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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2 10:17:28

홈브루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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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homebrewcomputer.jpg

1. 개요2. 난이도와 실용성3. 미국 '홈브루 컴퓨터 클럽'4. 대한민국에서의 홈브루 컴퓨터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홈브루 컴퓨터(Homebrew Computer)는 가정에서 직접 만든 컴퓨터를 말한다. CPU나 메인보드 같은 주요부품을 직접 설계하여 컴퓨터를 제작하는 것으로, 완제품 부품을 사다가 조립해서 만드는 조립컴퓨터(Homebuilt computer)와는 다르다. 본래 '홈브루'는 가양주(집에서 담근 술), 그 중에서도 특히 맥주를 가리키는 용어인데, 마치 집에서 각자의 레시피로 수제 맥주를 만들듯 각자의 수제 컴퓨터를 만든다고 하여 홈브루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 난이도와 실용성

영상은 Z80 마이크로 컨트롤러로 만든 홈브루 컴퓨터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또다른 예시. 사실 이건 게임기다. 근데 이걸 에뮬레이터를 만든 인간은...

홈브루 컴퓨터 개발자는 단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와는 달리 컴퓨터 구조론에서 다루는 CPU, 메모리 등 컴퓨터 구성요소에 대한 지식까지 알아야 함은 물론, 메인보드 설계, 펌웨어(임베디드 컴퓨터)까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메인보드와 부품들을 직접 설계, 케이블링, 납땜하고 어셈블리어 등 로우레벨 언어 등을 통해 바이오스도 제작하고 운영체제, 파일 시스템까지 직접 만든다. 대학에서 배우는 전자공학, 컴퓨터과학 전공서적을 바탕으로 직접 전자부품들을 조합하거나 FPGA 키트에 VHDL같은 언어로 논리회로, 운영체제 등을 모두 직접 설계하여 수작업[1] 으로 제작한다고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컴퓨터과학, 전기전자공학에 대한 폭넓고 튼튼한 기초지식이 필요하다. 많이 변태적(!)으로 가는 경우에는 CPU를 디스크리트 소자[2]를 이용하여 PCB에 구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IC가 등장하기 전 극초기의 컴퓨터가 쓰던 방식이다. 진공관이 아니라 TR회로인지라 덩치는 그보다 작지만..

이렇게 힘들게 컴퓨터를 만들더라도 오늘날의 컴퓨터의 발전 수준을 생각하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컴퓨터를 만들기는 어렵다. 홈브루 컴퓨터의 성능은 대부분 8비트16비트 프로세서를 이용한 1980년대 수준의 컴퓨터를 벗어나지 못한다. 소프트웨어도 기존에 나와있는 것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스스로가 만들어야한다. 보통은 컴파일러 같은 개발환경 자체가 있을리가 없으므로 개발언어도 어셈블리어를 사용하거나 기존의 상용 PC에서 크로스컴파일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일개 개인이 공학 지식을 총동원해 최대 역량을 뽑아낸다 해도 80~90년대 검정화면에 흰글자의 콘솔 수준의 레트로 컴퓨터일 것이다. PC라는 것은 운영체제 기업, 메인보드 기업, 하드디스크 기업 등 거대 IT 기업들의 엄청난 자금과 거대 공장설비[3], 수백명의 인력이 들어간 상품이므로 당연히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성취에는 한계가 있다.

애초에 실용적으로 쓰겠다는 목적이면 그냥 AMD64Power, ARM CPU가 들어간 완제품 컴퓨터를 사서 쓰는 것이 훨씬 편하고 시간도 돈도 적게 든다. 심지어 컴퓨터를 시간제로 빌려 주는 곳도 있어서 단순히 높은 연산성능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컴퓨터를 살 일 자체가 많이 없어졌다. 이런 컴퓨터를 만드는 이유는 관련 학과의 공부 과제나 개인의 취미, 대학의 연구 목적이 대부분이다. 방대한 컴퓨터과학/전자공학 지식을 요구하는 만큼 모든 컴퓨터공학 지식을 테스트하기 위한 고난이도 조별과제로는 이만한 것도 없다.

3. 미국 '홈브루 컴퓨터 클럽'

파일:homebrewcomputer2.jpg
홈브루 컴퓨터의 가장 성공 모델이 초창기 애플 컴퓨터이다.

현대 개인용 컴퓨터의 발전사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문화로, 애플 I을 비롯한 1970년대 초창기 개인용 컴퓨터들은 상당수가 이런 홈브루 컴퓨터를 키트 형태로 상용화한데서 출발하였다. 주로 미국에 홈브루 컴퓨터의 전통이 남아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 비롯한다.

