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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C09777><colcolor=#353239> 죄와 벌 (1866) Преступленіе и наказаніе[1] Crime and Punishment | |
형식 | 장편 소설 |
작가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장르 | 심리 소설, 범죄, 철학 |
언어 | 러시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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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2. 특징
주인공인 로지온 라스콜니코프(Родион Раскольников)의 살인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형사소설과 유사성을 띠지만, 살인 행위 자체보다는 그 살인을 행하는 주인공의 사상적 배경 등에 초점을 맞춘 심리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다.1866년 《러시아 통보》에 기고된 작품이자 그의 5대 장편 소설 중 첫 번째 소설이다.[2]
도스토옙스키는 원래 수정이나 퇴고를 하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이 작품은 예외 중 하나다. 사실 퇴고를 하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는데, 마감에 맞추려면 퇴고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집안의 가난과 본인의 도박벽 때문에 늘 돈이 궁했는데, 이 탓에 일단 출판사에 돈을 받고 출판권을 넘긴 뒤 작품을 집필하는 식의 계약도 자주 맺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들이 대체로 긴 것도 당시 러시아에서는 글자 수마다 고료를 계산했기 때문. 반면 <죄와 벌>은 그나마 다른 작품의 선계약으로 받은 돈이 있었기 때문에 퇴고할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더 상세한 내용은 석영중 교수의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등의 저서에 자세히 나온다.
처음에는 1인칭 시점으로 쓰였다가, 표현의 부족함을 깨닫고 원고를 불태운 채 처음부터 다시 썼다. 꽤 긴 소설이기 때문에 매우 유명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 사람은 생각보다 적은 작품. 실제 작품의 길이는 한국어 번역을 기준으로 하면 약 800페이지 정도다. 처음 작품을 구상한 건 시베리아 복역시기.
19세기 중반 러시아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어 역사공부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황제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황제라 불리던 나폴레옹 1세와의 전쟁 이후 기적적으로 승리한 러시아가 갑자기 유럽의 강대국이 되어 무역이 활발해지고, 고작 몇십년 만에 급격히 경제적으로 발달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19세기 모습을 알 수 있다. 당시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빈부격차가 심했을 뿐만 아니라 퇴폐와 문란함 그 자체였다. 작중 소냐가 성매매 여성이 되겠다고 결심한 당일 밤에 바로 집밖으로 나가자마자 성매매 여성으로 등록하고 성매매를 한 것만 봐도 당시 러시아의 현실을 알 수 있다.
3. 줄거리
가난한 대학생 출신인 라스콜니코프는 악랄하기로 소문난 전당포 노파 알료나와 그녀의 여동생 리자베타[3]를 도끼로 살해한다. 살인 행위 후, 그는 사람들과 경비병을 극적으로 피해 집에 돌아오고, 계속해서 이 범죄를 자신의 사고에 맞춰 자기합리화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소냐의 가정을 알게 되고 여동생인 두냐의 혼사에 관여하게 되면서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소냐의 설득과 도움에 힘입어 자수하게 된다. 짧아보일 수 있겠지만, 중간중간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삽입되는 등 실제로는 굉장히 방대한 이야기와 철학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이는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전체적인 특징이다.
4. 해설
작품 속에서 라스콜니코프가 노파를 죽이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범인(凡人, 평범한 사람)과 비범인(非凡人,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자기 자신이 비범인인지를 시험하기 위하여 죽였다고 한다.라스콜니코프는 범인으로 지칭되는 일반인들은 한계를 지니기 때문에 그저 인간이라는 종의 존속을 위하여 존재할 뿐이고, 이에 대비되는 비범인은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작품 속에서 대표적인 비범인으로 나폴레옹을 제시한다. 이를 구분짓는 것은 자연의 법칙과 사회가 결정하며, 비범인은 극소수라고 주장한다.
그는 비범인이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서 범인(凡人)들이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괜찮다고 규정지었으며, 이러한 사상 속에 그가 스스로를 실험한 방법이 바로 살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노파를 죽인 후 심각한 모순을 겪고, 그것을 해소하려고 온갖 이유를 들어 자기합리화를 한다.
이러한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은 이후에 니체가 주장한 위버멘쉬 개념과도 유사한데, 실제로 니체는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 호평을 내린바 있고 작중의 라스콜니프와 마찬가지로 니체도 폭군과 합쳐졌다는 조건부를 붙이기는 했지만 나폴레옹을 위버멘쉬의 예시로 들었었다. 다만 니체는 위버멘쉬는 결코 영웅이나 천재를 뜻하는게 아니라 스스로를 극복해나가는 사람일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그는 노파의 동생을 죽인 순간 자신의 논리의 모순에 빠져 반쯤 정신이 나갔다. 노파의 동생은 라스콜니코프가 완전범죄를 위해 우발적으로 죽인 사람이기 때문이고 노파와 달리 라스콜니코프와 별다른 악감정이나 원한이 없는 무고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라스콜니코프가 노파를 죽일 때 댔던 논리와 주장들이 그녀를 죽일 때는 전혀 들이맞지 않았고 이는 라스콜니코프가 보다 확실하게 자기모순에 빠지는 계기를 낳는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작가는 맹목적인 자기합리화와 영웅주의적 사고관을 비판하고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결국 자기는 비범인이 아니라 범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패닉에 빠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같은 상황에서 비범인이라면 자신이 믿는 대의를 위해 리자베타에게 발각되었을 때 더 이상의 범행을 포기하고 도망치거나 순순히 그 자리에서 자수했어야 하지만, 결국 라스콜니코프는 완전범죄라는 자기보존적 심리를 달성하기 위해 대의를 포기하고 죄없는 라자베타를 살해함으로서 그도 결국 범인에 지나지 않았다는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이런점을 보면 자매 살해 이후 이리저리 방황하는 라스콜니코프의 심리는 스스로는 모순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은 "나는 비범인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두려워 눈을 다른데로 돌린것에 가까웠다.
라스콜니코프의 이러한 사상은 작가의 다른 장편소설들에서 점차 발전되어 나타난다.
5. 등장인물
등장인물 중심으로 줄거리를 서술하였으며, 인명 표기는 현행 러시아어 외래어 표기법을 기반으로 하였다.참고자료: #1(한국어 자료)[5] #2(러시아어 자료)[6]
- 로디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Родион Романович Раскольников), 애칭 로댜(Родя)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모친이 부르는 애칭은 로댜.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든 음운론적 접근에 따르든 "로디온" 및 "로댜"가 맞지만 발음 문제상 한국어 판본에서는 "로지온" 및 "로쟈"(로자)로 표기된 경우가 많다.[7] 성씨의 경우 라스콜"리"니코프로 표기한 경우도 있는데, "ль" 부분이 청자에 따라 받침 ㄹ로 듣기도 하고 '리'로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단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로디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니코프"가 맞다.[8]
작중 묘사로는 매우 잘생기고, 약간 큰 키에 말랐지만 다부진 체격, 빛나는 검은 눈과 짙은 갈색 머리칼을 가진 23세의 청년. 법학도였지만 집안이 가난한 탓에 학업을 끝마치지 못하고 휴학 중이나, 외모에 걸맞은 매우 우수한 지성을 가진 수재이기도 하다.
어머니가 빚까지 져가면서 돈을 부쳐주고, 유일한 생계수단인 가정교사 일마저 잘 구해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비참한 처지에 놓여 있어 끼니도 제때 챙기지 못하고, 변변한 침대조차 없어 낡은 소파에 옷가지를 베개삼아 누워 잠을 자거나 몽상을 하고, 이따금 거리를 배회하는 것을 일삼는다.
