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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8 20:04:14

라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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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어형
2.1. 어원2.2. 의미
2.2.1. 발생과 변천2.2.2. 현대 독일에서
2.3. 번역
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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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라이히(Reich)([ʀaiç])는 '국가' 혹은 '정치체'(State), '국민' 혹은 '국민체'(Nation), '군주령'(Realm), '커먼웰스'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독일어 단어이다. 중성명사이므로 관사까지 붙인다면 'das Reich'로 적는다.

2. 어형

2.1. 어원

게르만조어 "*rīkijaz"에서 기원한 말로, 다수의 대부족이 결성한 연맹왕국의 명목상 관할구역을 가리킨다. 게르만족은 본디 고대에는 수렵민족으로서 부족 단위로 생활했었고 범부족적 전투대추장(연맹왕)을 초월하는 정치적 직위라는 개념을 알지 못하였기에, 여러 대부족을 통솔하는 대족장 중에서 필요에 따라 선출된 최고의 대족장인 '연맹왕'이 명목상으로 관할하는 구역을 일괄해서 라이히라고 불렀다. 이들은 로마 제국을 무너뜨린 이후에도 왕국이든 제국이든 부족을 초월하는 '국가'의 개념을 그냥 일괄해서 "라이히"로 받아들였다.[1] 그 영향으로 후손들도 현대까지 대부족을 초월한 정치체라면 프랑스든 오스트리아든 모두 라이히로 규정하고 있다. 굳이 한자어로 번역하자면 "범부족연맹체" 정도에 가까울 것이다.[2]

2.2. 의미

라이히의 번역이 제국으로 굳어져 있다 보니 이렇게 불린 나라를 군주정 형태로만 오해하는 일이 잦은데 사실 이는 오역에 가까우며 실제 의미는 반드시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원시적 전제정이 보편적이던 고대 부족제 시기에 형성된 용어라 라이히하면 보통 대군장이 다스리는게 상식이 되어서 그럴 뿐 부족을 초월한 정치체라면 그 정체가 군주정이든 공화정이든 상관없이 라이히에 해당된다. 애초에 한국어 "제국"(帝國)은 ①"'왕' 위의 황제가 다스리는 국가"나 ②"패권국가"의 의미인 반면 독일어 "Reich"는 "황제국"이나 "패권국"의 의미가 없다.[3] 독일어에서 제국을 나타내는 단어는 크게 "Weltreich"와 "Imperium", "Kaiserreich"가 있고 그 뜻은 아래와 같다. 참고로 제국주의는 Imperialismus이다.

그러나 이밖에도 다른 뜻으로 쓰이거나 합성되는 단어도 있다.

2.2.1. 발생과 변천

라이히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려면 이 말의 어원과 더불어 독일의 역사적 특수성을 살펴야 한다.

우선 Reich의 어원 "rīkijaz"는 "왕의 (것)"을 가리키는 말로서, 거기서 갈라져 나온 Reich의 동원어로는 라틴어의 rex(왕) 및 거기서 파생한 로망스어 계통의 프랑스어 royaume(왕국), régiment(연대), regent(섭정),[5] 영어 realm(영역), 게르만어 계열로 영어 rich(부유한, 부자), 각국에서 이름으로 쓰이는 richard의 'ric-'(지배자) 등이 있다. 이들 단어는 공통적으로 인도유럽어족에서 "다스리다.", "지도자" 등을 뜻하는 말로부터 파생하였다. 이들 중 reich와 가장 가까운 뜻을 지닌 낱말은 realm인데 독일어-영어 번역에서도 그 뜻을 정확히 옮길 때는 reich-realm으로 번역하며 한국어로는 "(지배)영역" 정도의 뜻이다. 즉, "다스린다."와 "범위" 혹은 "영역"으로서의 뜻이 강한 말이다.

