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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21년 6월 21일 서울특별시 보성고등학교 학생의 폭로글(아카이브)이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에 업로드되며 페미니즘 사상의 강요 및 선생의 지위를 이용한 갑질 정황이 밝혀진 사건이다.2. 사건 내용
2021년 6월 21일, 보성고 2학년 학생이 펨코에 올린 글이 디시인사이드 보성고 마이너 갤러리 등에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었다.요약하자면 연극 수행평가를 하던 중, 교사가 연극 상 가해자를 여성, 피해자를 남성으로 설정한 점을 걸고 넘어지면서 "현실에서 성추행이나 갑질의 가해자가 되는 것은 남성이다. 이런 이야기는 연극 활동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며 대본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생기부에 좋은 이야기가 적힐 수 없다며 반협박을 한 것.
- [ 해당 학생 제보 전문 펼치기·접기 ]
-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사실만 담겠습니다.일단 저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입니다.
나름 이름있는 고등학교입니다. 1907년 개교한 보성고등학교입니다.
2학년이 되면서 선택과목[1]을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 과목명을 보고 저에게 필요한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목에서는, 교과서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고 과목명과는 완전히 무관하게, 선생님들의 주도로 요즘 익숙한 키워드이기도 한 난민, 성소수자, 비정규직, 여성 차별에 대한 내용 등을 가르쳤습니다.
황당스러운 점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수행평가가 다름이 아닌 연극입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을 주제로, 조별로 연극을 해야 했습니다.
5인 1조의 조가 편성이 되었구요, 대본부터 시작해서 연극의 모든 것을 저희가 준비해야 했습니다.
대본을 쓰면 무대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에 조금은 끌려서 제가 자진하여 대본을 쓰기로 했습니다. 나름 아이디어도 넘쳤구요.
저희 조가 선정한 주제는 비정규직이 겪는 차별입니다.
모든 조는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를 설정해야 했는데
제가 설정한 가해자(갑질하는 입장)는 정규직 여성이었구요,
피해자(갑질 당하는 입장)는 비정규직 남성이었습니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비정규직에 대한 무관심함, 비정규직이 겪는 부당한 대우를 드러내기 위한 연극 속 사건의 발단으로써 피해자가 가해자에 의해서 가해자를 성추행 했다는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전개를 넣기 위해서였습니다.
제 나름대로 파격적인 전개를 넣어서 연극의 흥미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는데요,
담당 선생님들께선 제 대본을 읽고는
"현실에서 성추행이나 갑질의 가해자가 되는 것은 남성이다. 이런 이야기는 연극 활동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라고 말씀하시며 대본 수정을 강요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었죠.
가해자를 여성, 피해자를 남성으로 설정한 점을 걸고 넘어지며 대본을 수정하라는 겁니다.
저는 일단 선생님께 조원들끼리 논의하겠다고 이야기한 후 조원들에게 이런 이유로 대본을 수정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고맙게도 조원들은 제 의견에 대해 강한 동의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수업시간 때에도 대본을 수정하지 않자 이를 알아챈 선생님은 더 강압적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생기부에 좋은 이야기가 쓰일 수 없다. 사실 이건 내가 너희들한테 부탁을 하는 입장이 아니다. 너희가 수업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너희는 수정해야 한다."
라며 대놓고 협박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선생님은 스토리 면에서 보편성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라고 하셨지만, 분명 선생님이 처음 문제삼은 것은 가해자가 여성, 피해자가 남성인 부분이었고 저는 제가 쓴 이야기대로 연극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이 받는 차별, 부당한 대우, 무관심함을 잘 담아낼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와 저희 조원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최근 한 초등학생 교사가 아이들에게 페미니즘 사상을 주입시키고 그에 반대하는 학생을 왕따시키도록 조장한 사건을 아시는지요? 왠지 모르게 그 일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권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행동하도록 강요한다는 점이 공통점이기 때문이었으려나요.
이대로라면 제가 대본을 수정하지 않고서 생기부가 엉망이 되든지, 선생님의 폭정에 뜻과 자존심을 굽히고 대본을 수정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어느쪽이든 저에게는 정말 괴로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일개 학생인 저로서는 이에 저항할 방법이 없습니다.
여러분, 과거 대한민국이 날개가 마르지 않은 매미였던 시절, 정부의 주도로 진행된 무자비한 언론과 대중매체 탄압 및 통제가 기억나십니까?