나폴레옹 1세의 초인사상과 같은 생각에 경도되어 범인과는 차원이 다른 비상한 지성과 강인한 감성을 가진 인물이 악인을 처단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정리하여 저널에 글로 기고하기도 하였다[9]. 이러한 생각으로 인해 고리대금업을 하던 악덕 노파를 도끼로 쳐서[10] 살인하기에 이르는데, 이 과정에서 하필 그 순간 집에 돌아온 노파의 여동생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마저 계획에도 없이 죽이게 되고, 죄책감과 자기 혐오로 거의 미친 사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11] 참고로 라스콜니코프는 노파와 리자베타를 죽인 후 노파의 금품들을 얻어냈다. 처음에 라스콜니코프는 금품들을 강에 버리려고 했지만 결국 다른 곳에 숨기기로 계획을 바꾼다. 그는 금품들을 쓰지 않고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숨기게 된다.[12] 이 금품들은 라스콜니코프가 범행을 자수하기 전까지 경찰에게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라스콜니코프가 자수하기 전까지 그를 범인이라고 의심했던 포르피리도 노파의 금품이라는 결정적인 노파 살해사건의 증거를 라스콜니코프로부터 발견하지 못해서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여동생 두냐의 결혼문제와 소냐와의 만남[13], 포르피리의 집요한 추궁과 설득 등을 거치면서 결국 경찰에 자수하게 되는데, 여러 요인[14]이 겹쳐 대단히 관대한 처분을 받아 2급 살인죄로 시베리아[15] 8년 유배형을 받는다. 사실 작중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뚜렷하게 뉘우치기보다는 그저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 자수한 듯한 인상을 주었지만, 시베리아까지 따라와서 함께한 소냐를 통해서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갱생될 듯한 암시를 주면서 작품이 끝난다.
라스콜니코프의 이름은 러시아어 "라스콜(раско́л, raskol)"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데 라스콜은 "분리, 분열"을 의미한다. 그렇게 본다면 라스콜니코프는 정신적으로 분열된 사람, 세상과 단절되고 격리된 사람이란 의미가 된다. 이 외에 영어로 '악당'을 의미하는 Rascal과도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다.
- 소피야 세묘노브나 마르멜라도바(Софья Семёновна Мармеладова), 애칭 소냐(Соня)
미녀는 아니지만 동안이며 금발과 맑은 파란 눈을 가진 18세 소녀.
퇴역 군인이자 주정뱅이 하급 9등관리인 세묜 자하로비치 마르멜라도프의 딸로 원래 방직공장에서 일했지만 억울하게 해고당하고, 결국 아버지의 무능과 계모 카테리나의 강요, 생활고로 인해 '노란 감찰을 차고 다니는' 매춘부의 삶을 살게 되어 가족과도 거의 떨어져 살게 된다[16]. 이는 매춘부와 한 지붕 밑에선 못 산다며 집주인이 성화를 냈기 때문[17].
심지어 엄청난 심적 궁지에 몰려있던 라스콜니코프조차 소냐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발에 입을 맞추었을 정도[18]. 소설 전반부에서 라스콜니코프가 술집에서 마르멜라도프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신앙심이 깊은 러시아 정교회 신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버지 장례를 치른 후 포르피리를 만나고 온 라스콜니코프가 전당포 노파 알료나와 그녀의 여동생 리자베타를 살해했음을 고백하자 그를 설득해서 경찰에 자수하게 하고 이후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자 시베리아까지 따라간다.
공교롭게도 리자베타는 소냐의 친구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스콜니코프에 대해 어떠한 복수심이나 증오감도 품지 않고 오히려 그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아끼지 않았다[19].
소냐는 라스콜니코프에게 "공원에 나가 땅에 입 맞추고 '나는 살인자다.'라고 외치세요."라며 내가 끝까지 따라갈테니 죄를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죗값을 치르라고 말한다. 소냐의 말대로 공원에서 땅에 입을 맞춘 라스콜니코프는 순간 '가슴속에 묵은 것이 사라진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라스콜니코프가 자수하여 8년 형을 받고[20] 시베리아로 가자 그에게 삼나무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준 뒤 호언장담한대로 망설임없이 그를 따라 시베리아로 갔고, 혹독한 시베리아 생활 속에서 많이 야위었는데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면회를 갔으며 감옥 생활에 날카로워진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에게까지 역정을 부리는데도 묵묵히 참고 견뎠으며, 라스콜니코프가 옥중에서 병으로 몸져누웠을 때는 헌신적인 간호로 그를 살려냈고, 라스콜니코프는 그제야 소냐의 사랑을 다시 깨달았다고 한다.
이런 모습에 감동한 죄수들은 소냐를 '우리들의 어머니'라 칭송하며 동시에 그녀에게 험하게 대하는 라스콜니코프를 씹어댔다[21].
그녀의 이름 소피야는 그리스어로 "지혜"를 의미하고, 작중에서 라스콜니코프에게 "유로지비"[22](юродивый)로 불리는데 유로지비란 러시아 정교회에서 세상에선 바보처럼 보이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가장 지혜로운 하느님의 사람이란 의미다. 전당포 노파의 여동생인 리자베타처럼 우둔하고 비참한 삶을 살지만 오히려 묵묵히 자기희생과 순종, 믿음을 통해서 타락한 세상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사람의 상징이라고 볼수있다. '소피야'라는 이름이 붙은 이러한 류의 지혜롭고 긍정적인 여주인공은 여타 러시아 문학작품[23]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죄와 벌>의 소냐는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라스콜니코프는 마르멜라도프(소냐의 아버지)에게 소냐의 사연만 들었을 적부터 소냐를 여동생 두냐와 어느 정도 겹쳐보았다. 둘 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자신의 피해를 감당하였기 때문. 한편 라스콜니코프와 그의 가족은 주위에서 직업 때문에 천시받고, 가족과도 살지 못하게 된 소냐를 창녀라고 천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24].
- 드미트리 프로코피이치 브라주미힌(Дмитрий Прокофьич Вразумихин), 애칭 라주미힌(Разумихин)
법학도이자 라스콜니코프의 둘도 없는 친구이고, 후에는 매부가 된다. 본명은 브라주미힌이지만 라주미힌이라고 불린다고 하며, 작중에서도 계속 라주미힌이라고 불린다. 덩치가 크며, 힘도 세고 상당히 괄괄한 성격으로 묘사된다.
작품 속에서 포르피리와 더불어 작가의 사상을 드러내는 인물이라 볼수 있다. 휴학 중인 대학생이며, 독일어 등을 좀 하기에 번역가 일로 푼돈을 버는 모양이다. 라스콜니코프를 걱정하면서 이야기의 전면에 서게 되는데 라스콜니코프가 불친절하고 심지어는 욕까지 퍼붓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를 걱정하는 걸 보면 대인배의 기질이 있는 것 같다[25].
시종일관 라스콜니코프를 믿고 돕는 신실한 벗이자, 나아가 경찰에 자수하러 떠나는 라스콜니코프로부터 가족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을 정도로 그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인물.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인 "비범한 사람은 피를 흘려도 된다"는 영웅주의(혹은 초인사상)를 비판하는 점에서 상당히 건전하고 긍정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친구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에게 반했으며, 두냐의 약혼자였던 루쥔의 파렴치한 만행과 악담을 정면에서 꾸짖고, 라스콜니코프의 가족을 보호하였다[26]. 후에 결국 두냐와 결혼하게 되었고, 라스콜니코프가 유배형을 떠난 뒤에는 두냐와 함께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를 보살피며 안심시켰다.
라주미힌의 이름은 러시아어 "라줌(разум)"에서 왔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데, 라줌의 의미는 "이성" "지성" "합리성" 등을 의미한다.
- 알료나 이바노브나(Алёна Ивановна)
전당포를 운영하는 늙은 고리대금업자. 전당포에서 저녁 7시까지 일한다.
적어도 라스콜니코프의 시점에선 매우 악랄하고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게 보였던 노파이다. 그녀는 외부에서도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 라스콜니코프가 알료나를 살해하기 전 들른 선술집에 있던 두 남자[27]도 그녀를 험담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알료나 살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알료나에게 물건을 맡기면서 리자베타는 어딨냐고 알료나를 한 번 떠보지만[28] 알료나는 라스콜니코프를 의심스럽게 보면서 내 동생에게 무슨 볼 일 있냐고 알 바 아니라고 말한다. 일단 나온 라스콜니코프는 거리에서 우연히 알로냐가 저녁 7시쯤 혼자 있게 될 날을 알게 되고[29] 가짜 은제 담배갑을 준비한다. 하지만 일정이 늦어져 7시를 넘겨 알료나를 만나게 된다.
