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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델릭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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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델릭 록
Psychedelic Rock
<colbgcolor=#ffd700><colcolor=#8D2650> 기원 장르 로큰롤, 블루스, 재즈, 익스페리멘탈 록, 일렉트로닉, 아방가르드 음악, 인도 음악, 중동 음악
지역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 파일:미국 국기.svg 미국
등장 시기 1966년
시초작 Rain(1966, 비틀즈)
The Psychedelic Sounds of the 13th Floor Elevators(1966, 서틴스 플로어 엘리베이터스)
Fifth Dimension(1966, 버즈)
시대 1960년대 중반~현재
전성기 1967년~1968년
사용 악기 보컬,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 전자 오르간, 멜로트론, 퍼커션
관련 장르 하드 록, 포크 록, 블루스 록, 아트 록, 익스페리멘탈 록, 노이즈 록
하위 장르 라가 록, 애시드 록, 사이키델릭 포크, 스페이스 록
파생 장르 사이키델릭 팝, 프로그레시브 록, 메탈, 글램 록, 크라우트 록, 네오 사이키델리아
퓨전 장르 사이키델릭 소울, 스토너 록
대표 음악가 비틀즈, 그레이트풀 데드, 도어즈, 지미 헨드릭스, 제퍼슨 에어플레인, 핑크 플로이드

1. 개요2. 상세3. 음악적 특징4. 유사 장르5. 관련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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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60년대 후반의 록 음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던 장르로, 몽롱하고 환각적인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을 말한다.

2. 상세

1960년대 후반 록음악 씬에서 제일 두드러진 음악이었기 때문에 주로 1960년대의 서구 서브컬쳐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화 코드로 남아있지만, 그 후로 생겨나는 여러 록 음악 하위장르들의 탄생에 워낙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사이키델릭 록의 유전자는 현대에도 많은 후배 뮤지션들에 의해 여러 대중음악 속에 흔적이 남아 있다.

'사이키델릭'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당연히 '환각제(Psychedelic drug)'에서 유래했다. 즉 '마치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처럼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음악'이라는 의미로 말이다.

다만 사이키델릭 장르가 환각제와 이렇게 저렇게 연관성이 이야기되며, 특히 처음 등장했던 1960년대 이 장르를 개척한 뮤지션 다수가 실제로 환각제를 사용했던 사람들이었다는 이유로 사이키델릭을 두고 '약쟁이들의 음악'으로 일반화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100% 사실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당연한 말이지만, '약물을 한 록커가 만든 음악=사이키델릭 록'이 아니다. '안 사이키델릭한' 록의 다른 장르 - 이를테면 한 때 '히피 극혐'이 모토였던 펑크를 포함해서 - 는 물론이고, 힙합이든 심지어 재즈나 일반 팝 장르에서도 약물을 사용한 것은 물론이고 약물 중독으로 고생하거나 심지어 그로 인해 죽기까지 한 뮤지션도 여럿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음악을 다 '사이키델릭'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한 마디로, '사이키델릭'이라 불리려면 아티스트가 약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상관 없이 "음악"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어야 한다. 연주하는 사람이 약에 취했거나 말거나는 상관없다.

사실 사이키델릭 록과 환각제의 관계는 (그렇다고 또 아주 복잡한 것 역시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처럼 단순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물론 1960년대에 사이키델릭 음악을 개척한 음악인들 중 다수가 마리화나 혹은 LSD등 환각제를 사용했고, 그 경험과 그들이 만들었던 음악 사이에 연관성이 있었던 것은 물론 사실이다. 애초에 그게 아니었으면 이 장르의 이름이 '사이키델릭'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이키델릭이 그저 환각제의 경험을 음악으로 옮겼다거나, 아니면 - 좀 과하게 단순화시켜 말하면 - 환각제에 대해 노래하는(물론 환각제와 환각이 소재인 음악도 실제로 많았지만) '환각제판 권주가' 같은 것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것이다.

