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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경우 톱 크래프트에서 제작했으나 미야자키가 저작권을 가지기로 하고 제작한 작품이고 미야자키가 지브리에 저작권 관리를 위탁해 스튜디오 홈페이지 작품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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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니노쿠니 시리즈 중 1편을 한정으로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을 검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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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2013) 風立ちぬ The Wind Rises | |
<colbgcolor=#0181b2><colcolor=#ffffff>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각본 | |
원안 | |
제작 | 호시노 코우지 |
프로듀서 | 스즈키 토시오 |
목소리 출연 | 안노 히데아키, 타키모토 미오리 外 |
음악 | 히사이시 조 |
주제가 | 아라이 유미 - 비행기구름 (ひこうき雲) |
미술 | 타케시게 요지 |
작화 | 코사카 키타로 |
제작사 | 스튜디오 지브리 |
배급사 | 도호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 2013년 7월 20일 2013년 9월 5일 2014년 2월 21일 |
상영 시간 | 126분 |
월드 박스오피스 | $136,864,780 |
북미 박스오피스 | $5,209,580 |
일본 박스오피스 | $131,655,200 |
대한민국 총 관객 수 | 106,546명 |
국내 스트리밍 | [[넷플릭스| NETFLIX ]] ▶▶ ▶ ▶ ▶ |
상영 등급 | 전체 관람가 |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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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生きねば。 살아야 한다. |
미야자키 하야오 연출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2013년 작품이다. 2013년 7월 20일 일본에 개봉했으며, 한국에는 2013년 9월 5일에 개봉했다.
- 제작진 ▼
- * 각본,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2. 원작 소설
호리코시 지로의 삶에 가상의 요소를 삽입한 경우로, 이에 바탕이 된 소설이 존재한다. 당연히 지로의 삶이 묘사되지 않았기에 원작 소설에는 문제되는 소재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작 소설 정보원작이 된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일본 근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호리 다쓰오(堀 辰雄)의 순애 소설로 폐결핵에 걸린 약혼녀를 산 속 요양소에서 정성껏 돌보는 한 남성의 순애보적인 이야기가 간략한 문체로 전해지는 이 소설은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쓰인 자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소설이 집필된 1930년대 일본은 폐결핵이 크게 유행했고[1] 군부의 힘이 사회 전체를 뒤덮는 등 절망적인 시대였다. 이에 많은 젊은이들이 고뇌하며 좌절했다. 오랫동안 폐결핵을 앓고 지내던 젊은 작가 호리 또한 그런 절망의 시대 속에서 순수한 사랑을 겪는다. 약혼녀의 죽음으로 그 사랑은 끝맺지만, 호리는 순수한 사랑이야말로 어둠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 깨닫는다.
아내의 투병에 관해서는 실제 호리코시 지로와는 완전히 무관한 이야기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유족의 허락을 받아 가공한 내용이다.
한국 영화 청연의 논란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3. 포스터
<rowcolor=#ffffff> 나오코 버전 포스터 | 지로 버전 포스터 |
A5M 배너. 멀쩡한 모습이 아니라 완전히 박살난 모습이 특징이다.[2] |
4. 예고편
예고편 |
5. 시놉시스
“잊을 수 없어요. 바람이 당신을 데려온 그 순간을”
하늘을 동경한 소년, 지로
열차 안에서 바람에 날아가는 모자를 잡아준 한 소녀를 만난다.
그러나 지진으로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서로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지게 된다.
“당신을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어요”
소년의 꿈까지도 사랑한 소녀, 나호코
10년 뒤, 지로와 나호코는 바람과 함께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두 사람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
네이버 영화
하늘을 동경한 소년, 지로
열차 안에서 바람에 날아가는 모자를 잡아준 한 소녀를 만난다.
그러나 지진으로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서로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지게 된다.
“당신을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어요”
소년의 꿈까지도 사랑한 소녀, 나호코
10년 뒤, 지로와 나호코는 바람과 함께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두 사람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
네이버 영화
6. 특징
실제 호리코시 지로의 젊은 날의 삶을 바탕으로, 그 시기 즈음에 발매한 소설가 호리 타츠오의 대표적인 소설 『바람이 분다(風立ちぬ)』와 『나오코(菜穂子)』를 주요 요소를 차용하여 만든 가상의 이야기이다. 2012년에 선공개된 포스터에서도 "호리코시 지로와 호리 타츠오에게 경의를 표하며"라는 문구가 들어간 점 때문에 이미 이때부터 대략적인 줄거리는 알려진 상태. 2012년 선공개된 포스터 2013년 개봉 포스터에서는 마지막의 문구가 "경의를 담아"로 살짝 바뀌었다.실제로 작중에 등장하는 호리코시 지로와 그의 동료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지만, 히로인 나오코와 그 주변 인물들은 소설에서 차용한 가상의 인물이다. 사토미 나오코는 결국 마지막에 죽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지브리 작품에서 여주인공이 죽는 것은 지브리가 제작한 작품 사상 두번째라고 한다. 첫 번째는 반딧불이의 묘의 여주인공 세츠코이다.
영화 내용에 관해서는 일본인 입장에서 지금 시점에 필요한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았다. 관동 대지진으로 시작하는 첫 에피소드는 당시 벌어진 일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며, 곳곳에 숨어있는 반전 메세지도 보인다. 예를 들어 작중 부하 직원들과의 세미나 장면에서 주인공이 "딱 기관총 무게만큼 무거운데... 기관총을 안 달면 딱 맞는데 말야"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3] 애초에 주인공과 동료들은 일본이 무모한 전쟁으로 결국 패전하고 말 것이란걸 아주 당연하단듯이 얘기한다. 심지어는 독일인의 입을 빌려 전쟁을 일으킨 일본과 독일이 파멸할 것이라 대놓고 말한다.[4] 그리고 불황으로 인해 혼란을 겪은 당시 사회의 모습 등은 마치 지금 일본 사회에 벌어지는 일들을 묘사한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야기는 호리코시 지로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하여, 관동 대지진 때 나오코와의 만남, 그리고 1935년 9식단좌전투기(나중에 96식 함상전투기로 발전) 개발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만 국내에는 호리코시 지로가 제로센의 단독 개발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미흡한 기술력으로 인한 엔진 저출력 문제의 해결책으로 기체 경량화를 제시한 핵심 개발진은 맞지만, 단독 개발자는 아니다.
영화의 제목 "바람이 분다" 및 핵심 메시지 "살지 않으면"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호리 타츠오의 동명 소설에서 따온 것으로 제목처럼 그대로 영화에 인용된다.
작중 등장하는 프랑스어나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의 외국어 대화는 모두 자막이 없다. 그런데 안노 히데아키나 다른 조연 성우들의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 발음이 그닥 좋지는 않아서 처음에는 "저게 무슨 말이야?"라고 들은 관객들이 꽤나 많은 듯.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음향효과 상당수를 성우들 목소리로 아카펠라처럼 더빙한 것이 특징이다. 아카펠라로 구현한 것치고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아무래도 실제 소리를 응용한 음향효과에 비하면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초반 간토 대지진 장면이야 뭐 대지진이 올 때 들린다는 땅울음 소리는 들은 사람은 많지만 녹음된 사례는 거의 없다 보니 그렇다쳐도, 비행기 엔진음의 경우 당장 실제 엔진음을 사용한 미야자키의 전작 붉은 돼지와 바로 비교되니 어색함이 더하다.
7. 등장인물
7.1. 주요 인물
실존 인물일 경우 ★표시 좌측 사진은 애니메이션 / 사진은 실존 인물 |
- 호리코시 지로(★) - 성우: 안노 히데아키 / 변현우 / 조셉 고든레빗
본작의 남주인공으로 비행기 설계사. 유복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5] 어린 시절부터 비행기를 정말 좋아했지만, 근시라서 조종사의 꿈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신 설계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학교에서 카프로니가 그려진 책을 읽고 자신의 꿈에 확신을 갖게 된다. 여기서 카프로니(Caproni)는 '지브리'의 어원이 된 비행기를 만든 그 카프로니다. 그때부터 10년 동안 비행기 설계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힘을 다한다. 외국어에 능통해 불어도 잘하고 독일어 노래도 잘 부른다. 후반 자신의 꿈에서 종이비행기처럼 날아다니는 제로센들을 보고 단 1기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중얼거린다. 상사 쿠로카와가 영재라고 소개하는데 실제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수석으로 졸업한 인물이다. 다이이치고교와 도쿄제국대학 항공공학과를 모두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했다. 비행기 공장을 견학하러 독일에도 갔는데 역시나 규제가 심하였다. 그 후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취업해 자신의 꿈인 비행기 설계자가 되어 후에 제로센을 개발하게 된다. 그렇게 성공을 맛보게 되지만, 전쟁이 끝나고 잔뜩 박살난 제로센들과 폐허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비행기 개발 외의 부분인 사토미 나오코와의 로맨스는 호리코시 지로가 아닌 호리 타츠오가 쓴 동명 소설의 주인공에게서 따온 요소들로 구성했다. 호리 타츠오 본인이 폐결핵을 앓았고, 그의 아내 야노 나오코도 폐결핵 환자였다. 야노 나오코는 결혼 1년 뒤에 사망했고, 호리 타츠오 역시 이후 48세로 요절했다. 이 소설 자체가 호리 타츠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인 것인지라 사실상 호리 타츠오가 투영된 캐릭터이기도 한 셈. 그러니까 역사속의 호리코시 지로와는 약간 다른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영화속의 작화도 실제 모습과 다른 부분이 상당히 많다. 호리 타츠오의 모습과 더 비슷하다. 여담으로 실제 호리코시 지로보다 머리숱이 더 풍성하다. 작중에서는 마지막 1945년 때의 모습에서도 풍성한 머리숱이 바람에 휘날리지만 실제 지로는 1930년대 후반부터 M자 탈모가 진행된 상태였다.
- 사토미 나오코(里見 菜穂子)[6] - 성우: 다키모토 미오리 / 이지현 / 에밀리 블런트
본작의 여주인공으로 지로의 아내이다. 실제 호리코시 지로의 아내 이름은 스마코(須磨子)로, 결핵에 걸리지 않고 천수를 누렸다. 결핵에 걸려 죽어가는 여주인공은 호리 타츠오의 동명 소설의 등장인물 세츠코가 모델로, 나오코라는 이름은 호리 타츠오의 다른 소설 '나오코'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츠코는 호리 타츠오의 약혼자였던 야노 아야코가 실제 모델이고, 소설 나오코의 모델은 시인 마츠무라 미네코가 실제 모델이다.
상류층 집안의 아가씨로 학창 시절 우연히 기차를 타고가던 중 지로와 만났다. 직후 관동 대지진 때 자신과 시녀를 도와준 게 계기가 되어 사랑하게 된다. 어머니가 결핵으로 죽었는데 자신도 유전으로[7]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작품 후반에는 후지산 기슭[8] 고원병원에서 요양 생활을 하게 되며 취미로는 풍경화를 그리곤 한다. 쿠사카루 호텔(草軽ホテル[9] )에서 지로와 재회하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약혼하게 된다. 결혼은 결핵 다 낫고 나서 하자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결핵이 지금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사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중병이라는 걸 고려하면 이미 2년째 투병중인 두 사람의 사랑은 결말이 정해진 거나 다름 없었다. 지로가 다시 비행기 제작에 전념하기 위해 도쿄로 떠나면서 한동안 떨어져 지내다 호텔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는 전보를 받고, 나고야에서 도쿄까지 단번에 달려와 재회한다. 이후 후지산의 병원에서 요양 생활을 하다 지로의 편지를 받고선 만나기 위해 연락을 하고 내려온다. 이후 쿠로카와 부부의 도움을 받아 결혼을 하고 그곳에서 지내며 지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병원으로 돌려 보내라는 쿠로카와의 권고에 대한 지로의 대답이나 지로와 여동생의 대화를 보면 서로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알고 얼마 안되는 시간이나마 서로에게 충실하고 사랑하며 보내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로가 비행기 개발을 완료했을 때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편지를 남긴 채 말 없이 병원으로 돌아간다.
결국 전쟁이 끝나고 나서 지로의 꿈 속에 노랑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 삶에 대한 의지를 복돋아주고 하늘로 승천한다.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에 의하면 원래 나오코의 마지막 대사는 '살아요(이승에서)'(生きて)가 아니고 '와요(저승으로)'(来て)였는데 너무 절망적이라 변경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와요'라는 대사는 지로와 나오코가 결혼식을 올린 첫날 밤에도 등장한다. 즉 원안의 마지막 대사는 일종의 레프라이즈(reprise)였던 것.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머니가 1947년까지 결핵을 앓았던 것도 참고할 만하다. 이후 회복하여 적어도 1965년까지는 생존해있었다.
