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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전통적 카스트제 | ||
<colbgcolor=#b1112b> 제1계급 | 브라만 | 제사장 |
제2계급 | 크샤트리아 | 왕·귀족·무사 |
제3계급 | 바이샤 | 자영농·상공업자 |
제4계급 | 수드라 | 농노·육체노동자 |
계급 외 | 찬달라 | 불가촉천민 |
카스트 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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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카스트라는 말은 포르투갈어 '카스타'(Casta)[1]에서 비롯된 세계 각지의 정교하게 고착화된 신분 질서 제도를 칭하는 학술적 일반명사다. 한자로는 종성(種姓) 또는 사성(四姓)이라고 한다. 이 문서에서는 주로 "카스트 제도"로 통칭되는 인도의 신분 인식에 대해 서술한다.생물학 용어로는 사회적 곤충인 개미와 흰개미의 “계급”(일개미, 병정개미 등)을 뜻한다.
2. 바르나(Varna)와 자티(Jati)
일반적으로 카스트 제도라고 하면 인도 내 힌두교도 특유의 신분제를 지칭한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선 두 가지 개념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바르나(Varna)와 자티(Jati)가 그것이다.- 바르나(Varna, 색깔)는 네 계급(브라만, 크샤트리야, 바이샤, 수드라)과 하나의 계급 외 존재(불가촉천민)로 이루어지는 혈통의 구분을 말한다.
- 자티(Jati, 출생)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착화된 가문의 직업과 그 신분을 말한다.
인도인이라도 기독교, 자이나교, 이슬람, 시크교, 불교 등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카스트 제도를 거부하려는 노력을 한다. 외부에서 넘어온 기독교나 이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불교나 자이나교, 시크교는 힌두교(와 그 모태인 브라만교)의 카스트 제도를 비롯한 악습을 거부하는 개혁적인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인도인들은 이 제도를 바르나(Varna)라고 부르는데 뜻은 색깔, 정확히는 피부의 색깔이다. 이는 인도의 지금까지 내려오는 인종 구성에서 피부색이 하얀 아리아인이 계급이 높고 피부색이 어두운 드라비다계 인종이 계급이 낮았던 과거의 역사이자 인종차별의 잔재로, 오늘날에도 인도는 다인종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이 여전히 남아 있다.
자티(Jati)는 각 가문이 전통적으로 가지거나 혹은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의미한다. 사실 인도에서 카스트라 함은 자티의 의미가 더 크다. 따라서 카스트 자체는 신분제가 아니며 한국에서 예전에 무슨무슨 김씨, 무슨 이씨처럼 족보를 따지듯이 인도인들이 각자 속해 있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족보와 비슷한 카스트에 저마다 속해 있다. 그래서 성명만 봐도 어느 카스트인지 대강 구별이 가능하다. 중국이나 한국 성씨에서 '씨'는 흔히 말하는 본관이나 집성촌처럼 그 사람이 뿌리내린 지역 공동체를 그대로 따라가며 '성'은 주로 황제나 왕 또는 유력자가 하사했기 때문에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나 구미권이나 인도 문화권의 성씨는 대개 직업에서 유래했는데 대부분의 전근대 사회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는 물론 거주 이전의 자유도 없었기 때문에 풀어서 쓰면 어느 동네에서 어떤 직업 가문에서 태어난 누구라는 형식으로 한 사람의 풀네임 안에 자신의 이름뿐 아니라 지역 기반과 사회적 정보를 다 압축해 담은 것이다.[2] 이 자티는 당대의 직업귀천 구분에 따라 상류층의 직업, 중류층의 직업, 하류층만 하는 직업등으로 등급화를 시킬 수 있는데, 이 직업귀천에 따른 족벌의 서열에다 인종적 구분이었던 '바르나'를 끼워 맞춰서 고착화시킨 것이 지금의 카스트이다.
즉, 한국에서는 브라만이나 수드라 등의 카스트 계급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인도에서 카스트라고 하면 자티를 말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자티는 각 개인이 속한 직업군이 족벌화되어 온 족벌 사회의 연장선이며 그 카스트 족벌들을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불가촉천민 등등으로 구분해 놓고 이 직업은 이런 신분에서만 가능하게 박아놓은 것이 바로 바르나다. 그러니까 다른 신분제에 비해 더 무서운 개념인데 사회적 계급이라면 상·하위 이동이라는 개념이 있을 수 있지만 이건 핏줄이자 사회적인 관념이라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날 길이 없다.
물론 인도 남부의 드라비다인 다수 지역이나 벵골이나 아삼 주 등의 인도의 동부 지방, 네팔, 발리 섬 등의 인도 바깥의 힌두교 다수 지역은 진짜로 카스트를 사회적 계급으로 인식해서 불가촉천민이나 수드라 같은 하위 카스트들이 돈을 주고 카스트 세탁을 하기도 했지만 카스트의 기원지인 인도 북부나 중부 지방은 다르다. 따라서 한 때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인도인들 사이에서 상대방의 종교나 성씨, 출신지를 물어보는 걸 몰상식한 행위로 여기기도 했을 정도다.[3][4][5] 최근에는 같은 카스트들끼리는 서로 합체(?)하여 구분이 불가능하기는 하다.
'바르나'(색깔)는 그 뜻에 걸맞게 피부색을 따진다. 외모만 봐도 대충 카스트(바르나)를 알 수 있는데 평균적으로 키가 더 크고 하얀 피부에 이목구비가 이란인(페르시아인)에 가까운 아리아인은 브라만 및 크샤트리아 등의 고위 카스트인 데 반해서 바이샤는 드라비다인, 수드라는 문다인처럼 비교적 단신에 검거나 갈색 피부로 이목구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방 구별된다. 원래 다인종 국가인 인도에 존재하던 백인들이 유색인종 위에 선다는 우월주의가 제국주의의 인종차별과 자연스럽게 융합해 바르나를 고착화시켰다.
남인도의 드라비다인 중에는 피부색이 검은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가 많지만 북인도 사람들이 무시하는 편이다. 이는 '바르나' 개념이 원래는 근대의 유색인종 개념과 흡사한 인종 구분 개념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대가 지나면서 전쟁 포로의 처우 문제나 인도 남부 드라비다인 왕족들이 상층 카스트를 자처하면서 "피부색=카스트"라는 개념에서 "계급=카스트"로 변화하긴 했으나 카스트 제도의 근간인 피부색에 기반을 둔 인종차별 개념은 유지된 셈이다. 유전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라만에도 드라비다인 혈통이 섞여 있고 수드라에도 아리아인 혈통이 섞여 있다. 그러면서도 상위 카스트일수록 아리아인 혈통의 비중이 올라가고 하위 카스트일수록 드라비다인 혈통의 비중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카스트 제도의 복합적 모습과 역사가 실제로 유전자 연구 결과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셈이다.
하지만 현대 인도에서는 북부에 비해 남부가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월등히 높아서[6] 우대받는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북부인 힌두스탄은 과잉 인구로 인한 빈곤 문제가 심각하고 드라비다인 비중이 높은 남인도는 안드라프라데시 주를 제외하면 빈곤 문제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 피부가 검을수록 부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유명한 인도 영화 산업 또한 명실상부한 인도 최대 도시인 뭄바이 외에는 남부의 첸나이나 하이데라바드가 가장 발달해 있는 편이다. 인도의 IT 중심지인 벵갈루루도 남인도권에 속하는 대도시다. 인도의 지역별 GDP와 지역별 다수민족을 비교해 보자.
이놈의 카스트(바르나) 제도가 하도 복잡하고 뭐 같은 제도라 한국인 입장에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가장 흔한 착각은 위의 삼각뿔 그래프처럼 위에서부터 브라만(귀족보다 높아서 황·왕족 비슷한 신관)-크샤트리아(귀족)-바이샤(평민)-수드라(천민이나 노예) 계급이 수직적으로 나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학교에서도 (카스트제 설명에 너무 시간을 쓰다가는 진도를 못 뽑아서 그러는지) 이런 식으로 가르치고 넘어간다. 사실 '바르나' 제도에서 신분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분과 직업을 규정하는 씨족·가문 집단인) 자티이고 널리 알려진 4대 카스트는 각각 무수한 자티를 포함하고 있는 대분류이자 각 자티에 부여되는 속성으로서 대략적이고 평균적인 (그리고 종교적인) 상·하 관계의 경향 정도를 규정하는 것 뿐이다. 정확히는 다인종국가로서 직업의 귀천과 인종의 귀천이 명백하던 전근대시대 인도의 사회 질서 과정에서 신분제와 함께 성립된 인종 & 직업 서열 관계가 영국 동인도 회사를 통해 서류화되는 과정에서 지금의 형태로 왜곡된 것이다.
4대 카스트의 신관·무사(귀족)·농업·상업·공업 종사자·천민 구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중세~근세 유럽의 신분 구별과 유사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중세 이란의 신분 구별도 이와 유사한 면이 있다. 이 점에 주목한 사람은 쉽게 예측할 수 있겠지만 사실 4대 카스트 중에서 권력자들이 주로 분포한 카스트는 크샤트리아다. 브라만과 크샤트리아는 중세 유럽의 귀족 제도가 그러했던 것처럼 군사·실질 권력과 종교·문화 권력을 담당하는 귀족층의 두 축이고 브라만을 가장 존귀한 계급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중세 유럽에서 성직자가 귀족보다 더 귀하다고 한 것처럼 어느 정도 종교적인 권위를 근거로 한 개념이다. 중세 유럽에서 대부분의 왕, 제후, 영주, 귀족들이 2계급인 '싸우는 자'에 속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도의 '라자'(영주, 토호)들도 기본적으로 크샤트리아에 속하며 (특히 영토가 부와 권력의 원천이던 근대 이전에는) 최대의 권력자들은 크샤트리아 계급에서 배출되었다.[7]
바이샤는 평민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중세 유럽에 비유한다면 부르주아 계층 정도에 해당한다. 즉, 직업적 전문가나 기술자, 상공업 종사자 등이 분포하는 계층이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자영농 등도 이 계층에 포함된다. 실질·문화적 권력을 소유한 크샤트리아 및 브라만과 생산을 담당한 바이샤를 묶어 상위 3계급을 따질 경우 대체로 브라만과 크샤트리아가 계층의 상위를 차지하고 바이샤가 하위를 차지하는 경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으로 바이샤가 하위 계급이라고 할 수는 없다. 크샤트리아 중에서도 하위 크샤트리아가 있고 바이샤 중에서도 상위 바이샤가 있으니 권력 관계가 역전되는 현상은 얼마든지 일어난다. 예컨대 큰 상회나 농장, 작업장 등을 경영하는 바이샤가 하위 크샤트리아[8]를 고용한다면? 두 사람 다 카스트 제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신의 바르나와 자티를 따르고 있으나 실질적인 권력 관계는 바이샤 쪽이 우위일 것이다. 카스트 제도에서 계급 구분은 역할 분담, 그리고 '정'과 '부정'의 개념이었을 뿐 의외로 고용-피고용 관계에서 계급 고·저가 작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하위 계급이 더 상위 계급의 고용주가 되는 일도 적지 않게 발생했고 지금도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수드라 등의 하위 계급이 있는데 역시 단순히 평민 이하의 천민 계급이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 일단 수가 매우 많다. 상위 3계급을 합쳐 30%를 넘은 경우가 역사적으로 없었으니 실질적으로 수드라가 평민[9] 역할을 했으며 실질적인 천민에 해당하는 계층은 아예 카스트(바르나)에서 벗어난 불가촉천민들이다. 즉, 수드라는 중세 유럽에 비교하면 농노(예속 농민)나 육체노동자 정도에 해당한다.
여하간 카스트 제도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4대 카스트가 그 자체로 완전히 계층적인 것이 아니며 진짜 카스트 제도의 억압성은 문화적, 세속적, 종교적인 측면에서 상·하 계층 관계를 구성하는 자티들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다만 바이샤도 따지고 보면 마찬가지로 보일 수도 있지만 수드라는 바이샤하고도 다르게 인도 전통에서 중요한 베다 경전도 공부하지 못하게 하고 골품제처럼 일상에도 제한이 많아 천민처럼 여겨질 수 있다.
이렇게 일반적인 인식과 실제가 다른 이유는 절반 정도는 영국탓이다. 원래 '바르나'는 인종적, 종교적으로 다소 느슨하게 자른 관념적인 계급제이고 '자티'가 실제 인도 사회 세부의 귀·천 논리를 결정하는 신분제로서 전근대 사회라면 어느 나라에나 있었던 직업 차별인데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에 진출하고 나아가 인도 아대륙 전체를 지배하면서 인도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당시 영국의 지배에 협력했던 고위층이자 식자층, 인종적으로도 유럽인과 가까웠던 아리아인 브라만을 이용해 다수의 유색인종 드라비다계 인도인들을 다스리면서 그들에게 지배하청을 맡기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티를 바르나에 끼워 맞추어 명문화하면서 실제 인도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사회계급제가 아닌 영국이 제도적으로 만들어낸 다소 혼란하고 애매한 형태의 '바르나'를 카스트 제도인 것처럼 배우게 된다.
물론 현대사회는 전근대적인 직업논리가 상당부분 해소되어 어느 사회든지 신앙보다 돈이 앞서는 경우는 꼭 있다. 가령 불가촉천민인데도 고위 카스트들의 길잡이나 가마꾼 노릇을 하는 이들은 이에 따른 수입이 많은 관계로 알부자들이 많아서[10] 재수없게 고위 카스트 출신 빈민들에게 강도를 당하거나 범죄의 누명을 쓰고 다 털리는 일만 없다면 천하의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들조차 감히 큰소리칠 수조차 없다. 이런 이들을 잘못 건드렸다간 이들을 고용한 부유층이나 고위 카스트 출신 유력자들의 분노를 사서 코로 마살라를 먹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11] 반대로 브라만이라도 포목상이나 음식점 사장, 빨래방 직원 등으로 근무하면서 가난하게 산다면 하위 카스트 출신의 용역깡패들이 쳐들어와서 행패를 부려도 끽소리도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실질적으로 인도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대분류인 카스트보다 세부적인 분류인 자티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은 누구나 카스트 중의 어느 하나에 자동적으로 귀속되며 대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12] 이슬람이나 시크교, 기타 종교를 믿는 사람은 해당 사항이 없지만 힌두교에서는 이들을 천시한다. 무슬림은 힌두교의 관점에서는 수드라이다. 카스트 제도의 터부에 따르면 바다(Kala Pani, Black Water)를 한 번이라도 건너거나 높은 계급의 여인이 평민 이하의 남성과 사귀거나 혼인으로 결합하면 혈통과 영혼까지 더럽혀졌다고 단정하여 그 전 계급과 상관없이 카스트 계급에서 축출하고 불가촉천민으로 취급한다. 반면 높은 계급의 남자가 수드라 등 낮은 계급의 여인을 취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혼혈아는 역시 낮은 계급으로 취급하니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이교도는 물론 다른 종교를 갖고 있었던 사람이 힌두교로 개종하게 되면 대부분 수드라에 속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인도인으로 귀화해도 수드라 카스트로 간주받는다. 다만, 이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과거 인도 정부나 그 산하의 번국이 점령한 지역의 주민들을 자국민으로 편입할 때는 현지인들이 가진 사회적 계급에 따라 그에 맞는 카스트를 부여하기도 했고[13] 인도의 비 힌두교 신자들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하고자 최소 바이샤 이상의 카스트로 분류하겠다는 떡밥을 뿌린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마라타 동맹 같이 힌두교 개혁을 기치로 내건 국가나 종교 단체가 계급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자 자기들의 관할 하에 있는 신도들에게 몽땅 브라만 계급을 뿌리는 경우도 있었다.[14] 인도 문화권 밖의 지역을 정복하려고 할 때 하위 카스트 출신자들을 징병하려고 하면 정복 후에 고위 카스트로 올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스리랑카에서 소수민족으로 거주하는 타밀인들이 이렇게 해서 고위 카스트로 올라간 본토 출신 타밀인 하층민들의 후손들이다.