그걸 이해하려면 이를테면 (LSD와 연관해서 중요한 인물인) 심리학자 티머시 리어리(Timothy Leary)[2]나 문화인류학자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같은 인물들과 그들의 주장이 당시에 문화에, 특히 청년세대의 서브컬쳐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간단하게 말해 여기서 파생된 개념의 하나가 사이키델릭 록 등을 듣다 보면 쉽게 접하게 되는 "Mind Expanding"같은 개념인 것이다. 약물복용에 의한 환각을 'Trip'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즉 이들은 LSD와 같은 환각제를 기성의 혹은 일상의 고정된 인식과 감각의 틀을 넘어 '정신을 자유롭게' 해주고 (더 심원하게 혹은 더 높은 차원으로) 의식을 확장시켜주는 보조 수단으로 간주한 것이다. 물론 여기엔 이 즈음까지는 환각제의 위험성, 특히 LSD의 경우, 비록 LSD가 다른 강한 약물들과 달리 신체적 의존성이나, 복용량에 따른 치사 위험성 등은 거의 없다고 해도 사용시 발생할 수 있는 플래시백이나 "Bad Trip"의 존재도 아직 알려져 있지 않던 시기였다는 이유도 있기는 했다.

즉 - 그 대부분이 히피 무브먼트에 참여하거나 공감하던 이들이기도 했던 - 사이키델릭 록의 개척자들은, 이런 관점에서 환각제와 그 체험을 협소하고 인습적인 표현방식과 감성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의 모티브로 여겼던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이키델릭 뮤지션들이 그들의 음악을 창안하는데 있어 환각제와 그 경험은 분명 중요한 모티브였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만든 음악의 궁극적 목적은 같이 약 빨자고 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환각제가 그것을 도와줄 수 있다고 여겼던 '더 자유롭고, 더 고양된 인식과 감각' 또는 달리 말하면 '초월적인'[3] 의식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수단은 "음악"이다. 즉 '최고의 이상적인 사이키델릭 음악'은 약 없이도 환각제가 그들에게 줄 수 있다고 믿었던 상태를 체험하게 또는 도달하게 해 줄 수 있는 '굳이 약도 필요하지 않은' 음악인 셈이다.[4][5]

덧붙여 사이키델릭 록의 전성기이던 시절에 사용되던 또 다른 표현으로 "애시드 록"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애시드 록'이 의미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은 다소 관용적인 표현이었던 탓에, 애시드 록의 의미와 애시드 록과 사이키델릭 음악 일반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여러 설이 있다. '애시드 록'이라는 표현은 1960년대 메스암페타민계인 필로폰과 더불어 히트친 약물 Lysergic Acid Diethylamide(LSD)가 그 이름 중에 acid가 들어가므로 줄여서 애시드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

물론 개중에는 이를테면 '애시드 록'을 '정말로 약 빨고 만들고 듣는 음악'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쓴 사람도 있던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6] 그렇다고 1960년대나 지금이나 꼭 '애시드'라는 이름이 장르에 들어가면 그 장르 뮤지션들이 마약을 했다는 의미로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애시드 재즈"를 개척하고 대중에게 확산시킨 공로가 있는 자미로콰이 같은 경우도 '뽕 가는 강렬한 음악'을 한 거지, 자기가 '뽕'을 흡입한 건 아니다.

어쨌거나 '애시드 록'이라는 표현에서 한 가지 확실한 부분은, 이 표현이 LSD를 비롯한 '애시드'가 섬망을 비롯한 강력한 환각 작용을 불러오는 것과 연관된 표현인 것은 맞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 정말로 이거 빨고 작곡과 연주를 한 뮤지션도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지만,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애시드 록을 '진짜로 약빨고 하는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의미로 썼던 것은 아니다. 도리어 보다 일반적인 용법은 그보다는 앞서 말했듯 이 약물들이 불러오는 강렬한 환각효과에 '빗대어' - 당연히 이 때의 비교대상은 마리화나 같은 '마일드한' 약물이다 - 사이키델릭 록의 일부 중, '애시드를 먹은 것처럼 강려크한, 거의 (당시로서는) 쇼크에 가까운 감각을 불러오는 또는 '애시드'를 먹고 심한 환각상태에 빠져 광란을 하는 듯한 음악(역시 당시 기준이지만)을 지칭했다고 보는 편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애시드 록'이라는 표현이 처음 사용된 것이 주로 개러지 록 계열에 사이키델릭을 결합했지만 당시의 - 말하자면 '러브하고 피스한' 분위기의 - 일반적인 사이키델릭 음악들에 비해 훨씬 더 거칠고 - 또 상대적으로 '단순무식'하고 - 과격한 사운드를 구사하던 밴드들에 대한 표현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흐름의 일부가 이후 스투지스, MC5 등의 "프로토-펑크"(및 경우에 따라 '프로토-메탈'로도 분류되는) 밴드들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간 감이 올 것이다. 그리고 애시드 록이라는 표현은 곧이어 바로 사이키델릭과 블루스 록에 영향 받은 하드록 밴드들의 또 다른 이름으로 쓰였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더 분명하게 어떤 표현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즉 (역시 당시의 기준으로) '범 사이키델릭 록' 음악 중, 아주 센 약을 먹고 광란에 빠진 듯한 음악이자, 또한 역시 쎈 약을 먹고 섬망에라도 빠진 듯한 강렬한 느낌을 주는, 즉 사운드가 (역시 당시의 기준으로는 충격적으로) 매우 센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하는 편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즉 지미 헨드릭스가 선보인, 당시로서는 거의 SF적인 충격을 줬던 사운드 같은 것이 바로 '애시드 록'인 것이다. 말하자면 "대체 무슨 엄청 센 마약을 하셨길래 이런 사운드를 내는 거에요?" 같은

