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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칠리 크랩 |
영어 | Singaporean Cuisine |
중국어 | 新加坡飲食 |
말레이어 | Masakan Singapura |
타밀어 | சிங்கப்பூர் உணவு |
1. 개요
싱가포르의 요리. 싱가포르가 여러 인종과 문화가 한데 어울어진 나라인 만큼, 요리도 주변 아시아 문화를 바탕으로 먼 유럽의 문화까지 다양한 세계 요리의 영향을 받았다.이러한 다양한 세계 요리가 조화롭게 어울어진 독특한 퓨전 요리가 정착한 덕에 싱가포르는 대만이나 홍콩/마카오 등 중화권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여러 문화가 섞인 타 동남아시아 국가들 등과 마찬가지로 미식 관광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에는 중국계 인구 외에도 인도계, 말레이인 인구도 상당히 많고 요식업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특성상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중동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만든 식당에서 각양각색의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
2. 상세
싱가포르는 일반적인 중화권 국가는 아니지만[1] 화교 청나라 시기부터 중국 푸젠성, 광동성, 하이난성이나 대만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싱가포르로 쿨리로 이주하여[2] 큰 인구 비중을 차지한 만큼, 중화권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근대에는 토머스 스탬포드 래플스의 싱가포르 발견 및 식민지 건설을 계기로 영국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영국 요리의 영향이 강해졌다. 그리고 영국인들이 일꾼으로 데리고 온 남아시아 일대의 사람들을 통해 인도 요리, 스리랑카 요리, 파키스탄 요리, 네팔 요리, 방글라데시 요리의 요소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같은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의 홍콩 요리와 비슷해지기 시작했다.[3]
이후 청나라 말 아편전쟁,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으로 중국 대륙의 정치적 불안감과 경제적 쇠퇴로 청나라 말기 급속한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의 유입은 남중국 지역 외의 요리를 수용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과 국공내전을 피해 싱가포르로 피난 온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에 의해 이러한 양상이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부터는 광동 요리, 복건 요리 외 중국 전역의 요리를 수용했다.
물론 중국 요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싱가포르 요리가 단순히 중국 요리의 분파라고 할 수는 없다. 중국 요리가 기본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도, 영국 등 타문화권 요리의 영향을 많기 받았기 때문에 중국 요리와는 결이 달라졌다. 퓨전 문화를 기반으로 개발된 락사, 칠리크랩, 바쿠테 등 싱가포르만의 고유한 요리도 많다. 이 점은 말레이시아 요리도 마찬가지다.
말레이시아 요리와는 큰 틀에서 보면 거의 똑같고 지역적 차이가 있는 정도다. 싱가포르의 뿌리가 말레이시아에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사실이다. 차이점은 중국계 싱가포르인 인구 비중이 과반수라 기본적으로는 중화 요리를 베이스로 한 요리가 많다.[4] 그리고 말레이시아 요리 역시 인도 요리와 중화 요리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식문화의 교류가 거듭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원주민은 말레이인이고, 인도계 싱가포르인 무슬림도 상당수인 이슬람교 영향이 강한 나라라 중국 식당이나 양식당 등에서도 할랄 푸드 인증을 내거는 경우가 많다. 인도계 싱가포르인 및 말레이인의 영향으로 닭고기가 보편적이며, 돼지고기는 할랄 인증 안 걸어놓은 중국 식당들만 취급한다.[5] 주류의 경우 엄격한 측면이 있지만 아예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할랄 인증이 없는 식당에서는 주문가능하다.
여담으로 말레이인의 영향이 음식에 반영된 만큼 실제 닭고기도 말레이시아산 수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 2022년 식량·에너지 위기의 여파로 말레이시아가 닭고기 수출을 금지시키면서 국민 음식 중 하나인 하이난 치킨라이스[6]가 급격한 가격 인상과 닭고기 공급량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였다.#
- 바스마티 라이스로 만든 나시고렝
중국계 식당에서는 보통 자스민 라이스라는 태국산 쌀 중에서도 고급 품종을 주로 사용하고, 이 외에도 타밀족이 많다보니 식자재 상당수를 인도 타밀나두 주에서 수입하는데 쌀도 타밀나두에서 재배된 폰니 라이스(Ponni Rice)라는 남인도산 장립종 쌀을 많이 먹는다. 물론 파키스탄의 펀자브 주, 인도의 북인도권 지역[7]에서 유입된 인구로 인해 파키스탄 펀자브 주, 인도 펀자브 주의 특산품인 바스마티 라이스(Basmati Rice)도 많이 소비된다.
싱가포르 호커센터에 가면 중국식, 인도식, 말레이식 그리고 퓨전으로 개량된 양식까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중국식 패스트푸드인 찐만두나 볶음면인 호키엔 미(Hokkien Mee) 등이 많다. 리틀 인디아의 호커스에는 케밥, 커리, 탄두리 치킨, 로티 프라타 등을 구워서 즉석으로 내주는 식당이 많다.
싱가포르의 업타운인 부기스는 말레이계와 인도계 식당들이 많다. 아랍 스트리트는 아랍인 상인들이 머무는 곳이 부기스 쪽이라 붙어진 이름이지만 이름과는 달리 말레이인들이 주류 거주민들이며, 말레이 전통 의상이 흔히 보인다. 이슬람을 믿는 인도계 싱가포르인들도 같이 산다. 여기서는 말레이 음식인 나시고랭, 나시 짬뿌르 등을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 가면 중국 각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보통 광동 요리, 복건 요리, 절강 요리, 강소 요리 등 중국 남부 지역의 요리가 주를 이루고 최근 들어서 북방 지역 요리도 소개되고 있다.