저는 역사책으로밖에 본 일이 없지만, 민주주의 정신으로 그런 정부에게 목숨 걸고 대항하여 피로써 자유를 쟁취한 그분들의 모습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상황이 권력에 의한 대중매체 통제가 아니면 뭡니까. 지금 제가 겪는 상황이 독재가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 태어난 한 학생으로서 그분들의 정신을 기억하고 이런 부당함에 맞서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학생입니다. 혼자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습니다.
해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합니다. 이 글을 널리널리 퍼뜨려주세요.
제가 용기내어 한 행동이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와 함께 EBS 온라인 클래스 내의 채팅에서 교사의 발언이 공개되었다.
3. 사건 전개 및 반박과 재반박
"도와주세요..." 서울 명문 고등학교, 학생에게 사상 강요 의혹 터졌다 - 위키트리 황기현 기자의 기사.2021년 6월 21일 사건 발생 당일 오후 12시 경, '우크윽'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용자가 자신이 보성고 재학생이라고 주장하며 폭로 학생의 주장에 반박하는 댓글이 폭로글 원문에 달렸다. 하지만 도저히 학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말투, 문제가 된 과목의 커리큘럼 및 담당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폭로 학생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점과 더불어 학생이 알기 어려운 부분까지 알고 있는 점, 가입일이 사건 발생 당일인데 학생이 당일에 에펨에 가입까지 해가며 굳이 동급생에 대한 반박글을 쓸 이유가 없다는 점 때문에 실제 학생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우크윽이라는 유저는 자신이 보성고등학교 학생임을 인증하며 자신의 주장을 정리한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도 이번 사건은 선생의 의도를 잘못 해석한 학생의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일 뿐이라는 주장이 담겨있다.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당 글의 댓글에는 여전히 그 학생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주류이며, 우크윽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사진으로써 공개된 교사의 발언 자체는 여전히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강력하다.
우크윽의 글이 공개된 이후 한 유저가 자신이 폭로 학생의 친구임을 밝히며 우크윽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이 공개됐다.# 해당 글은 우크윽의 글을 문단 단위로 분해하여 하나하나 반박하며, 우크윽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해당 글에서 밝혀진 바로는 폭로학생은 에펨코리아 계정 정지를 당했다고 한다. 사유는 운영정책 위반. 에펨코리아 운영정책을 보면 알겠지만 폭로학생이 운영정책에 위반되는 글을 쓴 것은 맞다. 애초에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에펨코리아가 어떤 사건에서든 어느 쪽 편에 서게 되거나, 한 쪽의 도구로써 사용되는 상황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에펨코리아 입장에서는 운영정책에 따라 학생을 정지시킨 것일 뿐이다.
성인권센터 유튜브 채널에서 어느 학생의 제보의 내용을 토대로 이 사건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여 올렸다.# 제보 내용상 제보학생은 폭로학생과 동일인물이거나 같은 모둠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 해당 영상에서는 폭로 학생이 쓴 글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실려 있다. 성인권센터는 공론화에 최대한 힘쓸 것을 약속하고 보성고등학교 동문회와 함께 보성고등학교에 항의를 할 의사를 밝히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성인권센터 유튜브에서 공개한 커뮤니티 게시물에 따르면, 보성고 동문회 이사와 같이 보성고에 항의 방문을 했던 보성고 졸업생과, 성범죄무고센터의 소장이자 한국성평화연대 대표인 이명준 대표와 함께 이 사건의 해결 방법에 대해 6월 22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인헌고등학교 사상 강요 사건으로 잘 알려진 최인호 대표가 함께한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2021년 6월 21일 오후 8시 경 제 2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의 철학 교수 겸 유튜버로 유명한 여명숙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개수작TV 커뮤니티에 폭로 학생이 쓴 글 전문이 게시되었다.# 학생에 대한 보복이 있을 경우 가만 있지 않겠다는 의미의 엄포도 덧붙였다.
서울에 있는 보성고등학교? 선생이라는 작자가 생활기록부로 협박을 하면서 사상을 강요해?! 오냐 그 연극 나도 출연해 보자 . 애기 털 끝 하나만 건드려 봐라. 끝.
여론의 반응은 매우 폭발적이다. 이전에 본인이 여성의당을 모욕한 혐의로 1심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이나, 휘문고 교사 천안함 모욕 사건과 같은 꽤나 굵직한 이슈에 관한 게시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좋아요가 올라가더니 게시 12시간 만에 1만개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좋아요 갯수를 달성했다. 이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분노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 게시물의 댓글에서는 개수작TV에서 이 사건을 다룬 영상이 올라올 것을 예상하며, 폭로 학생 측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을 기대했다.
