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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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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어: Suomalainen keittiö
영어: Finnish cuisine

1. 특색2. 역설적인 핀란드 요리3. 기타
3.1. 프랑스인들의 핀란드 요리평3.2. 일반적인 평가
4. 관련 문서

1. 특색

파일:핀란드호밀빵.jpg
(핀란드식 호밀빵)

파일:핀란드상차림.jpg
(핀란드 가정에서 크리스마스 때 주로 먹는 핀란드 전통요리 상차림)

핀란드 음식은 유럽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인접지역이자 역사적으로 관련이 깊었던 스웨덴 요리, 러시아 요리의 영향이 혼합되어 있는 요리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북유럽의 요리처럼 호밀, 보리, 귀리와 같은 도정하지 않는 곡물의 사용과 블루베리, 월귤, 산자나무 열매, 호로딸기 등과 같은 딸기열매류 재료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또한 따뜻한 지방에서 주로 나는 향신료는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예로부터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1]

핀란드의 음식은 지역마다 종종 차이가 있고 동쪽과 서쪽 지역의 음식의 차이 또한 크다. 바닷가나 강가의 마을에서 생선은 요리에서 주요한 재료였지만, 동쪽 지방과 북쪽 지역은 야채순록의 고기가 더 일반적이었다. 다양한 순무가 많이 사용되기도 하고, 18세기 이후에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감자가 유입되면서 순무 대용으로 많이 쓰이기도 했다.

생선과 고기는 핀란드 서부 지역에서 전통적인 핀란드 음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부 지역의 음식은 전통적으로 다양한 야채와 버섯이 중요한 재료이며, 그 중에서 버섯은 원래는 카렐리아(Karelia) 지역 전통 식재료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이 지역 피난민들에 의해 전국에 소개되었다.[2] 독버섯인 마귀곰보버섯(korvasieni)을 먹기도 하는데 독을 제거하는 과정[3] 등 조리법이 복어 요리만큼 어렵다. 헬싱키 재래시장에서도 마귀곰보버섯을 파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기본적인 아침식사로는 오트밀이나 처럼 일반적인 서북유럽풍 음식들이다. 대체로 점심은 따뜻하게 먹는 정식들을 많이 먹는다고 한다. 요즘은 가볍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과 채소, 그리고 외국에서 수입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핀란드 음식은 독일 요리스웨덴 요리, 러시아 요리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가지지만, 조리방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핀란드 음식은 스웨덴 요리에 비해 덜 달고 러시아 요리들과 비교했을 때 음식을 요리할 때 사워크림(또는 스메타나 크림)을 적게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다. 이런 전통음식으로는 연어, 순록요리, 귀리빵, 고수(향료), 향이 강한 야생딸기 등이 있다.

삶은 감자, 매시 포테이토, 혹은 다소 검고 뻣뻣하고 곡물 식빵, 보리를 적절히 배합하여 구운 비스킷 등을 주식으로 하고 여기에 메인디쉬, 샐러드를 곁들이는 형태로 먹는다.

해외에 있는 핀란드인들이 한국인이 쌀밥과 김치를 그리워하듯 먹고 싶어하는 음식으로는 귀리빵과 소금에 절인 청어를 꼽는다. 외국인 방문객을 맞을 때에도 보통 그라브락스[4]을 전채로, 순록 요리를 주요리로, 아이스크림과 야생딸기를 디저트로 내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핀란드 가정에서 으뜸으로 치는 요리는 특유의 방법으로 조리한 미트볼이다. 걸쭉한 그레이비 소스에 버터와 밀가루, 크림을 섞어 만든 소스를 듬뿍 치고 여기에 으깬 감자를 곁들여 먹는데 그 맛이 매우 일품이다.[5]

미트볼 외에 핀란드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마카라(Makkara)라고 하는 소시지이다. 핀란드인들은 이 마카라 구이에 맥주를 곁들여 먹는 걸 즐기는데, 영국식보다는 독일식에 가까운데 씹는 질감이 독특한 게 특징이다. 핀란드 요구르트인 빌리(Viili)도 유명한데, 풍부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핀란드에 간다면 한번쯤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핀란드만의 독특한 유제품으로는 젖소초유를 굳혀 만든 '레이페유스토(leipäjuusto)'라는 치즈가 있다. 독특한 맛이 나며 클라우드베리(lakka) 잼을 곁들여 먹는다. 커피를 마실 때도 이 치즈와 같이 먹는 경우가 많다.

