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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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0년 2월 7일,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읍 성산리(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성산리)의 한 야산에서 41세 남성의 시신이 맨홀 안에서 발견된 사건.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의문의 변사 사건이자 미제사건이다.
2. 맨홀에서 발견된 사체
2010년 2월 7일,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읍 성산리(現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성산리)의 한 야산을 올라가던 사람이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은박으로 된 돗자리같은 것이 돌에 눌려 있었는데, 그것을 걷어내자 맨홀이 나타났고 맨홀 안을 들여다보자 시체가 있었다.맨홀 안에 있던 시체는 대한민국에서 발견된 시체로는 매우 보기 드문 유형이었다. 맨홀 뚜껑 위에 줄을 감아서 죽은 이가 마치 교수형을 당한 것처럼 목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두 손은 등 뒤에 케이블 타이로 결박되어 있던 상태였다.
경찰의 조사 결과, 피해자는 청주에 사는 건축 사업을 하는 41세 남성 최 모 씨로 밝혀졌다. 최 씨는 2월 3일 아침 밀린 공사대금을 받으러 안산시로 간다고 하며 집을 나선 뒤 행방불명된 상태였다. 시체 발견 다음 날인 2월 8일, 오창읍내에서 최 씨의 차량이 길가에 주차된 채로 발견되었다.
3. 자살인가, 타살인가?
그런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 사건을 타살로 교묘하게 위장한 자살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런 의심을 사게 되었던 이유는 죽은 최씨의 이상한 행적 때문이었다.3.1. 자살?
최 씨는 2월 3일 아침에 '공사대금을 받으러 안산에 간다'라고 말하며 집을 나섰다. 그러나 중부고속도로 CCTV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서청주IC로 고속도로 들어온 최 씨는 안산으로 가는 듯하다가 갑자기 오창IC로 방향을 돌린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최 씨가 만약 누군가에게 납치되었거나 살해되었다면 누군가의 흔적이 나타나야 하는데, 최 씨가 마지막으로 잡힌 오창읍의 한 편의점 CCTV에서도 최 씨만이 목격되었을 뿐 어떤 다른 사람의 흔적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오창읍내에서 발견된 최 씨의 차량에서도 최 씨의 지문이나 흔적만 나왔을 뿐 다른 사람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또한 발견된 사체의 상태도 타살을 위장한 자살이라는 의심을 갖게 했다. 왜냐하면 최씨의 손을 결박한 케이블 타이의 매듭이 이상한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결박한 것과는 다른 매듭의 모양새 때문에 경찰은 이 사건에 의구심을 품었다.결국 경찰은 최 씨가 경제적 문제에 짓눌리다가 타살을 위장한 자살을 결행한 것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3.2. 타살?
그러나 가족들은 이러한 경찰의 잠정적인 결론에 강하게 반발했다. 가족의 증언에 의하면 최 씨는 그 날 공사대금을 받으러 나간다고 나가면서 지갑조차도 가져가지 않고 급하게 나갔다고 한다.또한 최 씨가 집을 나설 때 촬영된 아파트의 CCTV 영상과 최 씨가 마지막으로 잡힌 편의점 CCTV 영상을 비교해보면 집을 나설 때 최 씨는 방한용 신발을 신고 나갔지만 편의점에서는 구두를 신은 모습이 잡혔다. 가족들의 증언으로는 그 구두는 중요한 손님을 만날 때 신는 구두로 최 씨가 그 구두를 신었다는 것은 당시 누군가 중요한 손님을 만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 씨의 고속도로에서의 행적에도 의문스러운 부분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안산으로 간다고 하고 나간 최 씨는 서청주IC를 통해 중부고속도로에 진입을 하였는데, 그 다음 행적에 문제가 발생한다.
- 대소JC에서 평택충주고속도로 평택 방향으로 환승.[1]
- 10시 10분, 갑자기 서안성IC에서 진출하여 45번 국도에서 바로 유턴, 제천 방향으로 회차.
- 대소JC를 거쳐 중부고속도로 통영 방향으로 환승.
여기까지는 청주 자택에서 무엇인가를 두고 와서 다시 가서 갖고 오려고 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경로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마치 한 바퀴를 빙 돌아서 나온듯한 행보를 보였던 것. 이는 마치 최 씨가 국도변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해서 누군가를 태운 뒤에 한 바퀴 돌아서 나온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 34번 국도 연선에서 11시 8분, 휴대폰의 신호가 끊겼다.
그리고 뜬금없이 2월 3일 20시 무렵, 청주시 시내버스 CCTV에 오창읍 양청리 오창과학단지 내 오창프라자[2] 옆 오창대로(540번 지방도) 길가에 최 씨의 승용차가 찍힌 것이 알려진다.
최 씨의 차량에서는 부서진 안경이 발견되었는데 그 안경은 검은 뿔테로 된 안경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가족들은 최 씨가 평소 무테로 된 안경을 썼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씨가 만약 자살한 것이라면 상당히 복잡한 공정을 거쳐서 자살이 결행된 셈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연 혼자서 맨홀 뚜껑을 열고 그 위에 은박 돗자리와 돌을 얹은 다음에 맨홀 뚜껑에 줄을 묶고 두 손을 결박한 뒤에 자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야 타살을 위장한 자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두운 밤에 이러한 행동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은 최 씨가 든 생명보험(3억 3천)보다 차량보험(7억)에서 더 많은 금액이 나오기 때문에 차라리 자살을 위장할 것이라면 차량 사고를 위장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그리고 취재 확인 결과는 상술했듯 2배 이상 많은 금액이었다.