사실 외국인을 향한 평소의 대접은 크샤트리아 수준이다. 물론 고질적인 유색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고려해 (한국도 예외는 아닌) 백인이면 우대받고 유색인종이면 천대받는 잔재가 남아있으며 정말 선진국에서 온 옷 잘 차려입고 현금을 많이 들고 온 사람이라면 인종에 상관없이 브라만 이상의 행세를 할 수 있다. 이는 주기적으로 외부 세력에 의한 침입과 정복을 당해왔던 역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좀 더 현실적인 이유로 '외국인=돈'으로 보고 잘 해준다는 의미도 있다.[15] 돈 걱정 없는 부유한 상위 카스트 사람들은 외국인을 벌레 보듯 보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상위 카스트 출신인 승무원이 더러운 카스트 밖의 외국인에게 접근하기 싫다고 하여 무례하게 굴기도 했다. 카스트를 신봉하는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은 외국인들에게 극진한 환대를 하며 질그릇[16]에 온갖 귀한 음식을 담아서 대접한 뒤 그 외국인이 귀국하거나 다른 지방으로 가면 그 그릇을 깨버린다. 물론 적어도 앞에서 차별하진 않으니 이런 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다만 의식의 현대화와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 적어도 대도시에서 대놓고 외국인을 천대한다든가 계급으로 차별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아예 그런 화제에 관심을 안 가지는 경우가 많아 관광객으로선 그렇게 계급 구분하는 모습을 보긴 힘들다.
현대 인도에서 서로 '너 크샤트리아 계급이냐, 바이샤 계급이냐?'로 묻지는 않는다. 전술했듯 인도에서 카스트라 함은 자티를 말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등의 카스트는 일종의 대분류이고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티다. 인도인들은 일종의 가문·씨족이자 직업과 생활양식을 강제하는 자티에 속해 있고 사람을 상대할 때는 그 사람이 속한 자티를 따지는 것이 먼저이며 크샤트리아, 바이샤, 브라만 등은 각 자티를 포괄하는 대분류로서 일종의 속성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나마 브라만들이 가끔씩 '나 브라만이야' 할 때 외에는 들을 수 없다. 인도 헌법상으로는 카스트 제도를 부정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당수 주에서 어퍼머티브 액션을 위해 카스트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아예 주 정부 신분증에 카스트를 기입해서 나눠주기도 하는 등 모순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이렇게 신분이 나뉘어져 있다. 옆의 백분율은 2004-05년 기준.
- FC(Forward Caste. 브라만·크샤트리아·바이샤 및 수드라 상위 일부): 인구의 30.8%
- SC(Scheduled Caste, 지정 카스트. 수드라 하위 일부 및 불가촉천민): 인구의 19.5%
- ST(Scheduled Tribe, 지정 부족)[17]: 인구의 8.7%
- OBC(Other Backward Caste, 기타 소외 계급): 인구의 41.1%[18]
2.1. 역사
다사는 페르시아어의 다하에 해당하는데 고대 이란에는 제승(祭僧)·무사(武士)·농민·공장(工匠)의 네 다하가 있었다. 아리아인이 침입했을 때만 해도 인도에는 '자유민'과 '선주민'의 두 신분(또는 계층) 뿐이었으나 이란의 네 다하가 인도의 신분 제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아리아인이 브라만 문화를 완성한 후 많은 변천을 거쳐 사제(司祭)와 무사가 분화[21]했으며 선주민의 혈통은 오직 육체노동이나 잡역에만 종사하게 되었다. 이것이 브라만(Brahman: 사제자)·크샤트리아(Kshatriya: 무사·귀족)·바이샤(Vaisya: 자영농·상인·공인 등의 생산직 중산층), 피정복민(被征服民)으로 이루어진 수드라(Sudra: 육체노동자 및 농노)의 네 바르나, 즉 카스트로 나타났다.[22]
이에 대해 카스트 제도의 성립 과정에서 아리아인과 토착민의 구별은 근거가 없고 자의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카스트의 성립 시기에 이미 인종적으로는 서로 융합하여 구별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영제국이 하위 카스트도 직업 등에 따라 마음대로 상위 카스트로 올리기도 하고 찰스 제임스 네이피어가 사티나 데바다시[23] 등을 금지시킨 일도 있어서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인도의 최상위 카스트였던 네루 등도 카스트를 약화시키면서 카스트가 존재했음을 인정했다.
기나긴 시간을 거치면서 다양한 혼혈과 혼족이 이뤄짐에 따라 카스트도 다시 분화를 거듭하여 현재 인도에는 약 3000여 개의 자티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티'란 4단계의 큰 카스트에 종속하는 체계로서 계급의 성격도 띄지만 대충 가문 정도 개념으로 이해해도 된다. 가령 단적인 예로 힌두교인이 운영하는 식당(외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은 주방장은 거의 다 브라만 출신이다. 왜냐하면 위생과 정결함을 교리로 못박아놓을 만큼 중시하는 힌두교에서 이슬람에서의 할랄 및 하람처럼 어떤 음식은 깨끗하고 어떤 음식은 불결한 지를 판단하는 것이 사제들의 역할이기도 했거니와 바이샤나 수드라 같은 천한 카스트가 만든 음식을 그보다 높은 카스트의 사람이 먹으면 부정을 탄다고 봤기 때문이다.[24] 하지만 높은 카스트가 만든 음식은 같은 계급이나 그 아래 계급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머리카락을 만지는 미용사 일도 상위 카스트가 하는 경우가 보통이고 불가촉천민 중에서도 야경꾼으로 일하는 자티는 그나마 짭짤한 부수입이 주어지는 식으로 또 차별화되었다. 지정부족이나 기타 소외계급으로 분류된 이들도 마찬가지다. 가령 지정부족들 중에서 히말라야산맥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의 짐꾼으로 활동하는 셰르파들은 알부자들이 많아서 브라만들조차 무시하지 못하는 판국이지만 똑같은 지정부족이라도 안다만니코바르 제도의 원주민들은 거의 동물원의 원숭이 같은 취급을 받아서 국내외적으로 인권침해라고 말이 많다.
통계상 기타 소외계급으로 분류되는 비 힌두교 신자들이라도 자이나교, 시크교, 조로아스터교는 대부분이 부유층이라서 시크교같이 카스트를 반대함에도 인도의 극우들이 함부로 못 건드리지만 기독교 신자나 무슬림, 불교 신자들의 취급은 거의 불가촉천민에 준하는 수준이다.[25][26] 물론 무슬림이 대부분인 잠무 카슈미르나 불교 신자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라다크 지역 및 개신교 신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나갈랜드는 또 얘기가 다르지만 이곳의 유력자나 부유층들도 자기들 주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는 순간에 불천 취급을 받기 일쑤다.
이런 연유로 기본적으로는 초기의 네 가지 계급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완전히 다른 계층의 카스트와는 통교하지 않지만 고용 문제에서는 카스트가 그리 중시되지 않는다. 가령 바이샤 출신인 상인이나 공장주가 크샤트리아나 브라만 출신의 직원을 고용하는 것도 전통시대부터 얼마든지 가능했다.
카스트 제도가 만든 직업 차별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영학이 발달하기 오래 전부터 분업과 전문화를 가능케 해서 인도의 생산성을 높이기도 했다. 면직물 생산을 예로 들자면 목화를 재배하는 자티, 그걸 강으로 운반하는 자티, 면사를 만드는 자티, 직물로 만드는 자티, 도매상에 넘기는 자티 등. 자티별로 모든 업무를 분업한 것이다. 그래서 영국의 침략이 이런 분업 시스템을 망가뜨리자 오히려 생산성이 감소하기도 했다.
현재에도 카스트 제도는 사회적으로 남아있다. 카스트 제도를 기반으로 한 인권 침해와 사회적 불평등이 법적으로 금지되긴 했지만, 위와 같은 악습들이 문화적으로는 인도 사회 전반에 잔존한다.
2.2. 복식
카스트 제도에서는 각 카스트마다 다른 복식과 다른 문양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이마에 표시를 새기는데 카스트에 따라 다르게 새겨진다.- 브라만: 백색 또는 보석장식
- 크샤트리아: 적색
- 바이샤: 황색
- 수드라: 흑색
- 찬달라: 대부분 없음
3. 카스트의 하위계급과 그 폐해
카스트 제도의 실태를 잘 알려주는 그림[27] |
수드라를 제외한 세 카스트는 종교적으로 재생[28]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드비자(再生族, 재생족)라고도 한다. 네 카스트는 존귀한 자와 비천한 자라는 고·저(高低)의 서열을 나타내고 있어 더 높은 카스트에 속한 사람은 더 낮은 카스트에 속한 사람의 곁에만 가도 더럽혀진다고 볼 정도다. 낮은 카스트에 속한 사람은 부정시(不淨視)되었다. 따라서 각 카스트는 직업을 세습했으며 카스트 상호간의 통혼(通婚) 역시 일반적으로 금지되었다. 정확히는 남성이 한 두 계급 아래의 여성을 받아들이는 일만 드물게 일어났고 반대로 높은 계급의 여성과 신분이 비천한 남성의 혼인이 철저하게 금기시되었다. 해외 단신에 결혼했다가 신분 차이로 헤어지고 죽고 죽이고 했다는 얘기는 대개 이쪽에 해당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자기보다 약간 신분이 낮은 카스트의 여성과 혼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엄청난 성비 파괴로 인해[29] 자기 카스트 내에서만 여자를 찾을 경우 노총각으로 늙어 죽을 남자들이 너무 많고 낮은 카스트의 여성에게 혼인을 대가로 도에 넘치는 혼수를 요구하고 죽이는 이유 등도 포함되어 있다. 매우 드물지만 자기보다 약간 신분이 높은 카스트의 여성과 혼인하는 남성도 보인다. 이는 거의 대도시의 교육을 잘 받아 카스트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크게 자리잡은 지식인 계층에서 일부 보이는 현상이다.
이 네 카스트 밑의 불가촉천민[30]을 '아웃 카스트'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카스트제(制)라고 할 때는 불천도 포함된다. 불천은 힌두교에서 완전히 배제된 존재로 힌두교의 가르침은 물론 사원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조차 금지되어 사원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못하며 신의 이름이나 가르침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지되어 경전을 보았다간 눈을 뽑히고 경전 등에 대해 입이라도 뻥끗했다간 혀를 뽑히며 경전 읽는 소리를 엿들었다간 귀에 쇳물이 부어지고 실수로 타 카스트와 접촉하면 그 신체부위를 절단당하는 등 고대부터 갖은 가혹행위를 당했는데 법으로 금지된 요즘에도 비공식적으로 많이 자행되고 있다.[31] 심지어는 이런 차별을 피해 인도군에 입대해서, 자수성가해 장군의 자리에 오른 사람마저도, 고향에 갔을 때 불가족천민이란 이유로, 사람들을 피해 밤에 숨어다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32]
이 때문에 종종 같은 카스트끼리도 무슨 자티[33]에 속하느냐, 그리고 어떤 인종에 속하느냐에 따라 차별이 일어나기도 한다.[34] 가령 라자[35]나 종교인 집안 출신의 고위 카스트는 어디서나 환영받는 최상위 계층이며 혈통상 순혈 코카소이드에 가까운 아리아인의 직계 후손인 카슈미르 펀디트[36] 같은 계급들도 브라만들 중에서 최고의 성골로 대접받지만 드라비다인이나 문다인 출신인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거나 종교상의 이유로 고위 카스트만 할 수 있는 요리사나 도축업자, 전통 빨래방의 직원들 같은 경우[37]는 같은 카스트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차별을 받는데 신분만 브라만일 뿐 하는 일은 수드라나 불천들 못지않게 고되기 때문이다.[38] 당연히 하위 카스트 사람들도 지들끼리 서로 차별[39]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수드라가 불천을 차별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천민들 사이에서도 몇몇은 '불가시천민'[40]이라고 하여 같은 천민들로부터 갖은 멸시를 받는데 이들은 계급명대로 쳐다봐서도 안 되기 때문에 자신이 지나가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방울을 강제로 지니고 다녀야 하는 신세다. 외지인이나 세속주의자들이 보기에는 이것만으로도 대단히 아스트랄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 심지어 같은 천민들끼리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서로 개무시하는 엿같은 상황까지 공공연히 벌어진다.[41]
인도판 KKK 정도 되는 집단도 있는데 주로 브라만을 비롯한 상위 카스트로 구성되어 있다.[42] 이들은 평소에는 조용히 생업에 종사하다가 눈에 거슬리는 하위 카스트 신분이 나타나면 서로 연락을 해서 총, 칼 같은 무기를 가지고 밤중에 은밀히 모여 하위 카스트를 사냥하러 간다고 하며 카스트 제도를 어긴 하위 카스트에게 신을 대신하여 처벌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인도가 발전하면서 더 이상 과거처럼 하위 카스트를 마음대로 노예 부리듯 할 수 없고 경제적인 궁핍에 처하자 그 옛날 유럽의 마녀사냥꾼들이 그랬듯 성공한 하위 카스트의 재산을 약탈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챙길 목적일 뿐이다. 반대로 이런 식으로 살해당한 하위 카스트들이 복수 차원으로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거나 자기들을 린치한 상위 카스트가 사는 동네의 유력자나 공권력을 뇌물로 구워삶아서 이런 집단의 회원과 그들의 가족들을 역으로 죽이는 경우도 많다.[43]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1·2 계급이 아니면 높은 계급이어도 진짜 개돼지 취급을 받을 만큼 대우가 좋지 못하여 하급 바이샤 계급인 구자르인은 유혈 폭동을 일으켜 불천 계급을 받기도 했는데 공무원, 대학, 복지 등에서 오히려 불천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일어나고 있어서 사회통합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 그나마 이것도 과거에 비하면 좋아진 편이지만. 사실 요즘도 일반적으로는 상위 카스트 사람이 더 강하기 때문에 미국 대기업에서까지도 차별[44]받기도 한다.
인도가 성범죄 왕국 소리를 들을 만큼 성범죄가 판치는 이유 중엔 카스트 제도가 아직도 사실상 남아있는 게 크며 외국인들도 카스트에서 예외가 없다시피한데 일단 외국인들은 사실상 밑바닥 취급이라 특히나 성범죄에선 더더욱 취약한 입장이다.
4. 카스트를 없애려는 인도 정부의 노력
카스트의 폐해는 식민지 시절 영국 정부에 의해 규제되기 시작했다. 카스트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진 시기도 이때다. 현대의 인도 정부도 차별을 뿌리뽑기 위해 불가촉민 계층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카스트로 인한 사회적 차별이 뿌리 깊게 남아 각종 사회적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카스트 제도를 인도에서 폐지하려고 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한 때는 카스트 제도가 법제화된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카스트는 종교적 관습이 체계적으로 고착화된 것으로 전근대 인도에서 한 번도 성문화된 적이 없었으며, 농촌에서 카스트 제도가 큰 영향을 끼천것은 맞지만, 카스트 논리대로 인도의 정세가 확고하게 돌아간것만은 아니었고, 예외는 언제나 존재했다. 노예왕조처럼 아예 노예 출신 군인이 술탄이 되거나, 불가축천민인데도 무력을 일으켜서 지역유력자가 되는 일은 당대에도 종종 벌어지기도 했고, 인도 남부의 왕조들은 마누 법전을 무시하고, 동남아시아와 스리랑카로 원정을 가서 세를 떨쳤고, 아예 일부 인도인들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으로까지 가서 현지인들과 혼혈하거나, 나라를 세우기도 했다. 무굴 제국은 중앙아시아에서 온 티무르계의 후손이 인도 지역을 정복하고 세운 이슬람계 국가였다. 그런데 이슬람계 국가에서 카스트 제도를 법제화하고 인정했다고 하면 아귀가 맞지 않다. 왜냐하면 전근대적 이슬람 교리에 비록 차별적인 내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힌두교처럼 '영혼 자체에' 귀천이 존재한다고는 주장하지 않으며 '영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45] 기독교권 국가인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할 때 영국 정부도 법에 카스트를 박아넣고 카스트에 따라 통치했다는 소리도 맞지 않다. 이 두 세력이 '인도에 만연하던 카스트 의식'을 뿌리뽑지 못하고 그 의식을 유지시켰다고 볼 수는 있다. 또한 전근대기때에도 노예 왕조처럼 노예가 황제가 된다던가, 하층민들이 아예 반란을 일으켜서 지역유력자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등 그 시대에도 카스트가 권력의 향방을 100% 결정지은것은 아니었다. 한국인이 신분제도 하면 흔히 생각하는 국가에서 정해준 신분제도와는 좀 다르다.[46]
지금의 인도는 1947년에 세워진 민주주의 국가이고 건국 당시에도 카스트 제도는 전근대적인 폐단으로 여겨져 아예 헌법으로 카스트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박아넣어 인도란 나라에서 카스트 제도는 법전에 적힌 적조차 없었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현대 인도 정부는 카스트를 뿌리뽑기 위해 온갖 애를 쓰고 있다. 특히 독립 후에는 헌법 차원에서 카스트를 부정했으며 인도 정부에서 카스트 제도를 "악습"으로 규정하고 완벽히 근절하려고 하는데 이런 제도가 현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데다가 국가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도인들이 갖는 타인종, 타종교, 타언어 집단에 대한 배타성을 하루 아침에 뿌리뽑을 수도 없고 사회의 변화를 통해 점차 카스트의 구습이 사라진다고 해도 인도는 지나치게 거대하고 인구가 많으며 각자 인종, 문화, 언어가 뿔뿔이 흩어져있고 그만큼 사회 변화 속도가 제각각이라 민주주의 제도를 정착시켰음에도 그 변화가 인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아직도 전근대를 벗어나지 못한 저개발지대 시골 깊숙한 곳까지는 철폐가 쉽지가 않아서 카스트 근절은 현재진행형이다.[47] 실제로 인도는 지방 분권이 강한 데다 도시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도입해서[48] 주요 산업을 국유화하는 정책을 펼치기는 했지만[49] 지방에 대한 통제력이 그리 강하지 못하다 보니 토지개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카스트 의식을 유지하던 지방 토호들의 힘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시골을 중심으로 카스트 제도가 잔존하게 된 씁쓸한 현실로 남았다.