- 카프로니 백작(★) - 성우: 노무라 만사이 / 송두석 / 스탠리 투치
본명은 지오바니 바티스타 카프로니. 실존 인물로 비행계의 거물이자, 카프로니 시리즈의 제작자다. 실존 인물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쭉 주인공의 꿈속에서만 등장하는 드림 파트너로, 작중 뉘앙스로 보면 단순히 꿈속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 카프로니의 꿈과 지로의 꿈이 연결되어 카프로니 본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로를 일본의 소년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지로가 실패하고 좌절할 때마다 용기도 주고 충고도 많이 해준다. 바람이 분다의 미야자키판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지로에게 비행기 설계자의 꿈을 처음으로 불어넣어준 인물이지만 스스로는 비행기의 꿈이 곧 파괴적인 무기 개발의 장을 동시에 여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인지하기도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피라미드가 있는 세계, 즉 비행기 설계자의 꿈을 선택했다고 한다. 중반에 꿈 속에서 은퇴 비행을 한 뒤로 한동안 등장이 없는데, 이것은 카프로니가 퇴장하면서 낭만의 시대가 끝나고 비행기가 전쟁의 도구로 쓰이는 시궁창이 되어감을 의미한다. 마지막에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 지로에게 다시 나타나 "10년 동안 어땠냐?"며 작중 인상적인 질문을 남긴다. 이에 지로는 최선을 다했으나 끝이 엉망이었다고 대답한다. 나라가 패전했으니 그럴만하다면서 제로센이 정말 멋진 비행기라고 극찬하지만, 지로는 저걸 타고 나간 사람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탄한다. 그리고 사토미가 꿈 속에서 지로와 만나 성불한다.[10] 이후 카프로니가 지로에게 술을 권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 혼조 기로(本庄 季郎)(★) - 성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 이현 / 존 크래신스키
같은 비행기 설계자이자 학창 시절부터 같이 공부한 지로의 파트너. 역사상으로는 G3M, G4M 육상공격기의 개발자다.[11] 지로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아는 사이로 지로가 미츠비시에 입사한 것도 그의 덕이다.[12][13] 비행기에만 몰입하는 지로와 달리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 자주 말하는 입버릇은 "시대에 뒤쳐졌어.", "모순"인데 그말대로 열강이 되기 위해 무기를 사들이는 데 열심이고 전쟁을 일으키지만 정작 속은 서구에 비해 뒤떨어진 일제의 현실을 수시로 개탄한다. 안으론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데 그 사람들을 모두 배불리 먹이고도 남을 거금을 군용기를 사거나 개발하는데 쓰면서 정작 그 비행기들은 소들이 이틀에 걸쳐 끄는 낙후된 인프라에 대한 한탄, 온 사방에 전쟁을 걸어 파멸을 자초하는 일본에 대한 탄식 등 여러가지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빵을 주려다 거부당한 지로한테 그건 위선이라고 한다든가, 융커스 공장에서 비행기를 구경하던 지로를 제지하는 경비원[14]을 상대로 “이딴 구식기 따위는 일본에도 널려있다”며 몸싸움이라도 할 기세로 달려든다. 항상 차분하기만 한 지로와 달리 은근히 성깔있는 성격. 융커스 공장 견학 후 귀국한 혼조가 설계중인 G3M 프로토타입을 보고 지로가 이건 분명히 날 것이고, 독일과의 20년 격차를 한 번에 좁혔다며 극찬한다. 이후 이 비행기는 초도비행에 성공하지만, 비행거리에 과도하게 집착해 방탄 성능이 떨어져[15] 연료를 가득 싣은 날개에 총알 2~3발만 맞아도 추락할 것이 분명한데 재설계를 허락하지 않고 처음으로 제대로 나는 국산 공격기가 나왔다고 좋아하는 일본 해군을 못마땅해 한다. 그러고선 우리는 무기 장사꾼이 아니다.라고 나지막하게 말하고 등장이 끝난다. 여담으로 담배를 자주 구걸한다.
실존 인물은 G3M, G4M 개발자로 전후 미츠비시 십자호(三菱十字号)라는 자전거를 개발했다. 전투기 제작용으로 모인 7075 합금이 쓸모없어지자 이를 자전거에 사용하고, 리벳 공정 등을 넣었으며 미츠비시 중공업의 고문을 지냈다. 이후 행글라이더 대회의 기체를 개발했다. # 1990년 4월 88세로 사망.
- 쿠로카와 - 성우: 니시무라 마사히코 / 최낙윤 / 마틴 쇼트
비행기 설계 주임으로 처음엔 차가운 인상에 쌀쌀맞은 말투로 지로를 대했고 업무에 필요한 말 이외에는 일체의 잡답을 하지 않는 딱딱한 상사였다. 막 입사한 지로의 작업 모습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그를 꽤 의식하는 행동을 취하지만 점차 그를 인정해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지로가 특별고등경찰에게 쫓기자 핫토리 주임과 힘을 합쳐 그를 보호하고 자신의 집에 거처를 마련해준다. 나오코와의 결혼을 맡아달라는 지로의 부탁에 처음에는 나오코의 건강을 생각해 거절하지만[16] 거듭된 지로와 나오코의 설득에 승낙하고 자신의 집에서 전통 혼례를 올려준다. 지로의 간이 결혼식을 직접 주선해주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봐서는 겉은 무뚝뚝해도 속은 깊은 사람인 듯. 또한 부하들에게도 딱 할 말만 하고 무뚝뚝하게 대하지만 007 작전으로 지로를 피신시킬 때 "그들(특고)은 남의 편지를 태연히 보지" 라든가 핫토리와 함께 박장대소하며 "일본이 언제부터 근데 국가였어?"라고 하는 걸 보면 이 사람도 다이쇼 시대의 자유주의 시절에 젊은 시기를 보낸 인텔리가 맞다.
별채가 있는 것에서 보듯 집도 꽤 크고 하인(사용인)도 많은 등, 이 사람도 본업인 비행기 설계가와는 별도로 본가는 상당히 뼈대있는 집안이다. 지로와 나오코의 결혼 장면에서 쿠로카와 가의 문장이 그려져 있는 등롱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무가(武家, 한국으로 치면 양반) 가문임은 확실하다.
- 카스트로프(★?) - 성우: 스티븐 알버트 / 유해무 / 베르너 헤어조크
완전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아래 설명에서처럼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했다. 산 호텔에서 만난 독일인이다. 일본과 독일은 전쟁을 일으켜 파멸할 것이라고 말한다. 후에 일본 경찰에게 쫓겨 종적을 감추고 호리코시 지로도 경찰에 쫓기게 되는 원인이 된다. 극중 정체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지만 이름 카스토프는 스스로 인용한 토마스 만의 소설 마의 산의 주인공에서 따온 가명으로 정체는 실존한 소련의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이다. 산 호텔 라운지에서 지로에게 '히틀러는 깡패 정권이다', '당신의 나라는 언젠가 패망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다.
다만 리하르트 조르게와 큰 차이는 1933년 이후로 특고에 쫓기는 신세인 카스토프와 달리, 조르게가 잡히는건 독소전쟁(1941~) 직후라는 점이 크다.
7.2. 기타 인물
- 호리코시 카요 - 성우: 시다 미라이 / 김하영 / 메이 휘트먼
지로의 귀여운 새침데기 여동생. 어린 시절부터 오빠를 무척 따랐으며 오빠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지로가 성장해 집을 떠난 이후로도 한번씩 그를 찾아온다. 오빠를 닮아 자신도 역시 상당한 수재로 지로의 지지에 힘입어 후에 의사가 되어 나오코의 간병을 맡았다. 지로의 아내 나오코와는 만나자마자 친해졌고 그녀를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오코가 말 없이 유서를 남기고 떠났을때 펑펑 울었다.
- 지로의 어머니 - 성우: 타케시다 케이코
초반 아들에게 비행기 설계사의 꿈에 지지해준 어머니.
- 쿠로카와 부인 - 성우: 오타케 시노부 / 이미나
쿠로카와 가의 살림을 책임지는 여장부. 나오코와 지로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줬으며 그와 그녀를 자신의 가족처럼 여기며 보살핀다. 죽음이 가까워진 나오코가 집을 떠나 요양병원으로 돌아간 것을 알게 된 카요가 그녀를 찾으려 나서자 다급히 막아서며 가족처럼 여기던 그녀의 의사를 존중해준다.
작중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CV를 맡은 오타케 시노부가 베테랑 배우이다 보니, 자세히 들어보면 목소리에 실린 연기 내공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17]
- 나오코의 아버지 - 성우: 가자마 모리오 / 유강진 / 윌리엄 H. 머시[18]
중반에 나오는 인물로, 청년 지로를 강풍이 불 때 바람에 날리는 나오코의 파라솔을 받았을 때부터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딸과 결혼하겠다는 지로의 요구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딸의 간청과 독일인 카스토프의 설득, 확신으로 가득찬 지로의 얼굴을 보고 약혼을 흔쾌히 승낙해준다.
상당한 부자로 관동 대지진으로 집이 불타 없어져버리고 아내와 딸의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재산을 꽤 많이 쓴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대저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재력가이다.
- 핫토리(★) - 성우: 쿠니무라 준 / 유강진 / 맨디 파틴킨
본명은 핫토리 죠지. 쿠로카와 주임의 소개로 인해 지로를 알게 된다. 입사 초기부터 지로가 만든 설계도에 흥미를 가지고 그를 예의주시한다. 지로가 비밀 경찰에게 쫓기게 되자 그를 지키기 위한 007 작전을 고안해낸다. 작중 지로가 남의 편지를 마음대로 뜯어보는 특고에 대해 불평하자 와하하하하고 웃어버린다. 그 옆에서 쿠로카와도 "일본이 근대 국가라고?"라고 말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두 사람 모두 다이쇼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고 비교적 자유주의적 생각을 가진 인텔리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 융커스 박사(★)
본명은 후고 융커스로 실존 인물이다. 융커스 사를 만든 독일 비행계의 거물로 대표작으로 Ju 87(슈투카) 급강하폭격기가 있다. 주인공 일행이 독일에 연수를 온 상황에서 경비병들이 비행기를 관찰하는 것을 거절하자, 경비병들에게 지시를 내려 주인공 일행이 마음껏 관찰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이후 귀국한 지로는 몇년 후 조르게에게서 그가 히틀러 정권에게 대항하다 쫓긴다는[19] 소식을 듣는다.
- 키누
나오코의 시녀.
8. 명대사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 저도 당신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뭇잎이 흔들릴 때 바람이 지나가는 중입니다. 바람이여, 날개를 흔들고 당신에게 불어가기를.
호리코시 지로, 종이 비행기를 접으면서 말한 대사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
호리코시 지로, 종이 비행기를 접으면서 말한 대사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
중국에게 한 전쟁을 잊어요. 만주국 건설을 잊어요. 국제연맹 탈퇴를 잊어요. 세계를 적으로 돌린 것도 잊어요. 일본은 (그래서) 파멸합니다. (그리고) 독일도 파멸합니다.
카스토프[20]
카스토프[20]
"근대국가에 있을 수 없는 개인 모독입니다!"
"일본이 근대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냐(日本が近代国家と思ってたのか)"
회사 간부들에 의해 경찰로부터 피신하는 지로가 한탄할 때, 회사 간부들이 크게 웃으면서 한 대사. 운전수까지 함께 웃는다.
"일본이 근대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냐(日本が近代国家と思ってたのか)"
회사 간부들에 의해 경찰로부터 피신하는 지로가 한탄할 때, 회사 간부들이 크게 웃으면서 한 대사. 운전수까지 함께 웃는다.
9. 주제가
자세한 내용은 ひこうき雲(노래) 문서 참고하십시오.10.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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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83 / 100 | 점수 8.3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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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88% | 관객 점수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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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4.2 / 5.0 | 관람객 별점 4.1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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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7.907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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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35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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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6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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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1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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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8.1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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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1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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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31.58% | 별점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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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4.5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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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79% |
-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 2014 극장영화 부문 애니메이션 오브 더 이어 수상
-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노미네이트.
미야자키 하야오의 반전 메시지와 사회적과 정치적 풍자,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 실화를 재구성한 스토리와 깔끔하고 아름다운 작화, 애절한 음악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시사회의 감상평으로는 미야자키가 앞서 말한 그대로 꿈을 다룬 이야기에 그쳤다는 듯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작품은 사상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바람이 분다』 관람 완료. 압권! 지진에서 패전에 이르는 일본인의 긍지, 비행의 꿈, 기술자의 뜻, 순애…너무나 아름답다. 하지만 사상적으로는 완전히 약점 투성이. 상당한 비판이 예상된다. 주인공의 순수함,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투기의 설계자로만 그려 전투기=전쟁의 가해성을 면죄하는 등 그런 비난을 무릅쓰고 유작에 가까운 만년의 역작을 찍은 이 나라를 대표하는 늙은 마에스트로에게 섣부른 비판을 하기란 망설여진다. 그만큼 『바람이 분다』는 아름답고 취약하다. 마치 이 나라 자체 처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는 후속 세대로서의 사상적인 과제가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칼럼니스트 나카모리 아키오의 트위터
칼럼니스트 나카모리 아키오의 트위터
2013년 7월 14일, 개봉하기 전에 나온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회색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시대를, 당시 청년이었던 아버지는 "좋은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살다보면, 전혀 무해한 인간으로 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범죄자라는 날인을 찍는 것도 어딘지 이상하다.', '자동차는 사람을 해치기도 하고 구하기도 한다. 그런 게 기술이며, 기술자는 기본적으로 중립적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어떠한 인식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작품을 바라보기를 바라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인터뷰다.
