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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56:01

사회심리학

사회 심리학에서 넘어옴
1. 개요2. 다른 학문과의 관계
2.1. 사회학
2.1.1. 심리주의?
2.2. 성격심리학
3. 연구의 대략적 역사
3.1. 여명: 영향력의 이상심리학3.2. 발전: 어엿한 학문으로의 정립3.3. 현대: 외연의 확장과 방법론적 논쟁
4. 주제
4.1. 연구방법론적 이슈들
4.1.1. 재현성연구투명성 상의 문제4.1.2. 이념에 의한 체계적 편향(systematic bias)의 가능성
4.2. 의사결정
4.2.1. 정보 처리 과정 모형4.2.2. 집단역학4.2.3. 사회적 인지4.2.4. 귀인4.2.5. 태도
4.3. 문화심리학4.4. 생물학적 관점4.5. 정치심리학4.6. 대인관계 (interpersonal relationship)
5. 유명 대학

1. 개요

사회심리학(, Social psychology)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상황, 즉 사회적 상황하에서 개인이 보이는 심적 과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갈래이다.

국내에서는 사회(社會)라는 단어가 갖는 거시적 특성 때문인지 집단, 공동체, 시사 이슈, 대중, 공중 같은 복잡성이 큰 주제만을 주로 떠올리지만, 서구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이 있어서인지 사회적 상황이라고 하면 일단 배우자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같은 것부터 생각하고 들어간다.[1] 즉, 우리나라에서 상상하는 "social" 은 사실 서구의 "public" 에 더 가깝다.[2] 사회심리학이 그런 걸 다루지 않는 건 결코 아니나, 대인관계 심리학이라고 이해되는 주제 역시 사회심리학의 핵심적 영역이다.

사회심리학의 주제들은 분석수준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자기조절이나 목표추구, 정체성과 같이 미시적인 주제는 심리학적 사회심리학(psychological social psychology)이라고도 하며, 집단이나 체제, 정치적 이념 같은 거시적인 주제는 사회학적 사회심리학(sociological social psychology)이라고도 하는데, 이 두 가지 모두에 능수능란한 연구자들이 이 바닥의 탑클래스로 올라간다.

또 다른 방식의 주제 분류를 하자면, 크게 보아 사회적 인지(social cognition) 연구 흐름과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 연구 흐름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간혹 논자에 따라서는 전자를 환원주의적 관점(reductionistic view)으로, 후자를 비-환원주의적 관점(non-reductionistic view)로 구분하기도 한다. 거칠게 설명하면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사회현상 연구자들"과 "인지심리학으로 환원할 수 없는 집단심리학을 주장하는 연구자들" 의 구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단의 사회심리학의 연구 역사에 대한 서술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두 연구자들이 꼭 대립되는 것은 아니라서, 예컨대 Operario & Fiske(1999)는 《Social Identity and Social Cognition》 핸드북에 기고한 글에서 두 조망이 서로 통합될 수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해외 원서들은 많이 있지만 국내에 번역된 책은 많지 않다. 그래도 개론서를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마이어스가 지난 2014년에 사회심리학 원론서를 집필했고 국내에도 2015년 1월에 번역되었으니 그나마 다행. #

심리학계의 황우석(…)이라 불릴 만한 어마어마한 연구부정행위가 저질러진 흑역사가 있다. 디데리크 슈타펠(D.Stapel)이 쓴 논문[3] 중 무려 55개(!)가 주작인 걸로 밝혀졌고, 피인용수가 많게는 100~170회, 총 인용수는 2,000회(!!)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 모든 연구가 죄다 물거품이 되었던 것. 이 일로 인해 이 분야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일시 주저앉았을 정도였다.

유명 저널로 미국심리학회(APA)에서 발간하는≪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JPSP)가 있고, 그 외에 Elsevier에서 출판하는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JESP)나 SAGEPUB에서 발간하는《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PSPB), 《Group Process and Intergroup Relations》(GPIR) 등이 거론된다. 유럽권 연구자들의 논의에까지 관심이 있다면 더 읽어야 하고,[4] 《Human Relations》 같은 대인관계 저널까지 합치면 더더욱 늘어난다. JPSP가 학계의 꼰대(...) 이미지가 생길 만큼 새로운 발견이나 방법론에 보수적인 탓에 젊은 연구자들 사이에선 JESP가 인기가 많다. 이쪽에선 생전 듣도보도 못한 통계패키지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광학장비 측정 같은 희한하고 파격적인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 규제과학과 함께 최근 떠오르는 분야로 각종 일본에 대학에는 종합 인간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국내 여러 대학에선 인간공학/HCI 연구실이 설치되어 있다.

2. 다른 학문과의 관계

다른 심리학 분야들이 한 개인의 내면에서 나타나는 심적 과정을 연구한다면, 사회 심리학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 나타나는 상호 작용 및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심적 과정을 연구하며, 그 복잡성도 더욱 크다.

