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당시 경찰이 배부한 전단지 사진.
당시 경찰 채증반이 촬영한 현장 사진[1]
2003년 4월 18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광치령로에서 신원불명 변사체가 토막난 채로 마대자루에 담겨 발견된 미제사건.
인제대교 사체 유기 사건이 터진 지 불과 2개월만에 발생한 사건이라 지역사회가 제대로 전율하였다.
2. 마대자루 속 변사체
2003년 4월 18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광치령 고개 인근 31번 국도에서 작업자가 가드레일 공사를 하던 중 동료 2명과 함께 국도 방호벽 뒷편에서 마대자루 3개를 발견했다.인부는 근처 농가에서 내버린 쓰레기인 줄 알고 치우려고 자루에 다가갔는데 쓰레기를 담은 것치고는 마대 자루가 이상할 정도로 깨끗했고 자루 주변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등 모습이 묘했다고 한다. 작업자가 자루를 치우려고 만졌는데 안에서 물컹한 감촉이 느껴져 의아하게 여겼다. 감촉이 이상해 계속 만져 보다가 사람의 발바닥이 만져지자 깜짝 놀라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이 마대 자루를 열어 보자 그 안에 나뉘어 들어 있었던 것은 검은색 비닐 봉투에 싸인 토막난 시신이었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시신은 배꼽과 대퇴부를 기준으로 세 토막이 났고 머리와 팔꿈치 아래의 양 팔이 모두 절단되어 사라진 채였다. 혹여나 시신 일부분이 주변에 유기되었을 가능성을 우려하여 경찰 기동대와 전의경 병력은 물론 군대까지 동원해 주위 야산과 하천을 1개월 동안이나 수색했지만 끝내 머리와 팔 부분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지만 시신의 머리는 물론 지문을 확인할 수 있는 양팔이 모두 잘려나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고 시체에서 피가 모두 빠져나갔기 때문에 사망 시간조차 추정할 수 없었다.
부검을 통해 알아낸 정보는 다음과 같다.
나이 및 성별: 30~40대 남성.
혈액형: A형.
체형: 머리가 없는 상태에서는 160cm, 몸무게 68kg, 머리가 있을 때를 가정하면 185cm, 90kg 정도인 근육량이 많은 거구.
사인: 칼에 여러 번 찔린 상처인 "다발성 자창".
비고: 사망 당시 변사자는 공복이었음.[2]
혈액형: A형.
체형: 머리가 없는 상태에서는 160cm, 몸무게 68kg, 머리가 있을 때를 가정하면 185cm, 90kg 정도인 근육량이 많은 거구.
사인: 칼에 여러 번 찔린 상처인 "다발성 자창".
비고: 사망 당시 변사자는 공복이었음.[2]
3. 시신은 누구인가, 범인은 누구인가
시신의 가슴 부위에는 칼자국이 21개나 나 있었는데 그 중 7개는 정확히 심장을 찔렀다. 부검 당시 피부가 유달리 창백해서 초반에는 외국인[3] 남성을 염두에 두고 신원을 파악했으나 창백한 피부색은 시신에서 피를 모두 빼 버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것 때문에 시신에서 나타나는 시반도 없었으며 시신의 성기에서는 불법적인 확대술의 흔적이 발견돼 정황상 조직폭력배[4] 또는 유흥업소 종사자로 추측할 뿐이었다.법의학자들은 자창[5]의 길이가 평균적으로 4~5cm가량, 최대 깊이가 20cm에 달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범행에 사용된 무기는 일반인이 다루기 힘든 회칼이었고 따라서 회칼로 사람을 해칠 줄 아는 조직폭력배가 범인이라고 판단했으며 가슴에 자창이 집중되었고 시신에 저항의 흔적이 없었음으로 미루어 보아 피해자가 육체적으로는 양 팔이 뒤로 묶이고 심리적으로는 범인에게 위압감을 느낀 상태였으리라 예상했다.[6]
시신을 토막낼 때 사용한 도구는 2003년에는 동력을 갖춘 장치라고만 판단하였는데 2017년 재수사 과정에서 전기톱으로 토막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법의학자들은 시신을 토막낼 환경[7]을 갖춘 장소에서 조력을 받아 행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프로파일러들은 범인이 인적이 드문 산길 방호벽 뒤에 시신을 유기했음을 보아 인제군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예상했다.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는 시신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피해자의 머리와 양손을 절단해 은닉한 점과 나머지 부위는 쉽게 발견되도록 유기한 점으로 보아 "우리를 배신하면 저렇게 된다."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했다.[8] 그런 메시지가 간접적으로 퍼질 수 있는 집단으로 추측해 보았을 때 조직폭력배 혹은 유흥업소 종사자가 유력해 보인다. 강력계 형사 출신인 김복준 교수는 이런 해석에 부정적인 견해를 냈는데 먼저 경고의 의미로 시신을 유기했을 거면 사람들 눈에 띄기 쉬운 대로변에 하지 광치령 같이 한적한 곳에 유기할 리가 없으며 피해자가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라면 20년 넘게 제보가 없을 리 없다는 것이다.