알료나는 이미 전당포 문을 닫은 후였고 라스콜니프가 문을 두드리자 틈만 살짝 벌리면서 수상하게 쳐다보지만 전에 말했던 은제 담배갑을 가져왔다는 말에 그를 들여보냈고, 라스콜니코프가 천으로 싸고 끈으로 단단히 동여 내민 가짜를 살펴보려고 불 쪽으로 돌아서서 등을 내보이고 만다. 알료나는 라스콜니코프에게 바로 머리를 도끼로 찍혀 살해당했으며, 그 직후 그녀의 이복여동생 옐리자베타 이바노브나[30]까지 우발적으로 살해당한다.
- 리자베타 이바노브나(Лизавета Ивановна) : 알료나 이바노브나의 이복여동생. 그리고 소냐의 친구.
35세 노처녀. 키가 크고 겁이 많으며 순박한데다 피부가 살짝 검은 편이라고 한다. 못생겼다는 얘기도 있지만 어느 음식점에서 젊은 장교가 그렇게 박색은 아니며 눈과 얼굴이 한없이 착하고 부드럽다며 웃는 얼굴이 보기에 괜찮다고 할 정도로 마음에 들어하는 걸 보면 매사에 주눅이 들어 있어 못나 보일 뿐 추녀는 아니다. 행동에 서툰 부분이 있지만[31] 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다. 나이 많은 이복언니의 온 수발을 다 들면서도 언니에게 갈굼당하는 신세. 알료나는 여동생을 가정부처럼 부려댔지만 대학생과 군인의 대화에서 나온 바에 의하면 유산조차 제대로 받지 못할 운명.[32]
언니 알료나가 죽을 적엔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바로 죽진 않았다. 하지만 알료나가 쓰러진 직후 막 집으로 들어와 현장을 발견하고, 결국 라스콜니코프에게 입막음을 위해 살해당한다. 언니의 시체와 그 바로 뒤에 도끼를 들고 서 있는 라스콜니코프를 보고는 너무나 경악한 나머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고, 뒤이어 살해당할 때에도 희미한 신음소리만 냈을 뿐이었다.
- 셰묜 자하로비치 마르멜라도프(Семён Захарович Мармеладов)
소냐의 아버지. 전처와의 사이에서 소냐를 두고 카테리나라는 여인을 후처로 맞아들였다.
실직한 9등관으로[33] 중증의 알코올 중독자이다. 귀중품을 전당잡힌 라스콜니코프가 우연히 들린 술집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34]
원래 세묜은 하급 관료였으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한 번 실직하였다. 그렇게 술만 퍼마시던 중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며 자신의 상관에게 찾아가 통사정을 했고, 상관이 선처를 베풀어 주었기에 복직에 성공했다.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이렇게 복직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그놈의 알코올 중독이 재발했고, 받아온 봉급은 물론 없는 살림 다 끌어모아 카테리나가 간신히 마련해 준 제복까지 전부 술집에 팔아 죄다 술값으로 날려버렸다. 당연히 안 그래도 나쁘던 집안 사정은 박살이 났고, 이는 결국 자신의 딸인 소냐가 매춘부로 전락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35]
술집에서 우연히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와 만나고 그와 대화[36]를 하게 된다. 이후 라스콜니코프의 도움으로 집에 가게 되지만 소냐가 벌어다가 그에게 준 돈을 술값으로 다 썼다는 게 들통나서 아내에게 된통 혼난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와 그의 가족을 보고 뭔가를 느꼈는지, 자신의 돈을 약간 두고 떠난다[37]
마르멜라도프 자신은 의도치 않았으나, 당시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향한 범행을 계획하던 중이었다. 그러다가 그와의 만남을 통해 그가 지녔던 노파 살해 계획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38].
나중엔 술에 취한 채로 길을 건너던 중 마차에 치여 바퀴에 빨려들어가 온몸이 으스러진 채 사망하게 된다.[39]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돕지 않았고, 라스콜니코프만이 그를 돕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써가며[40][41] 사람들을 불러 그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의사까지 불러다줬다. 하지만 마르멜라도프는 그런 보람도 없이 결국 죽고 만다. 죽기 전, 그는 소냐에게 용서해달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알코올 중독자. 라스콜니코프와 만난 술집에서 한 넋두리에서 보이듯,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자각은 있고 그에 따른 자괴감에 진심으로 괴로워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가족에 하등 도움이 안 되고 딸까지 창녀로 만들어버린 막장 아버지. 후처 카테리나는 남들 보라고 그의 장례식을 호화롭게 열려다가[42] 실패한다. 소냐에겐 인생을 망친 막장 아버지지만, 정작 그녀는 그에 대해 별로 원망하진 않았다.
-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마르멜라도바(Катерина Ивановна Мармеладова)
소냐의 계모. 원래 잘 사는 집안 출신.[43] 그래서 좋은 혼처를 잡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선택으로 그 기회를 놓쳤고 첫 남편[44]을 일찍 잃었다.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두었기에[45] 그녀는 졸지에 세 아이를 둔 미망인이 되었다. 게다가 집안도 파산. 소냐의 아버지 셰묜은 그 상태에서 만나서 결혼한 사람이다.
가난에 찌들려 살아 폐병을 앓고 있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 남편의 행태가 가계부를 늘 작살내기 때문에 성격이 신경질적이다. 한편으로 그녀는 자주적이지 못하고 늘 의존적인 태도를 보이며 소냐를 압박해서 소냐가 매춘부가 되게 만든 원인이 되기도 했다.[46]
본디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는 의식에서 나온 허영의식과 더불어, 자신이 실패한 미망인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픈 마음이 있다[47]. 그래서 남편의 장례식을 무리해서 호화롭게 꾸몄지만, 참여한 이들 중 두냐에게 차인 전 약혼자 루진이 소냐를 도둑으로 누명을 씌우려 한 탓에 그마저도 파탄이 나버렸다. 결국 정신줄을 반쯤 놓은 채, 자신의 아이들을 구걸용으로 단장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구걸하자고 거리로 나선다.[48]
레베자트니코프의 제보에 따라 황급히 일행을 찾은 라스콜니코프는 카테리나를 만류하지만, 그녀는 다 헛된 일이라며 웃어제끼다[49] 각혈을 하고 쓰러진다. 그녀는 라스콜니프에 의해 소냐의 집으로 데려가지고, 그곳에 도착한 후 정신을 되찾는다.
카테리나는 소냐가 어떻게 살았는지 와본 적도 없었다며 소냐의 방을 살피다가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자기 과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사망한다. 그녀의 장례비는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대준다[50].
- 아브도티야 로마노브나 라스콜니코바(Авдотья Романовна Раскольникова), 애칭 두냐(Дуня)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으로 애칭은 두냐(두네치카). 오빠와 마찬가지로 미인이며, 골몰히 생각에 잠긴 채 방안을 서성이는 버릇이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희생정신으로 가정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유한 7등관 변호사인 루쥔과 약혼한 상태였으나, 이후 오빠를 모함하고 어머니와 자신을 협박하는 등 루쥔의 쓰레기 같은 행보에 큰 경멸감을 느껴 곧바로 파혼하였다. 루쥔을 만나기 전에는 원래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집에 가정교사로 있었으나, 탐욕스러운 그가 계속 치근덕대는 데다가 그의 아내 마르파마저 그녀와 스비드리가일로프 간의 관계를 오해해 그녀에게 누명을 씌우는 바람에 그곳을 떠났던 일이 있다. 그 때문에 교회에도 나가지 못했다고. 다행히 진실이 밝혀져 명예는 회복했으며, 마르파도 크게 미안해했다.
이후로도 스비드리가일로프로부터 집요하게 강요를 받아왔으나, 오빠와 라주미힌[51]의 보호로 안전할 수 있었다. 후반부에 그녀는 스비드리가일로프의 함정[52]에 걸려서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단 둘이 있게되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두냐는 총까지 쏴가면서 스비드리가일로프를 강하게 거부하며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자신을 포기하게 만든다.