결론적으로 인도 정부는 카스트 자체가 아니라 카스트로 인한 신분 차별 악습을 근절하려고 하는 것이고 아예 법률에도 명시해 놓았다.[50] 그러나 오히려 하위 카스트 및 불가촉민들에게 어퍼머티브 액션을 취하기 위하여 카스트 목록을 이용하는 등의 대책을 취하고 있다.
한편 인도 정부도 이런 신분제도 때문에 계급적으로도 사회적인 빈부 격차가 악화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독립 이후 건국 초기부터 낮은 계급을 위한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OBC, ST, SC를 위해 일정한 비율 할당제를 공무원, 공기업, 대학 입학 등에 도입했는데 소셜믹스를 활성화하고 사회적인 빈부 격차를 꽤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문제는 쿼터제의 혜택을 받는 OBC, ST, SC의 비중이 상위 3계급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인도의 각 주마다 다르지만 대개 SC는 20%, ST는 10%에 비해 OBC는 전체 인구의 무려 4~50%를 차지한다. 원래 극소수의 차별 받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쿼터 할당제인데 전체 고용자 수 중 무려 50%의 취업자가 이 혜택을 받는다.
일반 상위 계급은 쿼터제 때문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당연히 쿼터제가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인도 정부는 쿼터제를 법대와 의대에 도입했고[51] 곧 사기업 전반에도 확장할 계획이라 이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었다. 그런데 사실 카스트 제도라는 것이 현대 인도에서 법적인 기준이 확연하지 않아 원활한 쿼터제 시행을 위해 정부가 2011년에 이전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카스트별 인구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헌법에서 부정하는 카스트 제도를 이제 와서 공인하는 꼴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어찌 되었건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힘을 얻게 되는 건 인도도 똑같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인도에서는 힌두교 교리상으로는 낮은 계급인 OBC, SC, ST의 인구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주요 정당인 인도 국민회의와 인도 인민당은 이들 하층 계급이 결집한 다른 정당[52]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쿼터제를 더욱 확대하려는 추세이고 특히 OBC가 인구 비중이 제일 많기 때문에 이 계급을 위한 움직임이 가장 많다. 이 추세에 대한 반발 및 논쟁이 현대 인도의 카스트 제도의 가장 핵심적인 논쟁점이라고 보면 된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하층 계급을 위해 만든 쿼터제가 카스트 제도의 와해는커녕 도리어 각 계급 간의 결속을 더 강화해 버리는 게 아이러니하다. 인도 정부도 이 인과관계를 알고 있지만 신분제는 그 특성상 지배계급이 무너져야만 끝나는데[53]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에서 지배계급의 사회-경제적 기득권을 한 순간에 박탈할 수도 없는 일이라 인도 정부 입장에서도 단기간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대신 그것이 점차 직업의 변화와 소셜믹스, 족벌화된 자티간 상호견제를 통해 느리지만 의외로 단단한 민주주의 안정성을 가져다 주는 것도 사실이라 결국은 시간이 약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5. 현재
인도의 슈퍼파워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인도는 장기간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이고 교육 수준도 시간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는 추세인지라 이전보다는 많이 희미해졌으나 지방 토호의 힘이 세기 때문에 도시권에서 멀어질수록 명확하게 남아있는 양상을 보인다.
현실적으로 브라만이라고 항상 힘과 돈이 넘쳐나는 게 아니라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브라만이 평소 우습게 여기던 크샤트리아나 바이샤, 수드라 출신의 대박을 거둔 정치인·기업인 밑에 들어가 하급 공무원·하급 직원으로 일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도에 진출한 한국인 현대중공업 간부의 증언을 보면 현지 하청업체 사장 밑에 브라만 출신의 부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속으로 카스트를 가지고 뭐라고 욕할지언정 바이샤 또는 수드라 출신인 사장 옆에서 열심히 아부하면서 술자리에서 굽실거리는 걸 봤다고 한다.[54] 인도인들 사이에서도 권력과 재력이 카스트를 대신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비(非) 힌두교 신자들 중에서 교리상의 이유로 돈을 꽤 만지는 이들은 힌두교 신자들도 절대 무시하지 못한다. 시크교, 조로아스터교, 자이나교가 이에 해당되는데 시크교인들은 전통적으로 군경·소방·교정·스포츠 계통에서 자주 활동해 왔고 조로아스터교인들과 자이나교인들은 상공업에 뛰어든 사람이 많아서 인도의 내로라 하는 재벌 총수들 중에 이들 종교의 신자가 많다.[55] 때문에 이들이 인도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해서 아무리 극단적인 힌두교 근본주의자라도 이들 종교의 신자들은 건드리지 못한다.
보호 정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동시에 상위 카스트들이 상대적으로 고위직에 많은 만큼 국가에서부터 차별적인 시선을 드러내기도 햐는데 하위 카스트에게 공식 정책 용어로 후진 계급이라는 용어를 쓰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열등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인도 하류 계층 사람들부터가 내심 상위 카스트들의 특징이나 사람들을 선망하기도 하는데 연예인(배우·희극인·가수 등)조차 상위 카스트이거나 그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더 인기가 많다. 가령, 인도의 연예계에서는 유난히 '쿠마르'[56]나 '카푸르', '칸'이라는 성씨가 자주 보이는데 전부 상위 카스트에 속한다. 쿠마르와 카푸르는 힌두교계 성씨로 브라만이며 칸은 대놓고 몽골에서 군주를 가리키는 명칭인 칸(Khan)이 어원으로[57] 과거 인도 아대륙에 있었던 이슬람 왕조의 귀족이나 군주의 후손들이라서 힌두교로 치면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야에 해당되는 카스트인 아슈라프에 속한다.[58] 2007년작 인도 코미디 영화인 <옴 샨티 옴>에서는 배우 지망생인 주인공 옴 프라카쉬(샤룩 칸 분)가 자기 성씨가 '파리잡이'라는 뜻의 '마키자'인 걸 한탄[59]하거나 이후에 악덕 제작자의 음모로 사망했다가 카푸르 가문의 사람으로 환생하면서 순식간에 볼리우드를 제패한 슈퍼스타가 되는 묘사는 이런 인도 연예계의 현실을 풍자하고 비판한 부분이다.[60][61]
근대적인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좀 덜한 듯 하다. 인도인들이 자기 이름을 영어식으로 부른다면 성씨를 숨겨서 자기 카스트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같이 잘 어울려 다니고 어른들이 카스트 가지고 뭐라 그러면 오히려 저 꼰대 어르신은 왜 저러신다냐 하고 오히려 비웃는다. 카스트 따지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고도 한다. 도시의 젊은 층들은 카스트건 종교건 상관 안 하고 같이 공부랑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당에서 같이 식사도 하며, 바둑·장기·체스도 두고 컴퓨터 게임도 하며 술도 같이 마시고 담배도 같이 피울 정도로 잘만 어울려 다닌다. 심지어 크샤트리아 남자와 불천 여자가 서로 사귀다가 남자 쪽 부모의 강한 반대에 못 이겨서 둘이 중국으로 야반도주한 사례도 있다.
물론 부모 세대의 인식은 너무 달라서 이렇게 도망갔다가 잡히면 죽을 수도 있는데 실제로 현재도 버젓이 사람을 고용해서 이렇게 야반도주한 자녀 부부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2018년 기사#에 보도된 부부는 여성은 상위 카스트에 속하는데 남자가 불천이라 결국 24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에 임신 5개월인 부인의 눈앞에서 살해당했으며 아내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주했다고 주장했다.
시골에서 쭉 자라 온 사람이 다른 카스트에 속하는 사람들과 같이 어울렸단 증언이 있는 걸 보면 지역 차이도 있는 듯하다. 특히 인도의 최대 도시인 뭄바이가 위치해 있는 마하라슈트라 주는 현재 세속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곳인데 그 이유가 인도의 경제 중심지라서 그런 것도 있으나 16세기부터 카스트 제도의 철폐를 주장하던 힌두교 개혁주의자들이 자주 활동하던 곳이라서 그렇다. 이들이 세운 나라가 바로 마라타 동맹이며 이들이 한 때 인도 아대륙을 통일할 뻔했을 만큼 큰 호응을 얻은 이유가 이런 종교개혁 운동에 동조한 이들이 많았다는 점과 이슬람을 믿는 무굴 제국 정권에 대한 증오가 컸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에야 뒤늦게 인도 연방에 가입한 시킴 주는 아예 인구의 대다수가 티베트 불교의 신자인 것에 영향을 받아서 이곳에 사는 일부 힌두교 신자들도 카스트 제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카스트 따위는 장식으로 여기고 그냥 각 계층들끼리 잘 화합했다.[62] 이런 사례는 드문 편이긴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이는 카스트 제도가 원래부터 힌두교에 있었던 개념이 아니라는 뜻이다.
더불어 옛 라자[63] 집안들도 관광업에 종사하면서 옛날에 살던 성을 호텔로 개조하여 열심히 돈벌이를 한다. 덕분에 옛날 같으면 "어찌 라자가 이런 일을 한다는 말이냐?"면서 우습게 봤었을 심부름이나 청소까지 라자가 직접 하는 경우를 실제로 본 여행자도 있다고 한다. 여행자가 "정 그러면 사람을 고용하여 쓰시든지 하죠?" 라고 질문하자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하던 라자는 옛날 자신이 어릴 적만 해도 돈 안 줘도 카스트를 빌미로 좋은 업을 쌓는 것이라는 구실하에 아랫사람들을 마구 부려먹으며 호강하던 적도 있다면서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근처에 있던 라자의 어머니도 옛날에는 하인을 수백여 명이나 부리던 시절이 있지만 이제는 돈 없으면 카스트도 소용없다고 과거를 그리워했다.[64]
하지만 라자들의 삶도 극과 극인데 잘 나가는 부유한 지역의 라자는 인도 정부도 못 건드린다. 이를테면 타지마할[65]이 있는 곳의 라자는 엄청난 부자에 시장 자리까지 거저 차지하고 다른 잘 나가는 라자들도 국회의원직을 상대 후보가 양보하여 독점하기도 한다.[66] 하지만 관광객이 안 오는 무수한 시골 동네 라자들은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타지마할에 견주면 초라하다고는 해도 수백여 년 역사를 가진 웅장한 성을 호텔로 개조하는 경우도 있는데[67] 이런 경우는 그나마 잘 풀린 경우에 속한다.[68] 경제적·정치적인 이유로 몰락한 이들은 그 정도도 가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령 인도나 파키스탄의 작위 요구자들을 보면 아예 군주위를 상실한 사람도 적지 않게 있다. 일단 무굴 제국의 황실 가문[69]부터가 당장의 끼니도 잇지 못할 만큼 가난하게 산다고 하며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 정부의 시책에 반대하다가 괘씸죄로 폐위되어서 일반 서민 취급받는 신세로 전락하거나 아예 나라 밖으로 추방당한 경우도 있다.
일례로 오늘날의 텔랑가나주의 전신인 하이데라바드 왕국의 왕인 아사프 자 7세[70]는 국민들의 절대 다수가 힌두교 신자인데도 불구하고 왕실이 이슬람을 믿는다는 이유로 독립을 선언했다가 인도군의 침공을 받아서 패망하고 말았으며 본인을 포함한 왕족들이 죄다 체포되어 사우디아라비아로 추방당했고 왕실이 폐위될 때 국민들로부터 아무런 동정도 받지 못했는데 오히려 하이데라바드 왕국의 국민들은 인도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보고 열렬히 환영했다. 비슷한 시기에 잠무 카슈미르 왕국의 왕은 왕실 대대로 힌두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절대 다수가 무슬림이어서 파키스탄 편입을 지지하던 국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인도 편입을 선언했다가 나라 전체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어 버렸다.
파키스탄에서도 훈자[71] 번왕을 포함한 여러 군주들을 폐위시키는 대신 어느 정도의 자치권과 실권을 보장하고 작위의 상속을 허가했는데 군부의 영향으로 파키스탄 정부가 이슬람 근본주의에 물들면서 세속주의를 지향했던 번왕들이 이에 반발하자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에 순응한 일부 번왕들을 제외한 나머지 번왕들의 자치권과 작위 세습권을 박탈해 버리는 것으로 화답했다. 정부의 결정 앞에서는 카스트고 뭐고 없는 것이다.
이슬람을 국교로 하던 무굴 제국의 영향도 있고, 한 때는 인도 전역에 이슬람이 널리 전파된 역사도 있어서 라자들 중에는 무슬림인 경우도 상당히 많지만 아무리 망했어도 엄연히 현지에서는 가장 힘있는 지역 유력자인 만큼 아예 폐위당해서 거렁뱅이 신세가 된 게 아니면 제아무리 콧대높은 브라만이나 힌두교 근본주의자들도 무슬림 라자한테는 감히 큰소리 한 번 치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아가 칸의 사례가 있다. 아가 칸은 인도의 시아파 무슬림들의 종교 지도자인데[72] 19세기 경부터 세습제로 이어져 와서 인도의 수많은 라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이 직위는 힌두교 근본주의자들이 그렇게도 증오해 마지 않는 이슬람의 지도자이지만 아가 칸 가문 자체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갑부 집안인 데다 오래 전부터 인도의 유력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영국 왕실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세계구급 유력 가문인지라 힌두교 근본주의자들도 이들을 건들지 못하며 이들이 집권한 현재의 인도 정부도 대놓고 아가 칸 가문을 비호하고 그들과의 친분을 과시할 정도라는 점이다. 그러니 이놈들은 만만한 하층민 출신 비(非) 힌두교도나, 평민, 불천한테만 린치를 가한다.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케이스로, 종교를 막론하고 경제적으로 몰락해 영향력을 잃은 라자들은 근본주의자나 세속주의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부 인도 유학생들의 말로는 카스트는 아직 살아 있다고 한다. 한 예로 인도인 학생인데 영어만 쓰는 사람들을 봐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낮은 카스트 출신이라 상위 카스트에게 존댓말을 해야 하는데 그게 싫어서 존댓말 안 써도 되는 영어만 하는 케이스였다.[73] 서울의 모 대학에 인도 유학생들이 있는데 크샤트리아 학생들이 수드라 학생을 따돌렸으나 오히려 브라만 학생은 그를 잘 대해 주었다고 한다. 이 브라만 학생은 실력은 개뿔도 없는 새끼들이 낡아빠진 계급제도로 으스댄다며 카스트 제도를 비판했다. 이런 갈등은 카스트 이전에 외지인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소수인종 커뮤니티를 통해 작은 사회 안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소수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차별이기도 해서 근절이 쉽지 않은 편이다.