나아가 한 가지 더 부가되는 의미는, 사이키델릭 록에서 그에 바탕한 하드 록 등이 등장하던 시기엔 앞서 말했던 LSD 복용시 'Bad Trip'이나 플래시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 초기 사이키델릭 록은 하드 록 등보다는 포크 록 등과 더 접점이 많았고[7] 당시 히피 문화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러브하고 피스하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공유했다. 하지만 '애시드 록'이라는 범주로 지칭된 초기 하드록 및 나아가 프로토-메탈, 프로토-펑크(그리고 일부 초기 프로그레시브 록을 포함해서) 등의 밴드들은 강렬하고 파괴력있는 사운드를 추구했다. 나아가 특히 프로토-펑크 밴드들이 두드러졌지만 (처음부터 히피 무브먼트의 주류와는 좀 다른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지녔고, 또한 당연히 베트남 전쟁 장기화와 사회적 갈등의 격화 등에도 영향 받아) 전반적인 태도 역시 그리 낙관주의적이지 않은 경우도 적잖았다. 즉 사운드 상에서는 분명하게 거칠고 '파괴적인', 그리고 간혹 전반적 정서 역시 어두운 이들 밴드들의 음악을 - '즐거운 환각'이 아니라 - 무시무시한 'Bad Trip' 같은 강렬하고 거친 음악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크림, 지미 헨드릭스 등을 넘어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 나아가 심지어 블랙 사바스 같은 보다 전형적인 하드록 및 초기 메탈 밴드들 역시 '하드 록 밴드'이자 또한 '애시드 록 밴드'로 불렸다.

이런 사이키델릭 록의 기류는 1967~8년경에 절정에 달했고, 그 뒤로는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는 점차 사그라들었지만 그 음악적 요소들은 프로그레시브 록하드 록, 글램 록 등에 흡수되어 음악적 DNA를 후세에 남기게 된다.

그리고 사이키델릭 록이 비운 자리를 보다 단순하고 담백한 '루츠 록'(Roots Rock)과 소프트 록이 채우게 되었다. 화려한 사운드보다는 단순한 초기 로큰롤적인 성향으로 돌아간 루츠 록은, 밥 딜런이 교통사고 이후 어느 한 저택에서 자기의 백 밴드와 벌인 세션과 컨트리의 영향을 받은 앨범 'John Wesley Harding'을 낸 것을 그 효시로 보고 있다. 이 루츠 록의 대표주자는 CCR이다. 이 루츠 록을 시작으로 70년대 레너드 스키너드, 올맨 브라더스 밴드 등이 이끄는 미국적인 락 음악이 시작되었다. 이들이 보여준 투박하지만 진솔한 느낌의 미국적인 아메리칸 록은 1970년대 초중반에 불어닥친 제 2차 브리티쉬 인베이전 영국 밴드들의 엄청난 인기와 위세에 대항할 수 있는 미국의 록 음악이라는 자존심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3. 음악적 특징

사이키델릭 록에 영향을 준 요소로는 우선 약물에 의한 환각 체험이 있고, 그 외 인도 명상 사상이나 중국, 티베트 등 불교의 사상 같은 동양의 신비주의 종교 사상,[8] 현대 클래식 음악에서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 등 전위적인 음악가들이 시도한 백워드 마스킹이나 신디사이저 등등의 새로운 음향 실험, 와우와우 주법 등 일렉트릭 기타의 새로운 주법과 음향효과 개발 등이 있다.