여명숙, 최인호와 같이 인지도가 큰 인물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대중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는 중.
보성고등학교 홈페이지에 < 심화국어 사안과 관련한 보성고등학교 입장 >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건에 관한 입장문이 올라왔고, 이후 디시인사이드에도 올라갔다.
4. 반응
4.1.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이 사건의 폭로글이 업로드된 이후, 같은 수업 들은 학생의 인증, 동문의 항의 방문 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개드립넷, 디시인사이드 등 타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해당 사건으로 보성고 갤러리의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게시글도 늘어났다. 기존의 적은 수의 이용자에게 맞춰져 있던 념글컷 때문에 글은 올리는 족족 개념글을 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보성고 갤러리는 6월 24일 폐쇄되었다. 갤러리 운영자가 '급격히 늘어난 이용자에 대한 부담, 자신이 원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난 갤러리 분위기'를 이유로 이용자와 상의 없이 갤러리 폐쇄를 요청한 것' 갤러리 운영권을 다른 이용자에게 넘기라는 글이 수도 없이 올라왔지만 해당 운영자는 침묵했고 결국 갤러리는 폐쇄되었다. 대체 공간으로 보성고 갤러리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보성고 미니 갤러리가 개설되었으나 화력은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2021년 6월 28일부터 시작된 보성고의 1학기 기말고사 때문에 해당 주간은 학교에 접근이 불가능해졌고 폭로 학생 또한 시험에 집중해야 하기에 활동을 하기 어려워진 점 때문에 떡밥이 식고 있다. 이러다가 사건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각종 단체의 노력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러 사람들이 보성고 마이너 갤러리 부활을 위해 갤러리 개설 신청을 반복하고 있으나 신청하는 족족 반려되어 전 보성고 갤러리 이용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울분을 사고 있다. 반려 사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소 관련 이슈로 현재 학교갤 개설 불가능"
"명예훼손 사유로 당사자 개설요청"
보성고 갤러리 부활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나 개설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4.2. 시민단체
성인권센터, 보성고 졸업생 단체, 한국성평화연대, 학생수호연합, 오세라비 등 총 44개의 단체가 보성고에 항의 공문을 제출할 예정이다.2021년 6월 24일 성인권센터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보성고 동문회 대표, 성평화연대 대표 등과 더불어 학교에 항의 공문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아예 열려있던 문을 닫아버리고 시민단체 대표들을 바깥에 계속 세워놓으며 문전박대하는 것은 물론 고발 학생에게 불이익을 가하지 않겠다는 확인을 받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려는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답을 회피하거나 적반하장으로 다 학생 잘못이라며 화를 내는 등의 갖은 추태를 보였다.
2021년 6월 28일 성인권센터에서 새로운 영상을 업로드하여 수많은 시민단체와 오세라비까지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것임을 밝혔다. 여명숙 전 의원이 이 사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여명숙 전 의원이 운영하는 개수작TV의 커뮤니티 게시물을 보면 알겠지만, 여명숙 전 의원은 이미 전부터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학생에게 불이익이 갔다가는 가만 있지 않겠다는 식의 엄포를 놓은 바가 있다. 같은 날 성인권센터는 여명 서울특별시 시의원 또한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발언할 것임을 커뮤니티를 통해 알렸다. 오세라비, 여명숙, 그리고 현 서울특별시 시의원 등 거물급 인물의 대거 등장으로 사건의 규모는 나날이 커지는 수준.
4.3. 언론 보도
2021년 6월 25일 세계일보 신성철 기자가 제도권 언론 최초로 이 사건을 보도하였다.5. 문제가 되는 이유
위 문단들에서는 사건의 경위와 역사 위주로 쓰여있다. 그러나 경위만큼 중요한 것이 "본질적으로 왜 이 교사의 행동이 문제가 되는가"이므로 여기에 별도의 문단을 할애한다.- 문제점1. "남성이 성폭력 피해자일 수 있다"와 "남성이 성폭력 누명 피해자일 수 있다"은 서로 다른 명제이다.