인도인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하위 카스트에 속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늘자 이에 대한 반발로 공권력의 힘이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는 최상위 카스트에 속한 사람들이 바이샤와 수드라 및 불천 등에 대해 학대 등 범죄행위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 일례로 카스트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천 소녀가 전교 1등을 하자 이에 자존심이 상한 브라만 지역 유지들이 소녀에게 학교 출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가 전세계적인 비난과 인도 연방정부의 개입으로 그 명령을 취소하는 추태를 보였고 심지어 정당한 재판없이 불천 청년을 처벌하여 국제적 논란을 낳았다. 물론 경찰관들이 있으나 그 경찰관들도 브라만 유지들의 눈치를 보느라 이를 묵인했다.
명백히 인도의 발전 가능성을 단단히 가로막고 있는 적폐의 하나이다. 현재 도시 지역에서는 많이 완화되었지만 시골 등의 저발전 지역에서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다. 2014년부터 정부가 화장실을 보급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생 문제 같은 단순 생활 여건도 악화시킨다고 지적받는데 공동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것도 못하는 계층까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사회 양극화를 유발하여 심지어 교육, 위생까지 결부되는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IT 계열의 직업이 유망하지만 다른 직업의 발전이 늦어져서 효과가 적은데 경제적으로도 농촌의 성장을 저해하면서 한국이나 중국처럼 단계적인 제조업 발전을 어렵게 한다든가 각종 산업 분야에서 능력 있는 인재의 수혈을 어렵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인도가 온갖 위생을 중시하는 종교의 본고장인데도 정작 나쁜 위생의 측면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하류층에게 더러운 일을 시켜서 상류층의 권력욕만 충족시키며 틱톡 등에서 세계인들에게 비위생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조롱받는 행태가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과학적인 근거도 전혀 없으니 대부분의 하위 카스트들은 카스트 제도를 없애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종교적 세뇌 작업은 쉽게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전망은 불투명하다.
역으로 덕을 쌓아 다음 생애에서 더 높은 계급으로 태어나기 위해 주어진 계급에 일에 더욱 충실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아웃 카스트에겐 그런 거 없다. 때문에 소수(정말 극소수)의 아웃 카스트의 경우엔 역인센티브 혜택을 못 보는 걸 감수해 가면서 다른 종교(기독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등)로 개종하기도 한다. 그 중 불교 신자는 2001년 기준으로 인도 인구의 0.77% 정도를 차지했다.
그러나 덕을 쌓아 상위 카스트로 윤회하려고 해도 인도 인구 10명 중 7명이 수드라인 현실에서는 그 치열한 경쟁률 때문에 또다시 수드라로 태어날 확률이 지극히 높다.[74]
인도에서조차 인식이 안좋은데 당연히 외국인들 입장에서 카스트는 비웃음거리에 불과하다. 인도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입장에서는 카스트 따위 알 바 아니고 오히려 사내 분란을 조장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브라만이라고 대우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상술한 대로 특히 인도인들을 어느 정도는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직군에서는 필연적으로 내부가 카스트 때문에 분열되는 양상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관심이 없거나 후진국 마인드라며 무시하는 경향 때문에 외부의 충격으로는 근절시키기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점차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데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는 불천이나 비(非) 힌두교 신자들이 온갖 차별을 다 받는 현실에 지친 젊은이들 사이에서 아예 종교를 버리거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세속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으며 힌두교에서 타 종교로 개종하는 경우도 늘었다. 물론 이는 거의 다 불천 같은 하위 카스트들의 경우지만 흔히 힌두교의 나라로 불리는 인도에서 힌두교 신앙을 버리는 사람이 늘었다는 건 결코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75] 대부분은 불교나 기독교로 개종하며 드물게 시크교나 바하이 신앙으로 개종하는 사람도 있다. 전통적으로 시리아 정교회가 큰 교세를 자랑하는 케랄라 주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인도인 기독교도들의 대부분은 힌두교에서 성공회 등의 개신교로 개종한 경우가 많다. 이는 영국 식민지배 시기의 영향이 큰데 당시 친영파 부역자들 중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이들이 많아 인도 사회에서 '개신교인들은 곧 부자'라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도인들 중에는 꼭 외국에서 살고 있지 않아도 종교를 버리고 무신론자가 된 이들이 꽤 되어서 유명인 중에도 경제학자인 아마르티야 센이나 천문학자인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76], 역사학자인 미라 난다 등 익히 알려진 이들이 많다. 사실 인도에서 무신론자라고 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놈' 취급받아서 사회적 차별의 대상이 되는 일이 많지만 이미 인도인들 중에서도 카스트 제도의 모순으로 인해 촉발된 종교관에 대한 회의주의 경향이 날로 강해져서 독실한 힌두교 신자가 바보 취급을 받는 장면이 나오거나 대놓고 자국의 종교 문제를 디스하는 내용으로 가득찬 영화가 버젓이 개봉할 정도가 되었다.[77]
가령 영화 <세 얼간이>에서는 독실한 힌두교 신자인 라주라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등장하는 내내 얼간이 취급만 받다가 나중에 종교를 버리고 세속주의자가 되고서야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는[78] 것으로 묘사되고 영화 <피케이>에서는 아예 종교에 빠진 광신자들을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있으며[79] 심지어 이런 신도들의 코묻은 돈을 갈취하는 사이비 종교 교주가 TV 프로그램을 통해 개망신당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등 전통적인 종교관이 크게 흔들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카스트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로도 이어져 요즘에는 영화와 같은 창작물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영국·인도 합작 영화인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는 주인공 자말 말리크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불천이었다는 점 때문에 그의 눈앞에서 어머니가 힌두교 근본주의자 폭도로 가장한 용역깡패들에게 맞아죽고 형이 조폭으로 전락했으며 여자친구인 라티카가 조폭 두목의 첩이 되는 막장 상황을 겪는 것으로 나온다. 영화가 개봉할 때 인도에서는 자국의 부끄러운 부분을 너무 드러냈다고 싫어하는 여론이 꽤 있었지만 정작 그러면서도 인도 시장에서도 꽤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는데 이미 카스트 제도의 문제를 인도인들도 공감한다고 볼 수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서로 다른 종교의 신자나 카스트끼리 연애, 결혼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는데 문제는 이 때문에 걸핏하면 명예살인이랍시고 종교적 금기를 범한 이들을 그 가족들이 살해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 집안의 사람이 수드라나 불가촉천민과 눈이 맞았다가 신분이 낮은 쪽이 죽임을 당하는 건 예삿일이고 아예 사랑의 도피라도 하면 그걸 살인 청부업자까지 동원해서 기어이 둘 다 살해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신분 차이가 큰 사이끼리 결혼하는 것을 막고자 21세기에도 정략결혼이 꽤 흔해서 비슷한 카스트끼리 지참금을 노리는 사실상의 매매혼이 일어나기도 하며[80] 당연히 거의 사랑 없는 결혼이 되다시피하여 잊을만하면 부부들 중 누구 하나가 간통을 저질러서 배우자를 살해했다거나 이혼을 요구한다는 뉴스가 나오곤 한다. 대도시 거주민들을 중심으로 카스트 의식이 점차 무너짐에 따라 서구권마냥 불륜을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치부하여 미화하는 경향도 간간이 나오며 반대로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배우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가령 인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인도의 로맨스 영화 <런치박스>에서는 주인공이 자기 남편에게 보내려던 도시락이 실수로 모르는 남자에게 보내진 것을 계기로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이게 명백한 불륜임에도 아름다운 로맨스로 포장되어 묘사된다. 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그 남자의 사랑법>[81]에서는 이미 결혼해서 부인이 된 여자에게 주인공이 모르는 여자를 꾀는 것마냥 환심을 사려고 애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82] 이게 근본적으로는 카스트 차별로 인해 빚어진 모습들이다.
물론 간통은 전통적으로 금기되는 짓이라서 명예살인의 타겟이 되는 경우가 흔하지만[83] 정략결혼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거부감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연예인같은 상류층들 중에서 진보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차별이 완연한 인도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일부러 다른 카스트,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연애결혼을 하기도 한다. 가령 볼리우드의 황제로도 불리는 인도의 국민배우인 샤룩 칸은 본인이 무슬림임에도 불구하고 펀자브 지역의 브라만 출신 힌두교 신자인 동료 여배우 가우르 칸[84]과 혼인했는데 당연히 인도의 힌두교 근본주의자들은 사실상 수드라 내지는 그 이하인 불가촉천민 취급인 무슬림이 브라만과 혼인하는 것을 보고 경천동지했으나 이들 부부는 이런 반응을 그냥 무시해 버렸다. 이렇게 맺어진 부부의 자녀들은 카스트를 따질 수 없어서 사실상 불가촉천민이 되지만 본인들의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차별에 맞선다[85].
카스트 제도 때문에 냉전도 끝난 21세기에 진짜배기 공산당이 크게 위세를 떨치는 경향이 인도에 나타나고 있다. 인도 공산당이 불과 얼마 전까지 케랄라 주에서는 선거 때마다 압승을 거뒀는데 처음 공산당이 집권했을 때는 공산당 출신 주지사가 케랄라 주의 부유층들의 재산을 상당 부분 몰수해서 주 재정을 확충하고 각종 복지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금은 더 이상 케랄라 주가 인도 공산당의 표밭이 아니지만[86] 여전히 주내 제1야당으로 있으며 공산당 자체는 여전히 인도 남부를 중심으로 매우 큰 당세를 자랑한다. 현 인도 국회의 제1야당이자 인도 최대 정당인 인도 국민회의[87]도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정당인 만큼 카스트 제도가 발을 붙일 여지는 더더욱 사라져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은근히 궁금해하는 북동부 인도에서는 일단 인종을 막론하고 힌두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야에 속하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 의식하며 우대해 주는 편이지만 이 지역은 인도의 다른 지역들과는 다르게 힌두교도들이 머릿수로도 기독교나 불교 신자들을 전혀 압도하지 못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힌두교 신자들이 따로 챙겨 준다고 해서 크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지역 문화 자체가 종교적 소속감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아 누군가가 상위 카스트라고 해서 지역민들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다간 지역민들이 대거 기독교나 불교로 개종해 버릴 수도 있는 분위기[88]이기 때문에 인도의 타 지역에서 온 이들도 북동부 인도의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지역민들을 상대로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
인도에서 19세 불가촉천민 여성이 4명의 상류층 남성들에게 폭행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도 국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어나 시위가 발생했다.
6. 인도 외의 카스트 제도
6.1. 해외 거주 인도인
인도계 이주민이나 힌두교를 받아들인 지역에도 카스트가 존재하지만 이들 지역의 카스트는 비(非) 힌두교의 대두로 사라지거나 따로 중상층 계급을 신설해서 모두에게 뿌려주는 등의 현지화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전술한 바에 의하면 바다를 한 번이라도 건너면 제아무리 브라만이라도 불천이 된다지만 정작 브라만 출신 정치인이 외국 정상과의 회담을 위해 외국으로 가도 아무 말 없는 데다[89] 공부 때문에 자식을 해외로 유학보내는 일도 잦아서 그런 규칙은 사문화된 지 오래다. 게다가 인도 밖에는 카스트 제도 때문에 차별을 피해 외국 이민의 길을 택한 사람도 많고 자기가 원래 어느 계급이었냐와 무관하게 외국의 세속주의적인 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일단 외국에 나가면 카스트를 막론하고 인종차별을 당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카스트 차별이 희미한 편이다.[90] 다만 출신 카스트에 따른 경제력 차이 때문에 이것이 그대로 경제적인 계급 분화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많다. 전술했듯이 인도 본토에서도 신분이 그대로 경제적 계급 차이로 고정된 경우가 많은데 해외로 이주한 인도인들 중에서 브라만 출신들은 해외 유학이나 외국 연예계 진출을 목표로 이주했다가 그대로 뿌리를 박은 경우가 대부분이라[91] 모국에서와 다를 바 없이 부유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크샤트리아나 바이샤 출신도 하위 자티의 특성 상 돈을 자주 만지는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역시나 부유층이 많으며 주로 서구권 뉴스에서 인종차별의 대상이 되어 곤혹을 치른다는 보도의 대상이 되는 인도계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수드라나 불가촉천민, 비(非) 힌두교 신자 등의 하위 카스트에 속해 있다.[92]
6.2. 미국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나이 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처럼, 인도인들도 카스트 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불가촉천민은 영미권 인도계 커뮤니티에서도 천대받는다. 우리나라 삼성전자 인도인 엔지니어 사이에서도 카스트 높은 하급자가 카스트 낮은 상급자를 혼내는 일도 목격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는 불가촉천민 인도계 미국인 사이에서 카스트 차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실리콘밸리의 빅테크에서도 불가촉천민들은 같은 인도인에게 천대를 당하기 십상이다. 인도공과대학(IIT)을 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시스코의 임원 순다르 아이어는 카스트 차별로 피소당했다. 그를 고소한 불가촉천민 남성 역시 IIT(인도공과대학)를 졸업한 후 시스코의 엔지니어가 되었다. 소송에 따르면 아이어는 이 남성을 알게 된 후 다른 인도인 직원들 앞에서 그가 불가촉천민이었고, 카스트 할당제 덕분에 IIT에 입학했다고 비웃었다. 불가촉천민 남성은 시스코 인사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회사로부터 돌아온 답은 "카스트 차별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말이었다. 얼마 후 그는 자신이 주도하던 두 개의 프로젝트에서 강등되고 업무 배제, 보너스 미지급, 승진기회 박탈 등의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아이어가 물러난 이후에도 괴롭힘은 그대로 이어져서 이 남성은 아이어와 시스코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불가촉천민 권익단체인 이퀄리티 랩스(Equaliy Labs)에 따르면 미국에서 불가촉천민 출신 인도계 중 3분의 2는 차별받는다고 한다.
2023년 2월 21일 워싱턴주의 시애틀에서 카스트 제도가 불법화되었다. # 동년 3월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카스트 차별 금지 법안이 발의되어 가결되었다. 캘리포니아 카스트차별 금지법안 발의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6.3. 발리 섬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힌두교도들도 과거에는 카스트를 엄격하게 따졌지만 세월이 흘러 흐지부지되어 지금은 인도와 달리 거의 사라졌다. 카스트 제도가 정착되었을 때도 정작 귀족층인 브라만 빼고는 카스트 따위는 장식으로 여겼으며 심지어 대놓고 불천이 상위 계층인 크샤트리아나 바이샤, 수드라와 친구먹고 다니기도 하는 등 인도보다는 훨씬 유연했다.[93] 인도에서 상위 카스트와 하위 카스트의 외모가 많이 차이나는 것과 다르게 이 지역은 상위 카스트와 하위 카스트가 똑같은 인종의 똑같은 사람인데 굳이 차별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94] 나이 든 노인들이나 따지는 수준으로, 그다지 영향력이 없다고 한다.여기는 섬이라서 다른 카스트끼리 부대끼고 사는 일이 많은 데다 발리가 네덜란드의 통치를 받게 된 후 무슬림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에 소속되어 힌두교인이 인도네시아 전체에서 소수가 되는지라[95] 애초부터 카스트로 사람 차별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힌두교를 국교로 삼았던 마자파히트 제국[96] 시절에도 카스트가 직업 구분을 위한 용도로만 쓰일 뿐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던 터라 인도보다는 훨씬 유연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발리 섬에서의 카스트 구분은 소련에서의 직군별 구분법에 더 가깝다.
