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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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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규칙4. 형식5. 분량6. 공동연구 (Co-work)7. 논문의 종류
7.1. 학위 논문 (졸업 논문)7.2. 학회 발표자료: 프로시딩7.3. 학술지 논문
8. 교육과정별 특징
8.1. 중등교육과정8.2. 고등교육과정(전문)8.3. 고등교육과정(학술)
8.3.1. 학부과정
8.3.1.1. 졸업논문의 대체8.3.1.2. 해외의 경우
8.3.2. 대학원과정
8.3.2.1. 인문사회계열8.3.2.2. 자연공학계열
8.4. 연구자
8.4.1. 교수8.4.2. 정치인8.4.3. 고양이(...?)8.4.4. 저널
9. 각종 오해와 통념들10. 여담11. 하위 문서12. 관련 문서13. 외부 링크

1. 개요

파일:Kant-KdrV-1781.png
파일:하디님 살려주세요..jpg
칸트순수이성비판. 50000이 넘는 피인용수를 자랑한다. '유전학의 F=ma'라고 불리는 하디-바인베르크 법칙A4 1장짜리 논문
논문을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내가 볼 수 있는가 내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움베르토 에코 저, 김운찬 옮김,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파주, 열린책들, 2019, p.75 중
/ Paper[1], Thesis, Dissertation[2], Article[3]

논문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발견을 주장과 의견을 포함해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올리는 이다. 그 체계는 서론-본론-결론 구성되어 있다. 글쓰기의 과정은 '주장 선별하기 - 근거 마련하기 - 내용 조직하기 - 주장하는 글 작성 - 고쳐쓰기' 순서로 진행된다. 대학 학부과정의 리포트랑 구성이 흡사하다. 한 마디로 대학의 리포트는 논문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논문은 그만큼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수많이 사용하게 되므로, 특히 대학원생이나 교수 등 전문가가 쓴 논문이라면 관련 학과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읽기에는 매우 어려운 글이다. 분량 역시 단 1페이지짜리도 있긴 하지만 아주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적어도 수 페이지는 되며, 몇백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주장 내용 선정하기 과정에서는 실제로 주관적이면서도 사회문화적 맥락속에서 실현이 가능해야 하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객관적이며,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주제와 통일성과 응집성 등 주장과 근거의 필수적 요건은 물론, 고쳐쓰기의 내용 검토 과정에 따라서 독자들의 수준에 알맞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짧고 간결하게 적당한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서론에서는 자신의 주장하는 글을 쓰게 된 동기나, 이 주장을 독자에게 알리며 설득시키려는 이유 따위를 적고, 본론에서는 그 주장에 대한 뒷받침하기 정당한 근거를 경험, 사례별로 인쇄/영상/디지털 매체 자료와 이들의 출처와 함께 객관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본론에서 소개한 내용에 대해서 짧게 검토 후 정리, 요약, 마무리를 하는 내용과 함께 이 주장하는 글에 대한 느낀점이나 새로 알게된 점, 교훈, 참고 자료 등을 쓰면 된다!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이나(일부 학과는 졸업시험이나, 졸업작품으로 대체), 대학원생들에게는 최종 보스와 다름이없다. 레포트보다 쓰기 몇 배 더 어렵거나 분량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주로 석사박사를 대상으로 학위 논문의 작성을 요구하며, 일본중국 등의 해외 대학에서는 학사에도 학위논문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2. 설명

학문적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표로 꼽히며, 오늘날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문 연구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방식이다. 한 줄로 요약하면 대학의 존재 의의.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와 관계없는 사람이 보면 이해가 힘들지만 인용하는 자료로서는 높은 가치와 권위를 인정받는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논문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 이것은 굉장히 틀린 말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논문 검색 등 학술정보 DB에 접근이 쉬워졌고 수많은 언론지, 블로그 등에서 (그들의 정확성은 차치하더라도) 새로운 논문에 대한 해석 등을 제공하며 오히려 논문의 가치는 증가했다. 앞서 얘기한 언론지와 블로그에서 쏟아지는 정보와 비교했을 때, 전문가들의 동료평가를 통해 걸러지고 다듬어지는 저널/컨퍼런스의 논문의 가치는 더더욱 높다.

기본적으로 관련 학계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이기 때문에, 그 학계에서 통용되는 규칙에 따라 써야 한다. 때문에 아무리 공부 잘 하고 글 잘 쓰던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통 4년제 대학에서 1학년 때 교양필수로 듣게 되는 대학국어, 글쓰기, 작문 등의 과목이 여기에 해당된다.

논문을 작성하는 방식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작성법을 언급하는 책도 많다. 개중 인문학 계통의 대학원생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책은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법』이란 책이다. 논문 주제 정하는 법부터 참고자료 선택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논문 쓰기의 ABC에 대해 잘 정리하고 있으므로, 인문학 관련된 논문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다.

보다 최근에 나온 지침서를 읽고 싶다면 시카고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했던 『영어논문 바로쓰기』라는 책도 참고할 만 하다. 이 책은 영미권에서 널리 쓰이는 논문 양식인 소위 '시카고 매뉴얼'(정확하게는 Turabian Style)에 맞춰 쓴 논문 지침서인데, 논문 작성 과정에 대해 『논문 잘 쓰는 법』보다 더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논문을 안 써 본 사람의 거의 대부분의 반응은 뭐 그냥 쓰면 되는 거라지만 그냥 대충 막 쓰는 게 절대 아니다. 당장 양식이나 규격 맞추는 것도 일이다.[4] 또한 이전의 논문을 적었던 사람과는 반대로 최근에는 높으신 분들의 논문 표절 문제로 굉장히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표절 참조.

논문에 등장하는 관용적 표현들을 이용한 유머도 있다. 굉장히 난해하고, 읽기가 어려운데 여기에 논문을 해석하는 방법이 쓰여있다. 유머이니 반쯤 웃어넘기면 된다. PhD Comics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 ##

일단 읽는 데 익숙해지면 재미있다. 또 잡다한 저수준 교양서나 위키에서 일부 검증되지 않거나 틀린 글들을 잔뜩 읽는 것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학술적 근거로 인정받을 수 있다.[5][6]

논문의 모든 내용이 "Get me off Your Fucking Mailing List."로 가득한 논문(?)도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고.

클릭 한 번으로 논문을 쓸 수도 있다. SCIGEN이라 이름붙은 이 사이트는 저자 이름만 아무거나 넣고 생성 버튼을 누르면 실제 컴퓨터과학 분야의 논문들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 관용적 표현, 문장들을 한데 섞어서 그럴싸하게 가짜 논문을 만들어낸다. 위 사이트의 Other SCIgen successes 부분을 보면 이 사이트로 Peter Trifonov란 사람이 가짜 논문을 만들었는데, 이 가짜 논문이 대한민국의 모 저널에 Accept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이에 관한 글 3.문단 참조

논문을 게재하는 사이트에 흑백 pdf 문서로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컬러로 올리면 장당 단가가 비싸서라고... 덕분에 컬러로 봐야 알 수 있는 차트나 그림 등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3.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규칙

첫째, 어떤 주장을 하거나 어떤 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그 논거를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 논거 제시는 보통 인용 및 주석 처리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다른 사람이 쓴 자료의 내용을 참고했을 때는 물론이고 자신이 이전에 썼던 논문의 내용을 다시 언급할 때도 반드시 주석을 통해 그 자료의 서지사항을 밝혀줘야 한다.[7] 이런 걸 지키지 않으면 지도교수, 심지어 동료에게 가차없이 털리는 것은 물론이고,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서는 표절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것에 주석을 달아야 하다 보니, 자신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검토하는 데보다 주석이 제대로 달렸나를 확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장보다 주석을 확인해야 한다고 '그럼 내 주장은 대충 쓰고 참고 문헌만 세세히 달아도 되나요?'하고 물을 수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논문을 쓰는 목적 자체를 망각한 것이다. 일단 '논문' 이라는 말 자체가 '무엇무엇을 논하는 글' 이라는 뜻이고, 대학생이 쓰는 일반 레포트와 논문의 가장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가 '그냥 자료를 스크랩해서 정리한 거냐, 자신의 주장이 분명히 드러나 있느냐' 하는 것. 물론 주석을 제대로 달았나는 중요한 문제지만, '자신의 주장은 양념 수준' 이라는 식으로 여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밝히는 걸 집을 짓는 것이라고 한다면 출처를 밝히고 주석을 다는 건 주춧돌을 놓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당연히 주춧돌을 잘못 놓으면 집이 무너지는 것이고, 최종적으로 완성되어 평가받는 것은 집이다.

둘째, 논문은 각 전공 분야별로 정해진 엄격한 형식에 따라 작성되어야 한다. 이 형식은 논문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깐깐하다. 예를 들면 참고문헌 제시할 때 각 서지사항(저자 이름, 논문 제목, 발표 연도 등)을 구분하는 기호로 쉼표를 쓰냐 마침표를 쓰냐, 괄호를 치냐 하는 문제까지도 미리 규정되어 있다.

이 형식들은 각 학계별은 물론이고 학교별, 학과별, 심지어 학과 내 세부전공별로 조금씩 다 다르기 때문에, 자기가 속한 학계의 논문 형식에 익숙해지는 것도 상당한 일이다. 실제 논문을 쓸 때도 자신이 논문 형식을 잘 지켰는지 확인하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계에서 논문 형식 못 지키는 사람은 학자로서의 기본도 안된 사람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도 없다. 학자의 가장 기본은 논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면 사람 취급조차 안하기도 한다.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할 때는 논문 형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몇 배, 몇십 배로 늘어난다. 대부분의 학회들은 "아웃풋 스타일"(output style) 이라고 해서 자기네 학회만의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같은 논문을 여러 학회에 투고하려면 각 학회가 제시하는 형식에 맞춰서 다 수정해줘야 한다. 노가다 보통 저널을 관리하는 출판사별로 아웃풋 스타일이 있는데,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MS Word 1장짜리 템플릿을 준다. 거기 보면 제목, 부제목, 초록, 1수준 섹션, 2수준 섹션, 그리고 본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식들의 견본이 있다. 그럼 이걸 바탕으로 해서 서식복사를 해서 적용하라는 것. 그래도 학계라는 곳은 이런 학문 외적인 단순사무작업 가지고 사람을 그렇게까지 들볶지는 않아서, 간혹 이름만 대면 알 법한 메이저 출판사의 스타일이라면 우리 저널 스타일과는 안 맞더라도 그냥 넘어가 주기도 하며, 어차피 논문 게재 승인이 되기만 한다면 본격적으로 양식 맞추는 건 출판사 직원들이 다 해 준다. 연구자는 그 전에 자신의 원고가 갖춰야 하는 '와꾸' 만 일단 잘 맞춰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나마도 소속대학의 도서관 사서나 에세이 교정서비스, 논문컨설팅 서비스 직원들이 대부분 해주는 경우가 많다지만... 그래서 일부 출판사들은 연구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텅 비어있는 텍스트 박스에다 원고 텍스트를 얹어놓으면 자동으로 양식을 적용하는 별개의 웹 서비스 링크를 운영하기도 한다.

