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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3 01:53:42

파묘/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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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프롤로그3. 一. 음양오행(陰陽五行)4. 二. 이름 없는 묘(墓)5. 三. 혼령(魂靈)6. 四: 동티(動土)7. 五. 도깨비불(おに)8. 六. 쇠말뚝(鐵針)9. 에필로그

1. 개요

영화 《파묘》의 줄거리다. 영화는 프롤로그 이후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편이 시작되기 전에 제작/배급사 쇼박스의 오프닝 영상이 흑백에 무음으로 나오고[1] 제목 '파묘 破墓'가 뜬 다음 영화가 시작된다.

2. 프롤로그

여객기를 타고 이동 중인 무당 화림(김고은 扮)과 그녀의 제자인 법사 봉길(이도현 扮)을 비추며 영화가 시작된다. 비즈니스석에 앉은 화림은 창가를 바라보고 있고, 그 옆에서는 봉길이 헤드폰을 쓴 채 자고 있다. 스튜어디스[2]가 일본어로 와인을 권하자, 화림이 유창한 일본어로 괜찮다고 한 뒤 자신은 한국인이라고 말한다.[3]

그렇게 도착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의뢰인의 회계사[4]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박지일 扮)이 차[5]로 두 사람을 모시면서 자신의 고용주에 대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바탕으로 부동산업을 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태어날 때부터 밑도 끝도 없이 부자인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병원[6]에 도착하고, 집사는 병실 문 앞에서 뭔가 못마땅해하는 여자(정윤하 扮)와 대화를 나눈 뒤 화림 일행을 병실 안으로 불러들인다. 이마에 센서를 붙인 갓난아기가 병상에 누워있는 것을 화림과 봉길이 바라보다 화림이 휘파람[7]을 불기 시작한다. 이들을 데려온 집사가 '지금은 약물 때문에 진정은 됐는데, 태어날 때부터 울음을 그치지 않고 있고, 유명하다는 의료진이 전부 붙어 봤지만 의료 클리닉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설명한다.[8] 화림은 병실 안에 자신들만 있을 수 있겠냐고 물어보고 못마땅한 기색의 아기 엄마와 의료진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다. 직후 봉길은 가방을 열어 실로 짠 부적 주머니 하나를 아기 배 위에 올려두며 경문[9]을 외우고, 화림은 음료수 캔을 따서 한 모금 마신 뒤 손으로 아기의 눈을 열어 눈동자를 확인한다.

얼마 후 화림은 아기 엄마와 집사를 불러 말한다. "집에 비슷한 사람들이 있겠네요... 아버지하고 할아버지".[10] 이 얘기를 듣고 놀란 아기 엄마와 집사는 "지금 지용씨랑 아버님 얘기하는거 맞죠?" "예"하고 대화한다.

그리고 대화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화림의 독백이 시작된다. 독백 중에 배경은 병원에서 의뢰인의 저택으로 이동하는 벤츠를 따라간다.
저 얼굴들. 의심에서 놀라움으로 바뀌는 저 표정.

(병원에서 벤츠가 출발해서 야자수길로 꾸며진 해변 도로로 나아간다. 해가 기우는 늦은 오후의 해변가가 비친다.)

언제나 밝은 곳에서 살고, 환한 곳만 바라보는 사람들.

3. 一. 음양오행(陰陽五行)

해가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 해변가 도로를 달리는 검은 벤츠. 차 뒷좌석에 앉아 차창 밖을 바라보는 화림의 얼굴 옆에 소제목이 뜨고 독백이 이어진다.
세상은 환한 빛이 있어야 우리 눈에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것들만 믿는다.
환한 빛이 있는 세상. 그리고 그곳의 뒷편.

(의뢰인의 저택에 차가 도착하고, 저택 안의 풍경이 보인다. 창가에서 슬립 차림의 중년 여성[11]이 과도 째로 깎은 사과를 입으로 가져가 먹는다. 그 뒤로 각종 의료기기가 붙은 휠체어에 탄 노인[12]이 있다.
봉길은 응접실 한편에 앉아 뭘 먹고 있고, 화림은 여러 조각상들이 있는 장식장으로 다가간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그 어둠의 존재들을 알고 있었고,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러 왔다. 귀신, 악마, 도깨비, 요괴.[13]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밝은 곳을 그리워하며 질투하다가 아주 가끔, 반칙을 써 넘어오기도 한다.[14]
그리고 그때 사람들은 날 찾아온다.
음과 양, 과학과 미신. 바로 그 사이에 있는 사람.

(이때 흰 골프웨어를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 남성이 골프백을 들고 들어서고, 곧 봉길과 악수를 나눈다. 이어 화림과 남자는 마주 선다.
화림의 모습이 정면으로 잡힌다.)

나는 무당 이화림이다.
집사람에게 연락 받았다는 남자는 화림과 악수하며 자신을 '박지용'(김재철 扮)이라고 소개한다.

응접실에 앉아있는 세 사람. 화림과 봉길은 2층 쪽을 바라보고 있고, 2층 방 안에서 노인이 고함을 계속 지르며 물건을 내던져 깨부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 방 앞에서 중년 여성이 이런 일이 일상이라는 듯 위스키 병을 가정부에게서 건내받아 1층의 사람들을 슬쩍 쳐다보고 지나간다.

의뢰인인 박지용은 '형이 정신병원에 있다가 결국 자살했는데, 그때부터 자신과 갓 태어난 아들한테, 눈을 감으면 누군가 비명을 지르고 목을 조르는 병이 시작됐다'고 설명하고, 이를 들은 화림은 '장손들, 핏줄 돌림. 보통 처음에는 유전병을 의심하다가 나중에는 집터가 문제라면서 이사까지 다니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때 봉길이 커피잔 위에서 손바닥을 왔다갔다하더니 "그림자"라고 말하고, 화림은 이어서 '이 집에 처음부터 그림자가 보였다며, 여기 핏줄들을 누르고 있는 그림자. 아마도 조부의 그림자일 것'이라 말한다. 놀란 박지용은 "저희 할아버지요?"하고 묻고, 화림은 "쉽게 말해서 묫바람, 보통 산소 탈이라고도 하는데 뭐 한마디로 조상 중에 누군가가 불편하다고 지랄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한다. 박지용이 확실한 거냐고 묻자 "네. 100%" 라고 답한다.

박지용이 그럼 자신이 뭘 어떡해야 하는지 묻자 피식 웃은 화림이 말한다. "돈 쓰고 사람 써야죠. 저 혼자서는 안 되고, 전문가들을 불러야 되는데."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가 떠올랐는지 암담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한다. "하... 씨. 쯧, 왜 섬뜩한 얼굴들이 지나가냐..." 이 말을 들은 봉길도 잠시 생각하다 이내 눈 앞이 캄캄해진 듯, "하..." 탄식을 내뱉으며 화면은 암전된다.[15]

암전된 화면에서 흙을 치우며 등장한 지관 김상덕(최민식 扮)과 장의사 고영근(유해진 扮). 어느 산 속에서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묘 작업을 하고 있다. 상덕이 묘 안의 흙을 맛보고[16] 고개를 끄덕이자, 일꾼 중 한 명[17]이 "파관이요!"[18] 하고 크게 외치고 다른 일꾼들도 복창한다. 이를 듣고 후손들이 우르르 묘소로 다가와 아래를 내려다 보니 이를 본 영근이 어디 어르신 깨우는데 쳐다보냐고 호통을 치자 후손이 죄송하다며 다들 물러난다. 상덕과 영근이 관을 열고, 영근은 관 속에 손을 넣어 물이 차지 않았음과 유해 상태도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상덕은 "향~긋~~하다."고 한다. 영근은 '뭘 이렇게 잔뜩 넣어놨냐'며 부장되어 있던 금속 물건들을 밖으로 던져 낸다. 그러면서 금 목걸이와 금 시계를 은근슬쩍 주머니에 챙기고 금 반지를 유심히 살펴본다.[19]

고 장의사가 유골을 수습하는 동안, 상덕은 한 켠에 마련된 캠핑 의자에 편하게 앉아 전자담배를 피우며 앞에 선 김 회장과 이야기를 나눈다.

상덕은 김 회장의 모친을 비롯한 집안 어른들의 묫자리를 전부 내가 다 봐줬으니 집안 사람들이 발복(發福)해서 건강하고, 사업도 번창했다고 말하자 김 회장도 수긍한다.[20] 상덕이 일어나 묘로 걸어가면서 이 곳은 지관 40년을 하면서 본 명당 중에서 베스트에 들어가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김 회장은 아이들은 물론, 최근 집사람의 꿈에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온다고 말하자 상덕은 손짓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고 영근을 부른다.
상덕 : "고 장의사~ 아직 안 끝났어? 야, 배고프다~"
영근 : "나도 고파요~ 이 분도 고프고~ 아니, 어떤 놈이 확인도 안 하고 염을 하셨네?"
수습한 유골을 찬찬히 보던 상덕은 전자담배를 갈무리하며 별 거 아닌 투로 누가 할머니 이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후손들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듯하자, 상덕은 누가 할머니 틀니 가지고 있다고 다시 말한다. 다들 서로를 쳐다보기만 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울먹거리는 막내 손자[21]에게 모인다. 김 회장이 막내 아들에게 혹시, 할머니 틀니 가지고 있냐고 물어보고 아내도 막내 아들의 옷장에 있던 게 할머니 틀니가 맞냐고 재차 묻는다. 손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지만 할머니를 기억해줄 할머니의 물건들이 다 타버려 틀니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울먹거리며 말한다. 이에 상덕이 할머니가 배고프시니 틀니를 돌려줘야 한다고 달랜다. 손자가 틀니라도 없으면 자기는 할머니를 뭘로 기억할 수 있다며 울기 시작한다.

상덕은 아이에게 다가가 할머니는 항상 네 옆에 계신다고 위로한다. 모두가 숙연해진 가운데 일가 친척 모두가 손자를 감싸안고 함께 눈물을 흘린다.[22][23] 영근은 헛기침을 하며 눈시울을 닦는다.

서로 다독이는 가족들의 모습을 상덕이 바라보며 독백이 나온다.
핏줄이다. 죽어서도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같은 유전자를 가진 육체와 정신의 공혈(共血) 집단.

(김 회장네 가족들을 비추던 화면이 숲으로 바뀐다. 상덕의 내레이션이 깔리는 가운데, 화면은 숲 속의 여러 풍광, 작은 벌레들, 고운 흙을 손으로 살살 비비며 천천히 걷는 상덕의 발자취를 따라간다.)[24]

사람의 육신이 활동을 끝내면 흙이 되고 땅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흙을 마시고, 그 땅을 밟으며, 살고, 죽고, 또 태어나면서 계속 돌고 돈다.
뭐, 한마디로 이 흙과 땅이 모든 것을 연결하고 순환시키는 것이다.
미신이다, 사기다, 다~ 좆까라 그래. 대한민국 상위 1%에겐 풍수는 종교이자 과학이다.[25]

난 지관이다. 산 자와 죽은 자들을 위해 땅을 찾고 땅을 파는 풍수사, 호안(虎眼) 김상덕이다.
저녁, 의열 장의사 사무실[26][27]에서 상덕과 영근이 막걸리와 함께 소고기와 송이버섯[28]을 구워 먹는다. 영근이 오늘 갔던 장소가 명당은 맞냐고 물어보자 상덕은 "아니, 이 사람이 뭔 소리하고 있어? 그래도 단골인데."하니 영근이 "아니, 아까 그 무덤 보니까... 뭐, 현무도 좀 약간 애매~하고, 범도... 모양이 난 참... 잘 모르겠던데?"하고 아는 체를 하자 상덕이 "캬~ 반 풍수 다 됐네. 아니, 그렇게 잘 할 거 같으면은 어유~ 혼자해 이제"[29]라고 말한다. 영근은 생각해봤는데 매년 한국서 평균 한 25만 명이 죽는데 그 중에 30%는 매장을 하고 그럼 조선시대부터 이 좁아 터진 땅에 좋다는 곳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묻었을텐데 아직도 명당이 척척 나온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며[30] 고개를 갸웃거리자 상덕이 답한다.
상덕 : "딱 65점 짜리야~ 거기가..."
영근 : "응, 그래. 거기가 100점 짜리는 아니지~"
상덕 : "이 씨가 말랐어. 이제 없어~ 이거 봐. 자네같은 염쟁이들은 죄다 상조회사에 팔려가고, 우리 같이 땅 파먹고 사는 지관 놈들은 다 죄다 공사판 기웃거리고, 이제 끝물이야. 라스트 스탠딩."
그때 밖에 차 소리가 들리자 영근이 밖으로 나간다. 미국에서 돌아온 화림과 봉길에게 "빨리 도착했네? 오래간만이야." 하며 반갑게 맞이한다.[31] 사무실에서 4명이 서로 반가움의 인사들을 주고 받는다.[32] 상덕이 "야~ 이거 얼마만이냐? 한 3년 됐나?"하고 말하자 "네. 세월 빠르네요"하고 대답한 화림은 "어째 장사는 요즘 좀 어떠셔?"하고 운을 뗀다. 영근이 "그냥 그냥 그래~ 뭐, 워낙 비수기라." 하고 대답하자 화림이 "아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또 어르신들..."하는데, 상덕이 말을 끊으며 "가만 있어봐. 이거 좀, (냄새를 흡흡하고 맡고) 냄새가 나는 거 같은데? 뭔 냄새 안 나?"하고 말하니 영근이 "무슨 냄새요? 뭐, 요 냄새?"하고 손가락으로 동전 모양을 보이자 상덕이 "으응, 쩐(錢) 냄새가 나는 거 같은데?"하고 말한다. 화림이 "아이씨~ 쯧, 숨긴다고 숨겼는데... 딱! 걸렸네."하고는 하하호호 다들 웃음꽃이 핀다. 상덕 : "어여 풀어 봐. 뭐야?" 봉길 : "아유~ 눈치들도 빠르셔라~."

화림은 미국에서 받은 의뢰에 대해 설명한다. 친한 의사 소개로 미국에 좀 이상한 집안에 다녀왔는데, 의뢰인은 박지용 씨. 아버지까지는 한국 사람이고 의뢰인 본인부터 미국 국적인데, 밑도 끝도 없는 그냥 엄청난 부자라고 한다. 영근은 "시작이 좋네" 하고 추임새를 넣고, 장손들이 갓난애까지 귀신병을 앓고 있다고 전하자 상덕은 "꽤 오래 버텼네. 빙의는 아니고?" 하고 되묻는다. "아직 그렇게까진 아닌데..." 화림이 자신의 진단을 말한다.
딱~ 보니 묫바람... 입니다.
그 시각, 의뢰인 박지용의 저택 2층 아버지의 방 안. 박지용의 모, 배정자가 담배를 비벼 끄며 정말 100년 다 된 할아버지 무덤을 파낼 것인지 아들에게 묻는다. 아들은 허락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이미 결정했다고 말한다. 그러자 어머니는 비웃으면서 정말 그런 걸 믿는 거냐며 한국의 고모가 허락할 것 같냐고 말한다. 아들은 이제 자신이 장손이고 자기가 결정한다고 단호히 말한다.[33] 어머니는 '그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다'며, '잘못하면 일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린 멀리 이렇게 살면 된다."고 하고, 또 "애는 금방 괜찮아 질 거다. 우리 함께 기도하고 또 치료하고..." 어머니가 그렇게 말하는 그때, 박지용이 왼주먹을 쥐며 부르르 떤다. 배경에서 할아버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그 소리에 박지용과 아버지 박종순과 병실에서 울고 있는 아기까지 3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빙글빙글 돌던 화면이 터널을 통과하는 한 자동차를 비춘다.

이어 영근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고~ 결혼식 때 배 좀 나오면 어때? 아니, 그거보다 더 좋은 혼수가 어딨어?" 상덕은 "아니, 그래도 그렇지. 손주가 뭐냐? 손주가? 게다가 노란 머리. 이 헤드라이트가 파랄 거 아냐?"하고 딸의 속도위반국제결혼에 대해 싫은 티를 낸다.[34] 영근이 "진짜 촌스럽기는... 아, 연희(상덕의 딸)는 결혼하면 계속 독일에 사는 건가?"하고 묻자 상덕은 "이 사람 무슨 소리야? 당연히 한국에 살아야지. 쯧."하고 발끈한다. 상덕은 "그나저나 연희 결혼한다고 돈 걱정이 좀 됐는데, 큰 거 하나 걸렸다?"며 한시름 놓았다는 식으로 말하자 영근이 "그러게 말이에요. 야~ 우리 주님께서는 때가 되니까, 이렇게 퇴직금까지 딱~ 딱~ 챙겨주십니다. 아~멘."하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다 "아니 근데, 이 사람 얼마나 부자길래? 이장하는 데 5억씩 준다는 거야?" 하고 의문을 가지자 상덕이 "그거만 줬겠어? 더 줬겠지." 한다. "어? 더?" 하고 영근이 놀라자 상덕이 "화림이 걔가, 그게 어떤 년인데? 더 안 쳐먹었겠어? 지가?" 하고 말하고 영근은 "그러네. 새파란 게 그냥 발랑 까져 가지고." 하고 동의한다.[35]

서울양양고속도로 홍천휴게소 주차장. 영근, 봉길, 화림 셋은 화림의 차 옆에 서있다.[36] 그들 맞은 편, 조금 떨어진 곳에 미국에서 봤던 집사가 검은 차 옆에 서서 대기 중이다.

상덕은 그 차 안에서 미국에서 온 의뢰인 박지용과 독대하고 있다. 상덕은 "일단 조부님 존함하고 고향 먼저 좀 알려주시고. 제가 원래 이 집안 사람들 평판하고, 직업까지 다 알아보고 일하는 사람인데, 뭐 급하다고 하시니까, 뭐." 하니 박지용이 "돈을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신뢰가 필요한 거 아닌가요?" 하며 되묻는다. 이에 기분이 상한 듯, 상덕이 안경을 확 벗으며 "어~어... 신~뢰? 뭐, 그럽시다. 뭐... 영 내키시지 않으시면 지금이라도 없던 일로 하시죠?" 하며 수첩과 펜을 갈무리한다. 지용은 다짜고짜 말한다. "두 가지만 지켜 주시겠습니까? 오늘 모든 일은 전부 비밀로 해주십쇼. 그리고 바로, 화장해 주십쇼. 관째로요." 무슨 말을 하나 듣던 상덕은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관째로요? 아니 그럼 개관도 하지 말라구요?"하고 말한다. 박지용은 "뭐, 상관있으시나요? 어차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화장하는 거라고 들었는데요."하자 상덕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답답한 소리한다는 표정으로 듣고 있다가 "이게 말입니다. 보통 구청에 먼저 신고를 해야 되고, 개관을 한 다음에, 장의사가 유골을 수습을 하고 나서, 그 다음에 다른 자리로 옮기거나 화장을 해야 되는 거에용~ 네?"하고 마치 선생님처럼 이장, 화장 절차에 대해 친절히 가르쳐 준다. 별 반응이 없는 지용을 보다가 상덕은 깊은 한숨과 함께 혀를 한번 차더니 "일단, 묫자리 먼저 봅시다."하고 말한다. 지용은 '부모님도 그렇고, 친척들이 반대가 심해' 그래서 자신은 '최대한 빨리 이 일을 처리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데, 상덕이 말허리를 자른다.
묫자리부터 먼저 보자구요.

4. 二. 이름 없는 묘(墓)

불안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강원도 어느 국도의 풍경이 나온다. 도로는 왼편 가파른 구릉지 옆을 깍아 굽이쳐 있고, 오른편에는 강과 멀리 완만한 구릉지가 펼쳐져 있다. 화면 가운데 국도 옆에 붙은 큰 바위 산[37]을 배경으로 소제목이 떠있다.

이 국도로 차 3대[38]가 줄지어 올라가며, 상덕은 어째 불안하다고 말한다. 영근도 의뢰인이 왜 관을 열지 말라고 했는지 이상하며, 설마 관 속에 뭐가 들어있는 건지 혼잣말을 한다.[39]

상덕은 묘소로 향하는 길에 '보국사(保國寺)'라는 절을 알리는 표지판을 눈여겨 본다.[40] 이어 녹이 잔뜩 쓴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은 철문 앞에 잠시 차를 세운 뒤, 집사가 오래된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여니 다시 출발한다. 한참을 더 가서 어느 산 속 공터에 드디어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까마귀 울음소리[41]에, 앞에 있는 숲에서는 안개가 미약하게 흐르고 있어 뭔가 불길한 느낌이 전해진다. 이들은 묘소가 있다는 산을 오른다.

산 중턱 쯤에 사방으로 가지가 뻗친 큰 고목나무 한 그루[42][43]가 눈에 들어오고 화림은 그 나무를 유심히 쳐다보고는 이내 뒤에서 오르는 상덕에게 말을 건다.
화림 | 산꼭대기 묘, 보신 적 있어요?

상덕 | 드물지.

화림 | 여기 이 산은 아는 곳이에요?

상덕 | 처음 와보는데.

화림 | 그렇게 팔도 강산 다 꿰고 다니시는 분이 모르는 곳도 있어?

상덕 | 나는 명당만 찾아다니거든.
대화를 나누는 내내 화림은 뭔가가 느껴지는 것인지 주변을 계속해서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나무 옆으로 여우떼가 울면서 나타나는 것을 본다.[44]

잠시 뒤, 산 정상에 도착한 일행은 묘를 바라보는데, 어두컴컴한 숲 아래 볼품없이 방치된 섬찟한 외양의 묘가 비춰진다.[45]

우선 상덕이 묘 앞의 흙을 맛 보고는 바로 표정을 찌푸리고 뱉어낸다.[46] 그런데 영근은 옆으로 탁 트인 산세를 보며 감탄하고는 묘를 보더니 자리에 비해서 묘가 소박하다고 평한다.[47] 이어 상덕은 묘 위로 올라서서 주변 산세를 살피더니 내려와서 비석을 살핀다. 영근도 다가와서 같이 보는데, 비문에 이름이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상덕이 손으로 살피는 비석의 비문에는 한문으로 새겨진, 정체를 알 수 없는 숫자들만 새겨져 있다.