6.4. 네팔
네팔도 힌두교의 영향이 컸지만 산악 지대라는 특성상 카스트로 사람을 차별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97] 사실상 직업별 구분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왕정 시절에 벌어진 세도 가문들의 전횡과 갸넨드라를 포함한 몇몇 폭군들의 폭정의 영향으로 이 자체를 하나의 신분처럼 취급하는 경향도 어느 정도는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네팔은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쯤에나 카스트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것도 대대로 왕비를 배출하던 왕실의 외척 가문인 라나 가문 때문에 그런 것이라서 공화정으로 전환하고 라나 가문이 나가리된 오늘날에는 카스트에 연연하는 일 따위는 없다. 왕정 시대에 티베트 불교를 믿는 부족들을 불천으로 규정했는데 이들이 해당 규정을사실 네팔은 카스트 제도의 역사가 너무 짧아서 카스트는 가업을 대대로 이어받은 집안을 직군별로 구분하거나 출신 민족을 알아보는 용으로만 쓰이는데 전술한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나오는 '자티' 개념이나 구 소련의 직군별 계급 구분 방식에 더 가깝다. 특히 브라만이 아니고서야 카스트 가지고 사람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네팔의 카스트 제도는 소련의 계급 구분에 더 가깝다. 이 지역에서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하는 티베트 불교 신자들에게 불천의 지위를 부여하여 이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는 등의 혼란도 당연히 있었고 단지 네팔 사회에서 카스트 별로 사람을 차별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지라[98] 카스트에 따른 신분 구분이 무의미한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마오이스트들이 자기들끼리 카스트 제도를 써먹으며 신분을 구별하는 일을 벌이자 대다수 불천들에게 위선자라는 비난을 받았는데 불천 출신이자 전직 마오이스트로 국회의원[99]이 된 골체 사르키는 TV에 나와 마오이스트들은 그 정체가 카스트 마오이스트에 지나지 않는다며 신랄하게 깠을 정도다.
6.5. 파키스탄
파키스탄에서는 카스트의 이름이 다르며 인종적 성격이 강해진다. 브라만에 해당하는 최상류층은 아슈라프(ASGRAFS)인데 페르시아계나 아랍계가 차지한다. 순수한 코카소이드만 해당되며 비율은 28% 정도 된다. 이맘과 장교, 기업가, 샤리아 재판장, 마을 원로등 사회지도층은 이 계층에서만 나온다. 그 다음은 아질라프(AJLAFS)인데 인도계나 몽골계가 혼혈되어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이며 수드라에 해당하는 생산직 노동자다. 마지막이 아르잘(ARJARS)인데 파키스탄판 불가촉천민으로 남인도 출신의 드라비다인 개종자이며 흑인에 가깝다. 파키스탄의 불가촉천민들은 대개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악기 연주를 하거나 사람들에게 점을 봐주는 점쟁이 노릇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100]파키스탄이 카스트 제도의 원산지인 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자간 평등을 천명하는 무슬림이 주류인데 놀랍게도 인도보다 더 악질이다. 그 이유는 힌두교가 주류인 인도에서는 남인도의 라자나 크샤트리아 등 피부색이 어두운 상류계층도 있고 코카소이드계 무슬림 불가촉천민들이 많아서 피부색과 카스트가 대체로 따라가는 편이지만 피부색이 정확히 사회계층과 동치하지 않아서 확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는 고향을 떠나서 사칭하는 사람도 많으므로 대도시거나 이주민인 경우 카스트가 상당히 무시된다. 특히나 힌두교 교리상 신성한 인도 아대륙을 떠나 바다를 건너면 카스트가 최하계급으로 떨어지므로 외국에 나가서까지 카스트를 따지진 않는다. 하지만 파키스탄 카스트의 기준은 인종 단 하나이고 무슬림 이외에는 아예 인정하지 않으므로 인종과 사회계층이 완전히 동일시된다. 그러다보니 눈으로 보면 바로 계층이 딱 드러나니 인도처럼 고향을 떠나 사칭도 못 하고 얼굴에 계급을 달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없다 보니 더욱 견고하고 고집스럽게 지켜진다. 파키스탄인 이민자들이 죄다 코카소이드인 이유도 비행기값을 살 재력은 오로지 아슈라프만 있기 때문이고 미국 이민자 네트워크에서도 아슈라프는 아슈라프끼리만 논다. 피부색으로 사회 계층이 결정되므로 미백 화장품이 인도보다도 더 미친듯이 팔려나간다. 아슈라프가 아닌 파키스탄인들이 해외에 나가는 경우는 대부분 현지에서 외국인 노동자 신분으로 일하는 경우 내지는 정치적·사회적 문제로 망명해온 경우다.
이곳도 인도처럼 문화적, 언어적으로 이질적인 소수민족들을 하위 카스트 취급해서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 파키스탄인의 주류는 펀자브인이나 신드인같은 인도유럽어족 인도이란어파계열 민족들인데 때문에 똑같은 코카소이드계인데도 불구하고 비 인도유럽어족 계통인 부루쇼인이나 브라후이족[101] 등도 차별 대상이다. 심지어 방글라데시의 독립 원인도 이것인데 같은 인도이란어파 계열 민족인데도 불구하고 현지 원주민들인 벵골인이 동남아시아나 인도의 힌두교 신자들로부터 문화적인 영향을 지대하게 받아 파키스탄의 주류 민족들과 이질적이라는 이유로 벵골어의 사용도 금지시키는 등의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치려다가 인도군의 지원을 받은 현지의 독립세력에게 크게 패하면서 독립을 승인해야 했다.[102] 티베트 불교를 주로 믿는 티베트계 민족인 셰르파들도 돈 많은 알부자들이 많아서 함부로 대하지 못할 뿐이지[103]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파키스탄인들에게는 백안시당하는 게 현실이다. 파키스탄 무슬림의 주류 종파가 수니파인 만큼 니자리파 같은 소수 종파의 신자들도 모두 차별 대상이다.[104]
6.6. 스리랑카
스리랑카에서는 상좌부 불교를 믿는 싱할라족과 힌두교를 믿는 타밀인 모두 카스트가 있지만, 섬나라인 특성 때문에 카스트의 폐해가 인도만큼 심하지는 않은 편이다. 물론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이 심하게 일어나긴 하지만 이는 카스트와는 별개의 문제다.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싱할라족은 카스트에 무관하게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도록 하는 불교의 영향 때문에 타 카스트 간의 교류나 통혼이 자유롭고 유연한 편이지만, 타밀인은 그 카스트 제도의 원조인 힌두교를 믿는 데다 전근대에 유입된 이들이 대부분 고위 카스트에 속하는 데 반해[105], 근현대에 유입된 이들은 영국령 인도 제국 시기에 이주해온 막노동꾼 출신의 하위 카스트가 대부분이어서, 타밀인 사회에서 카스트 간 갈등이 더 두드러지는 편이다. 이것이 스리랑카 내전에서 타밀인 독립 세력인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LTTE)가 패한 원인이 되기도 했는데 LTTE의 지휘부가 대부분 고위 카스트 출신이라서 하위 카스트 출신들을 백안시해 이들을 충분히 지원해 줄 수도 있었던 인도 본토의 하위 카스트 출신의 타밀인 부유층들이 이들에 대한 지원을 거부해서 일치단결하여 싸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싱할라족은 선사 시대에 드라비다인계 및 베다족[106]계 선주민들을 정복하고 동화시킨 인도아리아인계 유이민의 후손이라서, 본토의 인도아리아인들과는 달리 카스트별로 피부색이나 외모 면에서 별 차이도 없기때문에, 외견 상으로는 카스트의 구분이 어려워서 신분 차별이 있을 수가 없다[107]. 때문에 스리랑카는 계급 간 갈등보다는 민족 간 갈등이 더 부각되는 편이다.
7. 기타
이제는 하도 괴악한 문화가 된지라 종교 극단주의, 명예살인, 여성할례 등과 더불어 문화상대주의자를 깔 때 가장 자주 쓰이는 무기 중 하나이다.웃기게도 인도에서는 무슬림 사이에서도 자기 나름대로의 카스트 비슷한 계급을 정해 차별한다. 즉, 카스트는 인도 문화권에서 종교를 벗어난 사회적 규범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크게는 상류층인 아슈라프와 그 외의 계층인 빠스만다로 나뉜다. 아슈라프의 경우 페르시아에서 건너온 상류층 무슬림의 경우가 많으며 파스만다는 인도의 중하류층 계급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무슬림이 많다.[108] 이들 중 아슈라프보다는 빠스만다의 수가 훨씬 많다고 한다. 이러한 빠스만다 역시 힌두교도 시절 때에 어떤 계층이었냐에 따라 아젤라프(اجلاف)와 아르잘(ارذل)로 나뉘는데 아젤라프가 아르잘보다 높은 계급이라고 한다.
아슈라프가 속한 높은 계급인 무슬림 라자들은 현지의 유지라는 점 때문에 힌두교 신자들에게도 크샤트리아나 그 이상의 대접을 받는다. 이들의 막대한 영향력 때문에 힌두교 근본주의자들도 이교도 라자들에게는 끽소리도 못 할 정도인데 대표적인 경우가 시아파 분파인 이스마일파의 세습 지도자인 아가 칸이나[109] 구 마이소르 왕국의 왕실 가문의 사례이다.[110]
물론 어느 정도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상술한 대로 인도에서도 카스트 개념을 유연하게 해석하는 인도 동부 지역 주들[111]은 종교에 관계없이 형식적으로 여기거나 아예 카스트 자체가 없기도 하다.[112] 케랄라 주 같이 오랫동안 진보 정당들의 표밭이었던 곳은 주 정부 차원에서 카스트 차별을 뿌리뽑아 놓은 경우도 많다. 가령 케랄라 주 인구에서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하는 시리아 정교회나 아시리아 동방교회 등의 오리엔트 정교회 신자들이나 이들 중 바티칸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며 분리된 세력인 동방 가톨릭의 신자들은 장장 2,000년 가까이 되는 기간을 이곳에서 존속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사는 지역이 인도 공산당과 전인도 풀뿌리 회의[113]의 표밭이라서 카스트의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힌두교와 전혀 상관없는 외래종교들도 인도에 유입되어서 현지인들에 의해 개악되어 카스트를 그대로 고집하는 반면 인도에서 힌두교를 바탕으로 파생된 종교인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114] 등은 카스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불교가 주류인 스리랑카에서는 상술한 것처럼 싱할라족 사이에서 카스트 제도가 존재했으며 이슬람이 대세인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에도 카스트 제도의 잔재가 남아 있다. 이곳의 불천들은 이슬람에서 금하는 여러가지 일에 종사하면서 살면서 온갖 차별을 받으면서 비참하게 살아간다. 이곳에서도 인도에서의 크샤트리아에 해당하는 각지의 "미르자"[115] 같은 지주 후손들, 그리고 브라만과 비슷한 입지인 이슬람 율법학자에 해당하는 카지(Qazi)[116]들이 사회의 상류층으로 대접받으며 수드라에 해당하는 막노동꾼들이나 소작농들은 그날 벌어서 그날 먹고 사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인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도 동부 차티스가르 주 및 서벵골 주 등 여러 주에서, 낙살라이트(Naxalite)라고 불리는 마오주의 반군도 카스트를 '쓰레기 같은 것' 이라고 비난하며 시골 불천들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이들은 네팔의 마오이스트들이 실질적으로 카스트 차별을 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실망해서 똑같은 공산주의 계열인데도 연대를 거부하고 그들을 적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해 버린 마오이스트들과는 달리 낙살라이트는 세력이 약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힘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마오주의 문서에 서술되었듯 낙살라이트들도 결국 마오이스트처럼 지역에서 온갖 횡포를 부리며 불천들에게 극과 극의 반응을 얻고 있다. 결국 이렇다 보니 낙살라이트도 극히 일부 지방에서만 힘을 키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인간뿐 아니라 짐승도 카스트로 분류한다. 인도에서 비슈누의 화신이라고 하여 신성시하는 소에게도 카스트가 적용된다. TV 등을 통해 접해 보았을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람에게 비킬 것을 강요하는 성우(聖牛)는 대개 브라만 계급이며 노동에 쓰이는 소는 주로 바이샤 내지 수드라 계급이다. 주로 암소나 흰 수소 또는 특이한 소(오족우처럼 다리가 5개 달린 희귀종 기형 소)들이 상위 계급 소로 인정받고 보통 수소들은 수드라나 바이샤 정도로 취급받는다. 인도에서 종종 도축되는 소들도 거의 하위 카스트 소들이다. 참고로 물소와 야크에게는 카스트가 없으므로 소랑 똑같은 소과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잘만 먹는다(…). 신성한 동물로 대우받는 소나 원숭이는 브라만, 크샤트리아보다는 낮지만 수드라보다는 카스트가 높다고 한다. 예외족으로 힌두교의 신인 하누만을 숭배하는 이들에게만큼은 원숭이는 고귀한 존재라 하누만 신자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에서는 원숭이들이 관광객들을 때리거나 가게의 음식을 훔쳐먹는 등의 깽판을 서슴치 않음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전혀 제재할 수 없어서 이런 식으로 패악을 벌이는 원숭이를 발견해도 공무원, 경찰관, 소방관, 군인 등을 동원해서 생포한 뒤에 인적 없는 곳에 방사만 해 줄 뿐 절대로 사살하지 못한다. 이에 반해 무슬림들은 원숭이를 돼지와 동급으로 여기고 혐오하는데[117] 이 덕분에 원숭이를 둘러싼(?) 문화적 충돌이 종종 일어난다. 사실 힌두교에 동물신이 하도 많아서 토테미즘적인 요소가 적지 않아 무슨 신을 믿느냐에 따라 그 지역에서의 동물들의 카스트가 달라진다. 전술한 원숭이도 그렇고 코끼리나 쥐 등도 이를 신성시하는 지역에서는 브라만 대접을 받으며 시바의 아들인 가네샤가 코끼리 머리를 가졌다든지 하는 식으로 수많은 힌두교 관련 설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코끼리는 소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으로 신성시된다[118]. 하지만 대부분의 영토가 열대 기후라서 농경에는 유리하지만 그만큼 무더위에 취약한 인도의 지리적 특성상 농경 생활에 방해가 되는 들개와 돼지는 굉장히 낮은 카스트를 책정받는다.[119] 다만, 돌연변이로 인해 알비노가 되었거나 신체적인 기형을 갖고 태어난 동물들은 대번에 브라만 수준의 카스트로 격상되어서 신성시된다. 사람도 선천적인 기형을 갖고 태어나면 신의 축복을 받은 자로 여겨서 카스트가 올라가는데 동물이라고 다를 건 없다.
인도가 카스트 문제가 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남인도는 비교적 덜하다. 북인도와 다르게 남인도는 상층 카스트나 하층 카스트 사이의 외모 차이가 적어서 구분히 비교적 더 힘들기 때문인데 이를테면 타밀나두 지역의 상층 카스트들은 서기 400~800년 경 부족장들이 북부 브라흐민들로부터 족보를 수여받아 상층 카스트가 되었다. 이곳은 평균적으로 브라흐민 계급이 1~4%밖에 안될 정도로 브라만의 세가 약하고[120] 카스트에서 낮은 층위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121] 경제력이 좋아 보통 힌두교에서는 자기가 속한 카스트는 죽기 전에는 못 벗어나고 죽은 후 생전의 업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은 반면 남부에서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 생전에도 카스트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 북인도처럼 카스트가 근절된 건 아니지만 돈이 있으면 돈을 주고 카스트를 사기도 하는 등 북인도보다는 유연한 편이다.
다른 한편으로 타밀족 중에서 중세부터 스리랑카에 거주했던 타밀족들은 대부분 브라흐민이나 크샤트리야 계급을 수여받았는데 이는 이들이 상층 카스트 후손이라서라기보다는 타밀족이 스리랑카 북부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군공을 이유로 상층 카스트 계급을 뿌렸기 때문이다. 타밀족 하층 카스트들에게 상층 카스트를 부여하면 불교를 믿는 싱할라인 측으로 이탈하지 못하게 막는 이중의 효과도 있었다. 인도 제국 시대에는 영국에서 플랜테이션을 운영하면서 타밀나두 주 본토의 타밀족들을 스리랑카로 이주시켰는데 이들은 대부분 수드라나 불가촉천민 계급이었고 스리랑카가 인도로부터 독립한 후 인도 본토에서 온 하층 카스트 출신 타밀족과 기존 스리랑카 내 상층 카스트들 사이의 불화가 극심했다고 한다.
8. 카스트별 유명인
- 브라만
- 가우리 칸: 인도의 배우로, '볼리우드의 황제'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배우 샤룩 칸의 부인이다.[122] 결혼 전 성은 치베르로, 펀자브 브라만 출신이다.
- 드로나: 브라만 바라드와자의 아들.
- 아슈와타마: 드로나의 아들이자 바라드와자의 손자.