이후 라주미힌과 결혼하였다. 그녀는 소냐에 이어 자기에게도 범죄 사실을 고백하는 오빠에게 "오빠가 대가를 치를 각오를 했다면 오빠는 이미 그 죄의 반을 씻은 거나 마찬가지예요."라며 자수를 권하고, 떠나는 오빠를 마지막까지 걱정하며 배웅하였다. 그녀는 라주미힌과 결혼한 후 재산을 처분해 둘이서 라스콜니코프가 있는 시베리아로 갈 예정이라는 서술이 나온다.
- 풀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라스콜니코바(Пульхерия Александровна Раскольникова)
로지온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로, 인자하며 아들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아들을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 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을 자백하고 체포된 뒤, 두냐는 그 사실을 그녀에게는 비밀로 했지만, 작중에선 그녀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아들이 체포된 후 갑자기 연락이 끊긴 아들을 병적으로 걱정한다. 그 후 그 정신적 영향 때문인지 열병을 앓으며 헛소리를 하다가 사망하게 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 포르피리 페트로비치(Порфирий Петрович)
라주미힌의 먼 친척. 예심판사[53]로 <죄와 벌>의 중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라스콜니코프가 알료나에게 담보로 내놓았던 아버지의 유품을 회수하고자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첫 등장.
날카롭고 분석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라스콜니코프가 알료나를 막 죽인 그때 전당포를 찾아왔다가 안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직감했고,[54] 물증이 없는 와중에도 라스콜니코프가 악인을 처단할 자격에 대해 쓴 논문을 보고 노파 살해사건의 범인이 라스콜니코프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특유의 직관과 심리학적 분석을 겸한 집요한 심문으로 그를 궁지로 몰아간다.
라스콜니코프를 사무실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범죄자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 일부러 체포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범인을 압박해 불안을 느끼게 해서 스스로 자수하게 한다."는 등의 말을 하는 등[55].
라스콜니코프는 포르피리의 의심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그럴수록 자아의 분열만 심해질 뿐이다. 한편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어떤 물증[56]을 잡고는 라스콜니코프를 찾아가, 그의 심리를 완전히 꿰뚫으며 라스콜니코프에게 '당신이 살인했다.'라고 언급하나, 그가 자아의 분열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기미를 눈치채고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고는 감형을 약속하겠다면서 자수를 권유한다.
라스콜니코프를 정신적으로 몰아세우면서 괴롭히는 역할로 나오긴 하지만 아래의 스비드리가일로프와 달리 나쁜 사람은 아니다. 라스콜니코프의 논문만 알 적에도 그가 범죄자의 기질을 지닌 것을 눈치챘지만, 그를 몰아세우면서도 끝까지 자수를 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포르피리가 라스콜니코프를 뼛속까지 구제불능의 악인으로는 보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니콜라이라는 웬 미친 놈이 나타나서 사건이 엉망이 되자 라스콜니코프가 풀려날 지경이 되었는데, 여기서 라스콜니코프가 자수하게 되자 '자수한다면 자신에게 추궁당해 마지못해 자수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못 이겨 자수한 것으로 사건을 꾸며주겠다.'는 자기 약속을 정직하게 지켜서 라스콜니코프가 크게 선처받는 데 기여한다. 사실상 라스콜니코프를 잡아넣는 데 일익을 담당했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바가 커서 그랬는지, 엔딩에서는 두냐와 라주미힌의 결혼식에도 초대받았다.
캐릭터에 영향을 준 건 에드거 앨런 포의 오귀스트 뒤팽이라고 한다. 후반부 라스콜니코프의 마음속을 꿰뚫어보다시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부분은 뒤팽과 실제로 상당히 유사하다. 스스로의 표현에 의하면 살집이 좀 있는 편인 듯.
-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진(Пётр Петрович Лужин)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과 결혼하려 했던 인물[57]. 상술한 포르피리 페트로비치와는 부칭만 같을 뿐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58].
겉으로는 대인배인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내는 사실상 찌질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속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을 모욕한 라스콜니코프에게 격분해서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에게 "오빠와 나 중에 둘 중 하나를 택하라."라고 했지만, 도리어 라스콜니코프가 매춘부인 소냐를 만났다는 편지를 보냈다가 거기에 숨겨진 루쥔의 본심을 찾아낸 라스콜니코프에게 역관광을 당하고 결혼이 파토나버렸다[59].
본인은 가난한 여인의 구원자가 된다는 판타지에 휩싸여서(...)양판소하고 하등 다를 바 없는 심보다두냐와의 결혼을 생각했던 모양이지만[60] 결국 자신의 오만한 성격을 못 이기고 실패했기 때문에 라스콜니코프에게 앙심을 품고[61], 소냐에게 죽은 아버지가 연금을 받게 돕겠다고 속인 후 그녀의 주머니에 몰래 자신의 100루블 지폐를 넣는 치졸한 방법으로 그녀를 도둑으로 몰아 복수하려 했다.
하지만 자신의 룸메이트였던 레베자트니코프가 이걸 보고 있었고, 루진의 속셈을 알게 된 레베자트니코프는 루진 앞에서 이를 폭로해버린다.[62], 라주미힌과 라스콜니코프에게 모욕당한 후 허언을 쏟아부으며 세입자들의 거친 욕설을 피해 도망친다. 이후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여담으로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다보면 사회가 발전한다는 이기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63].
- 아르카디 이바노비치 스비드리가일로프(Аркадий Иванович Свидригайлов)
라스콜니코프의 입장에서 보면 최종 보스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64]. 대지주 집안 출신으로, 사기 도박꾼에 미성년자까지 추행할 정도로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인간말종이었는데 이 때문에 한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시베리아에 유배될 뻔했지만 그와 사랑에 빠진 부자 여성인 마르파 페트로브나가 도와줘 구사일생. 그 대가로 그녀와 결혼하지만, 약간 광적으로 그를 사랑하는 마르파조차도 "다른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오로지 즐기는 정도면 눈감아 주겠다."라고 결혼 계약서에 적었을 정도로 호색한 기질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집에 가정교사로 온 두냐에게 빠졌는데, 그녀한테서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 듯 그녀를 유혹하려다 실패한다. 후에 두냐와 헤어질 때 두냐의 발언으로 미루어보아 이후 아내를 독살한 듯[65]하며, 이후 아내는 그의 꿈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참고로 그 꿈에서 그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뒤에 두냐를 따라 페테르부르크까지 쫓아와서 라스콜니코프를 만나 루쥔과의 파혼으로 인해 돈을 배상하게 된 두냐를 위해 1만 루블을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죽은 마르파가 유산으로 3천 루블을 두냐에게 남겼다는 말을 전하는데, 그 뒤에 하필 소냐의 방 옆방에서 묵고 있었던 탓에 우연히 라스콜니코프가 노파 살인사건을 소냐에게 고백하는 것을 듣게 된다. 이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소냐의 가족에게 돈을 지원해줬으며[66], 이후 그녀의 계모가 병사하자 그녀의 이복동생들을 좋은 시설에 가도록 힘을 쓴 뒤 라스콜니코프에게 자신이 노파 살인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압박을 넣는다.
이후 자기 집으로 두냐를 초대해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자라는 것을 밝히고 자신을 따라 가족이 다함께 외국으로 도피해서 살자고 다시 유혹하지만, 오히려 두냐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며[67] 쇼크를 먹고, 결국 두냐를 내보내준 뒤 방황하다 소방탑 위에서 권총 자살을 한다. 무슨 바람이 분 건지, 자살하기 전 소냐에게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거금을 보내주었으며, 이후 자신의 '약혼녀'로 예정되어 있던 여성에게(이 여자도 미성년자다)도 자신의 재산을 건네준다. 살인도 불사할 정도로 철면피에 행동에 거침이 없던 망나니인 그가 자살할 정도로 멘탈이 망가진 상황에서도, 두냐와 동반자살을 시도한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얌전히 재산을 물려주고 혼자서 자살하는것을 보면 두냐만큼은 예외일 정도로 특별하게 여겼다고 볼 수도 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어두운 분신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사상은 "신이 없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인간상을 나타낸다. 19세기 기독교적 가치관에 회의로 사회주의(레베자트니코프)나 물질주의(루진)적 인간상들이 드러나듯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극단적으로 전통적 가치에 회의를 품는 회의주의 또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인간상을 나타낸다. '죽은 뒤에 있는 것은 거미뿐.' '죽음을 포함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등에서 기존 기독교적 사후관 부정 및 자유에 대한 인물의 태도가 드러난다. 작중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의 자살은 라스콜니코프의 자수와 대비를 줄 목적일 것이며, 스비드리가일로프, 나아가 회의주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스메르쟈코프와도 유사한 인물.[68]
다르게 보면,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인물상의 안티테제로 볼 수도 있는데,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을 '그놈이 그놈, 그 이론이 그 이론'이라며 이를 대놓고 부정하며 후반부에서 끊임없이 대립한다.