4. 난항을 겪은 수사
경찰은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가출인, 실종자 가족들의 가정에 A4용지 15박스 분량 전단지를 우편으로 발송해[9] 신원을 파악하는 데 노력을 쏟았다. 이후 여러 차례 제보가 왔지만 시신의 DNA와 제보자들의 DNA와 일치하지 않아 신원 파악은 실패로 돌아갔다.신원 파악이 실패로 돌아가자 경찰은 시신과 함께 발견된 유일한 유류품인 마대 자루와 검은색 비닐 봉투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마대 자루와 비닐 봉투 둘 다 부산항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되어 전국적으로 대량 판매, 유통되는 소모품이라 특정인을 확정할 수는 없었다.
5. 사건 이후
시신은 부검이 끝난 후 '무연01'이라는 이름으로 가매장되었다.[10] 세월이 흐르면서 시신을 가매장한 수사관도 매장 위치를 제대로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11]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다. 이렇다 보니 당시 수사를 맡은 담당 수사관은 이 사건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시신의 사진을 아직도 경찰관 수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들여다 볼 정도라고 전해졌다.결국 이 사건은 2017년 강원지방경찰청 미제팀으로 이관되었으며 수사진은 DNA가 확보될 때마다 시신의 DNA와 대조작업을 하는 등 수사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6. 기타 사항
2017년 7월 22일 KBS《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는데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표창원 교수는 조직폭력배의 소행으로 추정했다.2018년 7월 팟캐스트 크라임에서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가 이 사건을 다루었다.
공교롭게도 시신이 발견된 2003년 4월 18일은 인제대교 사체 유기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본부가 해체되고[12] 수사관들이 점심 회식을 하는 날이었다고 한다.
[ESC] 지문도 없는 시신···“제보 부탁합니다”-인제 광치령 시신 사건(한국일보)
7.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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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신이 담긴 마대자루를 찍은 사진이다.[2] 알코올이나 마약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3] 특히 백인.[4] 조직폭력배의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5] 찔린 자국[6] 피해자가 거구이면서 운동신경까지 뛰어나서 물리적인 힘으로는 제압할수 없는 상대를 둔기나 망치 등을 사용해 뒤에서 기습하고 기절시킨 다음 잔인하게 살해 했을거라 추정하고 있다.[7] 철거가 용이한 조립식 컨테이너, 피를 빼내기 위해 필요한 다량의 물, 충분한 전기, 방음 장치 등.[8] 다른 프로파일러에게서 조직이 연관되었다고 가정한다면 살해한 사람들과 실제 유기한 사람들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살해한 인물들은 조금 급이 높은 인물들이고 하급 부하들에게 유기하라고 명령했을 경우 해당 부하들은 걸릴 것을 두려워하여 대강 유기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9] 2003년 당시 우편 요금이 190원이었는데 이때 우편 요금으로만 5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2020년 가치(2020년 기준 우편요금 380원)로는 2배 정도의 1000만 원 가량의 큰 돈을 쓴 셈이다. 이 때문에 수사본부의 책임자 격인 수사관은 돈의 사용내역에 대해 경위서를 제출하고 감찰까지 받았다고 한다.[10] 참고로 무연고 시신의 보관기간은 10년이므로 2013년쯤 보관기한이 만료되어 행정처분되었을 것이다.[11] 밤나무 아래에 매장했던 것을 기억해 겨우 찾았다.[12] 이 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