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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디)
(만만더)

천천히라는 의미의 중국어. 느긋하고 여유 있는 중국인들의 삶의 태도를 만만디 정신이라고 표현한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의 저자로 유명한 김경일은, 만만디에는 고대 중국 노자 이래 무위자연[1] 철학과 공산주의 정권 이후 전체농장, 합동농장의 경험[2]이 섞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조별과제 조에 중국인 유학생이 끼어 있으면 이 만만디 정신 때문에 다른 조원들이 피해를 보는 케이스가 있다고 할 정도이다.

한국에서 만만디라는 말이 통용되었던 개혁개방 초창기에는 중국 기업에서 고객 응대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직원들이 불친절한 태도로 업무를 보는 것이 당연시되어 중국에 온지 얼마 안 된 한국인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당시 중국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노동권이 잘 보장되었기 때문에[3]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려던 기업인들이 충격을 먹은 사례가 많았다. [4]

그렇지만 중국도 경제에서는 빨리빨리 성향이 강하며, 그 원인이 산업화로 지목되고 있다. 197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연 7%가 넘는 고도경제성장을 이룩한 만큼, 그 영향이 짙다. 특히 국가가 작정하고 사업을 밀어줄 때에는 만만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업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다. 지도자의 개인 성향이긴 하지만 대약진 운동도 있었다.

특히 중국의 인프라 건설속도는 세계 최고수준을 달리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건설붐은 1994년 분세제 도입과 1998년 토지배분제 폐지 이후 확고히 정착하였다.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에게 내는 세금의 비율이 높아지는 대신에, 아파트를 배분받기보다는 구입하는 개념으로 전환되면서 민간 건설회사에게 토지임대권을 대규모로 팔아치웠고, 그렇게 민간 건설회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하에 아파트, 고층빌딩, 쇼핑몰과 함께 고속도로, 고속철도, 지하철도를 대규모로 지으면서, 중국의 인프라 수준은 세계 최점단을 달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빨리빨리'의 병폐인 날림공사로 건물이 붕괴되는 사건이 여러차례 벌어지며 사회문제로 크게 인식 되고 있다.

즉 섣불리 적용하다간 편견이 될 수도 있다. 애초에 중국 본토에서 만만디라는 단어는 일을 느리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동작이 느리다는 뜻으로, 의미가 비슷하지만 조금 달라서 문학에서나 쓰이는 단어이다. 일상에서 천천히 하라고 하는 뜻의 단어는 不着急(급해하지 마라), 慢慢来(만만라이, 천천히 하자) 등이 있다.

이렇듯 국민의식 자체는 바뀌었지만, 그 용법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일단 중국인이 어떤 일에 대해 만만디라고 외친다면, 그 날 내에 해결할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다. 빨리 하기 싫다는 선언에 가깝기 때문.

문서 내 다양한 의견이 기재돼 있지만, 이를 모두 일반화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금물이다. 현재 동아시아 금융 허브 중 하나인 상하이 내 많은 기업들은 그야말로 1분 1초를 아껴가며 '속도'를 중시하는 분위기이다. 비단 재계뿐만 아니라 학계 역시 마찬가지다. 푸단대, 절강대 등 남방 지역 대학 학생들과 팀플을 할 때 성과물에 데드라인을 철저히 정한다. 한 마디로, 만만디에 대한 개인적 경험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경험일 뿐이다.


[1] 농사에 필요한 햇빛이나 비바람, 물의 흐름과 범람 같은 자연의 움직임을 굳이 사람이 인위적으로 손대서 더 망칠 필요도 없고 그렇게 서두른다고 자연의 흐름이 앞당겨지거나 미뤄지거나 하는 일은 없으니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 두면 알아서 오게 되어 있다는 사상. 케인즈가 들었다면 뒷목 잡을 이야기지만, 노자의 무위자연은 자연스러운 상태로 존재하는 흐름과 패턴이 세상에는 존재하며 그것을 인간이 함부로 인위적으로 개입해서 생겨나는 혼선을 지적한 것이지, 가만 냅둬도 알아서 자리를 잡게 되어 있으니까 내버려 두라는 것이 아니다.[2] 애초에 사유 개념이 없다보니 농사가 망해서 소출이 안 나오거나 병으로 가축이 죽더라도 별달리 감흥이 없고 책임 소재 역시 공동 책임이니 다들 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반체념 상태가 되었다는 것. 공산주의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3] 사실 지금도 중국의 노동권은 잘 보장되지는 않았고, 이 당시라고 해서 중국의 노동권이 특별히 잘 보장되었던것은 아니라서 산업재해가 빈번하던 시대였다.(그나마 이 당시에는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것을 감안해서 춘절에는 몇주간 휴가를 보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냥 한국이 연간 2500시간 노동이 일상적일 정도로 한국의 노동권이 그 만큼 처참했었다는 얘기이다.[4]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 문서를 보면 이 당시 중국 기업의 고객 응대 서비스의 질이 어땠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지금은 중국에 많은 외국계 기업이 진출했고 해외로 나갔다오는 중국인도 늘면서 고객서비스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