또한 개봉 전 스튜디오 지브리가 발행하는 책자 '열풍'을 발행했는데, 미야자키가 쓴 칼럼 내용이 일본헌법 제9조, 즉 평화헌법의 개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것이라 일본에서는 이번 작품의 테마가 헌법개정 반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였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의 칼럼을 이례적으로 인터넷에 무료 공개했다. 참고
칼럼의 내용은 미야자키가 자신의 어린 시절이던 태평양 전쟁 시기와 전후를 회고하면서 아베 신조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생각 없는 인간은 헌법 개정 따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직설적인 비판이었다. 아베 신조의 반성의식 없는 과거사 발언들에도 비판을 가했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야자키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자신의 사상에 입각해 일본의 현실을 비판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바람이 분다가 애매하게 일본의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반박의 메시지도 어느 정도 녹아 있는 듯하다.
전쟁 반대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는 이 작품에 대해 전쟁을 전혀 미화하지 않았다. 굉장한 영화라며 절찬을 내렸다.
또한 극좌학생운동에 매진한 바 있는 오시이 마모루 역시 이 작품을 감상하고 "미야상이 드디어 성(性)에 눈을 떴다. 아마 일본 역사상 키스신이 가장 많은 작품일 것이다"라며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의 욕망에 충실한 작품이라 긍정적으로 평하였다.[21]
즉, 이 작품은 이념적인 논쟁 여부를 떠나 제대로 감상하려면 한 인간으로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삶과 속한 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반대로 2ch에선 '반일 영화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매국노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이나 중국처럼 일제에 의해 피해를 입은 나라에서는 극우니 노망이니 하면서 평생의 업적을 부정당하는데, 정작 일본 극우들에겐 반일이라 욕먹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 되었다.
평론가 키리도시 리사쿠(切通 理作)는 WOWOW 특집 프로그램에서 융커스와 지로를 대비시키고, 미야자키 하야오를 지로에 겹쳐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다면 전쟁에도 협력하겠다는 무서운 메시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에선 전반적으로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 네이버 영화 감상평을 보면 거의 모든 베스트 댓글이 상당히 날선 어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비판한다면 '이 영화의 반전주의적인 시각도 결국 침략자의 입장을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다'거나, '기술적 중립성을 마냥 지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등의 내용이 나와야 하겠으나 그런 식의 비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주장은 "이 작품은 전쟁을 규탄하는 것이 아니며, 제로센의 우수성을 선전해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꿈에 충실한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일본에서의 반응처럼 기술은 단순히 중립이라는 미야자키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지만, 이는 피해국의 입장에선 전범국의 책임의식을 흐리는 요지의 인터뷰로 보인데다 더 나아가 해당 인물의 선의를 기저로 한 미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결국 실존 인물 호리코시 지로와 작중의 호리코시 지로의 연관성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실제 제로센은 제로센 항목에서 보듯 항공기술의 결정체도 아니며, 만드는 과정 또한 '후지코시' 공장에 강제로 징용되어 부품을 만들게 하는 등 온갖 비인도적인 전쟁 범죄로 점철되었다. 강제징용되어 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으며, 구타로 인해 장애를 가지거나 사망하는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여성 노동자가 도주하다 잡힐 경우 위안부로 끌려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 실제로 지금까지 생존한 한국의 근로정신대 피해자가 사과와 배상을 받기 위해 일본의 법정에서 투쟁하여, 화해조치는 받아들여졌지만 배상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부정되는 상황이다.
마치 알베르트 슈페어와 그 지지자들이 나치 부역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전문가로서의 역량만을 국가에 제공했다는 논리를 생산해낸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변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베르너 폰 브라운이나 발터 도른베르거의 2차 세계대전 시절 흑역사를 다루며 이 인물들이 나치에 비판적인 발언 몇 가지를 하는 장면을 넣고 V2 로켓 개발을 낭만적 관점에서 그리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의 인식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미야자키의 인터뷰와 이러한 소재의 선정은 그 시기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배려는 존재치 않고, 전쟁에 대한 책임은 피상적으로만 접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거기다 일본이 아베 신조 정권 하에 우경화 분위기가 가속화되며 역사 인식 문제로 주변국들의 반감을 산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구 일제 시절 병기로 쓰였고, 또한 현재도 해당 시기를 상징하는 제로센의 개발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은 웬만큼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쉽게 비판에 휩쓸리게 된다. 결국 한국에서는 개봉도 하기 전에 엄청난 비판을 받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 가운데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온갖 비판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분다'라는 이름으로 2013년 9월 5일에 개봉하긴 했지만 상영관은 전국 280여개 수준으로 그리 많지 못하며 개봉 9일차에 전국 관객 9만 5천여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말았다. 2004년 흥행 대박을 거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전국 170여개 상영관에서 같은 기간동안 57만 관객을 동원한 것에 비교하면 매우 부진하다. 사실 작품의 논란이나 완성도 이전에 전체관람가임에도 아동층을 대상으로 하는 요소가 전혀 없는 작품이니 한국 애니메이션 극장가에서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21세기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중 유일하게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 되었다.
국내 개봉이 확정되었을 때 미야자키 본인도 한국인들의 반발을 의식했는지 2013년 7월 26일 한국 기자단과 만나 다시금 일본의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고, 논란이 된 제작 의도에 대해서도 호리코시 지로는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쓰인다는) 의식은 안 했겠지만 그 비행기는 태평양 전쟁에 쓰였다. 그렇다면 ‘단지 열심히 살았다고 죄가 단죄되는 것인가?’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기사
그러나 결과적으로 과거 반딧불이의 묘가 가진 근본적 논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스케일을 더 키운 문제작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논란점을 모아 둔 네이버 영화 리뷰
익스트림무비 시사회 평
언론시사회 반응
네이버 블로그 리뷰[22]
미야자키 하야오, '바람이 분다' 논란에 답하다(인터뷰) 기사
인터뷰 말미에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더욱 민감한 이야기일 수 있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영화를 봐줬으면 하는지. ▶반일감정은 반한감정도 발생시킨다. 나는 동아시아가 평화롭기를 마음 속 깊이 바란다. 영화를 보고 보지 않고는 개인의 자유다. 어떻게 볼지도 개인의 자유다. 다만 나는 고뇌하면서 성실하게 이 영화를 제작했다. 이 점만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
미야자키의 이 발언도 사람들의 감정에 불을 붙이긴 충분했다. 제작 의도나 인터뷰에서도 보이듯이 이 작품에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어릴 때 미야자키 집안이 운영하는 회사는 하청으로 군용기의 부품을 생산하는 일을 맡았는데 그중에는 제로센 부품 하청일도 있었다고 한다. (적어도 본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반전 성향이 전쟁 무기를 만드는 곳의 자식으로 태어나 전쟁을 직접 겪으며 생겼다고 평가받는 점을 볼 때, 어렸을 적 경험이 '비행'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반전 성향을 동시에 주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한편으로 이 발언은 굉장히 아이러니한데, 아래 10.4 문단의 인터뷰 항목을 보면 열심히 산게 면죄가 될 수 없다, 비참하다는 이야기를 주어를 호리코시 지로와 '나'를 바꿔가며 하는데, 이 표현을 미야자키 본인에게 적용하면 고뇌하고 성실하게 이 영화를 제작한게 면죄도 될 수 없고 비참하다는 해석으로 끌어갈 수도 있기 때문. 물론 전쟁 무기를 만든 호리코시 지로와 애니메이션을 그린 미야자키 하야오는 다르긴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존재 자체가 미야자키 인생의 정리라고 생각하면 실로 의미심장한 비교이긴 하다.
2015년 1월 5일에 교육공동체 '나다' 주최로 열린 '전쟁의 기억' 강좌에서 중학생들이 이 작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2015년 1월 6일 한국일보 "日 만화 속 일본은 가해자 아닌 피해자"
수업을 위해 ‘바람이 분다’를 보고, 태평양전쟁 당시 상황을 예습한 학생들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짚었다. 가령 주인공 지로가 연인 나오코를 처음 만나는 계기인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이 자행한 조선인 학살은 아예 언급조차 않았다는 것이다. 조선인을 강제로 끌고 가 노동력을 착취한 기업 미쓰비시가 지로가 꿈을 펼치는 비행기 제작회사로, 2차대전 전범국 이탈리아의 전투기 제작자 카프로니 백작이 지로의 꿈에 나타나 영감을 주는 우상으로 등장하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박지우(16ㆍ예일중)는 “만화 속 일본인은 그저 전쟁이 일어난 시기에 살았던 사람으로만 묘사된다”면서 “전쟁을 일으킨 가해국 국민의 모습은 없이 시대의 피해자로 그려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
물론 이러한 문제 제기는 한국인들 입장에서 논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이긴 하나, 작품 내적 감상 과정에서 작품의 플롯이 한국인들에게 자행된 대학살이나 강제 징용, 이탈리아의 전쟁 범죄 등을 하나하나 옥죄여가면서 담아야 하지 않느냐는 상황 제안은 다분히 강압적인 부분이 없다고 할 순 없다.
작품의 전체적인 주제가 문명과 시스템의 모순과 진정한 인간의 삶의 본질에 대한 논질을 다루는 것임을 이해하는 만큼, 감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메세지를 던지며, 오해의 여지가 생기도록 의도하지 않고 일관되게 피해오고자 한 전쟁의 잔혹함과 책임론적 문제 프레임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크게 둘러봐야 할 필요가 분명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슈는 단순히 '일본 혐오'가 아닌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해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자세를 길러 과거의 아픔과 관계 확인, 미래에 대한 판단을 섬세하게 해낼 수 있도록 시각을 확장해야하는 본질적 문제 지점에 속한다.
한편, 블루레이에 한국어 더빙이 포함된다는 소식에 지금까지 대원의 지브리 더빙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평이다. #
그 밖의 나라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오히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바람이 분다가 아닌 겨울왕국이 수상한 것에 대해서 논란이 일었다.
