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estudo시연영상
고대 로마의 레기온이 사용한 전술. 팔랑크스와 더불어 방패벽 전술을 대표하는 포메이션. 로마군의 방패인 스쿠툼으로 촘촘하게 방패벽을 쌓는 형태의 진형이다. 보통 백인대 단위로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테스투도'는 라틴어로 거북(tortoise)이라는 뜻인데 진형을 쌓으면 겉에서 보기에는 거북이가 단단한 등껍질 속에 숨은 것처럼 보여서 '거북 대형(tortoise formation)', 귀갑진(龜甲陣)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고대 중국에도 비슷한 진형이 있었다
2. 상세
로마군이 언제부터 이런 포메이션을 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역사가인 플루타르코스는 자신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 파르티아와 전투하는 안토니우스(기원전 36년경)의 전쟁에서 이 진형을 썼던 것을 묘사하고 있다.방법은 다음과 같다.
- 1. 맨 앞열의 병사가 한쪽 무릎을 꿇고 방패를 앞으로 세우면 2열의 병사가 자기 방패를 앞 사람 머리에 씌운다.
- 2. 그리고 3열은 2열의 병사에게 또 방패를 씌운다. 이후 첫열의 병사가 일어난 후 전진한다. 이렇게 하면 완성.
- 3. 경우에 따라서는 측면과 후면에도 방패를 세우기도 했다. 가장자리나 전면에 있는 열에서는 방패 사이로 창을 나오게 했다.
- 4. 대형을 이루는 병사 중 일부가 틈 사이로 들어온 창이나 화살을 맞아 대형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그 병사만 안쪽으로 옯기거나 빼 버리고 다른 안쪽에 있던 병사들이 빈 틈을 메웠다.
- 5. 진형을 풀 때에는 "Tecombre!" 라는 구령을 외친다. 드라마 ROME에서도 볼 수 있다.
적의 투석, 화살 공격을 막을 때나 공성전에서 써먹었으며 이런 종류의 투사무기에 상당한 저항력을 보였다. 다만 이런 류의 진형은 상당한 훈련을 필요로 했으며 기동력이 상당히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포위당하기 쉬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로마군도 주무기가 글라디우스에서 스파타로 교체되면서 점점 스쿠툼을 안 쓰게 되었으며[1] 테스투도도 점점 사라졌다. 대신 풀쿰(FVLCVM)/풀콘(Φοῦλκον)이라는 명칭의 육각형 방패를 사용하여 벽을 만들어 전보다 기동성 있고 유기적인 방패벽과 같은 전술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게르만족의 방패벽 전술에서 따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흡사한 전술이었다. 다만 게르만족 방패벽 전술의 근간이 이 테스투도였으니 역으로 게르만족이 자신들과 충돌하던 로마군의 육각형 방패와 전술을 모방한 것이겠지만.
게르만족의 방패벽 전술. 이 선봉 방패를 담당하는 전사들을 Svinfylking, 즉 멧돼지 전사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현대에도 쓰인다. 유로마이단 혁명 당시의 사진.
3. 각종 매체에서
로마군이 나오는 각종 매체에서는 정예병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킬 때 특히 잘 나온다. 지휘관의 구령 한마디에 순식간에 테스투도를 짜거나 그 상태에서 묵직하게 전진하는 모습이 묘사되는 편.
게임 로마 토탈워나 로마 2 토탈워, 아틸라 토탈워에서도 등장한다. 롬토에서는 군단병의 진형으로 쓸 수 있는데, 당연하게 엄청나게 느려지고 피로도가 매우 빨리 올라간다. 롬토 2에서는 스킬의 형태로 구현되었는데, 스킬이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시 포메이션이 풀어지고 쿨타임이 차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아 결국 아토에서는 다시 진형으로 돌아왔다.
게임 라이즈: 선 오브 로마에서도 등장한다. 싱글플레이 중간중간 미니게임 형식으로 등장하는데, 실제 역사와 비슷하게 행군하다가 상대 궁수부대 등장 - 화살이 날라오면 테스투도로 방어 - 전진 - 방어 - 전진의 구조를 띄고 있다. 전진하는 도중에 필룸을 투척해 상대의 궁수를 견제할 수도 있다.
드라마 ROME의 필리피 전투 편에서 가이우스 카시우스 롱기누스가 출진하다가 화살 공격을 받자 부하들이 테스투도를 쳐서 보호한다. 하지만 입사각이 직각인 화살은 튕겨내지 못하고 방패를 관통해버린다. 18금 드라마라서 화살이 손목에 박히는 장면이나 얼굴에 박히는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불과 10년 전인 카르헤 전투에서 합성궁 사격도 막아낸 스쿠툼이 뚫리는 묘사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다만 저 장면은 다소 은유적, 상징적인 장면으로 본다면(즉, 롱기누스/브루투스 연합군이 패배 직전에 몰린 급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화면 상에 보여주기 위해 만든 장면) 큰 무리는 없다. 사실 저 드라마에서 이러한 은유, 상징적인 장면 묘사가 여럿 등장하는데, 카이사르가 1/2개의 군단만 주둔시킨 상태에서 이집트의 반란을 진압한 부분 역시 이집트 장정이 한 명 두 명씩 천천히 결집하는 장면만을 초기에 묘사함으로써 이집트에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이글(The Eagle, 2011)에서 야간에 갈리아 제4대대의 요새를 공격했다 실패한 픽트족이 포로로 잡은 수색대들을 공개처형하자 주인공이 직접 50명의 병력과 함께 아군을 구하는 장면에서 압도적인 다수를 상대로 테스투도를 구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군단 체계 하에서 정교하게 고도로 훈련된 로마군 특유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생각 외로 튼튼하고 빈틈을 잘 내어주지 않는 스쿠툼과 좁은 간격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글라디우스의 조합이 일품.
영화 글래디에이터 서두를 장식하는 로마군과 게르만족과의 전투에서도 로마군이 게르만족 진영에 근접했을 때, 게르만족이 화살을 쏘아붙이자 로마 병사들이 테스투도를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살은 막아냈지만 테스투도를 치느라 진격을 잠시 멈춘 틈을 타서 게르만족이 돌격하면서 로마군의 대열이 흐트러져 혼전이 벌어지고, 주인공 막시무스가 기병대를 이끌고 게르만족 후방을 칠 때까지는 혼전이 지속된다. 테스투도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여주는 장면.
아스테릭스의 로마군도 사용한다. 다만 누구들 때문에 만년 동네북 신세라 돌격할 때보다는 대치 상태에서 쓰거나 도주기로 더 자주 등장한다. 방패벽이 도핑약 마신 두 골족의 펀치 몇방에 박살내는 건 이미 이 만화 일상. 덧붙여 부대에 들어오는 높으신 분들의 요구대로 직사각 방진이 아닌 진짜 거북이 모양을 만드는 삽질을 할 때도 있는 듯.
종교 영화인 부활에서는 초반에 유대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로마군이 테스투도를 사용하는데, 종교영화치고 고증이 괜찮은 편이다. 이때 테스투도 대형이 다른 병사들이 고지대로 진입하도록 도와주는 사다리, 발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유혈묘사는 없지만 글라디우스로 적을 처형시킬때 목과 쇄골사이를 찔러서 처형시키듯한 묘사도 나온다.
4. 기타
메릴랜드 대학교의 마스코트 이름도 '테스투도'다.
[1]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주무기가 길어지다 보니 방패에 걸리적거리고 유기적으로 변화된 전술에 무거운 스쿠툼은 부적절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