2.1. 사회학

사회학과 굉장히 가까이 있지만, 정작 학문 간의 분석 단위 내지 분석 수준의 차이를 절감하게 되는 관계이다. 예컨대 차별(discrimination)과 같은 주제들은 두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곤 하지만, 같은 현상을 놓고도 사회학은 사회 구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반면 사회 심리학은 사회 속 개개인의 마음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 사회 심리학은 두 명 이상이 모일 때의 심리는 혼자 있을 때의 심리와는 구별될 수 있는 특징을 지님을 전제하는데, 사회학에서도 일찍이 게오르그 지멜(G.Simmel)이 "2인일 경우 개인의 특성이 관계에 반영되지만, 3인 이상에서는 권력이나 배척 등의 사회 구조적 특성이 창발하는 반면 개인의 특성은 사라져 버린다"[5]는 가정을 세워두었으므로 학제간 연구를 할 때 좋은 비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에서 바라보는 사회 심리학의 연구 주제와 사회 심리학자들이 실제로 논의하는 연구 주제가 서로 달라서 교류에 어려움이 있다. 예컨대 사회성 발달이라는 테마를 똑같이 잡더라도 사회 심리학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법은 그것을 아동기 사회화와 엮어내며, 소집단 역동을 다룰 때에는 그것이 사회 구조를 어떻게 빌드업하는지 고민한다. 사회 운동을 테마로 하는 사회 심리학자들이 기본적으로 정체성(identity)의 관점에서 참여자들의 심리를 분석한다면 사회학자들은 합리적 선택 관점과 사회 구성주의 관점, 비판 이론적 관점을 비교하거나 한다. 심지어 연구자들도 서로 거의 겹치지 않는다. 그래서 제목이 똑같이 《Handbook of Social Psychology》인 핸드북인데도 Wiley-Blackwell에서 나온 Brown & Gaertner(2002)와 Springer에서 나온 Delamater(2006)를 비교해보면 똑같은 사회 심리학을 이야기하는데도 서로 상대 쪽에서 논의하는 내용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진기한 현상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사회학과 학부생들이 전공 선택/심화 선에서 접하는 사회 심리학은 심리학과 학부생들이 전공 필수로 듣는 동명의 강의와는 초점이 다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심리학과에서 강사가 넘어와서 강의를 뛴다면 같은 내용을 듣겠지만. 이런 현상은 사회라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학문 간에 서로 인식론적 출발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같은 맥락에서, 사회 심리학은 사회 문제나 집단 간 갈등에 대해 다른 학문들에서는 발견되기 어려운 독특한 관점을 견지한다. 예컨대 사회 운동(activism)과 비교하자면, 인권 운동이나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 같은 분야에서는[6] 각종 사회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대처하기 위해 앤 포러(A.Forer)가 제창한 페미니즘적 방법론인 의식 고양(consciousness raising)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 심리학의 방법론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사회 심리학이 사회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대해 내놓는 처방은 도리어 편견 감소(prejudice reduction)라고 할 수 있다. 양자를 서로 비교하자면, 집단 간 갈등에 있어서 의식 고양은 피해 집단에게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자각을 일깨우고, 가해 집단에게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자각을 일깨우려 한다. 이로써 이들은 피해자들이 하나로 단결하고 결집ㆍ정치 세력화하여 권력을 쟁취하고, 마침내 억압과 지배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혁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사회 심리학의 방법론은 정반대다. 집단 간 갈등 상황에서 사회 심리학자들은 두 집단이 서로에 대해서 갖고 있는 편견 및 고정관념과 적개심을 줄이고 긍정적인 접촉과 협력의 경험을 늘리려 한다. 이로써 이들은 두 집단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관용하고 이타적이며 호혜적으로 돌보는 관계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7] 물론 현대에는 학문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런 '엄격한' 차가 많이 흐려진 감은 있지만, 이러한 차이는 사회 심리학이 사회 문제의 인식을 위하여 갖추고 있는 고유 분석틀의 존재로 인하여 발생한다.

2.1.1. 심리주의?

사회심리학은 종종 사회학 전공자로부터 심리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반대로] 심리주의는 제대로 된 정의나 번역도 없으며 학술용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난조의 의미만을 갖는다. 요컨대 사회구조를 고작 인간 심리만으로 설명하려는 가망 없는 시도라는 뜻이다.

면전에서 대놓고 이런 소리를 하거나 공적으로 발언하는 경우는 없지만, 사석에서 종종 나오는 이야기다. 정말로 사회심리학을 심리주의라며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그만큼 학제간 연구에 무관심하든지, 제도권에서 연구용역을 수행할 때 한 번도 심리학자와 협업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학문적 '햇병아리' 라든지,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든지, 평생 사회학계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라든지, 이 중의 하나로 치부될 뿐이니 무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회과학계 전체에서 이런 사람들 하나하나가 갖는 영향력은 매우 미미하다.

사회심리학은 과연 사회학계 일각에서 불평하는 것과 같은 심리주의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정말로 그렇다면 사회심리학자들이 분석 수준에 대해 지금처럼 민감하게 훈련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회심리학 역시 생물심리사회적 모델(biopsychosocial model)의 세 가지 분석 수준의 차이를 인식하되, 심리학의 중요성이 생물학과 사회학적 분석 수준의 중요성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세일즈할 뿐이다. 다시 말하면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심리학자들은 사회학적 접근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적 접근만큼이나 심리학적 접근도 중요하다고 전제한다. 계급배반투표처럼 거시적 관점에서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사회현상도 인간의 내면 심리로 들어가면 의외로 답이 쉽게 얻어짐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사실 한 학문에서 쉽게 풀리지 않던 문제가 다른 학문에서 쉽사리 풀리는 일은 인문과 자연을 막론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심리주의를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꺼내는 떡밥이 바로 측정 불가능성이다. 인간의 어렴풋한 심리를 어떻게 엄밀한 사회 연구에 동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심리학이라는 과학적 학문의 역사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따위가 아니라 스탠리 스티븐스(Stanley S. Stevens)와 같은 정신물리학자들의 공헌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설명해 주면 된다. 그리고 현대 사회과학 업계 연구방법론의 표준이 된 측정 이론이나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개념화 역시 20세기 초·중반의 심리학자들에 의해 세워졌으며 이제 더 이상 심리 측정에 대한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일러주면 된다. 심지어 이런 방법론적 밑바탕은 심리학도뿐만 아니라 사회학도들, 더 나아가 의학도들도 가열차게 배우고 있으며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 시험범위에도 속한다는 점도 상기시켜주면 더욱 좋다. 비록 소소한 각론적 논쟁은 있을지언정, 측정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에 그걸 기반으로 사회심리학이 아직까지 생존할 수 있었고 폭넓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2.2. 성격심리학

사회심리학자는 성격심리학을 함께 연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며, 학술지나 연구공동체 단위로 성격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을 통합적으로 다루기도 한다. 이를테면 사회심리학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로 꼽히는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9] 및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은 이름만 봐도 두 분야가 공유하는 학술지임을 알 수 있다. 단, 두 분야가 항상 함께 가는 것은 아니다. 두 분야 간에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도 실제로 꽤 있다. 대표적으로 소위 "trait vs. state 논쟁" 이 있는데, 어떤 특정 개념에 대하여 그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격특질" 인지, 환경맥락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상태" 인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성격심리학은 전자를, 사회심리학은 후자를 주장하는 편.[10] 임상심리학자: 그냥 싸우지 말고 둘 다 측정하면 되잖아?[11] 또한 찰스 카버(C.S.Carver) 같은 저명한 성격심리학자들의 연구성과는 사회심리학에서도 즐겨 활용되지만, 정작 이들은 사회심리학적 이슈가 나오면 (자신의 이론을 응용한 것인데도)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다.