다음으로는 독일이 단일한 권력이나 정부에 의해 통치되는 통일국가로서 존재한 역사가 매우 짧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현재의 독일 영토 및 한때 독일에 속했던 지방들은 신성 로마 제국의 전신인 프랑크 왕국 때부터 대체로 (州; 독일어로는 란트/Land) 또는 그것보다 작은 영방(領邦; 독일어 Territorium)이[6] 구속력 약한 중앙정부에 봉건제적 형태로써 형식적으로 종속되거나 아예 주권국가 간 연방 또는 연맹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본디 중세 초에는 유럽 어느 지역이든 군주권이 대체로 미약하였다. 독일 왕국 및 그 후신인 초기 신성 로마 제국은 큰 세력을 거느린 부족 공국이 존재하였고 황제들이 이들을 제압 및 해체하면서 황권 강화를 시도하였지만 대공위시대가 열리자 각 주와 영방은 상당한 수준의 독립적 주권을 행사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상 독립국으로서 다른 주 및 영방과 동등한 동맹 관계로서 단지 실권이 거의 없는 국가원수에게 형식적으로만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바로 이 주 및 영방 전체가 하나의 국가로서 묶인 체제를 라이히라고 부른다. 이때부터 라틴어에서 그대로 가져온 단어인 '임페리움'(Imperium)이 라이히로 대체되었다.

이후 라이히는 독일어에서 사실상 독립국가를 가리키는 단어가 되어, 독일인들은 프랑스를 프랑크라이히(Frankreich), 오스트리아는 (오스트리아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외스터라이히(Republik Österreich)라고 한다. 외스터라이히를 리퍼블릭과 함께 직역하면 '동방 라이히 공화국', '동쪽 나라 공화국' 쯤이 된다. 즉, 공화국과 혼용이 가능한 단어다. 동방 황제공화국 오스트리아 제국의 독일어 정식 국호는 Kaisertum Österreich로, 황제국이라는 뜻은 reich가 아닌 kaisertum에서 표현되었다.[7] Österreich라는 단어에 이미 이미 Reich가 들어 있기 때문에 반복을 피하면서 신성 로마 제국과도 구분하려고 Kaiserreich 대신 Kaisertum을 쓴 것이다.

Kaiserreich, 즉 카이저(황제)가 다스리는 라이히란 단어는 독일 제국 성립 이후에 쓰였다. 독일 제국 안에는 독일 제국 황제인 프로이센 왕국과 함께 바이에른 왕국, 뷔르템베르크 왕국, 작센 왕국 등 일반적인 의미의 제후국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오스트리아 제국의 Kaisertum과 독일 제국의 Kaiserreich는 한국어 '제국'의 정의에 정확히 맞는다.
파일:external/s18.postimg.org/reich.png
Harper's magazine, Volume 63(1881) 593쪽.
사실 '라이히'의 의미 혼동에 대한 문제 제기는 독일에서도 19세기부터 있었다. 주로 지칭하는 대상이 제국이다 보니 많이들 헷갈렸던 모양이다.

근대 이후로는 특히 독일인민족통일국가를 의미하게 되었다. 독일 역사상 존재한 라이히는 다음의 3개다. 마지막 '독일국'은 공식적으로 같은 국호인 '도이체스 라이히'를 일관되게 써 왔으나 헌법법률 개정으로 국가 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기에 일반적으로는 3개의 시기를 명칭을 달리해서 부른다.

신성 로마 제국을 이르는 '제1라이히', 독일 제국을 이르는 '제2라이히' 같은 표현은 역사적으로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인 1923년 작가 아르투어 묄러 판 덴 브루크(Arthur Moeller van den Bruck)에 의해서 '제3라이히'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말이다. 그는 독일 역사에서 신성 로마 제국을 첫 번째 독일 민족의 정통국가, 프로이센 왕국 주도의 독일 통일로 성립된 독일 제국을 두 번째 국가로 칭했고 이에 따라 '제1라이히', '제2라이히' 같은 표현을 썼으며 진정한 독일 민족의 국가 '제3라이히'를 세울 것을 주장했는데 여기에는 '협상국에 의해 강요된' 바이마르 공화국을 부정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나치 독일은 판 덴 부르크의 주장을 차용해 스스로를 제3의 정통성을 갖춘 민족 국가로 보았다.[11] '라이히'에 번호를 붙여 부르는 것은 흔히 공화국에서 '헌법 개정'을 기준으로 제n공화국이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한 작명법이다. 독일 제국과 바이마르 공화국, 나치 독일은 모두 역사적인 분류에 따라 명칭을 다르게 부르는 것이지 정식 국명은 '독일국'(Deutsches Reich)으로 동일했으며 헌법 개정을 통한 국체 변경이 있었을 뿐이다.

