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91년 10월 19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광장에서 당시 21세였던 시각장애인 김용제가 훔친 차량으로 질주해 묻지마 살인을 저질러 2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
이 사람의 일대기는 '마지막 사형수'라는 책으로 나오기도 했는데 교도소에서 조성애 쟌 마르코 수녀[1]와 나눈 편지를 바탕으로 제작된 책이다.
2. 경위
범인 김용제 |
그리고 도검을 지니고 다니다가 '강도죄 예비 음모'로 체포되어 교도소에서 3개월간 복역한 적도 있다. 시각장애로 인해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해 서울과 부산광역시에서 중국집 배달원, 멍텅구리배 선원, 나이트클럽 웨이터 등을 전전했으며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마지막으로 다니던 화곡동의 양말 공장에서 해고된 뒤 범행을 저지를 마음을 먹었다.
3. 경과
김용제는 양말 공장을 다니던 시절 사장의 기아 프라이드 5도어의 열쇠를 복사해서 가지고 다녔고 그 차를 몰아 복수할 생각을 했다.[3] 결국 1991년 10월 19일 차를 몰고 여의도 KBS 본사 우측의 광장에 진입해 질주를 벌였다. 당시 국민학교 5학년이었던 지현일 군(11)[4]과 유치원생 윤신재 군(5)[5]이 먼저 치어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이후에도 계속 질주하여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한 21명에게 부상을 입힌 다음 200m를 더 달리다 자전거 보관함을 들이받은 뒤 멈추었으며 시민들에게 붙잡혔을 때 이를 뿌리치고 여중생 김병춘 양(13, 당시 신도림중학교 1학년)[6]을 인질로 잡고 인질극을 벌였으나 시력 문제 때문에 얼마 못가 곧 시민들에게 제압당했다.4. 결과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 대구광역시의 나이트클럽에서 방화로 인해 16명이 사망하는 거성관 방화 사건이 일어난 다음이라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11월 19일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이에 불복해 항소와 상고를 제기했지만 전부 기각됐고 1992년 8월 18일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 판결을 받고 대전교도소로 이감되었으며 1997년 12월 30일을 기해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에서 다른 사형수 22명과 함께 처형되었다.[7][8]사건 이후 그에게 치여 즉사한 당시 유치원생이었던 윤신재 군의 할머니인 서윤범 여사[9]는 이런 사정을 듣고 되려 범인을 이해한다며 탄원서를 쓰기도 했다. # 1993년 당시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서 씨의 사연을 듣고 김수환 추기경이 사면을 요청했지만 사형이 집행되었다. 서 씨는 사형 집행 당일에도 찾아왔다고 하며 그가 처형되기 전에 가톨릭에 귀의하여서인지 이 자리에 온 신부가 회고록에 당시 상황에 대해 서술했는데 그는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했다고 한다.솔직히 서윤범 씨는 손자만 잃은 게 아니었다. 손자의 날벼락 같은 죽음에 할아버지인 남편 윤모 씨는 충격으로 쓰러져 1997년에 세상을 떠났고 윤신재의 어머니, 며느리도 이후 충격을 받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암으로 1995년에 요절했다. 아들, 즉 윤신재의 아버지 윤용훈 PD는 어머니인 서윤범에게 "화내며 어머니가 용서한다고 해도 난 도저히 용서 못해요! 어머니. 김용제 저 놈을 찢어죽여도 속이 시원치 않다며 성당에 나가서 하느님 멱살이라도 잡고 싶다. 저런 놈 용서하라고? 아들과 아내와 아버지를 죽게한 놈을?"이라고 분노로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는 김용제가 죽자 축하주를 마시며 기왕 죽이는 거 찢어죽여야 했다며 영원히 용서 못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서윤범 씨도 생전에 아들이 저렇게 분노할 만하기에 아들에게 용서하라고 더 이상 강요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나만은 용서할 뿐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라고 했다.
<표창원의 사건추적>에 따르면 정작 해당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생존자나 유족들에겐 보상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이미 1988년부터 '범죄 피해자 구조법'이 시행 중이었으나 법 내용이 미비하고 이 법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으며 범행에 쓰인 프라이드가 가입된 종합보험은 도난 뒤 발생한 피해에 대해 보상해 주는 제도가 없었고 대신 '책임 보험'에 따라 사망자는 최고 5백만 원, 부상자는 3백만 원까지 보상이 가능했다.[10]
피의자는 "오로지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이 사회가 너무 냉정해서 죽을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람이 많고 넓은 광장을 보자 그대로 모두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눈을 감고 차를 몰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묻지마 범죄가 용서받을 리도 없고 무엇보다 김용제가 해친 사람들은 무고한 어린이, 노인, 여중생 등 사회적 약자들뿐이었으며 명백한 악질 살인마라 사형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사건을 저지른 후 김용제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죽인 사람에게 "미안한 생각 없다"며 딱 잘라 말했고 죽은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건 재수가 없어서 그런 거니까 할 수 없다"고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죽으려고 했으니까, 어른이고 애들 다 떠나서 그냥 무조건 밀어붙이자."는 말을 남긴 것을 보아 마치 희생자를 분풀이 대상으로 여겼던 그는 상기한 대로 그저 흉악한 인면수심의 살인마에 지나지 않았다. 이 사건 이틀 전의 거성관 방화범은 욱하는 마음에 불을 질렀어도 원래 사람을 죽이려고 한 게 아니었고 이후 거성관 사람이 보았기에 큰 피해는 없겠다라고 여겼다. 그러다가, 사람이 16명이나 죽은 결과에 본인도 충격을 받았고 이렇게 사람을 해치려는 뜻은 없었다라고 반성이라도 한 반면 이 사람은 반성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대비된다.
