋게 대해줬지만... 당시 시대가 전후인데다 남성의 마초적 면을 중시하는 풍조가 있는 경우와 이탈리아 시골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43] 작중 돈 까밀로는 사람을 세 부류로 나누는데,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 -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고 바른 길로 돌아와야 할 사람(작중의 공산당원들) - 그리고 하느님이 직접 손 보셔야 할 까살리노 놈들로 나눈다. 오랫동안 바싸 마을과 까살리노 마을끼리 싸우면서 죽은 사람들도 있었고, 지금에 와서는 그런 일은 없지만 여전히 감정이 좋지 않으며, 까살리노 출신의 공무원들이 바싸 마을을 위한 일을 자기 마을을 위한 사업으로 바꿔버리기도 한다.[44] 돈 까밀로는 사연을 듣고 '솔직히 니가 공산주의자들한테 먼저 시비걸어서 그런 것 같은데...'하고 생각했으나 티는 내지 않았다.[45] "이때만큼은 까살리노 놈들도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고 바른 길로 돌아와야 할 사람들로 구분했다"고 작중에서 나온다.[46] 이때 적을 나눠서 타격하는 게 아니라, 적들이 모였을 때 단숨에 해치우는 거라면서 카드 한 뭉치를 찢어서 두 동강내는 괴력을 보여준다.[47] 처음에는 골탕을 먹이기 위해서 바가지를 씌우려고 했지만, 막판에 마음이 바뀌어 부품 값과 기름 값만 실비로 받는다.[48]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 앞에서 총으로 위협받아 피마자 기름 한 컵을 마셔야 했다. 이는 당시 파시스트들이 반파시스트 인사에게 가했던 고문으로, 피마자 기름을 마시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빼뽀네 부부가 싸움을 할 때, 아내는 이때 일을 들먹이며 빼뽀네를 조롱하곤 한다.[49] 여기서 빼뽀네가 비범한게 오토바이 엔진 소리를 듣고서 기종을 특정짓고서는 바로 아메리카 원주민이 탄 오토바이가 다리오 까모니의 낡은 오토바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50] 까모니는 파시스트와 피마자유 테러를 비난하는 강론을 한 돈 까밀로에게도 피마자유를 먹였는데, 성직자에게 대한 특별한 예우로 빼뽀네에게는 3까지만 세었지만 돈 까밀로에게는 4까지 세는 배려(...)를 베풀었다.[51] 다만 이건 빼뽀네가 먼저 의리를 챙긴 면도 있다. 쇠몽둥이로 위협해서 까모니에게 피마자 기름을 먹이려고 했을 때, 빼뽀네는 "이건 내 몫, 그리고 이건 돈 까밀로의 몫"이라고 분명히 명시하며 "2잔 먹어라"라고 했기 때문이다. 빼뽀네 쪽에서 먼저 돈 까밀로 몫의 복수까지 해주려고 했으니, 돈 까밀로가 빼뽀네의 굴욕을 조금이나마 덜어준 건 충분히 답례가 될만한 일이었다.[52] 돈 까밀로는 "만약 내가 총알이 없다는 걸 빼뽀네 앞에서 말했다면 까모니는 그 자리에서 빼뽀네에게 죽었을 것"이라며 변명했다.[53] "신부도 부르주아 패거리"라며 몰아세워, "미사에 참례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협박했다.[54] 다행인지 불행인지 가축은 한 두 마리밖에 죽지 않았다. 이후 치로 일가와 피로티 일가는 이렇게까지 살벌하게 싸우지 않았고, 대신에 일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둘이서 언덕 위의 배나무 아래에서 결투를 벌이는 것으로 승부하기로 했다.[55] 홍수 때 수몰된 성당으로, 누군가 강에 빠져 죽을 때마다 성당의 종이 울린다는 괴담이 있다.[56] 그 후 까밀로가 빼뽀네와 치로 가족을 만나는데 치로도 없었던 걸 보면 치로 쪽도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57] 사실 바싸 마을의 사람들은 돈 까밀로가 귀양 가 있는 동안 미사에는 참석하지만 세례도, 장례도, 혼례도 받지 않고 있었다. 대신 부임한 신부님이 왜 세례를 안받냐고 하면 '돈 까밀로가 오면 받을테니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라는 분위기.[58] 영화판(돈 카밀로와 작은 세상)에서는 85세로 나온다.[59] 특히 나이를 감안하면 이탈리아 통일 직후 세대이다. 