2.2.2. 현대 독일에서

현대 독일도 라이히라는 호칭을 쓸 수는 있으나 제3라이히의 전 세계에 걸친 어그로 때문에 단어의 어감이 극도로 나빠진 탓으로 통일 독일은 물론, 서독동독 두 정부 모두 라이히라는 단어를 아예 버리고 정치 체제를 가리키는 데 연방(Bundes), 공화국(Republik)이라는 단어를 썼거나 쓰고 있는 중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라이히를 수식어로 쓰던 단어들은 모두 분데스(Bundes, 연방), 구 동독에서는 폴크스(Volks, 인민) 등으로 전부 교체되었다. 가령 독일의 국회를 가리켰던 라이히스타크(Reichstag) 대신 현재의 독일 국회(하원)는 분데스타크(Bundestag), 구 동독의 의회는 폴크스카머(Volkskammer)로 불렸다.[12] 이는 나치 독일 때문에 단어 자체의 어감이 안 좋아진 것도 있고 분단 상태의 독일은 '독일 민족의 민족국가'를 완성하지 못했으므로 라이히라는 단어를 쓰기에 곤란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한 몫 했다. 여기에 나치 독일 및 독일 제국과의 연관성을 최대한 단절해야 한다는 역사관이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통일 이후에도 국호 변경이 일체 논의되지 않고 현재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일부 '대독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오스트리아가 있으므로 의미상으로도 '라이히'를 쓰긴 아직 멀었다는 의견도 소수 있으나 말 그대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접미사로서는 여전히 쓰인다. 독일어에서 '라이히'라는 접미사를 붙여 지칭하는 현대 국가는 총 세 나라로, 프랑스(Frankreich, 프랑크라이히)[13], 영국(Vereinigtes Königreich, 페어아이니히테스 쾨니크라이히)[14], 오스트리아(Österreich, 외스터라이히)[15]가 그 예다. 이것들 중 저 명칭이 잘 쓰이지 않는 영국을 제외하면 라이히라는 명칭은 과거 독일 및 독일의 접경지에서 국민국가정체성을 갖고 오랫동안 밀접한 영향을 맺어 온 국가들에 한정되어 사용됨을 알 수 있으며 독일어 성경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표현할 때도 쓰인다.[16]

2.3. 번역

영어에서는 "Realm"(렐름)이 의미상 가장 가까운 말이지만 정작 이 개념 자체도 모호하다 보니 일상적으로는 "Nation"(네이션)이나 "State"(스테이트) 정도로 번역하거나 아예 "Reich"를 번역하지 않고 고유명사 취급한다. 엄밀히 말하면 "Nation"(네이션)은 민족을 강조한 국가고 "State"(스테이트)는 정치제도를 의미하는 관념적 국가(정치체)로서의 의미가 강하므로 둘 중에서는 "Nation"(네이션)이 라이히에 더 가까운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에서 의미상 그나마 가장 비슷한 단어로는 "강역(彊域)"이 있지만, 영역적 의미는 강해도 정작 "공동체"로서의 의미는 없다보니 그보다는 음차하거나 "제국", "국가" 등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라이히"를 "제국"으로 번역하지만 이렇게 무작정 대입하면 오역이 될 수 있다. "라이히"라는 단어 자체는 스웨덴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네덜란드어, 고대 영어 등에서 나타나는 "rik", "rig"나[17] "rijk"(레이크), "rīce" 같은 동족어들과 유래를 같이 하는데, 이들 단어들은 모두 "(왕)국"으로 번역된다. 번역명이 이러다보니 바이마르 공화국~나치 독일 시절의 Reichspräsident를 제국대통령, Reichsmark제국마르크로 번역하기도 한다.[18]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점령지에 둔 행정기관인 국가판무관부(Reichskommissariat)에도 라이히가 들어간다. 특히나 상술한 '제국대통령'은 애초에 제국 체제에 대통령이 있을 수 없으니 매우 모순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국이라는 번역어를 무조건 잘못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렵다. 오늘날 이 단어는 독일에서조차도 대체로 나치 독일, 독일 제국을 가리키는 뉘앙스로의 용법이 많은데, 이런 경우 '국가'라고만 하면 그러한 맥락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라이히"라고 음차하자니 이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그렇다고 원문에 없는 '나치 독일', '독일 제국' 같은 단어를 넣기도 어렵다. 그래서 영어권 드라마나 영화, 게임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창작물 같은 경우) 라이히라는 표현이 나오면 "제국"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런 것을 "제3국가", "제3국" 같은 식으로 번역하면 한국인들에게 이해가 잘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뉘앙스의 용법은 팽창주의를 (황제의 유무와 무관하게) "제국주의"(imperialism)라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다.