- 마마타 바네르지: 사회민주주의 좌파 정당인 전인도 풀뿌리 회의의 대표로, 바네르지는 벵골 지역의 토착 브라만 성씨다. 브라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주의 성향을 띈다는 점에서 자와할랄 네루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선다 피차이: 구글 CEO
- 스리니바사 라마누잔: 존 폰 노이만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수학자로 거론되는 수학자로, 브라만 출신이다. 다만, 신분상으로만 그렇고 집 자체는 어머니가 조그마한 포목점을 운영해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가난해서 G. H. 하디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영국으로 데려가기 전까지는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 자와할랄 네루: 브라만 중에서도 가장 계급이 높은 카슈미르 펀디트 가문 출신으로,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에 태어났다. 공교롭게도 네루 역시 고위 카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석가모니와 똑같이 카스트 제도를 전면 부정하고 헌법 단계에서 이를 못박은 바 있다.
- 크리슈나무르티: 신지학 협회의 초창기 간부들 중의 한 사람이다. 브라만 출신이었다.
- 아누팜 트리파티: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다. 오징어 게임의 알리 압둘로 유명하다.
- R. 마드하반: 세 얼간이에서 파르한 역할.
- 크샤트리아
- 유디슈티라, 비마, 아르주나 등 판다바 5형제
- 두료다나를 필두로 한 카우라바 100형제
- 리시 수낙: 제79대 영국 수상으로, 펀자브 크샤트리아의 후예다.[123]
- 석가모니: 크샤트리아 출신으로 인도가 여러 왕국으로 구성되었을 때 한 왕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한 말이 카스트 제도 비판이었다.[124]
- 프리양카 초프라: 2000년도 미스 월드 우승자. 현재 연기자로 활동 중.
- 바이샤
- 나렌드라 모디: 인도의 총리. 바이샤 계급 중 간치(상인) 출신이다.
- 아비셰크 굽타(럭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도 출신 방송인, 사업가. 바이샤 출신이다.
-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 바이샤 출신으로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 프리티 파텔: 인도계 영국인으로, 현재 영국 내무대신이다. 구자라트 바이샤의 후예다.
- 수드라
- 에깔라위야: 드로나의 제자. 고산족 니샤다 추장의 아들로 계급으로 치면 수드라이다. 드로나를 존경하여 제자가 되기를 청했지만 천출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숲에 들어가 드로나의 상을 만들고 섬기며 궁술을 독학한 끝에 아르주나를 넘는 신기를 터득한다. 이후 사냥갔다가 이를 안 아르주나가 드로나에게 알렸고 드로나는 에깔라위야를 찾아가 닥쉬나(수업료)로 그의 오른손 엄지를 받아갔다.[125]
- 불가촉천민
-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불천의 후손이다.
8.1. 창작물에서의 카스트
창작물에서도 카스트 제도는 존재한다. 여기서 카스트는 단순히 사회적 계급을 표시하는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대략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설정이거나 현실처럼 신분제도인 것으로 묘사된다.- 1984(소설): 오세아니아
- Warhammer 40,000: 타우 제국의 카스트 제도
-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드워프의 카스트 제도
- 멋진 신세계: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으로 알파부터 엡실론까지 정해진다. 단순히 계급의 높낮이만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태아 단계에서부터 어떤 직업에 배치될지 미리 정하여 해당 직업에 적당한 신체적 특성을 가지도록 발육시키는[126] 기술을 이용한 극단적인 카스트 제도의 구현을 보여준다.
- 메트로 유니버스: 폴리스
- 스타크래프트의 칼라이 프로토스: 아이어 프로토스(칼라이)의 사회 계급제를 카스트로 칭한다. 칼라이 문서로. 카스트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지만 작중 세 계급은 공식적으로는 평등하므로 그저 역할 분담일 뿐인 셈이다. 그러나 암묵적으로 심판관 계급이 나머지 계급을 통솔하는 면모를 보이며 칼라가 존재함에도 카스트 간의 갈등이 있음이 암시되지만 대전쟁과 종족 전쟁때 심판관 대다수가 저그에게 항전하다 사망하고 암흑 기사단과 관련된 문제로 살아남은 소수의 심판관들도 힘을 잃어 프로토스 사회는 기사단 계급 위주로 돌아가게 되었으며 이후 신관 아르타니스가 계급을 없애 버렸다.
- 아트록스: 인텔리언 종족의 설정에 프로토스와 비슷하게 장로회, 전사족 등으로 나뉜 카스트가 있다.
- 문명 4: 기술 발전을 통해 고를 수 있는 사회제도(Civic) 중에서 카스트 제도가 있으며 전문가, 작업장에 대한 혜택을 제공한다.
- 창세기전 3: 파트 2: 글로리 항성계는 ESP 능력에 따라 거주민의 계급이 나뉘며 고정된다. ESP 능력이 거의[127] 없는 발룬티어 레지던스 주민들은 ESP 능력을 갖춘 파이오니어 레지던스 주민들에게 차별받으며 노예로 착취당하는데 이에 맞서기 위해 만든 단체가 로드다. 로드와 파이오니어, 아르케 중앙정부의 대립은 게임 스토리에서 한 축을 맡고 있다.
- 배틀테크: 배틀테크 세력 중에 클랜에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며 전사 과학자 상인 기술자 노동자 카스트로 계급화되어 있다. 이게 계급이자 자신들의 역할을 나타낸다. 당연히 전사 카스트가 가장 높은 직위를 차지한다.
- 미러스 엣지 카탈리스트: 카스카디아라는 가상의 기업국가는 카스트 제도가 존재한다.
- 진격의 스쿨 카스트
- 파이널 판타지 14에서 갈레말 제국은 이름에 넣는 단어로 신분을 구별한다. 식민지인이 시민권을 얻으려면 20년 이상 병역의무를 수행하거나 제국을 위해 특별한 공을 세워야만 하며 요츠유와 아사히, 포르돌라처럼 제국에게 등용된 식민지 출신은 중간관리직[128]이나 전선 지휘관까지는 승진할 수 있지만 총독이나 군단장급 이상의 최고위직 및 황족은 모두 지배민족인 갈레말인이다.
- 파이널 판타지 14: 칠흑의 반역자에서 등장하는 마을 율모어는 노동시민과 상급시민으로 주민의 계급을 나누며 율모어 거주자가 되길 희망하는 사람들은 율모어 밖의 슬럼가인 문전촌에서 거주한다. 그 중에서 특기할 기술이 있거나 등으로 뽑힌 문전촌 주민만 율모어에서 거주할 자격을 얻으며 율모어 안에서도 계급에 따라 거주구역이 다르다. 해고된 노동시민은 다른 상급시민에게 고용되거나 율모어 자체를 위해 '봉사'할 임무가 주어지는데 둘 다 불가능하다고 판정될 경우 율모어의 통치자인 돈 바우스리가 '최종 판결'을 내린다. 한가지 특이한 점으론 대체적으로 상급시민들이 노동시민들을 굉장히 아낀다는 점이다.[129]
- 블레이드 앤 소울: 콩스트 제도
- 세갈래 길: 주인공 중 한 명이 인도의 불천으로 상위 카스트의 똥을 맨손으로 퍼내는 일을 하고 그들이 주는 음식으로 생활한다. 그녀의 남편은 상위 카스트의 밭에서 들쥐를 잡는 일을 하는데 따로 보수는 없고 잡은 들쥐를 먹고 산다.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다 잡히면 죽임을 당하는데 여성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강간을 당하고 죽임을 당한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불천에게 닿기만 해도 부정하다고 생각하지만 강간할 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카스트의 계승
- 헤일로 시리즈: 선조[130], 코버넌트
- 화이트 타이거: 주인공이 할와이 카스트(자티)로 나온다. 할와이는 바이샤 바르나이지만 디저트를 만드는 천한 직종의 카스트로 찻집 등에서 일하며 천대받는다. 더군다나 그 중에서도 "높은 계급"과 "낮은 계급"이 있는데 주인공은 "낮은 계급"에 속하기 때문에 찻집에서조차 차를 만들지 못하고 차를 끓일 석탄을 부수는 일을 한다.
[1] 혈통, 혈액의 순수성 보존을 위한 사회적 설법(說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포르투갈어는 인도의 가장 작은 주이자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고아(Goa) 주에서 쓰는 공용어이다.[2] 그래서 카스트 제도를 부정한 시크교에서는 이름만으로 알 수 있는 카스트를 숨기기 위해 남성의 성씨를 전부 싱(Singh, 사자), 여자 이름을 카우르(Kaur, 왕자)로 통일시켰기 때문에 전세계 시크 교도들의 이름에는 이 이름이 들어가 있다. 유명한 예가 만모한 싱(Manmohan Singh) 전 인도 총리다. 피지의 세계적인 골퍼 비제이 싱도 시크교인이다.[3] 가령 인도인의 성씨 중 '굽타'(Gupta)는 바이샤 계급에 속하고 '쿠마르'(Kumar)는 브라만 계급에 속한다.[4] 대도시 사람들이야 기존 농경시대의 직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직업 분화가 되어 있고 직업 선택의 자유도 있다. 워낙 다양한 인종, 종교, 카스트들이 서로 뒤엉키고 부대껴서 사는 곳이라서 타인의 카스트를 가지고 함부로 차별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종교나 성씨, 출신지만으로도 무슨 카스트, 무슨 자티에 속하는 지를 대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질문하는 것 자체가 대놓고 남의 카스트를 아웃팅하는 짓으로 여겨 사회적으로 매장되기 딱 좋다.[5]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람 모하마드 토머스인데 퍼스트 네임인 '람'은 힌두교식 이름이고 미들 네임인 '모하마드'는 이슬람식, 성씨인 '토머스'는 기독교식 이름이다. 주인공이 갓난아기 시절에 친부모에 의해 석연치않은 이유로 가톨릭 성당에 유기된 후에 성당의 담임 신부의 양자로 길러지면서 발생한 소동 때문에 이런 이름이 된 것이다. 나름 종교적으로 중립적인 이름을 지어주고자 이런 이름이 붙긴 했지만 출신 성분을 모르는 고아+가톨릭 신부의 양자라는 조합 때문에 실제 그의 삶은 불가촉천민과 다를 바 없이 비참하게 묘사되며 이 때문에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자 스스로의 이름을 소개할 때마다 상황에 맞게 일부만 알려주는 꼼수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온다.[6] 이는 북인도가 주로 내륙 지방에 속하고 남인도는 해안 지역이 대부분인 탓이 크다. 대인도 무역이 급증한 대항해시대 이후에는 서양과의 무역을 위해 항구를 건설할 수 있는 해안 지역이 경제 발전에 훨씬 유리했고 내륙 교통은 매우 빈약했기 때문에 바다를 왕창 끼고 있는 남인도가 부유할 수밖에 없었다. 요르단이 괜히 석유가 나는 지역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사우디 정부로부터 항구도시 한 곳을 사들인 게 아니다.[7] 물론 유럽과 완전히 같은 건 아니다. 애초에 '앙시앙 레짐'의 배경이 되는 중세 프랑스(더 나아가 가톨릭 문화권의 서유럽)에는 혈통에 따라 세습되는 사제 계급이 없었고 평신도로 살아가는 평민보다 성직자가 된 평민이, 평신도로 살아가는 귀족보다 성직자가 된 귀족이 대우받는 개념이었다.[8] 예컨대 전시에는 전사를 겸하는 목동 계급 등[9] 사실 수드라에 대한 취급이 좋지 않은 건 인도에 유입된 서로 다른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진 이민족들이 하도 많아서 그렇다.[10] 가마 자체가 옛날의 유물이 된 현대에는 운전기사나 릭샤왈라로 근무하는 경우가 대다수다.[11] 케랄라 주 같이 인도 공산당이나 전인도 트리나물 회의, 인도 국민회의 같은 좌파 정당이 집권 여당인 지역에서는 꼭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고위 카스트가 하위 카스트를 상대로 백색테러를 하는 것 자체가 현지 정치인들의 어그로를 거하게 끄는 짓이라서 주 정부의 손에 깨강정이 나는 수가 있다. 전술한 케랄라 주에서는 인도 공산당의 집권기에 하위 카스트를 린치한 이들을 재판을 통해 길바닥에서 강제로 자아비판을 시키기도 했다.[12] 물론 바로 다음 생에 그리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완전히 무작위로 억겁의 윤회를 거듭한 뒤에야 가능하다고 한다.[13] 드라비다인이나 문다인 출신인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가 꽤 있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아리아인 출신 고위 카스트에 비하면 다소 푸대접을 받긴 하지만 어쨌든 현지의 지역 유지라서 함부로 대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위 카스트로 분류해서 대접해 줬다.[14] 시크교가 이런 경우에 속한다. 창시자인 나나크가 전 신도들에게 원래 계급이 뭐였든 상관없이 전부 브라만 계급을 부여하고 성씨도 남자는 싱(Singh), 여자는 카우르(Kaur)로 통일해서 계급에 따른 차별의 여지를 뿌리까지 뽑아버렸다.[15]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인적이 드문 시골 지역이나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서 혼잡한 관광지 등에서는 외국인들은 크샤트리아 대접이고 나발이고 범죄자들의 군침도는 타겟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인도처럼 카스트 개념이 있는 네팔에서 1990년에 미나미노 사요코라는 일본인 여성이 여행을 목적으로 네팔에 입국했다가 돌연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네팔 경찰과 일본 경찰의 공식 발표에 의하면 정황 상 현지의 인신매매 조직에게 납치당한 뒤 살해되어 어딘가에 유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관광지에서는 종종 성추행범들이나 좀도둑들이 기승을 부려서 현지 당국의 골머리를 썩히기도 하는데 20세기의 전설적인 저널리스트인 이탈리아의 기자인 오리아나 팔라치도 취재 목적으로 인도에 출장을 왔다가 인도인 남성 한 명이 자신의 가슴을 더듬고 튀는 걸 목격하고 황당해했던 일화가 있다. 이는 카스트 제도에 따라서 외국인들을 개무시하는 풍조에서 비롯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16] 원래 인도에서 격식을 갖춘 그릇은 금속제 그릇이다. 자기네 손님으로 외국에서 방문할 정도면 최소한 그 나라에서는 크샤트리아급이라고 쳐서 극진한 대접을 하되 부정을 탔다고 생각하여 외국인들이 썼던 그릇을 다시 안 쓰는데 은제 그릇 등 금속제 그릇은 질그릇에 비해 귀하기도 하고 깨 버리기 힘들기 때문에 사기그릇으로 대접한 뒤 부정을 물리치기 위해 그릇을 깨 버린다. 인도의 노점상들이 질그릇이나 스티로폼 용기에 음식을 담아서 내 주는 이유도 이것과 똑같은데 역시 손님의 카스트나 국적을 알 수 없어서 그렇다.[17] 주로 이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인도 문화권이 아니었던 지역, 예를 들어 락샤드위프·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같은 섬 지역의 원주민, 라다크·마니푸르를 비롯한 북동부 7자매주의 인도인들에 해당된다. 북동부 인도는 영국이 손을 뻗기 전에는 한 번도 역사적으로 인도의 일부였던 적이 없기 때문에 카스트 관련 조사를 할 때도 아예 따로 분류해야 한다. 오히려 그곳 사람들은 동아시아인, 동남아시아인에 더 가깝다.[18] 계급이 서로 뒤섞여서 확실한 계급 판단을 할 수 없는 사람들. 주로 다른 계급끼리 혼인하는 경우 자식의 카스트를 판정하기가 어렵다.[19] 다만 최근의 연구 결과는 인더스 문명의 원주민들은 드라비다인들과는 다르며 오히려 인도유럽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남인도의 드라비다인이 원래 인더스 문명권에 살다가 밀려났다기보다는 드라비다인은 원래 남인도에 살았고 아리아인의 유입 전에 이미 인도유럽어족 계통 민족들과 관련있는 선주민들이 북인도에 살았는데 그들을 인도아리아인들이 정복했다고 보는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20] 물론 사성제가 성립되기 시작한 고대의 이야기다.[21] 두 상위 계급이 한 데서 갈라진 게 아니라 별개의 민족 내지는 세력에서 각자 발원했다는 견해도 있다.[22] 한자 음역어로는 각각 순서대로 바라문(婆羅門), 찰제리(刹帝利), 비사(毗舍), 수다라(首陀羅)라고 한다.[23] 상위 카스트 남성들이 하위 카스트 여성들을 공공의 성노예로 삼는 제도 중 하나로, 아직까지도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24] 인도에서 카스트의 가장 중요한 금기가 이 하위 카스트가 주는 음식을 먹는 것과 하위 카스트의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라 인도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의 99%는 같은 가문, 최소한 같은 등급의 '자띠'들과만 이루어지고 그것이 아닌 결혼은 결혼이 아니라 스캔들 내지는 대형사고로 신문 사회면의 1면 장식과 함께 지역 사회가 뒤집어지는 일이다.