이탈리아의 모든 왕들을 경험하고 말년에 늘그막에 왕정 폐지를 경험한 셈.[60]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이집트, 움베르토 2세는 포르투갈로 망명해서 나름 잘 지냈다. 굶어 죽었다는 부분은 당시 왕당파들 사이에서 퍼진 가짜뉴스로 추정된다.[61] 공산당이야 원래 당연한거고 우파인 기민당조차도 왕정폐지에 상당수가 찬성했기 때문이다.[62] 아들인 움베르토 2세는 그나마 아버지에 비해 품성이 나은 면도 있었지만 재위기간이 1년도 안 되었다.[63] 심지어 사후 70년이 지나 2017년 왕과 왕비의 시신을 이탈리아 국내에 운구하는 것에 대한 정부의 승인조차도 "민주주의 애국자들에 대한 모욕" 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다. 그나마 이탈리아 공화국 정부 측의 배려로 무려 이탈리아 공군기를 통해 이집트에서 이탈리아로 이장에 성공하기는 했다.[64] 존경받는 선생님의 장례식을 파시스트 협력자의 깃발 아래서 치르는 것이므로.[65] 게다가 작가의 관점 자체가 사상과 진영을 떠나 모든 인물들에게 애정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썩 공정하기만 한 시점을 보여준다고 보기는 어렵다.[66] 빼뽀네의 말에 따르면, '이 읍내의 모든 며느리들을 치료해 줄 수 있는 돈을 가진 작자'. 얼마나 심한지 돈 까밀로도 그 노인의 목을 비틀고 싶어할 정도였다.[67] 공공사업에 주민들의 노동력을 강제 징발하는 법규로 노동력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대신 세금을 내야 한다. 1868년에 만들어졌다고 해서 68년 법규이다. 물론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 이탈리아에서는 공공 건설 사업도 민간업체가 전부 도맡아 전문 인력을 고용해서 하므로 차라리 납세를 늦춰주지 거의 적용할 일이 없는 법규이기도 하다.[68] 이 모습에 돈 까밀로는 훌륭하다면서 칭찬을 날리지만 당연히 빼뽀네는 신부의 칭찬은 필요없다고 대꾸하고 이에 까밀로는 이를 간다. 한편 자유당 간부는 이 스카프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역사가 담겨있다면서 이런 토마토를 닦는 데에는 손수건이면 충분하다고 답한다.[69] 레오가 바람을 핀 건 아니고, 단순히 고향 친구로서 호감을 가진 수준이었는데 제로니모네 집안에서 이를 오해하고 독자적으로 혼담을 몰고 가버린 것이다. 정작 레오는 이 사실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70] 참고로 깐디도는 작가 과레스키가 일했던 잡지사 이름이다.[71] 주교는 "그냥 바싸에 가서 돈 까밀로에게 성사를 보시오"라고 했다. 이유는 교구에 본당을 별도로 유지할 돈이 없어서.[72] 이전의 본당 신부가 사망한 것도, 이 시련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노환이 겹쳐서 그런 것.[73] 그런데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본인도 채소밭을 가는 묘사가 있다. 사실 그냥 비공인 신부란 게 열이 터진 걸로 보인다.[74] 돈 치치 이전에 돈까밀로를 대신할 신부나 보좌신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돈 까밀로가 처음으로 산골 성당으로 피신했을 때 신부인 돈 피에트로는 너무 샌님인데다가 성모상의 위치를 마음대로 옮겼다고 마을 사람들이 주교에게 건의해 돈 까밀로가 돌아왔고, 두번째로 돈 까밀로를 대신해 온 이름모를 젊은 신부는 설교도 잘하고 눈치고 싹싹한 사람이였으나 마을 사람들이 돈 까밀로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자 대승적 차원에서 본인이 돈 까밀로와 임지를 바꿔 임지를 떠났다. 세번째 보좌 신부인 돈 질도는 먹물을 제대로 먹은 사람이라 돈까밀로가 처음에는 모든 것을 위임했으나 실상은 지나치게 정치적이여서 돈까밀로가 다시 성당의 전권을 도맡게 된다.[75] 과거에 부자들에게 데인 경험이 있는지 태도나 말투가 유독 험악해져서 하마터면 읍장이 결혼식 주례를 서는 일이 벌어질뻔 했다.