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만의 식문화는 기본적으로 중국 각지에서 이주해온 중국인들의 식문화가 종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외성인들은 중국 본토에서도 높으신 분들, 엘리트가 많았기에 대만인들은 중국 요리가 대만에서 더 잘 이어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기도 하다. 대만 본성인의 대다수는 푸젠성 남부에서 건너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현대 이전부터 먹던 요리는 대체로 복건 요리와 겹치며, 거기다가 일본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일본 요리의 영향도 받았고 빙수를 비롯한 디저트류가 발달했다. 또한 문화적으로 가까운 푸젠성 출신이 많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대만 요리를 볼 수 있긴 하고, 중국 본토에서도 1980년대 말 이래로 경제교류로 인해 많은 대만 요리 레시피들이 중국 본토로 전파되어 시장과 길거리에서도 쉽게 맛볼수있게 되었다.식재료가 중국산인 것은 생각보다 오래된 일이다. 대만이 남방에 위치하여 2기작이 가능한 날씨였다보니 좁은 국토에도 기본 식자재는 자급할 수 있지만, 자급이 불가능한 중국 북부산 식재료는 홍콩을 통해 수입해오는 식으로 해결했다. 이 당시 중국이 외환수급 목적으로 식재료들을 홍콩으로 수출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1]
2. 상세
2.1. 낮은 외식 물가
음식값이 한국보다 훨씬 싸다. 거의 갈비찜 수준으로 고기가 잔뜩 들어간 우육면이 현지 시장에서 한화로 4,000원, 제법 이름있는 식당에서 파는 것은 한화로 6,000~7,000원 안팎이다. 타이베이에서도 맛집들이 모여있기로 유명한 둥먼(東門)역 융캉제(永康街)의 식당들은 꽤 비싼 편이긴 하다.음식의 물가가 낮은 것은 기름이 많이 들어가 뒷정리가 힘든 중화권 요리의 특성과 덥고 습한 대만의 기후가 겹쳐 집밥을 제대로 먹기가 불편한 탓에 외식 문화가 발달된 대만의 식문화와 연관이 있다. 실내에서 식사를 하는 생활 양식이 자리잡아 집밥을 주로 만들어 먹고 배달음식 문화가 발달한 한국, 일본과 반대로 부엌 자체가 아예 없는 집들도 많다.[2] 끼니는 대부분 밖에서 해결하는 편이다. 주택가에 들어서면 한 블럭 너머 브런치 카페와 만두(교자만두가 아닌 빠오즈) 가게를 볼 수 있으며, 한국의 김밥천국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계 체인점은 대만 물가 기준으로는 비싸지만 해당 국가에 비해서는 적게는 5~10%, 많게는 20% 가까이 싸기 때문에 대만에서 가서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2. 향신료 사용
음식에 따라 기름을 많이 사용해서 맛이 느끼하며 팔각, 고수 등의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들이 있어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더러 안 맞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나라 음식이든 다른 나라의 음식은 입맛에 적응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호불호가 꽤 심하게 갈린다. 찻잎, 간장, 팔각 등 온갖 향신료로 삶은 계란인 차예단도 있으며, 편의점에서 판다.3. 대표적 요리
대표적인 대만 음식인 우육면(牛肉麵, 니우러우미엔).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중화 요리 특성상 차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어 식사 음료로는 항상 자스민, 우롱 차가 빠짐없이 나온다.[3] 차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료 테이크아웃 문화도 발달되어 있어 여러 종류의 차를 맛볼 수 있다. 편의점에서도 인스턴트 차의 선택지는 매우 많다.
대만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서양권에도 널리 퍼진 버블티를 최초로 만든 나라이기도 하다. 버블티는 대만에서는 상당히 대중적이고 가격도 한화 2200원 정도로 한국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냄새가 고약한 취두부도 유명한데 야시장에서는 어김없이 볼 수 있기 때문에[4] 처음 여행 오는 사람들은 취두부 냄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디저트나 간식(샤오츠, 小吃)과 관련해서 전통적인 본토의 향이 약하거나 없는 음식들도 많다. 야시장 샤오츠 중에서는 지파이가 있는데, 일본의 가라아게와 비슷하게 닭가슴살을 넓게 펴서 양념을 하여 튀기는 요리이며[5], 익힌 감자 위에 녹인 치즈를 뿌린 치즈 감자나 대만식 카스텔라도 인기가 있다.