[25] 실제로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 자와할랄 네루, 찬드라 보스와 함께 인도인들에게 국부로 숭앙받는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는 그 자신이 불가촉천민이자 불교 신자였다.[26] 다만, 불교는 기본적으로 힌두교와 동일하게 브라만교에서 분화된 종교고, 때문에 비슈누의 화신인 아바타라들 중의 하나로 불교의 부처가 있다는 점에서, 그 취급이 다소 미묘한 편이다. 단지 불가촉천민들이 많이 개종하는 종교라는 이유로 천시하는 경향이 있다뿐이지, 근본적으로 뿌리가 같다보니 마냥 적대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오랫동안 힌두교의 사원으로 알려져있던 마하보디 사원이 고고학자들의 조사 결과 불교의 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바로 이 사원을 불교 신자들에게 되돌려주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힌두교 측에서도 군말없이 불교 측에 사원을 반환한 사례가 있다. 인도 사회에서 불교에 대한 대접이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는 뜻이다.[27] 그림은 《노빈손 시리즈》를 지은 이우일의 일러스트다.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후속편인 《용선생 세계사》에 나온다. 출처[28] 쉽게 말해 베다 경전을 공부할 자격이 되는 신분.[29] 인도는 옛날 한국처럼 성별 선택 낙태도 종종 있고 좀 더 직접적인 영아 살해도 빈번한 나라이다. 지참금 문제 때문에 여아 출산을 꺼리는 것이 주 원인으로, 세속주의 성향이 강한 남부는 이런 문제가 없는 편이지만 아직도 힌두교의 영향이 절대적인 북부 내륙 지역은 성비 불균형이 매우 심각해서 남녀 출생 성비가 120:100에 달한다.[30] 不可觸賤民: 찬달라·언터처블·하리잔·달리트·퍼라이어라고도 한다.[31] 실제로 인도인을 촬영한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경전과 접촉한 불천의 두 발목을 수갑으로 채워 벌을 주고 있는 내용이 방영되기도 했다. 심지어 수갑을 채운 브라만은 그가 당연히 잘못했기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32] 웃긴 것은 힌두 신화에는 불천이 수행을 통해 신이 되어 곤란에 빠진 신들을 구해준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것이다. 힌두교에서는 수행만 하면 누구든, 심지어 악마라도 불로불사나 전지전능 등의 신통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이런 식으로 특권을 얻어 깽판을 치다가 응징을 당하는 것이 바로 힌두 신화의 주 클리셰 중 하나이다.[33] 직업에 따라 구분되는 신분.[34]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도는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이다.[35] 인도의 전통적인 영주나 번왕들을 가리키는 말이다.[36] 인도의 초대 수상인 자와할랄 네루가 이 계급 출신이었는데 이름대로 이 계급은 카슈미르를 기원으로 삼고 있다.[37] 최고위 카스트라는 브라만이 뭐 이런 일까지 하나 싶겠지만 전술했듯 하위 카스트가 만든 음식을 먹거나 그들이 만진 옷을 입으면 부정탄다는 그릇된 인식이 있어서 그렇다. 브라만이 도축한 고기나 그런 식재료로 브라만이 요리한 음식, 이들이 빨아준 옷은 깨끗하다는 편견이 있어서 요리사나 도축업자, 이발사, 빨래방 직원같은 일은 예로부터 전부 브라만이 독점했다.[38] 이런 경우는 세계사적으로 매우 흔하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해서 평민이나 지배층의 신분을 받았지만 출신 성분이 애매한 경계인들이 이렇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선시대에는 신분상으로만 평민인 아전들이나 역졸, 중인들이 신량역천이라고 하여 은근히 개무시당했고 심하게 몰락해 양반 노릇도 못하는 '잔반'도 있었다. 유럽에서도 모시던 귀족이 역적으로 몰리거나 적대하던 다른 귀족 및 군주들에게 정복당하여 패망하는 바람에 실직하게 된 시종들은 신분상으로만 귀족일 뿐인 거렁뱅이로 살아야 했다. 일본에서도 탈번하거나 주군이 몰락해서 개털된 사무라이들인 낭인들은 가는 곳마다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고 전쟁터에서 졸병으로 굴려지던 아시가루나 주인이 없이 떠돌아다니는 로닌은 신분상으로만 무사인 실질적인 평민으로 대접받았다.[39] 상위 카스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하위 카스트 사람들을 미개하고 더럽다며 피하는 것도 있어서 실제로는 이게 더 심각하다.[40] 쳐다보면 안 되는 천민이라는 뜻이다.[41] 다만 한민족도 일제강점기까지 기생들이 백정들의 잔치에 출연하기를 거부했던 일이 있었던 등 천민들 간에 "같은 천민"이라는 연대의식이 있었던 경우는 애초에 드물었다.[42] 이들의 의식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거의 비슷한데 인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는 하위 카스트에서만 일어난다고 MBC 다큐멘터리에서 당당하게 말하다가 PD가 인도 브라만들이 벌인 범죄 사건을 보여주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43] 아래의 '현재' 문단에서 보듯이 돈 앞에서는 카스트고 뭐고 없는 판국이라 흙수저 출신 하위 카스트가 피해를 호소하면 입 뻥긋도 안 하고 개무시하던 경찰관들이 금수저로 인생역전한 수드라나 불가촉천민, 非힌두교인들이 이 일에 개입해서 경찰관들에게 신고하면 경찰관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위 카스트를 차별한 상위 카스트들을 구타하는 게 다반사다.[44] https://www.theregister.com/2020/07/01/cisco_caste_discrimination/[45] 이것 때문에 이슬람이 인도에 전래되었을 때 유의미하게 많은 사람들이 무슬림으로 개종했다.[46] 인도 카스트 제도는 법으로 폐지된 적이 없다[47] 이런 문제는 근대화된 중앙권력과 그에 발맞춘 시민의식이 갖춰지지 않는 한 경제대국, 선진국에서도 사회 구석진 곳에서 얼마든지 발생하는 문제라 절대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다.[48] 인도의 사회주의 계열 좌파(벵골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인도 공산당을 말한다.)는 영국 식민지 시절 독립운동 시기부터 간디, 자와할랄 네루 등이 대표한 인도 국민 회의나 진나의 무슬림 연맹과는 별개로 독립투쟁을 해 온 유서깊은 정치세력이다. 따라서 독립 직후부터 인도 정치판에서 좌파의 지분은 큰 편에 속했고 네루 같은 경제적 성향은 통하는 바가 있어도 근본적으론 제도권 내 국가의 권위를 중시한 인도 국민 회의 중심 주류 정치판에선 간디를 암살한 힌두 극우 세력은 무시하고 갈 수 있어도 독립에 같이 힘을 썼던 사회주의 세력을 내심 불편해 하면서도 정치 파트너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대외적으로도 처음에는 중국과 함께 중·인 결렬 후에는 경쟁적으로 제3세계 국가들 사이에 영향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당시 신생 독립국들을 휩쓸었던 사회주의 세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49] 물론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면에서 사회주의 정책을 펼쳤을 뿐 정치체계가 소련처럼 일당독재로 나아갔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고 인도 재벌들도 안정적으로 하청을 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국유화에 찬동(!!!)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타타그룹 같은 인도 재벌들이 현재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50] 인도 헌법을 보면 'Prohibition of discrimination on grounds of religion, race, caste, sex or place of birth'라고 해서 카스트가 결코 철폐대상이 아니며 인종, 종교, 성별, 고향 등과 같은 선천적인 속성 같은 것으로 취급됨을 알 수 있다. 다만 카스트를 가지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일 뿐이다.[51] 판사는 전통적으로 인도에서 높은 계급에 속하지만 반대로 의사는 전통적으로 인도에서 낮은 계급에 속한다. 그러나 인도 역시 자본주의 국가라 그런지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의사가 판사와 더불어 엘리트로 추대받는 건 한국과 똑같다. 특히 인도 상류층 집안에서 아들 직업으로 많이 선호하는 게 공학자이고 딸 직업으로 많이 선호하는 게 의사이며 공학자는 판사보다도 훨씬 대우가 좋다. 영화 <세 얼간이>에서도 아들을 낳으면 공대(공학자), 딸을 낳으면 의대(의사)에 보내자는 대사가 등장할 정도다. 한국에서 남성 직업으로 공무원을 선호하고 여성 직업으로 교사를 선호하는 것과 비슷하다.[52] 인도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고 의회에 여러 정당들이 진출해 있어 단독 과반의석이 잘 안 나온다. 그래서 연정이 필수적이다. 지금 집권당인 인도 인민당은 단독과반을 차지하지만 하층 계급이 결집한 다른 정당과 정당연합을 꾸려 선거에 임하고 이들에게 일부 장관 자리를 배분한다.[53] 대표적으로 내부적인 혁명이나 외부와의 전쟁으로 인한 기성 지배계급의 붕괴가 있다.[54] 사실 옛날에도 불천만 아니라면 자기보다 상위 카스트에 속하는 사람을 고용하는 건 별로 이상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특히 인도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도축업자나 요리사 같은 식재료를 만지는 직업은 브라만만 종사할 수 있어서 사장 본인이 브라만이 아닌 이상 무조건 자기보다 상위의 카스트인 사람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55] 당장 인도 최대 재벌 그룹 중의 하나인 타타그룹의 오너 가문부터가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파르시 출신이다.[56] 네팔의 토속 인물신인 쿠마리 여신의 이름과 어원이 같은 성씨인데, 하도 '쿠마르'라는 성씨가 인도인 배우들 사이에서 차고 넘치다보니, 서구권에서는 이 성씨가 인도인의 스테레오타입이 됐을 수준이다. 미국 시트콤인 커뮤니티에서는 여러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모인 강의실에서 수업하던 중국계 미국인 교수인 벤 챙이 시험 문제를 컨닝한 학생을 색출하겠다며 길길이 날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흑인인 셜리 베넷에게는 흑인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인 재키라고 부르다가, 아랍계 미국인인 아벳 나디르에게는 인도계 미국인인줄 알고 쿠마르라고 부르더니, 자기 스스로는 '미야기 교수'라고 칭하면서, 미국의 인종차별적 경향을 은근슬쩍 까는 것으로 나온다.[57] 칭기즈 칸 할 때의 그 칸이다. 중앙아시아나 남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은 몽골 제국의 영향으로 인해 자국의 군주를 칸이라고 칭하던 관습이 있었는데 그 흔적으로 인도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의 무슬림들 중에서 상위 카스트인 사람들 중에는 칸이라는 성씨가 흔하다.[58] 칸이라는 성씨를 쓰는 무슬림 연예인으로 샤룩 칸과 아미르 칸이 있다. 다만, 이 두 사람은 카스트 제도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59] 조상님이 해충 방제업자라는 소리니 빼도박도 못하는 하급 바이샤다.[60] 때문에 <옴 샨티 옴>은 그냥 봐도 전형적인 발리우드식 코미디 영화로써 제법 흥겹고 재미있게 볼 수 있긴 하지만, 영화의 내용과 주제를 충분히 이해하려면 인도의 사회상 및 특히 인도 연예계의 현실에 대한 사전지식이 상당히 많이 필요한 사회 풍자적 영화이기도 하다. 당장 위에서 지적한 주인공('옴 프라카쉬 마키자')의 이름 문제만 보더라도, 사전지식이 없는 이는 '옴 프라카쉬' 까지는 괜찮지만 '마키자'가 안된다느니, '으악 ㅆㅂ 그럼 차라리 성을 바꿀까? 예명을 쓸까?' 하는 초반의 입씨름을 보며 마키자가 뭐가 문제인지 이해하기 힘들어 '힌디어로는 어감이 나쁜가?' 정도로 짐작하기 쉬운 것. 물론 어감이 나쁜 것도 맞기는 하다. 상기된 것처럼 '파리잡이' 라는 뜻이니 우습게 들릴 수 있는 성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어감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자티', 즉 인도식 신분제에 의해 성이 곧 그 집안이 대대로 종사해오던 직업(가업)을 드러내주는 표식이기도 하다는 문제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바르나', 즉 그의 가문이 어떤 계급에 속해있는지까지도 이 성을 통해 드러나게 되는 것. 이에 더해 상위 카스트가 연예계에서 유독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는 인도의 또 다른 현실까지 알고 보면 '옴 프라카쉬 마키자'일 때는 안 되던 놈이 '옴 까푸르'가 되니까 순식간에 대스타로 뜬다는 것 자체가 강렬한 풍자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덤으로 작품 외적으로 보면 이를 풍자하는 배역을 맡은 배우는 인도의 대배우인 '샤룩 칸', 그러니까 '까푸르' 못지 않게 잘 먹힐법한 성인 '칸'이므로 이것조차도 강렬한 풍자가 된다. 결국 인도인이라면 굳이 누가 말 안해줘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을법한 풍자적 요소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에게는 사전지식 없이는 눈치채지 못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61] 인도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신분에 따른 빈부격차와 불만이 존재하는 영국이나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극을 종합예술이라며 숭상하는 영국에선 당연히 배우도 상류층 자제들이 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서민 출신 배우는 태런 에저턴 등 몇 안 된다. 일본에서도 노무라 만사이나 나카무라 시도, 이치카와 에비조 같은 세습 전통극 배우 가문 출신자들이 연예계에서 성골 대접받는다. 다만 인도에 비해 다양한 계층의 권리를 정치적으로 보장하려는 시도가 있기 때문에 영국은 국왕에게 계란을 던져도 한국에서 정치인에게 던지는 것보다 처벌이 약하며 일본에서는 그냥 다른 계층을 대놓고 차별하는 시도도 부라쿠민 같은 극단적 상황이 아니면 덜하다. 심지어 한국이 빈부격차나 학벌 등에 따른 신분제에서 기인한 인격적 차별이 이런 나라보다 심해서 '계급'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인도 같을 것이라고 오해를 많이 하는 편이다. 저런 나라는 민주주의 때문에 상류층이 똑똑하고 선량하다는 식의 권위를 숭상하는 태도가 상당히 약해졌다. 다만, 똑같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 비하면 일본이 신분제의 영향이 알게모르게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라서, 십중팔구 부자가 악역으로 나오는 한국산 창작물과는 달리, 일본산 창작물에서는 부유층이 조력자 내지는 개그 캐릭터 정도로 미화되는 경향이 많다.[62] 이런 식으로 뒤늦게 인도에 합류한 이유로 본토의 아리아계나 드라비다계와는 문화나 종교, 인종 구성이 판이하게 다른 몇몇 주는 카스트 제도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인종계 원주민들이 사는 안다만니코바르 제도, 인구의 대다수가 개신교 신자인 버마계 소수민족들이 차지하는 나갈랜드나 마니푸르·미조람·메갈라야 등의 동남아시아에 가까운 동부 지역 주, 티베트 접경 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 그리고 파키스탄과의 영토 분쟁으로 유명한 카슈미르 지방 등의 변경 지역들이 있다.[63] 지방 영주 내지는 총독 또는 옛날 인도에 난립해 있던 소왕국의 왕족이나 그 출신 등을 가리키는 말. '마하라자'할 때의 그 라자로 말이 영주이지 사실상 왕이다.[64] 사실 인도 독립 초기에는 이들도 인도 통합에 순순히 응하면 내탕금 지급을 비롯한 기득권이 여전히 보장되었으나 인디라 간디 집권기에 특권철폐를 명목으로 왕족들에 대한 혜택을 대부분 없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애매한 옛 라자나 귀족들이라고 해도 무조건 돈이 있는 신세가 아니게 되었다.[65] 엄밀히 말해 타지마할은 궁전이 아니라 왕비의 시신을 안치한 왕릉이다.[66] 신분제의 잔재가 남아 있는 곳이면 대개 그렇다. 