셋째, 자료, 방법, 결론,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 어느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새롭고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8] 이것이 결여된 논문은 아무리 논거가 적시되어 있고 형식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한낱 학생의 리포트 아니면 종이 낭비에 불과하다. 학계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논문의 독자성(originality 혹은 novelty)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저널 게재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로 취급된다. 단, 기존의 문헌을 고찰하더라도 체계적 리뷰(systematic review) 및 메타 분석(meta-analysis) 같은 활동은 그 자체로 독자성을 인정받지만, 이건 일단 그 분야에서 수십 년은 족히 구른 석학쯤은 되어야 덤벼볼 수 있다.

넷째, 논지가 명료해야 한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와 '그래서 어쨌다는 건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대화나 격식을 덜 차린 글에서도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논문에서는 더더욱 요구된다. 논지가 불분명한 논문은 그 논문에서 사용된 자료, 방법, 형식은 쓸모가 있을지 몰라도 정작 그 논문 자체는 쓸모가 없는 것이다. 놀랍게도, 학술논문의 탈을 쓴 글 중에서도 논지가 불분명한 것들이 왕왕 있고, 의당 논문 쓰기로 단련되어 있을 법한 학자들조차도 언론 등지에 글을 기고할 때에는 이를 논지가 명료하지 않게 집필하는 예가 드물지 않다.

4.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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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분량

학부/대학원의 수업에서 조교가 정해진 주제에 대한 리포트 수십 편을 평가할 때는 대개 'Introduction에 들어가야 할 개념 AAA (4점), BBB (3점), CCC (3점)' 같은 식의 채점기준을 세워놓고 감점한다. 이런 채점기준은 비공개이므로, 감점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최대 분량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것을 쓰려고 들 수밖에 없다. 이런 기준에 익숙해지면 논문에 대해서도 '심리학 논문 20쪽, 물리학 논문 10쪽' 같은 식의 분량이 있다고 지레짐작하게 되기 쉽다.

물론, 많은 학술지에서 아주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최대 분량에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투고할 학술지의 기준은 맞춰 주어야 한다. 예컨대 Psychological Science의 경우, 리뷰논문은 5,000자 이내, 연구논문은 2,000자 이내, 보고서 및 소논문은 1,000자 이내라는 빡빡한 투고 조건[9]을 내걸고 있다. 이 분량을 넘기면 안타깝게도 아예 리뷰어에게 읽히지도 못한다! 게다가 2010년대 중반부터는 소위 "Flash Report" 라고 해서 5~10쪽 선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짤막한 글이 많아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비교적 많은 분량을 써야 하는 인문학 분야에서도 대개 원고지 90장에서 120장 내외를 요구하며 200장이 넘어가는 논문일 경우 연재 논문으로 돌리거나 아예 접수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명시적인 분량의 제한만 지킨다면 그 다음 진짜 평가 기준은 '해당 저널 논문들의 평균 분량을 벗어나지는 않은가?'가 아니라 '형식을 지켰는지', '결함, 비약, 불필요한 내용이 없는지', '중요한 문제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다루었는지' 등에 가깝다. 흔히 학부생 졸업논문은 A4용지 몇 장짜리다, 석사논문은 60쪽짜리다, 박사논문은 150쪽짜리다 이런 조언이 있는데, 사실은 "우리 학문분야에서는 써 보니까 대충 이 정도더라" 의 사후적인 경험을 말로 옮긴 것에 불과하지, "제대로 된 논문을 쓰려면 이 정도는 써야지!" 의 당위적 의미를 가진 게 아니다. 가설을 30개 이상씩(!) 검증하는 논문이나 200쪽짜리 논문이 심사위원과 저자 외에는 아무도 읽지 않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반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은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A4 2쪽짜리 논문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젊은 나이에 석좌교수직을 안겨줄 수도 있다. 수학과같은 경우 20세기 초반 사례지만, A4용지 3장 분량밖에 안 되는데 전 세계 수학계를 뒤집어버린 논문도 있다.

논문의 분량은 분야마다 다르다. 그리고 분야 내에서도 천차만별로 다르다. 그래도 학위논문의 경우, 분량이 지나치게 적으면 통과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며, 이공계 기준 학사는 보통 10장 내외, 석사는 못해도 40장에서 보통 50~60장, 박사는 세 자리수는 기본이며 보통 150장은 넘는 경우가 많다.

수학 같은 경우는 A4용지 몆쪽짜리 논문들이 수학계를 발칵 뒤집고 석좌교수직을 안겨주는 불후의 논문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Über die Anzahl der Primzahlen unter einer gegebenen Größe>(주어진 수 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에 관하여) 라는 8쪽짜리 논문을 들 수 있는데 이게 무슨 논문이냐면 바로 그 리만 가설이 최초로 언급된 논문이다.

참고로 역사상 가장 짧은 논문으로는 1989년 미국월간수학(American Mathematical Monthly)에 등재된 Zeilberger(1989)의 《On a Conjecture of R. J. Simpson about Exact Covering Congruences》가 있는데, 전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ON A CONJECTURE OF R. J. SIMPSON ABOUT EXACT COVERING CONGRUENCES
DORON ZEILBERGER1
Department of Mathematics, Drexel University, Philadelphia, PA 19104

The following is a counterexample2 to Simpson's conjecture [2]: D = { 6, 15, 35, 14, 210 (140 times) }. It was concocted using the elegant and powerful approach of [1].

REFERENCES

1. Marc A. Berger, Alexander Felzenbaum, and Aviezri S. Fraenkel, New results for covering systems of residue sets, Bulletin (New Series) of the Amer. Math. Soc., 14(1986) 121-125.
2. R. J. Simpson, Disjoint covering systems of congruences, this MONTHLY, 94(1987) 865-868.
-----
1 Supported in part by NSF grant DMS 8800663.
2 Another counterexample was found later, and independently, by John Beebee.
간단하게 말하자면 [2]를 작성한 심슨의 추론을 반증하는 예를 엘레강스하고 파워풀한(...) [1]의 접근방식을 사용해서 찾아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1966년 미국수학회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에 등재된, Lander & Parkin(1966)의 《Counterexample to Euler's Conjecture on Sum of Like Powers》, 2005년 미국월간수학에 등재된 Conway & Soifer(2005)의 《Covering a Triangle with Triangles》 등도 짧은 논문으로 유명하다. 반대로, 수학에서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 같은 경우 A4 150쪽가량의 엄청난 분량이다. 더 긴 것도 많다.

철학에서는 불과 2.5쪽 분량으로 인식론을 뒤흔든 게티어 문제가 유명하다.

사회과학은 그보다는 좀 더 길어진다. 대개의 심리학 논문은 20~30쪽 선에서 어지간하면 글이 끝나고, 정치학은 비슷하거나 그보다는 좀 더 긴 편이다. 논문의 방대함으로는 (연구주제에 따라서는) 행정학이 유명한데, 이 분야는 '나랏님 하시는 일'을 다루는지라 일단 데이터 양부터가 장난이 아니다. 오죽하면 행정학자들끼리 "우리는 학회를 한 번 갔다오면 왜 연구실에 전화번호부 두께의 학회지가 너댓 편씩 쌓이지?" 같은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이니... 행정학 교수들 중 적잖은 수가 연구실에 한없이 증식하는 이런 학술문헌을 처리하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정부에서 매해(!) 발간하는 백서(whitepaper)나 연감, 센서스 보고서, 각종 지표 같은 것까지 합치면 더더욱 늘어난다. 물론 논문을 쓸 때에도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써야 하니 함부로 버리기도 뭐하다. 그 외에도 논문 분량이 당연히 백여 페이지를 한참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들은 꽤 있다. 단, 학술지 논문에 비해 학위논문의 경우 분량이 5~10배에(!) 육박하는 경우가 태반이니 참고. 일부 박사논문은 납본되는 걸 보면 정말로 책 한 권이 나온다.(…)

제임스 왓슨프랜시스 크릭의 '핵산의 분자 구조 : DNA에 관한 구조' 역시 분량은 아주 적지만 임팩트 있는 논문으로 유명하다. 상세는 DNA 문서 참조. 그리고 유전학에서 유전자의 비율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G. H. 하디의 논문은 A4 1장 분량이다. 이게 바로 유전학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의 기본이 된다.

논문의 질적 수준은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품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좋은/중요한 것인지를 학계 동료들에게 세일즈하고, 얼마나 합당한 방법으로 그것을 뒷받침하느냐에 달렸다. 페이지가 많은 논문은, 단지 그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나 논거, 하고 싶은 말이 남들보다 많을 뿐이다. 반대로 페이지가 적은 논문은, 그만큼 짧고 간명한 말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부 전달할 수 있기에 짧을 뿐이다. 어떨 때는 필요한 말을 안 써서, 어떨 때는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다고 까이기도 하니 쓸데없는 말만 많고 정작 필요한 말은 없다면…, 논문을 준비하는 연구자는 이래저래 매우 피곤하다. 특정 결론으로 성급히 도약하고 싶어하면 핵심적인 논거가 빠지기 쉽다. 그리고 변인 탐색이 충분하지 않으면 필요한 실험, 데이터가 빠지기 쉽다. 이렇듯 비약이나 결함이 있다면 분량에 관계없이 가루가 되도록 털린다.

반대로, 불필요한 내용이 포함되면 해당 내용을 줄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분량을 늘린답시고 논문에서 논거를 질질 끌거나 쓸데없는 데이터를 넣거나 하면 탈탈 털린다. 보통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들거나, 공연히 사소한 대목에서 "나는 이런 것도 알고,이런 문헌도 읽어봤지롱!" 하고 자랑하고 싶을 때 불필요한 서술이 섞여들어간다. 논문을 쓸 때 정말 조심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이런 식으로 자신의 논리가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다. 학계라는 곳은 타인의 언급을 인용하는 것조차도 논리적 전개에 불필요해 보인다 싶으면 가차없이 불벼락을 내리는 바닥이다.[10] 교수들도 긴 글 읽기는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교수들의 독해 내공은 범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그들은 평소에 원래 남의 글을 읽고 비평하고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걸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고, 그러다 보니 워낙 많은 학술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단시간에 정신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긴 글을 보면 부담스러워하는 것뿐이다.

논문의 분량은 보통 단어 수로 따지는데, 단어 자체의 길이와는 다소 무관하다. 특히 과학적 글쓰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간결성(brevity) 혹은 간명성(conciseness)이라고 할 수 있는데,[11] 단어의 수준에서 볼 때 이것은 '같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적은 단어를 동원하는 쪽을 골라라' 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간결한 단어만 써도 논문의 페이지 수는 생각보다 엄청나다 그래서 영자논문에서는 다른 매체 글보다 유독 어깻점을 활용하거나 명사의 나열이 잦은 경향이 있다. 이것은 영자논문을 준비하는 한국인들도 최종 교정 전에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사항이다. 논문의 간결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글쓰기를 수정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다음이 있다.