종종 에리히 프롬을 사회심리학자로 치는 사람도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접점은 거의 없다. 그는 정신분석학마르크스주의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면서 나치즘을 설명하고자 시도했는데, 아마도 공격성이나 권위주의를 건드려 보았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자신의 책에서 사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도 그의 공헌은 몹시 제한적이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초창기 권위주의(authoritarianism) 연구에 크게 공헌했던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사회심리학자라고 주장하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심지어 이 사람은 현대의 실증적 논문들에도 꾸준히 인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3. 연구의 대략적 역사

역사는 대략 100여 년 정도 되었지만, 여타 심리학 분야에서의 발견이 사회심리학의 기초를 놓기도 했음을 감안한다면 그 역사는 더 길어진다. 최초의 교재는 1908년의 McDougall의 저서가 꼽히며, 최초의 사회심리학만의 독점적 연구주제는 N.Triplett의 "사회적 촉진". 1970년대까지의 초기 사회심리 연구에 예일 대학교스탠퍼드 대학교의 공헌이 크다. 역사에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Handbook of the History of Social Psychology》 핸드북을 참고할 것.

이하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선별적인 것이며, 포괄적인 설명이 아니다. 나무위키에 한정하여 각 시대별로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나 연구자들이 공유하고 있던 의식을 묶어 정리한 것이므로, 용이한 설명을 위해 일부 이슈들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누락했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것.

3.1. 여명: 영향력의 이상심리학

사회심리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어느 순간 명확하게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아닌지라, 어디부터 사회심리학 관련 연구라고 해야 할지는 상당히 논쟁적이다. 우선적으로 언급할 것은, 사회심리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어떤 사람들은 "대단히 사회심리학적" 이라고 할 만한 생각들을 해냈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그 효시로서 부득이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1895)를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해당 문서에서도 소개되지만 그 당시 식자들은 대중의 마음, 군중의 행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생각을 관통하는 핵심은, 군중의 영향력을 받은 개인은 통제 불가능하게 되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사회심리학의 거대한 테마, "사회적 영향력"(social influence)이 출발했으며 이는 훗날 광고심리학 및 소비자심리학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많은 사회심리학자들은 학문의 시초를 이야기할 때 제2차 세계 대전의 영향을 빼놓지 않는다. 실제로 쿠르트 레빈(K.Lewin)이나 칼 호블랜드(C.I.Hovland), 어빙 재니스(I.Janis)와 같은 인물들은 커뮤니케이션학 등의 인접분야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어질 정도로 여러 학문들의 탄생에 영향을 끼친 태산북두로 기억되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대전 중 미군에 소속되어 심리전을 진행하던 군사심리학자들이기도 했다.[12] 이데올로기와 명분의 싸움 속에서 이들이 맡아 실시한 작전들 중 상당수는 사상이 다른 (특히, 파시즘의 세례를 받은) 적군을 설득해서 사상전향을 시키는 것이었고, 반대로 멀쩡히 아군이었던 병사들이 적군의 농간(…)에 의해 적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버리는 일들도 목도해야 했다.[13]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이념을 주입하는 등으로 용기백배하고 사기충천하게 하는 일 역시 이들의 역할이었다. 어쨌거나 이런 현상들 역시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A가 B에게 설득적 메시지를 통해 영향력을 끼치는 사례들로 취급할 수 있었다.

전쟁의 참화가 지나간 이후, 다른 여러 사회과학들이 그러했듯이, 1950년대~1960년대의 사회심리학계 역시 인간에 대한 현자타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전쟁을 겪으며 이들이 발견한 인간상은, 타인의 트릭에 의해 너무나 쉽게 지배되고, 조종되고, 조작되고, 우스꽝스럽게 놀아날 수 있는 존재일 뿐이었다. 인간은 무수히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동물에 지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당시 인기를 끌던 정신분석학행동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마음이 병든 존재이자 보상과 처벌에 반응하는 단순한 설명이 가능한 유기체였다. 오늘날 심리학개론 교과서에도 실리는 레온 페스팅어(L.Festinger)의 1달러 대 20달러 실험, 스탠리 밀그램(S.Milgram)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 솔로몬 애시(S.Asch)의 동조 실험 등등이 쏟아져 나오면서[14]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바보가 될 수 있는지(…) 모를 정도로 한없이 추락했다.

이처럼 "한 인간이 (혹은 다수의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영향력을 끼칠 때, 그 결과는 대체로 부정적인 상황을 초래한다" 는 공통된 인식은, 이 당시의 가장 핫하던 심리학 저널 중 하나의 이름이 《Journal of Abnormal and Social Psychology》 였음을 생각해 보면 감이 잡힐 것이다. 인간의 사회적인 심리, 즉 "여럿이 있을 때의 심리는 혼자 있을 때의 심리와는 다르다" 는 사실 자체가 요컨대 하나의 병리적인 상태로 취급될 정도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던 것. 물론 이 시절에도 모든 연구들이 전부 그런 인식을 공유하진 않았지만, 통제의 소재(locus of control)나 사회적 교환 이론(social exchange theory)과 같은 다른 학술적 성과들도 가만 보면 인간에 대해 상당히 건조하고 냉정한 시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3.2. 발전: 어엿한 학문으로의 정립

이후 시간이 지나며, 1960년대~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심리학계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미국 사회에서 전례없는 인권 운동이 일어나면서, 흑인들과 여성들, 성소수자들, 기타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인기를 끌고 히피 문화가 범람하면서 학계 역시 변화를 맞이했다. 이는 대학교 캠퍼스 역시 예외가 아니라서, 시위에 참여하던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들어와 석사생이 되고 박사생이 되면서 그들의 문제의식을 연구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전쟁의 고통스런 기억을 갖고 있던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자신의 아픔을 학문적 호기심으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60~70년대의 가장 대표적인 발전을 꼽자면 바로 인종차별에 관련된 사회심리 연구라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폭발적인 논의의 발전을 겪으면서 편견 연구가 급속하게 몇 단계씩 도약했다. 대표적인 학자가 바로 상징적 인종주의(symbolic racism)에 대해 주장한(1971) 데이비드 시어스(D.O.Sears).