그리고 베트남전 때문에 젊은이들이 가지게 된 현실도피주의,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히피 무브먼트도 사이키델릭 록의 발전과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모든 장르가 그러하듯이, 사이키델릭 록도 그 최초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는 딱 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어느 장르든간에 누가 갑자기 뚝딱하고 한 번에 다 만들어낸게 아니라, 일단 그 시초가 되는 선구적인 음악들이 생겨나고, 그에 영향을 받아 그런 비슷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의 숫자가 점차 많아지고 발전하면서 나중에 그것들을 한 데 묶어서 이름을 붙이고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규정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 재즈나 아방가르드 재즈 쪽에서 록에 관심이 있는 일부 똘끼 있는 재즈 연주자들이 하던 음악을 초기 사이키델릭으로 포함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9]

대개는 1965~6년경을 사이키델릭 록의 태동기로 보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1965~6년에 발표한 비틀즈의 'Rubber Soul'과 'Revolver' 앨범 및 싱글들부터 사이키델릭 록의 초창기가 시작되었다. 'Rain', 'I'm Only Sleeping', 'Tomorrow Never Knows' 같은 곡들이 그런 대표적인 곡이다. 그리고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테이프 역회전과 속도 변형 등의 실험적인 스튜디오 녹음 기법 및 인도 음악과 신비주의 및 동양 명상적 요소 등을 대중음악에 최초로 도입한 것 역시 비틀즈이다.

미국에서도 개러지 록 밴드로 시작한 뮤지션들 중에서 점차 약 빤듯한 음악을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처음엔 개러지 록으로 출발했던 록밴드들인 '13th floor elevators', 'And mysterians', 'Blue magoos', 'Music machine', 'The sonics', 'Electric Prunes' 등도 각기 환각적인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약 빤 느낌의 노래를 했다.

1967년부터 흔히 사이키델릭이라 불리는 록 음악이 본격적으로 만개하는데, 이 해엔 '도어즈의 데뷔 앨범인 The Doors'와 지미 헨드릭스의 데뷔 앨범인 Are You Experienced, 비틀즈의 '페퍼상사', 버즈의 'Younger Than Yesterday' 등 사이키델릭 록의 중요한 앨범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미국샌프란시스코[10]가 사이키델릭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원래부터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제일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문화 분위기였는데, 그에 따라 마약에도 상대적으로 관대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또라이 약쟁이들라며 비난받고 배척받던 히피들이 이 지역으로 몰려들어와서 샌프란시스코는 히피 문화 및 사이키델릭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단지 사이키델릭 '음악' 뿐 아니라, 환각적인 조명을 사용하는 파티 문화, 히피 패션, 무소유의 집단 거주 문화와 자유로운 인생 철학, 난잡할 정도로 자유분방한 성생활 등 여러 생활 방식에서 종래의 규격화되고 물질주의적인 도시인과는 구별되는 히피적인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문화가 꽃피게 된 것이다.

사이키델릭 록의 탄생에는 포크와 록 음악이 섞이면서 묘한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형성된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가 일조를 했다. 하지만 단지 포크 록 뿐 아니라 그 외 다양한 음악적 자양분들도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실제로 상당수 사이키델릭 록 뮤지션들의 주요 음악적 뿌리가 블루스였고, 심지어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경우 "우리는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블루스를 연주했는데 어느 순간 사이키델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196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사이키델릭 사운드는 워낙 모든 대중음악 장르들에 영향을 주는 바람에 사이키델릭적인 요소가 대중음악 전반에 보편화되면서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특정 장르 자체는 점차 의미가 없어졌다.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여러 장르들에 자연스럽게 흡수된 것이다. 여러 음악 장르에 흔적을 남겼지만, 특히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이 사이키델릭 록으로부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탄생한 장르이다. 글램 록과 크라우트 록 역시 사이키델릭 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70년대 록 음악계의 양대 주류 장르인 프로그레시브 록과 하드 록 중에서 전자는 사이키델릭 록으로부터, 후자는 R&B 흑인음악으로부터 그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일단은 간단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이분법적으로 단순화시킨 설명이고, 실제로는 사이키델릭 록은 하드 록과 헤비 메탈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11]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개발한 엄청 둔중한 베이스라인이나 찢어지는 듯이 굉음을 내는 일렉트릭 기타에서의 와우와우 주법, 환각에 빠지게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짧고 굵은 기타 리프, 듣는 사람의 감정을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는 날카롭게 찌르는 하이톤 보컬이나 취한 듯 웅얼대는 보컬 등.