===# 제작 과정 #===
미야 감독이 세운 3년 계획에 따라 「마루 밑 아리에티」와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만들고 신인 애니메이터도 육성했다. 드디어 미야 본인이 장편 영화 제작에 착수해야 할 때가 되었는데, 문제는 기획이었다. 사실 본인이 원래 하고 싶었던 작품은 「바람이 분다」가 아니라 「벼랑 위의 포뇨」의 속편이었다. 「벼랑 위의 포뇨」를 개봉한 직후, 미야에게 그토록 기다리던 첫 손자가 태어났다. 그 아이를 기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리라. 하지만 지브리는 지금까지 속편을 만들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일해왔기에, 그 점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또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은 「벼랑 위의 포뇨」의 속편이 과연 어린아이를 기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실제로 「벼랑 위의 포뇨」를 상영한 극장에 물어보자 포뇨가 파도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에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가 꽤 많았다고 한다. 역시 그 장면에는 일종의 광기가 있다. 어른이 보면 재미있지만 어린아이가 보면 무서운 것이다. 그것은 「이웃집 토토로」에서도 마찬가지다. 토토로가 등장할 때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가 있었다고 한다. 토토로의 존재 자체가 무서운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대략 4, 5세 정도이고, 그보다 나이가 많으면 정신없이 빠져서 즐기게 된다. 그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물론 어린아이를 위한 영화는 보고난 후에 마음이 따뜻하고 다정해지는 편이 좋다. 하지만 세상에는 무서운 것도 있으므로 그런 것도 제대로 그려야 한다는 것이 미야 감독의 생각이다. 그리고 따뜻함과 함께 무서움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이 「이웃집 토토로」였다. 미야는 원래 토토로에 관해 이런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옛날, 이 세계에는 수많은 토토로족이 살았다. 그들은 인류와 싸우다 멸망했는데, 그중에 살아남은 자가 여러 시대에 등장한다. 중세라면 원령이고 에도시대에는 귀신이며 지금은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토토로다……. 토토로는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존재다. 단지 귀엽기만 한 생물이 아니라 무서움도 가지고 있다. 어린아이는 본능적으로 그런 점을 받아들인 것이리라. 미야를 만나고 40년이 지난 지금, 내가 생각하는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유아성이다. 그는 항상 어린아이처럼 자유자재로 망상을 팽창시킨다. 망상은 밝음뿐만 아니라 어두움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속편은 「벼랑 위의 포뇨」보다 오히려 「이웃집 토토로」가 맞는다고 생각했다. 한때는 실제로 「이웃집 토토로」의 속편을 검토해본 적이 있다. 커다란 태풍이 휘몰아치던 날 밤, 사츠키와 메이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을 그리는 것이다. 상당히 좋은 이야기가 될 것 같았지만 가장 중요한 토토로가 나오지 않아서 좌절했다. 그 이후 번외편으로 「메이와 아기고양이버스」를 만드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지만. |
「벼랑 위의 포뇨」의 속편 기획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던 내가 역으로 제안한 기획이 「바람이 분다」였다. 원작은 미야가 모형잡지에 연재했던 만화로, 제로센 설계자인 호리코시 지로의 이야기였다. 미야는 지금까지 영화를 만드는 틈틈이 비행기나 전차 만화를 그려왔다. 어디까지나 취미이자 도락의 연장선이고, 영화로 만들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나는 그곳에 눈독을 들였다. 그는 옛날부터 전투기나 전차 그림을 좋아해서, 아틀리에의 책장에는 전쟁에 관한 책이나 자료가 대량으로 쌓여 있고 병기에 관한 지식은 전문가도 무색할 정도였다. 반면에 사상적으로는 철저한 평화주의자이고, 젊은 시절에는 데모에 참가해서 “전쟁 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이것은 커다란 모순이 아닌가? 미야 감독보다 여덟 살이 적은 나는 전쟁이 끝나고 태어났는데, 당시 어린이 잡지에는 태평양전쟁의 가공 전투 이야기가 잔뜩 실려 있었다. 전차나 전투기 같은 그림이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것도 예사였다. 전쟁이 끝나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 반대를 부르짖는 한편, 사회의 내부에는 전쟁에 대한 관심이 뿌리 깊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전쟁에 대한 이런 상반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면, 세상에 내놓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바람이 분다」의 영화화를 제안했다. 미야는 결단이 빠른 사람이다. 지금까지 모든 기획이 3초 안에 결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때는 생각에 잠겨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그를 채근하지 않았다. 영화 주제에 관한 나의 진심을 그가 알아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기획을 제안한 지 6개월이 지났을 무렵, 겨우 하겠다는 말이 돌아왔다. |
주인공은 순수하게 아름다운 비행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청년인 지로다. 그런데 때는 바야흐로 1920년대. 불경기와 가난, 병, 대지진과 함께 전쟁의 발소리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비행기 만드는 직업을 가지면 필연적으로 군용기를 개발해야 한다. 비행기는 아름다운 꿈임과 동시에 사람을 죽이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지로의 마음 속에서는 당연히 갈등이 태어난다. 그 치열한 상황 속에서 청년은 어떻게 살았는가. 주제는 그곳으로 귀결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로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그 전투기가 전쟁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그려야 한다. 그가 만든 제로센의 최초 임무는 중국의 충칭을 폭격하는 일이었다.[23] 스페인의 게르니카 폭격에 이은, 세계에서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무차별 폭격이다. 그때부터 전 세계에서 도시를 향한 무차별 폭격이 이루어지면서 현대에도 시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공중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그 시작이 충칭 폭격이고 제로센이었다. 그때까지 충칭 폭격을 제대로 그린 영화는 없었다. 그것을 그리는 일은 의의가 있고, 미야 감독은 자신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림 콘티를 그리면서 그 장면에 도착했을 때, 그는 격렬한 갈등에 휩싸이며 신음했다. 관객이 그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무차별 폭격으로 사람들이 무참하게 살해된 후에는 지로가 무슨 말을 해도 공감을 얻기 어려우리라. 한편 나는 중국의 반응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니혼 테레비의 우지이에 세이치로 회장에게 의논하러 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솔직하게 물어보자 우지이에 회장은 강력하게 말했다. “토시오 씨, 해야 하네.” 그래서 나도 결심을 굳혔다. 우지이에 회장의 말은 미야에게 그대로 전했다. |
미야 감독의 내부에서는 또 한 가지 갈등이 있었다. 그림쟁이, 즉 기술자로서의 고민이었다. 제로센이 편대를 짜서 전쟁터로 날아가는 장면을 몇 장이나 그렸지만,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다른 애니메이터를 불러와 부탁해보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고민에 휩싸여서 발버둥 친 결과, 그는 폭격 장면 자체를 없애기로 결단을 내렸다. 애초에 「바람이 분다」는 이상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존재했던 호리코시 지로의 반생半生과 호리 다쓰오의 연애소설인 『바람이 분다』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또한 처음에는 지로와 혼조의 우정을 그리려고 해서, 실제로 전반부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배어나왔다. 그런데 그것은 도중에 페이드아웃되고, 후반부는 완전히 톤이 바뀌어 나호코의 병과 러브스토리가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맞이한 라스트 신. 무참하게 파괴된 제로센의 잔해를 앞에 두고 지로는 우두커니 서 있는다. 그것이 미야가 도착한 대답이었다. 그림 콘티에서는 마지막에 나호코가 “여보, 오세요”라고 지로를 저세상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장면이다. 그래서 미야 감독에게 의논했더니, 마지막 순간에 “여보, 오세요”가 “여보, 살아가세요”로 바뀌었다. 일본어로 한 글자를 추가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뜻으로 바뀐 것이다. 그 솜씨에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일본어로 ‘きて(오세요)’가 ‘いきて(살아가세요)’로 바뀜.' 출전: 스즈키 토시오의 [지브리의 천재들] |
===# 해석 #===
공식 홈페이지
원래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모델 그래픽스'에 연재한 동명의 만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만화에선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평범한 인간들로 나오지만 지로와 그의 동료들, 즉 비행기를 만들고 타는 모든 사람들은 붉은 돼지의 주인공처럼 진짜 돼지들로 묘사했다. 그런데 미야자키는 전혀 이 만화를 애니화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사실 이 만화는 성인 취향의 비행기나 무기와 연관된 것이라 미야자키 자신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면서 이 만화의 애니화에 부정적이었으나 스즈키 토시오는 "비행기, 무기 좋아하면서 반전을 부르짖는 모순에 대해서 이제 응답할 때도 되지 않았수?"#라고 하면서 애니화를 적극 추천해 결국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일반적으로 남녀노소 모든 관객을 타겟으로 노리는 지브리의 여타 작품과는 달리, 오로지 성인 남성만을 타겟으로 하는 작품이 되었다. 출처
내용은 호리 타츠오가 쓴 자서전격 소설 '바람이 분다(風立ちぬ)'에 제로센의 제작자 호리코시 지로의 생애를 섞어 놓은 것이다. 덕분에 본 작품의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는 호리코시 지로와 호리 타츠오를 결합시켜놓은 전혀 다른 인물이 됐다. 이에 미야자키는 호리코시 지로의 유족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고, 호리코시 지로의 아들은 오리지널 스토리에 대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이후 이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는 '호리코시 지로와 호리 타츠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사용되었다.
호리 타츠오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바람이 분다'는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대표작 '해변의 묘지'에 실린 'Le vent se lève, il faut tenter de vivre(바람이 분다, 살아보려고 해야해)'라는 글귀를 호리 타츠오가 '風立ちぬ、いざ生きめやも[24][25]'로 번역해 사용한 것에서 유래. 포스터에 바람이 분다는 제목 외에 '生きねば(살아야겠다)'는 글귀가 적힌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긴에 본 작품의 프랑스 개봉명도 'Le vent se lève'로 됐다.
작중에 등장하는 호리코시 지로는 사실상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의 투영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나 스즈키 토시오가 지적했듯이 비행기와 무기를 좋아하면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순 그 자체를 작품화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작중에서 호리코시 지로는 비행기를 좋아하지만 자신이 만드는 비행기가 전쟁의 병기가 되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다. 작중 중심 전개로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선에서 주인공의 설계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직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주다.
===# 시대상 #===
연도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 역사적 사건을 반영하여 시간의 경과를 나타낸다.
- 초반, 지로가 나오코를 도와주게 되는 계기인 지진은 관동 대지진(1923)이다. 이때 지로는 혼고에 있는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학교는 당연히 도쿄제국대학. 영화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장서를 어떻게든 한 권이라도 더 불길에서 꺼내보려고 애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관동 대지진 당시 도쿄제대는 많은 수의 장서를 소실하였으며, 그중에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이 포함되었다.
- 지로가 나고야에 도착하여 본 은행 앞의 인파(뱅크런)는 세계 대공황(1929~)의 상황, 또는 쇼와금융공황(昭和金融恐慌, 1927~) 이다. 지로에게는 졸업 후 미츠비시 입사 시점으로, 실존 인물은 1927년에 입사했다.
- 융커스를 방문하여 혼조가 본 비행기는 F.13(1919~)[26], 사람들을 싣고 하늘을 난 대형 항공기는 G.38(1929~)로 보인다. G.38은 루프트한자에서 운영한 여객기이기도 하다. G.38이 이후 Ki-20(92식 중폭격기, 1931~)으로 라이선스 생산되는걸 생각하면 확신범. 실존 인물도 1929년~1930년까지 1년 반동안 독일 융커스 사와 미국 커티스 사를 견학한다.
- 견학 후 개발되어, 폭격에 사용되는 폭격기는 G3M. 시제기 6월 제작, 초도비행 1935년 7월, 1936년 제식채용된 기종이며, 실전투입은 중일전쟁(1937). 이 기종을 개발하기 앞서 팔시특수정찰기(八試特殊偵察機)가 프로토타입 개념으로서 개발되어 1934년 4월에 초도비행후 팔시중형공격기(八試中型攻撃機)로 개칭되었다. 작중 폭격 장면은 약간 미래의 이야기인 일본의 중국대륙 무차별 폭격중 중일전쟁부분의 사례로 보인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1923~1935를 다루고, 이후 10년 뒤로서 전쟁후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에서는 정말 지나가는 건조한 한 컷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폭격 그 자체다.
- 작중에서 혼조는 G3M의 방어력 부족을 자조하는데, 현실의 전쟁사가들이 G4M에 붙은 지포 라이터라는 별명이 일본쪽에서만 사용되었다는걸 지적하며, 현실의 호리코시 지로가 1952년 발행한 영전 서적(零戦 日本海軍航空小史)에서 이 별명이 언급되는걸 감안하면 의미심장하다.#
- 지로와 쿠로카와 주임이 함재기를 타고 도착한 항공모함은 호쇼(1922~). 이외에도 전함 나가토(1920~)와 무츠키급 구축함(1926~)이 슬쩍 보인다. 두사람이 탄 비행기는 13식함상공격기(一三式艦上攻撃機)로, 영국인 설계의 미츠비시 제조품이다. 옆에서 침몰하는 비행기는 삼식함상전투기(三式艦上戦闘機). 글로스터 갬빗(Gloster Gambet)의 나카지마 개량형.
- 카스토프에 의해 언급되는 사건들인 융커스 실각(1933), 만주사변(1931)[27], 만주국(1932), 국제연맹 탈퇴(1933)는 모두 제2차 세계 대전(중일전쟁 1937, 폴란드 침공 1939) 직전의 상황. 지로의 시점에서는 입사 5년 후(첫 비행기 개발 책임자 임명)+a(개발 소요 시간).
- 여기에서 2차대전을 만주사변으로부터 보는 시각은, 일본의 지식인 담론장에서 제시된 15년전쟁(十五年戦争)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의 3단계론으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를 채용해서 작중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일본의 대외팽창전략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역사인식에 기초한 명칭이다.
- 칠시함상전투기(七試艦上戦闘機, A3M1)는 1933년, 1934년 2차례의 시험 비행에서 추락한다. 실존 인물은 1932년에 입사 5년차로 본 비행기의 설계에 발탁된 바 있다.
- 구시단좌전투기(九試単座戦闘機, 이후 A5M이 된다)는 1935년 2월 4일 초도비행에 들어간다. 작중 시점에서는 사토미 나오코가 눈이 쌓인 겨울에 산을 내려와, 나고야에 벚꽃이 필 때 산으로 돌아가는데, 영화 러닝타임 중 사토미 나오코를 산에서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시점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2년이 못되며, 최단으로 잡으면 3개월 이내가 된다.
- 영화 끝부분의 불타는 도시는 대전말 도쿄 대공습(1945년 3월) 당시의 모습. 그 위를 날아다니는 B-29(1943~)로 보아 알 수 있다. 실제 역사로는 위의 구시단좌전투기 초도비행으로부터 10년 뒤다. 카프로니의 10년이라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것.
시대상과는 상관 없지만 현실에 기초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미츠비시 내연기 공장은 2021년 현재까지 계속 나고야시 미나토구에 있는 공장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 여기에서 2021년 현재 존속하는 기후기지 비행장까지는 소로 이끌고 간다면 이틀은 걸릴 거리가 맞다.
- 카프로니가 작중에서 자주 타고 나오는 복엽기는 CA36형 폭격기
- 카프로니가 영상을 찍던 초대형 9엽기는 CA60. 실제 역사에서도 강도 부족으로 시험비행에서 추락했다.
나오코가 아버지와 함께 투숙, 요양하던 호텔은 우스이 급구배를 오르는 철도와 유명한 '안경 다리' 등이 직접적으로 묘사되어 나가노 현 카루이자와에 있음이 확실시된다. 나오코는 여기서 지로와 재회했다. 이 카루이자와는 일본의 상류층들과 재일 외국인들이 모이던 피서지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반면 나오코가 입원한 고원(高源) 병원은 "후지미 고원 요양원"이란 간판이 적혀 있어 나가노 현 후지미마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중에서도 카루이자와의 밝고 명랑한 분위기와 달리, 눈 내린 고원과 앙상한 나뭇가지 등 쓸쓸한 겨울 정경을 한껏 묘사하여 나오코의 심리 상태를 미장센으로 연출해냈다.