한편 이 시기는 (최대한 늦게 잡을 경우) 사회심리학이 인지주의를 수입해 와서 가열차게 연구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인간의 언어와 기억에 관련된 최신의 성과들은 당시만 해도 최첨단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사회심리학에서도 인상형성(impression formation), 대인기억(person memory), 사회적 정보처리(social information processing) 같은 주제들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든든한 기초석으로 삼아서 비로소 고정관념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 그 위에 세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일 뿐이라서 제한된 생각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자 애쓰는 존재일 뿐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지적 용량을 많이 잡아먹는(?) 정확한 생각과 인지적으로 효율적이지만 부정확한 생각을 나눌 수 있겠다는 제안이 나왔고, 향후 이는 하단에 서술되듯이 사회심리학 이론의 블랙홀과도 같은 이중 과정 모형(dual-process model)의 단초가 된다. 아무튼 이때의 학계에는 "사회적인 현상은 조금 더 복잡한 인지적인 현상일 뿐" 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연구자들이 있었다.

1970년대~1980년대에 들어, 사회적 인지 연구가 득세하던 사회심리학계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폴란드 태생의 사회심리학자 헨리 타이펠(H.Tajfel)은 기존의 사회적 인지의 관점에서 편견을 건드려 보고자 시도하고 있었으나 곧 문제가 단순치 않음을 깨달았다. 사회심리학계는 개인 내(intrapersonal) 및 개인 간(interpersonal)의 분석 수준에서 벗어나, 인지만 가지고는 설명할 수 없는 집단이라는 새로운 수준을 필요로 하고 있었던 것.[15] 그가 자신의 박사과정생 존 터너(J.Turner)와 함께 1979년 만든 사회적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은 사회심리학자들에게 집단심리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고, 사회적 인지 전통과 어깨를 대등하게 하는 집단 간(intergroup)의 분석 수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리고 이 터너가 다른 난다긴다 하는 이론굇수(…)들과 함께 1987년에 추가로 만든 자기범주화 이론(Self-categorization theory)은 개인의 인지와 집단 수준을 모두 통합하면서도 또 추가로 집단 내(intragroup)의 분석 수준을 내놓았다(…). 이상의 두 이론은 함께 묶어서 사회적 정체성 접근(social identity approach)이라고 불리며 집단심리 연구에 있어 최고존엄의 위상을 차지했다. 심지어 현대에는 이쯤되면 반증이 가능하냐는 학계 일각의 불평이 나올 정도라고 하니...

시간이 흐르고 새롭게 계속 나타나는 사회심리학의 연구 영역들은 계속 구체화와 체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사회적 영향력, 인종차별, 성차별, 이중 과정 모형, 편견 및 고정관념, 사회적 인지 등의 수많은 주제들은 80년대가 되고 다시 90년대가 되는 동안 여기 다 일일이 적기에는 여백이 부족할 만큼 막대한 연구 성과들을 내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굉장히 중요한 연구방법론적 진전이 이루어지는데, 바로 인간의 반응에는 외현적(explicit)인 것과 암묵적(implicit)인 것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1995년에 앤서니 그린왈드(A.Greenwald)와 마자린 바나지(M.Banaji)는 이 사실을 학계에 알렸고, 외현적 반응은 적당히 포장(…)할 수 있어도 암묵적 반응은 그럴 수 없다는 데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1998년, 암묵적 연합 검사(IAT; implicit-association test)가 등장하면서 이제 사회심리학 연구는 설문지 연구 및 관찰연구에서 벗어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반응속도를 밀리초 단위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암묵적 기억을 건드려서 이끌어올리는 새로운 방법이 바로 점화(priming)라고 불리는 기술로, 존 바지(J.Bargh)와 같은 인물들에 의해 점화의 자동적(automatic)인 측면 네 가지(인식, 의도, 효율, 통제)가 사회적 인지 연구에서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되었다(1994).

1990년대의 중요한 특징들을 두 가지 정도 더 들자면, 첫째로 심리학의 학제 간 교류가 촉진되었다는 점이 있다. 우선 자기심리학(psychology of self)과의 통합이 몹시 촉진되었다. 사회심리학은 자기심리학의 화력지원을 받으며 그들의 이론적 조망을 형성하기도 하고, 사회심리학의 통찰을 통해 자기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도 했다. 이때의 유명한 학자 중 하나가 바로 로이 바우마이스터(R.Baumeister)[16]로, 90년대의 주요 성과로서 흔히 자아고갈(ego depletion) 및 소속 욕구(N-belong)등에 대한 연구로도 유명하지만 사회적 자기에 관련된 연구, 특히 자존감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또한 이 인물은 진화심리학과도 통섭을 시도하여, 인간이 어째서 사회적 동물인지에 대한 진화론적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학제 간의 통합은 문화심리학에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헤이즐 마커스(H.Markus)와 키타야마 시노부(S.Kitayama)의 연구(1991)나 해리 트리안디스(H.Triandis)의 《Culture and Social Behavior》(1994) 등은 사회심리학자들도 반드시 알아야 할 성과가 되었다.

같은 시기의 두 번째 특징으로는, 사회심리학의 연구범위가 계속 확장되어 마침내는 이념적 수준에 이르는 사회심리 이론들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마르크스주의적 배경의 연구자 존 조스트(J.T.Jost)는 앞서 암묵적 인지를 발견한 인물 마자린 바나지와 함께 1994년에 체제 정당화 이론(system justification theory)을 제시했으며, 흑인 사회심리학자 짐 시다니우스(J.Sidanius)와 여성 사회심리학자 펠리시아 프라토(F.Pratto)는 1999년에 사회적 지배 이론(social dominance theory)을 주창했다. 이런 이론들이 사회학계 및 정치학계의 논의들과 대비되는 점이라면, 이들의 분석 수준이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개인내적 심리의 수준에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구조와 권력까지 고찰하는 거시적 수준에까지 걸쳐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행보는 훗날의 정치심리학(political psychology)의 출현과도 깊게 맞닿아 있다.