교사의 카카오톡 캡처를 보면 "성폭력 문제는 대부분이 가해자 남성에 의해서 일어나는거야.", "최근 군대 성폭력, 남성 상관이 여성 부하를 성추행한거야" 등등의 발언을 하며 남성은 성폭력 가해자로 설정되어야 마땅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즉, 현실에선 성폭력 가해자 쪽이 대체로 남성이므로, 남성이 피해자로 등장하는 폭로학생의 연극내용은 현실과 반대되는, 자칫하면 현실을 왜곡하는 연극이 될 수 있다는 것(그러므로 수정해야한다는 것)이 교사의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폭로학생은 연극에서 여성을 성폭력 가해자로, 남성을 성폭력 피해자로 설정한 적이 없다. 폭로학생은 남성을 "성폭력 누명을 쓴 피해자(무고에 의한 피해자)"로 설정한 것이지, 여성에게 강간을 당하거나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로 설정한 것이 아니다. 누명을 씌운다는 것은 인간의 양심 결여, 복수심, 이익추구 등에 의해 일어나는 문제이지, 양성 간의 근력차이나 성욕차이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배우 이진욱의 사례나 축구선수 네이마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남성이 대체로 완력이 강하더라도 여성의 앙심이나 변심으로 인해 "누명을 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심지어 상서중학교 성추행 의혹 교사 자살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최초에 남성 교사에게 누명을 씌웠던 여학생들이 사실은 다 장난이었다고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을 확정적 가해자로 취급하는 교육청과 언론의 처사로 인해 교사가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자살했던 사건도 있다. 즉, 남성은 얼마든지 성폭력 누명 피해자일 수 있다. 성폭력 누명을 쓴 비정규직 남성의 수가 무시할만큼 적다거나, 혹은 누명을 쓴 여성의 수에 비해 누명을 쓴 남성의 수가 적다는 등의 통계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즉, 폭로학생이 계획했던 연극의 내용이 현실세계의 범죄 빈도를 왜곡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현실에서의 성폭력은 대체로 남성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연극을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차라리 무고죄에 대해 기소율이나 법리적 해석 등을 언급하면서 폭로학생을 설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적절했을 것이다.
- 문제점2. 교사는 학생에 대한 평가권리를 갖지만, 그 권리는 해당 과목의 합의된 내용과 범위에 대해서만 유효함
논란의 중심이 된 교사는 심화국어 과목을 맡고 있고, 논란이 된 수행평가(연극) 역시 심화국어 시간에 시행된 것이다. 그런데 "국어 과목"이란 문법, 독해, 언어/어휘의 변천사, 토론능력, 문학 등을 내용으로 삼는 과목이며, 절대로 "어떠한 사상은 참이고 어떠한 사상은 부적절하다", "어떠한 사회이론은 참이고 어떠한 사회이론은 거짓이다"라는 식으로 단정하는 과목이 아니다. 그러한 주장들은 국어과목의 교육범위를 넘어선다. 사상과 사회이론에 대해 토론하거나 비판하는 "과정"과 "방법"을 기술적으로 배양하는 것은 국어과목의 역할이지만, "결론"을 정하는 것은 국어의 역할이 아니다. 애초에 사상에 대한 주제를 더 정당하게 다룰 수 있는 "윤리와 사상" 과목일지라도 "어떤 사상은 옳다"라고 단정지어 가르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다만 어떤 학자가 어떤 사상을 주장했는지, 사상 간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가르칠 뿐이다. 이러한 점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수능 문제들을 생각해보라. 학자와 사상을 연결짓는 문제, 그리고 각 학자라면 주어진 지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를 물어보는 문제는 있지만, "이 중에서 옳은 사상과 틀린 사상을 고르시오"라고 묻는 문제는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교수법과 기조 자체가 민주주의적 교육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다. 즉, 특정 사회이론(남성을 갑질을 행하는 가해자, 여성을 피해자로 상정하는 사회가설)에 우호적인 연극을 준비하라고 강요하고, 그렇게 해야만 좋은 평가를 생기부에 기재해주겠다는 협박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어교사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다. 교사가 개인적인 욕심으로 학생의 페미니즘 역량이나 성차별 인지 수준 같은 것을 평가하여 생기부에 반영하고자 한다면, 페미니즘 동아리를 만들어서 그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들에게만 그러한 조치를 수행하면 된다.