한참 살펴보던 상덕이 박지용에게 다가와 혹시 이 묫자리를 누가 알아봐 준 건지 알 수 있는지 물어본다. 박지용은 당시 유명한 스님이 조부가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고[48] 제일 가는 명당자리를 찾아줬다고 아버지에게 들었다 말하자, 상덕이 되묻자, 박지용은 법명이 기순애[49]라는 스님이라고 들었다 말한다. 상덕은 "기순애요? 법명이 참 특이하네."[50] 라고 말하더니, 그런데 묘가 좀 소박하다고 물어보자 박지용은 당시에 도굴이 심해서 조용히 소박하게 모셨다고 들었다고 답한다.

다시 묘로 돌아와 잠시 생각하는 상덕에게 화림은 어떠냐고 물어보자, 영근은 "바로 날 잡을게."하고 말한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화림이 의뢰인의 눈치를 한번 보고는 상덕에게 뭐가 이상하냐고 물어본다. 이윽고 상덕은 박지용에게 다가가 이번 일은 내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뒤, 뒤도 안 돌아보고 먼저 산을 내려가 버린다.

큰 돈이 걸린 일에 상덕이 갑자기 안 하겠다고 내려가 버리자 다른 일행은 왜 그러는지 따지기 위해 뒤쫒아 내려온다. 상덕의 뒤에서 화림이 조곤히 "많이 안 좋아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 라고 물어보지만, 상덕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런 상덕의 태도에 화가 나, "왜 말을 안 하는데?!" 하고 끝내 소리치지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상덕은 아랑곳없이 차에 타 문을 닫아버린다. 조수석에 오른 영근이 눈을 감고 누운 상덕에게 말한다. "아니, 여기 산세도 괜찮고, 괜찮은데 왜요? 아 이게 얼마 짜린데? 차암!" 하고 답답해한다. 뒷좌석에 오른 봉길이 "아니, 선생님 왜 그러시는데요? 예?" 하고 묻고, 이어 올라탄 화림은 가만히 삐쳐 있다. 상덕은 그제야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 전부 다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내가 한 40년 땅 파먹고 살았지만 여긴 듣도 보도 못한 음택(陰宅)[51]이야. 여기 진짜 악지라고.
이런 덴... 절대 사람이 누워 있을 자리가 아니야.
저런 데 잘못 손댔다가는 지관부터 일하는 사람들까지 싸그리 다 줄초상 나, 이 사람들아! 뭘 알고나 얘기해.
화림이, 너 봤지? 여우들?[52]
...묘에 여우는 상극이야, 이건 말이 안 되는 거라구. 쯧.[53]
악지(惡地) 중에 악지다.
대화가 마무리 되며 앞 유리창으로 이쪽을 무표정하게 쳐다보고 있는 박지용이 보인다.

그날 밤, 서울로 돌아온 박지용의 호텔 방[54]에 화림, 상덕이 테이블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다. 상덕은 박지용의 아들이 갓 태어났을 때의 사진을 보고 있다. 박지용은 부엌에서 위스키를 잔에 부으며 상덕에게 사진에 관한 얘기를 한다. "그때가 제 아들놈 웃는 얼굴을 마지막으로 봤을 땝니다. 실은 앞에 두 아이가 더 있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전부 유산하고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아들이에요." 박지용이 잔을 들고 돌아서서 "김 선생님께서는 자식이 있으십니까?"하고 묻는다. 상덕이 '곧 시집 보내는 딸래미 하나 있다'고 하자 박지용이 축하를 보내고 상덕은 "축하는 무슨"하며 멋쩍어 한다. 박지용이 "혹시 따님께서도 비슷한 일을 하시나요?"하고 물어보자 상덕이 살짝 거만한 자세로 고쳐 앉으며 "우리 딸아이는 KAIST에서 우주공학 전공을 해서 지금 독일에서 항공 회사 다니고 있어요. 이제 결혼한다고, 아주 뭐, 난리법석 아이고..." 하소연하는 척한다. 박지용이 "재밌네요. 아버지는 풍수사시고, 딸은 우주공학이라니."하고 말하자 김상덕은 "이게 말이요. 그 둘을 가만히 이렇게 놓고 들여다 보고 있으면은 아주 비슷한 구석이 많은 분야에요. 이 오행이라는 게 원래 땅을 기본으로 해서 물, 불, 쇠 그리고 또 나무. 이런 자연을 구성하는 필수요건들을 공부하는 거고[55] 또, 이게 우주공학이란 게 말이에요."라며 또 일장연설을 하려 하자 박지용이 "그럼!... 제 아들 좀 살려주세요."하고 말을 끊는다.[56]

"박지용 씨 우리한테 뭐 숨기는 거 있죠?"하고 상덕이 추궁하자, 화림이 상덕을 돌아보고, 박지용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만 약간 당황한 듯 미묘하게 얼굴을 굳혔다가 시선을 피하고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하고 모르쇠한다. 이어 상덕은 "삼팔삼사이칠, 일팔삼하나팔구. 위도와 경도. 그 비석 뒤에 새겨져 있던 숫자들. 그 기순애라는 스님 말이죠. 내 그 양반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소름끼치도록 정확해. 어떤 명백한 의도가 보인다 말이에요."라고 말한다. 박지용은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로 "아니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제가 두 분께 속이는 것은 없습니다."하고 말하자 상덕은 한숨을 쉬며 말한다. "허... 내가 다시 말하지만 그런 정체불명의 악지에서 이장을 한다는 거는 이거 정말 위험한 거에요. 맨손으로 지뢰를 파는 거하고 똑같은 거라니까."

그때 화림이 끼어든다.
"대살굿을 해보죠?"
상덕은 소파를 탁 치며, 내 그럴 줄 알았다라며 헛웃음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다. 화림이 "굿이랑 이장이랑 동시에 하는거지. 왜 이래요? 답을 알고 있으면서." 라고 하자, 상덕은 "난 내가 안 해본 건 안 믿어." 하고 말한다. 화림이 "이장할 때, 하는 건 처음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요?" 라며 주장하더니,[57] "아니 잠깐만, 왜 우리가 지금, 김 선생님 허락을 받고 있지? 지관이 한국에 한 명 있는 것도 아니고. 이래서 꼰대들하고 일하기 힘들다니까?"라며 도발하자 상덕이 발끈하자 화림이 맞받아친다. 결국 상덕은 망연히 창 밖을 보며 "하... 이 호텔 자리가 좋네."[58]라는 말로 동의함을 대신한다.

얼마 후, 박지용의 조부 묘에서 대살굿과 파묘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화림이 대살굿에 대해 설명하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액돌리기'라고도 하는 일종의 속임굿이며, 돼지띠 일꾼 다섯과 대물(代物)인 통돼지 다섯을 준비한 다음, 서로 연결하고[59] 그 다섯 명이 묘를 파게 하면 그 땅에서 나오는 음(陰)한 기운을 대물로 보내 무당인 화림이 대신 날려 버리는 원리.

이때, 한국에 거주하던 지용의 고모[60](박정자 扮)가 현장에 찾아와 지켜보게 된다. 집사는 박지용에게 여사님이 결국 고모에게 알려준 것 같다고 말한다.[61]

이어 화림이 부엌칼 두 자루와 신발을 손에 들고서 어깨를 들썩거리며 나타난다.[62] 봉길은 무당복을 입은 화림의 흰 컨버스 올스타 끈을 바짝 묶어준다.[63]

영근이 축문을 읽으면서 일의 시작을 알린다.

봉길이 북을 치며 경문을 외우고[64] 화림이 조금씩 어깨춤을 들썩이면서 대살굿을 시작한다. 칼 두 개[65] 를 잡아 땅에 내던지고[66] 다시 잡아 들고서 악단 앞에서 머리를 흔들다가 허벅지에 칼을 대고 긋고 바람을 불어넣은 뺨에 대고 그어도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는다. 불타는 장작불에 손을 한참 넣었다가[67] 숯검댕이를 얼굴에 묻히고 나서는 뾰쪽한 칼 끝을 목에 대고 정을 망치로 치듯이 치는데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다.[68] 화림이 칼춤을 추는 가운데 이어서 묘 주인의 장손인 박지용이 "파묘요~!"하고 고함치면서 세 번 삽으로 묘를 내리친 후 파묘가 진행된다. 화림은 닭 잡은 피를 마신 후 입가가 피로 범벅이 된 채 통돼지를 칼로 벤다. 돼지띠 일꾼들이 삽으로 묘를 파헤칠 때마다 화림이 돼지를 칼로 난자하는 장면[69]이 교차편집된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 일꾼들이 마침내 관을 찾아내고, 굿은 멈춘다. 영근은 수고한 일꾼들에게 소금을 뿌려준 뒤[70][71] 묫바닥에 있는 상덕에게 내려 갔는데, 한기가 엄청나다고 말한다. 관 위에 덮힌 붉은 천에 어떤 한자가 쓰여 있는데 너무 오래돼 알아 볼 수 없다고 한다. 고모가 그것을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는데, 상덕이 고모를 돌아보자 고모가 시선을 돌린다. 그런 모습을 박지용이 지켜본다. 천을 걷어내자 영근은 예전에 왕가에서만 썼다는 귀한 향나무 관이 있어 놀란다.[72] 관을 밖으로 꺼내고 나서, 영근은 일꾼들에게 관 그대로 운구차에 싣고, 자신들은 화장터에 바로 갈 것이니 비석은 묫바닥에 묻고, 마무리 잘 해달라 부탁하고 간다.[73] 이후, 상덕은 "잘 쓰고 갑니다." 하며 100원[74] 동전 하나를 묫바닥에 던지고 따라 내려간다. 이어 상덕이 운구차 운전을 할 영근에게 "염도 못한 망자가 안에 누워 계시니 정중히 모시자"고 하자, 영근은 내가 대통령 염하는 사람이라며 다 끝났다고 긴장 풀라며 웃는다.[75] 잠시 후, 운구차는 화장터로 향하기 시작한다.

한편, 파묘했던 일꾼들은 비석을 바닥에 묻고서도 아직 구덩이 주변에 남아있다. 짬장으로 보이는 일꾼[76]이 파묘했던 자리에서 땅을 쑤시며 뭔가 돈 될만한 것을 찾는다. 다른 일꾼들은 없어보이니 가자며 퇴근을 종용한다.

그때 땅 속에서 머리가 시커먼 털로 뒤덮여 있는 뱀 한 마리가 스멀스멀 기어나와 일꾼의 가랑이 사이로 나타난다. 그걸 본 일꾼이 화들짝 놀라 뱀의 허리를 삽으로 냅다 찍어 버리자 뱀이 날카로운 비명 소리를 내지르더니 인간 여자의 얼굴이 드러난다.[77][78] 뱀의 비명소리가 온 산을 떨치는 순간, 산 아래에 있던 화림과 봉길이 동시에 귀를 잡는다. 화림은 뭔가 불길한 듯, 구름을 바라보는데, 봉길은 귀가 간지러운지 후비적거린다.

일꾼들이 불안한 표정을 짓는데, 갑자기 돌풍과 함께 먹구름이 몰려들어 일대에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고,[79] 산을 내려가던 영근과 상덕은 갑자기 내리는 비에 이게 뭔 일인가?하고 꺼림칙해한다. 결국 운구 행렬의 선두인 운구차가 갓길에 정차한다. 뒤이어 차들이 따라 멈춘다. 상덕이 영근과 비를 맞으며 잠시 상의를 하고는 박지용의 차로 와서 갑자기 예고도 없이 비가 와서 화장을 좀 미뤄야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이에 박지용은 밖에서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냐고 묻자, 상덕은 이렇게 비 오는 날에 화장을 하게 되면 망자가 절대로 좋은 곳에 못 간다며 미신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직업윤리상 말씀을 드리는 거라 말한다. 이런 일이 가끔 있긴 하다며 이럴 때는 인근 병원 영안실에 유골을 안치해놨다가 손 없는 날에 다시 화장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지용이 병원에 가면 장례 신고를 해야지 않느냐며 주저하지만[80] 그때 영근이 "형님!"하고 상덕을 부르더니 병원하고 통화가 됐다며 지금 바로 가면 된다고 한다. 상덕은 박지용에게 다 아는 사이니까 그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이후, 고성 군립 병원 장례식장 건물 한 쪽에서 고영근과 장례식장 관리소장(김서현 扮)이 우산을 같이 쓰며 나오고 있다. 소장이 이장을 했다면서 관째로 들어 온다는게 뭔 말이냐며 의문을 갖자[81] 영근은 상주가 개관을 못 하게 한다면서 돈 봉투를 슬쩍 찔러 준다. 소장이 손사래를 치자 영근은 안 그러던 사람이 왜 이러나 하는 얼굴로 다시 주고, 소장은 받아 챙긴다. 장례식장이 '마침 오늘 마지막 팀이 나가서 한산하긴 하다'는 소장이, 장례식장 앞에 주차된 운구차를 보고는 "아이고... 화장날 비 오고, 한번 떠나기도 힘드시네, 저 분은~"[82]하고 탄식한다. 잠시 후, 영근과 소장이 관을 카트에 실어서 건물 내부로 끌고 간다.

한편, 한 대형 세단 옆에 박지용이 우산을 들고 옆에 서서 차 안의 고모와 대화를 한다. 고모가 "다시 날을 잡아야 한다고?" 하고 묻자 "네" 하고 대답한다. 고모는 "근데 저 사람들 정말 믿을 수 있는 거니?" 하고 묻자, 박지용은 "줄 만큼 주고 할 말만 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라고 답한다. 이어 고모가 "마침 시간이 생겼으니, 선산에 조용히 모시는 방법도 생각해보자. 난 여전히 화장하는 건 반대다. 내 아버지니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거다."라고 말한다. 박지용은 듣기만 할 뿐이다.

영안실 한가운데에 관을 안치한 영근은 관에 묻은 흙을 걸레로 닦아 내고 있고, 소장은 '개관을 못하게 한다니까 관째로 일단 여기에 두자'고 말한다. 습도를 맞추고 나서 소장은 "이야~ 관이, 한벼슬했는 모양이네?"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간다. 나가는 길에 상덕이 마침 들어오고 서로 오랜만이라며 인사한다. 상덕은 영근에게 '상주하고 유족들은 다 서울로 올라갔다'고 하고, '화림이네는 뭐 좀 하고 온다'고 한 후, '날도 으슬으슬한데 뜨뜻하게 국밥이라도 한 그릇하고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어디 좀 갔다 오겠다'고 말한다.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와중에 상덕이 향한 곳은 묘소로 가는 길에 보았던 절, 보국사. 상덕이 우산을 쓰고 절로 향하는데 절 앞을 지키는 백구가 계속 짖는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상덕.[83] 대웅전 앞에 서있는데 그때 뒤에서 보살[84](이종구 扮) 한 명이 비옷을 입고, 비료 포대 같은 걸 들고 들어오며 "어흐흠, 처음 뵙는 분이신데 어떻게...?" 하며 방문 목적을 묻는다. 상덕은 '실례했다며 지나가다가 도로에 표지판을 봤는데, 보국사 표지판에 풍수지리 표식이 돼 있어서, 의아해 보여서 찾아 왔다'고 말한다. 그러자 보살이 "허허, 혹시 지관이세요?" 하고 묻자, 상덕이 "허허허, 예~ 전 관안 최이중 선생님 밑에서 배웠구요. 저는 뭐, 혼자 겨우겨우 땅 파먹고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하고 자신을 소개한다. 보살이 말하길 "여기가 좀 초라해 보이기는 해도, 100년이 넘게 명맥을 이어온 곳입니다. 처음 여기 보국사를 만드신 주지스님께서 풍수에 아주 능하셔서 꽤 이름을 날리셨지요."하고 자랑한다. 상덕은 "아 예, 여기 자리만 봐도 알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여기 주지스님 법명이 혹시 기순애인가요?"하고 물어본다. 보살은 처음 듣는다는 얼굴로 "기순애요? 아니에요. 원봉 스님이십니다. 근데 뭣 때문에 여쭤 보시는지?"하고 되묻자 상덕은 "아~ 저기 저 산꼭대기 위에 이름 없는 무덤이 하나 있더라구요? 혹시 아시나 해서..." 그러자 "허, 그럼요. 그게 지금도 있을려나 모르겠는데, 옛날에 소문은 많이 들었습니다."하고 보살이 답한다. 상덕은 "...무슨... 소문이요?" 하고 조심스레 묻는다.

화면은 영안실 문 밖. 소장이 퇴근하며 영근에게 '으슥한데 혼자 있지 말고 건너편에 가서 육개장이라도 한 그릇 하라'고 한다. 영근은 걱정말라면서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소장을 배웅한다. 영근은 영안실에 다시 들어오는데, "하, 왜 메뉴를 지들이 정해줘? 체..."하며 투덜거리며 관 밑에 떨어진 흙을 빗자루로 쓴다.

보국사 보살은 '그 무덤에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고 말한다. '조선 최고 갑부의 무덤이라는 얘기도 있었고, 아무도 모르는 왕릉이라는 얘기도 있었고, 그래서 옛날에 도굴꾼들이 꽤나 몰려 왔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다 잡혀가고 북으로 넘어간 사람이 있었대나? 뭐래나?' 하면서 창고로 상덕을 데리고 들어간다. '도굴은 시도도 못 했다고 들었다며 높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경비가 아주 삼엄해가지고 접근도 하기 힘들었다'고 전한다. 보살은 창고 안쪽에서 천막을 들추어 어떤 나무 상자 속에 든 쇠말뚝들을 보여 주는데, '그 사람들이 놓고 간 장비들'이라 말한다. 상덕은 그 쇠말뚝들을 유심히 살펴 본다. 보살이 "그런데 그 무덤은 왜 물어보십니까?"하고 묻자, 상덕이 답하길, "제가 오늘... 그 무덤을 팠습니다."

영안실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관을 향해 다가오는 남성의 실루엣. 손에는 장도리를 들었다.

보살은 상덕에게 묻는다. "어떻게, 금은보화가 있던가요?"

그때 쾅하는 소리와 함께 장도리의 노루발이 관과 뚜껑 틈에 박힌다. 범인은 관리소장. 아무도 없는 틈에 돌아와서 관 뚜껑을 열려는 것이었다.[85][86] 이때 영근은 맞은편 식당에서 육개장을 먹고 있다. 거의 다 열려갈 때쯤, 마침 화림과 봉길이 영안실에 도착하고, 봉길이 이 장면을 보고 "저기요? 뭐하시는 거에요? 저기요!!!" 하고 외쳐 보지만 소장은 관 뚜껑을 결국 열어 버린다. 그 순간 관에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고함을 지르며 화림을 통과해 지나가자 화림은 혼절해버리고 봉길이 "선생님! 괜찮으세요?" 하며 그녀를 부축한다. 범행 현장을 들킨 소장은 밖으로 도망친다.[87]

5. 三. 혼령(魂靈)

영안실의 관이 중앙에, 그 가운데 소제목이 떠있다.

빗속을 상덕의 차가 내달리고 있다. 상덕이 전화를 받고는 놀란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관이 열려 있다니?" 영근이 병원 응급실로 들어 오며 관리인을 욕한다. "아이씨 손모가지하고는 씨... 줄 만큼 줬으면 그러지 말아야 될 거 아냐. 어쩐지 눈깔 이상하더라." 영근이 응급실 침대 커튼 한쪽을 열어보자 다행히 침대에 앉아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화림.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자, 봉길이 뭐가 선생님[88]을 지나갔다고 말한다. 영근이 뭐가 지나갔다고 되묻자, 화림의 코에서는 코피가 뚝뚝 떨어진다. 그때 상덕도 도착한다. 화림은 휴지로 코를 닦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뭐가 나왔다고 거기서... 존나 험한 게..."[89]
늦은 밤, 미국 LA 박지용의 저택. 1층에서는 박지용의 모 배정자가 홀로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 2층에 있는 박지용의 부 박종순은 휠체어에 탄 채, 창밖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버지... 우리 아버지"하고 부른다. 그러자 혼령의 목소리가 "종순아... 내 새끼... 문을 열어주렴..."이라고 하며 노인이 된 아들에게 속삭이고, 종순은 "아버지... 들어오셔요..." 하며 창문을 살짝 연다. 그러자 갑자기 뒤편 식탁에서 뭔가를 게걸스레 먹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리가 들리자 박종순이 뒤를 돌아보지만 식탁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박종순이 아버지를 나지막하게 부르면서 식탁을 바라보고 말한다. 그때 창문으로 무언가 흉측한 존재가 비치며 스테이크를 손에 들고 게걸스레 먹고 있다가 '아버지'하고 부르는 소리에 먹기를 멈춘다. 입가에서 고기가 툭 떨어지고 혼령이 아들을 돌아본다.[90]

그 시각, 1층에서는 의뢰자의 어머니(배정자)가 위스키 잔을 들고 TV에 나오는 탱고를 보며 홀로 춤을 추고 있다.

식탁으로 옮겨온 박종순. 전등이 살짝 어두워졌다가 밝아진다. 그때 혼령의 목소리가 들린다. "작고... 총명하던... 우리 강아지..." 혼령이 박종순의 뒤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다. "여긴 젖과 꿀이 흐르는구나... 니 애비는 춥고 배고프단다..." 박종순은 눈가가 촉촉해져 "죄송합니다..."하고 불효를 사죄한다. 혼령이 박종순의 가슴으로 손을 가져 가는 게 거울에 비친다. 곧 심장을 움켜쥐어 쥐어짜기 시작한다. 박종순은 매우 고통스러워 한다.[91]

1층에서 탱고에 심취해 거실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배정자. 어느 샌가 유리창에는 그녀와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혼령이 함께 비친다. 잠시 후, 저택에 그녀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그 시각, 박지용이 묵고 있는 서울의 호텔방. 식탁 위에 있는 휴대폰에 전화가 와 진동이 울리고 있다. 박지용은 옷을 입은 채, 욕조 안에 쓰러진 듯 자고 있다.