요컨대 맥락에 따라 "국가"라고 그대로 쓰는 게 어울릴 때는 그렇게 옮기되 제국적 의미를 의도하거나 독일사적 뉘앙스로 쓰는 경우에 한해서는 "제국"이라고 쓰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3. 여담

유럽 연합에서 독일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을 비꼬아서 유럽 연합을 독일의 제4라이히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메트로 유니버스에 나오는 제4제국(제4라이히)네오나치들이 세웠다는 것 말고는 별 연관성이 없다. 애초에 배경도 러시아다.

라이히는 '부유한', '풍부한'이라는 뜻의 독일어 형용사이기도 하다.[19] 어원과 발음은 라이히와 같다.[20] 독일어에서 명사 및 고유명사의 머릿글자는 모두 대문자로 표기하므로 대소문자 표기를 지키지 않으면 혼동이 일어난다.

독일어권에서 성씨로도 쓰인다. 독일계 미국인에서도 발견되는데 '라이크' 또는 '라이시'로 읽는다.

일부 역사 커뮤니티에서는 부라보 해병의 '라이라이 차차차'와 엮어 '라이히라이히 차차차'라는 해병문학 드립을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루돌프 휘둘러가 외치는 해병구호로 등장한다.

컨트리볼에서 라이히탱글이라는 이름으로 어마어마하게 강한 존재로 나온다.

지식채널e헌법 제 1조 편에서 라이히를 또 생각없이 제국으로 번역해 바이마르 헌법 제1조의 내용을 "독일 제국은 공화국이다."라는 논지부터 잘못된 번역을 해버린 적이 있다. 애초에 제작진들 내에서도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었다면 뭔가 이상한 번역이라는 걸 눈치챘을텐데 검수를 아예 하지 않은 모양, 또한 독일연방공화국이 1919년에 건국되었다는 오류도 있다.