6. 공동연구 (Co-work)

학위논문은 보통 그 학위를 받는 사람과 지도교수, 이렇게 2명이 저자권을 갖게 되지만,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다른 투고활동에 어쩌다 발을 들여놓게 될 경우 이는 공동연구가 된다. 관심사가 비슷한 연구실 사람들끼리 모여서 특정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든지 아니면 프로시딩을 준비하든지 그도 아니면 해외 전공서를 번역하든지 하는 건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석사 레벨에서는 학위논문 쓰기도 힘에 부치지만 이것이 자신의 지식적인 부분의 원인이 크다면, 공동연구의 고충은 그보다는 인간관계적인 부분, 연구경험과 노하우 같은 부분이 좀 더 크다. 보통 포닥 내지 박사 과정생 연구원들이 엄청난 포스를 내뿜으며 연구를 팍팍 밀고나가면 석사 과정생들은 그거 따라가기도 벅차다.(…) 이 때문에 분위기는 거의 직장에서의 사수 대 부사수 같은 식으로 흘러가며, 상하관계가 확고한 연구실의 경우는 갈굼도 엄청나게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대개의 사회 초년생들이 겪듯이 "너랑 연구 같이 못 하겠다", "연구에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연구 진행과정을 강의를 하게 생겼다", "연구에 걸리적거린다", "연구동기도 이해를 못 하는데 어떻게 참여할 생각을 하냐"[12] 같은 볼멘소리를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느 정도 이상 빠른 선행연구 논문 서치능력이 있으면 꽤 도움이 되고, 섣불리 연구 진행방향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다른 연구자들의 의도한 연구동기에 가능한 한 부합하는 연구절차가 되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가 정 아쉽다면 나중에 지도교수에게 언질이라도 드리는 걸로 만족하자. 세상에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연구는 없다.

교수들에게는 사실상 비장의 무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과학분야의 경우) "연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와 같은 표현이 많이 퍼져 있는데, 실제로 일부 순수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수십 명의 저자들이 한꺼번에 참여하기도 한다. 인맥이 넓은 일부 학자들은 협업(collaboration)을 잘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연구생산성을 크게 늘리기도 하며, 많은 학자들이 학회에서 종종 학술토론보다는 친목(...)에 더 집중하게 되기도 한다. 언제 나중에 상대방과 함께 연구할 만한 주제가 생기게 될지 모르기 때문.

분야에 따른 저자 수는 큰 차이가 난다. 여성학, 문화인류학, 어문계열, 철학, 수학, 회계학, 경제학, 국제경영론, 마케팅, 역사학, 법학, 정치학 같은 분야는 저자가 대개 1~2명이다. 하지만 유전학, 천문학, 고에너지물리학 같은 경우 저자의 수는 생각보다 많아질 수도 있다. 2015년 CERN에서 내놓은 논문 중에는 저자가 5,154명이었던 것도 있었다. (Aad et al., 2015) Aad 씨가 불후의 명예 (...)를 날리며 계속 인용되게 된 것은 순전히 성씨 때문이다. 그리고 2015년 초파리에 대한 유전학 논문 중 하나는 저자가 1,014명이었는데 그중 900여 명은 학부생이었다.[13]

7. 논문의 종류

세부적으로는 학위 논문, 학회 논문, 학술지 논문 등으로 나누어진다.

7.1. 학위 논문 (졸업 논문)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4조(학위논문의 제출 및 심사) ①석사학위 또는 박사학위를 취득하고자 하는 자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정의 학점을 취득하고 일정한 시험에 합격한 후 학위논문을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석사학위의 경우에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방법에 의할 수 있다.
②학위논문의 심사는 교원 또는 학계의 권위자중에서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된 심사위원(석사학위의 경우에는 3인이상, 박사학위의 경우에는 5인이상)이 행한다.

제45조(학위논문심사료) 대학·산업대학 및 교육대학의 장은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석사학위논문 또는 박사학위논문의 제출자로부터 실비에 상당하는 심사료를 징수할 수 있다.

제51조(박사학위논문의 공표) 박사학위를 받은 자는 그 받은 날부터 1년이내에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박사학위논문을 공표하여야 한다. 다만, 교육부장관이 그 공표가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국회도서관법 제7조(도서관자료의 납본 등)
④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와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대학교육과정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석사학위 또는 박사학위를 수여받은 사람은 그 학위논문이 간행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학위논문 2부와 디지털 파일을 도서관에 납본하여야 한다.[14][15]
Masters Thesis / (Doctoral) Dissertation

학위를 받기 위한 논문, 즉 졸업을 위해 학교에 제출하는 논문을 말한다. 그래서 졸업 논문이라고도 한다. 학위 과정에 따라 학사 학위 논문, 석사 학위 논문, 박사 학위 논문으로 구분된다. 졸업작품의 일종으로, 캡스톤이라고도 한다.

석사 학위 논문과 박사 학위 논문은 학술 정보로서 인정된다. 특히 박사 학위 논문은 해당 학위를 받은 사람이 자기만의 영역을 갖춘 '학자'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보증서로서의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계속 학계에 있을 사람에게는 명함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박사 학위 논문이다. 석사 학위 논문의 경우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정말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혹독하게 두들기는(...)[16] 심사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적당히 때 됐으면 이제 그만 하산하라는 식으로 통과시켜 주는 곳이 있는[17] 등 분위기가 좀 갈린다. 만일 전자의 경험을 했다면 자기 학교 대학원의 연구역량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현대에는 어지간한 일반대학원들은 점점 심사를 빡세게 하는 추세에 있는데, 운영목적이 사회인의 재교육인 야간대학원의 경우엔 꽤 이름있는 대학원이어도 석사 논문 가지고 사람 피말리게 하는 일은 많지 않다.

석사 학위 논문과 박사 학위 논문은 대학 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d-collection에 보존된다. 애초에 학위 논문 제출과 국립 도서관에 납본하는 절차가 동시에 이루어진다[18]. 대부분의 학위 논문은 해당 논문의 저자가 비공개로 설정하지 않은 이상[19] RISS에서 무료로 열람 및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보통 그 학위를 받은 사람이 졸업하고 1달 정도 지나면 RISS에서도 올라와서 열람이 된다. 연구윤리가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학위 논문 제출 시 카피킬러나 턴잇인 같은 표절검사서비스 결과보고서를 함께 낼 것을 요구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이공계의 경우 자신이 재학 중 학술지에 낸 논문으로 졸업논문을 대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기본적으로 졸업을 위해 석사의 경우 국내 학술지에 하나 이상 투고, 박사의 경우 SCIE급에 하나 이상 투고할 조건이 달려 있기 때문.

거꾸로 학위 논문을 동일한 방법/분석/논의를 유지하면서도 저널 논문으로 재투고하는 것은 의외로 가능하며, 뜻 있는 학자들은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학위논문의 저작권은 해당 학위자가 갖지만 저널 논문의 저작권은 저널이 갖기에 가능한 일. 물론 같은 논리로, 먼저 저널에 실었던 논문 내용을 함부로 학위 논문에다 베꼈다가는 자기가 쓴 논문일지라도 저작권 침해가 되므로 주의. 학위 논문의 내용을 저널에 알릴 때에는 아웃풋 스타일도 맞추고 내용도 대폭 간소화해야 하며[20], 자기표절을 예방하기 위해 큰따옴표를 적극 활용함과 더불어 레퍼런스나 첫 페이지 각주에 해당 학위 논문을 명시해야만 한다. # 학위논문과 저널 투고 논문 9가지 차이점

석사 학위 논문까지는 '좀 특이한' 것들도 많다. 예를 들면 은하영웅전설을 가지고 쓴 논문들 같은 것들.

학사 학위 논문에 대해서는 '4년제 학부생' 문단 참조.

7.2. 학회 발표자료: 프로시딩

Conference Proceedings

각 분야의 학회의 발표회에서 발표하기 위한 논문이다. 학회에 논문이 채택되면 학회장에 모인 다른 연구자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디어 및 성과를 발표해야 한다. 보통 학회 발표의 목적은 청중들에게 논문의 전체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발표된 논문에 흥미를 갖고 읽게 만드는 것이다. 즉 논문 및 저자에 대해 알리는 일종의 광고시간으로 질문 및 토론은 필수다. 발표자는 인지도 및 명성을, 질문자는 논문만 읽어서는 알기 어려운 정보를 저자로부터 직접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학회 논문의 심사기준은 분야마다 천차만별이다. 엄격한 double blind review를 통해 논문을 심사하고 10%~20% 이하의 채택율을 보이는 학회도 많다. 저자에게 논문 심사 결과를 보내준 후 그 결과에 반박할 수 있는 기간(rebuttal period)을 따로 주는 경우도 있다.

학회(Conference)와 학술지(Journal)의 위상은 보통 분야마다 다르다. 전산학처럼 변화가 빠른 분야의 경우 출판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학술지보다는 학회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으며 논문의 질도 학회 쪽이 훨씬 높은 편이다. 이 경우는 저널은 학회에 채택되었던 논문을 확장해서 내거나 대학원 졸업 요건을 채우기 위해 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컴퓨터 구조(Computer architecture) 분야의 경우 ISCA, MICRO, HPCA, ASPLOS 등의 탑티어 학회를 최고로 치며 저널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간주된다.

여담으로 발표하고 나면 참석한 연구자들이 폭풍같이 단점을 지적당하는 경우가 더러있는데 이때 대답을 잘 못 할 경우 엄청나게 질타를 받는 건 기본이고 가끔 무개념 비판을 받기도 한다.

7.3. 학술지 논문

Journal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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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제학술지 출판사
Nature
Portfolio
AAAS IEEE Springer
Elsevier
(Cell Press)
Wiley MDPI APS
ACS RSC Taylor &
Francis
Sage

각 학술지에 투고하여 학계에 알리는 논문이다. 보통 교수나 대학원생들이 논문을 썼다고 하면 이러한 학술지 논문을 작성했다는 의미이다. 학계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학위 논문 외에 일정 편수 이상의 학술지 논문을 쓸 것을 요구받는다. 과거에는 직접 인쇄소에서 찍어내기만 했으나, 현대에는 온라인 사전 공개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아예 온라인에서만 소통되는 저널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흔히 SCI-E (SCI의 경우 2020년도부터 SCI-E로 통합되어서 이 명칭이 사라졌다), SSCI, A&HCI 수준의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그 연구자가 자기 평생 동안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업적이 될 수 있다.