상덕이 빗 속을 헤치며 서울로 향하고 있고,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시도하고 있다.[92] 상덕이 출발 전 화림과 대화한 내용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배정자는 목이 졸리는 듯 바닥에서 목을 부여잡고 발버둥치고 있고, 2층에 있는 박종순은 이미 죽은 듯 바닥에 쓰러져 있다. 화림은 지금 혼이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있을 거라며 상주가 위험할 것이니 선생님은 빨리 서울로 먼저 가보라고 하고, 그동안 저희는 혼을 여기로 다시 불러오겠다 한다. 화림이 차 트렁크를 여니, 안에는 갖가지 무구(巫具)들이 있다. 붉은 브레이크 등에 비친 상덕과 화림. 상덕은 지금 여기서 '혼 부르기'를 하냐고 놀란다. 화림은 100년을 그 밑에서 그렇게 소리쳤는데 아무도 꺼내주지 않았으니 혼이 증오만 남아있어 지 핏줄들 전부 찾아갈 거라고 답한다.

영안실에는 화림, 봉길, 영근 세 사람이 혼령을 다시 불러와 잡는 '혼 부르기'를 준비한다. 혼을 받아내는 역할을 하기로 한 봉길의 몸에 붉은 천을 둘러매주면서 영근은 하기 싫다고 중얼거린다. 봉길 역시 혼 부르기는 정말하기 싫다고 투덜대며, 화림은 영안실 바닥에 간편하게 차린 제사상(?)에 있는 말린 명태포에 소주를 몇 차례 붓고는 소주병을 입으로 가져가 한껏 들이 붓는다. 영근은 어디선가에서 화환을 가져와 영안실 내부 CCTV를 가리고 "굿도 하고 이것도 하고 하루에 두 탕씩 괜찮겠어들?"하고 묻자, 봉길은 "괜~찮습니다." 대답하며 양말을 벗고 솔가지에 흰 천을 두른 무구를 손에 쥔다. 화림은 영근에게 "고 장로님은 타이밍 잘 맞추셔야 해요. 들어오면 바로 붙들어야 돼요."하고 주의를 준다. 영근은 봉길의 허리에 묶인 금줄을 마치 줄다리기하듯 잡고 준비한다. 준비가 끝나자 화림이 징을 치면서 경문을 읊기 시작한다.[93] 봉길도 휘파람을 불기 시작한다. 화림의 독경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서울의 박지용은 물이 찬 욕조 안에서 여전히 누워 자고 있다. 독경 소리와 징 소리가 고조되고, 영근도 독경 소리에 맞춰서 "오소서~, 오소서~." 하고 추임새를 넣는다.

화림의 독경 소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박지용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있다가 귀 옆에서 어떤 형체가 갑작스레 비명을 지른다. 박지용이 화들짝 놀라 깨어난다. 땀에 흠뻑 젖은 채, 숨을 몰아 쉬는 박지용이 지금까지 욕조에 있던 것은 꿈이었고, 사실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솔가지를 흔들면서 흐느적 대는 봉길의 몸에도 슬슬 입질이 오자 영근도 느꼈는지 "자~ 다 오셨다~ 허잇!"하고 추임새를 넣는다. 밖에서는 천둥번개가 치는데, "오신다~ 오신다~."하는 영근의 추임새와 화림의 독경 소리, 징 소리가 더욱 고조되자 봉길이 뜀뛰는 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어느 순간 잡고 있던 무구를 떨어뜨린다. 화림이 서서히 봉길에게 다가서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던 봉길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데, 영근은 문득 영안실 내부에 걸려있는 거울을 보고 거기에 봉길이 아니라 할아버지 혼령[94]이 비친 것을 발견한다. 혼령이 씩씩대며 화림에게 달려들려하자 영근이 즉시 금줄을 잡아 당겨 막아 세운다. 화림은 혼령에 빙의된 봉길의 얼굴을 기죽지 않고 마주보면서 "할배요~ 거기 누구셔요? 예?" 그때 봉길이 살짝 흐느적하며 흔들리자 화림이 "봉길아 놓치마!!"하고 호통친다. 혼령이 다시 화림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화림이 살살 달랜다. "아이고~ 뭐가 그렇게 억울하셨어. 말씀을 해보셔요. 예? 오늘 여기서 다~ 풀고 가셔요. 다른 데 가지 마시고요." 그러나 빙의된 봉길은 할아버지 목소리로 "내 새끼들 데리고 갈라고."라며 낄낄거린다. 화림이 그건 안 된다고 말하는 순간, 봉길이 입에서 피를 쏟아낸다. 화림은 영근을 보며 혼령을 놓쳤다고 말한다. 천둥번개가 치는 가운데, 관이 클로즈업 된다.

박지용이 침대에서 숨을 몰아 쉬는 그때 식탁에 있던 폰이 울린다. 박지용이 전화를 받는다.
지용 : 예, 여보세요?
전화 : 아... 김상덕입니다. 사장님. 아무 일 없으세요?
지용 : 예, 무슨 일이십니까?
전화 : 아, 다행이네요. 아니, 그게 저, 좀 일이 생겨서 제가 지금 좀 급하게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때 갑자기 방문이 쿵쿵쿵 울린다. 박지용이 방문 쪽으로 이동한다.)
전화 : 좀 늦었지만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지용 : 예... 무슨 일이시죠?
전화 : 박지용 씨. 전에 계시던 호텔에 계신 거 맞죠? 네, 제가 거의 다 왔거든요? 금방 올라갈게요.
(박지용이 방문 앞에 서 있는데 방문이 다시 쿵쿵쿵쿵 울린다.
지용 : (전화기에 대고) 잠시만요? (문 밖을 향해) 누구십니까?
문 밖 : 네. 접니다. 김상덕입니다. (철컥 문고리 돌리는 소리)

(깜짝 놀란 박지용은 뒷걸음질을 친다.)

전화 : 예? 여보세요? 뭐예요? 뭡니까?
지용 : 김 선생님, 지금 밖에 계시나요?
문 밖 : (똑똑똑) 저기요 선생님 (철컥!)
전화 : 아... 아냐. 아냐. 아니야...!! 그건 내가 아니에요...!! 저게... 지금 할아버지 관이 열려서 그래요.[95]
문 밖 : (똑똑똑똑) 급한 일이 있어 왔습니다! 문 좀 열어 주세요! (철컥철컥)
지용 : 예?! 저희 할아버지 관이요?[96]
전화 : 예, 죄송하지만 상황이 좀 그렇게 됐습니다.
문 밖 : (철컥! 철컥! 쿵쿵쿵!) 안에 무슨 일 있으신 겁니까?!
전화 : 그러니까 절대! 그 문 열지 마시고 가만히 계세요. 내가 지금 거의 다 왔으니까.[97]
문 밖 : 선생님!! (쿵쿵쿵)
전화 : 지금부터 내 말만 들으시고 침착하게 행동하세요.
쾅! (철컥철컥철컥 문고리가 막 돌아간다.)
전화 : 박지용 씨 잘 들어요. 지금 문에서 멀리 떨어져서 창문 쪽으로 피하세요. (쾅쾅쾅쾅)
(박지용이 창문을 돌아보는데,)
쾅~!!!![98]
지용 : 허헉! (소리에 놀라서 문을 바라보며 뒷걸음질쳐 창문으로 물러선다.)
문 밖 : 일단 문부터 열어봐요. 일단 상황이 급해서 말할 시간이 없는데, @#$%
(이후, 문 밖의 김상덕은 계속해서 문을 두들기고 문고리를 잡아 돌리면서 아우성친다.)
전화 : 대답도 하지 마시고 듣지도 마세요. 일단 창가로 가서 창문을 여세요. 할아버지가 당신을 지켜 주실 거예요. 할아버지 모셔야 합니다.[99]
문밖 : (쿵쿵쿵쿵) 저기요! 사장님!!
전화 : 내 말 믿으세요. 빨리. (철컥 철컥)
(박지용은 손을 벌벌 떨며 창문 손잡이를 잡을락 말락 한다.)
전화 : 문을 열라니까!!![100]
박지용이 손잡이를 잡자마자 갑자기 밀리듯이 창문이 열리고, 그 순간 전화 속의 김상덕이 걸려들었다는 듯이 낄낄거리며 소름끼치게 웃기 시작한다.

문 밖의 김상덕은 진짜 김상덕이었고, 전화기 속 목소리가 김상덕인 척하는 혼령이었던 것이다.[101][102]

박지용은 문득 위를 쳐다보자, 바닥이 다 비치는 반들한 천장 타일 안에서 흉측한 사람 형체가 자신의 뒤에 서있는데, 그 형체가 고개를 들어 천장으로 자신을 마주보는 것을 발견한다. 박지용은 극한의 공포에 빠진 채 뒤를 서서히 돌아본다.

잠시 후, 진짜 김상덕은 호출한 호텔 직원이 마스터 키로 문을 열어주어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박지용의 상태가 이상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박지용이 방 한가운데 있는 낮은 탁자 위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서있다.[103] 상덕이 "괜찮아요?"하고 물어보자 갑자기 일제시대 군인과 같이 경례 자세[104]를 취하며 "장하도다. 반도의 청춘들이여..."로 시작하는 대동아공영권을 위해 일제의 강제 동원에 적극 참여하라는 웅변을 펼친다.[105] 말을 마치자 마자 박지용이 다량의 피를 토하고 주저앉는다. 그 모습을 본 호텔 직원은 깜짝 놀라고 김상덕은 직원에게 빨리 구급차를 부르라고 다그친다.

고성군립병원에서 화림, 봉길, 영근은 관을 운구차에 다시 싣는다. 영근이 상덕과 통화하는 중이다. 자기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면서 이거 가만 두면 줄초상이잖냐며 화장터로 간다고 한다. 상덕은 알았으니 출발하라고 한다. 영근은 화장은 형님이 허락을 받아달라고 하고 자신들은 거기서 대기하고 있겠다고 한다.

상덕은 통화를 마치고, 박지용은 냉장고의 문을 열어 제쳐놓고 생수를 끊임없이 들이키고 있다.[106] 상덕은 박지용의 모습을 보며 놀란 한편, 염려하며 쳐다본다. 이때 집사가 소식을 전달 받고 방 안으로 들어서서 이 모습을 보고 놀란다. 상덕이 "지금 조부님 관이..." 하고 말을 꺼내는데, 갑자기 박지용이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말한다. 상덕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예...?" 하고 되묻자, '뚜두둑'하는 뼈 소리와 함께 박지용이 고개를 돌려 "キツネが虎の腰を切った。(키츠네가 토라노 코시오 킷타.)" 라고 말한다. 그 뒤로 '뚜둑', '툭'하는 뼈 소리가 나는데도 점점 목을 틀기 시작한다.[107] 이 모습을 보며 경악하는 상덕과 집사.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박지용의 목이 완전히 180º로 뒤틀리며 바닥에 고꾸라진다. 그 직후, 119 구급대원들이 방 안으로 한발 늦게 들어온다. 상덕은 놀란 얼굴로 쓰러진 박지용을 보고 있다가, 어떤 소리에 이끌려 박지용이 아까 서있던 자리의 장식장의 유리창을 우연히 보게 되는데, 거기에 어떤 사람의 얼굴이 있다가 사라지는 것을 본다.

박지용의 고모는 딸, 사위, 손자, 손녀와 함께 저녁상에 앉아 있으나 식사는 하지 않고 있다.[108]사위가 장모님 어디 불편하시냐 물어보자, 딸이 지방에 다녀와서 피곤하신거 같다고 한다. 고모는 좀 쉬어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박 씨 집안의 장손인 아기가 있는 미국의 병실. 오늘은 아기 컨디션이 좋아보인다고 간호사가 아기를 재울 준비를 하며 얘기하는데, 아기 엄마가 집에 연락이 안 돼서 잠깐 다녀온다고 하고 나간다.

영근은 풀악셀을 밟아 화장터로 향하고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화장터 관리자와 통화를 하고 있다. "아, 이 사람아. 급하니까 그러는거 아냐. 내가 언제 이런 부탁을 했었어?" "아, 형님, 지금은 안 되죠." "금방 갈 테니까. 서둘러 줘~. 좀. 어?" "아, 그리고 비가 이렇게 오는데, 뭔 화장이래요? 상주는 뭐래요?" "관에서 뭐가 나왔다고. 이 사람아! 무슨 말인지 알지?"[109]

박지용의 방에서는 상덕이 집사에게 바로 화장해야 되니 빨리 미국에 전화 좀 부탁한다고 말한다. 집사가 무슨 말씀이시냐고 놀란다. 상덕은 박지용이 구급대 들것에 실린 것을 가리키며 "봤잖아요. 다음엔 애가 위험하다니까요?"하고 말한다.

미국 병실의 간호사는 아기를 품에 안고 자장가[110]를 부르는데, 유리창 실루엣으로 흰 한복을 차려 입은 혼령이 방구석에 서있는게 비친다.

집사가 상덕에게 와서 미국 집에서 전화를 안 받는다고 전하자 상덕은 화장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집안 어른이 누구인지 고민한다.

고모는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와 찍힌 자신의 어릴 적 가족 사진을 보고 있는데,[111] 그때 전화가 온다.
한편, 영근의 운구차는 드디어 고성 화장장에 도착한다. 영근 일행과 함께 관을 화장로에 옮기던 화장장 관리인 (백승철 扮)이 "뭐여, 이거? 이장했다더니 염도 안 했어? 이거 관째로 태울라고?" 하며 놀란다. "구청에서 알면 난리난다. 이거." 하며 걱정은 하지만 일단 화장 준비를 한다.

박지용을 실은 들것을 구급대가 호텔 복도로 끌고 나오고 그를 따라가고 있는 집사와 상덕. 집사가 고모와 통화 중이다. "아버지 관을요?" 고모가 의문을 표하자, 집사가 대답한다. "저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빨리 지금 화장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하고 고모가 한번 더 묻자, 아예 전화를 상덕이 받아서 말한다. "예, 고모님, 빨리 서두르셔야 돼요. 미국 아이한테 지금 아버님이 가고 있어요."
한편, 그 시각 미국에서는 간호사가 소파에 기대 잠이 들었고, 혼령이 아기에게 점점 마수를 뻗쳐온다.

화장터에서는 관을 태울 준비를 모두 마치고, 관리인이 태우냐고 물으면서 버튼을 누르려는데 영근이 상주가 아직 답을 안 줬으니 기다리라고 한다. 상덕은 미국 쪽에도 연락이 안되니까 화장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셔야 한다고 고모를 설득 중이다.

혼령은 간호사가 불렀던 자장가를 콧노래로 섬뜩하게 따라 부르며, 어루만지듯 아기 위로 손을 빙글빙글 돌린다. 아기는 벗어나려는 듯 발버둥치며 울기 시작하고 심박수가 200으로 점점 오른다. 구급대를 따라 호텔 밖으로 나온 집사와 상덕. 고모는 "정말 그 방법 밖에 없습니까?"하고 묻는다. 미국의 아기는 심박수가 이제 204를 넘어가고. 이때, 고심 끝에 고모는 결정한다.
"알겠습니다. 화장하세요."
영근과 통화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상덕이 집사의 폰을 돌려주고 "태워라."라고 말한다. 태우라고 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영근이 지체없이 화장 버튼을 누른다. 화장로 안의 모습이 모니터에 뜨고 이를 화림과 봉길이 지켜본다.[112] 관이 불타기 시작하자 자신의 증손자의 목숨까지 취하려던 혼령은 고통스러워 한다. 화장터 관리자는 "아이고, 팔자야... 좋은 데는 못 가겄네"하고 나간다.[113] 고통스러워하던 혼령은 점차 사라진다. 영근은 뭔가 착잡한 지 문밖으로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쳐다본다. 서울 호텔에서는 집사와 상덕이 지켜보는 가운데 119 구급차로 옮겨진 박지용에게 구급대원들이 CPR을 하지만, 결국 손이 들것 밖으로 툭 떨어진다.[114]

관이 불에 무너져 내리자 그 안에 있던 일제로부터 받은 훈장[115]들도 유해와 같이 불탄다. 영근은 비를 바라보며 상엿소리를 시작한다.[116] 미국 병실에 급히 달려온 아기 엄마가 아기를 살펴본다.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다. 어느새 화장터 관리자도 상엿소리를 같이 부르고, 화면은 점점 줌 아웃되어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화장장의 전경을 보여주며 어두워진다.

6. 四: 동티(動土)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암전된 화면에서 4장의 시작을 알리는 내비게이션의 안내 음성으로,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질 것을 암시한다.
사건들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시점, 달동네 같은 좁은 골목을 운전해가는 상덕의 모습이 나오고 얼굴 옆으로 소제목이 나온다.

영근은 상덕과의 통화에서 이들과 오래 일해온 일꾼 창민이[117] 알지 않냐며, 그때 이장하고 나서 많이 좀 아프다고 그런다고, 시간 되면 한번 찾아가 보라고 한다. 상덕이 그의 집에 찾아가 보니, 창민이 이불을 덮고 누워 있다가 상덕을 보고 몸을 일으킨다.[118] 입술은 핏기가 하나도 없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이불을 덮어쓴 채 덜덜덜 떨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창민: 병원에서도 모른대요. 검사만 하고, 돈만 쓰고... 헛것도... 헛것도 보이고... 형님... 나 동티난 거 같아요.
다른 게 아니라 그 날 이장 뒷일 하다가 뭘 봤는데, 이상하게 생겼어. 뱀이...[119]

(상덕의 차가 강원도 국도를 이동하는 모습과 창민의 모습이 교차 편집된다.)

상덕 : 뭐, 뱀?

창민: 시... 시발 그냥 둘 걸... 형님... 나, 부탁 하나만 할게요. 그 반 잘린 뱀 좀 찾아서 치성 좀 드려줘요.
(창민의 한쪽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날 정말 가기 싫었어. 정말 싫었어... 형님, 거기 처음부터 이상했어요. 그죠? 예? 그런 데 왜 묘가 있냐고. 으흑흑...
상덕은 파묘했던 산을 홀로 다시 찾아간다. 길을 막은 철문에 걸린 자물쇠는 삽으로 내려쳐 풀어버리고, 묘소 근처에 차를 대고 삽 몇 자루, 소금 한 봉지와 함께 묘소까지 오른다. 산을 오르는데 여우들이 나타난다. 묘소 앞에 도착한 상덕은 소금을 왕창 집어들고 네 번이나 몸에 친다. 상덕은 묫바닥을 파고 또 훑는다. 여우들이 점점 모여 든다. 상덕이 뱀허리를 발견해 조심스럽게 손으로 흙을 걷어내는데, 기괴하게 생긴 인간 여자의 얼굴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뒷걸음을 치다가 그 서슬에 삽으로 바닥을 찍었는데, 나무통이 울리는 느낌이 전해진다. 이상함을 느낀 상덕은 한번 더 찍어 보곤 고개를 갸웃한다. 여우들이 경고하듯 울기 시작한다. 뭔가 있음을 직감한 상덕이 삽을 옆으로 내팽겨치고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한다. 곧 나무 관의 일부가 드러나고 놀란 상덕이 소리친다.
첩장이다...![120]
이때 영근은 장의사 사무실 한켠에 있는 장식장 안의 유골함에서 돈을 꺼내면서 전화를 받는다. 지금 교회 사람들 만나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있다며 바쁘다고 말하지만, 찬송가[121]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교회 사람들 3명과 함께 화투판을 벌이고 있었다.[122] 영근은 앞에 있는 여자에게 돈을 건내며 자리에 앉자마자 놀란다."에? 첩장이요?" 상덕이 말한다. "그래. 그 바로 밑이라니까. 근데, 고 장로.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관 본 적 있어?" 상덕이 파낸 곳에는 정체불명의 관이 수직으로 하나 더 묻혀 있었던 것.[123]

한편 봉길은 민소매 차림으로 헬스장에서 아령을 들고 벤치에 누워 웨이트를 하고 있었고, 화림은 스피닝을 타고 있다. 그런데 상덕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봉길이 화림을 불러낸다.[124]

상덕은 영근과 함께 첩장된 관을 파내고 있다. 해가 벌써 뉘엿뉘엿 저물어간다. 영근이 "땅이 뒤틀면, 가끔 관이 세로로 서긴 하는데, 이야... 이건 너무 큰데...? 이거 뭐야?"하고 말한다. 상덕도 지쳐서 주저앉는다. 그때 봉길과 화림이 현장에 나타난다. "뭐야 저건 또." 봉길이 관을 보고 탄식한다. 구덩이 밑에 2m는 됨직한 투박한 큰 나무관이 서 있다. 관에 철조망이 여러 겹 칭칭 감겨 있는 걸 봉길이 잡아 당겨 보곤 "이거 밖에서 못 열게 해놓은 거 같은데? 아니면..." 영근이 "아니면 뭐?" 하자, 화림은 "아니면 반대겠죠" 라고 한다.[125] 봉길이 이거 일단 한번 꺼내서 보자고 하자. 영근은 "뭘 꺼내~" 하면서 일단 상주한테 알려주는게 맞다며 우리 돈 때문에 할 얘기도 남아 있지 않냐고 한다. 화림은 아무리 봐도 께름칙한 이 관을 건들지 말자고 한다. 일행은 리더인 상덕을 쳐다본다. 상덕은 "일단 꺼내자. 집안 사람인 게 분명해. 이 양반 이대로 놔둘 수는 없잖아?"[126] 영근이 해 떨어진다고 이거 그냥 뽑자면서 봉길에게 로프 가져오라고 한다. 여우들이 묘 주위에서 울어대는 가운데, 남자 셋이 로프를 이용하여 힘겹게 관을 땅 밖으로 끄집어 낸다. 관의 모습을 본 여우들이 어째선지 울면서 도망간다.[127] 쿵하고 떨어진 엄청난 관의 크기에 모두들 경악한다. 영근도 "저게... 사람 관 맞어?"하며 놀란다.[128][129] 네 사람이 힘겹게 그 관을 질질 끄는 수준으로 겨우 들고 산을 내려간다.