중부 내륙 지방인 탐페레[6]에는 '무스타마카라(Mustamakkara)'라는 특이한 소시지가 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까만 소시지'인데 돼지의 피(선지)로 만들어진 소시지다. 칼로 자르면 그대로 피가 배어난다. 맛은 한국의 피순대와 비슷하지만 약간 더 느끼한 편이다. 보통 월귤잼을 곁들여 우유와 같이 먹는다.

또 핀란드 요리에는 크림이 특히 많이 사용되는데, 특히 수프에 푸짐하게 사용되는 편이다. 대체로 크림뿐 아니라 고기, 생선, 감자 등 큼직한 건더기가 많이 들어가서 수프보다는 스튜에 더 가까운 모양새다. 가장 대중적인 수프로 연어와 크림을 넣고 끓인 로히케이토(lohikeitto)가 있으며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순무, 당근 등으로 넣고 푹 끓인 리하케이토(lihakeitto)도 메인 요리급으로 대접받는다.

목요일마다 핀란드인이 찾는 전통음식은 완두콩 수프인 '헤르네케이토(Hernekeitto)'이다. 스웨덴에서 전해진 음식으로 스웨덴과 핀란드에선 전통적으로 목요일마다 이 수프를 먹어왔고, 지금도 학생식당 등에서 목요일은 무조건 이 수프가 나온다.

그 밖에 전통요리로는 카렐리아 파이가 있다. 귀리로 파이 껍질을 만들고 버섯이나 감자, 곡류를 혼합하여 오븐에 구운 뒤 버터를 바르고 잘게 썬 삶은 달걀을 곁들여 먹는다.[7] 칼라쿠코(Kalakukko) 빵이라는 것도 있는데, 귀리 반죽에 송어, 농어 등의 생선과 살코기, 돼지비계를 넣고 호일로 싼 다음 오븐에 구워 먹는다. 물고기와 돼지고기를 넣은 일종의 군만두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한입 크기 만두가 아니라 큼지막한 식빵 덩어리 사이즈로 만든 뒤 잘라서 안의 고기소를 먼저 먹고 겉의 귀리빵을 나중에 먹는게 특징이다. 그 밖에 청어, 블랙 푸딩, 훈제고기와 생선, 크랜베리와 링곤베리 등 야생딸기 등이 있다. 물론 뢰르취(lörtsy)[8]나 리하피라카(lihapiirakka)처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고기파이도 있다.

한편 주류도 북유럽에서는 괜찮은 편이다. 보드카[9]와 크랜베리, 링곤베리 등으로 빚은 과실주도 마실 만하다. 물론 맥주도 있는데, 라핀 쿨타(Lapin Kulta), 올비(Olvi), 카르후(KARHU), 카리알라(Karjala) 등이 유명하다. 그중에서 카르후와 올비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게다가 사흐티(Sahti)라는 전통 맥주가 있는데, 보리 뿐만 아니라 밀, 호밀, 귀리 등의 다양한 곡물과 홉 대신 노간주나무 열매로 양조한 잡곡 에일이다. 정말 유명한 건 코스켄코르바(Koskenkorva)나 핀란디아(Finlandia)같은 보드카. 특히나 코스켄코르바 민투(Minttu)는 보드카 애주가라면 한 번쯤 마셔볼 만한 술이다.