논문의 길이에 따라 크게 Full paper (혹은 그냥 Article이라고도 한다), Letter, Communication으로 나뉜다. Full paper의 경우 길이 제한이 없는 반면 Letter, Communication으로 갈수록 초록, 본문, 인용의 길이 및 개수 제한이 빡빡해진다. 짧으면 오히려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이다. 수준이 높고 노력이 많이 들어간 논문일수록 보통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제한은 본문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데이터와 문단들이 보충 자료 (Supplementary Materials)로 빠지게 된다. 본문은 3~4 페이지인데 보충 자료만 100 페이지를 넘는 경우도 있다.

위와 같은 논문 길이의 구분은 명확히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출판사와 저널에 따라서 기준이 다르고 명칭도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이언스, 네이처 및 그 자매지들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Letter의 성향을 띈다. 즉 구구절절하게 설명해야 하는 연구는 필요없고 간결하면서도 엄청난 임팩트를 가진 연구를 요구한다 (특히 사이언스가 심하다). 또한 Letter 전문 저널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화학회의 Nano letters, ACS energy letters가 있다.

국내 학술지의 경우 크게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지등재후보지로 구분된다. 연구자들에게 있어 등재지와 등재후보지의 차이는 굉장히 큰 편.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 등재지의 심사가 훨씬 더 까다롭고 그만큼 논문 성과로 인정받기도 쉽기 때문이다. 등재후보지나 아예 논외의 저널(…)은 심사가 파행에 가깝게 진행되기도 하며, 매해 나라에서 각 저널들의 상태(?)를 계속 점검하면서 KCI 등재지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 때문에 어지간한 연구자들은 KCI 등재지에 투고하려 하지 일부러 KCI 등재후보지에 투고하려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KCI조차 파급력은 해외 저널 논문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이유는 일단 언어적 장벽 때문. 그래서 연구자들도 정말 좋은 발견이나 진전, 성과를 얻게 되면 기를 쓰고 해외 학술지에 투고하려 하며, 국내 학술지 편집위원들도 비교적 널널(?)하게 심사하는 편이다. 절대 심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봐주는 거다. 그 결과 국내에 기껏 영어로 써 봤자 영어권에서 찾아 읽을 일도 많지 않게 되고, 국제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는 국내 학술지들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 일종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비영어권 국가들에선 흔히 그렇다.[21] 영미권 학자들은 구태여 체코 학회나 칠레 학회의 논문들을 읽을 필요성만큼 한국 학회의 논문들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의 국내 학술지 논문은 RISSDBpia 같은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논문을 검색할 때 국내 논문일경우 RISS나 DBpia에서 찾아보고, 다운로드는 학회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요즘은 네이버 전문정보에서도 다운이 된다.

다만, 학위 논문과 달리 유료로 제공되는 논문이 많다. 그렇지만 대학생, 대학원생, 교수 등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도서관 서버를 통해 무료로 열람할 수 있으니, 실질적으로 돈을 주거나 구독권을 사서 학술지 논문 읽는 사람은 별로 없는 편이다. 최근들어 공개 열람 게재가 활성화되면서, 대학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도 굳이 학술지 논문을 유료로 읽을 필요성은 사라지고 있다. 피인용수가 1000이상되는 특정 분야의 명논문의 경우에 이미 무료로 공개를 해주는 편이다. 다만, 이전에 게재된 논문의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공개 열람 게재의 추세의 보편화는 2020년대 들어서 자리잡았고, 그 이전에 나온 것은 여전히 비공개 열람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새로 게재된것중 간혹가다 비공개 열람으로 되어 있는 것도 존재한다. 그런 논문들을 제약없이 보려면 여전히 구독권을 사거나 아예 기관 서버로 접속한다음 열람해야한다.

학위논문 경험만 있는 사람이 학술지 논문을 준비한다면 진정한 고통을 맛볼 수 있다(…). 석사학위논문이 그냥 레스비라면 학술지 논문은 T.O.P.라고 할 수 있다. 학위논문 데이터가 꽤 예쁘게 나와서 저널에도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면 지도교수의 눈빛이 일단 날카롭게 변하는 걸 볼 수 있다. 보통 연구중심대학 문화가 강한 명문대일수록 학위논문의 난이도가 학술지 논문의 난이도에 근접하게 되는 편이다. 따라서 만일 지도교수가 논문 초안의 글쓰기(writing), 보고(reporting), 해석(interpreting)에 있어서 갑자기 학위논문 지도 시절에는 들이대지도 않았던 깐깐한 기준을 들이대며 압박한다면, 그만큼 기존에 썼던 학위논문이 '진짜 논문 쓰는 경험' 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술 몇 잔 마시고 다음 날 다시 힘내면 된다.

예상 독자층이 전 세계 대학교들의 수많은 교수들이기 때문에, 학위논문에서 으레 포함시키곤 하는 내용이 예컨대 SPSS 버전 몇 짜리를 썼다거나 하는[22] 전혀 불필요해지는 경우도 많으며, 학위논문에서는 쓸 일이 없었던 내용을 추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학위논문에서 이론의 예측이 잘 나타나지 않았다면 적당히 말만 되게 이유를 설명하면 되는 반면, 학술지 논문에서는 기존에 그 이론을 내세웠던 연구자들이 리뷰어로 나서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자신의 글을 읽어보게 될 것이기에, 대놓고 깠다가는 그 이상으로 호되게 까이고 게재도 안 된다(…). 그래서 이럴 때에는 가능한 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워딩을 골라야 한다.

현대 들어 대부분의 학술지 논문들은 고유의 DOI 번호를 부여받는다. 일종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념.

8. 교육과정별 특징

8.1. 중등교육과정

국가에서 표준적으로 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출석 등의 결격 사유가 없다면 졸업이 가능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교육도 기본적으로 교육부에서 인가한 교과서를 기준으로 진행되기에 일반적으로는 논문을 경험할 일이 별로 없다.

8.1.1. 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영재학교에서 졸업요건으로 논문을 쓸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각 과고 문서들의 내용을 참고할 것.

8.2. 고등교육과정(전문)

전문대학이나 전문대학원 등은 학술 연구가 아닌, 특수 인력 양성에 교육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전문가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관련된 분야에 대한 연구가 불필요한 경우가 많고 정해진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곧 졸업처리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8.3. 고등교육과정(학술)

8.3.1. 학부과정

졸업논문 (卒業論文, Graduation Thesis)

학사 학위 논문은 정식 논문이 아니고, 형식만 갖추고 분량이 지나치게 적지 않으며 표절 안 하면 교수가 졸업시키는 게 대부분이다. 꼭 대학생이 흔해져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대학생이 엘리트로 취급되던 1950 - 1960년대에도 학술지나 교양지 같은 곳에서 '우수 석사 학위 논문'[e.g.]이 실린 적은 있지만 우수 학사 학위 논문이 실린 적은 없다는 데에서도 확인된다. 그보다는 대학 제도 상에서 '학부생'이 학계 인사, 곧 학자로 취급되지 않기 때문에 더 가깝다. 그 이유는 학부생이 아직 배우지 않은 전공을 교수의 가르침에 따라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위 논문 대신에 별도의 졸업 시험, 졸업 작품 또는 자격증이나 공인 어학 시험 성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소수의 학생들을 빼면 대강 형식만 맞추어 제출하는 편이다. 기존의 논문들을 읽고 내용을 종합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이른바 '리뷰 논문'을 쓰는 학생들도 있다.[24] 다만 이렇게 대충 제출하더라도 최소한의 성의 정도는 보여야 한다. 학교마다 차이가 다르긴 하지만, 비교적 엄격히 심사하는 곳은 일단 분량에서 10장은 넘어가야 한다. 대학에 따라 의무적으로 졸업논문을 지도교수에게 지도/검사받아야 하는 횟수를 정해놓는 곳도 있다. 못 채우면 졸업논문 발표일 멀쩡하게 발표해 놓고도 졸업이 유예되거나, 최악에는 졸업논문 발표일에 발표도 못하고 다른 학생들이 발표하는 것만 멀뚱멀뚱 바라보며 속으로 쓰디쓴 눈물을 삼켜야 한다.

2000년대 이전도 아니고 논문 짜깁기나 유료 레포트 판매 사이트에서 산 논문을 그대로 제출하면 당연히 다 걸린다. 표절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각 대학은 표절방지 프로그램을 사들여서 검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사-붙여넣기한 걸 수정하지도 않고 그대로 내는 바람에 부분마다 폰트가 달라지거나, 갑자기 문체가 달라지거나 하면 모르기도 어렵다. 1980년대에는 정말 가위로 오려붙이기를 통해 비전공자에게 논문 작성을 맡겨서도 무사히 졸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요즘도 논문대행업체가 있다. 아예 거액을 받고 불법으로 '대필'을 해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골칫거리이다.

다만 표절검사 프로그램을 본인이 돌려 제출하라는 경우, 걸리지만 않게 어투와 문체만 수정하면 어지간히 빡빡한 명문대도 잘 안 걸린다는 얘기도 있다. 어지간히 깐깐한 교수가 아니면 제대로 읽지도 않고 통과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제는 점수라도 매기는데, 학사논문은 통과만 하면 그만이기에[25] 분량, 형식만 채우면 교양보다도 못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26] 굳이 일일이 베끼고 고칠 필요 없이 짜집기하고 출처만 잔뜩 남기는 게 더 속 편할 수도 있고,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적지 않기에 굳이 꼼꼼하게 검토하지도 않는다.

단, 심사자가 박사 논문 통과하듯이 원칙주의자인 경우에는 표절 문제를 넘어 굉장히 심각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사 불합격으로 졸업 유예되어 학교에 붙들리는 건 기본이요, 최악의 경우 논문 재심사 동안 다른 학생들보다 스파르타식으로 교수의 특별 검사에 면박과 갈굼까지 받으며 사는 경우도 있다. 박사 과정이 특히 그렇다.