해가 진 산길을 차 세 대가 내려 간다. 리무진 운구차는 관이 트렁크에 다 들어 가고도 한참 남아서 트렁크 문을 열어놓은 채로 가고 있다. 영근이 길잡이인 상덕의 차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지 궁금해 하는 차에 상덕의 차가 옆길로 빠지고, 그곳은 바로 보국사였다. 보국사 앞을 지키는 백구가 마구 짖는다. 보국사의 보살이 밖에 나와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 "제가 전화로 말씀드렸듯이 갑자기 이장을 하게 돼서 오늘 하루 신세 좀 지겠습니다."하고 상덕이 말한다. 보살은 자기를 보고 있는 일행을 쳐다본다. 상덕이 "상주가 여기로 온다고 하는데, 관을 어디다 좀 놔둘 데가 있을까요?"하고 묻고, 이어 보살이 창고의 물건들을 밖으로 꺼내고 일행이 관을 들고 창고로 온다. 보살 또한 이들이 들고 오는 관의 거대함을 보고 경악한다. 어찌나 놀랐는지 발걸음마저 휘청거리며 창고 안으로 들어와서는 관을 가리키며 "도대체 이... 이게, 이게, 이게 뭡니까?"하고 말을 더듬으며 물어본다. 화림은 보살에게 찹쌀이 좀 있는지 물어 보고, 이어 찹쌀 한 동이를 관 주위에 빈틈없이 뿌린다. 이후, 화림은 봉길에게 차에 가서 말피도 좀 갖고 오라고 하는데, 상덕과 영근이 쳐다보자 화림은 이 관이 "좋은 건 아닌 거 아시잖아요." 라고 말한다.

화면은 창고 안에 찹쌀과 말피로 결계[130]를 쳐놓은 관이 보이고, 이어 "첩장이라니요? 저게 대체 뭡니까?" 하는 고모의 목소리와 함께 고모와 딸이 이 광경을 보고 놀란 모습이 이어진다. 보국사의 대웅전. 고모와 상덕, 화림을 제외한 인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세 사람이 대화 중이다.
상덕 : "알고 계신 거를 전부 다 말씀해 주십시오."

고모 :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왜 거기에 저런 게 묻혀 있는지... 그리고, 왜 아버지의 묘가 그런 나쁜 곳에 있었는지두요."

상덕 : "명정[131]에 적혀 있더라구요. 중추원 부의장 후작 박근현이라구요. 부친께선 아주 유명하신 분이셨더군요. 나라를 팔아먹은...[132] 그래서 그 스님께서 부친께 벌을 내리신 게..."
고모 : (말을 자르며) "알고 있습니다.[133] 그래서 더 모르겠다구요... 그 기순애라는 스님, 한국 사람이 아니라, 일본 사람이었습니다."

상덕 : 예?
화림 : 일본 사람이요?

고모 : (지갑에서 가족사진을 꺼내 상덕에게 건낸다.) 이름이... 무라야마 준지라고 했습니다.[134] 조선 팔도강산을 다~ 꿰고 있는 사람이라고 들었어요.[135] 근데 왜 자기들에게 충성을 바친 아버지를 그런 나쁜 곳에 묻었는 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고모는 미국의 아이는 괜찮다고 연락 받았다고 하며, 지용이 약속한 사례는 자기가 준비할테니, 저 관은 알아서 처리해달라고 말한다.

일행은 떠나는 고모를 배웅하고 나서, 보국사 대웅전 앞마당에 놓인 장작통에서 봉길의 축문과 함께 동티의 원인이 됐던 뱀의 사체와 부적을 태우면서 치성을 지낸다. 치성 드리는 중에 일행은 창고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치성이 끝나자 화림이 관을 바로 태워 버리자고 한다. 상덕도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내일 동트는 대로 바로 태우자고 한다. 영근도 격하게 동의하면서 "아이~ 난 그게 후련할 거 같애. 어."라고 말한다. 마침 보살님이 다가와 국수 좀 삶아놨는데 몸들 좀 녹이라고 말한다. 영근은 "아유~ 고맙습니다."하고 다들 들어가자고 한다. 들어가면서 영근은 "아이고, 그 무덤 씨... 처음서부터 느낌이 안 좋더라. 산세만 쭉 뻗어가지고..."[136] 주절거리고, 봉길은 "그러고 보니까 오늘 한 끼도 못 먹었네. 이씨..." 하며 간다. 그 날 내내 식사할 여유조차 없었던 일행은 절간 옆 요사채[137]에서 보살이 끓여준 국수를 폭풍흡입하고 보살이 담가 놓은 더덕주도 권해 받으며 즐거워한다.[138] 화림은 식사 내내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춘다.

밖에 있는 백구는 창고 쪽을 바라보며 낑낑거린다.[139]

7. 五. 도깨비불(おに)

보국사의 창고가 보이고 "도깨비불"이라는 소제목이 떠있다. 소제목은 후리가나처럼 불 쪽에만 おに(오니)라는 일본어가 붙어 있다.

남자들은 요사채에서 자고 있다. 식사가 끝난 후, 화림은 차 안에서 언니라 부르는 사람과 통화한다.
화림 : "응. 무라야마 준지."
오광심[140] : "기억 안 나나? 전에 선생님이 가끔 얘기 했잖아. 일본에서 그... 응, 여우음양사."
화림 : "그래, 맞다. 음양사 무라야마."
오광심: "옛날에 선생님도 한번 만났다는데? 주(呪)가 너무 세가꼬, 사람 아이라꼬. 분명 여우 새끼라꼬, 왜...[141] 니 그건 와? 지금 어딘데?"
화림: "어, 아니야. 알겠어. 고마워요. 광심 언니. 또 전화할게."
통화를 끊고 나서 화림은 "할매요. 할매요... 나 기분이 이상해." 덮고 있던 점퍼를 입가로 끌어 올린 후, 잠에 든다. 룸미러로 뒷좌석에 흰 소복 입은 할머니의 모습이 희미하게 비친다.[142]

한편, 보살은 본당의 부처님 아래서 이불을 펴려는데, 밖에서 쾅쾅거리는 꽤나 큰 소음이 들린다. 보살은 소리나는 방향을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얼굴로 한동안 쳐다보더니 이내 밖을 나간다. 불상의 얼굴에 그림자가 어른거린다.[143]

요사채 방에서 영근이 뭔가에 짓눌리는 듯한 신음을 내다가 그것이 옮겨간 듯 옆자리의 봉길이 신음을 내기 시작한다. 이내 봉길이 슬며시 눈을 뜨자 피투성이의 처참한 모습의 보살이 봉길을 쳐다보며 배를 쿡쿡 밟고 있다. 보살은 헉헉거리며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중얼거리면서 계속 밟는다.[144]
내 간을 빼갔어... 내 간을... 내 간을... 허억... 허억... 허억... 내 간을 빼갔어... 내 간을... 내 간을... 어떤 놈이 내 간을 빼갔다고... 내 간을 빼갔어. 어떤 놈이. 내 간을 빼갔어. 내 간을 빼갔다니까? 내 간을 빼갔어. 내 옷은 어딨어? 내 옷은 어딨냐고? 내 옷, 내 옷, 내 옷, 내 옷은? 어떤 놈이 내 간을 빼갔어. 내 옷, 내 간, 내 옷, 내 간...
이에 봉길은 가위에 눌린 것임을 인지하고 욕설을 중얼거리며 오른손 손가락 끝으로 바닥에 어떤 문자[145]를 쓰고 나서 기합을 넣으며 기상하자, 배 위에는 아무 것도 없다.[146]

일어난 봉길이 급히 보살을 찾아 본당으로 들어가지만 없었고, 관을 놓아둔 창고 문은 여전히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때 멀리서 돼지 멱 따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축사 노동자로 보이는 누군가가 축사로 황급히 뛰어 들어간다. 봉길이 축사에 도착해 구멍난 벽 틈새로 안을 들여다 보는데, 이미 돼지 몇 마리가 배가 터져 죽어 있고, 아까 먼저 들어갔던 사람이 무언가에 의해 멱살이 잡혀 공중에 떠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황급히 도망친다. 정체불명의 형체는 멱살 잡은 사람의 목을 뜯어버린다. 봉길이 황급히 보국사로 올라가는 길 옆 비닐하우스 사이에 얼굴이 무언가에 긁힌 듯 심하게 훼손되고, 복부에 막대기가 꽂혀있는 보살의 시신이 있다.

봉길은 차창을 노크해, 차 안에서 자고 있던 화림을 깨우고, 창고로 오라는 신호를 보낸 후, 먼저 달려간다. 그런데 화림이 나가려는 찰나, 뒷좌석에서 할매신이 "화림아!"라며 화림의 손을 잡는다. 화림은 뒷좌석을 돌아보며 한동안 무슨 의미일까 생각한다. 봉길 혼자서 먼저 잠긴 자물쇠를 열고[147] 창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뒤이어 화림도 도착한다. 창고에 들어서자 마자 봉길이 "아, 씨발, 누린내." 하며 코를 틀어막고, 화림과 봉길이 창고 안의 충격적 광경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한다. 관 뚜껑은 다 터져 있고 관을 휘감고 있던 철조망도 전부 끊어져 있었던 것. 화림은 곧 창고의 천장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을 확인하고, "봉인 때문에 위를 뚫었어." 라며 관 속에 있는 무언가가 봉인을 뚫지 못해 천장을 부수고 나간 것을 간파한다. 그 얘기를 들은 봉길이 "이거 지금..." 하며 당황하자 화림이 "뭔데? 이 새끼야. 말을 해." 하고 다그치고, 봉길은 여기 있던 것이 지금 밑에 축사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심각함을 느낀 화림은 봉길에게 빨리 사람들 깨우라고 시킨다.

홀로 창고에 남은 화림은 관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데, 지네 장식이 붙은 사무라이 투구[148]였다. 곧이어 밖에서 공룡 발걸음 같은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살짝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것은 충격적이게도 피[149]를 줄줄 흘리며 다가오는 중세 일본 갑옷을 입은 거인의 형체였다.

그때 괴물이 창고 문이 열린 것을 보고 중세 일본어로 말을 걸기 시작한다.[150]
괴물 : "掛け金が解け取る。(빗장이 풀렸구나.) 人がおるのか?(인간이 있느냐.)"

(화림은 황급히 투구를 바닥에 내려 놓고 한다.)

괴물 : "儂の欲しいかぶとを取りに来たのじゃ。(내 투구를 찾으러 왔다.) 人間おるか。(인간이 있느냐.)"
화림 : (떨리는 목소리로) "いいえ、違います。 人間じゃありません。 貴下様の部下です。(아닙니다. 인간이 아닙니다. 당신의 부하입니다.)"[151]
괴물 : "さようか。(그런가.)"
(괴물이 이동한다.)
괴물 : "では鮎と真桑瓜を供えておるか? (그렇다면 은어참외를 대령하였느냐.)"[152]

(화림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순간 당황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153]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듯했던 괴물이 다시 돌아온다.)

괴물 : "御主は大名の言葉が耳に入らんのか?!!! (너의 다이묘의 말이 들리지 않느냐?!!!)"[154]

(괴물이 화림에게 들고 있던 사람 머리[155] 하나를 던진다.)
괴물 : "敵将の首を取って来たのじゃ。(적장의 목을 베어 왔다.)"

(뜯긴 사람 머리를 보고 기겁한 화림이 비명과 울음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말한다.}

화림 : "違います。違います。(아닙니다. 아닙니다.) 鮎を準備します。(은어를 준비하겠습니다.)"
{{{-1 (고요해지자 고개를 든 화림은 어느샌가 괴물의 모습이 문 앞에서 사라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다 별안간 천장에서 나무가 밟히는 듯한 끄으윽 끄으윽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화림이 소리가 들리는 천장 구멍을 바라본다.)}}}

괴물 : "人間じゃの。(인간이다.) 흐흐흐흐흐..."
공포에 빠진 화림이 문 밖으로 도망치고, 괴물의 발소리와 고함 소리가 뒤쫓는다. 때 마침 봉길이 나타나 빠루로 괴물[156]의 가슴을 찔렀으나 마치 벽마냥 미동도 없다.[157] 봉길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화림을 보고 도망가라 말한다.[158] 그러나 괴물이 양손으로 봉길의 머리를 움켜 잡는다. 괴물이 오른 손가락으로 봉길의 눈 주위를 어루만지는데, 봉길이 갑자기 홀린 듯, 힘이 빠져 버려 들고 있던 쇠막대를 놓치고, 이어 괴물은 봉길의 위장 부근에 손을 찔러 박고 쑤신다.[159]

이어 괴물은 봉길을 놓고, 주저앉아 있던 화림을 향해 다가선다. 화림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는데, 그 순간 멀리서 새벽 닭 울음소리가 울린다. 그때 괴물이 화림의 주변에 있는 석탑들을 보고는 "승탑!"이라고 말한다. 직후, 두 번째 닭 울음소리가 들리고, 괴물은 갑자기 합장을 하고서 일본식 염불을 외기 시작한다.[160]

그러자 갑자기 몸에 불이 붙더니 이내 온 몸이 불에 휩싸이기 시작하는 괴물.[161] 그때 상덕과 영근도 마당으로 들어서며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윽고 괴물은 마치 폭발하듯 하나의 거대한 도깨비불로 변하더니 하늘로 솟구쳐 빙빙 돈다.
파일:파묘 인터내셔널 포스터 1.jpg
다이묘
오니
괴물의 정체는 바로 일본 도깨비인 오니([ruby(鬼, ruby=おに)]).[162] 오니의 괴성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도깨비불을 보는 세 사람들에게 각자 무서운 환영[163]이 스치고, 잠시 허공을 휘돌던 도깨비불은 하늘 저편으로 사라진다.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화림은 쓰러진 채로 각혈하는 봉길에게 달려가고 "선생님 도와주세요!" 하고 울부짖는다. 영근은 "무슨 돈이 얼마.", "누구한테 얼마 갚아야 하는데."하며 주절주절하고 있다. 옆에서 그러고 있는 영근을 상덕이 물끄러미 보다가 화림이 자신을 향해 도와달라고 울부짖는 걸 보면서도 멍하니 있다.

인근 병원의 병실. 간호사가 영근과 상덕의 체열을 재는 동안[164] 병실에 있는 TV에선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뉴스에서는 '강원도 고성에서는 야생 곰의 습격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마을 축사에서는 십수 마리의 돼지가 복부가 찢긴 채로 발견됐고, 동일한 공격을 받은 시신 2구를 추가로 찾아냈다고 한다. 피해자는 인근 사찰의 스님[165]과 해당 축사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로 밝혀졌다고 하며, 지자체와 군부대가 함께 야생 곰 추적에 나섰다고 한다.[166][167]

수술실 앞에는 화림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상덕이 나타나 옆자리에 앉는다. 상덕은 화림을 볼 면목이 없는지, 바닥만 쳐다보며 착잡한 심경을 말한다.
상덕 : "미안하다. 내가 괜히 그거 꺼내자고 해가지고. 봉길이도 그렇고, 보살님도 그렇고."
화림 : "봉길이 야구하다가 신병 걸려서 그만두고, 가족들한테 버림당해서 선생님을 찾아왔을 때, 무당 되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나랑 있으면 괜찮다고, 겁날 게 없다고 그랬는데... 내가 쫄아서 가만있었어요."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던 화림은 끝내 눈물을 흘린다.)[168]
화림: "발자국이 있었어요. 그림자도... 무속에는요. 정설이 있어요. (魂)은 불완전하고, (鬼)는 육신이 없어서, 그래서 결국, 온전한 사람의 정신과 육체를 절대 이길 수 없단 말이에요. 근데 그건 완전히 다른 거에요. 혼령이 아니라 정령이에요."
상덕: "정령?"
화림: "사람이나 동물의 혼이 사물에 붙어 같이 진화한 거에요. 우리나라에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정체가 뭔지, 어디서 왔는지, 왜 그 박씨 집안 묘에 있었는지."
(이 이야기를 하면서 화림은 어린 시절 스승을 따라 일본에서 무속일을 하며 만났던 빗자루 정령을 회상한다.[169]
그때, 봉길의 응급수술이 끝나고 의사가 나와 수술결과를 얘기한다. "복부 내장 쪽에 손상이 많아요. 피도 많이 흘렸고. 근데, 문제는 척추에 손상이 좀 있어서 빨리 큰 병원으로 보냅시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상덕의 눈에 맞은 편 벽에 걸린 사진 액자가 들어온다. 사진 속 산맥의 모습을 훑다가 이윽고 사진 아래쪽에 있는 제목 '한반도의 척추 <백두대간>[170]'에 눈길이 다다른다. 순간 뇌리에 박지용이 죽기 전에 했던 말이 스친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상덕은 다시 보국사로 향한다.[171] 폴리스라인[172]이 쳐져 있는 보국사에 들어간 상덕은 당시엔 도굴이 심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묘를 소박하게 모셨다고 하던 지용의 말, 그 도굴꾼들 짐들이 아직도 창고에 남아 있다고 하던 보살의 말을 떠올리고 창고 안에 도굴꾼들이 남기고 간 물건을 조사한다. 상자의 경첩이 망가져 있는 것을 발견한 상덕이 문짝을 열자, 안에는 책들이 가득하고, 그 중 풍수 표식이 그려진 책을 펼친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한글로 적힌 글, 백두대간의 특정 지점에 빨간 점으로 표시한 한반도 고지도, 팔괘오행의 그림 그리고 오래된 단체사진을 발견한다. 사진 뒷면에는 '우리의 땅 나의 동지들 鐵血團(철혈단)'이라 적혀 있다.

한편 서울의 큰 병원.[173] 병원 로비에서 의사가 화림에게 봉길의 수술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급한 대로 장기 손상은 막은 상태고, 추가적으로 검사를 해봐야 되겠지만 일단 의식이 돌아와야 하는데, 이상하긴 하다고 한다.

봉길의 병실. 의식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봉길을 보고 있는 중년 여성 광심[174](김선영 扮)과 교복에 책가방을 맨 10대 여학생 자혜(김지안 扮)가 있다. 광심이 "아~ 이게 뭔~ 일이고~." 하고 탄식하고, 뒤편에서 화림은 "다행히 고비는 넘겼는데, 척추가 좀 다쳤대요." 하고 말한다. 광심이 "걸을 수 있다드나?" 하고 물어보자 "이겨내야 된대. 그래도 아직 건강하니까." 하고 답한다. 화림은 병실 한구석에 있는 탁자에서 시루떡 포장을 벗기고 있다. 광심이 화림을 돌아보면서 "니 요새 뭐하고 돌아다니는데? 도대체? 뭔데~?" 하고 잔뜩 인상을 쓰고 물어본다. 그때 자혜가 "언니[175], 아재한테서 누린내 나는데?"[176] 라고 말하자 광심은 봉길을 돌아보고, 그때, 화림이 돼지고기 수육과 시루떡을 한 손씩 들고 와서 "알아. 그래서 부른 거야. 우리 오랜만에 도깨비 놀이나 한번 하자"라고 제안한다. 한숨 쉬는 광심, 걱정스레 쳐다보는 자혜. 화림은 "박자혜 뭐하냐? 문 잠가."하고 명령한다.

8. 六. 쇠말뚝(鐵針)

화면에 날이 밝은 한 산맥이 보이고, 가운데 소제목이 떠있다.