3.3. 현대: 외연의 확장과 방법론적 논쟁

2000년대 들어 사회심리학계는 성격심리학계와 함께 다시 한 번 심리학 전반에 걸친 혁명적인 충격파를 맞이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등의 개발에 힘입어 나타난 두뇌혁명, 즉 신경과학은 이들 학문분야들과의 협업을 빠르게 이루어냈으며, 이 시절 핸드북들마다 정말 어떤 사회심리학적 주제이든 간에 향후 연구방향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이 주제에 관련하여 연구를 하는 쪽이 트렌디하고 전망이 밝다" 는 식의 언급들이 쏟아져나올 정도였다. 그 결과 사회신경과학이 등장했으며 실제로 사회적 배척(social exclusion)과 같은 몇몇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쪽에 뛰어들었던 사회심리학자들이 뉴런 수준의 기작이나 신경영상학에 대해 그다지 이해가 밝지 못했던 탓에(…) 주류 사회심리학계에게는 공연히 뻘짓한다고 까이고 신경과학계에게는 부두교 과학(voodoo science) 수준의 처참한 방법론이라고 까이기도 했다(2009). 사회신경과학은 현대에도 연구의 수요가 매우 높기는 하지만 조금은 더 침착하게 잘 준비해서 연구해야 하는 전문적인 분야가 되었다.

이 시기의 다른 확장이라면 바로 사이버심리학(cyberpsychology)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 독특한 환경[17] 속에서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패턴을 과연 기존의 사회심리학 이론으로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또한 일정 부분은 학자들 본인들부터가 실로 너드스럽게도 인터넷에 친숙한 소장파 연구자들이었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특히 익명성이라는 독특한 조건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력의 차이도 탐구해 볼 만했고, 면대면 환경이 아닌 이상 대인지각 연구도 새롭게 다시 이것저것 해 볼 만한 것이 많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회심리학은 2010년대 들어서 테러리즘의 위협이 커짐에 따라 인터넷과 SNS가 테러리즘의 확산에 끼치는 영향을 규명해야 할 책무를 안게 되었다. 특히나 저 ISIS트위터로 동조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하면서, 유럽권이고 북미권이고 할 것 없이 너도나도 미친듯이 연구비를 쏟아붓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사이버 세계에서의 인간의 사회심리적 패턴이 현실 세계에서의 행동패턴과 얼마나 달라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기는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

또한 2001년조너선 하이트(J.Haidt)와 제시 그레이엄(J.Graham)이 사회적 직관론자 모형(social intuitionist model), 2009년에 도덕성 기반 이론(moral foundation theory)을 제시함에 따라, 인간의 도덕적 판단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에 기존에는 철학자들이나 건드리는 주제라고 여겼던 도덕윤리에 대한 연구의 문이 열리면서, 비로소 도덕심리학(psychology of morality)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영역이 만들어졌다(2008). 린다 스키트카(L.J.Skitka)와 같은 일부 도덕심리학자들은 더 나아가, 인간의 도덕적 판단으로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정의(justice)와 같은 다른 용어들을 가지고 설명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얼마나 적절한 제안일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2010년대의 사회심리학계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진통을 맞이하고 있다. 하단에 별도로 설명하게 되겠지만, 많은 사회심리학자들은 서구 중산층 대학생들의 경험이 과연 인류 전체의 심리를 대표할 수 있을지(2010), 기존에 옳다고 생각했던 여러 연구들이 시간이 지난 현대에도 똑같은 절차를 거쳐 똑같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지(2015), 데이터 주도적 연구를 통해 상식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이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2011)와 같은 다양한 고민들을 새삼 떠안게 되었다. 심지어 10년 전쯤에는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했었던 fMRI조차도 1종 오류와 같은 중대한 방법론적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져서(2016) 학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브라이언 노세크(B.Nosek)와 같은 의욕 있는 연구자들의 노력에 따라 만들어진 개방과학협력체(OSC; Open Science Collaboration)의 논문은 《사이언스》 지에 실려서 여러 과학분야 학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며,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온 연구나 영가설을 기각하지 못한 연구만 전문으로 실어 주는 저널들도 속속 등장했다.


4. 주제

복수의 인간 사이에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때문에, 연구하는 범위 자체는 매우 넓다. 아래 모든 것이 전부 사회심리학으로 불릴 수 있다! [18] 심리학의 각 분야들 중에서도 유독 이론적 논의가 활발하고, 좋은 이론을 세우면 그만큼 빨리 인정받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십 가지의 이론적 조망을 달달 꿰는(…) 것이 필요하다. 말이 쉽지 사회심리학 이론에 관련된 핸드북으로는 Handbook of Theories of Social Psychology Vol.1, Vol.2 (2011)가 있는데, 챕터는 50개에 양은 1,144쪽에 달한다. 이 두 권을 석사졸업 전에 완독하는 걸 목표로 삼아보자. 참고로 목표설정 및 목표추구와 같은 동기심리학 이론들도 많이 섞여있다.

학문 중에서도 트렌드에 유독 굉장히 민감하다.[19] 최신의 흐름을 탐지하는 몇몇 저널들을 꾸준히 구독하면서 감을 잡는 게 낫다.

너무 낡은 주제는 연구주제로서 가치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밀그램의 복종 실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키티 제노비스 살인사건, Robber's Cave 연구 등은 1960년대에 이미 다 해먹을 만큼 해먹은(…) 연구거리들이다. 그나마 그것도 양차대전 이후 서구 지식인들 사이에 인간에 대한 불신과 회의(…)가 팽배해 있던 시절이라 유독 그런 연구들이 호응을 얻고 인기를 끌었다. 50~60년대 사회심리학 연구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부분이 인간의 한계와 결함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간혹 사회심리학의 외연을 넓히는 이론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언제나 격한 환영을 받는다. 저 유명한 사회적 정체성 이론의 경우에도, 이전까지는 "집단수준의 분석은 사회학자들이 할 연구" 라고 치부하던 사회적 인지 연구자들 사이에서 집단역동과 그 갈등이 개인의 정체성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집단심리학이라는 미개척지를 개관했기 때문이다. 근래에도 저 조너선 하이트의 도덕성 기반 이론이 나타나서 인간의 도덕적 판단을 사회심리학적 접근으로 풀어낼 수 있음을 입증하였고, 오늘날 수많은 사회심리학자들이 (한때 철학의 영역으로 여겼던) 도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분야들을 연구하려는 후학 사회심리학도들은 이들의 이론적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극도로 힘들고, 이는 다시 그 이론가의 명성으로 이어지는 법.