[1] 공화주의법치주의 전통과 여기에 근거한 통치체계 및 각종 통치자의 칭호도 대체로 로마 세계로부터 전수받고 이식된 것이었다.[2] 반면에 tum은 구체적인 지위와 결부된 직할령이라는 차이가 있다.[3] 그래서 한국의 삼국시대를 가리키는 말도 Drei Reiche von Korea이다.[4] 보편제국(Universal empire)과 얼핏 비슷하게 생겼으나 그 의미는 전혀 다르니 주의할 것.[5] 원래는 행정관이나 군주 등 통치자와 통치행위 일반을 가리키던 말이었는데 차츰 군주의 대행자에만 국한되어 사용되었고 여러 언어로 퍼져나가 그 뜻 그대로 정착했다. 한국사에서는 대원군도 이 단어로 번역된다.[6] 정치적으로 구성된 공동체, 즉 정치체들로서 각종 봉건적 세속 혹은 성직제후국은 물론 함부르크 등의 한자동맹 '자유시'들이나 기타 자유도시도 여기도 들어간다.[7] 독일어 '-tum'은 영어네덜란드어, 스웨덴어 등의 '-dom'과 동원어인데, 어떠한 지위나 상태, 관할 혹은 지배 영역을 가리키는 접미사이다. 오늘날 스웨덴어에서는 다른 어휘와 합성되어 그 관할권을 뜻하는 명사를 만들 때 쓰이지만 다른 언어에서는 주로 그 존재의 통치영역을 가리킬 때 쓰인다. 예컨대 독일어에서는 보통 독립군주로 행세할만한 작위 뒤에 붙어서 'Königtum'(왕국), 'Herzogtum'(공국), 'Fürstentum'(후국) 등으로 불렀다. 영어에서는 로망스어와 게르만어 각각 계통에 맞는 접미사를 붙이는데 게르만어계 어휘가 'king'과 'earl' 뿐이라 이 둘에만 '-dom'이 붙고, 나머지는 '-y'가 붙는다.[8] 카롤루스 대제의 대관 기준. 그러나 이 시점은 독일 민족주의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독일 관점에서는 오토 왕조의 시작인 962년을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본다.[9] 직역하면 '독일 민족의 신성 로마 제국'.[10] 발음은 '그로스도이체스 라이히', 뜻은 '대독일국' 정도로 옮길 수 있다.[11] 판 덴 부르크 역시 나치와 히틀러에 호의적이었다.[12] 딱 하나의 예외로 동독 국유철도의 명칭에 사용되었던 Deutsche Reichsbahn이 있었다.[13] 프랑크 왕국에서 유래한 국명으로 '프랑크인의 국가'라는 뜻이다. 네덜란드어로는 프랑스를 '프랑크라이크'라고 부르는데 뜻은 동일하다.[14] 연합왕국이라는 의미로, 영국의 공식 국호다. 다만 한국어도 '연합왕국'이라는 명칭은 잘 쓰지 않는 것처럼 독일에서도 실생활에서는 대(大)브리튼(Großbritanien, 그로스브리타니엔)을 더 많이 쓴다. 여기서 대(大)는 위대하다거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를 아우르는 국가라는 의미로, 그레이트브리튼을 직역해 가져온 것이다. 영어권에서 United Kingdom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독일어 위키백과의 문서명은 Vereinigtes Königreich로 정해 놓았다. 독일어 외에도 북유럽권이나 러시아에서는 United Kingdom을 번역한 표현보다는 Great Britain을 번역한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15] 직역하면 동쪽의 국가라는 의미. 원래 오스트리아 자체가 이민족에 대한 방어를 위하여 동쪽 경계에 변경백을 두어 변경주(Mark)를 설치하면서 탄생한 "동토"(Osterland) 혹은 "동토 변경주"(Mark Österreich)에서 비롯하였다. 한참 후에 안슐루스 당시 오스트리아가 독일로 합병될 때도 여기서 이름을 따온 오스트마르크(Ostmark) 주로 편입되었었다.[16] 예: "Leichter geht ein Kamel durch ein Nadelöhr, als dass ein Reicher in das Reich Gottes gelangt."[부자가(Reicher) 하느님의 라이히에(Reich)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독일어 공동번역성서, 마르코 10장 25절) 예수를 찾은 한 부자 문서에도 있는 성경구절의 독일어판. 이와중에 언어유희[17] 스웨덴 국회인 "릭스다그"도 독일어 "라이히스타크"와 어원이 같다.[18] 정작 독일 제국 시절에는 통화 단위로 골트마르크(Goldmark) → 파피어마르크(Papiermark)를 썼다. 라이히스마르크는 1924년 도입되었다.[19] 영어리치(rich)와 같은 뜻이다.[20] "부유하다"가 어떻게 국가 체제로 이어지는가 의아할 수 있는데, 비슷한 예로 영어에서는 "공공의 부"를 의미하는 커먼웰스가 정치체를 의미한다. 결국에 공공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부가 국가의 가장 강력한 권력이기 마련이니 이상하지 않은 의미 확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