[76] 카인과 아벨 사건부터 시작해 세상의 모든 전쟁을 비난하더니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설교하는 바람에 전쟁 참전 용사였던 돈 카밀로를 열받게 만들어버렸다. 거기에 엘리자베따가 사주한 것임을 알고 폭언을 해 프란치스코는 홧김에 돈 카밀로의 부정을 모두 기록해 상부에 보고해버렸다. 그 내용 중에는 프란치스코 때문에 성당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돈 카밀로가 소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해준 일도 있었다.[77] 옷을 벗기라는 캣의 지시를 들은 돈 까밀로가 예수님께 "당신의 종이 길거리에서 속옷바람이 되어야겠습니까?"라고 묻자, 예수님 왈, 파이널 퓨전을 승인한다. "그건 절대 안 된다, 돈 까밀로야."라고 허가를 내리셨다(…).[78] 판본에 따라 안셀마로 나오기도 한다[79] 이 당시 빼뽀네는 동네에서 인심을 좀 많이 잃었다.[80] 고해성사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사제는 고해 내용을 절대로 누설하면 안된다.[81] 가롯떼는 총 맞는 일은 피했지만 빼뽀네를 욕해 그만 미켈레 손에 죽살나게 얻어터졌다.[82] 빼뽀네는 처음에는 파시스트들처럼 피마자 기름을 먹였다는 말에 망할 녀석 같으니! 하필이면 그걸 먹였냐, 이제 모두 내가 파시스트를 키웠다고 욕을 할 거야라며 하다가 이어서 나중에 대구 간유라는 걸 알고 안도하며 '아이고, 하느님 감사합니다(Deo Gratias)'를 연발했다.(…)[83] 냄새와 맛이 역겨울 뿐 아니라 해로운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심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게 되는 (그래서 파시스트들이 반대파를 고문하기 위해 강제로 먹였던) 피마자 기름과는 달리 대구 간유는 맛과 향이 고약하기는 하지만 비타민 A와 D가 풍부한 영양식품이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기라도 하지 않는 한 배탈도 나지 않는다. 즉 몸을 상하게 하는 고문인 피마자유 먹이기에 비하면 그래도 귀엽다고 봐 줄 만한 괴롭힘인 것.[84] 빼뽀네는 싸워서 질까봐 겁내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아들은 '아버지와 싸우면 내가 맞을 수밖에 없다. 왜냐면 아버지를 때릴 수는 없으니까'라는 굉장히 개념이 찬 발언을 한다. 근데 그래서 결론은 도망(…)[85] 다른 사람도 아니고 죽은 캣의 아버지(돈 카밀로의 매제)가 이탈리아군 공수부대로 2차대전에 참전했었다. 이탈리아군 공수부대가 어떤 용자들이었는지 생각하면, 그 기질을 물려받은 엘리자베따가 저 정도인 것도 무리는 아닐지도... 캣은 아버지가 공수부대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86] 사실 외삼촌을 곯려주려고 나선 것.[87] 성격이 과격해서 어디서든 할 말을 거침없이 하고 다녔는데 그러던 중 가롯떼에게 암살당했다.[88] 돈 까밀로는 처음엔 캣이 가출한 줄 알고 좋아했지만 비틑즈 음반을 놔두고 간 걸 보고 아니란 걸 알아차렸다.[89] 그녀의 명언 중에 "네가 내 딸이었으면 한 방 먹였을거다. 하지만 넌 내 딸이 아니니...두 방 먹여주마!"가 있다.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90] 사실 그 암말은 디에고가 할아버지 마굿간에서 훔친 것이었다. 디에고의 할아버지는 말이 사라진 걸 보고 온 가족을 이끌고 도둑을 잡으러 가지만, 디에고가 사랑의 도피를 하는 걸 보고 '사람은 각자의 운명이 있는 것'이라며 모른 척해준다.[91] 예를 들면 빼뽀네가 바르치니 영감에게 성명서 인쇄를 맡겼는데 철자법이며 문법이 하도 개판이라 돈 까밀로가 몰래 교정을 봐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말 한마디 안 한 바르치니에게물론 빼뽀네 성질머리로 보아 틀린 점을 지적하면 주먹을 휘둘렀을수도 있다'바르치니 이놈!'하고 화를 낸 뒤 돈 까밀로에게 '한데 뭘로 사례하면 되죠?'라고 물어보았는데 민서판에서는 둘을 합쳐버려서 '바르치니 이놈한테 뭘로 사례하면 되죠?'라며 뒤끝 쩌는 보복을 선언해버렸다. 참고로 이때 돈 까밀로의 대답은 다른 것 필요없고 공산당 도와줬단 소리 듣기 싫으니 비밀로 하라는 거였다[92] 나누어 번역되었기 때문에 동일인이 아니다.