하드 록의 방향을 제시한 크림,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 등은 사실 '하드 록' 밴드이기 전에 본질적으로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이기도 하며, 이후 나타난 본격적인 하드 록 밴드들인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블랙 사바스 등조차도 그 음악의 밑바탕에는 사이키델릭 록의 영향이 짙게 배어있다. 실제로 1960년대 말 ~ 70년대 초 사이키델릭과 블루스 록을 모체로 하드 록 밴드, 또는 "프로토 메탈" 밴드들이 등장했던 때는 이들을 사이키델릭 일반과 구분지어 "애시드 록 Acid Rock"이라 부른 적이 있었다(또한 종종 스투지스MC5 등의 '프로토-펑크' 밴드들도 포함시키기도 했다). 즉 블루 치어, 크림, 지미 헨드릭스 등의 음악은 물론이고 블랙 사바스나 딥 퍼플 등의 음악도 당시에는 하드 록이라 분류하는 것과 동시에, '애시드 록'으로도 종종 분류되었다.

순수한 사이키델릭 록 밴드로 분류되는 '아이언 버터플라이'[12]와 '바닐라 퍼지'도 초창기 하드 록 밴드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 사이키델릭 밴드이다. 레드 제플린과 딥 퍼플 멤버들 역시 그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헤비 록의 선구자로 존경한다고 고백할 정도이다. 특히 딥 퍼플의 경우는 초창기는 사실상 바닐라 퍼지의 카피 밴드에 가까울 정도로 큰 영향을 받았다.

게다가 록 음악에서 음악의 강렬함에 대한 표현으로 "헤비 Heavy"라고 표현하는 용어법이 처음 등장한 것도 사이키델릭에서였다.[13] '공식적'인 첫번째 사례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위의 "아이언 버터플라이 Iron Butterfly"가 1968년 발표한 데뷔 앨범의 제목 "Heavy"로 알려져 있다. 단지 제목만이 아니라 수록곡 중 이를테면 연주곡인 "Iron Butterfly Theme"(MV) 같은 넘버는 실제로도 꽤 헤비한 편이다.[14] 그리고 실제로는 아이언 버터플라이의 제목에 사용하기 이전에 이미 샌프란시스코를 비롯 서부 연안의 사이키델릭 씬에서 음악에 대한 표현으로 "Heavy"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었다고 말해진다.

지금도 '몽환적인 분위기의(=사이키델릭한)' 음악은 여전히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15] 사이키델릭 록 장르의 흐름을 이어가는 것보다는 사이키델릭한 느낌을 차용한 음악가들이 더욱 많다. 즉 1960년대의 음악 개척자들이 만들어낸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는 현재의 뮤지션들에게도 여전히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그에 영향받은 음악들도 계속 나오고 있지만, 그런 사이키델릭함은 많은 음악인들이 차용하는 요소이자 음악적 느낌 내지 스타일이지, 그걸 굳이 별도의 장르로 취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즉 현재에 있어서 사이키델릭이란 용어는 별도의 장르라기보다는 다양한 현대 대중음악들에 녹아있는 요소이자, 몽환적인 사운드를 지칭/설명하기 위한 형용사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 장르를 시도한 1960년대의 선구자 밴드들이 록 음악 역사에 워낙 어마어마한 족적을 남긴 양반들이고 후세의 밴드들에게도 여전히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 선배들의 음악 속에 있는 사이키델릭 사운드 또한 후대의 음악에도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이키델릭 록은 1980년대 이후 드림팝, 슈게이징, 매드체스터, '뉴 위어드 아메리카' 등 인디락의 진보적인 장르들에도 계속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각종 실험적인 음악에 있어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영감과 모방의 원천이기도 하다. 1990년대 인디 밴드들도 사이키델릭적인 요소를 즐겨 차용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MGMT, 애니멀 콜렉티브, 테임 임팔라처럼 사이키델릭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인디 그룹들이 부쩍 늘어났으며, 이들은 사이키델릭 '록'이라기보다는 사이키델릭 '팝'에 가까운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는 네오 사이키델리아 하는 식으로 하위 장르로 나뉘기도 한다.