===# 성향 관련 #===
바람이 분다는 제로센을 개발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라, 소재로 인해 한국에서 태생적인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영화이다. 개봉 전부터 제기되어 온 영화의 성향 논란부터, 작품의 주인공인 호리코시 지로의 미화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작품 소재가 소재다보니 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가 한국 애니메이션 팬덤에선 죄악시 된 점이 있다.
지로가 파멸하는 과정을 강조하기 위해 전쟁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의 시대를 낭만적으로 묘사했으며 일본 내부의 사정도 피상적으로 넘겼다는 점에선 문제가 있다. 미야자키는 자신이 유년을 보낸 쇼와 초기를 전쟁의 광기가 퍼지지 않은 시절, 공기도 맑고 환경 오염도 없던 시절, '일본스러움'이 남아있던 시절, 모두 함께 베풀고 나누고 살던 시절이라고 자주 회고한 바 있으며, 지금처럼 환경 오염이 심각하고 서양의 패권주의적, 인간 중심주의적 가치관이 충만한 시대에서 벗어나 그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그러한 경향은 이 작품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결핵같은 질병이 범람하는 문제는 비관적으로 묘사했지만 그것마저도 아름다운 것, 사람이 자연스럽게 죽는 것으로 묘사하여 크게 문제시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한국과 중국은 관동대지진이나 강제징용 등으로 일제에게 고통받았음을 생각해본다면, 해당 시기를 마치 '이상향'처럼 묘사한 것은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미야자키 본인이 영화 개봉 전과 초기에 너무 많은 논란이 될 발언을 남겼다는 것도 논란거리 중 하나. 일본에서는 미야자키가 극우 관객들을 불러들여 한 방 먹이기 위해서 일부러 반대되는 인터뷰로 밑밥을 뿌린 게 아니냐는 설도 있지만 미야자키가 입을 열기 전까진 추측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 인터뷰는 아예 악의적으로 오역되어 정반대의 뉘앙스로 떠도는 경우도 있지만 "반일감정 때문에 한국인이 이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인터뷰는 논란이 안 생길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이 우익의 사상을 담았으며 일제의 침략 전쟁을 미화한다는 지적은 적절치가 않다. 이 작품은 미야자키의 필모그래피 뿐만 아니라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모두 통틀어 가장 강한 강도로 일본 제국과 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일본 우익들 사이에선 매국노나 만들 작품이라며 매도당한다. 일본의 우익사관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은 아시아를 서방에서 지키기 위해 정의로운 전쟁을 한 국가로, 그 이전엔 사고를 안 쳤다고 주장하는데 이 작품은 일본이 만주를 공격하는 걸 대놓고 보여준다. 당연히 우익들이 발광할 수밖에 없다.
요컨대 우익 사상이나 전쟁은 옹호하지 않았으나 민감한 소재를 다뤘으니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기 쉬운 작품이라 볼 수 있다.
====# 일제 미화 주장과 반박 #====
개봉 전 우려된 일제, 제로센, 천황 등에 대한 미화는 표현되지 않았다. 본작은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내용이 전개되며, 전쟁이라는 요소를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일본제국에 대한 비아냥과 비판이 작품 안에 가득한데, 그 수위도 상당히 높아 하야오 감독 작품 전반에서 꾸준히 묘사된 반전, 반 제국주의적 성향이 절정에 다다랐다고 평가해야 옳을 정도이다.
- 본작에서 전투 장면은 꿈과 현실에서 각 한 번, 총 두 번 등장한다. 꿈속 장면은 카프로니가 ‘설계한 비행기가 절반도 돌아오지 못했다’며 허무하게 말한 뒤 묘사된다. 설계한 항공기가 성을 폭격하여 불바다가 되는 장면은 이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속에서 나올 법한 동화적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즉, 희망하던 꿈이 스스로가 일조한 전쟁 때문에 병기로 전락하고, 결국 자멸하였음을 나타낸다. 더불어 카프로니는 전쟁에 쓰인 전투기를 ‘살육을 하는 물건’이라 표현한다. 현실에서는 중일전쟁 시 일본군 항공기가 만주를 폭격하는 장면이다. 이는 그간 일본이 도쿄 대공습을 근거로 주장하는 "우리 일본은 억울한 피해자다"는 식의, 앞뒤를 무차별적으로 생략한 억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참고로 역사상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폭격"의 첫번째 사례는 일제의 상하이 폭격이다. 연대적으로는 게르니카 폭격이 더 앞서지만 게르니카의 경우는 내전 도중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외국"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폭격은 상하이 폭격이 첫 번째 사례로 인정된다.
- 주인공 지로는 식당에 있을 때 리하르트 조르게를 만나 일본 설계자들을 공정하게 대해준 융커스가 히틀러에 의해 탄압을 당한다는 근황을 듣게 된다. 이어서 그는 어눌한 일본어로 '마의 산'으로 비유를 들며 이곳은 잊기 좋은 곳이라 말하며 다음의 대사를 한다. “중국에게 한 전쟁을 잊어요. 만주국 건설을 잊어요. 국제연맹 탈퇴를 잊어요. 세계를 적으로 돌린 것도 잊어요. 일본은 (그래서) 파멸합니다. (그리고) 독일도 파멸합니다.“ 이에 지로가 “독일은 다시 전쟁을 할 작정이냐”고 묻는 것으로 이들의 입을 빌려 두 국가를 동치시켜 “전쟁의 원죄”를 인정하는 대목이다.
- 작중 경찰들이 무고한 지로를 잡아가려는데, 이에 병기 개발사 간부들이 지로를 숨겨준다. 지로는 "근대 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표하자, 간부들은 일제히 "일본이 근대 국가라고?" 말하며 비웃는다. 이 대사는 미야다이 신지가 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발언으로 그가 에가와 타츠야의 친구이고, 동 작가의 '러일전쟁 이야기'에 큰 영향을 준 인물임을 상기한다면, 그나마 제정신을 유지하는 우파 인사의 자조적 발언으로 볼 소지가 있다. 반대로 극우들은 일제를 아시아 최초의 근대 국가라며 입이 닳도록 칭송한다.
- 논란의 대상이 된 제로센은 거의 안 나온다. 결말에만 잠깐 나오는데 처참하게 부서진채고[28] 이어서 주인공의 꿈속에도 잠깐 나오는데, 주인공과 조종사가 서로 경례를 주고받고 하늘로 날아가는게 끝이다. 이어서 주인공은 '단 한 대도 돌아오지 못했어요'라고 말한다. 초기 콘티에는 제로센이 나오는 충칭 대공습 장면이 있었으나, 본인의 체력적 문제도 있고, 대신 그려줄 애니메이터도 없어서 결국 빼버렸다고 한다.# 또한 제로센의 비행사들이 경례 후 하늘로 날아가 구름의 띠를 이루는데, 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른 영화에서도 사용된 적(비행기와 전몰한 조종사들의 무덤)이 있다. 죽음을 의미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연출로, "비행기는 저주받은 꿈이야."라는 카프로니의 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소재.
- 지로는 작중 내내 꿈에 충실하다는 설정이지만, 혼조나 카스토프를 통해 폭주해가는 일본의 상황과 내적 모순을 전해들었고 병기를 만든다는 것을 명확히 인지함에도 비행기를 설계한다. 그의 꿈속에 나온 '피라미드가 있는 세계'는 그가 모순을 인지하지만 그것을 무시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결국 지로의 이같은 행적은 전쟁으로 인해 자신의 꿈이 부서지게 된다는 단초로 작용하고, 꿈의 결정체인 비행기가 전쟁 도구로 쓰인 후 망가져 돌아왔다는 데서 지로 개인의 전쟁에 대한 회의와 책임, 절망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터뷰에서 단순히 열심히 그 시대를 살았다는 것만으로는 전쟁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 속 지로는 전범국의 병기 개발자로서 사랑을 포함한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겨왔던 자신의 꿈이 전쟁으로 인해 덧없이 파괴되는 것으로 단죄받는 것이다. 한편 이 작품의 다른 비행기 제작자들도 망가져간다. 카프로니도 결국 실패했다고 하며, 융커스도 쫓겨다닌다.
-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작품 속에서 일본인들은 사건의 원인이나 결과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언급하지도 않는다. 영화 초반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관동 대지진은 차분하게 이겨낸 것으로 그려지지만 관동 대학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관동 대지진에 일본인들은 패닉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제국주의를 키운 원인이 된다. 지로의 꿈속에서의 지로는 무엇이든지 그저 무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한다. 마치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일본이 파멸할 것이라는 말조차 외국인이 언급한 것이 전부이다. 작중 그런 말을 하는 일본인은 전무하다. 전쟁 관련한 대사 자체가 적다. 다만 그 시대의 일본인 대부분이 전쟁을 대동아 공영권을 이룩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 경제 부양책이라고 생각해 동조했다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면 일본인들이 이런 지적에 무심한 것은 시대고증이다. 이 작품에 문제가 있다면 관동 대지진과 당시 일본 기업들의 조선인 징용과 같은 일본 내부 사정에 대한 묘사를 너무 마일드하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 수위가 높다는 비판도 어색하다. 작중에서 전쟁이 직접적으로 묘사된건 단 하나, 만주 공습에서의 G3M 뿐이며, 이마저도 단 한컷으로 지나가고 만다. 전쟁의 비참함을 직시했다고는 할 수 없다. 이게 수위가 높으면 수많은 전쟁영화들이 전부 고어가 된다. 간접적으로 카미카제를 언급할때도 하늘을 수놓는 비행기들의 군집을 환상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물론 이는 다소 억울한 지적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바람이 분다는 어디까지나 일본 내부에서 일본인인 주인공을 다루는 내용이기에 다른 지역에서 다른 일어난 일들을 다루다 보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관동 대지진의 피해 범위는 수도권이 초토화됐다고 할 정도로 넓고 지역에 따라서는 학살이나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지역도 있는 건 사실이므로 아예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고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미야자키 본인도 자신의 유년기를 낭만적으로 언급하면서도 관동 대지진이 "일본이 바뀐 중요한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작 작품에서는 일본인이 서로 돕거나 묵묵히 일어서는 모습만 그려졌다. 이런 점에선 조금 더 당시 있던 여러 사건들을 묘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평가가 나온다.
====# 지로 미화와 전쟁 책임 논란 #====
위에서 보는 것처럼 지로를 미화하는 내용은 없다.[29] 이 작품에서 호리코시 지로는 꿈을 좇은 결과 모든 것을 잃는다. 자신의 꿈이 담긴 비행기는 전쟁 중 죄다 박살이 나버렸고 전후에는 조롱거리가 되었으며, 약혼자는 사망하였다. 그야말로 완벽한 실패자가 되어버린 것. '바람이 분다'라는 영화의 제목은 바람을 과거의 추억과 엮어 '그래도 살아보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바람말곤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호리코시 지로가 모르고 했다는 식으로 묘사하지도 않았다. 반대로 자신의 무기가 사람을 죽이는데 쓰일 것을 알고도 만들었다는 것을 대놓고 그려내며, 다 알고 그랬으니까 결국 호리코시도 죄인이라는 식이다.
즉, 이 영화는 전쟁에 협력한 개인의 파멸을 그리는 영화인 것이다. 주인공을 경애한다느니, 기술은 죄가 없다 말하며 중립성을 옹호하던 당초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는 대체 뭐였는가 알 수 없어질 정도. 괜히 '우익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인 다음 정 반대의 영화로 엿을 먹이려고 그런 인터뷰를 한게 아니냐'는 주장이 일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자전적으로 표현하였다. 전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전쟁 무기를 좋아하고 전쟁 무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자신은 한심한 인간이자 죄인이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 작품은 지로의 행위만큼은 철저하게 비판하였다.[30]
토미노 요시유키도 "바람이 분다는 호리코시 지로를 미화한 작품이 아니다. 전투기에 홀린 남자의 비참한 말로를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
===# 감독의 삶을 투영한 자서전으로서의 특성 #===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년을 장식하는 작품으로서 이렇게 논란의 여지가 큰 소재를 구태여 고른 것은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자신의 모순과 고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단지 표현하려는 메세지를 담아내는 것이라면 이제껏 그래 왔듯이 가상의 배경이나 판타지적 요소로도 충분하였겠지만, 그 자신의 삶이 녹아있는 당시의 일본이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생각과 감성을 그려내고자 한 것이다.[31] 이는 주인공 지로의 성우를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과 같은 애니메이션 감독 안노 히데아키로 선정한 것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실존 인물이 아닌 극장판 등장인물인 지로가 가진 모순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람이 분다를 비롯한 작품들을 제작하면서 스스로 인정한 모순들과 맥을 같이 한다.