[93] 이탈리아가 단독강화를 체결하자 이를 배신으로 간주한 독일군은 점령지역 내에 있는 이탈리아군을 무장해제시킨 후 포로로 간주하여 강제노동에 투입했다.[94] 일가족이 연합군 공습으로 모두 죽었다.[95] 형 하나는 이탈리아군으로 전쟁터에 나가 전사했기에 몰리니 집안에 남은 아들은 죠르지노 하나뿐이다.[96] 다만 빼뽀네는 처음에 돈 까밀로가 비밀을 지켜 달라고 부탁하는 태도를 보고 그 여자와 아이가 돈 까밀로의 숨겨둔 여자와 아이인 줄 알았다. 다만 수정펀치를 한 대 맞은 뒤 죠르지노에게 사정을 듣고 상황을 파악하긴 했지만, 그 뒤에는 돈 까밀로 대신 죠르지노에게 "형들을 욕보이는 놈"이라고 욕지거리를 퍼붓는다.[97] 죠르지노의 입장에선 아들이 동생이 된 것이다.[98] 사실 죽은 이유는 어처구니없었다. 바로 아이 어머니를 예전에 좋아하던 남자가 옛 연적이라는 이유로 아이의 친부를 살해한 것이다.[99] 이 유령이 좀 웃긴 게, 제일 처음 나왔을 때 자기가 살던 시기와 맞지 않게 자전거를 타고 등장했다.[100] 현대 한국인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면 특정 지방에 가서 그 지방사람들을 심하게 모욕하는 발언을 함부로 하고 돌아다니고 해당 지역에 큰 비극을 불러온 정치인을 기념하는 공개행사를 주최했다가 토박이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당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대강 적절하다. 상대가 자신을 불쾌하게 한다고 폭행한 마을 공산당원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노인 역시 마을 주민들을 대놓고 자극하여 폭력행위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은 어떤 면에서는 당시 이탈리아의 격심한 좌우대립과 세대갈등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크리스띠나 선생님이든 점치는 노인이든 왕정 시대에 성장하고 교육받은 세대가 국왕에 대한 존경심을 당연시한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젊은 청장년 세대는 공화정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했다. 따라서 노인들은 2차대전 전후 (청장년층의 지지를 받는 좌파 정치세력이 중심이 되어) 국민투표로 왕정을 폐지한 것을 '건방지고 무엄한 일' 로 받아들이고 거부감을 보이는 면이 강했던 데 비해 청장년층들은 국왕의 퇴위와 왕정 폐지를 '전쟁의 참화와 전범행위에 대한 묵인(또는 조장)의 책임을 묻는 것' 으로써 정당하게 여겼던 것. 이 면에서 보면 점치는 노인이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려 했던 것은 일종의 정치적 도발행위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아주 크다. 다만 주변 상황을 좀 잘못 파악한 것인지 생각보다 훨씬 강한 반발때문에 그만 재난에 휘말리고 말았던 것.[101] 해당 내용이 있는 링크#[102] 주인공의 할아버지 이야기로, 신문사에서 일하던 도중 파시스트 대원들이 강제로 피마자 기름을 먹이는 린치를 당했다.(피마자기름은 강한 설사를 유발한다.) 이때 할아버지는 기름 섞인 그 똥을 병에 밀봉해서 보관했다가, 무솔리니가 축출되자 그 파시스트를 찾아가 강제로 퍼먹인다(...).[103] 물론 방송 당시에 이름은 모두 현지화.[104] 말이 사탄당이지 본부가 크렘린이라고 하는 것 보면 공산당 맞다(...). 사실 공산당이란 말과 사탄당이란 말이 섞여서 나온다.[105] 참고로 내친구들은 창간 때부터 저작권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간 잡지였다(...) 짐 크노프의 줄거리를 드래곤볼을 표절한 그림으로 연재한 만화가 창간호부터 있었다(...) 물론 영리를 위한 잡지가 아니었고, 당시 허영만의 드래곤볼 표절에서 보이듯이 저작권 개념이 희박한 시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비난하기는 애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