또한 이처럼 1980-90년대에도 인디 씬을 중심으로 계속 이어진 사이키델릭 록에 대한 탐색은 그런지를 비롯한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 및 하드록 장르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16]

특히 1990년대를 거치며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팜 데저트 씬'[17]의 "Kyuss", "Sleep", "Fu Manchu" 등의 밴드들을 [18] 주축으로 하드 록, 메탈[19]과 사이키델릭 록을 융합시킨 음악이라 할 수 있는 스토너 록같은 장르가 만들어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20] 이들의 음악은 강한 사이키델릭 록의 영향과 다수의 밴드가 '70년대 초반풍 고전 하드 록/메탈 감각의 레트로적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 겹쳐 종종 평자들에게 '헤비 사이키(Heavy Psych)' 또는 애시드 록의 현대화된 형태로 평가되기도 한다.[21]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독자적인 사이키델릭 록 씬이 꾸준히 발전해 왔는데,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거의 동시기에 활동을 시작한 하다카노 라리즈의 음악적 영향력이 막대하다고 평가받는다. 이후 70년대부터 타지마할 트래블러스 등의 익스페리멘탈 뮤직 밴드들, 매지컬 파워 마코, 플라워 트래블링 밴드 등이 일본의 익스페리멘탈/사이키델릭 록 씬을 꽃피우는 데 일조했다. 후대는 크라우트록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미 헨드릭스의 사이키델릭 록에서 노이즈에 가까운(...) 매우 폭력적이며, 극단적인 형태의 사이키델리아로 사운드가 엄청나게 변해버렸다. 현재 만들어져 있는 일본의 노이즈 록 씬은 사이키델릭 록의 영향이 강하게 묻어 있다.