- 대학생과 군인[69]
라스콜니코프가 우연히 어느 가게에서 만난 두 사람. 라스콜니코프가 후에 살해하게 되는 알료나 이바노브나의 재산이 그녀가 죽은 뒤 어떻게 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대학생 쪽은 대화 도중 노파를 죽여 공공의 이익을 위한 부의 분배를 하자고 주장한다.[70] 장교 쪽은 이를 듣고 알료나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교는 뒤이어 그럼 대학생 쪽은 노파를 죽일 수 있겠냐고 물어보고 대학생은 (자기가 그런 말을 한 건) 그냥 정의 차원에서였다고 하며 말을 얼버무린다. 장교는 대학생이 그러는걸 보고 정의는 무슨이라고 말하며 화재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라스콜니코프는 그들의 대화를 들은 후 흥분감과 함께 큰 영향을 받는다.[71]
- 아말리야 이바노브나 리페베흐젤 (Амалия Ивановна Липпевехзель)
소냐네 가족, 루진, 레베자트니코프가 세들어사는 집의 주인. 독일계 인물로 신경질적인 성격을 지녔다. 천한 출신이지만 지금은 잘 사는 여성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이지만 현재는 영락한 카테리나와는 사정이 정 반대의 처지이며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툭하면 서로의 약점을 언급하며 말다툼하는 사이. 소냐가 매춘을 하게 되자 '창녀와 같은 지붕 아래서 살 수 없다'고 하여, 결국 소냐는 가족들과 헤어져 다른 사람의 집에 세를 들게 되었다.
작중 부칭이 이바노브나(Ивановна)라고 나오지만, 카테리나는 고집스레 집주인을 "아말리야 류드비고브나"(Амалия Людвиговна)라고 부른다. 자신과 같은 부칭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저렇게 불렀다는 해석이 있다. 카테리나가 집주인을 류드비고브나로 부르고, 아말리야 본인이 이에 격노하여 자신을 "아말-이반"(Амаль-Иван)이라 불러달라 주장하고, 카테리나는 이를 무시하는 장면이 작중 등장한다.[72] 이 외 세묜의 경우 아말리야를 "아말리야 표도로브나"(Амалия Федоровна)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불명이다.
성씨 "리페베흐젤"은 독일어 Lippe(입술)과 Wechsel(변화)의 합성어로 추정된다.[73]
- 소냐의 의붓동생들
소냐의 계모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세 아이. 이름은 각각 폴레치카, 콜랴, 리다[74] 계부 마르멜라도프와 친모 카테리나가 모두 죽은 후 세 아이는 소냐와 함께 고아가 되었는데, 그나마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도움으로 좋은 시설로 가게 되었다. 소냐와는 생이별을 하게 됐지만...
- 미콜카 (Миколка)[75]
칠장이. 알료나 이바노브나 살해사건 조사가 진행되던 도중 라스콜니코프보다 먼저 자수한 사람. 당연히 그는 진짜 범인은 아니다.
- 카페르나우모프 (Капернаумов)
말더듬이 재봉사. 소냐가 창녀가 된 후 세들어 사는 집의 주인.
- 안드레이 세묘뇨비치 레베자트니코프 (Андрей Семенович Лебезятников)
루진의 지인이자 관청 관리. 사회주의자로 나온다. 루쥔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무를 적에 그와 같은 방을 썼다. 그는 우연히 루쥔이 소냐에게 아버지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하면서[76] 몰래 그녀의 주머니에 100루블이란 돈을 집어넣는 걸 보게 된다. 안드레이는 루쥔이 몰래 선행을 했다고 생각해서 이때까지만 해도 루쥔을 좋게 봤다. 그는 소냐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그 돈을 써도 된다는 걸 알려주려고 소냐를 따라갔다. 하지만 그는 소냐를 따라갔다가 루쥔이 소냐를 도둑으로 몰아세우는 걸 보게 된다. 그는 루쥔의 행각에 실망해 진상을 밝하고 소냐의 누명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 조시모프
의사. 라주미힌과 아는 사이이다. 그는 라스콜니코프가 노파 살해 후 몸상태가 나빠졌을 때 상태를 봐준 적이 있다. 그는 라스콜니코프의 상태를 봐주면서 미심쩍은 부분들을 발견하고 라스콜니코프의 범행사실을 의심하지만, 그냥 정신질환 증세라고 판단하고 넘긴다.
- 일리야 페트로비치 포로흐 (Илья Петрович Порох)
경찰서 부서장이자 중위. 경찰관답게 다혈질에 신경질적이다. 중간 실수로 호출장을 뒤늦게 수령한 라스콜니코프가 지정 시각보다 늦게 경찰서에 출두한 것 때문에 라스콜니코프와 언쟁을 벌이는데, '어디 관청에서 언성을 높이느냐'하고 호통을 치다가 라스콜니코프가 '당신도 관청에서 소리지르고 있지 않습니까'하고 당당하게 받아치자 데꿀멍한다.
상당히 다혈질적이고 목소리를 잘 높이는 성격으로 나오는데, 재미있게도 성씨 '포로흐'는 러시아어로 화약(порох)이라는 의미이다. 실제 작중에서도 이와 관련된 드립이 언급된다.
- 자묘토프
경찰서 서기. 장기간에 걸친 금전적 부채에 대한 사건 때문에 소환된 라스콜니코프가 경찰서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사람이며 이후 그의 친구인 라주미힌과 친해지게 된다. 수정궁에서 신문을 읽으러 온 라스콜니코프와 우연히 만나게 되어 서로 범죄행위에 관한 최신 이론에 대해 토론을 나누게 된다.
- 마르파 페트로브나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전처. 부자에 남 흉보기를 좋아한다. 스비드리가일로프를 약간 광적으로 사랑하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살인사건에 연루될 뻔했을 때 구해주고 그와 결혼하지만, 스비드리가일로프의 호색한 기질을 완전히 틀어막지는 못했다.[77] 두냐가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할 때, 남편이 두냐에게 집적대는 걸 보고 둘의 관계를 오해한 나머지 두냐에 대해 나쁜 소문을 퍼뜨려서 일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중에 오해가 풀리자[78], 미안한 마음에 두냐에게 부유한 신랑감이 될 만한 루쥔을 소개해 주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안 엮이느니만 못한 돈만 많은 찌질이였지만(...).
남편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 독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있다. 공식적으로는 남편에게 구타당한 뒤 엄청난 식욕과 함께 식사하고 목욕을 하러 갔다가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으로 되어있다.
6. 여담
작가 노트에 따르면, 도스토옙스키는 이 소설의 2부를 계획한 듯하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에서 언급된다. 주인공 요조가 독백으로 도스토옙스키가 죄와 벌을 유의어가 아닌 반의어로 배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죄를 지은 자들이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착하고 양심 있는 사람들이 추악한 현실에서 벌을 받기 때문이라고.