상덕이 홀로 곡괭이와 삽을 들고 산을 오르고 있다. 이 연장들은 전날 보국사 창고에서 발견한 철혈단의 도구들이다. 도구에 철혈단 단원, 본인들의 이름을 새겨 놓은 것을 발견하고, 단원들의 이름들을 하나씩 읽으며, 사진 속 철혈단 단원들이 도굴꾼들 치곤 너무 비장하다는 것과 사진 속에 단원들 발 밑에 쇠말뚝들이 가득 있던 것을 생각한다. 이후 상덕이 철혈단의 곡괭이로 땅을 찍는 장면이 비춰지는데, 바로 첩장을 발견했던 곳이다. 상덕은 여기저기 곡괭이질을 하며 뭔가를 찾는다.[177]

봉길의 병실. 봉길의 가슴팍에는 테두리가 그을린 부적이, 병원 침대의 테이블 위에는 돼지고기 수육과 시루떡이 놓여 있다. 무당 삼인이 봉길의 침대를 중심으로 각 방위를 맡아 서서[178] 주문을 외고 있다. 곧이어, 화림은 전라도 사투리, 광심은 경상도 사투리, 자혜는 충청도 사투리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화림 | "웜~매, 아지매들, 겁나게 오랜만이요잉~. 모두 다 오셨지라~?"
광심 | "내 방금 왔다~. 추수도 끝나고, 날씨도 쌀쌀해지는데, 어째... 다들 괘않나?"
자혜 | "아이고~ 다들 이렇게 모였는디. 어서(어디서) 뭐, 부침이라도 부쳐갖고 와야 되겄네~"
광심 | "걱정을 마~라. 내 안 그래도... 수수떡하고 돼지고기 한~~~금(한가득) 삶아 왔다."
화림 | "어디서 맛난 냄시가 솔~찬히 풍겨 분다 했는디~. 넉넉하게 갖고 왔지라잉?"
자혜 | "엄~~~청 갖고 왔슈~ 서이 먹어도 남아 불겄네~."
(침대 식탁 위 돼지고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갑자기 의식 없던 봉길이 '흡흡'하고 코를 찡그리며 냄새를 맡는다.)
화림 | "그라믄, 저~짝 너머 사는 장 서방하고 제천 댁도 함 불러야 되겄는디~?"[179]
광심 | "뭐~하러 바쁜 사람 불러쌌노? 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맛있게 먹ㅡ."
봉길 | "그래... 우리끼리 먹자고... 은어도 좀 잡아왔는가...?"
(자혜가 봉길을 쳐다보다가 '지금' 하는 표정으로 화림을 돌아보고, 화림도 광심을 돌아본다. 광심도 봉길을 보다가 눈만 돌려 화림을 마주 보고는 살며시 웃음기를 띄며 봉길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광심 | "뭐~고? 어디 윤~서방?[180]이 온 거 같은데?"
화림 | "어따, 뭔 소리여? 윤서방 야그 못 들어부렀어?"
자혜 | "글쥬~ 윤서방이 왔을리가 없쥬~"
광심 | "다들 뭐라는 기고? 빨랑 말 안 하나?"
화림 | "말도 말랑께요. 거시기 어디서 겁~나게 험한 걸 만났다 그라든디~."
광심 | "뭘 얼매나 험한 걸 만났길래. 그라고 옴팡지게 앓아 누웠단 말이고?"
자혜 | "모르는겨? 밤중에 손님을 만났대유~"
봉길 | "흐하합! (입술을 꾹 닫으며, 웃음을 참는다.) 뭔 소리야. 씨... 발. 쯧."
'으헤헷 헤헷 끄하하하학' (봉길이 웃기 시작한다.)
광심 | "어이구, 윤서방? 뭘 그래 봤는데, 고래 쩔어 누워있노?"
(봉길이 입을 꾹 다문 채, 웃음을 억지로 참아보려 하지만 웃음이 계속 터지는지 '으흐흐흐흠'하고 웃는다.)
자혜 | "워... 이 양반 멀쩡해보였는디..."
화림 | "누구여라? 거시기 만났다는 손님이? 언능 쪼~까 말해보쇼?
봉길 | (웃음을 잠시 멈추고) "주... 인... 님..." 끄흐흐흐...
광심 | (자혜 쪽으로 옮겨오며) "주인님~? 어떤 주인님?"
(봉길이 답은 않고, 웃는지 우는지 계속 웃고만 있자 광심이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바로 화림이 손을 들어 막고. 봉길의 귓가에 바짝 다가간다.)
화림 | "빨리 말해, 씨벌놈아."
그러자 봉길의 눈이 서서히 뜨인다. 그러더니 화림을 쳐다본다.[181]
봉길 | "万人を切り殺し,神になられた。我が殿よ。(나의 주인님. 만 명을 베어 신이 된 분이다.)"
화림 | "その殿様。今どこにいらっしゃる。 (그 주인님. 지금 어디에 계시는데...)" (봉길이 씨익 웃는다.)
그때, 상덕은 여전히 뭔가를 찾아 묫바닥을 한참 파헤치고 있다. 찾아지지 않자 주머니에서 윤도판(輪圖板)[182]을 꺼내 보는 상덕. 윤도판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한 곳을 쳐다본다.
봉길 | "三八三四一七 一二八三一八九 (삼팔삼사일칠 일이팔삼일팔구)." X3 (끌끌끌 하고 웃는다.)
광심 | "사쿠라다..."
봉길 | "守ておられる。 將軍じゃ~。 (그곳을 지키고 계신 장군님이시지.)"
상덕이 윤도판이 가리키는 곳을 곡괭이로 찍자 흙벽이 무너져 내리는데, 뭔가를 보고 몹시 놀라 뒤로 엎어지다시피 뒷걸음질 친다. 일전에 봤던 오니가 그곳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183] 상덕이 엄청난 공포에 빠져 숨을 몰아 쉬다가 이내 도망친다.

다시 병실. 봉길이 "殿~!御覧くださいませ!(주인님! 저를 봐주십시오!) 某がここに殿に為ろうとございますよ。 (여기에 제가 있습니다. 당신의 몸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크게 외치고 가쁜 숨을 내쉬더니, 냄새를 크게 몇 번 맡고는 광심의 임신한 배를 광기 어린 표정으로 보면서 "햐... 그 고길 꺼내드릴 거야...!"라고 말한다.[184] 이어 자혜를 보면서는 "자혜야, 일로 와봐... 나 좀 살려줘 자혜야..." 라고 불쌍하게 말하더니 무서워하는 자헤 표정이 재밌다는 듯 "크핫핫핫핫핫" 하고 돌변해 웃는다.
봉길 | (자혜, 광심을 훑어보며) "하... 이 씨발년들..." (화림과 눈을 맞추며) "니들 다 죽어..."
화림은 봉길의 가슴에 있던 부적을 확 떼버리고 봉길은 다시 의식을 잃는다. 자혜는 건네받은 부적을 유리컵에 태워버린다.

도깨비 놀이가 끝나고, 광심은 나갈 채비를 하며 말한다. "화림아, 이거 하지 마라. 일본 귀신이다.", "알고 있어...", "아무 관련 없어도 그냥 죽인다고~. 근처만 가도 다 죽인다고~. 니 일전에 일본서 못 봤나?[185]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라. 아무리 니 할매가 니 옆에 있다케도~,[186] 이거는 안 된다!"라고 경고하며 자혜를 데려 나가려 하자, 화림이 "그럼 봉길이는?" 하고 말한다. 광심은 잠깐 멈춰서 심난한 표정을 짓지만 "전화할게. 가자."라는 말을 남기고 자혜와 나가버리고, 화림이 나가는 사형제들을 보다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봉길을 돌아본다.

의열 장의사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온 상덕이 가로수에 토를 한다. 그 모습을 걱정스레 영근이 바라본다. 둘이 막걸리를 먹고 있었던 것.
영근 | "그 밑에서 그게 있다는 거에요? 원래대로 돌아갔단 얘긴데?... 아, 근데, 형님은 또 거길 왜 간 거에요? 엉?... 어?!
(담배만 뻐끔뻐끔 피는 상덕)
상덕 | "그 박지용이 그 양반이 죽기 전에 그러더라고...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영근 |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상덕 | "우리 풍수에서는 조선 땅의 형상이 호랭이거든. 대륙을 움켜잡고 있는 범."
영근 | "근데?"
상덕 | "그 비석 뒤에 새겨져 있던 그 숫자들. 위도하고 경도. 거 어디겠어? 맞아. 거기야... 정확하게 범의 허리. 그 화림이가 말했던 그 여우 음양사. 그 여우 새끼가![187] 거기에다가 콱![188] 대빵만한 쇠침을 박았다는 거지."
봉길의 병실. 상덕이 영근에게 했던 설명을, 병실 탁자 위에 지도를 깔아 놓고, 칼로 찍으며 열성적으로 설명하던 것이다. 설명을 마친 상덕이 화림을 쳐다 본다. 주머니에 손을 꽂고, 서서 가만히 듣던 화림.
화림 | "그럼 그 위에 미국 박씨 집안 묘는 뭔데요?"
(상덕은 철혈단 사진을 내밀며 말한다.)
상덕 | "저기 저 비장하게 생긴 사람들이 계속 그런 걸 찾아 뽑고 다니니까, 그 당시 고관대작 묘를 그 위에 그냥 덮어 버린 거야. 아예 접근도 하지 못하게."
영근 | "그럼, 왜 거기 귀신이 있는 건데? 엉?"
(상덕이 할 말이 없어지고, 그때 화림은, 봉길이 도깨비놀이 때 일본어로 '그곳을 지키는 장군이시지'하고 말한 것과 숫자를 외쳤던 장면을 떠올린다.)
화림 | "아마도 그게 쇠침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영근은 한숨을 푹~ 쉬고, 상덕은 슬금슬금 화림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상덕 | "이화림이... 우리, 비지니스 관계지만 내가 돈 안 되는 부탁 좀 하나 하자."
(영근이 상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며 말한다.)
영근 | "에이, 저 이거, 쓸데없는 생각하고 계시면 말도 꺼내지 마요. 뭐, 민족 정기니... 뭐, 쇠말뚝으로 뭐, 나라를 반토막 낸다느니... 그런 걸 아직까지 믿어요? 그 절에 있는 쇠침들, 그거 다 토지측량용이잖아~. 아시잖아요~. 전에 학교에서도 99%가 가짜라고 하잖아~."
상덕 | "그럼 1%는!"[189]
상덕 | ..."고 장로."
영근 | "왜요?"
상덕 | "이건 그냥 일반 묘하고 달라. 뭔가 치밀한 계산이 돼 있다고...!"
영근 | "하... 얼마 전에, 그 무덤 때문에 사람 죽어나가는 거 봤잖아요...? 또 줄초상 당하고 싶어요...? 형님, 쇠침이 박혀 있든, 뭐하든 간에 그냥 우리 잘 살아왔잖아요...? 지금까지~, 별 탈없이~, 근데, 이제 와서 왜 그러는 거예요...?!"
상덕 | "그래, 자네나 나나... 우리가 돈 있는 놈들한테 땅 팔아서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았지... 근데, 그것 때문에 그래... '고 장로', 이건 땅이야, 땅...!' 앞으로 태어날 손주놈이 밟고 살아가야 할 땅이라고! 그리고 자네나, 나나, 우리가, 모두 다! 그리고 다음 어느 누군가!![190]
(영근이 긴 한숨을 쉰다.)
상덕 | "화림아. 정령이래매. 니 말대로 그게 쇠에 붙은 귀신이라면은 우리가 그 쇠침 뽑아 버리면 되는 거 아냐? 어? 그리고 그 쇠침이 없어지면 봉길이도 괜찮아질 수 있잖아?"
(화림이 봉길을 돌아본다.)
영근 | "아휴... 아유 뭐, 장군인가? 뭔가? 이렇게 떡!하고 버티고 있다매요~? 근데 그걸 어떻게 뽑아~? 그 절에서 봤잖아요~? 어우, 나 진짜..."
(화림이 어린 시절 스승과 일본에서 정령을 퇴치하던 기억을 떠올린다.)[191]
화림 | '짐승처럼 부르고... 정령으로 말한다.'
영근 : "진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어요."
화림 | "미안한데 그 귀신.. 없앨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에요. 아무 원한 없어도 근처에만 가도 다 죽이는게 일본 귀신이에요.
근데, 없앨 순 없는데... 잠깐 나오겐 할 수 있어요... 시간은 끌어 줄 수 있다구."
그때 갑자기 봉길이 몸을 뒤틀기 시작하고 의료기기에서 경고음이 빗발친다. 얼마 뒤, 의료진이 와서 봉길의 왼쪽 옆구리 상처를 드레싱 하는데, 이를 지켜보던 화림은 뭔가 깨닫고 말하자 모두가 화림을 돌아보는 가운데,
화림 | "이 새끼 문신을 피해갔네?"
영근 | "이게 무슨 문신인데?"
화림 | "저거 축경(逐經)이에요."
화림은 오니가 공격한 상처 부위가 봉길이 온 몸에 새긴 문신을 절묘히 피해간 것을 본 것이다. 문신이 가득한 봉길의 복부가 클로즈 업된 채로 카메라가 위로 올라간다. 동시에 백두대간 산맥이 오버랩 되면서 화면이 전환된다.

지프차가 트렁크에 삽과 곡괭이, 생 은어가 가득 담겨있는 투명 낚시 물가방 2개를 실은 채, 어디론가 가고 있다. 상덕, 영근, 화림이 가고 있는 길 앞에 도로 진입을 차단하고 있는 지자체 공무원들과 군인들이 나타난다. 군청직원(최교식 扮)이 "아 저, 죄송합니다~. 저 근처에 그, 산짐승 피해가 있어서요..." 하고 상덕의 차로 다가오며, 손에 든 파일 서류에 상덕의 차 번호를 적더니 상덕을 보곤 흠칫 놀란다. 얼굴부터 손등까지 온몸에 한자를 잔뜩 써 놓은 상덕 일행. 상덕은 사람 좋게 웃고 있고, 영근은 손으로 목과 얼굴을 가린 것도 모자라 고개도 밖으로 돌리고 앉아있고, 뒤에 앉은 화림은 군청직원과 눈이 마주치자 아무렇지 않은 척, 앞으로 눈을 돌린다. 군청직원이 일행을 돌아보면서 어디 가시는 길이냐고 떨떠름하며 묻자, 고개를 돌리고 있던 영근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선산에 벌초하러 왔다고 답한다. 군청직원이 이에 산부터 군부대랑 같이 수색 중이라하고 말하자, 상덕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금방 올라갔다가 금방 작업하고 내려올 것이라고 둘러댄다. 그 말을 들은 군청직원은 문을 열어 주라고 한다.[192] 군청 직원들과 군인들이 상덕의 차가 지나가는 것을 신기한 듯이 다가와 쳐다본다.

파묘한 구덩이에 도착한 상덕. 살아서 펄떡대는 은어 한마리를 꺼내 던져 넣는다. 이후, 길을 따라 은어를 한 마리씩을 놓으며 어디론가 향한다. 영근도 숲에서 길을 따라 은어를 던져놓고 있다. 도착한 곳은 산 중턱 어귀에 있던 큰 주목나무. 그 앞에 화림이 금줄을 손에 든 채, 나무를 지켜보고 있다.

얼마 뒤, 수색이 끝났는지 도로를 차단하던 공무원과 군은 철수, 복귀 명령 방송을 하고 있다. 그때, 화림은 '원하는 걸 줬으니까 정령이 아마 축시(AM 1~3시)[193]쯤 움직일 것'이고, '주목나무까지만 유인하면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끌어보겠다'고 한다. 영근은 우리가 금방 뽑아올테니까 30분만 잘 버텨달라고 한다. 화림은 말피가 가득 든 말통을 꺼내, 두 사람이 쇠침을 꺼내면 이 말피에 씻어 없애는 거라고 계획을 설명한다. 화림은 상덕에게 쇠침 그거 진짜 있을 것이냐고 묻자 상덕은 고갤 끄덕이며 100%라고 말해 확신을 준다.

어느덧 늦은 밤, 봉길이 입원 중인 병실에는 광심과 자혜가 있다. 화림이 광심에게 '오늘 봉길이 좀 봐달라'며, '일이 틀어지면 봉길이가 위험하다'고 부탁한 것. 병원 사람들이 슬슬 사라지자 그때까지 문 밖에서 폰을 하는 척, 출입문을 막고 있던 자혜가 병실로 들어가고, 문에는 큼지막한 부적이 붙어 있다. 광심이 경면주사(鏡面朱砂)로 봉길의 발바닥에 (진압할 진)자를 쓰고 있는데, 봉길의 이마에는 이미 (닭 계)자가 쓰여 있다. 병원 바닥에는 마대 자루 하나가 있는데, 안에서 뭔가가 꿈틀대고 있고, 자혜는 창문으로 다가가 부적을 하나 붙인다.

달이 구름에 가린 밤, 상덕은 무덤 근처 언덕에서 몸을 숨긴 채, 구덩이를 지켜 보고 있다. 영근이 상덕에게 그만 보라며, 오니는 축시에 나온다지 않았냐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상덕이 보기를 그만두고 돌아 앉아서 같이 와줘서 고맙다고 고마움을 표시하자, 영근은 "한 사람이면 패할 수 있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 하느니라... 전도서 4장 12절... 아멘!" 하고 답한다.

화림은 멀리 구덩이를 바라보며 숲에서 전자담배를 피면서 긴장을 풀고 있고, 봉길의 병실에서는 다리에 끈이 묶인 닭[194]이 곡식 낱알을 쪼고 있는 모습을 보던 자혜가 "언니, 얘 안 죽였으면 좋겠다."하고 말하자, 광심은 "아재 대신 죽는 거다. 그럼 니는? '교촌 잘 무그면서 와 그라는데?"하고 핀잔한다.[195]

새벽 1시 10분을 조금 넘긴 시간. 부엉이 한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서 울고 있다. 영근은 눈을 감고 앉아 있고, 상덕은 초조히 구덩이를 바라본다. 화림도 전자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구덩이를 주목하고 있다. 부엉이가 날아간 그때, 땅 속에서 거대하고 주름진 검은 손이 올라와 은어를 거머쥐고, 다시 땅 속으로 들어간다.

그 시각, 병실에 누운 봉길이 뭔가를 씹어 먹듯 입을 움직이자 자혜와 광심이 봉길을 쳐다본다. 오니가 구덩이를 나와 길에 놓인 은어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발걸음을 옮기자, 화림은 주목나무까지 뛰어 간다. 도착한 화림은 황급히 나뭇가지 뭉치에 불을 붙여 뿌리나 옹이 사이사이에 넣어 사위를 연기로 자욱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오니가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상덕과 영근. 화림은 나무 뒤에서 오는 지 지켜보고 있다가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이내 몸을 숨기고, 곧이어 땅에 떨어져 있는 은어를 슬며시 잡는 오니의 손이 나타나고 한 입 베어문다.[196] 앞에 자신이 찾던 투구를 발견하고는 나무를 보고 씨익 웃는다.
파일:응? 전부 나무가 아니오.jpg
화림 | "鱈腹召し上がりましたか? (배불리 드셨습니까?)"
오니는 들은 채, 만 채, 그저 은어를 뜯어 먹는다.

그때, 상덕과 영근은 헤드랜턴을 쓰고, 말피가 든 말통과 철혈단의 곡괭이, 삽들을 들고 묫바닥으로 달려 들어간다. 묫바닥에 오니가 빠져나온 구멍이 크게 있다. 상덕이 거길 보며 "이쪽이야" 하고 말하고, 둘은 동시에 삽을 뜬다. 병실에 있는 봉길은 입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눈을 뜨고 뭔가를 바라보는 듯하다. 오니가 자신의 앞에 있는 주목나무를 보며 은어를 뜯고 있다.
화림 | "そこに何方かいるのですか? (거기 누구 있는가?) 儂の山が物騒がしいです。 (나의 산이 소란스럽다.)"

오니 | (손가락으로 나무를 가리키며) "この山は大きなの山か? (이 산이 노인의 산인가?)"

화림 | "そうです。ここは儂の山です。(그렇다. 여기는 나의 산이다.)

봉길 | "糞垂れの木の爺じゃの。(빌어먹을 나무 노인이군.)"

오니 | "[ruby(何故, ruby=なにゆえ)]銃や刀の音が聞こえぬのじゃ。(그런데 왜 총포 소리와 칼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화림 | "それは違います。すでに戦争が終わって久しいㅡ (이미 전쟁이 끝난지 오래다.)"

오니 | (말을 끊으며) "[ruby(否, ruby=いな)]! まだ儂等の戦は終わっておらぬ。(아니! 아직 우리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상덕과 영근은 열심히 쇠말뚝을 찾아 삽질을 하고 있다.
화림 | "あなたはなぜここいるんですか? (당신은 어째서 이곳에 있는가?)"

(음흉한 웃음과 함께 오니가 주변을 걷기 시작한다.)[197]

오니 | "[ruby(彼, ruby=か)]の狐が大徳に拠った儂をここへ移したのじゃ。(그 여우가 다이토쿠에 모셔져 있던 나를 이곳에 옮겼다.)
儂を南山の神宮ではなく、ここへ連れて來たのじゃ。(나를 남산의 신궁이 아니라 여기로 데리고 왔단 말이다.)"[198]

오니 | 흐흐흐흐... "周仁の一族の仕業でやろ。(가타히토의 자식들이 시킨 거겠지.)"
봉길 | "然も無くばの仕業か? (아니면 마코토의 짓이겠지.)"[199]
상덕과 영근은 삽으로, 손으로 열심히 삽질을 하고 있다.
화림 | "もうここは静寂の地だ。(이제 여기는 고요의 땅이다.) もうお前等がいるところじゃない。(너희가 더이상 있을 곳이 아니다.)"

오니 | (광소를 터트리고는) "違う。違っておる。(아니다. 아니다.)
儂等は引き続け北へ向かえぬㅡばならん。(우리는 계속 북을 향해야 한다.)
具えを持ち前進せい! (총칼을 들고 전진하라!)"[200] (광소를 멈추지 않는다.)

봉길 | "前進せよ! (전진하라!)"[201]

오니 & 봉길[202] | (오니가 하늘로 오른 주먹을 뻗으며) "北へ! (북으로!) 北へ! (북으로!)"

오니 & 봉길 | "勇猛な蜈蚣は断じて[ruby(退, ruby=しりぞ)]くしらぬ!/しません! (용맹한 지네는 절대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203] (광소한다.)
병실의 자혜와 광심은 봉길을 주시하고 있다.[204] 화림은 주변을 둘러봐도 오니의 광소만 들리고 모습은 보이지 않자 두려움에 빠진다. 영근과 상덕은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지친 영근이 "뭐지? 아무 것도 안 나와. 하이씨... 발"하고 망연자실해 있고, 상덕은 헤드랜턴도 벗어 옆으로 던져 버리고, 다시 힘내 곡괭이질을 시작한다.
화림 | (눈물이 그렁그렁하지만 용기를 내어) "ここの[ruby(主, ruby=あるじ)]である儂がもう一度聞く。(이곳의 주인인 내가 다시 묻겠다.)
お前はいつからここに來ていたのか? (너는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는가?)"

오니 | "礼儀を正すがよい! (나에게 예의를 갖추어라!) [ruby(我, ruby=われ)]こそは恐れその物。(나는 두려움이다.)"

화림 | "ここは儂の地だ! (이곳은 나의 땅이다.) もう一度聞く! (다시 묻는다!) お前は一体何物! (너는 도대체 무엇인가!)"
곡괭이질을 멈추지 않던 상덕. 그런데, 하필 곡괭이 머리가 땅에 박혀 자루가 빠져 버린다. 상덕은 자루를 옆에 내동댕이 치고 곡괭이 머리를 주운 뒤 미친듯이 땅을 판다. 옆에서 삽질하던 영근은 "하이씨... 없어? 없어, 이씨..." 삽을 내동댕이 쳐버리고, 손으로 땅을 파헤치다가 화를 낸다. "없다구! 100% 있다매!" 이내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듯 구덩이 밖으로 뛰쳐 나간다. 상덕은 포기하지 않고, 급기야 곡괭이 머리도 집어던지고, 손으로 파헤치기 시작한다.
오니 | "忘れませぬ。(기억하라.)[205]
関が原にて敵に首を討ち取られはしたが、肉体を、俺を駕し、(세키가하라에서 적들이 내 목을 베었지만 난 이미 육신을 이겼다.)
戦の神となったのじゃ! (나는 전쟁의 신이다!)"