과자 중에선 살미아키(salmiakki)가 유명하다. 감초과 식물인 리코리스가 들어가므로 마치 한약과 비슷한 풍미와 함께 약간 단맛이 나지만, 재료로 염화암모늄이 들어가는 탓에 외국인에게는 매우 장벽이 높은 과자다. 먹어봤더니 짠맛과 시큼털털하고 퀴퀴한 풍미, 그리고 감초 특유의 단맛이 한데 섞인 듯하단 평이 많다. 암모니아만큼은 아니더라도, 염화암모늄의 향 역시 처음 먹는 사람들이 즉시 뱉어내기에 충분한 위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강한 암모니아에 끌려 삭힌 홍어를 즐기는 것처럼, 살미아키 역시 리코리스의 달콤쌉싸름한 감초향과 염화암모늄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먹다 보면 묘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참고로 이 젤리는 북유럽 국가라면 어딜 가도 있는데, 현지인들 중에도 호불호가 꽤 심하게 갈리는 편이다. 네덜란드에도 이와 비슷한 사탕이 있다.

카렐리아 파이, 사흐티 맥주 등의 식료품/식재료 등 10개 품목이 지리적 표시제/유럽연합에 등록되어있다.

2. 역설적인 핀란드 요리

핀란드 사람들은 육류 소비량이 많고 곡채식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치즈나 진한 크림 등 고단백질, 고지방, 고열량 식품을 즐겨 먹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건강하며 평균 수명도 높다.

이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명이 있는데, 핀란드가 기본적으로 복지수준이 매우 높은 선진국이라는 점, 핀란드 아기는 걸음마보다 스키를 먼저 배운다고 할 정도로 스키아이스하키 등의 격한 동계스포츠에 열광하는 등 생활체육의 선진국이며, 유럽의 여타 국가들보다 어패류의 섭취량이 월등히 많다는 것을 꼽는다. 이 밖에 소식의 습관화[10], 간이 심심한 조리법 등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보면 그리스 요리와도 상통하는 면이 있는 듯. 물론 문제도 아주 없지는 않아서 과거에는 소아당뇨 발병률이 상당히 높았었고, 1970년대까지는 평균수명이 짧아 과부의 나라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보다못한 핀란드 정부가 1978년 '노스 카렐리아 프로젝트(North Karelia Project)'라는 대대적인 식생활 개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을 정도.

3. 기타

문화적으로 스웨덴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서인지 손님을 초대할 때 식사까지 후하게 대접해주는 경우는 잘 없다.[11] 핀란드인들 스스로도 "핀란드 가정에 초대받으면 커피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며 자조적인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그나마도 유럽에서는 최악의 커피 중 하나로 꼽힌다.[12] 그러니 핀란드인에게 가정으로 '식사 초대'를 받는다면 메뉴가 어찌됐던(…) 기뻐하자. 이는 굉장한 친근감을 뜻하는 제스처이다. 당장 스웨덴게이트에서 제기된 '손님에게 밥을 안 주는 관례'가 한때 일상처럼 여겨졌던 곳이 북유럽이다.

산타마을로 유명한 로바니에미(Rovaniemi)에 러시아 무르만스크지점에 타이틀을 빼앗기기 전까지의 세계 최북단의 맥도날드 지점이 있기도 하다.[13] 핀란드의 패스트푸드는 토종 브랜드인 헤스버거(Hesburger)가 압도적으로 많으며[14], 맥도날드가 그 뒤를 잇는다. 버거킹헬싱키 중앙역에 입점해있는 걸 포함해 드문드문 보이는 편. 다만 KFC는 없다.[15]

3.1. 프랑스인들의 핀란드 요리평

전직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핀란드 요리 다음으로 영국 요리가 형편없다."라고 했다.[16] 살인적인 북유럽 물가 때문에 핀란드 식당의 요리들이 제값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럽에서 식재료와 외식의 물가가 낮은 편에 속하는 프랑스인들이 30유로짜리 한 끼를 핀란드 식당에서 먹는다면, 만족할 가능성은 결코 없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미국스러운 도시라고 하는 핀란드의 헬싱키에서는 미국스러운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많은데, 이런 식당들은 맛은 상상을 초월하게 저질스럽고 가격 또한 북유럽 스탠다드에 맞춰져 기겁하게 높다. 만약 저 발언을 한 시라크가 멋도 모르고 헬싱키의 이런 레스토랑에 갔었다면 저런 오해를 사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핀란드인들도 저런 비싼 레스토랑 물가에 진절머리 내기는 마찬가지인지라 헬싱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배타고 가서 외식과 음주(...)를 즐기는 경우가 빈번한 편이다.