Limbus Company에서도 이 소설에서 따온 캐릭터인 로쟈와 소냐가 등장한다.[80] 그러나 원작과 반대로 로쟈는 여성, 소냐는 남성으로 성별이 바뀌어 있다. 여기서 로쟈의 풀네임은 '로지온 로마노비치' 까지인 것으로 보인다.[81]
[1] 현대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르면 Преступление и наказание.[2] 5대 장편 소설은 그가 말년에 쓴 5편의 비극 소설을 말하며, 5대 비극이라고도 부른다. 각각 <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가리킨다.[3] 알료나에게 늘 구박받으며 살던 35세의 노처녀로 사람들에게 동정을 샀던 여인이었다. 알료나가 죽임을 당할 때 마침 집에 들어오게 되어 그녀까지 함께 살해당했다.[4] 문학동네 등의 일부 출판사의 해석에선 이 의견의 반대를 해설한다.[5] 목록에 나오지 않은 조역~단역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거의 다 나온 링크.[6] 죄다 러시아어다. 러시아어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면 크롬 등 몇몇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구글 번역 탑재기능을 쓰거나 구글 번역기를 돌리면 된다.[7] 러시아어 'ди'와 'дя'는 각각 [dʲa\]와 [dʲi\]로 읽는다. 한국어 '디'와 '댜'는 각각 [t̠ʲi\]와 [t̠ʲɐ\]로, '지'와 '자'는 [tɕi\]와 [tɕɐ\]로 읽는다. 실제 들리기로는 '지'와 '자'처럼 들린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차라리 '디'와 '댜'가 더 적합한 표기이다.[8] 열린책들의 도스토옙스키 전집은 라스꼴리니코프로 번역했는데, 민음사의 번역은 라스콜니코프였다.[9] 허나 이 글이 나중에 그가 범행을 벌린 후 덜미를 잡히게 만드는 물건이 되고 만다. 예심판사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가 기고한 논문을 먼저 접한 후 그에게서 범죄자의 기질이 있음을 눈치챈다. 이후 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이 논문을 쓴 라스콜니코프가 살인범이라고 확신하게 된다.[10] 라스콜니코프의 범행에 이용된 도끼는 라스콜니코프가 범행 전 다른 곳에서 몰래 빼돌린 물건이다. 원래는 하숙집에서 사용하던 도끼를 슬쩍하려고 했는데, 원래는 자리를 비우던 나스타샤가 하필 라스콜니코프가 도끼를 훔치려던 순간 도끼 근처에 있었기에 실패했다. 라스콜니코프는 이에 살짝 멘붕에 빠졌는데, 마침 근처 수위실에 수위가 장작을 팰 때 사용하던 도끼를 발견해 슬쩍하고 나중에 다시 되돌려 놓는다. 수위실은 도끼를 가져갈 때나 도끼를 되돌려둘 때나 비어 있어 들키지 않았다.[11] 노파와 여동생 리자베타를 죽인 후 열병을 앓았을 정도.[12] 처음엔 열병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한 상태에서 집 벽의 움푹 파인 곳에 숨겨두었으나 정신이 없던 그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타박할 만큼 너무 엉성했고(...) 나중엔 운하와 강에 던지려고 했으나 사람이 많아 실패했다. 결과적으로는 어느 폐공장의 큰 돌 아래 움푹 파인 곳에 전부 파묻었다.[13] 그는 작중 기준으로 소냐와 우연히 만난 사이고, 알게 된 지 별로 오래되지 않았지만 소냐에게 꽤 호의를 보인다. 소냐네 가족의 사정을 보고 자기도 부족한 사정에 돈을 주기도 하고, 이후에도 여러 번 도와준다. 또 자신이 살인자라는 위험한 비밀을 소냐 앞에서 기꺼이 털어놓기도 한다.[14] 자기가 정의의 편이라고 믿지 않게 된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이 확신하던 신념 얘기는 숨기고 단순한 강도살인이었을 뿐이라고 자백했지만 거꾸로 강도가 빼앗은 금품을 세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그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볼 근거가 되었다. 실제로 라스콜니코프의 증언에 따라 금품을 되찾아 왔는데, 은닉 이후 아예 건드리지도 않아 고액 지폐 몇 장은 썩기까지 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라주미힌, 나스타샤, 조시모프 등 범행 즈음해 그를 지켜봤던 여러 증인들의 증언 덕에 법정은 그가 편집증에 빠져 심신미약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이 라스콜니코프가 과거 적극적으로 행해 온 선행들을 증언해줬고 (예: 그가 화재 현장에서 부상을 감수하며 아이를 둘 구출했다는 등), 포르피리가 자수하면 감형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 라스콜니코프가 자신과 심리전을 벌인 것은 숨기고 전적으로 자기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자수한 것으로 조서를 꾸며 주었기 때문에 인성이 괜찮고 반성할 줄도 아는 젊은이가 불운하게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저지른 일로 판단되어 정상참작을 있는 대로 받아먹었다.[15] 에필로그를 보면 이르티시강이 언급되는데, 바로 도스토옙스키 본인이 4년 동안 유배를 갔던 그 동네다. 오늘날 시베리아 한복판의 옴스크.[16] 소냐는 창녀 일을 하게 된 후 재봉사 카페르나우모프란 사람의 집에 세들어 살게 된다. 소설 속의 묘사에 따르면 좁고 허름한 방 안에서 산다고 나온다.[17] 이걸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버지는 마차에 치여죽고, 계모도 그 충격으로 얻은 병에 집세 때문에 집주인에게 얻어맞아 숨진다. 그리고 동생들은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인맥과 돈을 써서 훌륭한 시설로 갔지만 생이별...[18] 소냐는 라스콜니코프가 자신의 발에 입을 맞추자 놀란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는 그 행위가 '온 인류의 고통에 절을 한 것' 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라스콜니코프가 절하게 만든 '인간의 죄와 고통을 감당하는 자' = 소냐라고 해석할 수 있다.[19] 물론 소냐도 라스콜니코프가 처음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두려워하는 모습을 좀 보여주긴 했다. 그래도 그녀는 라스콜니코프를 버리지 않고 그가 자수하도록 설득하는 데 힘쓴다. 일단 소냐는 라스콜니코프에게 여러 번 도움을 받았고, 자기 가족들처럼 가난한 라스콜니코프가 없는 사정에도 남을 도왔다는 걸 안 후 남을 위해 희생하는 좋은 사람이란 인식이 먼저 박혀있긴 했다. 리자베타 살인사건은 이후에나 알게 된 것.[20] 후반부에 라스콜니코프는 자수하러 가지만 중도에 망설인다. 그러나 그는 주변에 있던 소냐와 눈이 마주치고(소냐는 자수하러 가는 라스콜니코프를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그녀는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던 듯.), 소냐는 그에게 암묵적으로 자수를 권고한다. 그녀를 본 라스콜니코프도 결국 완전히 자수하기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21] 그러나 라스콜니코프도 소냐가 잠시 자신을 면회하러 오지 않게 되자 걱정하면서 생각을 바꾼다. 참고로 소냐는 그때 일부러 안 나온 게 아니고 아파서 몸져누운 탓에 면회하러 못 간 것뿐이었다.[22] 번역본에 따라 '유로지브이'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현행 러시아어 표기법에 맞추면 '유로디비'.[23] 폰비진-미성년, 울리츠카야-소네치카, 톨스타야-소냐 등[24]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와 여동생 두냐도 소냐를 직접 만나 그녀로부터 호의적인 인상을 느꼈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두냐는 소냐와 작별할 때 직접 인사까지 했다.[25] 라스콜니코프와의 관계만 작중 부각되어서 그렇지, 다른 친구들하고도 잘 어울리는 편이며, 성격이 아주 불같을 때도 있지만 아주 진중할 때도 있다고 언급된다.[26] 이래 봬도 라스콜로니코프가 라주미힌에게 두냐를 보호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라스콜로니코프 입장에서 소중한 여동생을 맡길 정도니 그가 라주미힌에게 얼마나 신뢰를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라주미힌은 벌써부터 친구이자 매부에게 인정받은 남자인 것이다.[27] 두 남자는 각각 대학생과 군인이었다. 그들은 노파가 죽을 시 수도원에 자기 재산을 기부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그녀를 깐다. 그들 중 대학생이 노파 살해를 언급하며, 그녀의 재산을 전 인류를 위해 쓴다면 다수의 삶이 고통에서 구원받게 된다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들의 대화 역시 라스콜니코프가 노파 살해를 실천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28] 라스콜니코프는 알료나가 혼자 있을 때 그녀를 죽이려 했다.