그 외에도 지역적, 민족적, 역사적 특성이 연구방향과 펀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컨대 전쟁과 같은 거시적 집단갈등 현상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연구 중이며, 집단 간 협상과 합의의 메커니즘은 숙의민주주의의 고장 네덜란드가 강하다. 인종 간 관계 연구는 맥크론(I.D.MacCrone)을 위시하여 남아공에서 긴 전통을 갖고 있다. 호주캐나다는 정부가 토착 원주민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죄하는 것이 어떤 심리적 효과를 끼치는가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마지막으로 덴마크 사회심리학계는 사람들이 왜 복지국가에 거부감을 갖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4.1. 연구방법론적 이슈들

4.1.1. 재현성연구투명성 상의 문제

2011년경 사회심리학계에서 재현성, 반복검증, 연구투명성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시작하였는데,[20] 사회심리학에서의 재현성 문제 자체는 사실 오래된 비판거리 중 하나이다.

사회심리학 연구들이 반복검증에 실패하는 이유에는 몇 가지 서로 다른 맥락들이 겹쳐 있는데, 한 가지는 단순히 연구 결과들이 너무 유명해져서. 사회심리학 교과서에 실리는 고전적인 사례들인 애쉬의 선분 실험, 안면 피드백 가설[21] 등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실험적으로 검증하려고 하면 사람들이 해당 실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잘 재현되지 않는다.[22] 그래서 이런 낡은 실험과 이론들을 아직까지 붙잡고 있는 연구실은 거의 없다. 이런 주제들을 보면서 재미있어서 사회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괜찮으나 그것으로 학위를 받기는 힘들다는 소리.

한편으로는 연구 가설의 참신성, 흥미로움, 반직관성, 연구분야의 트렌디함에 주목하는 학계의 경향성으로 인해 잘못된 가설을 충분한 검증 없이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권력자세(power posing) 가설[23]이나 긍정정서 비율(positivity ratio) 가설[24] 등이 그 예.

흥미롭고 참신한 가설로 대중에 어필하겠다는 동기가 아니더라도 반복검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사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 사회심리학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자아고갈 이론[27]이다. 이는 앞의 몇몇 사례들에 비해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논쟁으로, 그동안의 연구/출판 관행 상의 문제(출판 편향 등)로 인해 자아고갈의 효과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음에도 존재하는 것처럼 해석되었든가, 최소한 그 효과의 크기가 매우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반복검증 실패를 계기로 제기되었다. (자아고갈 이론 논쟁에 대하여 Slate에 기고된 칼럼의 번역문: #1, #2, #3)

4.1.2. 이념에 의한 체계적 편향(systematic bias)의 가능성

2016년쯤 이후부터는 학계의 좌편향 가능성에 대해 치열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는 도덕심리학자나[28] 고정관념 연구자들이 많이 제기하는 비판인데, 암묵적으로 "리버럴은 도덕적이고, 보수는 꼴통이다" 의 전제가 깔려 있지 않느냐는 것. 따라서 학계에 건강한 보수적 관점을 수혈해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타났다. Inbar & Lammers(2012)의 설문에서 사회심리학자 중의 90% 이상이 스스로가 진보주의자라고 답변하여 학계를 충공깽에 빠뜨렸던 것을 본격적인 논의의 시작으로 본다. Ideological diversity, non-partisan social psychology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1[29] #2 #3 이 주제를 놓고 매우 심각하게 논의하는 《Politics of Social Psychology》 라는 책도 나왔다. 주요 연구자로 재럿 크로포드(J.Crawford), 리 주심(L.Jussim), 호세 두알테(J.L.Duarte) 등이 있으며,[30] 주요 쟁점으로 다음이 있다. 어차피 이 사람들이 전방위적으로 총대를 메고 어그로를 끌어모으고 있으므로, 이 사람들 이름으로만 문헌검색을 해도 아래의 논쟁에 대해 어지간하면 다 찾아읽을 수 있다. 최신의 격렬한 논쟁이므로 아직 너무 확신하지는 말고, 그냥 이런 새로운 시각도 나타났다고만 받아들이자.
이상의 주장들은 진실인지 아닌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놀라는 것 이상으로 학자들은 더욱 놀라곤 한다. 공통적으로 어느 쪽의 편을 들건 간에, 이 논쟁에 참여하는 모든 사회심리학자들은 일반 대중들이 자칫 엉뚱한 오해를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남을 미워하는 어떠한 악의도 이 논쟁을 통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믿는다. 또한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심리학자들도 역시 부족한 사람들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이런 정치적으로 예민한 의문까지 품고서도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어서 대담하게 논쟁할 준비가 되었을 만큼 사회심리학계가 건강하고 성숙해 있다는 것이다.


4.2. 의사결정

인지과학과도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트버스키(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Kahneman)이 연구해 노벨상까지 받은 바 있는 '틀 효과(Frame effect)'. 이러한 연구 분야는 인지심리학과 함께 경제학 등에 적용되어 행동경제학, 실험경제학과 같은 새로운 연구분야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런 분야를 공부하려면 게임 이론의 조망이 필수적이다.

4.2.1. 정보 처리 과정 모형

System 1 System 2
경험적 체계 합리적 체계
휴리스틱 처리과정 분석적 처리과정, 체계적 처리과정
암묵적 처리과정 명시적 처리과정
연합적 처리과정 규칙기반 처리과정

이중 과정 모형을 비전공자 수준에서 간략히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어떤 경우에는 심사숙고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가볍게 대충 생각한다" 정도가 된다. 이것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핸드북인 《Dual-Process Theories of the Social Mind》 도 있는데 석사수준에서 봐도 정신이 훅 날아갈 만큼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위에 서술된 것 이외에도 충동/숙고 모형이나 부적정동 확산/정적정동 확산, 스룰-와이어 모형, 온라인 기반/기억 기반, 빠른 학습 기반/느린 학습 기반, 자동화 체계/통제 체계, 정교화 가능도 모형, 상향처리/하향처리, 범주기반처리/개인기반처리, 뜨거운 체계/차가운 체계 등등 20종류 이상 있다. 이런 흐름에 반기를 든 유명한 인물이 A.Kruglanski인데, 이 사람은 이중 과정 모형의 대안으로 unimodel을 내놓았으나, 그가 만든 인지적 종결 욕구(NfCC)를 제외한다면 주류 이론으로 자리잡진 못했다. #

이 중 정교화 가능도 모형(ELM: Petty & Cacioppo, 1981)의 경우, 설득이 일어나는 과정을 고관여 과정/저관여 과정 2가지로 구분하고, 어느 과정에 의해 설득이 일어나느냐는 태도 대상의 핵심적 장점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교화할 능력과 동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체계적 검토에 대한 동기-능력이 높다면 설득은 고관여 과정 (중앙경로)을 통해 일어나고, 낮다면 저관여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광고 업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심리학 이론 중 하나다.

