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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우드무르트인은 러시아 유럽 영토 볼가 강 유역에 거주하는 핀-우골어족 소수민족 중 하나로 우드무르트어를 사용하며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을 중심으로 55만여 명이 거주한다.[1] 1917년 사회주의 혁명 후, 1920년에 러시아인이 우드무르트인을 불렀던 이름에 따라 보트 자치주(Вотская автомная область)가 설립되었으며, 1932년이 되어서야 우드무르트 자치주로 불리게 되었다. 2년 후인 1934년에는 자치주가 자치공화국으로, 오늘날에는 우드무르트 공화국으로 바뀌었다. 2010년 기준으로 410,000명이 우드무르트 공화국에, 나머지는 인근 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2. 역사
우드무르트인들은 페름 지방 북부에 사는 코미인과 친척 관계로, 원래 카마 강 유역에 살던 이들의 조상들은 코미인들이 좀 더 북부로 이동한 것과 다르게, 7~8세기 무렵 볼가 중류 유역으로 남하하여 우드무르트인의 기원이 되었다. 민족명인 우드무르트는 원시 페름어[2] 어휘 *odə-mort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다시 원시 인도이란어로 국경 지대 거주자를 의미하는 *anta-marta에서 유래했다.
북부로 이동한 코미인들이 이후 주로 노브고로드 공화국의 영향을 받은 것과 다르게 우드무르트인은 서기 10세기 이후 불가르 칸국의 지배를 받으며 튀르크화되었다. 14세기경에는 킵차크 칸국, 그 후에는 카잔 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우드무르트어에서는 많은 튀르크어와 타타르어 어휘가 유입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코미인들은 중세부터 점진적으로 기독교로 개종하기 시작했다면 우드무르트인 사이에서는 토속 신앙 및 이슬람교의 영향력이 훨씬 더 강했다.
킵차크 칸국이 멸망한 이후 성장한 국가 중에서는 카잔 칸국 외에도 러시아인의 국가인 모스크바 공국도 있었다. 카잔 칸국의 지배를 받던 북부 우드무르트인은 1489년부로 모스크바 공국에 정복되었다. 이후 1558년경 루스 차르국이 카잔 칸국을 완전 정복하면서, 우드무르트인 전체는 모스크바 공국에 복속되었다. 루스 차르국은 우르무르트인들을 정교회로 개종시키는 정책과 동시에 농노제를 도입하였는데 이로 인해 러시아의 정복 초창기에는 많은 폭동과 소요가 일어났다. 우드무르트인들은 정교회로 개종한 이후에도 이들에 대한 과도한 부역과 억압적인 농노제는 더 악화되기만 하였고, 일부 우드무르트인들은 카자크 예멜리안 푸가초프가 일으킨 푸가초프의 난에 참여하기도 했다.
3. 문화
우드무르트 전통음식 중 하나는 펠멘(Пельмень)이다. 펠멘은 작은 만두와 유사한 대표적인 러시아 음식 중 하나인데, '펠멘'이라는 단어는 우드무르트어에서 기원했다. 펠멘은 '빵으로 만든 귀(хлебное ухо, 펠멘의 모양이 마치 귀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라는 뜻의 우드무르트어 '펠냔(Пельнян)'에서 기원했다. 우드무르트어로 '펠'은 '귀'를, '냔'은 '빵'을 뜻한다. 우드무르트인이 처음 만들기 시작한 펠멘은 러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우드무르트인은 펠멘이 자신들의 전통음식이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우드무르트 공화국의 수도 이젭스크(Ижевск)에는 펠멘 기념비까지 있을 정도이다. 오늘날 펠멘은 러시아식 만두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우드무르트식 만두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 출처 : 민족의 모자이크 유라시아 /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 출처 : 민족의 모자이크 유라시아 /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러시아식 만두 펠메니가 우드무르트인이 개량한 음식으로 유명하다. 만두를 타타르인으로부터 전수받고 이후 이를 러시아인 민간에 전파한 셈이다.
우드무르트인의 주거 문화는 러시아와 볼가 타타르인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는데, 러시아 북부 주민들처럼 통나무를 못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홈을 이용하여 겹처서 쌓아 집을 지으며, 타타르인의 영향을 받아 집 한 가운데 난로와 아궁이를 놓는다. 러시아인들과 마찬가지로 우드무르트인들은 전통적으로 농업에 종사하였지만 파종 전 봄에 마을 축제를 벌인다는 점에서는 타타르인 및 주변 튀르크계 소수민족들과 더 흡사하다.
우드무르트인은 과거 토속 신앙을 믿고 있었으나 불가르인과 타타르인의 영향으로 이슬람 문화가 일부 유입되었다. 추바시인들과 비슷하게 이들은 악한 신이나 악한 영을 아랍어로 사탄을 부르는 이름인 샤이탄(Шайтан)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추바시인들은 슈이탄이라고 부른다. 우드무르트인 중 정교회로 개종하지 않고 이슬람을 고수하던 일파인 베세르먄인[3]은 마을 내 중요한 축제, 행사, 추수, 파종 등에 행사에서 이웃 타타르인 물라(Mullah; 이슬람 율법학자)를 마을로 초청했다. 이들은 행사 때 꾸란을 낭독하고 마을 주민들의 예배를 집전하면서 축복을 내려달라 기도를 올리곤 했다. 특히 장례식에는 물라가 반드시 참여해야 했다.
[1] 2010년 기준. 2002년에는 60만여 명 이상이었으나 러시아인과의 동화 등의 이유로 인구가 감소 중이다.[2] 우랄어족 핀우그르어파에 속하는 페름어군의 조어다.[3]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불신자란 뜻의 바수르만이란 혐칭이 어원이다. 러시아의 무슬림 중에서 베셰르만인이라는 소수 민족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혹여나 우드무르트인 혹은 무슬림 러시아인에게 너 “베세르먄이니?”라는 식으로 물었다가 둘 다 굉장히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수가 있다.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너 조선인이니?"라고 물어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