[29] 7시에 꼭 우리 집에 들르라는 다른 주민의 말에 머뭇거리다 수락하는 리자베타의 모습을 목격한다.[30] 생전엔 알료나에게 갈굼당하는 불쌍한 신세였다고 한다. 그리고 소냐의 친구.[31] 지적장애인은 아니지만, 약간 모자란 성격으로 나온다. 남자들이 강요하면 저항없이 몸을 대준다고까지 언급된다.[32] 유언장에 따르면 알료나가 사망하더라도 낡아빠진 가구 등 동산(動産)의 일부만 리자베타의 몫으로 돌아가고, 그 외 모든 유산은 내세의 명복을 빌어주는 대가로 N시에 위치한 한 수도원에 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작중 언급된다. 여담으로 "N시"는 러시아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상의 도시로, 평범한 지방 도시를 상징한다.[33] 표트르 대제 시절인 1722년부터 1917년 공산 혁명 이전까지 러시아 관료 사회에서는 관등제(ранг, 란크)가 적용되었다. 관료 계급은 가장 높은 제1등관부터 가장 낮은 제14등관까지 14개의 계급으로 분류되었으며, 이 분류는 문관은 물론 무관과 내관에게도 적용되었다. 9등관이면 그리 특출날 것 없는 하급 관료이다.[34] 라스콜니코프는 평소 이런 술집에 잘 들리는 성격은 아니었으나 그날따라 답답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시원한 맥주를 찾아 술집에 들린 상황이었다.[35] 정확히는 가난을 못 견뎌 집이 무너져가자 소냐가 나서서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따로 살면서 매춘을 하게 된 것. 하지만 그 뒤에는 마르멜라도프가 가장으로써 복직한 후에도 술 때문에 직무유기를 시전한 것과 자기 월급은 물론 딸의 돈까지 받는 족족 술값으로 써버리며 탕진한 게 제일 크다. 당장 라스콜니코프와 처음 만난 술집에서 세묜이 마시고 있던 보드카는 자신의 딸이 벌어온 화대로 산 것이었다. 술집 주인과 단골들 모두 이런 사정을 알고 있기에 넋두리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은 조롱뿐.[36] 거의 셰묜이 푸념을 늘어놓는 내용이고 라스콜니코프는 그걸 들어주는 식. 그는 라스콜니코프 앞에서 자기 집안 사정이 계속 안 좋아져도 계속 술 마시는걸 몸추지 않는다고 고백한다.[37] 정확히 말하자면 전당포에서 받은 1루블 중 술값을 계산하고 남은 잔돈을 주머니에서 잡히는 대로 모아 두고 떠났다.[38] 라스콜니코프가 만난 마르멜라도프와 그의 가족 중 유일하게 경제 활동을 하는 건 큰딸 소냐였다. 그들은 소냐를 창녀로 만든 다음 빌붙어서 살아가는 신세였다. 라스콜로니프는 그들을 본 후 자신의 살인계획의 정당화를 시작하게 된다.[39] 전적으로 세묜의 잘못이었다. 마부는 먼저 세묜을 알아보고 세 번이나 경고를 했으나 술에 취한 세묜은 그냥 길을 건너려 했고, 결국 사고가 났다.[40] 당시 사정이 조금 나아진 어머니가 보내준 돈과 원래 가지고 있던 돈 전부. 총합 35루블이었다. 참고로 1870년대 평균적인 러시아 노동자의 1달 봉급이 약 25루블이었다.[41] 라스콜니코프는 장례식에 보태라며 이를 카테리나에게 건네주었으나, 나중에 루진은 "라스콜니코프가 창녀(소냐)에게 돈을 줬다"는 식으로 내용을 곡해하여 라스콜니코프의 가족에게 편지를 보낸다. 라스콜니코프가 카테리나의 집을 떠나기 직전, 소냐의 동생 하나가 라스콜니코프와 짧은 대화를 나누며 고마운 당신을 위해 기도해 주겠다는 말을 남긴다.[42] 마르멜라도프를 애도하기 위한 용도는 당연히 아니다. 그냥 남들에게 잘나보이기 위한 마음에 더해 자기는 이런 상황에서도 본디 잘사는 집 출신이어서 예법 등을 잘 알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43] 작중 언급에 따르면 카테리나의 부친은 5등급 고위 관료였으며, 카테리나 또한 귀족 여학교 출신이다.[44] 카테리나의 첫 결혼은 연애결혼이었고 그녀의 집안에서 정한 "좋은 혼처에 속한" 남자가 아니었다. 남편 마르멜라도프가 라스콜니코프에게 푸념한 내용에 의하면, 카테라나의 첫 남편은 도박에 빠져 집안을 망쳤고 일찍 죽었다고 한다.[45] 맏딸 폴리냐(폴랴), 둘째딸 리디야(리도치카) 그리고 막내아들 니콜라이(콜랴). 작가의 착오로 인해 중간에 리도치카는 레냐로 개명(?)된다. 폴리나는 작중 시점 열 살로 그나마 이 셋 중에서는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이다. 소냐는 세묜과 세묜의 전처 사이에서 나온 딸이다.[46] 정확히 말하자면, 땡전 한 푼 없는 상황에서 급박해지다보니 어쩔 수 없던 상황에 더 가까웠다. 정말로 소냐가 나가서 처음으로 매춘을 하고 돌아온 날, 카테리나는 침대에 누운 소냐의 발치에 무릎꿇고 앉아 소냐의 발에 키스를 하며 빌었다는 내용이 세묜의 넋두리 중에 나온다.[47] 대표적인 것이 작중 등장하는 셋집 여주인과 빚는 갈등이다. 소냐의 가족이 세들어 사는 셋집의 여주인인 리페베흐젤 아말리야 이바노브나(독일계 러시아인)는 카테리나와 정반대의 인물로, 천한 집안 출신이었지만 지금은 카테리나보다 월등히 잘 사는 신세이다. 이에 열등감이 쌓인 카테리나는 그녀와 엄청난 신경전을 벌이며 살았다.[48] 정확히는 "정직하게 살던 이 가족이 어떻게 파탄났는지 보여주자."며 세묜의 상관을 찾아가자고 외치고, 아이들의 옷을 찢고 마구 때려 울리게 한 뒤 광대 꼬라지로 길을 나선다. 세묜에게 허구한날 바가지를 긁던 카테리나지만, 정작 세묜이 사망한 후에는 세묜을 좋은 사람으로 애써 치장한다. 정확히는 그와 함께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호소하려는 의도로 한 행위. 여담으로 이 때 카테리나가 부르는 노래는 전부 프랑스 노래들이며, 원작에서도 프랑스어로 서술되어 있다. 영락했음에도 한때는 부유한 집안 출신임을 보여주는 장치.[49] 정신줄을 놓아버리기 전 장례식에서 카테리나는 숙녀들을 위한 여학교를 짓고 자신은 교장이 될 것이라는 망상을 늘어놓은 바 있다. 라스콜니코프는 이걸 언급하며 정신을 차리라고 부탁하지만, 카테리나는 전부 헛된 일이라며 웃어제낀다.[50]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그러면서 라스콜니코프에게 그가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한 암시를 넌지시 던진다. 정확히는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에게 고백하던 날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옆방에서 라스콜니코프의 말을 엿들었다.[51] 라주미힌은 처음 만날 때부터 그녀에게 푹 빠졌다. 이외에도 라주미힌은 두냐와 그녀의 어머니를 성심성의껏 잘 돌봐주고 추가로 라스콜니코프에게 두냐를 보호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상태.[52]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그녀의 오빠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자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를 빌미로 오빠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대가로 두냐에게 사랑을 강요하여 두냐를 얻을 생각이었다.[53] 검사로 오역한 번역본도 있다.[54] 알료나와 리자베타를 연달아 죽이고 만 라스콜니코프는 계단을 올라오면서 나누는 대화 소리가 들리자 급히 일단 문을 잠갔다. 알료나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자 자기 집인 전당포에만 박혀 사는 알료나가 갑자기 허구한 날 외출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상한데, 바깥쪽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안에서 빗장을 걸어 잠근 게 분명하고 알료나가 안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55] 라스콜니코프는 "당신이 날 범인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겠습니다. 법으로 절 조사하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눈 앞에서 나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라며 불안한 감정이 담긴 불쾌감을 드러냈다.[56] 포르피리 본인은 '하느님이 보내주신 것'이라 언급하며, 작중 끝까지 이 증거가 무엇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일종의 맥거핀.[57] 하술할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전처 마르파가 두냐에게 소개해 준 인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두냐는 원래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했는데, 그가 두냐에게 자꾸 집적대자 마르파는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한 나머지 두냐에게 누명을 씌워 일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나중에 오해를 푼 마르파는 미안한 마음에 장래의 남편이 될 만한 부유한 남자로 루쥔을 소개해 주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안 만나느니만 못한 인간이었던 게 문제지.