봉길 | "とわに朽ちやってぬ、貴下様は燃えてる[ruby(剣, ruby=つるぎ)]でございまする。(영원히 썩지 않는 주인님은 불타는 칼이시지요.)"

(오니가 묘의 좌표를 외친다. 그때 과거 세키가하라 전투의 회상이 스쳐 지나간다.}[206]

오니 | "狐が呪いをかけ拠った。(그 여우가 나에게 주문을 걸었다.) 我はここを守らねㅡばならぬ。(나는 여기를 지켜야 한단 말이다.)"[207]

(이때, 화림의 등 뒤에서 들리는 오니의 발자국 소리. 화림이 뒤를 돌아서 울먹이며 말한다.)

화림 | "今、誰かを支配しているんですか? (지금 누군가를 지배하고 있는가?) あなたが受け取りにしている人間を放してください。(당신이 잡고 있는 인간을 해방해달라) 早く! (빨리!) お願いします! (부탁한다!)"[208]

(잠시간의 고요. 화림이 불안한 듯 옆을 올려다 보니, 투구를 쓴 오니가 나타난다. 소스라치게 놀라 넘어지는 화림.)
봉길 | (반가운 간식이라도 본듯이) "人間じゃ (인간이다.)"[209]
오니 | 前進...! 前進...! 前進...! 前進...! (전진! 전진! 전진! 전진!)
오니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전진!"을 외치며 화림에게 다가온다. 화림은 주저앉아 뒤로 도망가고, 오니가 계속 다가오다가 갑자기 멈춰 선다.
봉길 | "くそ婆... (망할 할망구)"
화림의 뒤에 할머니 신이 서 있던 것이다. 화림은 오니와 할머니 신이 대치한 틈에 묘지로 서둘러 뛰어나간다. 오니와 봉길은 고함친다. 병실에서 광림과 자혜가 주문을 외고 있다.

숲 속을 뛰어가던 화림은 영근과 마주친다. "찾았어요?"하고 묻는 화림에게 영근이 "없어, 아무 것도 없어..." 하자, "그게 무슨 말이야?"하고 되묻는다. 영근이 "아무것도 없다구! 빨리... 허헉!" 그때, 두 사람의 머리 위 상공으로 거대한 도깨비불이 지나가는 것을 목격한다. 오니가 자기 묘로 돌아가는 것임을 깨닫고 영근이 "형님!"하고 외친다. 상덕은 "어딘가 있어. 어딘가 있어." 중얼거리면서 손으로 미친 듯이 땅을 헤집고 있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쳐다본다. 멀리 숲에서 도깨비 불이 날아오고 있다. 병실의 봉길이 외친다. "三八三四一七 一二八三一八九。我が殿よ。この顔をお帰てくださいませ。三八三四一七 一二八三一八九。(삼팔삼사일칠 일이팔삼일팔구. 나의 다이묘여, 돌아가소서! 삼팔삼사일칠 일이팔삼일팔구)" 봉길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옆에서 자혜와 광심이 지지 않고 주문을 외고 있다. "김상덕~!!" 영근이 묘터로 달려오며 외친다. 묘터 위를 선회하는 도깨비 불[210]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상덕. 영근과 화림은 묘터 근처까지 와서 감히 다가서지 못하고 "빨리 나와~!!" 하고 소리친다.

홀린 듯이 불을 쳐다보던 상덕의 뇌리로 목소리와 생각들이 스친다. '영근: 그럼 왜 거기에 그 귀신이 있던 건데?', '화림: 그곳을 지키는 장군이라고 했어.', '영근 : 원래 있던 대로 돌아갔다는 거잖아요?', '상덕: 수직으로 세워진 관 본 적 있어?', 지도에 박았던 과도, 세로로 박힌 관, 흙 속에 묻혀 있던 오니.
"불이다..."[211]
"그 불이 땅으로 들어간다." 상덕의 독백과 함께 영근이 "나와~!" 하고 소리쳐보지만, 속절없이 불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간다.

군데군데 불이 붙은 묫바닥 가운데에 상덕이 우두커니 서 있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 뒤 어둠 속에서 오니의 손이 나타나 상덕의 몸을 쓸면서 맴돈다. 오니는 상덕의 정면에 서서 묻는다.
오니 | "[ruby(下部, ruby=しもべ)]になるか。(나의 부하가 될 것인가.) 然も無くば肝を取り致すか。(그렇지 않으면 너의 간을 내놓을 것인가.)"[212]

(상덕은 여전히 멍하게 서 있고, 오니가 손으로 그의 얼굴을 쓸면서 말한다.)

오니 | "刻まれし金剛の経を覚え終りて、(너의 몸에 적힌 금강을 다 외운지,)"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213] "五百年が過ぎておる。(오백년이 넘었다.)"[214]

(상덕은 오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속으로 생각한다.)
상덕 | '땅 속에 박힌 쇠... 그곳을 지키는 불!'

(노려보던 오니는 오른손을 상덕의 복부에 쑤셔 넣는다. 애초에 몸에 써 넣은 축경은 오니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215]
봉길 | (희열에 찬 얼굴로) "肝を...(간을...) 召し上がりくださいませ。(...먹으십시오.) ふんだん出し肝を... (그 신선한 간을.)"
영근과 화림이 구덩이로 달려와 오니가 상덕의 배를 찌른 것을 보고 기겁한다. 형님을 부르짖으며 영근이 흙을 뿌려대고, 그때 화림이 "말피! 이걸로 해야 돼요!" 하며 옆에 놓여 있는 말통을 발견해 뚜껑을 연다. 영근이 통째로 말피를 오니에게 부어버린다.[216] 상덕을 보며 비릿하게 웃고 있던 오니가 피로 샤워를 하자, 봉길의 몸에서 연기가 나고 고통의 비명을 지른다. 피가 닿은 부분이 마치 염산처럼 연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하자, 오니도 고통의 괴성을 지르며 상덕에게서 훌쩍 떨어진다. 병실에선 광심, 자혜가 전심을 다해 주문을 외고 있는 가운데, '鎭'(진압할 진)자가 적힌 봉길의 손에서도 연기가 피어나고 봉길은 "白馬の血、[ruby(熱, ruby=あつ)]し~! (백마의 피! 뜨거워!)"하며 몸을 뒤튼다.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상덕은 지네 장식 투구가 말피에 서서히 타들어 가는 것을 목격한다.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봉길이 외친다. "熟寝に成られませ。 (들어가소서.) ばれては二度と為りますぬ。 (다시는 들키시면 안 됩니다.)" 상덕의 눈에 마치 지네처럼 오니가 땅 속을 파고 들어가려 하는 게 보인다. 상덕은 화림이 '정령이에요. 사람이나 동물의 영혼이 사물에 붙어 같이 진화한 거에요.' 라고 했던 말을 떠올린다.
상덕 | '그래, 철이다. 네가 바로, 불타는 쇠다.'[217]
열심히 땅을 파던 오니가 갑자기 멈추고 상덕을 돌아본다.

이때 "형님!", "선생님!"을 부르짖으며 영근과 화림이 상덕을 구하기 위해 묫바닥으로 내려온다. 화림이 '업고 빨리 나가야 된다'고 하는데, 그때 무력화된 줄 알았던 오니가 둘의 목을 양 손으로 붙잡고 번쩍 들어 올린다. 오니에 목이 졸리는 화림과 영근은 괴로워하고, 병실의 봉길은 눈 앞에 마치 두 사람을 잡고 있는 것처럼 잡아 먹을 듯이 노려본다. 두 사람이 오니와 눈이 마주치자[218] 환영을 보기 시작한다.

일본 장수(김민준 扮)의 생전 모습, 불에 타고 있는 칼, 무라야마 준지가 주문을 외는 장면[219], 갑옷을 입혀 뉘여 놓은 일본 장수의 시체에서 누군가가 잘린 머리를 들고 가는 모습[220], 음양사들이 주문을 외고, 그 뒤에 일제 군 장교들이 서 있는 모습[221], 제단 위에 장수의 머리가 놓이고, 무라야마 준지를 선두로 음양사 3명이 품()자로 서서 주문을 외는 가운데, 훈도시 차림의 망나니[222] 하나가 거대한 칼[223]을 들고 와, 목 없는 일본 장수의 몸통에 쑤셔 박는다. 이어 참수됐던 머리와 몸을 바느질로 잇자 장수가 눈을 뜬다. 훈도시 망나니가 북을 치며 묫자리 앞을 빙글빙글 돌고, 일제 군인들이 철조망이 여러 겹 둘러쳐진 관을 거중기에 세로로 매달아 땅 속에 넣고 있다.[224] 관 속에는 갑옷을 입고 있는 일본 장수의 시체가 들어가 있다. 주문은 외는 음양사와 뒤에 시위한 일제 군인들의 모습으로 환상이 끝난다. 병실의 광심과 자혜가 전심전력으로 주문을 외고 있다.
상덕 | '흙이다. 그리고 나무다. 의 기운 위에 , , , 은 사계를 이룬다.'

(상덕은 눈 앞에, 피에 젖은 흙을 보다가 그 위에 피에 젖은 철혈단의 곡괭이 자루로 시선을 옮기고, 이어 오행도를 떠올린다. 상덕이 곡괭이 자루를 잡고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붙잡고 있는 오니를 쳐다본다.)

상덕 | '은 상극이고, 도 상극이다.'[225]
상덕이 쓰러진 채로 힘을 쥐어짜내어, 곡괭이 나무 자루를 오니 발등에 내려 찍자, 괴로워하는 봉길의 발도 똑같이 부러질 듯 꺾인다. 오니가 고통스러워하며 잡고 있던 두 사람을 손에서 놓는다. 찍은 발등에서 연기가 폴폴난다. 상덕이 속으로 '됐다.' 하며 나무 자루를 지지해 힙겹게 일어서고, 그 모습을 화림이 놀라워 한다. 사납게 노려보는 상덕을 분노한 오니가 손을 뻗어 얼굴을 콱하고 잡는다. 이때 정신차린 영근이 상덕을 도와주고자 곡괭이로 오니의 등을 한번, 두 번 온 힘을 다해 찍지만 놀랍게도 마치 철벽을 때린 듯 아무런 효과도 없다.[226] 어찌할 바를 모르는 영근을 오니가 서서히 돌아 본다.
상덕 | '불타는 쇠는, 그것의 상극은 물에 젖은 나무다.'
상덕은 나무 자루에 자신의 핏물을 잔뜩 묻힌 다음, 오니의 왼쪽 어깨를 향해 빗겨 치는데, 놀랍게도 마치 진흙덩이에 박히듯이 오니의 어깨에 쉽게 박힌다.[227] 오니 스스로도 자신의 몸이 상한 것이 놀라운 듯, 경악하며 상덕을 돌아본다.
상덕 | '물은 불을 이기고!' "이얍~!"

(상덕이 때린 곳을 한번 더 때린다. 그러자 병실의 봉길이 피를 한 바가지 토한다. 이를 본 자혜가 걱정스레 쳐다 보는데, 맞은 편의 광심이 식칼을 들고 닭의 멱을 딸 준비를 한다. 상덕이 오니에 박힌 나무 자루를 더 깊숙히 짓누르자 오니는 몸에서 연기가 풀풀 나면서 제압당한 듯이 고통에 떨고만 있다.)

상덕 | '젖은 나무는, 쇠보다 질기다.'
상덕이 힘을 짜내 한번 더 내려치자, 오니의 상반신이 퍽하고 두 쪽으로 갈라져 머리가 옆으로 넘어간다. 상덕은 아무 반항도 못하는 오니를 반복해서 내려쳐 점점 오니의 상체를 갈라내고, 그때마다 봉길이 고통스러워하며 피를 토해낸다. 광심은 봉길이 죽기 전에 닭의 목숨으로 대수대명(代壽代命)하고자 칼을 닭 멱에 바짝 대고 그으려는 찰나, 자혜가 "언니, 잠깐만! 피가 검어"하고 말한다.[228] 광심이 그 말을 듣고 봉길을 돌아보는데, 검은 피를 쏟아내고 지친 봉길이 광심을 마주 본다.[229]

지쳐서 무릎이 꺾였던 상덕은 나무 자루를 의지해 다시 일어섰는데, 위장 출혈이 심한지 토혈을 한다. 손에 핏물이 한가득하다. 그 피를 나무 자루에 바르면서 생각한다.
상덕 | '자... 마지막!'
지칠대로 지친 상덕은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모아 최후의 한 방을 날린다.

마침내, 오니의 상체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져 떨어져 나가고[230] 상덕은 그대로 쓰러진다. 영근은, 오니를 물리치고 쓰러진 상덕을 놀라서 보고, 화림은 눈물어린 눈빛으로 상덕을 보다가 오니의 육체가 타들어가면서 소멸하는 것을 바라본다. 광심은 닭을 놓고 봉길에게 괜찮냐고 물어본다. 숨을 몰아쉬며 조금씩 진정되는 봉길은 눈물을 한방울 흘린다.

이후, "형님!", "선생님!" 하며 영근과 화림이, 쓰러져 피를 토하는 상덕에게 달려와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상덕의 독백이 깔린다.
상덕 | 죽는다. 다행히 그렇게 아프지는 않다. 항상 죽음과 가까이 살았다. 그래, 이번엔 그냥... 내 차례인 것이다. 죽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편~안하게...[231]

아! 잠깐만. 딸내미 결혼식...![232]
수술실 문 앞에서 영근이 두 손을 맞잡고 기도를 하고 있고, 화림은 피 묻은 자신의 손을 쳐다보다가 화면이 암전된다.

9. 에필로그

화림이 자신의 손을 보다가 앞을 보며 암전되는 동시에 독백이 시작된다.
며칠동안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크게 다쳤다. 오랜 수색 끝에 군인들은 기어코 야생 곰 한마리를 생포하는데 성공했고, 그 아무 죄없는 곰을 죽이자 살리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병실에서 화림이 침대 옆에 앉아 TV 뉴스를 보고 있다. 화림의 독백과 동시에 뉴스에서는 '...마을 주민의 제보로 CCTV를 확보해 이날 오전에 겨우 생포했습니다.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이 곰을 죽일지 살릴지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애초에 주민의 안전을 위해 사살할 계획이었던...' 하고 앵커의 멘트가 흘러나오고, 화면에는 도로를 차단하고 수색하는 군인들과 생포 했다는 곰의 모습, 찬반여론 그래프가 나온다.[233][234][235]

"응~, 눈 떴다." 사과를 먹으며 영근이 다가와 묻는다. "형님, 정신 좀 들어요? 응?" 산소 공급 튜브를 코에 단 상덕이 눈을 뜬다.
김 선생님은 다행히 나이에 비해 빨리 회복되었고, 그리고 봉길이는... 뭐.
상덕의 병실에서 영근과 화림이 피자를 먹고 있는데, 봉길이 문을 활짝 열고, 한쪽 목발만 짚고 와서는 자기 빼고 먹냐며 자리를 같이 한다.[236] 산소호흡기를 땐 상덕이 병실에 누워 있는데, 밥먹는 소리가 들린다. 상덕이 냄새를 맡으며 깨어나 옆을 돌아보니 봉길과 영근이 병원 밥을 맛있게 먹고 있다. 상덕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상덕 | "여기가 맛집이냐? 왜 여기 와서 쳐먹냐?"
영근 | "나는 먹고 싶어서 먹는 줄 알아요? 억지로 먹는 거야. 맛있으니까."
봉길 | "맛있다."
영근 | "금식해야 하는 양반이... 나도 먹고 살아야지. 이 참에 형님도 살 좀 빼야 돼."
이에 상덕이 아픈 몸을 '윽'하고 돌리니 반대편에선 화림이 맛나게 빵과 우유를 먹고 있다가 눈을 마주친다. 상덕은 한숨을 쉬며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237]
겨울이 지나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이 지나 각자 평소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아무렇지도 않게.'라는 화림의 독백과 달리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있다. 화림은 봉길과 함께 굿을 하다 오니의 환영이 스쳐 지나가자 깃발을 떨어뜨려 버린다. 영근은 영안실에서 개신교식 장례에서 연도 성가[238]를 부르다가 염을 한 시신의 눈이 하얀 천 아래에서 꿈뻑꿈뻑 뜨는 것을 보고 당황해 노래를 잇지 못하다가 맘을 다잡고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상덕은 지팡이로 아파트를 가리키면서 건물 방향을 잘못 잡은 아파트 공사 책임자을 질책하는데, 수술 부위가 터져 피가 배어나오는 것을 겉옷으로 가린다.[239][240]

상덕의 딸. 연희의 결혼식. 상덕의 바람대로 딸은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됐고,[241] 상덕은 '금발머리 푸른 눈'의 사위가 올리는 큰 절을 받는다. 그 모습을 영근, 봉길, 화림이 보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잠시 후, 신랑 신부의 양가 친지, 가족들 사진 촬영 순서가 되고, 그때 상덕이, 하객으로 참석해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영근, 화림, 봉길을 보고 "고 장로. 어이! 일로 와!" 하고 영근을 대표로 부른다. 친척들 찍는데 왜 우리가 끼냐며 손사래치는 영근과 화림을 봉길이 "가서 한번 찍어요. 어서. 아이~ 가족이나 다름없지. 뭘."[242] 하며 자꾸 권하자 결국 못 이기고 사진 찍으러 간다. 상덕은 딸의 속도위반 결혼이 맘에 쓰였는지, 딸을 보고 "애비 배나 딸내미 배나 이게 뭐냐. 이게."하며 농담한다. 이때, 사진식 사진사가 카메라 조리개를 조절하며 외친다.
"자~, 찍겠습니다~. 네~, 수고들 하셨습니다~. 자, 다같이 미소 한 번씩~. 하나, 둘, 셋."
주인공 네 명의 얼굴이 하나씩 클로즈업 된 뒤, 상덕을 마지막으로 사진 셔터 소리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난다.[243][244]