4.2.2. 집단역학

group dynamics, 집단역동

1930년대 Sherif와 Lewin의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집단 내의 의사결정 및 상호작용을 다룸. 이후 Tajfel & Turner(1979)에 의해 본격적으로 개관되었다.

관계의 종류에 따라 집단간 관계 (Intergroup relations)와 집단 내 (intragroup)관계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Dovidio와 Gaertner에 따르면 집단 간 관계는 집단 내 관계로 환원될 수 있기에 항상 딱 잘라 구분 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4.2.3. 사회적 인지

social cognition

1980년대부터 연구의 양/영역이 급속히 확대되었지만 2017년 현재까지도 연구거리가 꽤 남아있는 주제다. [33]

4.2.4. 귀인

attribution

토대를 마련한 Heider(1958)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의 행위가 행위자의 내면적 속성 때문인지 처한 상황 때문인지 파악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진다. 세상에 대해 조리있는 이해를 하고자 하는 욕구와 환경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Jones & Davis(1965)의 대응적 추리 이론과 Kelley(1973)의 귀인의 입방체 이론으로 발전하였다. 귀인 분야에서는 사회심리학계의 아웃사이더라는 의식이 확고한(...) Weiner가 1995년에 제안한 동기의 귀인이론 역시 짚고 넘어갈 만하다.

한편 동기심리학 분야에서도 귀인은 초유의 관심사가 되어, de Charms의 내외인과성 이론, 그리고 다시 Deci의 인지평가이론을 이끌어냈고, 마침내 Deci & Ryan의 자기결정이론(1985)[35]으로 발전하였다. 자기결정 이론은 목표설정 및 목표추구 분야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공헌으로 평가되며, 특히 이를 바탕으로 사회심리학적 및 긍정심리학적 응용이 이미 폭넓게 시도되어 왔다.

4.2.5. 태도

Attitude


1950년대에 만들어진 이론들은 90년대 말에는 이미 태도 연구의 핵심적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1990년대 말에는 태도 분야의 연구에서 다음 이론들이 관심을 받았다.

4.3. 문화심리학


4.4. 생물학적 관점

4.5. 정치심리학

자세한 내용은 정치심리학 문서 참조.

4.6. 대인관계 (interpersonal relationship)

5. 유명 대학

국내에서는 일단 좋은 대학교에 가야 한다는 건 논외로 하고 긍정심리학, 문화심리학, 소비자심리학, 광고심리학이 결합된 형태로 연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성균관대학교충북대학교 심리학과는 순수 사회심리학만을 중점적으로 파고드는 연구실이 있으며, 부산대학교에는 사회신경과학 연구실이 있다. 특이하게도 숙명여자대학교에는 심리학과는 개설되어 있지 않지만 '사회심리학과'는 개설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스탠퍼드 대학교예일 대학교의 양강구도가 짜여진 가운데 프린스턴 대학교, 오하이오 대학교, 일리노이 대학교가 유명하다. 전통적으로 예일 대학교가 행동주의의 배경을 깔고 있다면 스탠포드는 정보처리이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하이오는 이중 과정 모형에 관련된 공헌이 크다. 일리노이 대학교는 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UCLA는 약간 아웃사이더 입장에 있긴 한데, 한때 교수진에 있었던 데이비드 러셀(D.Russell)이 고독(loneliness) 연구로 한번 대박을 친 적이 있다.[36] 한편 캐나다에서는 웬만한 대학교들마다 사회심리학자들이 포진해 있으며 굳이 따지자면 워털루 대학교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정치심리학 + 사회문제 심리학과의 접점이 많다. 호주의 경우 퀸즐랜드 대학교가 강하며 이곳 연구자 매튜 혼시(M.Hornsey)의 집단 간 갈등 연구는 당장 국내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이슈들에도 적용해 볼 만한 것들이다.