이공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흔한 일인데, 의욕 있는 학부생이 교수와 함께 학회지 논문을 쓰는 일도 많이 있다. 드문 사례로, 단국대학교 경영학부에서는 학부생 1명이 교수 1명과 협업하여 국내 대표 학술지에 리뷰 논문을 실어서[27] 뉴스에 나기도 했다. #관련기사 물론 교수의 적절한 관리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학교 측에 따르면 학부생이 주저자가 되어 이 저널에 리뷰논문을 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졸업논문을 쓰는 이공계열 학과에서는, 3학년 2학기 ~ 4학년 쯤에 학과 연구실 중 하나를 선택해 들어가 졸업논문을 쓰기도 하는데,[28] 어느 한 연구실로 여러 명이 몰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성적순으로 자르는 경우가 많은데, 원하는 연구실에 들어가지 못해 생각지도 않은 주제로 논문을 쓰는 학생들이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졸업논문은 솔직히 사회에 쓸 데가 전혀 없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취업준비 할 시간 뺏어가는 느낌이라고. 그래서 졸업작품으로 대체하는 공과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학과에 따라서는 논문/자격증(기사) 중에 선택이 가능한 경우도 있는데, 대학원 진학 예정이 아니라면 당연히 아무도 논문을 선택하지 않는다.
8.3.1.1. 졸업논문의 대체
대개의 학교에는 졸업 요건이 정해져 있다. 학사학위 논문 제출, 졸업시험, 졸업 프로젝트, 자격증/면허증 취득 등이 있다.[29]

요즘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사 학위 논문을 대체하는 학과들이 많기 때문에, 논문 한 편 쓰지 않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도 상당히 많다. 이건 인서울이나 지방 하위권 대학이나 마찬가지. 심지어 SKY에 속하는 고려대학교 경영대(경영학과), 정경대(경제학과, 행정학과, 정치외교학과, 통계학과)의 경우 일정 이상의 학점을 이수하고 토익 등 공인영어시험, 한자검정시험 점수를 취득하여 사무실에 제출하기만 하면 졸업논문 없이 바로 졸업시켜준다. (아예 학사 졸업논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하지만 어느 학교나 졸업하는 데 뭔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비슷하다. 그게 논문이냐, 프로젝트냐, 그 외의 무언가냐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그리고 앞에서 말한 계열 재학생들도 졸업시험 정도는 보는 경우가 상당수이다.[32]
8.3.1.2. 해외의 경우

8.3.2. 대학원과정

만일 대학원에 진학해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더 할 생각이 있다면, 그때부터 논문은 그냥 과제가 된다. 따라서 최상위 대학원에 입학 시 요구사항이 관심분야 논문 독해에 걸맞은 실력과 지식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것인 걸 볼 수 있다. 일단 선배 학자들이 쓴 논문을 부지런히 읽어야 하며(정말 훌륭한 학자가 될 생각이 있다면 그야말로 미친듯이 읽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이 반영된 훌륭한 논문을 쓰는 것이 모든 대학원생의 최대 과제가 된다. 그래서 대학원생이나 연구자에게 최고의 덕담은 "시험 잘 보세요"가 아니라 "좋은 논문 쓰세요."와 "좋은 연구 하세요."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논문을 찾는 능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논문을 하나 읽는다고 해서 끝이 아니고 그 논문에서 인용한 다른 논문이 필요할 것 같으면 또 찾아 들어가서 읽고, 그 논문에서 또 다른 논문으로 들어가는 등 끝없이 읽어야 하며(그 과정에서 영어로 쓰여진 논문을 읽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렇게 자신이 직접 찾아 읽을 줄 모르면 좋은 연구를 하기 어렵다. 연구를 오래 해온 노련한 사람일수록 논문 서치 능력도 뛰어나며, 이런 것은 빨리 터득할수록 유리하다.

"논문" 했을 때 아무래도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은 그 의미가 많이 다르므로, 여기서는 나누어 서술한다. 과학교육 분야는 양쪽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논문이 많은 듯하다. 물론 학제간 융합연구를 통한 새로운 발견이 중시되는 현대에는 인문사회계열에서도 자연계열처럼 정량적인 실험과 가설검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 등장하기도 하며,[35] 현대에는 인문학계에도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훈고학적(?)인 학술문화를 비판하는 젊은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정량적 연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문제지. 반대로 자연계열에서는 인문사회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질적 연구나 질적 분석에 대해서 수준낮은 연구라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역시 이 경우에도 과거 과학전쟁 때처럼 서로에 대한 심한 무지와 편견은 양쪽 모두에게 독이 될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석사박사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들은 무조건 좋은 학위논문을 써서 연구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36] 그런데 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석사 과정은 박사 과정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스트레스라면,[37] 박사 과정은 학교에서 규정한 기한 이내에 학계에 실질적인 공헌을 하지 못하면 졸업이 아니라 수료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이 스트레스가 된다. 각자의 삶의 목표에 따라서 석사가 더 괴롭거나 혹은 박사가 더 괴로울 수 있다. 예컨대 빨리빨리 학위를 취득하여 전문성을 살린 직종에 취업하고 자립하고자 한다면 석사생 시절이 더 힘들 수 있고, 인생을 길게 보면서도 학자로서 대성하기로 작정한다면 박사생 시절이 더 힘들 수 있다.

본인이 쓴 논문을 학회나 학술지 등에 투고하려면 "논문게재비"를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 같은 경우는 100%받는다고 보면 되고, 해외는 완전 듣보잡이나 탑티어는 무조건 받으며 그 외는 케바케이다. 이 비용이 기본 몇십만원에 장수 제한을 두고 그 이상은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만큼 대학원생들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물론 연구실 재정이 넉넉하다면 일정 부분 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8.3.2.1. 인문사회계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기존의 문헌, 기존의 이론적 조망을 고찰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만도 몇년을 잡고 가야 한다. 그래서 자연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연구 경력이 짧은) 연구자가 낼 수 있는 성과의 수준이 높지 않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실험 방법보다는 순전히 가설의 아이디어와 탁월한 가설검증 방식으로 승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위논문을 써내는 것만 해도 과정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논문을 최종적으로 제출하는 그날까지 머리 빠지게 고민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물론 정말 연구에 소질이 있는 대학원생들(한 학년에 1~2명 정도 있다.)은 대학원 재학 중에도 좋은 논문을 써서 자질을 인정받기도 하고, 교수와 공동연구를 해서 제2저자나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인문사회계열 중에서도 논문을 쓰기가 어렵다고 소문난 분야에서는, 미국 유명 대학 교수들도 1년에 탑저널 1편도 내지 못하는 판에 대학원생이 어떻게 하겠는가. 그래서 학위논문 이외의 다른 논문을 최고수준의 저널에서 1저자로 publish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예컨대 인하대 경영대 석사 졸업생이 졸업 2년 내에 SSCI 3편을 쓰고 영국 박사에 전액장학생으로 간 적이 있었다. 석사과정 대학원생이 SSCI[38]급 논문을 1저자로 썼다면 전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하버드나 프린스턴, MIT에 갈 수 있다. 예외적으로 토마 피케티 같은 천재만 22세(!!)에 박사 학위를 받고 곧바로 MIT 조교수로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그건 피케티니까 가능한 것이다.

더욱 곤란한 점은, 고등학교나 학부에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 하더라도 인문사회계에서 좋은 논문 성과가 있을 거라는 보장을 전혀 못 해 준다는 점이다. SKY를 수석 졸업했더라도, 인문사회계에서 연구자로서 대성할지는 실제로 논문 쓰는 공부를 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인문사회계열의 논문작성을 괴롭히는 요소는 보통 외국어 실력과 글쓰기이다. 수식이나 그래프, 통계자료 등이 중요하고 핵심내용만 명확하다면 논문의 분량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자연계열에 비해 글쓰기 자체의 중요성이 더 높고, 외국어로 글을 쓸 때도 표현의 다양성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 문헌을 읽고 정리해야 아이디어를 내는 게 가능하므로 미친듯이 읽어야 한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에서도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고, 글로 옮길 때는 더 중요하다.

이공계는 그래도 학계에서 논리적으로 응답이 오는 편이지만 인문계에서는 말 그대로 마음에 안 든다고[39] 짤릴 수도 있다. 물론 인문계에 특성상 랩에서 실험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자료/다른 연구결과를 기초로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게 인문계 졸업논문인지라 이공계에 비해서 논문을 편찬할 때 드는 비용 자체는 훨씬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근거가 부족하다든지 표현이 틀렸다든지 등의 이유로 거부당하면 논문 쓴 사람 기분은 더욱 상하게 한다. 전설적인 이야기로는 제목만 보고 논문이 거절당한다든가, 혹은 듣보잡이라고 거절한다든가하는 이야기가 많이 내려져 온다, 심할 때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쓴 논문이라고 거절하거나, 수준미달이라고 거절해 놓고 '그 논문의 아이디어를 비슷한 분야에 적용시킨 논문'을 자기 이름으로 낸다는 이야기까지 돈다.[40]

양적 연구방법론을 이용할 수 있는 분야에 비해 질적 연구방법론으로 논문을 쓰기가 더욱 어렵다. 서울대의 경우 행정대학원 등에서는 박사를 평균 12학기 정도만에 받지만 인문대학에서는 19학기 걸린다. 전자는 대개 양적 연구방법론을 이용하고 후자는 대개 질적 연구방법론을 이용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예외적으로 자연계열에서도 수학과 이론물리학 등 사고(思考) 과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과학문의 경우 이것과 비슷하다. 물론 서술과 notation을 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글쓰기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반면 사회과학 중에서도 인지심리학이나 미시경제학 같은 몇몇 하드한 분야들은 그 특징이 이공계의 논문과도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설문조사를 활용하는 논문의 경우 사회통계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8.3.2.2. 자연공학계열
최소 1명~3명의 연구자로도 연구가 가능한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수학, 이론물리학, 산업공학과 등을 제외하면 실험이 필수적인 이공계는[41] [42]교수부터 말단 석사 1년차, 거기에 만약 있으면 학부연구생까지 최소한 여러 명의 연구자가 요구되므로, 이공계 대학원생이 자신의 이름이 내걸린 논문을 출판하는 것은 인문사회계열보다는 쉬운 편이다. 그래서 서울대학교카이스트, 포스텍의 경우 이공계의 많은 학과가 박사학위 취득의 요건으로 SCI급 논문을 제1저자/교신저자[43]로 몇 편 이상 쓸 것을 요구한다. 주석에서 설명되었 듯, 이공계는 주저자와 공저자의 구분이 명확하고 주저자로 등록된 논문의 경우 본인의 업적으로 온전히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에 [44] 교수와 학생이 논문 한편으로 각자의 크래딧을 챙겨갈 수 있다. 그래서 인문/사회 계열에 비해 교수님이 제 연구를 뺏어갔어요같은 논란이 잘 안생기는 것(교수가 교신저자, 학생이 1저자 하면 둘다 연구 업적으로 인정 받으니까).

인문계에 비해 작문 스트레스[45]보다 아이디어 도출 및 실험 설계와 자료 정리가 문제다. 특히 실험 자연과학이나 공학 쪽은 논문을 “쓰는” 과정은 차라리 아무 것도 아니다 싶을 정도로 그 결과를 내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글쓰는 건 쉽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이쪽 분야는 충분한 교육[46]이 없으면 논문을 읽지도 못 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 같은 것은 수학과 석사에서 대수기하학, 대수적 정수론 등을 들어야 이해할 수 있으므로 이 논문을 읽고 이해하려면 대학 입학부터 6년 이상의 기한이 소요된다.