[1] 쇼박스의 배급 영화 중 흑백 오프닝을 사용한 선례로 같은 공포 장르인 곤지암랑종이 있다. 파묘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곤지암은 오프닝 테마가 나왔고 랑종은 아예 끝의 로고만 나왔다.[2] 일본인 배우[3] 화림과 봉길이 현재 일본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둘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다가 바로 미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4] 스탭롤에서 확인된다. 서양에서는 변호사나 회계사가 대부호의 법률대리/재무대리인/집사 노릇을 하기도 한다.[5] 벤츠 S클래스 9세대 (W222).[6] St.Joseph Medical Center 실제 동명의 병원이 LA에 존재한다.[7] 무속인들이 귀신을 부를 때 휘파람을 분다.[8] 봉길은 "저희도 다 듣고 왔습니다."한다.[9] 옥추경소구령장이다.[10] 이 와중에 봉길은 남은 음료를 마시고 있다.[11] 의뢰인의 어머니 배정자(이영란 扮)[12] 의뢰인의 아버지 박종순(정상철 扮)[13] 이때 화면은 화림의 말에 맞추어 저택 내에 있는 귀신, 도깨비, 요괴 같은 조각상들을 한 컷씩 보여준다.[14] 이때 화림은 밝은 햇빛 속에 있는 불상의 그 뒷편에 손을 넣어 그림자 속에 숨겨져 있던 오니 조각상을 앞으로 꺼낸다. 복선이다.[15] 김상덕/고영근과 예전에도 일해 봤지만 썩 잘 맞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각자 업계의 프로들이라 고집들도 있고 나이 차이가 워낙 커서 세대 차이도 있었을 법하다.영화에선 언급되지 않지만 설정상 주연 4인방 중 최연장자 상덕은 62년생 호랑이띠, 막내 봉길은 93년생 닭띠라 하니 무려 31살 차이이고, 배우 기준으로도 최민식과 이도현의 나이 차는 33살 차이다.[16] 실제로 명당의 흙은 색이 곱고 구수한 된장 맛이 난다고 한다. 실제론 제작진이 콩가루와 과자 가루를 섞어 만든 '가짜 흙'이었다고. 최민식은 아주 맛있었다고 칭찬했다[17] 일꾼 중 짬장으로 보이며 후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18] 파묘할 터이니 무덤 속 망자가 놀라지 마시라는 의미로 '파묘요~.' '파관이요~.' 하며 미리 알리는 행위다.[19] 영근의 속물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영근의 캐릭터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면이지만, 장의사들의 미신상 부장품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다만 이후 전개에서 파묘에 참여하는 일꾼이 부장품을 챙기려다 동티가 나거나 관 속의 보물을 욕심내는 사람을 통해 묘사되는 부분을 보면 실제로 부장품을 팔기 위해 몰래 챙기는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않은 모양.[20] 상덕이 김 회장 집안 어른들의 묫자리를 다 봐준 것을 보면 이 집안과 오랫동안 거래한 것은 물론 실제로 김 회장네 집안 사람들이 다 건강하고 사업도 번창해 신뢰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재력가인 김 회장이 상덕에게 저자세를 보이는 모습에서 상덕이 지관으로서 입지전적인 인물임을 보여준다.[21] 쇼박스 인스타에서 이름이 김상현이라는 게 밝혀졌다.[22] 대중매체 속 재벌가의 모습은 대부분 재산을 위해 형제 자매들끼리 싸우는 콩가루 집안으로 묘사하는데, 감독은 돌아가신 집안 어르신을 필두로 하나로 뭉쳐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피로 엮인 집단의 유대 관계를 우선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나중에 나올 박지용 일가도 어느 정도 유사하다.[23] 왜 하필 틀니를 갖고 있었냐고 의아해하는 반응들이 있었는데, 이 장면은 장재현 감독 본인의 어릴 적 일화에서 가져온 장면이라고 한다.[24] 이 장면은 촬영 각도와 내레이션이 어우러져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훌륭한 영상미를 보여준다.[25] 실제로 정재계에선 미신 등을 신봉하는 일이 많고 고위층 인물들이 용하고 유명한 무속인이나 역술인들과 교류가 잦다고 한다.[26] 사무실 한쪽 벽면에 각종 프로피, 명패들을 전시해 놓았다. '대한민국 전통 명장' 휘장, '대한민국 명장' 명패, 생생투데이 일인자 특집 장례 전문가 '고영근' 방송 캡쳐 사진, 성실납세자 수상 사진, 장례지도사 자격증, 안쪽 벽면을 다 차지하는 전임 대통령 국장 수행 사진 등을 통해 영근의 능력과 입지를 보여준다.[27] 유리창에 붙어 있는 스티커들을 보면 '장례 토탈 써비스', '풍수사 호안(虎眼) 김상덕 상주' 그리고 '종교 무관 환영' 사무실 안에 걸려있는 현판은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마태복음 5:4' 영근이 기독교 신자임을 알 수 있다. 후에 기독교식 장례를 보는 장면도 나온다.[28] 여기서 유추 가능하다시피 앞선 독백 장면에서 상덕은 사실 자연산 송이버섯을 찾고 있었다. 약초꾼들 사이의 속설로, 좋은 약초 주변에는 그곳을 지키는 영물들이 있기 마련이라고 하는데 송이를 발견한 순간 뱀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에서 좋은 송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마지막에는 검은 봉지를 뒷짐으로 달랑거리며 유유히 돌아가는 상덕의 뒷모습이 비춰진다.[29] 여기서 영근도 상덕과 함께 장의사 일을 오래하면서 풍수지리를 어느 정도는 볼 줄 안다는 암시를 준다.[30] 명당자리의 첩장도 이런 이유로 몰래 몰래 행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사 또한 이후의 전개에 대한 복선이라고 할 수 있다.[31] 화림 일행이 미리 온다고 연락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32] 화림: 아이고~ 송이 냄새가 서울까지 올라오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죠. 영근: 이 형님이 다 먹어버렸어. 상덕 : 뭔 소리하구 있어. 허허허. 봉길: 잘 지내셨죠? 상덕 : 어서 오시게. 봉길 : 자주 연락드렸어야 했는데. 영근: 아이, 바쁘면 어쩔 수 없지. 뭐. 근데 봉길이는 더 이뻐졌어? 봉길 : 엇? 진짜요? 화림 : 아유~ 말도 마요. 언니들이 서로 데리고 다닌다고, 아주... 버릇 나빠지게.[33] 이때까지 두 사람 다 영어로 대화하는데 매우 유창하다. 다만 어머니는 이민 1세대라 억양이 한국식으로 다소 딱딱하고, 지용은 이민 2세대답게 억양도 미국식이다.[34] 금발벽안일 손자의 모습이 불만인지 눈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 빗대는데, 대사에 배우 특유의 능청스러움이 잘 묻어나와 본작의 몇 없는 웃음 포인트로서 긴장감을 완화해 준다.[35] 예전에 화림이 이들과 같이 일하면서 이들 몰래 중간에 슈킹을 깐 전적이 있음을 의심하는 장면. 화림과 봉길이 의뢰를 받을 때, 파묘 전문가를 떠올리며 인상을 구겼던 것과 함께 생각해보면 상덕, 영근, 화림, 봉길 이 네 사람이 앞에서는 반가운 척을 했지만 사실 서로 간에 신뢰가 깊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36] 봉길과 화림은 커피 잔을 홀짝이고 있는데, 선글라스를 낀 영근은 그들과 살짝 떨어져서 건들거리고 있다.[37] 마치 무덤같다.[38] 제네시스 G80 박지용 & 집사, 포르쉐 카이엔 화림 & 봉길, 지프 그랜드 체로키 상덕 & 영근[39]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복선.[40] 표지판에 그려진 표식이 풍수사를 뜻하는 표식이다.[41] 까마귀는 한국에선 흉조, 일본에서는 길조이다.[42] 장소가 응달진 데다가 습이 차 웃가지는 부러지고 겉이 썩어 갈라져 있다.[43] 박지용 저택 응접실에도 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가 있었다.[44] 현재 대한민국에는 야생 여우가 거의 멸종된 상태다.[45] 묘가 등장하자 음산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점점 고조되던 음악이 뚝 끊기고, 한참을 묘만 비춘다. 이를 바라보는 주인공 넷의 표정 역시 심각해지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암시하는데, 영상미와 연출이 정말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곳에 왔다는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는다.[46] 앞에서 나왔다시피 명당의 흙은 구수한 된장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이 곳은 흙도 시커멓고 칙칙한 데다 맛보자마자 바로 뱉어버렸으니 이 땅이 묫자리 감이 아니라는 걸 뜻하는 셈. 사실 위치 자체는 명당이었지만 음양사가 봉인한 정령이 수십년 기거하며 사실상 마의 근원이나 다름없게 변한 것이라 할수 있다.[47] 이 부분에서 사실 영근의 풍수 보는 눈이 꽤나 정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에 밝혀지지만 이곳이 원래부터 악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48] 조부의 정체에 대한 복선 중 하나.[49] 여기서 일본어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와 앞서 산을 오를 때 등장했던 여우 떼와 연관지어 해당 인물의 정체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50] 승려들의 법명은 보통 2글자이기 때문에 기순애라는 3글자 법명은 뭔가 이상하다고 말한 것. 기순애가 법명이 아니라 속명(승려가 출가 전 속세에서 쓰던 본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속명이었다면 애초에 법명이라고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51] 무덤을 사람 사는 집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52] 돌아보는 화림에 포커스가 맞춰졌다가 상덕이 말을 할 쯤에 포커스가 상덕에 맞춰진다.[53] 여우는 굴을 파는 습성 때문에 무덤을 파 시신을 먹는다는 속설이 있어서, 여우 서식지는 대표적인 묫자리 기피 구역이다.[54] 중구 시청 앞 더 플라자 호텔이다. 광화문과 경복궁까지 한 눈에 보이는 위치다.[55] 이때 화림의 눈에 박지용이 오른손을 벌벌 떨다가 왼손으로 움켜 잡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56] 이 때 상덕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직업 경험에서 나오는 직감으로는 이번 건은 거절해야 한다고 알았지만, 한 명의 자식 가진 아버지이자 예비 할아버지로서 마음이 동한 것이었다.[57] 상덕의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모습과 젊은 무당인 화림의 파격적인 생각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과거에도 이런 식의 충돌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58] 실제 한화 더 플라자 호텔 자리가 명당이다. 관련해 자세한 것은 파묘/탐구 참조.[59] 일꾼의 이마에는 돼지 피를 묻히고 돼지 아가리에는 일꾼의 머리카락을 넣어 봉인한다. 준비하는 일꾼 중에 짬장으로 보이는 일꾼이 유독 불안한 낯빛이다.[60] 역시나 부유층으로 보인다.[61] 앞에서 지용의 어머니는 100년도 넘은 할아버지 묘를 파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하지만 박씨 3대가 가진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에 끝까지 반대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62] 무당이 신(神)을 받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63] 화림이 젊은 무당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동시에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에서 정하담이 맡은 '영주 무당'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64] 천하궁에 삼십삼천 지하궁에 이십팔수 삼십삼천 제불제천 금우태세 남선부주 조선국을 마련할제 아태조 등극후에 하거등에 터를 닦아 좌자오향 지은 집은 관악산 안내하야 인왕산이 청룡되어 동구제만리 백호로구나~[65] 화림이 가지런히 놓인 무구들을 손으로 훑다가 칼 두 개를 골라잡는데, 감독 피셜 할매가 아닌 장군신을 몸에 받은 것이라고 한다.[66] 이것은 무속 의식 중 하나인데, 칼을 땅을 향해 던져 칼날이 밖으로 향하면 잡귀들이 나갔다는 뜻이다.[67] 통증은 느끼는 듯 하지만 화상을 전혀 입지 않는다.[68] 이와 같이 무당이 상처를 입지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신령이 몸에 접신했다는 뜻이다.[69] 화림의 몸엔 생채기 하나 못 내던 칼이 돼지 가죽을 종잇장처럼 가른다.[70] 예로부터 소금은 삿된 것을 쫓는다고 믿어지고,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에서도 축성받은 소금이 사악한 것을 막는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71] 여기서 영근이 일꾼들 등허리에는 한번씩 소금을 뿌려주고, 자기는 양 가슴, 오른 다리 총 3번 뿌린다.[72] 관 뚜껑에도 화려하게 조각이 되어 있어, 고인이 생전에 엄청난 고관대작이거나 대부호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73] 덤으로 오늘동안 고기를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74] 이순신의 얼굴이 보이게 들고 있다가 묫바닥에 던지는데 땅에 떨어졌을 때도 이순신의 얼굴이 보인다. 다만 감독은 땅의 색깔과 구분하기 위해 100원을 던진거였지 의도적인 연출은 아니라고 부정했다. 어쨌든 우연하게 작품의 플롯과 맞아떨어지는 의미를 가진 연출이 된 것. 한편 이를 최민식의 주연작인 명량배우 개그로 받아들인 관객들도 있다.[75] 관째로 화장하는 것이 이들에게도 흔치 않은 일임을 보여준다.[76] 김 회장네 파묘 신에서부터 계속 필두로 얼굴을 비추던 인물이다.[77] 한국의 민간신앙에는 뱀을 해치는 것을 꺼리는 풍조가 있는데, 특히 집이나 무덤과 같은 중요한 장소에서 나온 뱀을 해하는 것은 굉장히 불경한 일이거나 재액을 불러온다 하여 금기시 되어있다. 그래서 보통 죽이지 않고 쫒아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현대에 들어서도 나이든 사람은 물론이고 옛 이야기에 어지간히 무지하지 않은 이상 젊은 사람들 역시 찝찝해서라도 그냥 산채로 잡아서 쫒아내는 경우가 많다.[78] 한국에는 일본 요괴에 관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나, 게게게의 키타로 같은 일본 요괴 창작물을 즐겨 보는 관객이라면 이 묘가 어떤 식으로든 일본과 연관되었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게게게의 키타로에서도 누레온나가 단역으로 몇 번 등장한다.[79] 감독의 말로 이는 누레온나가 물(水)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요괴라 비를 내리게 했다고 하며 영화 전반에 펼쳐진 음양오행과 속성에 관한 설정 중 하나.[80]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들 모르게 한시라도 빨리 화장하고 싶다는 심정이 읽힌다.[81] 보통 이장을 한다고 하면 개관하여 시신 또는 유골을 수습하고 염을 새로 한 후, 새 관에 넣어 이장한다. 그러니 염이 된 시신이나 유골이 와야 정상.[82]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복선.[83] 절의 한쪽 지붕에 풍수사 표식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여준다.[84] 사실 여자 불제자를 '보살', 남자 불제자는 '거사'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보살도 남자에게도 사용 불가능한 표현은 아니고 아무튼 영화상에서 상덕 일행이 보살님이라 부른다.[85] 앞서 화려한 관의 외형을 봤기 때문에 안에 값나가는 부장품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꺼내려 한 것.[86] 초반부 영근이 파묘할 때, 금붙이를 슬쩍 했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혹시 영근이 관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긴장감을 줬다가 풀어주는 장면이다.[87] 그렇게 힘들게 공을 들인 관을 열자마자 부장품을 찾아본다든지 확인해보지도 않고 마치 임무를 다한 것 같이 바로 도망을 가버린다. 보통 도중에 들킬 시, 하던 것을 그만두고 도망을 간다던지 하기 마련인데 오로지 관에만 몰두하는 것 역시 무언가 홀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88] 봉길은 화림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이 둘의 관계가 사제간임을 알 수 있다.[89] 예고편에서 "겁나 험한 게"로 순화되어 나온 대사다.[90] 망자의 혼령이 자기 아들을 찾아 미국까지 순식간에 날아갔다. 이에 대한 논쟁이 있다. 관련하여서는 파묘/탐구 참조.[91] 박종순이 창문을 연 것도 어떻게 보면 홀린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치매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92] 단속된다면 도로교통법상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과태료 7만, 범칙금 6만, 벌점 15점을 부과받을 수 있다.[93] 사바세계 남선부주 해동조선 대한민국 강원도라 이십육관 군을 잡아서 고성군이요. 면을 잡아서 죽왕면이요. 박씨 가정 권씨 용전 금일망자를 모실 적에 초단오귀 이단천근에 삼단세남실에 돌아오소. 반영실로 돌아오소 반정실로 돌아오소. 춘수가 만사택하니 물이 깊어서 못 오는가. 와병에 인사절하니 병이 들어서 못 오는가 마상에~ 옷이 없어 못 오시면 상주제복 돌아오소. 막대 없어 못 오시면 상장막대 돌아오소. 신이 없어 못 오시면 상주짚신을 신고 돌아오소. 목이 말라 못 오시면 삼석잔에 돌아오소. 집이 없어 못 오시면 신태집에 돌아오소. 일신 썩어서 못 오시면 초백리에 넋을 잡고 말이 모잘라 못오시면 무당각시 입을 빌려 잠시라도 돌아오소. 고금사 생각하니 공도란이 백발이요. 못 면하는 것이 죽음이라~[94] 일본 제국 제복을 입고 있다.[95] 일부 눈썰미가 좋은 관객들은 이 시점에서 전화하는 상덕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기도 한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자기가 지금 어디까지 왔다는 식으로 자기 위치에 대한 대답이 나와야 하는데 전화하는 상덕은 위치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갑자기 당황하는 반응만 보이기 때문. 거기다 상덕은 다른 장면에선 고인을 언급할 때 조부님, 아버님, 부친 등등 꼬박꼬박 존칭을 붙이는데 여기선 뜬금없이 고인을 할아버님도 아니고 할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곤 하나 지관으로서 예의가 몸에 배어있는 김상덕의 원래 이미지와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며, 전화하는 상덕의 진짜 정체가 누구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96] 일반적이라면 상덕의 존칭 사용 실수에 대해 이상함을 느꼈을 수 있겠으나, 지용은 교포이기에 존칭 문제에 대해 둔감했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주변 상황이 너무 긴박하게 돌아가서 다른 의문을 품을 여지가 없었다.[97] 전화 상대가 혼령이란걸 생각하면 거의 다 왔다는 말은 지용이가 있는 방 창문 앞에 거의 다왔다는 의미가 된다.[98] 이때 에코까지 넣어서 더욱 임팩트 있다.[99] 박종순이 아버지 혼령의 목소리를 듣고 창문을 열었던 장면, 봉길에게 빙의됐던 혼령이 제 새끼들 데려갈 거라고 한 것, 바로 직전에 방 밖의 김상덕에 대해 할아버지 관이 열려서 그렇게 됐다고 하면서 문을 열지 말라고 해놓고는 지금은 창문을 열어 할아버지를 모시라는 말에서 전화 속 김상덕의 정체를 눈치를 챌 수 있다.[100] 이때 상덕의 목소리가 갑자기 악마를 보았다장경철처럼 날카로운 톤의 목소리로 변한다. 즉 급변하는 태도까지 동원해 문을 열게 만드는 것.[101] 본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파트를 꼽으라고 하면 백이면 백 언급되는 장면 중 하나. 관객들 대다수가 문밖의 귀신이 쳐들어오려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예상했지만 정반대로 전화 속 목소리가 귀신이었다는 것이 반전이라는 평가가 많다. 사실 호러영화 마니아들에게는 옛 고전 호러영화들 명장면의 오마주라, 악령의 정체를 짐작 가능한 부분이지만 워낙 연출이 스피디하게 잘 된 탓에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는 마니아 관객도 있을 정도로 잘 뽑힌 장면이다.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모를 모순되는 지시가 등장인물에게 동시에 내려와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유행하는 나폴리탄이나 아날로그 호러 류의 괴담이 떠오르기도 하는 장면.[102]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았고, 거기다 고관대작까지 지낸 혼령이니 현대의 스마트폰은 모르더라도 전화기라는 개념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103] 박지용이 보는 방향이 과거 조선총독부가 있었을 경복궁 방향인데, 경복궁 대신 조선총독부가 비친다.[104] 엄밀히 말하면 당시 일본제국의 경례는 나치식 경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반적인 거수경례였다. 실내에서 탈모할 경우 경례를 하지 않고, 목례로 경례를 대신하는 것은 있었으며, 정확하게 고증한다면 목례를 해야 맞다. 다만 시각적 임팩트를 위해 일본 제국과 같은 추축국이었던 나치 독일의 경례 방식을 선택한 모양.[105] 웅변의 내용을 들어보면 망자가 극렬한 친일파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영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박지용이 관을 절대로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이유는 개관하게 되면 안에 있는 물건 등으로 자신의 할아버지가 친일파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 상속 받아온 부의 대부분도 친일 행각으로 쌓은 것임을 유추할 수 있을 테니 그걸 숨기고 싶었던 것이다.[106] 누린내와 함께 부마자(付魔者)들의 증상 중 하나다.[107] 이때 박지용의 앞에 있는 장식장의 유리에 비친 상을 잘 보면 목이 저절로 돌아가는게 아닌 혼령의 손이 박지용의 얼굴을 잡고 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G로 합성을 한 장면이지만 배우도 돌릴 수 있는 최대한을 돌렸고 목이 돌아가는 각도에 따라 연기를 했다고 한다.[108] 혼령이 자신의 딸에게 갈 여지를 살짝 주는 연출. 실제로 원래는 이 사람에게도 혼령이 찾아가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운이 좋게 살아나는 장면이 있었으나 빠졌다고 한다.[109] 영근이 도착했을 때 화장장이 준비가 다 되어있던 걸 봐서는, 이 화장장 관리자도 이 쪽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라 줄초상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는 걸 알 수 있다.[110] Rock a bye Baby가 마더 구스이다 보니 멜로디는 달콤하지만 가사 내용이 무섭다. 바람이 불면 요람이 흔들리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면 요람도 아기도 떨어진다. 아기에게 닥칠 위험을 암시한다.[111] 딸들은 제일 가쪽에 서있고, 아버지는 '작고 총명한 막내 강아지'를 무릎에 안고 앉아 있는데,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뒤에 시립해있는 남성들, 둘 정도 빼면 다수가 일제시대 관료 제복을 입고 훈장을 달고 있다. 가장 우측에 희미하게 기순애의 실루엣이 보인다.[112] 화면에는 '고성 화장장 1로 故人의 冥福을 빕니다. 화면이 곧 종료됩니다.'라고 써 있는데 사실 처음 관을 화장로에 옮긴 곳은 2호라서 옥에 티.[113] 망자가 극렬한 친일파 매국노였음을 떠올리면 결국은 권선징악, 자업자득, 인과응보로 볼 수 있다.[114] 결국 명을 달리한 것으로 보인다.