이 작품에서 묘사된 호리코시 지로의 태도는 스스로가 꿈에 빠져 있을 뿐, 외부에서 봤을 때는 그저 현실을 등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극의 후반에 의사가 된 여동생이 눈물을 흘리며 다그친 내용이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 지로의 아내는 폐렴에 의해 병원에서 요양하는 게 의사가 판단하는 올바른 길이지만, 지로는 아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어 했고, 아내는 그런 지로의 의향에 맞추어 병원 요양 없이 매일 화장하며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준 뒤에 떠난다. 마지막에 지로의 꿈에 나타난 아내는 결국 현실에선 죽었음을 암시하는데, 지로가 아내를 곁에서 보려는 데 집착하지 않았다면 다른 결말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연출은 아내를 희생시켜 완성했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는 제로센의 비참한 최후와 함께 더욱 비극성을 더한다.)
- 다만 이 부분만은 다른 길을 쉽게 생각할 수 없는게, 그 병원의 요양이라는게 당대 의학기술의 한계를 보여주기 때문. 건조한 곳에서 요양하기 위해 미나미알프스 산 속으로 들어가는건 합리적이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침낭에 겨울 야외 취침을 하며 자연치유만을 기대하는게 당대의 폐렴임이 작중에 묘사된다. 최소한 설파제가 손에 들어와야 다른 결말을 꿈이라도 꿀 수 있다. 그러한 국제 교류를 어렵게 만드는 전쟁의 도구를 지로가 만드는걸 생각하면 실로 역설. 미나미알프스는 6월에도 눈이 남아있을 정도로 추운 지역이라는걸 생각하면 엄청난 체력이 소진되는건 마찬가지다. 통상적인 여성의 몸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건 마찬가지다. 첫 항결핵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은 1943년에 개발되는 약물이다.
- 여기에서부터 역산해보면, 지로가 여러 다른 현실과는 붕 떠 있음을 나타내는 부분이 꽤 있다. 지로가 타는 나고야행 기차가 선로 위를 걸어 지나가던 사람들을 갈라놓는 부분, 버스가 아닌 고급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도 시민들이 절실한 은행 문제 때문에 길을 가로지르는 인파와 부딪히고, 카스테라를 주려고 하는데 서민 여자애들은 피해버리는 것도 친구에게 위선이라고 지적받는다. 제작 중인 비행기의 연결부품 하나 값이면 그 여자애의 가족이 한 달은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할 만큼 경제적으로도 괴리된 위치에서, 지로 스스로는 올바른 삶을 살려고 하지만 일반 서민의 입장은 생각하지 못하는 자신의 관점에서만 꿈을 좇기에 몇몇 현실을 목격하거나 듣고도 그것이 자기 인생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근대 국가에 있을 수 없는 개인 모독'이라는 대사도 다른 사람과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달랐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이제까지는 개인 모독을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았음을 나타낸다. 지로의 붕 뜬 목소리나 멍한 시선 묘사만이 아니라, 아내가 각혈했을 때 외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감이 없는 음악도 지로의 주관을 표현한 것으로 보면 이 작품은 그걸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만 않을 뿐, 지로의 태도를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행기가 전쟁을 한다는 것도 알고, 그 행위를 파멸이라고 표현하지만 그게 자신의 행동을 바꾸지는 않았다. 아내도 죽었고 제로센은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지만 지로는 여전히 평화로운 음악 속에서 붕 뜬 태도 그대로 작품이 마무리된다. 그래도 살긴 살아야겠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이걸 미야자키가 의도적으로 노린 연출이라면, 안노 히데아키의 감정이 부족한 목소리도 실로 정답. 어찌 보면 지로가 그만큼 작품 초기 시점에 이미 서민층을 벗어나 인텔리의 일원에 편입되었음을 설명하는 구성이기도 하다. 애초에 지로는 아내 나오코 만큼이 아닐뿐이지 최소한 중산층 이상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호의호식한 사람이다.
- 호리코시 지로가 비행기를 좋아해 제로센을 만들었지만 그 제로센이 만들어낸 결과에는 부정적인 측면(전쟁 등)도 있었고 호리코시 지로 자신도 만족하지 못한 결과였다는 것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업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에도 대입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나우시카 등을 만들었지만 그 결과에는 부정적인 측면(우익 혹은 오타쿠 혹은 비도덕적인 기업의 배를 불리는 산업구조 등)도 있었고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도 만족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풀면 거의 비슷한 맥락으로 대입할 수 있다. 서양의 제작자를 이상적으로 생각한 것도, 외국의 기존 완성품을 참고했기에 자신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기에 제로센을 미화했다는 주장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족적 혹은 업으로 삼은 애니메이션 등을 미화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져 틀린 말이 된다. 작품 외적으로 정보를 얻고 감상해야 하기에 그만큼 대중성은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스즈키 토시오가 '비행기, 무기 좋아하면서 반전을 부르짖는 모순에 대해서 이제 응답할 때도 되지 않았수?'라고 하면서 추천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맥락을 알아야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의 이야기다. 부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제로센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부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족적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적어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현대 일본 혹은 오타쿠 혹은 애니메이션이나 그 산업 중의 어느 부분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발언은 아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의 작품 활동이 기여한 부분이 있고, 그런 측면에 대한 비판이 호리코시 지로의 제로센 제작에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과거가 낭만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이 작품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과거 인생과 겹쳐진 주관적인 시점에서 주변을 타인과는 동떨어지게 본 측면이 있음을 그렸기 때문이고, 그런 시각이 자신의 아내를 죽게 했다는 것까지 이어가면 그에 대한 비판 역시 이 작품에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견 낭만적으로 보이는 시대의 '이면'이 있음은 작품 내에 다양하게 암시되었다. 호리코시 지로는 그걸 아주 모르진 않았음에도 결국 아름다워 보이는 꿈만을 쫓아갔을 뿐이다. 다만 그것을 작품 내에서 직접적으로 비평하지 않기 때문에 작품의 메시지가 굉장히 흐려지고, 오히려 그 아름다움을 쫓아가는걸 미화하게 되는 감각이 남는다.
===# 미야자키 하야오의 입장 #===
제로센의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와 이탈리아의 선배 카프로니, 같은 뜻을 지닌 사람의 시공을 넘어선 우정. 여러 좌절을 넘어서 소년시절의 꿈과 마주하고 힘을 다하는 두 사람.
다이쇼 시대, 시골에서 자란 한 소년이 비행기 설계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름다운 바람과 같은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다.
마침내 소년은 도쿄의 대학에 들어가고, 대군수산업의 엘리트 기사가 되어 재능을 꽃피워, 드디어 항공사에 남을 아름다운 기체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미츠비시 A6M1, 뒷날 해군0식함상전투기, 소위 말하는 제로센이다. 1940년부터 3년간, 제로센은 세계적으로 걸출한 전투기였다.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우리들의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는 오늘날 일본에 떠도는 폐색감이 더욱 세찬 시대였다. 관동대지진, 세계대공황, 실업, 빈곤과 결핵, 혁명과 파시즘, 언론탄압과 잇따르는 전쟁 한편으론 대중문화가 꽃피고 모더니즘과 니힐리즘, 향락주의가 횡행했다. 시인은 여행하다 병으로 죽어가는 시대였다.
우리들의 주인공 지로가 비행기설계에 종사했던 시대는, 일본 제국이 파멸을 향해 나아가고, 끝내는 붕괴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쟁을 규탄하려는 것은 아니다. 제로센의 우수함으로 일본 젊은이들을 고무하려는 것도 아니다. 사실은 민간기를 만들고 싶어했을 거다, 라는 식으로 감싸는 심산도 아니다.
자신의 꿈에 충실히, 똑바로 나아가는 인물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꿈은 광기를 잉태하고, 그 독도 숨기진 않는다. 아름다운 것에 대한 동경은 인생의 덫이기도 하다. 아름다움에 기운 대가는 적다. 지로는 너덜너덜하게 찢기어, 좌절하고, 설계자 인생이 절단난다. 그에도 상관하지 않고, 지로는 독창성과 재능에 기대어 더욱더 성장해 갔던 인간이다. 그것을 그리려고 한 것이다.
이 작품의 제목 '바람이 분다'는 호리 다쓰오의 같은 이름의 소설에서 유래한다. 폴 발레리의 시의 한 구절을 호리 다쓰오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하지 않으면"이라고 번역했다. 이 영화는 실재했던 호리코시 지로와 동시대에 살았던 문학자 호리 다쓰오를 뒤섞어, 한 명의 주인공 '지로'로 만들어냈다. 뒤에 신화로 화한 제로센의 탄생을 날줄로, 청년 기술자 지로와 아름답고도 박복한 소녀 나오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씨줄로, 카프로니 할아버지가 시공을 넘어선 을 곁들여, 완전한 픽션으로서 1930년대의 청춘을 그린, 이색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다이쇼에서 쇼와 전기에 걸쳐서, 초록이 많은 일본의 풍토를 최대한 아름답게 그리고 싶다. 하늘은 아직 탁하지 않고 흰 구름이 생겨나며, 물은 맑고 전원에 쓰레기 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한편 동네는 가난했다. 건축물에 대해선 세피아로 칙칙하게 하지 않고, 모더니즘의 동아시아적 색채의 범람을 감히 한다. 길은 울퉁불퉁하고, 간판은 무질서하게 서있고, 나무 전봇대가 난립하고 있다.
소년기에서 청년기, 그리고 중년기로 일종의 평전과 같은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지만 설계자의 일상은 지루함 그 자체이다. 관객의 혼란을 최소한으로 마무리함에 대담한 시간의 편집은 어쩔 수 없다. 세 종류의 영상이 만들어내는 영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상생활이란, 지루한 묘사를 차곡차곡 쌓는 것이다.
꿈 속은 더욱더 자유로운 공간이며 관능적이기도 하다. 시각도 날씨도 흔들리고, 대지는 파도치며, 비행하는 물체는 낙낙하게 떠다닌다. 카프로니와 지로의 광적인 편집증을 나타내는 것이다.
기술적인 해설과 회의의 캐리커처화. 항공기술의 깊은 지식을 묘사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수 없는 때는 힘껏 만화로 한다. 이러한 종류의 영화에 회의 장면이 많은 것은 일본 영화의 고질병이다. 개인의 운명이 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이 작품에 회의 장면은 없다. 어쩔 수 없는 때는 힘껏 만화로 그리고, 대사 같은 것도 생략한다. 그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개인이다.
리얼하게,
때론 만화로,
전체적으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2011.1.10.
미야자키 하야오의 기획서
다이쇼 시대, 시골에서 자란 한 소년이 비행기 설계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름다운 바람과 같은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다.
마침내 소년은 도쿄의 대학에 들어가고, 대군수산업의 엘리트 기사가 되어 재능을 꽃피워, 드디어 항공사에 남을 아름다운 기체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미츠비시 A6M1, 뒷날 해군0식함상전투기, 소위 말하는 제로센이다. 1940년부터 3년간, 제로센은 세계적으로 걸출한 전투기였다.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우리들의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는 오늘날 일본에 떠도는 폐색감이 더욱 세찬 시대였다. 관동대지진, 세계대공황, 실업, 빈곤과 결핵, 혁명과 파시즘, 언론탄압과 잇따르는 전쟁 한편으론 대중문화가 꽃피고 모더니즘과 니힐리즘, 향락주의가 횡행했다. 시인은 여행하다 병으로 죽어가는 시대였다.
우리들의 주인공 지로가 비행기설계에 종사했던 시대는, 일본 제국이 파멸을 향해 나아가고, 끝내는 붕괴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쟁을 규탄하려는 것은 아니다. 제로센의 우수함으로 일본 젊은이들을 고무하려는 것도 아니다. 사실은 민간기를 만들고 싶어했을 거다, 라는 식으로 감싸는 심산도 아니다.
자신의 꿈에 충실히, 똑바로 나아가는 인물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꿈은 광기를 잉태하고, 그 독도 숨기진 않는다. 아름다운 것에 대한 동경은 인생의 덫이기도 하다. 아름다움에 기운 대가는 적다. 지로는 너덜너덜하게 찢기어, 좌절하고, 설계자 인생이 절단난다. 그에도 상관하지 않고, 지로는 독창성과 재능에 기대어 더욱더 성장해 갔던 인간이다. 그것을 그리려고 한 것이다.
이 작품의 제목 '바람이 분다'는 호리 다쓰오의 같은 이름의 소설에서 유래한다. 폴 발레리의 시의 한 구절을 호리 다쓰오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하지 않으면"이라고 번역했다. 이 영화는 실재했던 호리코시 지로와 동시대에 살았던 문학자 호리 다쓰오를 뒤섞어, 한 명의 주인공 '지로'로 만들어냈다. 뒤에 신화로 화한 제로센의 탄생을 날줄로, 청년 기술자 지로와 아름답고도 박복한 소녀 나오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씨줄로, 카프로니 할아버지가 시공을 넘어선 을 곁들여, 완전한 픽션으로서 1930년대의 청춘을 그린, 이색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다이쇼에서 쇼와 전기에 걸쳐서, 초록이 많은 일본의 풍토를 최대한 아름답게 그리고 싶다. 하늘은 아직 탁하지 않고 흰 구름이 생겨나며, 물은 맑고 전원에 쓰레기 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한편 동네는 가난했다. 건축물에 대해선 세피아로 칙칙하게 하지 않고, 모더니즘의 동아시아적 색채의 범람을 감히 한다. 길은 울퉁불퉁하고, 간판은 무질서하게 서있고, 나무 전봇대가 난립하고 있다.