- 문제점3.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위반함
"여성을 혐오하고 억압하는 남성"과 "피해받는 여성"이라는 구도 설정은 페미니즘의 핵심 공리 중 하나이고, 이러한 공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정당에 따라 상당히 논쟁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남성은 가해하고 여성은 피해받는다는 명제에 대해 "절대적으로 참이고 자명한 내용이라서 사회적 합의를 구할 필요가 없는데?"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국민도 그만큼이나 많을 뿐더러, 또한 결정적으로 이런 내용이 의무교육 내용으로 인정받은 적이 없다. 교사는 공무원으로서 이러한 내용을 학생에게 강요하지 않을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내용에 대한 뚜렷한 지지/반대 표현을 지양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일으킨 보성고 교사는 이러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였다.
- 문제점4. 범주의 문제점
인간들은 어떤 축 상에서는 강자이지만, 어떤 축 상에서는 약자일 수 있다. 누군가는 유전병이나 장애로 인해 물리적으로 약하지만 경제적으로 강자일 수 있고, 누군가는 경제적으로 강자이지만 학업수준이 낮아서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구조주의 사회운동가들이 밥먹듯이 비판하는 특권층인 "백인 남성"이지만, 또한 동시에 나치의 위협을 피해 미국으로 도망쳐야했던 "유대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폭로학생의 연극에서 어떠한 여성 등장인물이 여성으로서는 약자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축(정규직/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의 축) 상에서 강자로 설정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학생의 입장에선 갑질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흔치 않은 상황을 연출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즉 밤길에 안전하게 걸어다니고 평상시에는 피해받을일이 많이 없는 남성이더라도 비정규직이라는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얼마든지 여러 갑질과 방관, 억울한 누명이나 소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정규직/비정규직 구조의 부조리함과 차별을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약자일 수 있는 경우 외에도, 오히려 "남성이라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약자의 위치에 서고 생명권을 위협받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에서 8급 공무원 남성은 출산 휴가 중이었는데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호출당해서 의암댐 인공수초섬을 탐색하는 임무에 투입되었다가 익사했다. 해당 남성의 부서에는 계장급인 여성과 차석주무관 급인 여성이 있었고 이들은 딱히 휴가 중이었다는 언급도 없지만 휴가 중인 남성주무관을 굳이 불러서 위험한 일을 떠넘긴 것이다. 사실 이외에도 화재진압 업무, 섬/오지 발령 등의 일에서 남성들만이 대상이 되고 혹사당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산재 통계 링크 에 따르면, 2020년 경기도 산업재해 피해자 중 남성이 21666명으로 78.4%를 차지한다.
- 문제점5. 차별과 갑질을 비판하는 수행평가를 실시하면서, 정작 본인도 교사-학생 구조를 이용해 갑질을 시도
갑질이라는게 별 게 아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의 의사에 반하여 비대칭적인 권력과 도구를 활용해 상대를 굴복시킨다면 그것이 바로 갑질이다. 폭로학생에 따르면 교사는 "이것은 부탁이 아니다. 너희가 수업내용을 잘못 이해한거나 다름없으니 너희는 수정해야한다"라고 말하며 생기부 상의 불이익을 언급했다. 즉 "평가하는 교사"와 "평가받는 학생"이라는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주지시킴으로써 학생의 연극내용을 교정하려고 한 것이다. 이런식으로 교사가 내로남불의 행태를 보이는데, 차별과 갑질에 대한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계기와 진정성에 대해서 학생들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 물론 일단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교사의 입맛대로 연극을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후일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어 투표권을 행사하고 정치적으로 활동할 때 교사의 사상이 진정 조금이라도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문제점6.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진영논리
해당 교사는 대다수의 성범죄는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므로 해당 연극에서 가해자는 남성,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구도를 강요해왔다. 하지만, 여성시대 남성 성착취물 공유 사건이나 2014년 러시아에서 강도 남성을 강간한 여성 미용실 주인과 같은 사례처럼 #[2], 여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역시 명백히 존재한다. 하지만,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성범죄가 반대 사례보다 많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성범죄의 가례가 존재하지 않는것 처럼 무시해도 좋다면, 남성의 아동학대 사례가 여성의 아동학대보다 적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해도 좋다는 터무니없는 결론이 나올 뿐이다. 또한, 무고 사례 역시 여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사례가 반대보다 많지만, 왜 해당 내용은 다수의 원칙을 적용받지 않고 검열되어야 하는가? 남성이 여성을 성범죄로 무고하는 사례 역시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배척되어야 하는가?
6. 기타
- 교사가 지위를 이용하여 학생에게 사상을 강요하거나 강요할 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인헌고등학교 사상 강요 사건, 페미니스트 교사 조직의 아동 세뇌 및 학대 논란 등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