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
Un Chien Andalou
1. 개요
1929년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연출가 루이스 부뉴엘이 감독하고 살바도르 달리가 함께 작업한 아방가르드 영화이다. 나온지 90년이 넘어 저작권은 소멸되었다.잔인하고 기괴한 장면을 연속해서 보여 줘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준 작품이다. 그렇다고 현대의 고어물처럼 잔인한 장면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촬영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초반부터 안구를 면도칼로 긋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삶은 계란으로 촬영했다는 말도 있고, 소의 눈을 사용했다는 말도 있다. 물론 눈이 잘린 여자는 나중에 눈이 멀쩡하게 다시 나온다. 그 이후의 장면들도 하나 같이 제정신이 아니다. 죽은 당나귀 시체를 올려 놓은 피아노가 나온다거나, 구멍 뚫린 손바닥에서 개미 떼가 기어나오는 장면 등등... 아무튼 21세기 사람들이 봐도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은데, 당대인들로선 멘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 평가
1920년대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유럽 사회 전역에 팽배했던 허무주의와 냉소주의 속에서 기존의 관습과 합리주의, 문명화를 경멸하고 거부하는 아방가르드 영화의 대표작이다. 특히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를 잘 보여 줘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아방가르드 영화와 비교했을 때 작품이 주는 충격도 이 영화가 더 크다. 당시 나온 아방가르드 영화들은 필름에 곤충 표본, 모래, 돌, 꽃 같은 이물질을 붙여서 영사기로 돌리거나 필름을 날카로운 걸로 긁어서 관객에게 틀어 주는 괴상한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 발레리나 치마 속을 계속 보여 주다 카메라 시점이 얼굴로 올라가니 털이 덥수룩한 남자였다라는 반전이 나오는 등 지금 보면 개그물인 작품도 여럿 있었다.비록 1920년대에서 30년대까지 프랑스에서 아방가르드 영화 붐이 일었다고는 하지만 이 영화가 욕을 안 먹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아방가르드 영화 붐을 끝장낸 작품이었다. 가톨릭 교회에서부터 제작비를 대준 사람들과 관객까지 영화를 보고 모두 큰 충격을 받고 감독에게 항의를 했고 결국엔 살해 위협까지 했다. 그래서 부뉴엘 감독은 외출할 때 늘 권총을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반대로 전위예술가들은 호평을 많이 했다. 장 비고 역시 추천사를 썼을 정도로 높게 평했다. 얼터너티브 록 밴드 픽시즈의 리더 프랭크 블랙은 이 영화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아 나도 저 정도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Debaser라는 곡을 이 영화에 헌정하다시피 했다. 이 곡 자체도 픽시즈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잘 보여 주는 명곡인데, 밴드의 스타일도 이 영화와 매우 유사하다.
평단은 아방가르드 작품을 평가할 때 얼마나 감정에 복합적인 영향이 오는가를 중시한다. 이 작품은 기괴하고 잔인한 장면을 통해 사람의 뇌와 무의식에 짜르르한 충격을 준다. 그리고 영화를 끝까지 봤을 때 공포와는 또 다른 감정을 받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많았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높은 평을 받는 것이다. 만약 공포로만 끝났다면 호러 영화로 분류됐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기 상당히 힘든 작품이지만 영화사에 끼친 영향이 매우 큰 영화이기 때문에 현대에 들어서는 상당히 고평가받는 작품이다. 영국 영화 잡지 엠파이어는 가장 위대한 영화 500 중 354위로 이 영화를 선정했다. 비슷한 순위에 오른 영화들로 월-E와 식스 센스, 황금광 시대 등이 있다.
3. 기타
제목이 왜 안달루시아의 개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대학시절 삼총사였던 달리, 부뉴엘, 시인 로르카 중 로르카만 안달루시아 출신인데 두 사람이 로르카를 비웃기 위해 그렇게 지었다는 얘기가 있고, 로르카의 동성애 성향을 비웃기 위해서였다는 설도 있다.[1] 영화에 나오는 편지가 로르카가 달리에게 보낸 연서를 조롱하는 의미라는 해석도 있다.주연 배우 두 명이 불행하게 삶을 마감했다. 남주인공을 맡은 피에르 바트체프는 1931년 4월에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고, 여주인공 역인 시몬 마레이유는 우울증을 앓다가 1954년 10월에 분신자살했다.
데이빗 보위는 이 영화를 띤 화이트 듀크 페르소나로 활동하던 1976년 Isolar 투어의 오프닝 VCR로 활용하였다. 면도날이 눈에 닿는 장면까지 보여주고 Station to Station을 시작하는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