이공계에서는 본인이 천재이기만 하다면 아무래도 자기 역량만큼 일찍 명성을 얻는 편이다. 10대 시절에 세상을 놀라게 할 논문을 쓰는 일도 왕왕 해외토픽에 보도되고, 새파란 20대 청년이 물리학 교수를 하고 있었는데 못 알아봤다더라 하는 이야기들도 넘친다. 연구 결과가 곧 논문이 되고, 최신 흐름만 잘 따라간다면 심지어 학부생들이 SCI급 논문 게재에 성공하기도 한다. 자연계열의 대부분에서는 실험과정을 거쳐 연구결과를 얻는다.

그리고 이쪽은 단계적인 가설검정과 초기조건을 변경한 응용 성격이 강한 실험도 나름대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인문사회계열에 비해서는 논문의 양이 많은 편이고, “남보다 먼저 발표하는 것”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래서 심한 경우는 몇 개 대학의 연구실이 서로 같은 주제를 가지고 경주하듯이 경쟁적으로 속도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래서 당직을 굴리는 랩실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속도전의 무서움은, 속칭 스쿱(scoop)[47]으로 표현된다. 먼저 먹는 놈이 임자란 소리다. 주제 하나 잡고 죽어라 실험해서 좋은 저널에 보내고 마이너 리비전[48] 온 거 깔짝깔짝 고치고 있는데 같은 주제의 논문이 게재 완료되었다고 검색창에 뜨기라도 하면... 남이 한 거 따라한 건 거의 대부분 인정 안 해주기 때문에, 그동안의 고생은 없었던 일로 치고 다른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상황이 된다. 10년은 과하지만 보통 1~2년 공부 도로아미타불 되는 일은 다반사. 남들 좋아하는 '뜨거운' 분야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다.[49] 이런 장면을 그나마 잘 묘사한 물건으로는 동물의사 Dr.스쿠르가 있다.

여담이지만 이런 식으로 스쿱 당하는 사태가 터질 경우 그 연구실 분위기는 한마디로 초상집 분위기가 된다.[50] 남극점에 펄럭이고 있던 노르웨이 국기를 바라보는 스콧 탐험대의 심정과 비슷할 것이다. 스쿱 당한 연구를 해 오던 그 당사자와 교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며 조심해서 행동해야 할 정도이다. 단, 일부 교수들의 경우 스쿱을 당한 직후 해당 학생에게 화풀이를 하면서 안 그래도 안 좋은 분위기를 더 험악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로지 논문을 위해 학생의 인격 같은 건 무시하고 일만 열심히 할 것을 요구하며 사제지간의 신뢰와 정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는 악덕 교수들이 많다고 한다.

8.4. 연구자

8.4.1. 교수

교수가 존재하는 이유면서 교수가 되려면 거쳐야 하는 가장 큰 과정. "교수는 논문으로 말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논문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좋은 논문을 많이 쓰는 교수는 연구업적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학계에서 존경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교수는 학교에서 재임용할 때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업적을 낼 것을 요구받는다.[51] 따라서 일단 교수가 됐다면 매년 논문을 써야 한다. 테뉴어(종신 임용)를 못 받은 교수들은 자발적으로 연간 십여 편의 논문을 쓰기도 한다. 이런 가혹한 스케줄을 견뎌낼 사람만이 교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고등 교육 선진국에서는 교수를 처음 채용할 때 종신임용권을 주지 않고 몇 년만 고용한 뒤에 연구 성과를 봐서 평생 데리고 있을지 아닐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젊은 교수들이 죽어라 연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름하여 Publish or Perish. 그만큼 자신의 지도 학생들에게도 기대가 크고 요구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젊은 교수 아래에 있는 학생들은 고달픈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다고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고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젊은 교수를 찾아 지원하는 학생들도 많이 보인다. 왜냐하면 자기 이름으로 된 좋은 논문을 많이 낼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도 하고,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한 그 교수의 연구 분야에서만큼은 진짜 전문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아주 최근까지 먹고 대학생 못지않게 먹고 교수들이 많았다. 일단 박사를 딸 때까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한국 대학에서 임용만 받으면 자동으로 정년보장이 되었기 때문에 연구를 열심히 할 까닭이 없었기도 했고, 일부 계열에서는 대학원생을 논문 셔틀이나 마찬가지로 부려먹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정년을 그냥 주지 않고 미국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좋은 연구를 많이 한 교수가 인정받는 분위기가 많이 생겨난 편이다. 그래도 대학원생의 지위가 시궁창이긴 하다만.

그런데 이런 논문 중심의 풍토가 또 변질되고 있다. 교수 본인이 논문쓰기에만 바빠서 정작 학생들을 가르치고 자기 분야를 연구할 시간은 부족해진 것. 이 때문에 논문의 양만 많아지지 질은 떨어지고, 더불어 강의 능력도 떨어져서 대학 교육의 부실화로 이어지고 있다. '쓴 논문 중 다수는 세 명(본인과 익명의 심사위원 2명)만 읽고 바로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표현까지 나올 지경이다. 단기적인 논문의 양을 지나치게 중요시하고 그 내실에는 소홀히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참고로 글 쓰는 분야가 대개 그렇듯이, 교수들끼리 격식을 갖추어 교류할 경우, 자신의 논문을 "졸고"(拙稿)로 겸손하게 낮춰 부르고, 타 교수가 쓴 논문을 "옥고"(玉稿)라고 높여 부르기도 한다.

8.4.2. 정치인

과거 학계에는 대학원생이 지도 교수의 논문을 대필하는 것이나 아예 제자의 논문을 지도교수와 공동 명의로 발표하는 경우가 꽤 흔했다. 근래 들어 장관 청문회에서 교수 경력을 가진 후보자의 논문을 털어보면 논문 표절이나 대필시킨 의혹들이 대부분 나오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교수 출신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기에 하도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요즘에 와선 교수 출신이 장관 후보자에 오르면 일단 논문부터 털고 본다. 과거 군사정권시절에는 이걸 무기로 야당 의원들을 걸고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민주화 이후에도 교수가 정계에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52]인데 이에 대한 학계의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

장관은 물론이고 국회의원과 그 후보자도 임기 도중, 혹은 선거 도중에 이거 걸려서 털리면 얄짤없이 낙선하거나 공천 탈락하는 일이 많다. 학계에 몸담갔던 정치인들이 공통으로 갖는 아킬레스건인 셈.

8.4.3. 고양이(...?)

심지어 고양이도 논문을 쓰기도 했다. 물론 정확하게는 고양이가 직접 쓴 건 아니다. 주인이자 물리학자 잭 헤더링턴(Jack H. Hetherington)[53]이 저온 물리학 논문을 썼는데, 퇴고 도중 논문을 혼자 써서 주어를 'I(나)'로 적어야 하는데 'We(우리)'라고 적은 것을 발견하였다. 논문을 쓸 당시에는 워드프로세서가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쓰거나 타자기로 집필하던 시절이라서 이를 수정하려면 그 긴 논문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다. 인간 복사기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던 해링턴은 고민 끝에 자기가 키우던 고양이 체스터를 F.D.C. 윌러드 명의로 공동저자로 써냈다. 그리고 주인은 이 짓을 몇 차례 더 했고, 심지어 1982년에는 아예 F.D.C 윌러드를 단독 저자로 등재한 논문을 잡지에 등재하기도 했다.

F.D.는 집고양이의 학명인 펠리스 도메스티쿠스에서 따왔고, 윌러드는 체스터의 아버지 고양이라고. 즉, 풀 네임은 펠리스 도메스티쿠스 체스터 윌러드(Felis Domesticus Chester Willard)이다.
파일:attachment/willard.png
체스터의 서명.
F.D.C 윌러드(1968~1982)는 고양이이다. 서명은 체스터의 앞발에 잉크를 묻혀서 찍었다.

그리고 주인이 쓴 논문이 물리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Physical Review에 실리는 바람에 공저자인 F.D.C. 윌러드 역시 유명해졌다. 다른 학자들이 헤더링턴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려고 할 때 헤더링턴이 부재 중이면 '공저자 F.D.C. 윌러드 씨를 바꿔 달라'라는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물리학과 학과장은 헤더링턴에게 'F.D.C. 윌러드 씨를 우리 학과에 교수로 초빙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고 그는 '아마 그런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학과장은 "그럼 객원 석좌교수라도 어떻게 안 되겠냐, 저녁에 술 한잔 하고 담배 나눠 피면서 당신의 친구이자 공동연구자인 윌러드 씨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다.집사 유명해졌군 그리고 헤더링턴의 부인은 남편과 이 논문 공저자와 같은 침대에서 잔다는 개드립도 있다. 헤더링턴의 에르되시 수가 번호 6이므로, F.D.C. 윌러드는 번호 7이라고 한다.

헤더링턴과 비슷한 사례로, 마야 문명의 문자를 해석하고 마야 문자가 표음문자의 한 종류인 음절문자임을 주장한 소련의 언어학자 유리 크로노조프(Yuri Knorozov)는 논문의 공동 저자에 자신의 반려묘인 아샤(Asya)의 이름을 넣었다. 논문 초고를 받아 편집하는 편집자들이 이 이름을 빼자 항의의 뜻으로 아샤를 안고 찍은 사진을 보냈다고. #

이 외에도 논문이나 책을 집필한 뒤 의례상 넣는 부분인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준 인물'에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이름을 올리는 장난을 치는 학자들이 가끔 있다.

8.4.4. 저널

학자들이 논문을 쓴 다음에 저널에 투고하면, 저널 입장에서는 논문을 심사하여 다음 중 하나의 반응을 보여주게 된다.

여기서 거의 대부분은 크고 작은 리비전 요구에 저자가 응하여 수정하고, 수정본을 다시 재수정을 요구하고... 하는 왔다갔다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수정 후 재투고(revise and resubmit)라고 하며 더 짧게는 R&R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분야에 따라서는 메이저 리비전을 요청하는 것만을 R&R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 모양. 또한 어떤 학계에서는 일단 리비전을 요청한다는 것 자체가 "요것만 고치면 게재 확정해드림" 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이런 경우엔 게재를 전제로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비전을 별도로 조건부 수락(혹은 수정후 게재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투고자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줄어드므로 좀 더 편리하지만, 위에서 말한 '뜨거운 분야' 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프로세스가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저자들은 연구업적이 급하다 보니 R&R을 저자 측에서 무한정 질질 끌지는 않지만, 저널 측에서도 수정을 요청할 때 데드라인을 같이 정해준다. 학문분야마다 다르고 저널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두어 달 정도의 시간을 주는 편. 그러면 그 데드라인을 넘기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데드라인을 넘기면 저널 측에서는 저자가 투고를 철회했다고 판단하고, 늦게 제출한 원고는 새로운 투고로 보고 새로운 접수번호를 부여한다.[58] 사실 이 프로세스는 '중요한 교정 필요' 와 '게재 거부' 의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과도 맞닿아 있다. 에디터가 보기에 '이 원고는 수정 요청을 했을 때 무슨 수를 써도 우리 저널의 데드라인 절대 못 맞추겠다' 라는 판단이 나오면 게재 거부 처리를 하는 것이므로,[59] 리뷰어들 중에서도 저품질의 원고를 읽고서 "제가 아래에 나열한 문제점들을 저자가 보완하려면 이 저널이 정한 리비전 기간을 맞추기는 어렵다고 판단되며, 따라서 게재 거절을 제안합니다." 와 같이 답신을 보내오기도 한다.