3. 대표 요리
- 칠리 크랩(Chilli Crab): 싱가포르 요리의 대표주자로 바쿠테나 락사처럼 중국계 요리다. 중국계 싱가포르인 요리사가 동남아시아식 게 커리에 토마토 소스를 넣은 데서 유래했다. 주로 동남아 일대에서 서식하는 큰톱날꽃게를 사용한다.[8]
- 화이트/블랙 페퍼 크(White/Black Pepper Crab): 칠리크랩과 비슷한 요리로 후추로 간을 해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 비훈 크랩
- 카야 토스트 (Kaya Toast)
- 무르타박 (Murtabak)
- 하이난 치킨 라이스 (Hainanese Chicken Rice): 이름과 달리 하이난성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 생선 머리 커리(Fish head Curry):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요리와 차별화된 싱가포르의 대표 요리 중 하나로 인도계 싱가포르 요리이다. M. J. 고메즈라는 케랄라 출신 인도계 싱가포르인 기독교도 쉐프가 개발한 요리라고 한다.[9] 커리에 커다란 생선 머리를 통채로 넣어 만든다.
- 바쿠테 (Bak Kuh Teh, 肉骨茶) : 중국 푸젠성에서 비롯된 탕요리의 일종으로 갈비탕과 비슷하다. 한약재 들어간 약선 요리로 만든 말레이시아식과는 달리 국물이 맑고 향신료를 최소화해서 더욱 갈비탕에 가까운 느낌이며, 실제로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갈비탕을 꼽기도 했다. 더운 날씨에 원기 회복에도 아주 좋다. 실제로 더운 날씨에 고된 노동을 하던 쿨리들의 원기회복을 위해 만들어졌다. 바쿠테 전문점 중 차이나타운에 자리한 송파 바쿠테가 유명하다.[10]
3.1. 말레이-인도네시아계 요리
- 사테(Satay): 튀르키예 및 중앙아시아의 쉬쉬케밥처럼 고기를 꼬치에 꽃아 구워내는 요리로 주로 닭고기와 쇠고기, 양고기, 새우 등을 쓴다. 한국인들에게는 싱가포르 중심지에 있는 라우파삿(Lau Pa Sat) 사테 거리가 유명하다.[11] 그리고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있는 사테 바이 더 베이라는 푸드 센터도 유명하다.
- 포피아(Popiah): 뻐삐앙이라고도 한다.
- 나시 르막(Nasi Lemak): 말레이계 요리로 밥 위에 여러 재료를 섞은 뒤 삼발 소스라는 말레이 특유의 소스를 찍어먹는다. 특이하게도 바나나 잎에 얹혀 나온다. 싱가포르 전 지역의 호커센터/푸드코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민 음식이다.
- 나시 아얌(Nasi Ayam):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말레이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다. 아얌(ayam)은 말레이어로 닭고기라는 뜻이다.
3.2. 면 요리
- 락사 (Laksa): 전형적 페라나칸 요리로 중국 남부식 쌀국수에 커리가 조합되었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꽤 맵고, 특유의 향이 강해 외국인이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 호키엔 미 (Hokkien Mee):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서 즐겨먹는 쌀국수에서 비롯된 중국계 면 요리이며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은 아침식사로 호케인 미를 굉장히 선호한다.
- 쿠에(Kueh)
- 반미안
- 피시볼 누들
3.3. 디저트 / 주류
- 첸돌(Cendol)
- 판단잎 케이크
- 싱가포르 슬링
[1] 인종은 중국계 싱가포르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치·정서적으로 중국과는 완전 별개로 분리된 나라다. 그래서 중국계 싱가포르인은 중국 명절을 챙기는 부류조차 중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약하고, 중국과 엮거나 중국인 취급하면 황당해한다.[2] 리콴유의 할아버지가 이 때 싱가포르로 이민을 간 쿨리였던 케이스이다.[3] 말레이시아 요리의 영향을 제외하면 싱가포르 요리와 홍콩 요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 광동 요리, 객가 요리, 복건 요리와 같은 남중국 요리를 바탕으로 영국 요리, 인도 요리, 스리랑카 요리, 파키스탄 요리, 네팔 요리, 방글라데시 요리의 요소가 융합된 모습이 비슷하다.[4] 사실 말레이시아도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타 지방보다 중국계 인구가 많은 편이다. 쿠알라룸푸르만 가 본 사람 입장에서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두 나라 요리가 더욱 비슷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5] 힌두교는 소, 이슬람교는 돼지 식용을 금기해 중간선인 닭고기가 대세다. 양고기도 먹을 수 있지만 말레이 반도의 기후 때문에 양을 사육할 수 없다. 그래서 구하기 어려워 염소를 양이라고 우기기도 한다.[6] 한국에선 인지도 낮은 음식인데 하이난성에서 시작된 닭고기 덮밥 요리다.[7] 인도 펀자브 주, 델리 연방구역, 구자라트, 비하르, 하리아나, 카슈미르 등[8] 한국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칠리크랩의 경우 큰톱날꽃게를 수급하기 어렵다보니 꽃게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9] 싱가포르 내의 인도계 싱가포르인 기독교인들은 소수지만 특이한 성씨 때문에 눈에 띈다. 이들은 이베리아 반도 식인 페르난데스, 고메즈, 곤살레스, 가르시아 같은 성씨를 가지고 있는데 포르투갈이 수백년간 지배했던 말라카에서온 이주민이기 때문이다.[10] 원조 가게인 1호점은 클락키 쪽에 있고, 2호점은 차이나타운 포인트에 있다.[11] 이 거리에는 오후 6시 이후 차로를 막고 사테를 파는 테이블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서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