4. 가능성
4.1. 강요된 자살?
혼자서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한 복잡한 방법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누군가에 의해 강요된 자살이라고 보기도 한다. 즉 누군가가 최 씨를 죽이려고 하면서 자살로 판정될 수 있도록 최 씨를 협박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은 의문스런 최 씨의 행적과 손목의 결박 상태 등으로 타살을 위장한 자살을 의심한 만큼 만약 타살이라면 협박에 의해 자살처럼 보이도록 죽음을 강요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4.2.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자살?
다른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자살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사체의 상태나 여러 정황으로 보면 최 씨가 자살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방식상 혼자서 하기에는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 최 씨가 자살하도록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5. 사건 이후
경찰은 타살을 위장한 교묘한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리려 했으나 사건은 현재까지도 미결 상태로 남아있다. 자살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도 뭔가 미심쩍은 데다가 그렇다고 타살로 결론을 내리기에도 명확치 않다는 점 때문에 결국 경찰은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2010년 3월 13일 《그것이 알고싶다》 749회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
2016년 tvN 드라마 《시그널》 첫 회에서 박해영(이제훈 분)이 발견한 맨홀 속, 마지막 화에 이재한 형사가 발견한 목 매단 변사체는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딴 것으로 추측된다.
2016년 7월 18일 팟캐스트 《CRIME》에서 경찰청 프로파일러 출신 배상훈 교수가 이 사건을 분석하였다. 여기서는 본 사건을 사실상 (제3자의 개입이 없는) 자살로 분석하고 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주장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데, 우선 이 사건을 타살로 추측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굳이 보험금이 더 많이 나오는 차량사고 대신 이러한 방식의 자살을 택한 것을 수상하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 아니라고 추측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특정 구간에서 도로 한 바퀴를 빙 돌아서 나온 것은 그 장소가 최 씨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이기에 그랬을 수 있다거나, 중간에 신발을 구두로 갈아신은 이유는 최 씨의 가족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가 아니라 중요한 일을 할 때(일부 자살자들이 자살할 때 양복을 입는 사례 등)여서 최 씨가 구두로 갈아신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등의 추측을 내놓았다. 최 씨의 차에서 최 씨의 것이 아닌 안경이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최 씨를 살해한 사람이 그 안경의 주인이라면 범인으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안경을 회수해 갔을 것이므로[3] 근거로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요지는 타살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어진 정보를 너무 편향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최 씨가 건설업자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데, 직업 특성상 최 씨가 맨홀의 구조에 해박하여 일반인과 다르게 충분히 그런 방식의 자살을 결행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스스로의 손을 결박하는 사례는 자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살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최 씨가 스스로의 죽음이 드러나거나 시신이 발견되는 것을 원치 않아 맨홀에 들어가 그 위에 돗자리까지 덮는 방식을 택했을 수 있다고 하며, 혹은 맨홀이 격자형으로 구멍이 뚫려있는 형태이므로 위에 돗자리를 깔아 비가 내릴 때 맨홀 속에 비가 고이거나 시신이 비를 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일 수 있었다고도 추측했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해서 최 씨가 상당히 소심한 사람이고 주변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였다.
최 씨가 건설업계의 이권 다툼 문제로 조직폭력배들에게 살해당했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그 조폭들도 건설업계에서 계속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굳이 평생 큰 위험을 감수하며 경쟁자에게 신체적 해를 입히기보다는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을 하는 일이 훨씬 많으며, 설령 살해했더라도 시신을 감추거나 묻어서 아예 들키지 않으려 하지 굳이 과시를 목적으로 이런 어정쩡한 처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만약 최 씨의 죽음에 개입한 제3자가 있었다면, 그 제3자가 최 씨를 사실상 살해한 사람이라면 위에 있는 내용처럼 이런 식으로 할 유인이 없고, 자살을 하는 최 씨를 도운 조력자가 있었다면 오히려 시신이 빨리 발견되어 수습될 만한 일반적인 장소를 택했으리라는 것이다.[4] 따라서 최 씨가 외부의 강요나 도움 없이 홀로 자살했을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리며, 분당 예비군 사망사건과 같이 스스로 음침한 곳에서 혼자 손을 묶고 목을 매어 사망하는 사건이 흔하지는 않을지라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다만 최 씨가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최 씨가 왜 그런 죽음을 택했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추측을 할 수 없다며 마무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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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론 당시 서평택JC→서해안고속도로→안산이라는 루트가 있었다. 영동고속도로의 마성~호법 구간은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하던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교통체증이 극심했었기 때문에, 이 루트도 나름대로 자연스러웠다.[2] 2022년 현재 청주북부터미널 바로 옆이다.[3] 실제로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예비용 및 패션 도구로 2개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다.[4] 자살을 돕다가 처벌받는 것이 두려워서 시체를 수습 안 될 곳에서 숨기는 사람이면 애초에 처음부터 자살을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