소년기에서 청년기, 그리고 중년기로 일종의 평전과 같은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지만 설계자의 일상은 지루함 그 자체이다. 관객의 혼란을 최소한으로 마무리함에 대담한 시간의 편집은 어쩔 수 없다. 세 종류의 영상이 만들어내는 영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상생활이란, 지루한 묘사를 차곡차곡 쌓는 것이다.
꿈 속은 더욱더 자유로운 공간이며 관능적이기도 하다. 시각도 날씨도 흔들리고, 대지는 파도치며, 비행하는 물체는 낙낙하게 떠다닌다. 카프로니와 지로의 광적인 편집증을 나타내는 것이다.
기술적인 해설과 회의의 캐리커처화. 항공기술의 깊은 지식을 묘사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수 없는 때는 힘껏 만화로 한다. 이러한 종류의 영화에 회의 장면이 많은 것은 일본 영화의 고질병이다. 개인의 운명이 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이 작품에 회의 장면은 없다. 어쩔 수 없는 때는 힘껏 만화로 그리고, 대사 같은 것도 생략한다. 그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개인이다.
리얼하게,
때론 만화로,
전체적으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2011.1.10.
미야자키 하야오의 기획서
Q: 호리코시 지로를 보좌한 기술자 소네 요시토시는 제로센이 특공에 사용된 것을 보고 "비참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이라면 만들지 않는 것이 좋았다. 설계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 이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호리코시 지로의 생각은 다르지 않았을까요?
A: 그도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동시에 "그것은 자신이 관련된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물론 호리코시 지로도 한 명의 일본 국민으로서의 전쟁 책임은 있지만 한명의 기술자가 역사 전체에 대한 책임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책임을 묻는 것은 쓸데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32]
A: 그도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동시에 "그것은 자신이 관련된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물론 호리코시 지로도 한 명의 일본 국민으로서의 전쟁 책임은 있지만 한명의 기술자가 역사 전체에 대한 책임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책임을 묻는 것은 쓸데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32]
호리코시 지로가 만든 제로센이란 전투기는 구식이라 가미가제 특공대가 활동할때 유용하게 쓰이진 않았다. 그가 잘했다고는 할수 없다. 열심히 살았는데도 한편으로 비참한 인물이다.
인터뷰
인터뷰
의식은 안했겠지만 그가 만든 비행기가 태평양 전쟁에 쓰였다. 내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해서 무조건 면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
인터뷰
Q: 전쟁무기를 만든 인물을 미화했다는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나.
A: 미화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많이 있겠지만 제 신념은 흔들리지 않는다.
인터뷰
A: 미화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많이 있겠지만 제 신념은 흔들리지 않는다.
인터뷰
미야자키 감독은 "호리 타츠오는 전쟁 중 전쟁의 내용을 담지 않고 이야기를 써 나갔다. 호리코시 지로 역시 군의 요구를 받으면서도 그에 대항해 살아온 인물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야자키 감독은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그 죄를 같이 지고 가야 한다고 말해야 할까"라며 "전쟁에 반대한 나의 아버지 역시 전쟁에 일조했지만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략) "호리코시 지로가 다르다, 맞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열심히 살았지만 그랬기 때문에 '비참하다'고 말했었으니까"
인터뷰
인터뷰
전작 '붉은 돼지'(1992)에서 (중략) 돼지라면 죄가 없을 것 같아 인물을 돼지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람이 분다'는 실제 인물(돼지가 아닌 사람, 즉 '죄가 있는 존재')을 가지고 만들었다. 그가 의식은 안했겠지만 그가 만든 비행기가 태평양 전쟁에 쓰였다. '내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해서 무조건 단죄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인터뷰
제로센을 좋아하는걸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역사에 무지한) 오타쿠의 영역이니까요.
다큐멘터리 꿈과 광기의 왕국 中
다큐멘터리 꿈과 광기의 왕국 中
- 인터뷰 모음
제로센 설계자의 꿈, 미야자키 하야오 링크 (번역기 번역)
미야자키 하야오 "제로센 설계자가 주인공..까닭은" 링크
日 애니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가미카제를 다룬 이유는…”링크
11. 흥행
첫 주말 관객 74만여명과 흥행 수입 9억 6100만엔을 기록했고, 두번째 주말까지 누적 관객 220만, 누적 흥행 수입 23억엔을 돌파했다. 3주 째에는 누적 관객 350만, 누적 흥행 수입 43억엔을 돌파했고, 공개 후 30일간 누적 관객 580만, 누적 흥행 수입 72억엔을 돌파했다. 개봉 54일만인 9월 11일에 누적 관객 800만, 누적 흥행 수입 100억엔을 돌파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 선언(?) 등으로 인해 관객수가 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일본 자국 영화로서는 5년만에 100억엔을 돌파했는데 바로 그 영화가 같은 지브리의 영화 벼랑 위의 포뇨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후 일본에서는 9월에 연휴가 두 번 있던 관계로 흥행이 계속되었으며 영화가 한번 히트하면 9주고, 10주고 계속 흥행 차트에 머무는 일본 영화 시장의 특성상 9월 말에도 여전히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관객을 동원했다. 9월 23일까지 관객 894만명, 흥행 수입은 약 110억엔 기록했다.
120억엔을 벌어들여 2013년 일본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고 4개 상을 수상했다.
스즈키 토시오의 말에 의하면 제작비가 많이 들어 극장 개봉 수입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이 작품의 극장 흥행 수입 중 지브리의 지분은 25%인데 제작비가 30억 엔 이상이면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지브리는 정사원제와 월급제+수당제라 다른 애니메이션 회사보다 운영비(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
12. 기타
포스터 속 하얀 우산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나오코의 모습은 인상파 미술의 거장 클로드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Woman with a Parasol)'의 오마주이다.특이하게도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의 성우는 다름아닌 안노 히데아키다. 안노는 스즈키 토시오를 통해 미야자키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제로센이 나는 장면은 내가 그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미야자키가 그림을 맡긴 게 아니라 주연 성우로 제안해 안노는 의아해하면서도 오디션을 일단 봤는데 미야자키가 합격을 시켰다고 한다. 안노는 사양했지만 미야자키가 재차 출연을 설득해 결국 주연 성우를 맡게 되었다고. 목소리 출연에 안노 히데아키라는 이름을 보자 일본과 한국의 많은 오덕들이 충격을 받았다 카더라. 덕분에 주로 에바의 대사를 패러디한 갖가지 드립이 흥했다.
미야자키가 안노를 주연 성우로 채택한건 기존 성우들에는 없는 존재감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존재감이란 아마 안노와 호리코시 사이의 공통점 때문일 것이다. 성우는 단지 목소리만을 책임지는 존재가 아니다. 성우가 어떤 인간인지가 실제로 작품 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잘생긴 영화 배우나 아이돌을 성우로 채용하는 것이며, 이번 캐스팅에서는 아마 안노가 가진 오타쿠적 감성이 호리코시의 이미지와 겹쳐지길 바랐을 것이다.[33] 이전부터 미야자키는 전문 성우를 비판하는 강도 높은 발언을 꽤 많이 했고 마녀 배달부 키키 이후로는 주연급에 전문 성우를 잘 기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귀를 기울이면의 경우에는 감독이 콘도 요시후미지만, 아버지 츠키시마 세이야 역할에는 일본의 전설적인 기자 다치바나 타카시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결과적으로 안노 히데아키의 주인공 성우 연기는 위화감이 강하다며 혹평 받았다.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재미없는 목소리라는 평.
다큐멘터리 꿈과 광기의 왕국에서 주인공의 성우로 안노를 선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략 요약하자면 "주인공 성우는 누구로?"라는 주제의 회의에서 "안노 어때?"라는 농담을 하고, 모두가 그냥 농담으로 듣고 넘긴 상황에서 진지하게 "안노 목소리라...."고 잠시 고민하다 "진지하게 안노 목소리 어때?"라고 말해버린다. 결국 안노는 오디션을 보게 되고, 상황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주인공의 성우로 합격. 오디션을 보러 온 안노가 "이거 진짠가" 하는 표정을 짓는게 포인트.
주인공 캐스팅 외에도 영화 속의 비행기의 엔진음이 모두 성우의 육성으로 녹음되어 화제가 되었다. 자세히 들어보면 엔진 스타트업 하는 장면에서는 확실히 사람 목소리임을 눈치챌 수 있다.
음악은 미야자키의 영혼의 파트너 히사이시 조가 담당했으며, 주제가로는 '이 한 장으로 일본의 음악은 바뀌었다'는 찬사를 받고, 일본 대중음악사의 걸작으로 회자되는 아라이 유미가 1973년에 낸 앨범 ひこうき雲의 대표곡이자 동명의 곡 ひこうき雲(비행기 구름)가 쓰였다. 이 곡은 아라이 유미가 어릴 때 겪은 친구의 죽음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곡인데, 곡의 가사가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과 잘 맞아떨어진다.
당초 타카하타 이사오의 가구야 공주 이야기와 동시 개봉 예정이었으나 타카하타의 카구야 공주 이야기의 콘티가 2013년이 넘어서도 안나온 탓에 결국 동시 개봉은 무산되었다. 바람이 분다 개봉 당시에도 2013년 가을쯤 공개된다는 말이 있었으나 제작 속도가 느린 타카하타의 성향을 고려, 2013년 가을도 안되고 늦으면 2014년으로 넘어갈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일단 '바람이 분다' 개봉에 맞춰 극장에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2013년 가을 개봉 예정으로 표기되었고, 실제로는 2013년 11월에 개봉했다. (한국 개봉은 2014년 6월.)
등장인물들이 줄담배를 피우는 게 특징이다. 실제 쇼와 초기에는 담배를 안 피우면 남자도 아니라는 인식이었고 90% 이상의 남성들이 담배를 벅벅 피웠으며 아무도 문제삼지 않았다는 점에선 시대 고증이 잘된 것이다. 일본도 많은 흡연신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TV 방영을 자제하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라는 가치만으로 무사히 무삭제 TV 방영이 되었다.
12.1. 호리코시 지로
2013년 8월 1일 호리코시 지로가 쓴 종전일지가 발견되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연합뉴스가 日가미카제 전투기' 설계자의 전쟁 양비론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기사 속 호리코시 지로의 글은 아래와 같다.- "일본의 군부와 그와 연결된 정치가가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상황을) 타개하지 않고 무력에 호소하는 등 성마르게 행동한 것이 전쟁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었나."(日本の軍部とそれと結ぶ政治家が外交で平和的に打開せず武力に訴えるところまで短気を起こしたことが戦争の近因ではなかったか)
- "우리(일본)에게 국제간의 자유로운 교역을 세계가 허락하지 않으면 피폐에서 다시 일어설 수 없다. 애초에 선진 서구국가의 블록 경제 원리가 (전쟁의) 근본 원인은 아니었나"(われわれに国際間の自由な交易を世界が許してくれなければ疲弊から立ち直ることはできない。そもそも先進欧米諸国のブロック経済主義が根本原因ではなかったか)
- "전승국 국민도 일본 국민도 이런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앞길에는 장기간에 걸친 경제, 도덕의 혼란이 계속 될 것"(戦勝国民も日本国民もこの反省がなければ、日本の前途には長期にわたる経済、道徳の混乱が続くだろう)
- "일본에 괴멸를 몰고온 정책을 지도해온 사람들이 전부 떠나지 않으면 부패의 씨앗은 남는다. 성실하고 예지력있는 애국의 정치가가 나오는 게 소원"(日本に壊滅をもたらした政策を指導してきた者が全部去らなければ腐敗の種は残る. 誠実にして叡智(えいち)ある愛国の政治家出(い)でよ)
12.2.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 선언
- 스즈키 토시오가 밝힌 은퇴 발표 비화 ▼
- ||은퇴 발표, 그리고 철회
「바람이 분다」의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무렵, 다카하타가 햇수로 8년에 걸쳐 만들어온 「가구야공주 이야기」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담당 프로듀서인 니시무라로부터 보고를 받고 다카하타를 만나러 갔다.
「바람이 분다」와 같은 날에 개봉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반딧불이의 묘」와 「이웃집 토토로」를 동시 상영한 지 25년 만에 역사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스승과 제자로서, 라이벌로서 오랫동안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이끌어온 두 사람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으로 경연한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임은 틀림없다.
같은 날 개봉 계획을 말하자 다카하타 감독은 오히려 반문했다.