[115] 욱일장이나 서보장과 비슷해보이지만 똑같이 본딴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제작진이 여러 레퍼런스를 모아서 창조한 것으로 생각된다.[116] 결국 죽음 앞에서는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며 생전의 부귀영화가 모두 부질 없음이 느껴지는 장면이다.[117] 김 회장네 파묘 때부터 일꾼들 중 선두에서 계속 일하던 사람이고 박지용의 조부의 파묘와 관련해서도 내내 낯빛이 뭔가 불안해보였는데 결국 누레온나를 건든 것이 새 국면을 가져오게 된 것.[118] 상덕이 방문을 열 때, 뒤에서 어머니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쳐다본다.[119] 눈이 완전 새빨게 졌다. 이때 카메라는 창민의 시야로 이동하고, 얘기하는 도중에 상덕의 뒤로 뱀이 바닥을 기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장 뒷일 하다 뱀을 찍은 후에 놀란 표정도 잠깐 나온다.[120] 첩장은 명당 자리에 이미 임자가 있을 경우, 그곳의 기운을 나누어 받고자 몰래 같이 안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걸 잘 아는 상덕이었기에, 이런 악지 중의 악지에 첩장을 했다는 것에 더욱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121] 찬송가 436장 ‘나 이제 주님의 새 생명 얻은 몸‘[122] 이 장면에서 유해진의 대표작인 타짜의 고광렬이 연상되어 웃겼다는 반응이 많다.[123] 이 장면을 분기점으로 전반부와 후반부의 평가가 극명히 나뉜다.[124] 나중의 사건이 몸을 꽤나 쓰는 일이 될 거라는 걸 암시하는 장면이라고 감독이 언급했다. 무당은 피지컬과 체력도 중요한 일이고 둘의 신세대적인 면을 살리고 싶었기에 헬스장에서 체력단련을 하는 모습을 넣었다고 한다.[125] 한반도에도 처녀가 죽으면 손각시, 즉 처녀귀신이 되지 않도록 봉인의 수단으로 관에 가시덩굴을 감는 풍습이 있었다.[126] 꺼내자는 말을 듣고 영근의 표정이 찌푸려지면서 혀를 찬다. "이걸, 이걸... 어떻..." 화림은 관을 계속 심각하게 쳐다본다.[127] 건들면 안 될 걸 건드려 버린 것이란 암시.[128] 꺼내기 전에도 2m는 돼보였는데 다 꺼내놓고 보니 3m는 돼보인다. 기사를 찾아보면 소품팀에서 3m 짜리 관을 가볍게 특수제작했다고 한다.[129] 1차 예고편에서도 나온 대사인데, 이 대사를 기억한 관객들은 전반부에서 나오지 않았으니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예상이 가능했다.[130] 찹쌀은 예로부터 독을 배출하는 기능이 있어 주로 액운을 가두거나 막는 데 쓰였고, 말의 피는 도깨비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다.[131] 명정(銘旌)은 죽은 사람의 관직, 성씨 등을 기록하여 상여 앞에 들고 가는 기다란 깃발이다. 명기(銘旗)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붉은 천을 사용하며, 가루나 은물 등으로 흰색 글씨를 쓴다. 파묘했을 때, 상덕이 오래되어 글씨가 잘 보이지 않던, 관 위에 덮혀있던 명정을 유심히 보다가 고모를 바라봤던 것이 이 신의 복선이었다.[132] 옆에서 듣던 화림은 흠칫 놀라서 상덕을 한번 쳐다본다.[133] 이때의 태도를 보면 아버지의 매국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하는 모양이다.[134] 화림이 '무라야마'를 되뇌인다.[135] 상덕이 그 사진을 보고 화림에게 넘겨준다. 화림이 음양사 무라야마 준지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136] 상덕이 악지라고 한 곳이 영근의 눈에는 산세가 쭉 뻗었다고 하는 것이 그 장소에 대한 복선이다.[137] 스님들이 기거하는 건물.[138] 더덕주가 꽤나 독주였는지 다들 커어~~~하고 술이 목구멍을 넘어가는 느낌을 한참 느낀다. 영근은 뜨끈하니 좋다고 하고 상덕은 "이거 귀한 거야, 이거." 라고 한다.[139] 동양 설화에서 개는 귀신을 볼 수 있고, 귀신을 보면 몰아내기 위해 짖는다는 말이 있는데, 짖지 못하고 낑낑댄다는 것은 기가 눌릴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진 귀신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140] 목소리만 듣고도 바로 배우 김선영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다.[141] 화면에선 화림이 사진에서 봤던 무라야마 준지의 얼굴이 한참 떠오른다.[142] 화림이 모시는 몸주로 보인다. 즉, 몸주가 무당을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봉인된 존재가 어마무시하다는 암시.[143]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것이 불길한 징조라는 것은 영화 초반 화림의 입을 통해 말한 바있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암시.[144] 간은 복부의 우측에 있는데 이후 보살의 배가 터진 곳은 위장 쪽이었다. 오류이거나 아니면 위장 쪽 부분을 통해 간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145] 파사(破邪)나 축귀(逐鬼)의 힘을 가진 문자로 보인다. 정확히는 물리칠 퇴(㨃).[146] 보살의 원혼이 나타난 이유와 중얼거린 말의 내용에 대한 것은 파묘/탐구 참조.[147] 어찌나 당황했는지 열쇠를 놓쳤다가 "진짜! 이씨..."하며 다시 주워들고 주먹으로 몸을 때려 긴장을 풀고 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자물쇠를 연다.[148] 모티브는 파묘/탐구 참조.[149] 괴물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피[150] 영화에서 일본어를 직역하지 않고, 의역하였기에 극장용 자막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151] 그동안 악지의 무덤도 파묘하자고 강하게 주장하고, 악령을 상대로도 도발하는 등 굉장히 당차게 나섰던 화림이 처음으로 겁을 먹고 거짓말까지 하는 장면이다. 그만큼 괴물이 그 동안 화림이 상대했던 귀신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을 보여주는 것. 여담으로 이 장면을 보고 미이라 2에서 스콜피온 킹을 만난 이모텝이 떠올랐다는 관객들이 꽤 있다.[152] 은어와 참외에 관한 해석은 파묘/탐구 참조.[153] 이는 화림이 알아듣지 못해 당황한 것이다. 괴물이 참외를 지칭할 때 사용한 단어가 지금은 사라진 고어(古語)인 ‘마쿠아’이니 현대 일본어만 배운 화림으로써는 알아들을 수 있을리 만무했다.출처[154] 이때 창고 문 위의 작은 창을 통해 괴물의 얼굴이 클로즈 업 된다.[155] 방금 전 축사에서 희생된 사람의 것.[156] 봉길 역을 맡은 이도현의 신장이 182cm인데 겨우 괴물의 가슴께 밖에 오지 않는다. 이 장면에선 실제 220cm의 농구선수 김병오가 출연했다.[157] 괴물이 철(金)에 면역이라는 복선이다.[158] 이전까진 화림을 선생님이라고 존징하며 예우하던 봉길이 작중 처음으로 도망가라며 반말을 한다.[159] 보살의 배가 찢어진 부위와 같다.[160] 불교에 심취했던 일본 장수 모티브와 오니가 물러난 이유, 보살은 왜 죽인 것인지에 대해선 파묘/탐구 참조.[161] 이때 괴물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는데 창백하고 섬뜩한 미라 같은 얼굴에 이마에 뿔이 2개 돋아나 있다.[162] 사실 영화상이나 크레딧, 감독의 공식 언급에서도 이 귀신의 이름에 대해서 정확히 표현하지 않는다. '험한 것' 또는 '일본 귀신' 정도. 이후로는 서술 편의상 이 일본 귀신을 일본 도깨비인 '오니'로 통칭하기로 한다.[163] 각자 과거의 일들이 잘못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에 대한 장면들이 나타난다. 화림의 경우는 굿을 할 때 칼에 베이고, 상덕의 경우는 보국사가 피로 물들고, 영근의 경우는 박지용의 조부 박근현의 혼령이 나타난다.[164]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해열제 처방을 내려준다고 한다.[165] 자료화면에는 보살의 사진이 떠있다.[166] 뉴스를 통해 이 사건이 공식적으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최초 신고자가 누구인지 모르나 피해 축사의 주인이나 상덕 일행이 경찰에 그렇게 얘기했거나 피해 현장을 토대로 경찰 측에서 추측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장에 오니의 족적이 남아 있었겠으나 현실적으로 이 사건을 사람 혼자 벌이고 도망갔다고 보기도 어려울테고 다수의 용의자나 흉기 사용 흔적이 보이지 않는 이상, 맹수의 발자국이나 털 같은 물증이 없다고 해도 맹수의 습격으로밖에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그게 사람도 아닌 엄청난 거구의 오니라고 하면 더더욱 믿기 힘든 게 정상이다.[167] GV에서 감독 질의에 따르면 원래는 다음날 아침 경찰과 함께 시체를 본 김상덕이 오열을 하는 장면이 있었고 그것이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해결하기로 하는 동기 중 하나가 되었다는 설정이었는데 자극적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뉴스로 대체했다고 한다.[168] 이때 화면은 맞은편 벽에 걸린 사진 액자 속에 반사된 상덕과 화림의 모습이 잡힌다.[169] 고운 기모노를 입은 오래된 빗자루가 있는데 시선이 아래로 향하자 핏기 하나 없는 여자 아이의 다리가 있다. 어찌 보면 상당히 허접하게 생긴 외양이지만 그 기이한 모습 때문에 무척이나 임팩트가 컸다는 반응이 있다. 다만 화림의 말과 다르게 우리나라에도 돗가비로 비슷한 존재가 있다. 아무래도 일본식 주술을 통해 만들어낸 일본의 요괴이기에 그리 말한 것으로 보인다[170] 아래 2000년 1월 1일 강원산악회라고 적혀 있다.[171] 상덕이 보국사로 향한 이유에 대해서는 파묘/탐구 참조.[172] 지키는 사람은 없고, 백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173] 한강 너머로 잠실운동장잠실 롯데월드 타워가 보이는데 현실에 존재하는 병원은 아니고, 현실의 종합운동장이나 서울의료원 자리에 존재하는 가공의 병원이다. 병원의 외양 역시 서울아산병원과는 다르지만 작중 병원의 모티브로 삼았을 가능성은 다분하다.[174] 앞서 화림과 통화하며 무라야마 준지를 확인해준 목소리의 주인공.[175] 자혜가 광심에게도 언니라고 지칭하는 걸 봐서는 이 세 사람은 같은 무당 스승 아래서 수학한, 서로간 나이 차이가 꽤나 나는 사형제 사이로 추측된다.[176] 빙의 현상 중 하나가 누린내이다.[177] 상덕의 이 행동에 대한 이유와 철혈단과 관련한 것은 파묘/탐구 참조.[178] 봉길의 오른편에 자혜, 발 쪽에 광심, 왼편에 화림.[179] 우연히도 감독의 전작 사바하에 장석과 제천무당이 등장한다.[180] 거의 영화 시작 한시간 반만에 봉길의 성이 윤 씨라는 것을 알 수 있다.[181] 봉길의 왼쪽 눈이 검붉게 충혈되어 있다. 오니가 봉길의 눈가를 어루만질 때, 눈으로 핏물이 흘러 들어간 후, 봉길이 힘이 빠졌던 것으로 보아 그때 부하로 사로잡힌 듯하고, 그 증표가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182] 나경, 패찰 등으로 부르는 나침반으로 지관들의 필수 용품이다. 기본적으로 방위를 살피지만, 자침의 움직임으로 땅 속의 수맥을 찾는다든지, 땅의 기운을 이것으로 살펴볼 수 있다.[183] 상덕이 찾던 것이 없었던 이유에 대한 복선이다.[184] 봉길이 쳐다보자 광심이 손으로 배를 가린다.[185] 화림이 예전에 스승을 따라서 일본에서 퇴마 일을 했음을 알 수 있다.[186] 화림의 몸주가 화림의 조상신이며, 상당한 신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187] 고모에게서 받았던 사진의 무라야마 준지가 클로즈업된다.[188] 테이블 위에 펼쳐진 대한민국전도강원도 고성 지역을 과도로 콱! 하고 찍는다.[189] 쇠말뚝에 대한 것은 파묘/탐구 참고[190] 이 부분은 영화 초반 상덕의 내레이션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191] 십대 화림이 나뭇가지 뭉치에 불을 붙히고 있고, 연기가 휘감은 큰 나무 아래에서 스승이 방울을 흔들고 있다. 그때 봤던 나무를, 파묘했던 산 중턱에서 유심히 쳐다봤던 큰 나무와 오버랩시킨다.[192] 바로 얼마 전에 야생곰에 인명피해가 나서 민간인 출입을 막고 있던 것인데, 수색 구역으로 민간인을 들여 보내 준다는 게, 사실 재량을 부렸다가 거기서 조금이라도 잘못이 생기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책임질 일을 좀처럼 만들지 않으려 하는 성향이 강한 공무원이, 이들이 벌초하러 왔다는 이유로 위험지역에 너무나 쉽게 들여보내준다는 게 사실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다. 아마도 특이한 풍습이 있는 집안으로 알고 넘어갔거나 엮이지 않는게 좋을 사람들로 본 듯하다.[193] 정령이 움직이는 시간이 축시인 이유는 십이지시 상 귀문이 열리는 시간이기 때문. 유명한 저주인 축시의 참배를 포함해 각종 주술이나 저주를 하기 좋은 시간으로 여겨진다.[194] 아까 마대 자루에 들어가 있던 것.[195] 닭의 의미에 대한 자세한 것은 파묘/탐구 참조.[196] 입이 클로즈업된다. 여담으로 이 은어의 정체는, 오니의 움직임을 연기했던 배우 김병오의 말에 따르면 "소품팀에서 만든 맛있는 젤리"였다고.[197] 일단은 나무 노인 신령이라 하니 대화를 시작하긴 했지만, 무언가를 찾는듯한 분위기를 풍긴다.[198] 나중에 나오지만 쇠말뚝으로서 쓰이기 위해 주술적 의식으로 부관참시를 당하기까지 했다.[199] 가타히토와 마코토에 관련한 내용은 파묘/탐구 참조.[200] 극장에서 오니가 광소를 터뜨리는 순간부터 그 뒤에 대사들이 극장 내부를 360º로 움직이며 들린다. 영화 속 화림도 목소리가 갑자기 사방을 휘돌며 들리자 주변에 오니가 혹시 있는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급하게 돌아본다. 오니가 나무 주변 숲을 걷고 있다.[201] 봉길의 클로즈 업된 얼굴을 보면 양쪽 눈동자의 주위로 핏줄이 터진 듯, 눈이 빨갛게 변해있다. 오니에 점점 더 동화되어 가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이다.[202] 고성의 오니와 서울 병실의 봉길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며 목소리가 동시에 겹쳐 들린다.[203] 지네 속담의 의미와 북진에 대한 열망에 대한 의미에 대해선 파묘/탐구 참조[204] 광심은 고개를 꺾으며 몸을 푼다.[205] 화림이 두려움에 빠져 주변을 돌아보는데 오니가 숲 속을 걷는게 보인다.[206] 불붙은 이 보이다가 말에 타고 있는 장수가 한손에 포로로 보이는 적 병졸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207] 무라야마 준지로 인해 외지에 박혀 쇠말뚝 혹은 파수견 신세가 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대사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208] 오니의 입장에서는 대화 상대가 자신을 나무 신령이라고 했는데, 고요한 산의 주인이 고작 인간 하나의 생사를 위해 자신에게 "부탁" 이라는 단어를 쓸리가 없었고 다급했던 화림이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는 것과 다름없는 실수를 해버린 것.[209] 봉길을 광심이 걱정스레 쳐다본다.[210] 묘터로 날아올 때는 오니의 고함소리만 나는데, 묘터 근처에 와서는 도깨비 불을 처음 봤을 때처럼 일본 염불 소리가 같이 나오기 시작한다.[211] 불이 땅으로 다가올 때, 슬로 모션이 걸린다.[212] 상덕에게 말을 할 때는 화림과 대화할 때처럼 괴물같은 목소리가 아니라, 에코가 줄고 차분한 목소리다.[213] 은어를 2박스 씩이나 먹어서 그런지, 주목나무에서 화림과 대화할 때 보다 얼굴이 깨끗해졌다.[214] 생전 열렬한 불교신자였던 만큼 금강경을 이미 다 외고 있었고, 사후에 신격을 얻어, 사마(邪魔)의 존재인 오니가 되었음에도 금강경의 축경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500년이 넘었다는 것은 과장으로 보인다. 500년을 채우려면 2024년 기준으로 1524년에 금강경을 다 외웠어야 하는데, 천재였다고 해도 최소한 7~8살은 되어야 하고 그렇다면 1600년에 일어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사망하려면 참전 시 나이가 80살이 넘어 버린다. 영화 상에서 생전 모습이 40대 정도로 보이기 때문에 대충 반올림해서 500년으로 맞춘 듯.[215] 오니가 봉길의 문신(축경)을 피해서 공격했던 것은 두려워서 피한 것이 아니라 생전에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에 최소한의 예로써 피한 것으로 생각된다.[216] 그 짧은 사이에 한 통을 다 부어버린다.[217] 비로소 상덕은 오니 그 자체가 쇠말뚝이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 때문에 상덕과 영근이 아무리 묫자리를 계속 파도 쇠말뚝은 커녕 금속 쪼가리조차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 오니의 관이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모습이 마치 쇠말뚝을 꽂은 것과 같았다는 것이 복선이다.[218] 소리가 점점 줄어든다.[219] 이때부터 주술 영창(詠唱)소리가 계속 배경에 깔리기 시작하고 오니가 상덕에게 당할 때까지 나온다.[220] 처음 흑백이던 화면이 점차 컬러로 바뀌는데, 그에 따라 화림의 코에서 코피가 흐른다.[221] 한 명은 박지용이 했던 나치식 경례를 하고 있다.[222] 크레딧에 이렇게 나와 있다.[223] 약 400년 전 일본 장수가 직접 쓰던 칼이라기엔 칼이 멀쩡해서, 주술 의식 당시에 구한 노다치인 것으로 보인다.[224] 이때부터 광심과 자혜의 주문 소리도 같이 들리기 시작한다.[225] 이때 오행도에 그려진 '木↔金'이 클로즈 업 된다. 다만, 해당 장면에 대해서 '오행의 상극 관계상 오류다, 상생, 상모 관계까지 고려하면 오류가 아니다.' 양 의견이 팽팽하다. 파묘/탐구 해당 항목 참조.[226] 오니를 처음 봤을 때, 봉길이 빠루로 찔렀는데도 아무런 타격이 없었던 것이 복선이었다.[227] 쇠에 의한 공격에는 면역인 듯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던 오니가 오행의 상극을 고려한 피에 젖은 나무에는 너무나 손쉽게 타격을 받는 것을 보여준다. 거기에 상덕이 들고 있는 나무자루에는 철혈단의 결의를 담아 한자, 한자 새겨 넣었을 그들의 이름들이 있다.[228] 피가 검다는 말인 즉, 검은 피를 토함으로써 봉길을 사로잡았던 오니가 퇴치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봉길이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229] 핏빛이던 눈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다.[230] 오니의 몸 속에 박아 넣었던 노다치가 없는 것을 보면 칼과 완전히 동화된 것을 알 수 있다. 화림이 언급한 사물에 영이 깃들어 정령이 된다는 말로 짐작컨대 머리와 몸통을 연결하는 칼이 중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니가 금의 속성을 띄고 그 자체가 쇠말뚝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칼과 동화됐기 때문이다.[231] 이때 나오는 장면은 영근이 차를 몰며 "야! 김상덕... 이씨! 정신 좀 차려 봐~!"하고 절규하고, 화림이 상덕의 곁을 지키며 급하게 가는 모습, 응급실에서 심장충격기로 심장 마사지를 받고도 심장이 돌아 오지 않아 의사의 심폐소생술을 받는 가운데, 서서히 눈을 감는 상덕의 모습을 영근과 화림이 안타깝게 쳐다보는 모습이 나온다.[232] 상덕이 심각하고 진지한 어투로 대사를 읊던 와중에 '아! 맞다!' 식의 생존 플래그 대사를 친 덕분에 웃음이 터졌다는 반응이 많다. 최민식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며, 해피 엔딩을 암시하기도 한다.[233] MBN 뉴스「인명살해 고성 야생 곰, 수일 만에 포획」,「오늘 오전 포획 성공」,「주변에서 목격 신고 잇따라」「군 관계자 "안전 위해 안락사"」「...동물단체들 반발」「곰 사살 찬반 여론 찬성 48.1% / 반대 43.8%」[234] 보국사 사건의 원인을 야생 곰으로 발표한 정부에서 살인 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빠르게 잠 재우기 위해 애꿎은 곰을 잡고 살육의 원흉이라고 우기는 상황이다. 실제로 화면에 잡힌 곰은 성체가 아닌 작고 어린 곰으로 보인다. 군이 온 산을 뒤지다가 어쩌다 새끼 곰 한 마리 얻어 걸린 것. 영화 속에서 클리셰로 자주 보이는 정부의 무능함이다. 사실 정부에서 진실을 알았다고 해도 전국민을 상대로 오니가 범인이라고 할 순 없었을 테니 이 작은 곰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어떻게든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데 성공하긴 했다. 사실 이것 때문에 군대 비하 논란이 소소하게 일어났다. 오히려 군대라서 위에서 까라면 없는 곰도 만들어내는 모습이 현실적이다[235] 곰을 사살하자는 의견이 조금 더 많지만 일단 반달곰은 멸종위기종이니 보호시설로 옮겨 목숨을 부지하게 될 수도 있다. 현실에서도 서울동물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죽였지만 보호종인 시베리아 호랑이인데다 러시아에서 선물로 보낸 외교적 특수성이 겹쳐 살처분하지 못하고 외부에 공개만 금지되는 걸로 처리한 적이 있다.[236] 영근: "으구 귀신이네. 귀신이야. 흐흐흐" 봉길: "아, 진짜!" 화림: "이거 밥이야. 지금..." 봉길: "그렇다고 나 빼고 먹어요?" 화림: "알았어."[237] 위를 다쳤기 때문에 금식 조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식 때문에 배고파 죽겠는데 문병이랍시고 찾아와 먹는 것으로 놀리니 화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같이 고생한 식구다 보니 그냥 체념한 듯 하다.[238] 이때 나오는 찬송가는 찬송가 492장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이다. 개신교 장례 찬송가로 유명한 노래.[239] 보통 의사들이 수술 이후 당분간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얘기하는 게 이 때문이다.[240] 이들이 오니에게서 살아 남았지만 그 여파로 정신적, 신체적 상처가 완전히 아물려면 시간이 걸림을 보여준다. 해피 엔딩으로 모든 게 해결되긴 하지만 결국 상처는 남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유일하게 봉길의 후유증에 대해선 나오지 않는데, 젊음의 힘인 듯하다.[241] 상덕이 큰 수술을 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탔다가는 자칫 수술 부위가 기압 차로 터질 수 있어서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초반부에 상덕이 '사위랑 같이 한국에 들어와서 살아야지.'하며 딸을 보고 살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었는데, 이 소원이 조금은 이루어진 셈. 안사돈도 한복 차림으로 결혼식에 참석했다. 현실적으로 사위와 딸이 독일 회사에 재직 중인 이상, 독일에서 계속 살 것으로 보인다.[242] 과거 의견 다툼도 격렬하게 하고, 상덕의 입으로 직접, 서로 비즈니스 관계라고까지 얘기했었는데, 다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사선을 넘고 같은 상처를 공유하면서 진정으로 전우와 가족 같은 유대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묘사로 보인다.[243] 결혼식 사진사는 김이석이라는 단역배우이고, 목소리는 특별출연한 이다윗의 것이다. 이다윗은 장재현 감독의 전작인 사바하에서 박웅재 목사와 함께하는 전도사 고요셉 역으로 출연했다.[244]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작품 중 처음으로 온전한 해피 엔딩이다. 검은 사제들에서는 마르베스를 물리치고 영신이 깨어난다는 암시는 나왔지만 확실하게 100% 회복할지는 미지수고, 김범신 신부도 여러 논란에 휩싸인 몸이라 구명 받을 가능성도 확실치 않다. 사바하에서는 이금화는 살아났지만 그 전까지 이미 많은 소녀들이 살해당했고, 정나한은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에 비통해하며 죽은데다, 밀교적 수행으로 인간을 초월하여 불로의 경지까지 이뤘던 김제석은 영생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타락했으며, 신의 존재를 탐구하던 박웅재 목사는 결국 그 의문을 풀지 못했다. 이에 비하면 파묘의 주인공 일행은 거의 뒤탈도 없고 다소 껄그럽던 사이도 돈독해졌으며, 금전적 이득도 확실하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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