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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3 15:13:44

유나이티드 항공 409편 추락 사고

항공 사건 사고 요약표
발생 위치
유형 CFIT, 정비사 과실
위치 와이오밍 주 카본 카운티 메디슨 산맥
기종 더글러스 DC-4
기체 등록번호 N300062
출발지 뉴욕
경유지 시카고, 덴버, 솔트레이크 시티
도착지 샌프란시스코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
탑승인원 승객: 63명
승무원: 3명
사망자 탑승객 66명 전원 사망
파일:dc4_2.jpg
당시 사고기와 똑같은 기종인 DC-4 기종이다.
"No appeared survivors!"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기를 상공에서 수색하던 어느 한 조종사가 관제센터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1. 개요2. 사고 경과3. 사고 수습4. 사고 원인 및 조사

1. 개요

1955년 10월 6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시카고덴버를 경유해 다음 경유지인 솔트레이크 시티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맥도넬 더글라스 DC-4 정기편이 와이오밍 주 래러미 시에서 약 70km 떨어진 로키 산맥 메디슨 보우 봉우리에 추락하여 탑승객 66명이 전원 사망한 참사다.

당시에는 미국 민항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고로 기록되었으며, 같은 해 초 3월 22일 미 해군 더글라스 R6D-1 리프트마스터 군용 수송기가 하와이에서 추락하여 66명이 사망한 사고와 8월 11일 미 공군 C-119G 비행 박스카 두 대가 서독 상공에서 공중 충돌하며 똑같은 66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와 더불어 1955년 최악의 항공사고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으며 이듬해 그랜드 캐니언 공중충돌 사고로 128명이 사망해 경신되었다.

2. 사고 경과

사고기는 뉴욕에서 71분 늦게 출발했지만 시카고와 덴버에서 계획대로 승무원 교대를 완료하고 덴버 스테이플턴 공항을 예정보다 83분 늦은 오전 6시 33분경 이륙했다. 사고기는 여압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일반적인 고도보다 많이 낮은 1만피트를 배정받아 시계비행(VFR)을 하고 있었지만 이 고도로도 로키 산맥의 높은 봉우리들을 안전하게 피해갈 수 있는 래러미 북쪽 방향 비행경로를 지정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사고기는 지정된 항로에서 30km 가량을 벗어나 로키 산맥의 높은 봉우리들이 많은 방향으로 비행했고, 결국 안타깝게도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메디슨 보우 봉우리[1]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 추락하였다. 이때 일본항공 123편 추락사고와 비슷하게 큰 굉음이 들렸다는 마을 사람들의 증언이 있었으며, 약 40km 떨어진 곳에서도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이 들렸다고 한다.

당일 오전 8시 11분에 락 리버 근처에서 조종사가 현재 비행 위치를 관제탑에 보고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교신하지 않아 관제탑에서 여러번 라디오 통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자 민간항공청에 신고가 접수되었다. 그러나 1955년 당시 해당 지역에는 민항 레이더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마지막 교신 이후 위치가 기록되지 않아 정확한 사고기 위치를 직접 현장에서 수색해야 했다.

3. 사고 수습

사고 발생 후 미국 정부는 와이오밍 주방위군 공군 소속 록히드T-33 슈팅스타 2기를 출격시켜 수색했다. 사고기가 83분 지연된 점으로 미뤄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산맥 사이 지름길을 택했을 것으로 추정한 수색기 조종사들은 사고 의심 지점에 걸친 산맥에서 가장 높은 엘크 산과 메디슨 보우 봉우리를 중심으로 수색한 결과 오전 11시 메디슨 보우 봉우리 꼭대기 근방에서 사고기로 추정되는 잔해와 자국을 발견한다. 충돌 후 산비탈을 따라 잔해가 흘러내려 흩어진 듯 보였으며 생존자는 없을 듯 하였으나 고산 지대인 관계로 난기류가 심해 접근이 어려웠고 생존자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복귀했다.

사고기를 확인한 이후 희생자와 잔해 수습에 돌입하였으나 추운 날씨, 봉우리의 높은 위치와 험한 지형으로 인해 수습은 굉장히 어려웠다. 사고기는 거의 직각으로 깎아지른 절벽에 정면 충돌했으며 절벽 바로 밑에는 눈에 덮인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가파른 경사면이 있었다. 낙석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 산악인 구조사들이 투입되었지만 희생자 유해 수습에는 5일이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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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종료 30분 전 찍힌 사고기 잔해이다. 사고기인 더글라스의 바퀴이다

4. 사고 원인 및 조사

당시 고산 등반 기술이 전혀 없던 CAB 소속 사고 조사관들은 사고기의 충돌 위치를 직접 방문할수 없었지만 잔해를 분석한 결과로 미루어 사고기는 일반적인 순항 속도보다 현저히 낮은 속도로 기수를 올린 자세로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는 사고기가 충돌 시점에 급격히 고도를 상승시키려 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시계비행을 하던 사고기가 메디슨 보우 봉우리를 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악천후로 인한 가시거리 축소, 고도계 고장, 또는 산맥 지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하강기류 등이 있다. 조종사들이 갑자기 나타난 산봉우리를 보고 비행기를 급격히 상승시켜 넘어가려 했지만 안타깝게 몇 미터를 남기고 충돌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갑자기 낮아진 가시거리에 의해 산을 미처 보지 못했고, 발견하고 나서는 하강기류때문에 회피비행이 힘들어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리를 해 볼수 있다.

사고기가 교신 없이 지정된 항로를 이탈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에는 상술했듯 지역에 따라 민간용 레이더는 없는 경우도 많은데다 비행기록장치(FDR)나 음성기록장치(CVR)도 의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 생존자 없이 험지에 추락해 기체가 완파된 이 CFIT 사고의 원인은 알 길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조종사들이 지연된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더 짧지만 위험한 메디슨 보우 근처 지름길을 택하는 관행이 만연했었고 CAB 사고 조사 보고서에서도 사고기의 항로 이탈은 실수가 아닌 조종사의 고의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색대도 사고 위치를 빠르게 추정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조종사들의 안전불감증과 일탈이 좋지 않은 기상과 맞물려 사고로 이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승무원들의 시체가 변색되어 보였다는 구조팀의 증언에 따라 불량 히터가 일산화탄소 중독을 일으켜 승무원들을 비행불능 상태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론도 있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CAB 보고서에는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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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항공기에서 많이 사용하는 히터인 카트리지식 히터다.

사고기 잔해에 대한 조사가 끝난 이후 유나이티드 항공은 남은 잔해를 미군이 파괴시켜 줄 것을 요청했지만 비밀리에 진행된 폭발물 매설, 포병부대 포격, 그리고 네이팜탄을 모두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잔해를 완벽하게 분해시키지는 못했다. 현재도 409편의 잔해는 사고 지역에 일부 남아있다.


[1] 해발 35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