“그런 식으로 작품을 부채질할 건가?”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만든 대작이니만큼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봐주었으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닌가. 하지만 다카하타는 그런 도발에 넘어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그 후에도 제작이 지연되면서 같은 날 개봉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분다」는 흥행 수입 120억 엔을 올리고 2013년의 최고 히트작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 개봉 수입만으로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다카하타와 미야가 진심으로 영화를 만들면 그 정도 제작비가 들게 된 것이다.
영화가 완성되자 미야는 은퇴를 발표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그리고 사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 무리입니다.”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묻지 않았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로부터 29년, 미야는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지브리에 쏟아왔다. 나도 말릴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곧바로 은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반대했다. 영화 개봉 전에 발표하면 은퇴를 홍보로 이용하는 꼴이 되어버린다. 그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서두르는 그를 설득해서 개봉이 일단락되는 9월까지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은퇴 결심은 서서히 희미해졌다. 결국 기자회견 전날에는 장편에서의 은퇴로 바뀌었다. 단편은 계속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내 판단은 안이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함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잘못 판단한 것이다. 입으로는 은퇴하겠다고 말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진심은 다르다. 어딘가에서 그렇게 느꼈을 텐데 나도 모르게 냉정함을 잃어버렸다. 영화감독에게 은퇴는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깜빡 속아넘어간 스스로에게 화가 날 정도였다…….||
2013년 9월 1일, 미야자키는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지브리 미술관에 상영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은퇴를 번복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확하게는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은퇴한 것이다. 만화와 일러스트 작업 등은 계속해서 행한다. 이후 은퇴 번복 여부가 화제가 되었는데, 이 발언 또한 지브리의 현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측에서 나온 발언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 물론 몇차례 은퇴를 번복했던 미야자키 하야오니 다시 한 번 번복할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공식적인 은퇴 기자회견은 9월 6일에 있었다. 이전부터 후계자를 세운 뒤 은퇴를 하려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후계자가 사망하거나 저퀄러티의 작품을 내놓는 등의 악재가 생기는 바람에 은퇴를 못한 상태가 지속되었으니 지브리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미야자키의 은퇴 선언 이후 지브리가 발표한 작품들은 흥행 성적에서 아쉬운 성과를 거두었고, 결국 지브리 스튜디오는 작품 제작이 아닌 판권 관리 쪽으로 회사의 운영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하게 된다. 자세한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항목 참조.
미야자키 하야오 개인적으론 바람이 분다를 자신의 은퇴작으로 내놓는 것에 안타까움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팬들의 의견은 좀 다른데 미야자키에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굉장히 뜻깊은 작업이었겠지만, 결국 범대중적인 걸작으로 자리잡지는 못하는 논란 많은 작품이 되었기 때문. 논란거리를 다 배제하더라도 거장의 마지막을 장식할 만한 작품은 아니라며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가 많다.
이후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를 선언했다. 사실 지브리가 미야자키 은퇴 이후로 상황이 굉장히 안 좋긴 했다.
[1] 이는 당시 일본 식민지였던 조선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시인 이상이 폐결핵으로 죽었고, 일본 군항이 있던 진해(진해요항부)의 맞은편인 마산은 치안과 풍경이 좋았기 때문에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결핵 요양소가 있었다. 이 요양소는 1980년대까지 운영되었다.[2] 이 씬은 작중에도 그대로 등장하는데, 전쟁이 본격화된 후반부가 아니라, 초중반에 쿠로카와 주도로 하야부사 초기형을 개발하다 엎어진 후 지로가 독일 견학하던 시기 꾼 꿈에서 등장한다. 즉 앞으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은 파멸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복선. 이 복선은 영화 마지막 장면 카프로니와 지로의 꿈속 대화에서 "한 대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지로의 대사로 회수된다.[3] 물론 실제로는 기술력이 후달렸기 때문이지만. 자세한 사항은 제로센 문서 참고.[4] 다만 이 부분은 좀 애매한게 위에서 말했듯이 모티브가 된 인물이 소련의 스파이라 '개념적인 생각을 가진 독일(or 일본)인' 포지션이라고 보기 어렵다. 소련 스파이가 독일과 일본이 패망할 것이라 하는 건 당연할 테니... 그러나 모티브가 된 리하르트 조르게는 독일 태생이면서도 스스로 공산주의자로 전향하여 소련 스파이가 된 인물이므로 어떻게 보면 독일 체제에 실망한 독일인의 대표격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5] 아내 나오코만큼은 아니지만 전통식 가옥 저택에 살았으며 고용인까지 있었다.[6] 자막이나 극중에는 ナホコ나 Nahoko로 나와 헷갈릴 수 있으나 역사적 가나 표기법에 따라 ホ 발음은 オ로 읽는다.[7] 실제로는 전염병. 결핵균의 존재는 이미 로베르트 코흐가 1905년 해당 분야로 노벨상을 받는 등 당대에도 충분히 알려진 내용이다. 결핵에 약한 체질이 유전될 수도 있다 정도가 현재의 판단이다. 물론 태아 시절에 모체로부터 감염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350건 정도밖에 보고된 바 없다. 작중에서 묘사하는 피 토하고 쿨럭거리는 폐결핵은 그냥 감염된 거라고 보면 된다.[8] 작중 후지미 고원. 표기법은 약간 다르지만 실존 지역이다. #[9] 가루이자와의 유명 호텔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 #[10] 실제 카프로니 백작은 1957년에 사망했다.[11] 작중에서는 G3M 육상공격기를 개발하는 장면만 묘사된다.[12] 다만 이는 고증 오류로, 실존 인물 혼조는 지로보다 학번이 1년 앞선다. 즉 선배라는 것.[13] 나이로 봐도 기로는 1901년 8월생으로, 1903년 6월생인 지로보다 나이가 많다.[14] 일본인들은 카피를 잘한다는 둥 인종차별적인 이유로 단순한 비행기 구경조차 금지하며, 밤중에 유대인들을 상대로 백색테러를 벌이는 것을 들켜 정체가 게슈타포임이 드러났다. 이후 융커스 박사가 나치 정부에 쫓긴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는 걸 보면 정부 차원에서 융커스 박사를 감시하기 위한 스파이로 보낸 듯하다.[15] 고작 엔진 2개 달린 중형 공격기에게 4000km를 날아가라고 요구한다. 엔진의 성능이나 숫자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이를 달성하려면 비행기를 최대한 가볍게 제작해야 하며 이러면 방탄판이나 자동방루탱크 같은 안전장치를 생략할 수밖에 없다. 지로가 설계한 제로센도 비슷한 이유 때문에 G3M의 테크트리를 그대로 탔다.[16] 그리고 처음에는 "결혼도 안 한 남녀가 어떻게 한 지붕 밑에 살아?"라고 하는 걸로 봐선 무뚝뚝하고 전통적인 일본식 가부장의 모습이다. 사실 쿠로카와 부장의 이 말을 듣고서 지로가 "그럼 저희 지금 결혼할 테니 증인이 되어 주십시오."라고 대답한 것.[17] 이는 핫토리 역의 쿠니무라 준도 마찬가지.[18] 한국인들에게는 쉐임리스의 프랭크 갤러거 역으로 알려져 있다.[19] 실제로 융커스는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진 인물로 히틀러가 세운 나치당을 자유주의를 옭아 먹는다고 비판을 하였으며 나중에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융커스는 히틀러와 나치당의 눈엣가시가 되어버렸다. 결국 융커스사는 히틀러 정권에 의해 강제로 국가 소유가 되어버렸고 융커스 본인도 회사에서 쫓겨난건 물론이요 나치 정부의 감시 하에 연금 도중 사망한다.[20] 카스토프가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토머스 만의 마의산(魔─山Der Zauberberg)은 주인공 한스에게 있어 속한 세계와의 단절, 그리고 그에서 비롯된 사상의 함몰과 죽음을 의미한다. 한스는 미래와 사랑을 위해 마의 산을 내려오며, 일본이 마의 산이라는 카스토프의 대사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사상과 전쟁에 함몰된 일본과 독일의 미래는 패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과거의 전쟁을 잊어가는 현 일본 세대에 대해 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21] 오시이의 경우에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영화)를 카미카제라고 대차게 비판하면서 일본의 전공투를 미화한 강성좌파 중 한 명이다. 나이 먹어도 전혀 완화되지 않는 극좌 성향이 신기할 지경. 그러면서 독일제 무기를 좋아한다.[22] 본작의 주제의식을 나름대로 잘 잡았다.[23] 이 부분은 밀리터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술인데, 제로센은 기술되어있듯 전투기다. 2차대전 당시는 폭격기와 전투기의 분업이 있었고, 따라서 전투기가 폭격을 했다는 기술은 문제가 있다. 충칭 대공습에 영전이 투입되었다는 기술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호위기로 편성되었으리라 본다.[24] 언뜻 부정형인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立'た'ぬ로서 표기가 다르다. 이 경우는 문어체로서 4단활용 동사 立つ의 연용형 立ち-에 완료, 강조, 확인, 존속, 병립의 의미를 지니는 조동사 -ぬ가 붙은 경우이다. 특히 자연현상에 대한 서술에서 자주 보이는 형태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바람이 불었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는다. 영어로 예를 들자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원제 "Gone With The Wind"는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로 번역해야 어감이 맞는다.[25] 정작 문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그 다음 문장 生きめやも로, 실제로 이 번역은 오역으로 밝혀졌다. 문법적으로 따져보면 상2단활용 동사 生く(살다)를 추량, 의지, 권유 등의 의미로 활용한 生きむ(살자, 살아야겠다)의 이연형 生きめ-에 반어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계조사 -やも가 붙은 것으로 '살까보냐', '(퍽이나) 살고 싶겠소'라는 의미가 된다. 원래의 의미와 정반대가 되는 셈. 하지만 이 오역을 문학적으로 더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호리 타츠오의 소설에는 주인공의 연인이 당시엔 불치병이던 결핵에 걸렸다는 설정으로 등장하는데, 삶을 포기했다 주인공 덕에 살고자 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연인의 말에 폴 발레리의 시구가 떠올라서 인용하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그러니까 '일단 살려고 노력은 해야겠지만 결핵이라 아무리 발버둥친다 한들 죽을 확률이 높은데 살 수 있겠냐'를 함축시켰다는 것이다. 다만, 불어 원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시도하다'라는 뜻의 'tenter de …'가 쓰였다는 점을 고려하여 '生きむとせむ'(살려고 하자) 정도로 번역해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전제'의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여지가 여전히 남는다. 도쿄제국대학(현 도쿄대학) 국문과 출신인 호리 타츠오가 고어나 문어체에 대한 교양이 없었을 리 만무하고, 반어적인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원문이 시구라는 점을 감안하여 일본어식 시구인 5·7음절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끼워넣었다는 분석이 있으나, 이것도 いざ를 빼고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간투 조사 -よ를 써서 生きむとせむよ로 번역하면 된다. 이래저래 폴 발레리의 시구를 그대로 인용했다기보다는 소설 내용에 맞게 적절하게 비틀어 썼다는 해석이 타당하다. 그 증거로 본 애니메이션의 포스터에는 원문 il faut tenter de vivre에 좀 더 가까운 문구 生きねば(살아야 한다)가 삽입되었다.[26] 세계 최초의 전금속 비행기[27] 이 부분이 문제가 되는데, 카스토프는 중국에게 한 전쟁이라고 했기 때문. 카스토프의 입을 빌려 미야자키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이라면 중일전쟁(1937)으로 해석할 여지는 있다. 다만 작중 카스토프와 지로의 만남은 1933년이다.[28] 처참하게 부서진 작중 항공기는 사실 5식 연습기다.[29] 본 작품의 주인공의 모델이자 제로센의 개발자 호리코시 지로는 전범으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미국이나 독일이나 이탈리아나 국제법을 적용하여 개발자 자격으로 처벌하거나 처벌받은 사례는 페이퍼 클립 등의 특이 사례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위 병기 개발이 적용되는 것은 테러리스트의 폭탄 제조 정도에 국한되는 것이 현실이다. 작중 내에서 미화된 내용을 굳이 찾는다면 주인공 호리코시가 창공에 대한 동경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다는 내용 정도? 실제로는 일본 해군의 요청에 따라 항공기를 제작했으니까.[30] 미야자키의 첫 작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만 봐도 어느 종류의 전쟁이든 어떠한 면에서도 미화될 수 없는 '절대악' 취급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31] 일제의 악행을 묘사하는 것과 병행하여 작품의 메시지를 담는 것은 일제의 악행이 워낙에 무지막지한 탓에 자칫 작품의 메시지를 가려버릴 수 있다는 큰 문제점이 있다.[32] 흔히 떠도는 "기술자에게 책임은 없다"의 원 출처인데, 인터뷰를 보면 "한 기술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건 넌센스이다"라는 늬앙스이다. 인터뷰의 전체 내용을 보면 당시 일본인으로서의 전쟁 책임은 있다고 말한다.[33] 덧붙여 안노 역시 오타쿠적 자아로 인해 발생한 이중적 상황으로 방황한 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작중에서의 호리코시 지로가 겪는 딜레마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