물론 학자들이 단지 수동적으로 저널의 반응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연구 외적 측면, 예를 들어 연구에 있어서는 사소하지만 검토 과정에서는 핵심적인 부분, 출판 가이드라인과 관련된 저널의 정책에 대해서 정도라면 투고 이전에 이메일을 통해 에디터에게 따로 질문할 수도 있다. 이를 출판 전 질의(pre-submission inquiry)라고 한다. 또한 지나치게 검토가 늦어진다 싶으면 정식으로 이메일을 보내 진행상황을 물어볼 수도 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템플릿이 있다.

게재 수락 이후에 저널은 최종적으로 원고의 전체 내용을 재점검하며, 이 점검이 끝난 후에는 Wiley 등의 소속 출판사로 원고를 발송하여 출판(press) 작업을 시작한다. 이때 비로소 해당 원고에 Doi 번호가 부여되며, 출판 단계부터는 이제 저널이 아닌 출판사 담당자와 서로 연락을 취하게 된다. 여기까지 왔으면 저자가 별도로 더 할 일은 딱히 없고, 출판사에서 다음 단계가 무엇이고 어디까지 출판이 진행되었는지 다 알려준다. 뜨거운 분야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이제 이 연구는 후속연구에서 인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내주 연도표시 대신에 in press(출판중), in production(생산중) 등의 표현을 붙이는 조건으로 Doi 번호와 함께 레퍼런스에 추가할 수 있다.[60]

학계에서 논문이 연구 업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내 논문의 경우 한국연구재단(구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지 또는 등재지여야 한다. 해외 논문의 경우 SCOPUS, SCI-E, SSCI, A&HCI 등에 등재지여야 한다.
참고 동영상. 출처는 에디티지 인사이트(Editage Insight). 같은 회사의 블로그 포스트도 참고. #1 #2

동료평가 문서에도 설명되어 있지만 게재를 거부당하는 것은 대학원생들이나 성과에 목마른 젊은 조교수들에게 굉장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하여 1994년계량경제학계에 보고된 흥미로운 문헌이 있는데, 노벨상을 비롯하여 온갖 권위 있는 상들을 주렁주렁 받은 석학들조차도 게재 거부가 일상적이라는 것이다. #논문 보기 두 명의 박사과정생이 '논문이 거절당한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 고 경제학계에 이메일을 뿌렸는데, 폴 크루그먼(P.Krugman)을 비롯하여 나무위키에 문서가 개설되어 있는 온갖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애끓는 절절한 심정으로 답신을 보내왔다고 한다. 많은 뒷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원고 안 읽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걸로 유명한 리뷰어가 바로 이 양반이라고...[61] 개중에는 거의 면박에 가까운 초고속 거부를 당한 후 "아 이쪽 저널하고는 말이 안 통하는구나" 싶어서 미친 척하고 대뜸 네이처에다 던졌더니 그게 초대박을 터뜨렸다는 일화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로버트 메이(R.M.May)의 카오스 이론.[62]

이런 R&R 프로세스가 부담이 되거나 아니면 자존심이 상해서 내키지 않는 사람들은 단행본(저서)으로 바꿔 내겠다며 자기 원고를 들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곤 하는데, 어차피 출판사 입장에서도 원고의 내용을 읽고 나서 승낙을 하든지 거절을 하든지 나름의 평가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단지 학술지의 경우 평가 기준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학계에 보탬이 되는 기여를 하는가' 라면, 출판사의 경우 '독자층이 관심을 갖고 책을 사서 읽고 싶어질 정도로 상업성이 있는가' 일 뿐이다. 학계에서 인용을 할 때 타인의 단행본을 인용하는 것은 논문을 인용하는 것보다 조금 권위가 덜하다고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평가기준의 차이 때문이다.

9. 각종 오해와 통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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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담