4. 유사 장르

5. 관련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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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려 23분에 달하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긴 곡이다. (1위는 삼태기 메들리 2005년판인데, 이 쪽은 무려 25분이다!)[2] 참고로 이 사람은 이후 1980년대에는 퍼스널 컴퓨터와 인터넷, 가상현실 등의 가능성에 꽂혀 "퍼스널 컴퓨터는 1990년대의 LSD이다(the PC is the LSD of the 1990s)"라고 말하며, 초기 '사이버 문화'의 확산에 앞장서기도 했다. 당시 그가 하고 다니던 강연의 제목이 'From Psychedelics to Cybernetics'였다고. 그 과정에서 사이버펑크의 확산에도 일정한 영향을 주었다. 게임이나 인터넷을 무슨 필로폰 보듯 마약취급 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실물'이든 '바이트'이든 가리지 않고 '약'을 퍼뜨리는, '중독물질 대마왕'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꾸로 1980-90년대의 리어리의 '사이버'에 대한 찬양은 그가 '60년대에 LSD를 예찬하며 했던 주장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를 좀 더 쉽게 이해하게 해줄 수도 있다. 물론 티머시 리어리 이외에도,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실질적으로 '사이키델릭에서 사이버네틱스로' 이행한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레이트풀 데드의 작사가 출신으로 이후 인터넷 프라이버시, 정보 투명성과 카피레프트, 자유 소프트웨어 등에 큰 역할을 했던 정보인권 단체 전자 프런티어 재단의 창립자가 된 존 페리 발로(John Perry Barlow) 같은 인물들도 있다(참고로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 역시 인터넷 상 뮤지션 팬덤과 부틀렉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밴드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창시자로 - 본인은 핵심을 가리는 불철저한 것이라 싫어했지만 - 오픈소스의 확산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 리처드 스톨먼 같은 이들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3] 알다시피 당시 사이키델릭 장르의 개척자들 다수가 또한 명상 등에 심취하기도 했다.[4] 그레이트풀 데드의 제리 가르시아는 이런 맥락에서 - 약물 체험과 지나치게 연관되어 있는 당시의 사이키델릭 음악 혹은 애시드 록에 대해 다소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 "...'진짜 사이키델릭 록' 같은 건 사실은 없다. 정말로 의식을 확장시킬 수 있게 만들어진 음악은 일부 인도나 티벳 전통 음악뿐이다. there is no real "psychedelic rock" and that it is Indian classical music and some Tibetan music "designed to expand consciousness"..."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5] 그리고 약물과 그것을 통한 환각에 대해 당시 사이키델릭 뮤지션들이 가졌던 생각에 대해, 지금 와서 맞았느니 틀렸느니 따지는 것은 적어도 음악으로서 사이키델릭 록을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 매개 혹은 촉매가 된 것이 무엇이었든 결국 사이키델릭 록은 록 나아가 대중음악 전반의 '음악적 언어'를 일신시켰고, 그 바탕에는 친숙한, 하지만 틀에 밖힌 일상적인 감성과 그에 결부된 음악적 관습을 넘어 새로운 수준과 강도의 감흥을 체험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진짜로 '모든 것이 지난 후인 지금에 와서 말하는 것'에 합당한 평가를 한다면 '환각제 체험을 통한 또 다른 의식 상태의 경험'에 대한 당시 사이키델릭 뮤지션들의 견해는 그들에게 그러한 음악적 혁신의 의지를 촉발시킨 촉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6] 일례로 위의 각주에서 소개된 제리 가르시아의 발언에서, 제리 가르시아는 바로 '환각제를 복용하고 만들거나 듣는 음악 = 환각적 체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의 도움이 필요한 음악'이라는 (즉 발언 전체의 맥락으로 본다면 '약물에 의존하는 좀 낮은 수준의 음악'이라는 다소의 디스가 섞인) 의미로 애시드 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7] 그레이트풀 데드, 버즈, 제퍼슨 에어플레인 등이 모두 포크 록 밴드이거나 포크 록 출신의 밴드들이다.[8] 사실 신비롭다는 건 서양인들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9] 당시 '비트닉'이라 불리는 도시적 예술가적 서브컬처 집단에서는 이미 정신 확장의 기제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주로 듣는 음악이 재즈나 포크였다.[10] 특히 헤이트 애쉬버리 구역[11] 애초에 어느 장르의 뮤지션이라고 해서 딱 한가지 종류의 음악에게서만 영향을 받는 것은 전혀 아닌게 현실이다.[12] 대표곡은 'In A Gadda Da Vida(본래 제목은 'In The Garden Of Eden'이었지만, 작곡자가 술에 취한 채 곡명을 말하는 바람에 제목이 저렇게 된 것)'. 본래 제목 때문인지 심슨 가족에서 바트 심슨의 농간으로 교회 찬송곡으로 바꿔치기당해 불려진 바 있고(...) 맨 처음 신디사이저 연주 부분은 훗날 2006년 나스의 <Hip Hop Is Dead>에 다른 곡들과 같이 샘플링되었고, 2012년 말 현재 하이트 맥주에서 나온 드라이피니시 d CF의 BGM에도 샘플링되었다.[13] 하드 록 및 그에 가까운 더 강렬한 사운드의 사이키델릭 록을 일컫어 애시드 록이라 칭했던 것과 비슷하게, 'heavy'라는 표현도 환각제와 상관이 있는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14] 지금 들어도 제법 헤비한 곡이니까 1968년 당시의 기준으로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15] 예를 들어 어느 밴드의 이번 앨범은 사이키델릭한 맛이 전작보다는 줄어들었다 라는 식의 설명이 요즘에도 흔히 쓰이고 있을 정도이다.[16] 대표적으로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그런지 록 밴드 "스크리밍 트리스 Screamig Trees"가 있다.[17] '팜 데저트 씬'에서는 1980년대부터 "Yawning Man" 등을 중심으로 사이키델릭 잼 세션이 지속되고 있었다.[18] 주로는 하드코어 펑크나 메탈 장르를 하던 음악가들이었다.[19] 주로 둠 메탈과 슬러지 메탈 계열.[20] 퀸즈 오브 더 스톤 에이지의 성공 정도(다소 '얼터너티브화'된 형태의 스토너 록이라 할 수 있지만) 외에는 메인스트림과는 좀 연이 없다할 장르이지만, 언더그라운드/인디 씬에는 꾸준하게 적잖은 밴드가 활동하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21] 그 중 사이키델릭 성향이 좀 더 강한 밴드들은 "Dead Meadow", "Earthlings?" 등의 네오 사이키델리아에 가까운 같은 밴드들 뿐 아니라, 특히 "Eartless", "Electric Moon", "Causa Sui", "Colour Haze" "My Sleeping Karma" "Naxatras" 등 사이키델릭 잼 경향의 인스트루멘탈 록 또는 그에 준하는 음악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