[58] 동유럽식 이름은 이름-부칭-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칭은 아버지 이름에다 '~의 아들/딸'을 의미하는 접미사를 붙여 만들어진다. 부칭을 만드는 문법적 원칙은 작명 항목 참고. 본작의 히로인인 소냐를 예로 들자면 본인의 이름은 소피야이고, 아버지의 이름은 세묜, 성은 마르멜라도바(기본형 '마르멜라도프'의 여성형)이므로 소피야(이름) 세묘노브나(부칭) 마르멜라도바(성)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같다면 당연히 부칭도 같지만, 부칭이 같다고 해서 반드시 아버지가 같은 건 아니다(동명이인일 수 있으므로). 이 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쥔과 위의 포르피리 페트로비치도, 우연의 일치로 아버지들이 동명이인인 것뿐이다.[59] 사실 그때만 해도 두냐는 '나는 당신을 오빠랑 동등한 위치로 (가족처럼) 대우하고 있다.'라고 하며 루쥔과 오빠를 화해시키려는 등 루쥔을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쥔 본인은 그걸 모욕으로 치부하며 '이 둘 중 하나를 택한다는 말은 내가 당신(두냐)에게 얼마나 의미없는 존재인지를 말하는 것과 같다'며 거드름을 피우니 두냐가 결국 폭발한 것.[60] 그렇다고 단순히 가난한 여성을 취향으로 삼는 사람은 아니다. 가난하면서도 외모나 교양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되 자신에게 순종적인 여성을 이상형으로 삼았다. 왜 하필 가난이 이상형의 조건으로 붙냐면, 가난한 여인을 자신이 구원하면 그녀가 자신에게 순종적이게 될 거란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루쥔은 재산이 많은 사람이니 돈을 써서 가난한 사람을 구제해주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은 신세다. 공교롭게도 두냐는 루쥔의 그런 취향에 딱 맞는 여성이었다. 두냐는 가난하지만 외모도 예쁘고 가정교사를 할 정도의 학식과 교양도 있는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냐는 돈과 가족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선택할 정도로 입장이 급한 여성이기도 했다.[61] 라스콜니코프는 예전부터 루쥔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루쥔 그 자체를 싫어한 것과 함께, 라스콜니코프 자신이 집안의 돈을 까먹는 존재라 두냐가 가족을 위해 그런 인간에게 시집가는 식으로 희생당하는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한 것에 자괴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 상황을 설명하는 어머니의 편지를 읽자마자 '이런 결혼은 두고볼 수 없다, 루쥔이란 놈은 죽어버려라'고 생각하고, 처음으로 직접 만났을 때도 루쥔이 자꾸 라스콜니코프의 어머니를 들먹이자 끝내 폭발해서 한 번만 더 어머니에 대해 언급하면 계단 밑으로 던져버리겠다고 일갈할 정도. 루쥔도 라스콜니코프를 싫어해서 상견례 자리에서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아 미리 두냐와 예비 장모에게 요청까지 넣었다. 그런데 상견례 자리에서 둘은 마주치고 말았고 결국 이는 두냐와 루쥔의 약혼이 파탄나는 결과로 이어진다.[62] 레베자트니코프는 사회주의자로 루진을 속물로 폄하하지만 그의 재산을 질투하는 면모를 보인다. 참 멍청하게도 루진은 레베자트니코프 앞에서 소냐에게 "소매넣기"를 시전했고, 처음에 레베자트니코프는 이를 선행으로 착각하여 평소 루진과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음에도 감명받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루진이 소냐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걸 보고 화를 냈고 소냐의 누명을 풀어주는 데 일조했다.[63] "게다가 경제학의 진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고 있지요. 이 세상에 기초가 잡힌 개인 사업, 즉 무사한 윗옷이 많으면 많을수록 점점 견고한 사회적 기초가 쌓여 동시에 이 세상의 복지는 향상될 것이라고. 그러니까 자기 개인을 위해서 획득한 이익은 곧 인류 전체의 이익이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웃 사람에게도 반쪽 윗옷을 주기보다는 나중에 온전한 윗옷을 한 벌 줄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개인적인 치부 때문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부유해진 결과입니다." (작중 루진의 대사) 그의 주장은 낙수효과를 옹호하는 자들의 주장과도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물론 낙수효과 옹호자들의 주장과 달리 현황이 어떤지는(…)[64] 비슷한 위치에 있는 포르피리는 라스콜니코프를 범인이라 의심하고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할 생각만 있지, 라스콜니코프의 주변인들을 해칠 의도는 전혀 없다. 하지만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예전부터 라스콜니코프의 여동생 두냐를 노려댄 것도 모자라 전적도 나쁜 인물이어서 라스콜니코프 입장에선 그가 포르피리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65] 작중에선 암시만을 주고 있다. 일단 공식적으로는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 구타당한 뒤 엄청난 식욕과 함께(...) 식사를 하고 목욕을 하러 갔다가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66] 정황상 두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있다. 카테리나의 장례식 비용 및 소냐의 동생들에게 각각 나눠줄 1500루블이 두냐에게 줄 1만 루블이었기 때문.[67] 그전까지는 두냐가 아무리 거부하더라도 내심으로는 자신에게 끌리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두냐가 총을 들이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정도. 하지만 위협사격을 하면서까지 자기를 그만 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두냐의 표정을 보고 두냐가 자신을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깨달았다.[68] 사상적 기반은 동일하나 계속해서 고뇌하는 라스콜니코프는 이반 표도로비치, 극단적인 회의론을 견지하며 범죄도 서슴지 않는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스메르쟈코프에 대응된다고 볼 수 있다.[69] 군인 쪽은 정확히 하자면 장교.[70] 그러면서 그게 옳은 일이라고 말하는데 라스콜니코프가 노파 살해 계획을 새우며 이를 합리화할 때와 매우 유사하다.[71] 그들은 라스콜니코프의 노파 살해 계획과 실천에 본의 아니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72] 덤으로 아말리야가 자신의 아버지가 잘 사는 고위 관료라고 말하자 카테리나가 이를 비웃는 장면도 나온다.[73] 즉 변덕스럽고 잘 비틀리는 입술이라는 의미.[74] 각각 폴리나, 니콜라이, 리디야의 애칭이다.[75] "니콜라이"의 애칭.[76] 소냐의 아버지 마르멜라도프가 사망한 후의 시점.[77] 그녀가 그와 결혼할 때 결혼 계약서엔 '다른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오로지 즐기는 정도면 눈감아 주겠다' 란 말이 있었다.[78] 마르파는 두냐가 남편과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냥 스비드리가일로프가 일방적으로 추근댔을 뿐.[79] 원래 5층이 맞으나, 2차대전 시기 나치 독일군의 폭격과 포격으로 주변 건물이 쑥대밭이 되었을 때 이 건물도 그 참화를 피해가지 못해서 5층과 4층, 그 주변이 폭삭 무너져내렸다. 전쟁이 끝나고 복구를 하긴 했는데 이 집이 실제로 1800년대 초기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집이라 5층을 지으면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 4층까지만 지었다.[80] 알료나와 리자베타는 각각 뒷골목에서 사람들을 착취하다 로쟈에게 머리가 쪼개진 악덕 노파와 노파의 여동생으로 나온다. 이 중 노파의 여동생은 중지 소속으로 각색된다.[81] 슬라브계 이름은 성별을 따지기 때문에 성별이 바뀐 이 작품에서는 이름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싶지만, 이 세계관에서는 작명뿐만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성별을 신경쓰는 묘사가 없다. 성우 배정 전까지 성별이 잘못 알려졌던 캐릭터도 꽤 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