그래도, 옥살이하면서 마음이 달라졌는지 반성하기도 하고 재소자가 새로 들어올 때마다 엎드려 통사정을 해서라도 그 발을 씻어 주며 죄를 씻기를 바랐다고 한다. "이제 나처럼 사람 죽이지 마라, 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였고 결국 여럿을 더 죽였기에 난 죄를 더 씻을 수 없지만 당신은 다르다."라고 말했으며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꼬박꼬박 금요일 점심을 굶기도 했다. 김용제는 사형날에 다른 입회인들이 흐느끼자 “울지 말라”고 달래고, 인간 대접을 해줘서 고맙다는 유언을 남기고 교수대에 섰다. 약시였기에 안구를 기증할 수 없었던 그는 신장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다고 전한다.
5. 관련 자료
- 김용제의 자서전 '마지막 사형수'
6. 관련 문서
- 묻지마 테러
- 숀 넬슨
- 킬도저
- 시모노세키역 무차별 살상사건 (1999)
- 대구 지하철 참사 (2003)[11]
-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 (2008)
-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2012)[12]
- 2016년 니스 테러 (2016)
- 2017년 스페인 연쇄테러 (2017)
- 2023년 신림역 칼부림 사건
- 서현역 칼부림 사건 (2023)[13]
- 서울 시청역 교차로 차량 돌진 사고 (2024)
- 주하이시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건
- 가해자가 된 피해자
7.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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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소속. 공지영 마리아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등장하는 문 모니카 수녀의 모델이기도 하다.#[2] 전맹은 아니었고 약시였다. 아버지는 청각, 어머니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김용제의 시각장애는 유전으로 추정된다.[3] 실제로 김용제 이 작자가 범행에 이용한 차량의 번호는 서울 3 구 6539. 참고로 그 당시는 국내에 시판되는 차량들 중에선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된 차량이 단 한 대도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열쇠를 입수해서 복사하기만 하면 바로 차에 가서 시동을 켤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범행에 이용된 기아 프라이드 차량 또한 도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4] 1980년생[5] 1986년생. 당시 KBS 드라마제작국 PD였던 윤용훈의 외아들.# 윤용훈 PD는 여러 유명 사극을 기획했던 인물로 이 사건 4년 후에는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냈고,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아버지를 화병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불과 6년 사이에 아들, 아내, 아버지를 연이어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은 셈이다.[6] 1978년생[7] 김선자 연쇄 독살사건의 범인 김선자와 김준영 순경 총기난동 사건의 범인 김준영도 이날 처형되었다. 이는 현재까지 대한민국에서의 마지막 사형 집행이다. 이후에는 구형이나 선고는 하지만 실제 집행은 하지 않고 있다. [age(1997-12-30)]년 동안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어서 대한민국은 현재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8] 그때 처형된 사형수들 중 김용제와 그가 저지른 여의도광장 차량질주 사건이 가장 꾸준히 다뤄지며, 현재 김용제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사형수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9] 1933 ~ 생사불명 (생존 시 91세, 사건 당시 58세)[10]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계산기 기준으로 각각 2022년의 1260만 원, 760만 원 정도에 해당한다. 사람 목숨에 값을 매길 수야 있겠냐만 당시 기준으로도 보상금으로 충분한 돈은 아니었던 것.[11] 여의도광장 사건과 대구 사건 모두 자신의 신변을 비관한 장애인이 사회에 대한 복수심으로 묻지마 테러를 저지른 사건이었지만 대구 사건의 범인 김대한은 김용제보다 더 악질이고 피해 규모가 훨씬 컸음에도 대구지하철공사 측의 근무 태만과 대처 미흡,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무기징역밖에 선고받지 않았다. 하지만 무기수로 생활하던 중 2004년 8월 지병 악화로 사망했다. 김대한 이전에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우범곤은 사건을 일으킨 직후 자폭으로 사망했다.[12] MBC 경찰청 사람들 2015에서 두 사건을 다 묶어서 방송했다.[13] 두 사건 모두 범인이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한 차량(기아 프라이드, 기아 모닝)을 범행에 사용했으며, 범행에 사용된 차량이 범인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