예를 들면, 인도만큼은 아니어도 역시 신분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사회인 일본에서는 몇몇 정치인 가문, 구 화족이나 재벌 출신인 지역 유지는 대놓고 지역구를 아들에게 세습해서 대대로 정치인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최후의 황태자인 오토 폰 합스부르크도 유럽 의회의 의원으로 재직한 적이 있다.[67] 예를 들어 조드푸르에 위치한 우메이드 바완 팰리스 같은 경우가 있다. [68] 유럽에도 이런 사례가 좀 있는데 가문이 단절되거나 문화재로 지정되어 거주자가 없어진 성들은 박물관이나 대학 캠퍼스로 용도가 변경되기도 하지만 아직 귀족들이 거주하는 성은 호텔이나 영화 촬영지 내지는 관광지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유럽 귀족들이 양차 세계 대전과 급격한 산업화, 자국의 공산화로 인해 재정난에 시달리거나 작위를 박탈당하는 수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신분제도가 급격히 붕괴되는 과정을 겪은 나라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69] 힌두교의 관점에서는 이슬람 왕조인 무굴 제국의 황족도 그냥 벼락출세한 수드라 이하 불천일 뿐이다.[70] 하이데라바드 왕국의 왕은 '니잠'이라고 부른다. 사실 영국령 인도 제국 시절에는 영국 식민지 당국하고 친하게 지냈고 아사프 자 7세도 세계 제일의 갑부라는 기사가 잘 나올 정도로 엄청난 재산을 지녔으며 각종 인프라 시설들이 당대 기준으로 잘 갖추어져 있는 등 인도의 각 지역 가운데서는 부유했다.[71] 장수마을로 유명한 그곳이다.[72] 정확히는 시아파의 분파인 이스마일파의 종교 지도자다.[73] 다만 영어는 한국어나 일본어처럼 문법에까지 뿌리박힌 존댓말이 없을 뿐이지 누가 더 높은 위치에 있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는 존중 표현은 있다. 언어적인 차이라기보다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차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74] 차라리 그렇게 생각할 바에는 카스트를 때려치우거나 인도가 아닌 카스트 없는 곳에서 다시 태어날 확률을 생각하는 게 훨씬 낫다.[75] 단적으로 인도 아대륙이 인도와 파키스탄(당시에는 현 파키스탄인 동파키스탄과 지금의 방글라데시인 서파키스탄)으로 분리된 이유도 종교였으며 인도에서 두루 존경받는 간디가 암살당한 이유도 종교 때문이니 말 다했다.[76] 찬드라세카르 한계로 유명한 그 사람이다.[77] 2008년에 인도에서 방송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선 초능력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자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그럼 어디 한 번 나를 죽여보라'고 해서 그 사람이 진행자를 향해 주문을 외더니 '이 사람의 신앙심이 너무 강해서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못 죽인다'고 발뺌을 시도했다. 그러자 그 진행자가 '나는 무신론자라서 신앙 따위는 있지도 않은데?' 라고 말하여 자칭 초능력자가 제대로 개망신을 당한 사례가 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무신론자이며 당시 이 방송을 보던 인도인들의 반응은 '거 참 고소하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이미 인도인들 사이에서 종교 같은 영적인 주제에 대해 회의가 일어나고 있다는 좋은 증거가 되는 사례다.[78] 사실 라주는 본인이 대학 졸업 직후 대기업 취업에 성공해 공학자가 되어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힌두교를 기복신앙으로써 믿는 것에 가까웠고 라주의 종교적인 면을 상징하던 부적으로 끼고 있던 반지를 다 빼서 버리는 것도 란초가 피아에게 고백하는 조건으로 그와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79]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인도의 국민배우인 아미르 칸이 주연을 맡았다. 아미르 칸은 전통적으로 힌두교인들에게 엄청난 차별을 받아왔던 무슬림이다.[80] 인도는 한국처럼 여자가 혼수를 해가는 문화라서 주로 남성들이 비슷한 카스트나 자티에 속하는 부유층 여성에게 장가를 들려는 경우가 많다.[81] 샤룩 칸이 주연을 맡았다.[82] 작품 내에서는 부인이 원래 결혼하려던 약혼자가 갑자기 사망하자 그 대타로 나선 주인공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것으로 나온다. 당연히 주인공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되어 버린 탓에 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미용실을 다니거나 연애 컨설팅을 받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부인이 남편의 구애를 받아들이면서 일본으로 뒤늦은 신혼여행을 떠날 만큼 금슬이 좋아졌다는 해피엔딩을 맞았다.[83] 사실 아무리 세속주의 성향이 강하고 개인의 연애사에 간섭하는 걸 사생활 침해로 여겨서 꺼리는 사회에서도 간통은 세간의 지탄을 받을 행동이다. 서구권에서도 불륜 커플은 사회적 매장을 당하지만 않을 뿐이지 주변에서 두고두고 비난이 쏟아지며 연예인이라면 팬들에게 불륜 상대가 갖은 협박을 받기도 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존 레논의 상간녀인 오노 요코다. 동북아시아에거는 유명인이건 일반인이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고 종사하는 직종에서의 커리어가 파탄나 버리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홍상수·김민희 커플이 있다. 이러니 카스트 문제 때문에 억울하게 관계를 끝내야 했던 사이끼리의 불륜이면 모를까 이와 무관한 보통의 불륜은 인도의 세속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된다.[84] 혼전 성씨는 치베르이며 샤룩 칸과 혼인한 후에도 남편을 따라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고 힌두교 신앙을 유지했다.[85] 상술했듯이 샤룩 칸은 무슬림으로서는 최상위 카스트인 아슈라프에 속하는 사람인데, 단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힌두교 신자들로부터 원래의 카스트가 무시된 채로 그냥 불천 대접을 받았다. 그래서 샤룩 칸 본인은 이런 불합리한 처사를 톡톡히 경험했던지라서 카스트 자체를 반대하고 있으며, 카스트 철폐를 위한 인권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86] 그래도 진보정당의 세가 강한 편이다. 당장 인도 공산당을 몰아내고 주의 집권여당이 된 트린나물의회당부터가 사회민주주의 좌파 정당이다.[87] 원래는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에 친영파 인도인 유력자를 모아서 창립한 친영 제국주의 단체였으나 인도의 걸출한 독립 영웅들인 마하트마 간디와 자와할랄 네루에 의해 독립운동 단체로 성격이 바뀌면서 성향이 포괄정당으로 바뀌었으며 독립 후에는 완전한 좌익정당으로 탈바꿈했다.[88] 당장 벵골 지역에 사는 상위 카스트 출신 가문들 중 현지인 출신 가문들부터 죄다 불교를 믿다가 힌두교로 개종한 유력자들의 후예다.[89] 브라만 출신이던 인도의 초대 수상인 자와할랄 네루부터가 어린 시절에 영국 유학을 갔으며 여러 번 영국을 방문했는데도 별 말이 없었다.[90] 외국에서의 얘기는 아니지만 세포이 항쟁이 일어난 원인도 이것이다. 영국인들이 카스트에 관계없이 인종차별을 하는 것에 빡친 인도인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대규모의 봉기로 확산된 것이다.[91]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에서 알리 압둘 역을 맡은 것으로 유명한 재한 인도인 배우인 아누팜 트리파티가 대표적이다.[92] 퀸의 리드보컬인 프레디 머큐리가 대표적인데 고향인 잔지바르에서 일어난 비(非) 흑인계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피해서 온 가족이 영국으로 망명한 후에는 그냥저냥한 중산층이던 집안이 폭삭 망해서 밴드 결성 전까지 공항에서 수화물 나르는 일로 생계를 이어야 했다. 프레디의 집안 자체가 인도계 조로아스터교 신자인 파르시 출신인데 인도 현지에서는 사실상 불가촉천민 취급받는다.[93] 물론 전술한 것처럼 인도도 유연한 지역(대도시 일대)은 매우 유연하다.[94] 실제로 인도인은 고위층일수록 백인의 비중이 높고 하위 계층일수록 오스트레일리아 인종이나 문다인 혈통의 비중이 높지만 발리 섬의 주민들은 전원이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의 주류 민족인 말레이인 계통 민족으로, 고위층이건 하위층이건 간에 혈통이나 피부색 등이 전혀 차이가 없다.[95]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폭탄 테러가 발생할 만큼 힌두교 차별에 대한 반발 여론과 독립 논의가 왕왕 일어나는 편이다.[96] 그 유명한 가자 마다가 이 나라의 재상이었다.[97] 불천에 대한 차별은 있지만 이건 카스트와 관계없이 어디나 다 있어 왔던 악습이다. 과거 제도의 존재로 인해 평민이 양반으로 승격되거나 반대로 양반이 평민으로 강등되는 일이 비일비재했을 만큼 신분제가 무의미했던 조선 사회에서도 백정같은 천민 계층이 엄연히 존재했던 걸 생각하면 딱히 네팔의 카스트 제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은 아니다.[98] 당장 네팔의 힌두교 신자들 사이에 카스트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이 20세기 초반의 일이다.[99] 당연히 네팔 역사상 최초의 불천 출신 정치인이다.[100] 히즈라라고 하여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에서 점쟁이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생물학적 남성이 거세하고 여성으로서의 성 역할을 하는 인도 아대륙 전통의 제3의 성이다. 이들도 본래 이슬람 교리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기본적으로 하층민 출신이 절대다수라는 점 때문에 파키스탄 사회에서 무수한 차별을 받는 신세다.[101] 인도에서 넘어온 무슬림들을 제외하면 파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유일한 드라비다계 민족이다.[102]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는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보다도 종교가 아예 다른 인도와 더 친하며 파키스탄의 국부로 숭앙받는 무함마드 알리 진나도 방글라데시인들에게는 자기들 민족을 차별하고 억압한 천하의 개쌍놈으로 여겨지고 있다.[103] 영국령 인도 제국 시절부터 히말라야산맥을 탐험하는 산악인들의 짐꾼이나 가이드로 일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이들이 많다.[104] 상술한 부루쇼인들은 비 인도유럽어족계 소수민족이라는 점에 대해서 소수 종파인 니자리파 신자라는 점 때문에 파키스탄 사회에서 이중으로 차별받고 있다.[105] 촐라 왕조와 같은 타밀인 국가가 스리랑카를 침공했을 때 원정에 참여하는 병사들에게 고위 카스트로의 승급을 약속하고 참전시켰기 때문이다.[106] 스리랑카의 선주민[107] 특히 불교는 다른 인도 계통의 종교들과는 달리, 일종의 성직자 계층인 승려들의 경우는 결혼이 불가능하여 계급을 세습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므로, 그 존재 자체만으로는 별도로 특권층을 형성하기가 힘들다. 일본같이 대처승이 인정되는 곳이라면 승려 가문이 만들어지면서 계급이 세습되기도 하지만, 인도 아대륙은 그게 인정되지 않으니 승려 계층이 독자 카스트화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교리 상 불교는 사람을 계급별로 나눠서 차별하는 것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계급 간의 소셜 믹스가 일어나기도 더 좋다.[108] 아슈라프(اشرف) 라는 말은 '더 고귀한'이라는 뜻인 아랍어계 페르시아어이며, 빠스만다라는 단어는 페르시아어의 '찌꺼기'라는 뜻인 파스먼드(پسماند), 파스먼데(پس مانده)에서 왔다.[109] 아가 칸 가문은 무려 영국 왕실과도 친분이 깊은 세계적인 슈퍼리치 가문이라서 인도 정부나 파키스탄 정부도 전혀 터치하지 못한다.[110] 다만, 마이소르 왕국의 왕가는 오래 전에 힌두교로 원복했다.[111] 서벵골, 아삼, 미조람, 나갈랜드, 아루나찰프라데시[112] 위의 실질적인 카스트 분류에서 지정 부족(Scheduled Tribe)에 속하는 현지 부족 출신들이 대부분이다.[113] 진보 성향 정치인인 마마타 바네르지가 이끄는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다.[114] 정확하게 말하면, 자이나교는 카스트를 인정은 하지만 딱히 중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리에 따른 올바른 삶을 사는 게 중요하지 카스트로 차별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115] 번왕이라는 뜻이다.[116] 아랍어로 판관을 뜻하는 카디[117] 관습적으로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원숭이와 돼지를 동시에 비교하는 하디스가 몇 개 있긴 하다.[118] 여기서 쓸데없이 고퀄리티라는 뜻의 영어권의 관용어휘인 White elephant(흰 코끼리)라는 말이 나왔다. 코끼리 자체가 먹는 양도 어마무시하지만, 그런 주제에 소보다도 높은 카스트로 책정되어 신성시되므로 사람에게는 그닥 쓸모가 없는 동물이다. 헌데, 특히 흰 코끼리는 알비노를 신성시하는 인도 사회의 특성 상 아예 전쟁에 동원하거나, 길들여서 일 부려먹는 것조차도 할 수 없으니 애물단지가 된다. 과거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에서는 군주가 간신배들에게 흰 코끼리를 하사해서, 그 간신을 파산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119] 그래서 돼지고기는 무슬림 뿐만 아니라 힌두교 신자들도 금기시한다.[120] 그래서 남인도가 북인도보다 사회적, 문화적으로 차별받는다.[121] 정 높은 사람들도 크샤트리아는 잘 없고 기껏해야 바이샤 정도다.[122] 참고로 남편인 샤룩 칸은 무슬림이라서 카스트가 없으며 굳이 따지자면 사실상 불가촉천민이다. 인도의 힌두교 커뮤니티에서 이교도는 일반적으로 불가촉천민 취급하는 게 불문율이라 힌두교도와 비(非) 힌두교도 간의 혼인은 사례가 많지 않다.[123] 흔히 브라만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수낙이라는 성씨는 펀자브인 출신의 군인 계층들의 성씨이므로 명백히 크샤트리아 출신이다.[124] 태어나자마자 일곱 번 걷고 오른손은 하늘을 향해 왼손은 땅을 향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했는데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는 뜻으로 이때 '나'란 석가모니 자신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를 뜻한다.[125] 드로나가 '어느 누구도 아르주나를 따라올 자 없다'는 맹세를 했기 때문이다.[126] 열대 지방에 배치될 인원에게만 황열병 예방접종을 미리 하는 등 그나마 정상적인 조치도 있지만 상위계급이 하위계급에게 쉽게 권위와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정란 및 태아 단계에서부터 하위계급의 발육을 방해하여 지능을 저하시켜 태어나 성장한 후에도 상위계급보다 더 작은 키를 가지도록 하는 수법까지 사용한다. 평생 무중력 공간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작업할 노동자로 배치할 태아에게는 똑바로 선 상태에서는 혈류공급을 줄여 거의 아사 직전에 몰아넣었다가 거꾸로 매달린 자세에서 정상적인 혈류공급을 재개함으로써 무의식 수준에서 거꾸로 매달린 자세를 편안하게 느끼도록 세뇌하는 등 태어나기 전부터 할당된 역할에 맞춰 태아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127] 발룬티어는 ESP 능력이 없지만 루크랜서드나 디에네 라미엘처럼(살라딘 같은 다른 단원이나 동조자 캐릭터들도 많지만 특히 이 둘은 글로리 지배층인 팡테온 출신이다) 사상적으로 발룬티어에게 동조한 파이오니어 계급 이상인 로드 단원도 있다.[128] 요츠유는 도마 총독인 제노스 예 갈부스의 대리인이다.[129] 한 하인은 원래 좋은 생활을 하고 싶어서 마님의 하인으로 들어왔지만 지금은 마님을 모시는 게 자신의 기쁨이라고 할 정도고 그 마님도 하인을 가족처럼 아꼈으며, 노래가 특기라서 노동시민이 된 하인은 자기 목이 망가져서 주인이 자길 버릴 거라며 절망하지만 주인은 그럼에도 이 하인을 버리지 않으려고 했고 그럼에도 하인이 우울해하자 그럼 바우스리에게 하늘로 올라가게 부탁해 볼 정도다.[130] 다만 선조는 명확하게 계급과 자리가 정해진 카스트와는 달리 계층별로 나눠져 있으나 항상 정해지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동되며(1000만 년 전에는 전사 계층이 가장 위였고 10만 년 전에는 건축사 계층이 가장 위였다.) 선조 의회에서는 모든 계층이 동등하다. 즉, 계급이라고 하기보다는 직업에 따른 분류라고 봐야 할 것이다.