Apple Computer 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등이 창고(Garage)에 모여 전자부품을 모아 재미삼아(해커리즘 정신의 시초) 컴퓨터를 만들기 시작해 오늘날의 거대 기업으로 발전해왔다. 이런 활동이 전무한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홈브루 컴퓨터 동호회는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4. 대한민국에서의 홈브루 컴퓨터

아무래도 미국 Geek들이 중심이 되는 문화이다보니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취미이다. 컴퓨터공학 자체에 오타쿠 수준의 집착을 가진 사람이 상당한 비용의 부품값과 시간을 들여 실용적으로는 아무 쓸모없는 자작 컴퓨터를 만드는 활동이다보니 일단 먹고 살기 위해 바쁜 대한민국의 직장인 입장에서 이 활동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개인 방이 없다면 작업실을 만드는 것도 어려우며[4][5] 일반인들에게는 무척 생소한 취미라서 다나와에서 부품 사다가 조립컴퓨터를 만들면 되지 저런 짓을 도대체 왜 하냐는 반문이나 받기 일쑤겠지만, 사실 이 영역은 호기심과 공학 연구의 영역이지 상용 퍼스널 컴퓨터를 구입해 사다 사용하는 영역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학술적인 측면에서는 학교에서 이수하는 커리큘럼의 문제도 있는데, 본래라면 컴퓨터공학 커리큘럼을 정석으로 숙지하면 학부 졸업 즈음의 시점에서는 개인마다 완성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간단한 홈브루 컴퓨터 정도는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1970년대의 홈브루 컴퓨터들도 학부생이나 학사 정도의 학력을 지닌 개발자들이 제작한 게 많았다. 당장 스티브 워즈니악부터가 EECS(Electriacal Engineering and Computer Science)학부를 중퇴하고 애플 I을 설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대부분의 학부생들이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는 학교와 산업체 모두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6]을 그동안 경시해왔는데 갑자기 갑자기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연구원과 교수진을 확보하려고 해도 그동안의 푸대접으로 인해 인재 육성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국내외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수요가 많은 인력이라 대학에서는 우수한 강사, 교수진을 확보하기 쉽지 않으며 여기에 대부분 한국 대학들이 진지하게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응하지도 않아 컴퓨터과학, 컴퓨터공학 같은 기초학문은 제대로 교육하고 훈련시키지 못하고 웹프로그래밍 프레임워크,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같은 단기적인 툴 사용법이나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서는 보통 컴퓨터공학과전자공학과에서 임베디드 컴퓨터 키트를 구입해 라즈베리 파이, 리눅스운영체제를 포팅해 보거나 자작 운영체제와 바이오스를 직접 만들어보는 과제라던지, HDL을 배우면서 FPGA를 가지고 자작 CPU를 만들어보는 과제로 접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근접한 사례 중에는 특수목적의 홈브루 컴퓨터가 내장된 개인용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한 송호준이 있다.

5. 기타

Apple II디지털 논리회로와 소스코드가 오픈소스화 되어 있다. ##

FPGA를 이용해 실존하는 기기를 재현한 원칩 MSX[7], MiSTer 같은 프로젝트들도 넓게 보면 이 홈브루 컴퓨터의 전통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6. 관련 문서


[1] 지금은 VHDL, Verilog와 같은 하드웨어 기술 언어, OrCAD같은 편리한 도구들이 많지만, 애플 I을 설계하던 시절에는 논리회로를 종이에 진짜로 손으로 그렸다. 이 문화를 계승? 받아 지금도 손으로 그리는 홈브루 괴수들이 미국에 있다.[2] IC를 사용하지 않는 회로[3] 특히 최신 반도체 설비는 반도체공학 대학원에 가서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들어가야 만져볼 수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쇄 회로 기판 정도는 개인이 커스텀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집적회로는 기업 간의 대량주문만 가능하다. FPGA를 가지고 흉내 정도는 내 볼수는 있다. 비트코인 투자 붐이 일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채굴기 제작에 뛰어들기도 했는데 이게 다 FPGA 아니면 주문형 반도체이다. 원래 주문형 반도체를 개인이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코인이라는 시장 자체가 큰 돈이 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4] 보통 미국의 취미인들은 집집마다 있는 차고(garage)를 이용한다.[5] 사실 HDL을 쓴다면 노트북 한 대로도 이런 걸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다.[6] 한국은 메모리 쪽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CPU 같은 비 메모리 아키텍처(MIPS, RISC-V, ARM(CPU)등) 디자인에 대한 기술수준은 떨어진다.[7] 나중에 상용화, 오픈소스화되었지만 출발은 ESE MSX System이라는 한 일본 유저의 개인 프로젝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