남방 국가라서 과일이 다양하다. 현지 시장에 가면 스타프루트, 용과, 파인애플, 패션프루트 말고도 석과, 왁스 애플 등의 이색적인 열대 과일들을 많이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들을 이용한 빙수, 따뜻한 탕, 음료수 등 특색있는 디저트들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특색 있는 디저트의 예로 펑리수(鳳梨酥)가 유명하다. 파인애플(鳳梨)을 넣은 과자로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다만 가게에 따라 진짜 파인애플이 들어가지 않고 동과 베이스에 파인애플"향"만 첨가된 잼을 넣어서 만든 것도 있으므로 평이 괜찮은 것을 알아보고 먹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중화민국 화교들이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나 찾을 수 있었으나, 최근 대만 여행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버블티, 우롱차, 대만식 카스텔라와 함께 대만산 간식류로 각광받고 있으며 서울 등 대도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펑리수 외에는 누가크래커도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채식이 굉장히 발달한 나라이다. 전체 인구중 13%이상이 계란과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을 하고 있으며, 계란과 유제품을 먹는 락토오보까지 포함하면 전체인구의 30%이상이 채식을 하는 나라이다. 이는 종교적인 이유가 가장 큰데, 대만은 전통적으로 도교와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 이로 인해 고기 섭취를 제한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 현재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참깨소스와 채소로 만드는 비빔면인 마장면이 대표적.
괜찮은 술이 여럿 있기로도 유명하다. 일단 카발란[6]으로 대표되는 대만 위스키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살려 스카치 위스키 대비 적은 숙성년수로도 고숙성 위스키에 필적하는 맛을 내기로 유명하다. 진먼현의 특산물인 금문고량주는 도수가 매우 높아 타오를듯한 목넘김으로 악명높으나 그 못지않은 상쾌하고 향긋한 향이 인상적이다. 대만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인 대만맥주는 가벼운 맛으로 인하여 호불호가 다소 갈리나 이 브랜드에서 나오는 라들러들은 평이 상당히 좋다. 특히 망고맛은 아예 한국 수입도 될 정도.
4. 기타
- 빈랑이라는 나무열매를 시도때도 없이 씹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습관성이 있는 이 열매는 일종의 씹는 담배로 각성효과가 있는데 주로 운전기사나 노동자들이 씹고 다닌다. 다만 피 같은 벽돌색 침이 줄줄 나오는 부작용이 있다. 대만의 길바닥에 붉은 자국이 있다면 빈랑 씹는 이들이 뱉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빈랑은 중독성이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심지어 구강질환의 원인까지 되는 발암물질이라 건강에도 안 좋기에 대만 정부에서도 빈랑을 씹지 말자는 캠페인을 계속 벌여오고 있다.
- 일반적으로 남중국에서 재배, 소비되는 쌀은 인디카가 주류이나, 대만은 예외적으로 자포니카가 주류이다. 본래는 대만도 중국 남부의 다른 지방처럼 인디카 쌀이 주류였는데, 대만일치시기에 일본이 일종의 대만판 산미증식계획을 펼치면서 자포니카 기반의 개량종을 보급한 영향으로 자포니카 쌀이 주류가 되었다.
- 김응용 감독이 좋아하는 요리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전지훈련을 대만으로 갔는데 전설의 타이거즈에서 김성한, 이건열, 최해식, 강태원이 공통적으로 말하길 선수들이 대만 요리에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 할적에 '촌놈시키들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 먹지도 못해'하며 혼자서 대만 요리를 다 먹었다고 한다.
[1] 이 당시에 홍콩에 식재료나 통조림을 수출하면 중국 본토에 가족이나 친지를 둔 사람들이 중국제 통조림을 사서 본토로 배송했다.[2] 이 때문에, 대만의 도시가스 회사 규모는 인구에 비해서 작은 편이다.[3] 맥도날드 아침메뉴에서도 차 문화가 강하게 드러나는데, 주로 아침메뉴면 맥머핀에 커피를 생각하지만 현지인들은 밀크티를 마신다. 이 또한 다른 점포에서 사오는 게 아닌 맥도날드에서 판다.[4] 명색이 도심인 타이베이역 주변 지하상가에서조차 만들어 팔 정도.[5] 한국에서는 홍대와 강남의 대만요리 전문점에서 판매한다.[6] 대만 원주민중 하나인 카발란족에서 이름을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