11. 하위 문서

12. 관련 문서

13. 외부 링크



[1] 논문의 일반적인 번역이다. 논문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한 정보는 paper라는 단어에 들어있지 않으나, 하나의 정리된 글로 투고하는 하나의 완성된 투고글을 paper로 부른다. 물론 paper의 여러 의미를 고려하여 research paper라고 구체화하여 명시하기도 한다.[2] Thesis나 Dissertation은 보통 학위논문이라 말할 수 있다. 이는 학위와 같은 자격을 수여받기 위해 제출하는 문서 혹은 넓게 그 양식과 절차를 의미한다. 문화권이나 분야에 따라 thesis는 석사학위, dissertation은 박사학위 자격논문으로 국한하는 경우도 있다.[3] 일련의 과학적 발전이 있음을 자료와 함께 보고하는 완성된 글이라는 점에서 논문이라는 뜻을 지닌다. 일련의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여 짧게 요약하여 보고하는 것을 letter로 구분하는데(특히 Nature와 같은 저널에서), paper라는 단어는 이 두 경우를 모두 총괄한다.[4] 통과하기 무척 쉽다는 학사논문조차도 이것만큼은 꼼꼼히 지킨다.[5] 물론 논문이라고 100% 맞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필 논문이라든지, 부패한 학회에서 나오는 엉터리 논문이라든지. 이러한 쓰레기 논문들에는 오류가 많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검증된 학회지에 등재된 논문들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임드 저널들이 즐비한 SCI 등재지 논문까지는 아니더라도, KCI(한국연구재단 학술지인용색인) 등재지 논문 정도만 되어도 상당한 신빙성을 얻을 수 있다.[6] 잡다한 저수준 교양서나 위키에 아무런 학술적 가치도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논문이라면 교양서와 위키 이상의 전문성과 신빙성을 갖기 마련이다.[7] 자신이 쓴 논문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 자기표절이 된다.[8] 김희보, 논문과 리포트 사전 (서울: 종로서적, 1984), 5면.[9] 당장 1,000자 원고지의 분량을 떠올려 보자. 그거 몇 페이지에 논문의 전체 내용이 완벽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거다.[10] 관행적으로 피인용수를 가지고 논문의 품질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필요한 것도 있다.[11] 비슷한 다른 기본 덕목으로는 명확성(clarity) 등이 있다. 명확성을 높이려면 능동태(active voice)를 적극 활용하고, it 또는 they 같은 대명사를 최소화할 것이 권장된다.[12] 사실 연구동기가 납득이 안 된다는 건 그 연구가 자신의 연구가 되지 못한 채 아직도 남의 연구로 남아있다는 의미다.[13] 이에 대한 내용은 Pritychnko (2015)를 참조할 것. 원문 보기[14] 대학원 학위논문 역시 도서관자료이므로 국립중앙도서관에도 납본하게 된다(도서관법 제20조).[15] 법에는 2부라고 되어 있으나 2010년대 들어 장서 능력 부족으로 학위논문은 1부만 납본받고 있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도 마찬가지이다.[16] 심사 중 질의응답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공격하는 등[17] 심사 중 질의응답에서 신변잡기식으로 잡담만 하는 등[18] 법학 전공의 경우 논문 작성자의 희망에 따라 법원도서관에도 납본할 수 있다.[19] 제출 단계에서 별도 양식으로 요청하면 타인이 열람할 수 없도록 비공개 처리된다. 실제로 그런 학위 논문들이 꽤 있다.[20] 그렇기 때문에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관심을 갖는 학술지 논문이 학위 논문을 재투고했음을 알게 된다면 그 저자의 학위 논문 원문을 찾아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간소화하느라 생략한 내용들의 정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21] 심지어 불교철학 같은 분야조차 진짜 최고 품질의 논문들은 힌디어(…) 따위가 아니라 영어로 소통되고 있다. 최고의 연구 역시 어쩔 수 없이 아이비 리그를 벗어나지 않는다.[22] 이런 걸 학위논문에 포함시키는 학문 분야들은 현대에 들어 점점 줄어들고 있다.[e.g.] Benjamin W. Lee, Phys. Rev. 112, 2122.[24] 물론 해당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리뷰 논문이 쓰기 쉽다거나 그 깊이가 얕은 것은 절대 아니다. 당장 뛰어난 리뷰 논문들은 그 분야에서 업적을 인정받은 최고의 전문가들이 쓴 것이 절대다수고, 그 가치 역시 대단히 크다. 이런 논문들을 막 전공을 배우고 있는 학부생들에게 읽으라고 하면 당연히 어렵다. 다만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서 자신이 연구하려는 주제를 정하고, 그에 따라 자료를 조사하고, 배경지식과 이론을 이해하고 고찰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현장 조사나 실험을 진행한 뒤, 그 결과와 자신의 의견에 대해 논리적으로 상세하게 기술해야 하는 일반적인 논문의 저술 과정에 대해 학생들이 심리적인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경우가 제법 있어서 이런 학생들이 리뷰 논문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지식의 깊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학부생이 졸업하려고 꾸역꾸역 써서 제출한 리뷰 논문은 학술적 가치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석사 논문도 학술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학사 논문은 말할 것도 없다.[25] 석사ㆍ박사 논문도 점수를 매기지 않고 합불 여부만 가린다.[26] 사실 이보다 더 심한 것이, 대충 빨리 통과 안 시키면 취업하기 바쁜 학생은 물론이고 교수 쪽에서도 피곤하며, 학교 측에서도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과제보다 못한 명백한 짜깁기성 글뭉터기를 굳이 조금 향상시킨답시고 반려시킬 이유가 없다.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학부생의 경우 대학본부에서 교수들에게 학부생들 오래 있는 것도 원하지 않으니 빨리 졸업시키라고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학부논문심사는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것에 불과하다. 졸업작품도 마찬가지다.[27] 민동원, 박혜린 (2018). 감각마케팅에 대한 최근 연구의 종합적 고찰: 오감에서 동적감각 및 다감각까지. 경영학연구, 47(6). 1285.[28] 물론 다들 그런 것은 아니고, 대충 교수님께 주제나 형식 정도만 검토받는 경우도 많다.[29] 졸업 이전에 취업해서 취업계를 제출한 학생에게는 졸업논문 제출 등의 졸업요건을 면제해 주기도 한다.[30] 두 가지 시스템을 절충해서 기본적으로는 졸업 논문 제출을 원칙으로 하되 어학시험 점수 취득자에게는 이를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31] 졸업기준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요건을 총족했더라도 졸업이 전산상으로 막혀버린다. 학사의 경우 학과 재량에 따라 졸업요건을 미총족한 사람들도 가라식으로 패스해서 졸업을 시켜주기도 하지만, 학점 미달은 진짜로 한 학기를 더 다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실제로 학점 계산을 잘못한 탓에 1~2학점이 모자라서 꼼짝없이 한 학기를 더 다니게 되는 학생들이 종종 나온다.[32] 연세대학교는 학교 자체가 졸업논문과 졸업시험이 없다. 거기다가 일부 학과는(모든 학과가 그런지 추가 바람.) 공인영어, 한자능력검정시험도 요구하지 않는다. 즉 이 학과들은 순수하게 수업만 성실히 들으면(…) 졸업이다.[33] 워낙 오래된 전통이라 독일식으로 '제미나르'라고 하고, 줄여서 '제미'라고도 한다.[34] 다만 1학년인 level 4 때는 레퍼런스의 퀄리티에 대해 관대하고 인터넷 뉴스나 꼭 저널, 학문 도서가 아니여도 블로그, 찌라시성 뉴스 이런것만 아니면 크게 감점요소로 삼지 않는다. 다만 2학년차부터는 저널 읽고 쓰는법을 아예 교양수업으로 가르친다던가 (전필로 들어야 하는경우도 있음) 해서 사용빈도를 점차 늘리고 졸업학기에는 논문과 학술도서만 인용가능하다.[35] 실제 사례로, 국문학계에 실린 논문 중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소위 '문단 권력' 이 비평계에 존재함을 입증해 보였던 경우가 있다. 이 문헌은 기성 문단에서 격한 호응과 격한 반발을 동시에 불렀다(…).[36] 면접 때 중요시하는 것이 학업(연구)계획서다.[37] 석사학위 논문은 학사학위 졸업논문 수준이 아니고서야, 어느 정도 성의있게 쓰기만 하면 대부분 통과한다. 물론 다른 졸업요건을 충족시킨 상태에서 논문을 쓰기 위해 졸업유예를 하는 경우는 학부생 시절에 비해 매우 흔하다. 또한 석사과정은 대개 재학연한이 4년이기 때문에 박사에 비해 시간이 빠듯하다.[38] Social SCI (SSCI). 사회과학의 SCI[39] 전문 용어로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 등의 이유를 댄다. 다만 논문이란 것 자체가 형식과 표현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대놓고 검사자 마음에 안 든다고 자르는 건 아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이 특히 중요한 철학과의 경우 정규 논문 검사나 학과의 논문 작성수업과는 별개로 교수가 자기 수업시간 중 일부를 학과의 정규 수업보다 더 깊이있는 논문작성수업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수업을 듣게 된다면 당장은 빡셀지 몰라도 운이 좋다 생각하고 잘 듣도록 하자. 졸업논문 쓸 때 피가 되고 살이 된다.[40] 표절로 잡아내기 매우 애매하다.[41]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공계 연구의 특성상 협력/협업이 매우 필요한 연구가 많기 때문에 참여저자의 수가 얼마든지 많아질 수 있다. 예를들어 사상 첫 중력파 관측 논문의 경우 공저자수가 100명이 넘어간다.[42] 이렇게 공저자 수가 많다보니 이공계에서는 주저자와 공저자를 구분 짓는다. 주저자는 1저자(목록 제일 앞에 있는 저자)와 교신저자(동료평가 과정에서 심사자와 대화하는 저자...주로 논문에 이메일 주소를 남긴 사람이 교신저자다)로 구분되어지며, 대학원생들은 1저자로 주저자에 등록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43] 보통 교수들이 교신저자 역할을 하니까 대학원생들이 1저자로 등록되어 있다.[44] 워낙 공동연구의 중요성이 커지다 보니...공동1저자 공동교신저자라는 개념도 있다.[45] 누구나 오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글쓰기의 문법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 미묘한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위해 다양한 단어를 써서 어휘쪽에 문제가 있겠지만...[46] 정확하게 말하면 해당 분야의 학부 수준의 배경지식이 최소 요건이다.[47] '국자같이 생긴 숟갈', '특종기사', '최신 정보' 의미하는 단어이며, 동사로 쓸 때는 '뜨다', '들어올리다', '특종기사를 싣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는 '특종기사'에서 파생된 의미로 쓰인다. 즉 가장 먼저 논문을 게재하면 '스쿱했다'고 하고 그 주제로 논문을 게재하려던 다른 연구실에서는 '스쿱당했다'고 한다.[48] 구체적 설명은 이하의 서술을 참고.[49] 그렇다고 안 뜨거운 분야 논문쓰기가 쉽냐면 또 아니다. 이런 분야는 '이미 남이 다 해놨거나', '문제 자체가 너무 어려운' 경우다. 사람들이 안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들 그걸 졸업논문 쓸 때쯤 돼서야 겨우 깨닫는다는 게 함정이지만. 하지만 '안 뜨거운' 분야가 더 논문 쓰기 유용한 경우도 있는데, 이는 주로 석사급에서 학위논문으로 발표된 논문의 부족한 점을 다루거나 교차검증을 목표로 논문을 쓰는 경우다. 과학이라는 게 어느 분야든 한 번 실험, 한 번 연구로 "야 이거 진리다" 할 수 없기에 수많은 재현성 실험이 필요한데 이럴 때 학부생이나 석사급들이 갈려나가는 것.[50] 일단 세계 처음으로 해냈다는 타이틀은 물건너 갔고 먼저 나온 논문과 비슷한 시기에 투고를 했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내용상 다른게 전혀 없다면 그 어느 저널에도 출판할 수 없다. 즉, 그간 연구한 내용을 본인의 업적으로 둘 수 없다는 소리. 이것이 주는 데미지를 보자면... 교수의 입장은 투입한 연구비 및 시간이 저세상으로 날아가기 때문이고 해당 학생의 입장은 이보다 치명적인게 졸업이 불투명해 지기 때문 그래도 상대 논문이 출판되기 전에 투고했다는 증빙으로 소명이 되면 출판은 가능하지만 어쨌건 리뷰중에 비슷한 논문이 나왔어요 표기해야 한다. 뭐 그래도 논문 나왔으면 본전은 건진 것이다.[51] 석사ㆍ박사 이상이 되야지 교수로 임용되니 임용 전 대학(원)에서 레포트와 논문을 쓴 경력이 많다. 교수들은 자신이 대학(원) 시절 겪은 과정을 학부생ㆍ대학원생들에게 써먹는 셈이다.[52] 또 다른 이유로는 이론과 현실을 접목시키는 게 어려워서 그런 면도 있다.[53] 이후 특수 키보드 제조업체인 P. I. Engineering를 설립해 노인이 된 지금까지도 경영하고 있다. 이 회사 사이트에는 체스터 윌러드를 소개하는 페이지가 따로 있다.[54] 자료를 더 넣으란 소리는 곧, 실험을 한 판 새로 짜란 이야기다.[55] 이건 싸우자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도리어 큰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말그대로 이기면 경쟁상대를 완전히 눌러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순순히 응하기도 한다.[56] 이를 사전 탈락(desk rejection 또는 pre-screening)이라고도 부른다.[57] 저널 방침으로 정해놓을 수도 있지만, 전자의 경우는 방법론이 좋지 않은 경우거나 원고의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고, 후자의 경우는 그 저널의 관심사나 연구방향이 제출한 논문 원고의 주제와 내용에 부합하지 않는다 판단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재심사를 안 한다는 건 "넌 연구자로선 글렀어"라기보다는 "이건 우리 관심분야가 아니니까 빨리 다른 저널을 알아보라"는 의미에 가깝다. 그래서 후자 같은 경우엔 때때로 저자에게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다른 관련 저널을 소개해 주면서 이관(Transfer)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 이관을 승낙하면 출판사에서 선택한 학술지에 자동으로 투고한 논문 원고를 이관해 준다. 단, 저널마다 요구하는 양식과 준비 내용이 다를 수 있는데 이건 바뀐 저널에 맞춰줘야 해서 그냥 새로 투고하는 것보다 절차가 복잡해지는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관 상태에서 논문을 다른 저널에 투고할 경우, 이중 투고로 간주하여 자동으로 리젝 당하니 이관이 된 상태에서 그 저널 말고 다른데 투고할려고 한다면 먼저 이관된 저널에 해당 투고를 철회한 다음에 해야 한다.[58] 이처럼 리뷰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저널 정책에 따라서는 아예 재접수 자체를 안 하는 경우도 있다.[59] 대체로 이런 경우가 많다는 것뿐이지, 모든 게재 거부 사례가 전부 이런 논리를 따르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 연구주제 자체가 흥미롭고 학술적 기여의 가능성이 최소한이나마 있는 경우에 이런 식의 답신이 온다.[60] 여기까지 오지 못한 원고는 원칙적으로 인용할 수 없다. 그나마 교수임용이나 박사입학 등을 목적으로 CV에 부득이 추가하는 게 고작이다. 이 경우에는 연도표시 대신에 under review(검토중) 정도로 적어놓을 수는 있으며, 리뷰조차 못 받고 현재진행중인 연구는 in preparation(준비중)이라고 표시한 뒤, 뒷부분에 Doi 번호 대신 unpublished manuscript(미출판 원고)라는 표현을 붙인 뒤에 소속 대학교명을 명시해야 한다(APA 양식 기준).[61] 한동안 Economic Journal 학술지의 에디터로 일하는 동안, 서로 거의 비슷해 보이는 품질의 원고인데도 한쪽은 게재해주고 다른 한쪽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서 거절하는 불공평한 일들이 많았다고 하며, 그렇게 거절된 원고들 중에는 그냥저냥한 저널에 대신 실려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는 핫한 논문이 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박사과정생 시절에 케인즈에 대한 악감정을 갖고 있다가 늘그막에 이 기회를 빌어서 그땐 그랬었지 식으로 폭로(?)한 경제학자들이 많았다는 모양.[62] 심지어 회신할 때 저널 에디터가 "귀하의 원고에 대해 심사한 심사자(들)의 보고서(들이)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저희 저널에서 출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유감입니다." 라는 두 줄의 통보만 적어놨다. 설상가상으로 심사자가 단수인지 복수인지 양식조차 고쳐놓지 않은, 정말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던 건 덤. 이 일화의 주인공이 된 논문은 현재 구글 스칼라에 검색해 보면 《The Theory of Chaotic Attractors》 라는 핸드북의 한 챕터로만 보존되어 있다. 원본 논문의 인용 양식을 APA 형식에 대충 맞춰서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May, R. M. (1976). Simple mathematical models with very complicated dynamics. Nature (June 10), 261, 459-467.[63] 물론 한글 맞춤법상으론 틀린 구석은 없다. 그렇지만...[64] 사례로 윤지선 남성혐오 논문 게재 사건이 있는데 이 논문은 전체적으로 말도 안되는 남성혐오에 관한 내용을 적어 놓은 엉터리 글이었지만 한국연구재단에서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인증한것도 모자라 이후 사건이 커지면서 재단의 부실한 대응과 심각한 직무유기가 밝혀지면서 논문의 가치성과 그런 논문을 인증하는 기관들의 문제점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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