비영어권 대학교 중에는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U)가 폴 판 랑그(Paul van Lange)와 캐릴 러즈벌트(Caryl Rusbult)의 활약 덕택에 대인관계, 부부 간의 헌신, 연애불륜(…) 관련 연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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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학은 아니지만 인접학문들에서 "사회적 기술"(social skill)과 관련된 우리나라 논문들의 척도들을 보면 문항들이 가관이다. (ex. "웃어른이 말씀하시면 대들지 않고 귀담아 듣는다", "집단에서 나 혼자 이기적으로 굴지 않는다") 그러나 영자 논문들에서 이 키워드로 검색할 때 주로 쓰이는 척도는 너무 미시적이어서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 (ex. "나는 내 배우자와 의견충돌이 생겼을 때 부드럽게 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나는 내 배우자가 화가 났을 때 화를 풀어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사회(社會)라는 단어에 접근할 때 집단 속의 개인의 역할을 상정하느냐 아니면 개인 대 개인의 접촉을 상정하느냐의 차이 때문일지도?[2] 그나마 유럽 쪽 연구자들이 "소셜" 하다는 것에 대해 국내와 유사하게 거시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은 있다.[3] 이 사람의 전문(?)분야는 사회비교(social comparison)라는 사회심리학 개념이었다.[4] 대표적으로 Wiley-Blackwell 출판의《British Journal of Social Psychology》(BJSP), Wiley&Son의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EJSP)가 있다.[5] 어떤 사회학자들은 사회화(socialization)의 존재로 인하여 2인 이하의 상황에서도 사회 구조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 초창기 사회학에서 소위 늑대소년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화와 사회 구조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6] 얼핏 사회학이 이 분야에 밀접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 매우 다양한 학문 분야 출신의 운동가들과 행정가들이 개입하고 있는 주제이며 어떤 특정 학문이 지배적이지는 않다. 특히 서구에서는 영문학과 같은 인문학 출신들이 액티비스트로서 오히려 사회 과학 출신들보다도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7] 이에 대해 갈등론적인 관점에서는 사회심리학이 사회구조의 실재를 고려하지 않는 나이브한 관점이라고 비판할 수 있으나, 사실 양쪽 중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하기에는 이미 양쪽 모두 매우 거대하고 영향력 있는 학문이 되었기에 의미가 없다. 양쪽 모두 현실의 일면을 보여줄 뿐이다. 사회심리학이 꼭 기능론적일 필요도 없고, 기능론이 학문적인 기본 전제인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회심리학에서도 2009년 이래로 조화의 역설(irony of harmony) 개념을 제시하면서 사회심리학의 '나이브하지 않음' 을 이미 강조해 왔기에 더더욱 의미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사회심리학은 제도적 차별의 현장에서 무작정 "친하게 지내요" 만을 제안하는 학문이 줄곧 아니었다.[반대로] 사회학은 심리학 전공자로부터 사회학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9] 2011년에 초능력 논문 게재 사건으로 엄청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10] 간단히 말하면 어떤 특정 심리적 현상에 대해서도 성격심리학자들은 "원래 유독 그런 사람들이 있다" 정도에서 접근하지만 (예컨대 어둠의 삼원에 대한 연구) 사회심리학자들은 "우리 모두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 를 주장하는 편이다. (예컨대 방관자 효과에 대한 연구) 물론 양쪽이 극한의 대립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두 가지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하는 데 치중하는 편.[11] 이런 관점에서 나온 임상 척도가 STAXI 같은 것들이다.[12] 전쟁의 영향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서, 실제로 이들의 자식 세대쯤 되는 유럽권 사회심리학자들의 개인 회고를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사회적 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는 언급들이 은근히 많이 보인다.[13] 6.25 전쟁 당시 중공군 포로로 붙잡혔던 유엔군 병사들이 겪었던 일을 생각해 보면 쉽다.[14] 넓게 본다면 1970년대 초의 필립 짐바르도(P.Zimbardo)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나 어빙 재니스의 집단사고(groupthink) 연구까지도 포괄할 수 있을 것이다. 1961년 앨버트 반두라(A.Bandura)의 보보 인형 실험 역시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15] 기존에도 집단이라는 개념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상담심리학 등에서나 관심을 가질 만한 소집단 환경에 그쳤을 뿐, 집단 구성원 모두가 면대면 상호작용을 하기 힘들고 사회적 범주(social category)에 의거하여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형태의 거시적인 의미의 집단은 사회학자나 정치학자들의 연구거리로 치부되었다.[16] 주요 저서로서 국내에도 번역된 《소모되는 남자》 가 있다.[17] 학술 용어로는 컴퓨터 매개 환경(computer-mediated environment)이라고도 한다.[18] 분류를 위해 김혜숙, 한규석 (1999). 사회심리학 연구의 최근 동향, 앞으로의 연구에 대한 전망과 과제. 한국심리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1999(1), 145-180, 을 참조하였다.[19] 마치 사회이슈라는 파도에서 사회심리학자들이 서핑을 한다고 봐도 될 듯. 이와 관련된 논문도 있다. Steiner(1974)[20] 주요 연구자로 정치심리학자이기도 한 브라이언 노세크(B.A.Nosek)가 있다.[21] 웃는 얼굴로 재미없는 만화를 보면 좀 더 재미있어진다.[22]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심리학 전반, 특히 사회심리학의 연구 주제들 중에는 연구 가설을 짐작하지 못하도록 정교한 실험 설계를 요구하는 것이 많다. 연구 가설을 짐작할 수 있다면 실험 참가자가 의도적으로 해당 가설을 따르거나 또는 반대로 행동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오염시킬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잘못된 설계로 인해 오염의 여지가 높아진 실험들은 당연히 재현성 문제에 있어서도 취약해질 수 있다.[23] 어깨를 잔뜩 피고 당당한 자세를 취하면 호르몬 수준의 변화가 나타나고, 이것이 자신감(정확히는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느낌'), 위험감수 성향 등의 심리적인 변화로 이어진다는 가설. 특히 당당한 자세를 취하면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이 감소하는 등의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며 이로 인해 심리적 변화가 동반된다는 것이 이 가설의 핵심이었다.[24] 긍정적인 정서와 부정적인 정서를 2.9:1 정도로 느끼는 것이 부족하지도 과도하지도 않은 이상적인 수준이라는 가설.[25] 저자 에이미 커디(Amy Cuddy)는 해당 연구를 주제로 한 2012년의 TED 강연 "Your Body Language Shapes Who You Are", 대중서 "Presence: Bringing Your Boldest Self to Your Biggest Challenges" 등으로 인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 때문에 너무나도 유명한 연구가 되었고, 한국에서도 TED 영상과 각종 언론의 보도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 되어 있었다.[26] 상당히 자극적인 방식으로 논쟁을 야기했던 '지적 사기 사건'과는 다르게, 이 논문은 대다수의 심리학자들에게는 먼 분야인 미분방정식의 개념을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해당 논문이 '로렌츠 방정식'을 충분한 검토 없이 어떻게 오용했는지를 지적한다. 즉, 물리학이라는 필드에서 활동하는 학자로서의 비판인 것. 애당초 앨런 소칼이 2저자로서 참여한 공동저술 논문이므로, 앨런 소칼이라는 유명 학자의 이름에만 집중하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닐 것이다.[27] 인간의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어서, 혈당 등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고갈될 수 있다.[28] 도덕심리학계에서는 역설적 효과(paradoxical effect)라는 가칭으로 부른다.[29] 기조 발제자는 조너선 하이트라는 도덕심리학자이다. 토론자들 역시 이 바닥에서는 다들 쟁쟁한 인물들.[30] 추가적으로 관련 있는 사람들로서 필립 테틀록(P.Tetlock), 린다 스키트카(L.J.Skitka), 조던 피터슨(J.B.Peterson) 등을 참고할 수 있다.[31] 예컨대, Conway, Houck, Gornick, & Repke, 2017.[32] 참고로 이 과격하고 적나라한(?) 표현을 처음 만든 사람들은 성 선택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어떤 진화심리학자들이다(...). 이 사실만으로 전후사정이 이해가 된다면, 여러분도 이 저자들의 심정에 일정 부분 공감할 수 있을지도.[33] 손영화, 전통 속담을 통해 본 한국인의 사회심리, 한국학논집 67집 (2017), pp.417~452를 참고하였다.[34] Phelps E, O'Connor K, Cunningham W, Funayama E, Gatenby J, Gore J et al. Performance on indirect measures of race evaluation predicts amygdala activation.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2000; 12: 729-738.[35] SDT; Self-determination Theory[36] 현대에는 오히려 임상 및 상담 분야에서 좋아라 하며 써먹고 있는 연구주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