3.2. 일반적인 평가

핀란드인의 명예를 위해 부연해 두자면, 과일과 어패류가 시장에 나오는 여름철에는 상당히 먹을 만하다는 중평이다. 특히 스웨덴의 영향을 받은 과자와 디저트는 유럽 내에서도 평가가 좋다. 다만 농사와는 거리가 먼 나라인지라 1년의 반 가까운 겨울에는 1식 1찬[17]으로 버티는 상황이 된다고. 다만 이것도 옛날 일이고, 요즘은 교통수단과 보존수단이 발달하여 그렇게 암담하지 않아서 겨울에도 스페인을 맛볼 수 있다.

핀란드 음식은 매우 소박하며 자연 그대로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거친음식으로도 여겨진다. 이런 점이 외국인들에게는 맛없는 음식으로 여겨져서 위와 같은 악평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핀란드 요리만의 특색과 색다른 맛을 지닌 맛있는 음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핀란드의 콩수프나 귀리죽은 처음 먹어보는 외국인들에겐 심심하고 단순한 맛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핀란드인들은 자연 그대로의 건강식으로 생각하며 잘만 먹는다. 훈제 생선이나 산딸기 파이도 마찬가지.

4. 관련 문서


[1] 사실 이는 북유럽 공통이며, 예외적으로 노간주나무 열매는 구하기 쉬워서 간간히 쓰는 경우가 있었다.[2] 카렐리아는 핀란드 동부와 지금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인근 지역을 뜻한다. 핀란드령 카렐리아는 겨울전쟁계속전쟁을 거치며 비푸리를 포함한 40% 가량의 땅을 소련에게 빼앗겼다.[3] 맹독버섯이지만 해당 버섯에 들어있는 맹독 성분은 휘발성이 강한 지로미트린(Gyromitrin)이기 때문에, 끓이면 99% 제거된다. 그러나 독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증기를 들이마시고 중독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4] 연어를 절인 것[5] 지금은 러시아와 폴란드의 영토가 된 동프로이센의 전통 미트볼 요리인 '쾨니히스베르거 클로프제'가 이것과 유사하다. 사실 미트볼이란 음식 자체가 북유럽 전반에서 흔한 음식이고, 동프로이센도 지리상으로 가까워 그 영향을 받은 것,[6] 핀란드 내륙의 공업도시로, 위에서 언급한 비푸리를 소련에 빼앗긴 뒤로는 핀란드에서 2번째로 큰 도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7] 안에 채워넣는 재료로 과거에는 감자나 보리쌀을 썼지만 요즘은 동양에서 수입된 쌀밥을 쓴다.[8] 군만두나 엠파나다가 연상되는 반달 모양이다.[9] 핀란드어로 비나(viina)[10] 오렌지 쥬스 컵 등의 크기 등이 미국인들이 쓰는 컵에 비하면 소주잔 정도로 느껴지게 작다.[11] 자세한 것은 스웨덴게이트 참조[12] 핀란드북유럽에서도 우유나 크림을 탄 커피가 일반적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파는 커피보다 미묘하게 연하게 마신다.[13]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르만스크의 맥도날드는 철수한 상태지만, 현재는 그 사이 생긴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점에 밀려 세계 최북단은 아니다.[14] 핀란드뿐만 아니라 핀란드의 이웃국가인 러시아에스토니아 등에도 진출한 브랜드다. 심지어 블라디보스톡 연해주 주청사 근처에 헤스버거가 있다![15] 원래 북유럽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닭고기 자체를 잘 먹지 않는다.[16] 하필이면 이때 영국 런던프랑스 파리가 올림픽 유치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시라크의 이 실언으로 극대노한 핀란드의 IOC 위원 2명이 런던에 표를 던져 파리가 탈락하고 2012 런던 올림픽이 열리게 되었다.[17] 그것도 절인 청어나 훈제 순록고기 같은 보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